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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현대물
던전에서 독박육아
작가 : 포이보스
작품등록일 : 2020.9.3

지구가 멸망하고, 게임 세계가 찾아왔다.
게임 세계의 모든 퀘스트를 통달했으나, 한가지 걸림돌이 있었으니..
내게 딸이 주어졌다고? 이런 상황에서?

 
#7 - 지구 최후의 날(6)
작성일 : 20-09-03 13:02     조회 : 248     추천 : 0     분량 : 83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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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빌려쓰기(회복술사) 자연의 치유(Lv.11)

 

 [히든스킬 빌려쓰기(Lv.1)가 가능합니다. 남은 선택 수 : 1/2.]

 

 2개나 빌려 쓸 수 있다니. 일단 하나는 남겨두었다. 긴급 시 사용하기 위해서였다.

 

 * * *

 

 “팀장님! 저, 저기 호랑이와 좀비들이 뛰어와요!”

 

 지금이 남은 하나를 사용할 때다.

 

 “아, 알았어요! 제가 해볼게요!!”

 

 ▶ /빌려쓰기(소환사) 스켈레톤 부대(Lv.11)[스켈레톤 부대(Lv.11)를 획득했습니다. 제한시간 : 30분.]

 ▶ /시전위치 통제실 밖 복도

 ▶ /시전 스켈레톤 부대(Lv.11)

 

 해골 무리의 강화 버전인 스켈레톤 부대가 바닥에서 일어났다.

 

 “해, 해골 무리가 쓰러졌… 꺄아악!!”

 

 콰직! 푸욱!

 

 스켈레톤 부대원을 조종하여 호랑이의 공격을 막고, 창으로 찔렀다.

 

 “괘, 괜찮아요!?”

 “…네, 네.”

 

 서은영은 숨을 고르며 다시 전투 태세를 갖췄다.

 해킹을 하며 스켈레톤 부대를 조종했다. 그러나 두 개의 작업을 동시에 하는 것은 쉽지 않은 일이었다.

 

 타다다닥. 타다다다닥.

 

 정신없는 이때, 연화가 깨어 버렸다.

 

 응애! 응애!

 

 [각성 진행이 가속화됩니다!]

 

 메시지와 함께 각성 게이지가 더 빨리 차기 시작했다.

 

 ‘이, 이러지마! 조금만 버티면 되는데!’

 

 [베르제 각성까지 : 79%.]

 

 퍽! 퍽! 쿠쿵!

 

 스켈레톤 부대는 호랑이를 모두 쓰러트린 후 좀비를 상대했다. 평소 영화에서 봤던 좀비와는 달리 몸집이 거대하고 힘도 엄청났다.

 

 잘그르륵.

 

 “하나가 쓰러졌어요! 그리고 또 다른 하나도…!”

 

 잘그르르륵.

 

 스켈레톤 부대원의 높은 레벨로 좀비 무리와 제법 싸울 만했지만, 수적으로 열세였다.

 스켈레톤이 하나둘 쓰러져 나갔다.

 

 […… in progress 84.0%.]

 남은 시간 : 3분 00초.]

 [체력 : 12/105(-10).

 베르제 각성 : 83%. 베르제의 조각 결합. 조각 3/5.

 체력 : 20/105(+8).

 베르제 각성 : 83%.]

 

 “5분 남았어요! 얼마나 됐어요!?”

 “이제 진짜 얼마 안 남았….”

 

 3분이 길게 느껴진 건 처음이었다.

 

 커우어엉! 커후허헝!

 응애! 응애!

 

 호랑이 포효와 아기 울음소리 그리고 경보까지.

 전투와 해킹 어느 것 하나 집중하기 힘든 상황이었다.

 

 “좀비들이 또 와요!”

 

 이제 남은 스켈레톤 부대원이 별로 없었다. 진짜 마지막 고비라 생각했다.

 

 “은영 씨! 해골 무리를 희생시켜 스켈레톤을 회복시켜 주세요!”

 “네! 알겠어요!”

 

 몇 안 되는 해골들이 일어났고, 자신을 희생해 스켈레톤의 체력과 방어를 올려주었다.

 

 ‘같은 해골이라 체력과 방어도 올려줘서 좋긴 하지만, 한계가 있으니!’

 

 퍽! 퍽!

 

 스켈레톤 부대는 다시 좀비들을 쓰러트렸다. 그러나 좀비들의 숫자는 점점 늘어났다.

 

 잘그르르륵.

 

 “스켈레톤들이 쓰러져가요!”

 “다시 해골 무리 희생을 좀…!”

 “네! 하지만 제 마나도 바닥이라…!”

 

 서은영은 열심히 전투를 도와줬고, 나 역시 힘이 닿는 대로 스켈레톤 부대를 일으키고 전투를 진행했다.

 하지만 전세가 바뀌며 조금씩 불리해져 갔다.

 

 […… in progress 87.5%.]

 남은 시간 : 2분 24초.]

 [체력 : 10/105(-10).

 베르제 각성 : 87%. …… ]

 

 “이제 2분요!”

 “더 버티기 힘들어요! 팀장님!”

 

 서은영만큼이나 나 자신도 버티기 힘들었다. 피로가 내 몸을 짓누른다.

 좀비 무리는 언제 끝이 나는 걸까. 아마도 해독이 완료되면 그들도 그만 나타날 것이다.

 

 […… in progress 91.0%.]

 [체력 : 8/105(-10).

 베르제 각성 : 91%. 베르제의 조각 결합. 조각 4/5. …… ]

 

 극도의 피로가 나를 괴롭힌다. 눈이 감기기 시작하고, 몸이 납덩이처럼 무겁다. 나야말로 한계에 다다랐다.

 

 [추가 습격이 이뤄집니다. 지역 내 인원 : 3명. 포악한 좀비 무리(Lv.5) 등장.]

 

 “추가 습격이라니. 더는 힘들어…….”

 

 마지막 고비를 넘기려는 듯 했는데 추가 습격까지. 이제 우린 다 죽나 싶은 그때에 입구에서 굉음이 들려왔다.

 

 쾅!!

 

 철문 넘어지는 소리가 복도에 울려 퍼진다.

 

 “대체 누가…? 건물이 폐쇄됐을텐데.”

 “내가 찜했다고 했지!”

 

 멀쩡한 모습으로 나타난 장재훈이었다.

 

 ‘또라이지만 도움이 될 때가 있지!’

 

 “다, 당신이 어떻게…?”

 

 서은영은 장재훈을 보며 외쳤다.

 

 “도, 도와주세요! 제발요!”

 “내 먹이니까 건들지 마!”

 

 인원이 늘어나서 추가 습격이 왔구나. 저렇게 고함치는 걸 보면 피로도가 괜찮나 보다.

 그것보다 내가 거의 쓰러지기 직전…….

 

 촥! 촤악! 푸욱!

 

 장재훈은 자신의 칼로 좀비 무리를 처치하기 시작했다.

 가보인 장보고의 칼의 위력은 대단했다. 순식간에 두 무리를 쓰러트렸다.

 

 “장재훈님이 다시 오셨군요! 제가 기다리고 있었지요~! 체력이 떨어진 듯한데 체력회복제 하나 드릴까요? 물론 외상도 됩니다! 전시엔 조금 비싸지만요!”

 

 여태껏 조용히 있던 요정이 입을 열고 신나게 떠들었다.

 

 “필요 없으니 저리 꺼져!”

 

 그러나 그의 체력은 요정의 말처럼 급속도로 떨어지고 있었다.

 

 “괘, 괜찮으세요?! 안색이 안 좋아요!”

 

 자신의 체력을 자원으로 전투력을 올리는 전사의 스킬을 썼기 때문이다.

 

 “전투력은 어마어마하지. 자신의 체력을 희생시키는 만큼.”

 

 […… in progress 94.5%.]

 [체력 : 6/105(-10).

 베르제 각성 : 95%. …… ]

 

 [곧 베르제가 깨어납니다! 베르제가 각성하면 심판의 날이 종료됩니다!]

 

 “에이~! 섭한 말씀을. 제가 장재훈님 이곳에 들어오시도록 도와드렸잖아요. 그래서 가방 속에 암호도 넣어드렸는걸요. 제가 섭섭지 않게 1+1로 드릴게요!”

 

 베르제가 각성한다는데도 개의치 않고, 장재훈에게 작업 중인 요정이었다.

 그런 눈빛이 반짝반짝한 요정에게, 쓰러지기 직전의 퀭한 표정으로 더듬으며 말했다.

 

 “네, 네티. 외, 외, 외상으로 줘. 내가 갚을게.”

 

 난 희미한 목소리로 중얼거렸고, 네티는 용케 그 소리를 듣고 물품을 장재훈에게 제공했다.

 

 “오케이! 거래 성사!”

 

 [골드 : 0G. 부채 : 3G → 23G. 채권 소유자 : 수호의 요정 네티아.]

 

 “열혈 전투 중이신 장재훈님께 제가 직접 먹여드리겠습니다! 뾰옹!”

 

 네티는 장재훈의 입을 벌려 두 개의 회복제를 밀어 넣었다.

 

 “너, 너. 이거 무슨!”

 

 꿀꺽! 꿀꺽!

 

 “어엇!!”

 

 감탄사와 함께 안색이 돌아온 장재훈은 은빛 대검인 장보고의 칼을 거칠게 휘둘렀다.

 

 촤악! 푹! 푹!

 쿵! 쿵!

 

 그는 스켈레톤 부대와 함께 습격 무리를 모두 처치하고, 좀비 잔당을 처리해나갔다.

 

 ‘역시 장보고의 칼…….’

 

 “팀장님 괜찮으세요?”

 

 […… in progress 98%.]

 남은 시간 : 0분 27초.]

 [체력 : 4/105(-10).

 베르제 각성 : 99%. …… ]

 

 “이, 이제 거의 끝…….”

 

 […… in progress 100%.]

 [암호 해독 완료. 가스 발포 중지. 건물 개방.]

 [비밀 코드를 획득했습니다.]

 [‘암호 해독자’ 업적을 달성했습니다! 보상 500G.]

 

 덜컹!

 

 나가자마자, 연화를 끌어 안았다.

 

 와락!

 

 ‘아기품은 정말 기분이 좋구나. 이대로 기절할 것만 같…….’

 

 [체력 : 2/105(-10).

 베르제 각성 : 99 → 90, 80, 70, 60, 50, …… 0%]

 

 [베르제가 다시 잠들었습니다. 심판의 날이 지속됩니다.]

 

 그리고 쓰러졌다. 연화를 옆에 눕힌 채.

 

 쿵!

 

 “팀장님!!”

 “멍청이. 내가 안 왔으면 어쩔 뻔…. 히익!”

 

 쿵!

 

 * * *

 

 누워있는 곳은 은폐시설 안에 있는 의무실 침대였다.

 생각해보니 쓰러지기 직전 스켈레톤 부대에 명령을 내렸었다.

 

 “저, 저기 의무실로 우릴 옮겨줘.”

 

 절그럭. 절그럭.

 

 해골들이 우리를 들어 의무실 침대에 눕힌 후 사라졌다.

 오랜만에 휴식을 취하나 싶었는데, 귓가를 맴도는 목소리에 꿈인지 현실인지 분간할 수 없었다.

 

 {아이를 죽여라. 어서!}

 

 끙끙!

 

 너무 피곤해 몇 시간은 더 잘 수 있을 것 같았다. 여전히 눈꺼풀이 무겁다.

 

 {내 힘에 기생한 자여! 명령하노니!}

 

 끙끙!

 

 베르제?! 베르제! 베르제의 목소리였다. 소름끼치고, 공포스러운 그 목소리!

 갑자기 의식이 이상해지면서, 몸이 제멋대로였다.

 

 ‘모, 몸이 왜 이래!!’

 

 {어서 아이를!}

 

 벌떡!

 

 자리에서 일어나 땅에 떨어진 칼을 주웠다. 그리고 옆자리에 누운 연화를 향해 그것을 내리꽂으려했다.

 

 “아.아은.돼에에!!”

 

 소릴 지르며 주먹에 힘을 주어 칼의 방향을 돌렸고, 내 손으로 내 허벅지를 스치고 말았다. 연화를 피하느라.

 

 챙그렁!

 

 “크으윽!”

 

 통증이 심했지만, 이를 참으며 구급상자를 찾아 피가 나는 허벅지부터 치료했다.

 두 팔을 보니 알 수 없는 형상문자가 문신처럼 진하게 드러났다가, 다시 옅어지고 있었다.

 그때 들린 또 다른 목소리. 또 목소리? 그런데 방금 전과는 다른 목소리였다!

 

 {잘했어요.}

 

 ‘잘했다고? 뭐를??’

 

 “누, 누구세요?”

 

 이렇게 말하며 주변을 둘러보았지만, 보이는 거라곤 잠자고 있는 네티와 서은영뿐이었다.

 

 “이 소란에도 잠을 자고 있단 말야!?”

 

 {당신을 다시 찾아올 거예요.}

 

 ‘다시 찾아와? 나를??’

 

 내 의식을 지배하려던 베르제의 것과는 달리, 부드럽고 온화했으며 따뜻함이 전해지는 목소리였다.

 

 “다시 찾아온다고요?! 누군지 말씀은 해주고 가셔야!”

 

 내 간절한 외침에도 목소리는 다시 응답하지 않았다.

 그리고 방금 전까지 없던 물건이 바닥에 떨어져 있었다. 편지와 함께.

 

 “이걸 남기고 간 건가?”

 

 연고처럼 보이는 물건의 뚜껑을 열어보니 지난 번 네티가 준 것과 비슷한 점액이었다.

 

 “바르라는 거겠지.”

 

 그것을 형상문자가 드러났던 팔에 골고루 발랐다.

 

 [어둠의 기운을 잠재우는 약이에요. 일시적이지만 효과가 있죠.]

 

 약을 바르고, 의식이 안정됐지만 두려움은 떨칠 수 없었다.

 <통달>을 한 이후로 줄곧, 베르제의 목소리에 몸을 떨며 두려워했다.

 

 ‘왜 내게 이런 시련이!? 베르제가 대체 뭐길래! 나 말고는 아무도 이 일을 할 수 없었던 거야?!’

 

 순간 아기침대에서 자는 아이를 보며 몹쓸 생각을 했다가, 머리를 가로저었다.

 

 ‘안 돼! 무슨 생각을 하는 거야! 저 아이도 나처럼 피해자라고.’

 

 가만! 그러고 보니 궁금해졌다. 베르제도 그렇고, 아기의 정체도 그렇고.

 

 ‘연화는 인류의 희망이에요. 그러니 잘 보살펴주세요. 지금껏 했던 것처럼.’

 

 ‘인류의 희망? 가보의 명칭은 나도 알고 있어!’

 

 도통 알 수 없는 말들로 적힌 편지를 보는데 아이가 울음을 터트렸다.

 

 응애에에엥! 응애에에엥!

 

 [베르제 각성 : 10 → 20%.]

 

 서은영과 네티는 여전히 옆 침대에 누워 잠을 청하고 있었다. 귀마개를 한 채.

 

 “저건 또 어디서 구했대?”

 

 귀마개뿐 아니라, 아이의 것보다 더 작은 요정 침대를 보며 혀를 내둘렀다.

 

 “네티는 없는 물건이 없네.”

 

 서은영과 나 사이에 아기침대가 있었고, 그곳에 누운 아이가 시끄럽게 울고 있었다.

 

 [젖병 소독기에 넣었으니 꺼내서 쓰시면 돼요. - 서은영]

 

 서은영의 쪽지 옆엔 네티의 것도 있었다.

 

 [정산해줄게. 정직한 거래는 언제나 중요하잖아?

 부채상환. 골드 : 300G → 277G.

 아래의 구매내역.

 체력과 피로회복제 각 15G.

 비싸다고 하지 마. 아저씨 레벨이 올라서 체력이 올라갔으니까.

 277G → 247G.]

 

 “아까의 전투로 7레벨이 됐군. 장재훈은 피로회복제 10골드에 사지 않았나?”

 

 쫄쫄쫄쫄.

 

 분유를 타서 아이에게 먹였다. 하지만 아이는 몇 모금 들이키다 계속 우는 것이었다.

 

 “왜? 왜 우는 건데? 배고프잖아.”

 

 아이를 안고 달래보았다.

 

 “자. 이렇게 흔들면 되지? 자장, 자장, 우리 아가.”

 

 어렴풋이 기억나는 노래를 부르며 흔들어보았지만, 울음소리는 똑같았다.

 

 응애! 응애!

 

 [베르제 각성 : 20 → 30%.]

 

 “와! 이렇게 시끄러운데 깨질 않네. 아가야, 잠 좀 자자. 아님 뭐라고 말 좀 해봐. 뭐 해줘?”

 

 응애! 응애!

 

 대답 없는 아이는 울음으로 질문에 대답했다.

 

 “하. 이래서 내가 결혼해도 아이를 안 낳으려고 했지. 물론 결혼도 안 했지만.”

 

 응애! 응애!

 

 “아. 피곤해. 제발 잠 좀 자고 싶다!”

 

 그칠 줄 모르는 아이의 울음소리에 짜증과 신경질이 났다.

 아무리 달래고 흔들어도 우는 아이를, 다시 침대에 눕히고 나도 누웠다.

 

 “에잇! 모르겠다. 그냥 자자!”

 

 털썩! 쿠우울….

 응! 애! 응! 애!

 

 [베르제 각성 : 30 → 40%.]

 

 “대체 왜 그러는 건데?”

 

 벌떡!

 

 일어나 다시 아이에게 갔고, 아이를 안고 다시 흔들어보았다.

 

 “그래, 연화야. 왜 울어? 뭐가 불편해?”

 

 반쯤 감긴 눈으로 중얼거렸다. 그때 팔에 불편한 느낌이 들었다.

 

 “응??”

 

 안고 있는 연화의 바지가 유난히 두툼한 느낌이었다.

 바지를 들춰보니 기저귀가 터지기 직전이었다.

 

 “이런!”

 

 연화를 아기침대에 눕힌 후 바지를 내렸다. 그런데 당장 어떻게 행동해야 할지 감이 없었다.

 

 “뭘 어떻게 하는 거야?”

 

 그때 아기침대 옆에 놓인 기저귀박스와 그 위에 또 다른 쪽지를 발견했다.

 

 [아래의 추가 구매내역.

 기저귀(1단계)(52매*3=156매),

 베이비오일(500ml),

 유아내의(10kg이하)(상하*3벌).

 총 199G.

 서비스 아기물티슈(*10), 아기로션(500ml), 아기손수건(*50장), 전자시계 혼용 온습도계(1개).

 내가 서비스 잘 챙겨줬으니 고마워해, 아저씨. 이렇게 많이 챙겨주는 거 어딜 가도 없어.]

 

 이거 강매(強買) 아냐?!

 

 [강매 아냐. 선택사항이니까 생각해보고 결정해. 환불은 24시간 이내만 가능하니 유의하고. 싫으면 천을 빨아서 쓰던지.

 참! 기저귀 안 갈면 어떻게 되는지 알지? 기저귀 가는 법은 봉투에 자세히 적혀있으니까 참고하고.]

 

 “이런!”

 

 당장 기저귀가 필요했기에 구매하지 않을 수 없었다. 기저귀 박스에 손을 대자 자동정산이 되었다.

 

 [골드 : 247G → 48G.]

 

 “또, 당했네.”

 

 번 돈은 족족 아기용품으로 지출됐다.

 

 “기왕 이렇게 된 거 알람을 맞추자. 시간을 딱 맞춰서 분유를 주고 기저귀를 갈아주면 안 울겠지?”

 

 전자시계 혼용 온습도계를 이용해서 타이머를 맞췄다. 세 시간마다.

 

 “근데 장재훈, 이 자식은 어딜 간 거야?”

 

 그러고 보니 장재훈은 의무실에서 보이지 않았다.

 기저귀 봉투를 열고 한 장을 꺼내 설명서대로 진행했다.

 

 “우선 기저귀를 벗기고…. 찢으면 되겠군.”

 

 찌익!

 

 “으!”

 

 한 손가락으로 기저귀를 들고 바닥에 던졌다.

 

 “팬티형? 그냥 입히면 돼? 그걸로 끝?”

 “아냐. 먼저 물티슈로 닦아줘야지.”

 

 자던 네티가 중얼거렸다.

 

 “너 깨어있었으면 기저귀 좀 갈지 그랬어?”

 “그건 내 역할이 아냐. 안 닦으면 발진 생겨.”

 “나도 알아.”

 

 사실 몰랐다. 처음 해보는 거라 서툴게 물티슈로 연화의 생식기 부근을 닦았다.

 

 “어설프긴. 소변이 아래로 흘렀으니 엉덩이 묻었을 거 아냐.”

 “너 뒤에 눈 달렸냐?”

 

 두 다리를 들어 엉덩이 부근도 닦아주었다.

 

 “남자는 앞부분만 닦으면 되는데 여자아이는 좀 까다롭구만.”

 “까다로운 게 아냐. 아저씨가 섬세해져야지.”

 

 “잔소리는…!”

 

 기저귀 가느라 잠이 다 날아갔다. 설마 내일 밤도 이러는 건 아니겠지?

 

 부웅. 부웅.

 

 “엉덩이 사이에 기저귀 꼈잖아. 제대로 좀 입혀봐.”

 “뭐 대충 입혀도….”

 “그러다 똥 샌다.”

 “뭐?? 똥??”

 

 기저귀를 넓게 펴서 엉덩이를 감싸도록 입혔다.

 

 [정신적, 신체적 컨디션(연화)이 회복되었습니다.]

 [현재 친밀도 : 75.

 연화의 회복(+20). 임무수행자의 능력치가 상승합니다. 종합능력치(+50).]

 

 [베르제 각성 : 50 → 30, 20%.]

 

 “헉! 뭐, 뭐야!? 50이나 올려줘?”

 “그러니까 연화한테 잘해.”

 

 힘, 민첩, 체력 등의 수치가 증가했고, 이동속도에 영향을 주는 민첩은 당장 체감이 될 정도로 움직임이 빨라졌다.

 

 “이건 또 베르제의 영향 받는 거 아니겠지?”

 “베르제의 조각에 한해서야. 현재 통달뿐이고.”

 “그렇군. 또 베르제가 날 지배하려 했어. 이번엔 의식뿐 아니라, 몸까지.”

 “또오!?”

 “어떻게 해야 베르제의 지배로부터 벗어날 수 있지? 그 힘이라는 걸 어떻게 키우는 거야?”

 

 내 질문에 네티가 제법 진지한 표정을 하며 대답했다.

 

 “이 세계에서의 힘의 원천은 마력이야. 아저씨의 마력을 키워. 그러면 돼.”

 “마력이라고?”

 “응.”

 

 마력을 키워야 한다. 그러면 끔찍한 일이 또 벌어질 것이 분명했다.

 

 '다시는 아까와 같은 상황을 겪고 싶지 않다. 내 손으로 연화를 죽일 뻔 했잖아!‘

 

 마력의 중요성에 대해서 <통달>에선 침이 마를 정도로 강조하고 있었다.

 

 [통달(퀘스트) 제1서 4장 : 마력은 마나의 집합체이며, 상위 개념이다.

 그 힘은 이 세계에서 가장 중요한 것 중 하나여서, 마력을 지배하는 자가 이 세계를 지배한다는 말이 나올 정도다.]

 

 “마력이라…….”

 

 마력은 그 소유만으로도 위압을 줄만큼 강력하다고 <통달>에서 묘사했다.

 그때 전체 메시지가 떴다.

 

 [보조 퀘스트(전체) 발생!

 누군가 실험체 X를 깨웠습니다. 실험체 X를 처치하십시오.

 보상 : 200G. 첫 번째 퀘스트 자동 완료.

 소환자 : …… ]

 

 메시지는 경보를 동반했고, 그 소리에 서은영이 잠에서 깼다.

 

 “실험체라뇨? 팀장님이 여기 들어올 때 말한 그건가요?”

 

 화가 난 목소리로 말했다.

 

 “이렇게 되지 않으려고 힘들게 얻은 건데! 장재훈, 이 자식 진짜!!”

 “저, 팀장님.”

 

 고함에 놀랐는지 연화도 깼다.

 

 응에애앵!! 응에애앵!!

 

 “정말 시도 때도 없이 잤다 일어났다 하네.”

 “지금은 배고픈 거야. 얼른 분유 줘.”

 “아직 세 시간도 안 됐는데? 알람도 안 울렸어!”

 

 전자시계를 보니 아직 한참 남아 있었다.

 

 쫄쫄쫄쫄.

 

 소독기에서 젖병을 꺼내 분유를 타며 투덜거렸다.

 

 “계획대로 되는 게 없구나….”

 “아기가 로봇이라도 되는 줄 알았어? 아기도 어른처럼 그렇게 단순하지 않아.”

 

 흥분한 탓에 서은영의 목소리를 무심코 넘겨 버렸었다가, 이제야 들리기 시작했다.

 

 꿀꺽. 꿀꺽.

 

 [베르제 각성 : 20 → 0%.]

 

 “팀장님, 장재훈이 아니에요.”

 “네? 그게 무슨 말씀이세요?”

 “메시지를 잘 보세요.”

 

 [실험체 X의 소환자 : 유경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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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6 #25 – 히든 던전(끝) 2020 / 9 / 3 259 0 5443   
25 #24 – 히든 던전(6) 2020 / 9 / 3 250 0 6834   
24 #23 – 히든 던전(5) 2020 / 9 / 3 246 0 7319   
23 #22 – 히든 던전(4) 2020 / 9 / 3 245 0 5522   
22 #21 – 히든 던전(3) 2020 / 9 / 3 262 0 5270   
21 #20 – 히든 던전(2) 2020 / 9 / 3 259 0 5594   
20 #19 – 히든 던전(1) 2020 / 9 / 3 242 0 5108   
19 #18 – 정비 시간 2020 / 9 / 3 255 0 6067   
18 #17 – 전장(끝) 2020 / 9 / 3 245 0 5790   
17 #16 – 전장(7) 2020 / 9 / 3 237 0 7335   
16 #15 – 전장(6) 2020 / 9 / 3 250 0 8235   
15 #14 – 전장(5) 2020 / 9 / 3 248 0 6893   
14 #13 – 전장(4) 2020 / 9 / 3 256 0 7604   
13 #12 – 전장(3) 2020 / 9 / 3 246 0 8165   
12 #11 – 전장(2) 2020 / 9 / 3 253 0 5138   
11 #10 – 두 번째 퀘스트, 전장(1) 2020 / 9 / 3 259 0 5960   
10 #9 - 지구 최후의 날(끝) 2020 / 9 / 3 267 0 6826   
9 #8 - 지구 최후의 날(7) 2020 / 9 / 3 254 0 7275   
8 #7 - 지구 최후의 날(6) 2020 / 9 / 3 249 0 8353   
7 #6 - 지구 최후의 날(5) 2020 / 9 / 3 249 0 7511   
6 #5 - 지구 최후의 날(4) 2020 / 9 / 3 252 0 8269   
5 #4 - 지구 최후의 날(3) 2020 / 9 / 3 245 0 7346   
4 #3 - 지구 최후의 날(2) 2020 / 9 / 3 256 0 6181   
3 #2 - 첫 번째 퀘스트, 지구 최후의 날(1) 2020 / 9 / 3 229 0 6737   
2 #1 - 첫 만남 2020 / 9 / 3 254 0 69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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