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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아이돌스토리
네 입술에 닿기까지 0.1mm
작가 : 레오루나
작품등록일 : 2020.8.27

장수 연습생 유카리~! 올해가 마지막 오디션이에요~~
그녀 앞에 나타난 의문의 연습생 레이몬드~~!
"자기 앞가림은 알아서 해 멍청이."
차가운 마성의 그 남자가 그녀의 가슴속에 파고든다.
게다가 어쩌다 호텔방에서 하루 밤을 같이 보내다니~~♡

차가운 절륜남 레이몬드. 발랄하고 상큼한 유카리의 사랑이 지금 시작됩니다. : )

 
5화. 연습실의 뱀파이어
작성일 : 20-09-03 01:00     조회 : 272     추천 : 0     분량 : 65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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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꿈인가?"

 

  매일 똑같은 또 다른 하루의 시작.

 

  가장 먼저 연습실 문을 열고 들어와 음악을 틀고 거울을 보며 연습을 시작해 본다.

 

  어제의 일이 자꾸만 떠올라 춤 연습은 커녕 가만히 왁스질 된 마루바닥에 앉아 있기만 해도 심장이 두근거리고 있었다.

 

  '그 사람… 대체 정체가 뭐야?'

 

  멍하니 가만 있으면 생각의 종착지는 항상 그 곳을 향해 있었다.

 

  유카리. 정신차려… 넌 남자친구도 있는 몸이라구. 언제까지 그 사람 생각을 할건데?

 

  "휴…"

 

  생각을 안하려 해도 어젯밤 그 순간이 너무나 또렷이 떠오른다. 다른 생각을 해 보아도, 미친듯 노래를 부르고 춤을 추어도 말이다.

 

  [끼익]

 

  멍하니 거울 속 바보같은 내 얼굴을 바라보고 있을 무렵 연습실 문을 열고 진성 오빠가 얼굴을 내밀었다.

 

  "카리야."

 

  오빠는 나와 눈이 마주치자 일단은 미소부터 날려 보냈다.

 

  '웃지마 오빠… 난 대역죄인이야.'

 

  난 차마 오빠의 얼굴을 제대로 볼 수 없어 그 자리에 벌러덩 들어누워 버렸다.

 

  대책없는 유카리.

 

  진성 오빠에게 죄책감 투성이다.

 

  분명 어젯밤. 나는 남자친구가 아닌 남자와 함께 하룻밤을 같이 보냈다.

 

  꿈인가 하고 몇 번을 다시 되뇌여 보았지만… 결코. 꿈은 아니다.

 

  "카리야. 왜 그래? 몸이 어디 아픈거야?"

 

  다정하지 마요. 그렇게 친절하지도 말라구…

 

  그러면 그럴수록 미안해지잖아. 나… 오빠 얼굴을 어떻게 보라구 자꾸만 그래요.

 

  "아… 아니. 괜찮아요. 그냥 컨디션이 별로라서…"

 

  "카리 너 혹시… 어제 오디션 곡 때문에 상처 받고 나한테 시위하는 거야? 설마?"

 

  읭? 오디션 곡? 아… 맞다. 오디션 곡…

 

  그러게. 오빠는 왜 여자친구인 나보다 다른 애들에게 먼저 오디션 곡을 알려준 거지?

 

  것보다… 난 왜 이 문제를 따질 생각도 못한 거냐구…

 

  그러니 멍청하다는 소리나 듣지… 휴…

 

  "시위는 아닌데… 이상하긴 했어요. 도대체 어떻게 된 거에요? 그 때 그 상황?"

 

  진성 오빠는 뒤통수를 긁적대며 변명을 시작했다.

 

  말 그대로 변명.

 

  내가 아무리 바보 멍청이라 해도 지금 오빠의 말이 이치에 맞지 않는 말 그대로 '말도 안되는' 말이라는 건 확실히 알 수 있었다.

 

  "카리야. 그게 어떻게 된거냐면… 일주일 전 밤. 야간 알바로 빠진 너만 빼고 다린이랑 애들이 다 같이 연습을 하고 있어서… 오디션 곡 알려달라고 성화잖아. 그래서 모두 다 있는 상황에 어쩔 수 없이 알려줘 버렸어. 너에게도 알려줘야겠다 마음은 먹고 있었는데… 내가 지난 주 좀 바빴니? 정신차리고 보니 오디션 전 날이더라구…"

 

  나는 그냥 그 거짓말 같은 변명에 아무런 토를 달지 않기로 했다.

 

  그렇게 된다면 왠지 어젯밤 내가 저지른 죄와 오빠의 잘못이 서로 상쇄될 수 있지 않을까 라는 바보같은 생각이 들었기 때문이다.

 

  "네. 나두 더 이상 신경쓰지 않으려구요."

 

  "그래. 정말 아무일도 아니래두~ 어제 그 레이몬드인가 아몬드인가 하는 녀석 때문에 내 꼴이 이상해져서 제대로 해명을 못해 그렇지 정말 별 일 아닌 문제였어."

 

  레이몬드.

 

  그의 이름이다.

 

  남자친구인 진성 오빠와 아침부터 단 둘이 마주친 순간 보다 오히려 그의 이름이 들려 오는 이 순간이 더 내 심장을 뛰게 만들고 있었다.

 

  "레이몬드…"

 

  "그래 그 녀석. 무슨 드라큘라 같이 생긴 이상한 녀석 말이야."

 

  드라큘라? 하긴… 나도 그 달빛 아래 그의 모습이 퍽 뱀파이어 같다는 생각을 했으니…

 

  "내가 녀석 이 바닥에 발도 들이지 못하도록 막을거야."

 

  "네? 왜요?"

 

  꺼내고 보니 후회다. 괜시리 왜요라는 말은 왜 꺼낸 거야.

 

  실수란 걸 느꼈다. 오빠의 표정이 순간적으로 어두워 진 걸 알 수 있었기 때문이다.

 

  "왜냐고? 기본이 안되어 있잖아. 미국에서 온 건 좋아. 문화가 조금 다를 수 있어. 하지만… 연습생 주제에 첫날부터 버릇없이… 너도 봤잖아. 어제 그 자리… 아무리 비슷한 또래끼리 모인 자리였어도 엄연히 회사의 공적인 자리였어. 난 그 자리의 수장이었고. 감히 내게 반기를 들어? 재수 없는 새끼…"

 

  이렇게 흥분하는 오빠의 모습은 처음이다. 적어도 내 앞이서 저런 험한 말은 하지 않았었는데 말이다.

 

  빤히 오빠를 바라보자 오빠도 방금 자신의 표현이 과했음을 뒤늦게 깨달은 듯 보였다.

 

  또 다시 뒷머리를 긁적대며 사람 좋은 웃음을 지어 보였다.

 

  휴… 오늘은 좀 헷갈리게 만드시네요. 이진성씨.

 

  내가 저 순수한 웃음 때문에 홀딱 넘어간 것도 있긴 하지만 오늘 그 웃음 너무 남발한다구요.

 

  "미안. 내가 네 앞에서 표현이 너무 과했다. 아무튼. 그 레이몬드란 녀석… 고아에 슬럼가 출신 불쌍한 아이래서 이래저래 도우려 했건만… 자기가 스스로 복을 차 버린 셈이지 뭐."

 

  "불쌍한… 아이래요?"

 

  "어제 정후가 집에 가는 애 붙잡고 돈 10만원 쥐어줘 보냈다더라. 그 녀석도 참 그런게 흠이야. 착해 빠져가지고…"

 

  10만원? 암만 돈을 받았기로서니 스위트룸에서 바로 플렉스 해 버린 거야?

 

  레이몬드… 아무리 부모님도 안계시고 막 나간다 하더라도… 돈은 아껴 써야 할텐데…

 

  "아침부터 왜 이렇게 멍한거냐? 여튼… 오늘도 고생해~! 이번엔 오디션 곡 따로 먼저 알려주거나 하기 어려울 거야. 대신 내가 마음으로 응원할게. 열심히 해야해~!"

 

  마음으로 응원하지 말고 실질적인 도움을 좀 주라구요. 당신 그래두 심사위원 중 하나잖아.

 

  라고 말하고 싶었다.

 

  하지만 머리 속을 온통 채운 레이몬드 덕에 난 아무런 말도 하지 못하고 그저 손만 흔들어 그에게 인사를 건내는 것이 고작이었다.

 

  '레이몬드… 그가 그런 상황이라면… 아무리 비루한 현실의 나라도 조금은 도움을 줄 수도 있지 않을까?'

 

 

  * * *

 

  '저기 있다…'

 

  숨죽여 남자 연습실로 찾아온 나는 빼꼼 고개를 내밀고 연습실 내부를 바라보았다.

 

  꽤 여러명의 연습생들이 연습에 한창이었고 레이몬드는 벌러덩 들어누워 스마트폰만 만지작 거리고 있었다.

 

  '연습을 해야지… 폰질이라니… 그렇게 사정이 안 좋다면서…'

 

  당장에라도 혼쭐을 내어 연습을 강행시키고 싶었다.

 

  하지만, 아무리 장수 연습생이라 하여도 남자 연습실에 문을 벌컥 열고 들어갈 만큼의 배짱은 없었다.

 

  '전화번호라도 받아 놓을 걸 그랬나?'

 

  괜한 생각이 떠 올라 얼굴이 붉어졌다. 전화번호라니…

 

  그나저나 참 잘생긴 얼굴이다.

 

  그냥 발걸음에 이끌려 여기까지 왔지만 막상 와서 보니 저 외모에 도취되어 다시 발을 떼기가 너무나 어려웠다.

 

  두 눈을 깜빡이며 폰을 바라 본다.

 

  "와…"

 

  하… 유카리. 또 현실 감탄 해 버렸네. 하지만 왠지 저 파란 눈은 볼때마다 감탄사가 절로 나온단 말이지.

 

  정말… 뱀파이어 종족이 아닐까?

 

  [띵동]

 

  넋이 나가 그를 멍하니 바라보던 중 내 스마트폰 톡 알림이 울렸다.

 

  '누구지? 연락 올 때도 없는데…'

 

  조심스럽게 몸을 숨겨 웅크리고 앉아 스마트폰을 펼쳤다.

 

  [Ray.S.Jin]

 

  뭐야? 요상한 영어는? 내가 아는 사람이 아닌데?

 

  톡 알림창에 확인 버튼을 눌러 메세지를 확인해 보았다.

 

  - 뭘 보냐? 밤 새 본 걸로 모자라서 또 그렇게 바라보냐?

 

  읭? 자… 잠깐. 설마..

 

  나는 몸을 일으켜 남자 연습실 창 너머 레이몬드를 다시 확인했다.

 

  그는 내쪽으로는 눈 하나 돌리지 않고 여전히 스마트폰만 만지작 거리는 중이다.

 

  레이몬드가 아니라면… 누구지?

 

  - 누구시죠? 그리고 보다니요. 제가 뭘 보는데요?

 

  - 너… 내가 누군지 모르냐? 내 이름이 톡 대화명인데… 설마 이 간단한 영어도 못 읽는 멍청이 인건 아니겠지?

 

  이름… 이라고? 이 요상한 영어가 이름?

 

  레이… 에스… 진? 이거 정말... 레이몬드야?

 

  - 설마 당신… 레이몬드에요?

 

  톡을 보내고 재빨리 창으로 얼굴을 들어 실내를 확인했다.

 

  여전히 누워 스마트폰을 만지작 대던 그는 씨익 입꼬리를 올려 장난스러운 표정을 하고 있었다.

 

  "헉… 젠장. 언제부터 알고 있었던 거지? 그것보다… 어떻게 내가 온걸 알고 있었던거야?"

 

  분했다. 얼굴을 보려 이렇게 숨어 그를 보는 것만으로도 자존심 상할 일인데… 그 행동을 들키기까지 했으니…

 

  - 저녁이나 같이 할까?

 

  화끈 얼굴이 달아올랐다. 저녁이라니…

 

  아니 것보다 돈은 있는거야? 그렇게 거렁뱅이에 거친 뒷골목 출신이라며… 왜 저렇게 대책이 없는거야?

 

  순간. 난 조금 많이 이성적이 되었다.

 

  '돈' 문제가 끼자 눈 앞의 현실이 말 그대로 '현실적'으로 다가왔나 보다.

 

  - 저녁은 무슨… 힘들게 여기까지 온 거잖아요. 열심히 연습하세요. 여자 연습생들 작업이나 걸 생각 마시고…

 

  휴… 그래. 잘 보낸거야. 내겐 진성 오빠가 있잖아.

 

  애초에 내가 여기까지 내려온 것도 레이몬드가 보고 싶어서라기 보다는 이 따끔한 충고를 하러 온 것 아닌가? 아무렴… 그렇지. 그렇고 말고…

 

  게다가 내 이 톡 메세지. 꽤 어른스럽지 않나?

 

  스스로가 대견스러웠다.

 

  좋아. 이 기세를 몰아 올라가서 나도 연습 시작이다~!

 

  라고 했지만… 그래도 마지막으로 얼굴 한 번만 더 보고 가는 것도 나쁘지 않을 거야.

 

  흠 흠… 난 저 사람이 보고싶어서라기 보다는 그 파란 눈이 신기해서 랄까?

 

  라며 스스로 타당한 이유를 만들어댔다.

 

 

  조심스럽게 몸을 일으켰다.

 

  그리고 다시 창 너머 그를 확인하려 했는데…

 

 

  '어? 어디갔지? 방금까지 저기서 들어 누워 태평이었는데??'

 

  [톡톡]

 

  누군가 나를 부르는 손가락 노크에 나는 무심히 고개를 돌렸다.

 

  그리고, 무방비 상태에서 뒤돌아 보는 나를 향해 그 파란 눈의 뱀파이어가 미소를 지으며 눈길을 보내고 있었다.

 

  "으악~!"

 

  "으악이라니? 귀신이라도 본거야? 뭘 그리 놀라시나? 선배?"

 

  깜짝 놀랐다. 눈 앞의 레이몬드는 어제밤과 또 다른 모습이었다. 캐주얼한 차림에 조금은 다정한 모습?

 어젯밤 그가 차가운 마성의 그것이었다면, 오늘은 장난스러운 남사친 느낌이었다.

 

  "그… 그게… 그렇게 갑자기 나타나면 누구라도 놀랄 수 밖에 없다구요."

 

  "흠…"

 

  "올라 가려던 참이에요. 저는 제가 전할 말 다 전한 것 같으니까…"

 

  몸을 돌려 올라가는 계단실로 향하는 나에게 레이몬드는 손을 뻗어 멈춰 세웠다.

 

  내 팔목을 욺켜 잡은 그의 손.

 

  우리 둘은 그 손과 손목을 사이에 두고 서로의 심장박동을 느낄 수 있었다.

 

  "열심히 하라는 충고가 할 이야기의 전부인가?"

 

  "네. 전부."

 

  "기껏 밥 한끼 사줄랬더니만… 알았어. 마음대로 하라구."

 

  레이몬드는 조금 화가난 듯한 모습으로 휙하니 연습실로 들어가 버렸다.

 

  나는 떠나는 그의 뒷모습 조차 두근대는 마음으로 지켜보고 있었다.

 

  '안되겠어…'

 

 

  * * *

 

  "카리야 미안. 오늘 선약이 있어서…"

 

  갈피를 잡지 못하는 나는 마음의 닻을 내리고 싶었다.

 

  가능하다면 오늘은 그의 곁에서 하룻밤을 보내도 좋을 거란 생각이었다.

 

  그런데 하필 선약이라니…

 

  "아니에요… 뭐가 미안해. 갑자기 말 꺼낸 내가 잘못이지. 그럼 다음에 먹어요. 오빠."

 

  진성 오빠는 씁쓸하고도 미묘한 표정으로 내 어깨를 두번 두드리더니 이내 몸을 돌려 사무실로 향했다.

 

  이 기분으로 집에 들어가진 못할 것 같은데? 그럼 다린이라도?

 

  나는 곧장 달려 연습실에 있을 다린이에게로 갔다.

 

 

 

  "미안해. 카리야. 오늘은 안되겠다. 선약이 있어. 다음에 같이 해. 아니면 다른 아이들이라도…"

 

  다린이는 주변을 둘러 보았다. 하지만 다들 재빨리 눈을 피했다.

 

  정녕… 오늘 나랑 같이 저녁 먹어줄 이가 아무도 없단 말인가?

 

  라임이라도 있었으면 같이 할텐데… 라임인 오늘 개인적인 사정으로 연습실에 나오지 못했다.

 

  "흠… 다린아. 아니야. 네가 시간 안되는데 굳이 다른 아이들과 먹을 필요는 없어. 네 말대로 하자. 우린 다음에… 내 친구 다리니~ 나 꼭 챙겨쥬야대~"

 

  이 나이에 애교라니… 하지만 다린이는 이런 내 늙은 애교도 해맑은 웃음으로 받아 주었다.

 

  "내 친구 폭카리~ 알았다구~ 챙겨줄게용~"

 

  다린인 나를 꼭 안아 주었다.

 

  이 따뜻한 사람 같으니…

 

  "나 먼저 들어갈게. 카리야. 내일 보자. 얘들아 나 먼저 간다~ 안녕~"

 

  다린인 큰 소리로 인사를 하며 손을 크게 흔들었다.

 

  '그래… 잘 가라.

  나도 오늘은 차라리 일찍 집으로 들어가 엄마랑 놀아야지.

  아니… 것보다… 편의점에서 캔맥주라도 2개 사갈까나?'

 

  어제 술때문에 그 난리를 겪고도 술 생각이 나는 나였다.

 

 

  * * *

 

  "후아~ 밤 바람 참 시원하네…"

 

  하루 종일 건물안에 갇혀있다 맡은 사회의 공기는 상쾌했다.

 

  고작 하루 갇혀 있다 나온 것만으로도 이렇게 상쾌한데 군대나 감옥에서 나오는 사람들은 어떤 느낌일까? 라는 엉뚱한 상상도 해 보았다.

 

  '조금 걸을까'

 

  평소와 달리 머리 속 번뇌를 가라앉히고픈 마음이 컸다.

 

 

  "기껏 밥 한끼 사줄랬더니만… 알았어. 마음대로 하라구."

 

 

  레이몬드. 그의 말이 귓전을 때리고 있었다.

 

  차라리 먹는다 그럴걸 그랬나? 그깟 밥 얼마나 한다구… 분식을 먹어도 될 일이고…

 

  레이몬드 생각에 너무 많이 걸어왔나보다. 정신을 차려 보니 평소 잘 가지 않던 청담동 뒷골목, 고급 음식점이 즐비한 거리까지 와 버렸다.

 

  "여긴 또 어디야… 하아… 유카리. 정신 좀 차리자…"

 

 

  그리고 그 순간.

 

  익숙한 두 명의 얼굴이 내 눈 앞을 스치고 있었다.

 

  다정한 듯 팔짱을 낀 채 서로 웃음이 떠나지 않는 모습.

 

 

  내 남자친구와

 

  그리고 내 가장 친한 친구가

 

 

  그들이 말하던 '나 대신 먼저 잡은 선약'을 둘이 함께 보내고 있었다.

 
작가의 말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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