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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로맨스
원나잇 바디샷
작가 : 아스테리아
작품등록일 : 2020.9.1

그의 입술이 내려왔다. 쇄골을 깊게 핥은 그가 하랑에게 시선을 고정한 채 테킬라 잔을 들어 삼킨다. 목울대가 아래위로 움직인다. '하, 이런 섹시한 대나무숲을 봤나.' 에덴의 동산에는 대나무숲이 있다. 그가 자꾸 꼬리를 흔든다. 이리와 여기 이 탐스러운 선악과를 한번 먹어보라고... "당신이 먹는 열매가 당신을 천국으로 보내줄지도 몰라요. 그러니까 과감하게 한번 먹어봐요." 섹시한 대나무숲의 유혹이 시작된다.

 
01. 테킬라 바디샷
작성일 : 20-09-01 14:34     조회 : 412     추천 : 1     분량 : 64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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맑은고딕 나눔고딕 돋움 굴림 궁서 바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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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2월 12일. 연말 모임들로 평소보다 더욱 붐비는 서울의 주말 번화가.

 

 “우리 나이에 클럽이라니.”

 

 붉은색 체크무늬 H라인 스커트에 투명한 검정 스타킹, 아찔한 스틸레토 힐. 하랑이 각선미를 뽐내듯이 운전석 밖으로 다리를 내밀자 서둘러 달려온 발렛기사가 차 키를 받아 간다.

 

 “난 좋은데. 솔직히 말해서 나, 이번 모임 클럽이라길래 나온 거야.”

 “왜? 시끄럽고, 사람 많고 난 별로.”

 “내가 어렸을 때 못 놀아본 한이 서려서 그런다!”

 

 반짝이는 조명으로 장식된 클럽 입구 앞에 선 두 여자가 주위의 이목을 집중시킨다.

 굵게 웨이브 진 긴 머리에 연예인 못지않은 화려한 외모를 뽐내는 하랑과 모델같이 훤칠한 키에 앙칼진 고양이상 얼굴의 다은.

 

 “내가 임다은 때문에 생전 안오던 클럽이랑 고등학교 동창모임을 다 온다.”

 “부탁 들어줘서 땡큐! 겸사겸사 너도 14년 만에 이런 모임 한번 와보는 거지.”

 “그러게. 그나마 내 결혼식 왔던 애들 얼굴은 알아보겠네.”

 “쿡쿡, 결혼한 게 이럴 때는 쓸모가 있네.”

 

 강한 음악 소리로 귀가 따가운 클럽 안. 노골적인 시선으로 그녀들을 바라보며 몸을 가까이 붙여오는 남자들을 무시하며, 스테이지를 지나 VIP룸으로 향했다.

 

 “그런데 누구누구 온대?”

 “나도 잘 몰라. 모임 대표 맡은 이진주랑만 연락했거든.”

 “…….”

 “너 김수경 때문에 그러지? 걱정 마, 걔 임신했대!”

 “아 그래?”

 “응, 임신한 애가 클럽에 왜와.”

 

 룸이 늘어선 곳으로 들어가자 음악 소리가 조금 잦아들었다.

 

 “휴, 귀청떨어질뻔했네.”

 “근데 너무 좋지 않아? 막 음악이 쿵쿵 거리는 게 내 심장이 같이 바운스 바운스 하잖아.”

 “임다은씨 신나셨네. 오늘 재밌게 놀아봐!”

 “아싸! 그럼 이제 입장 고고!”

 

 모임 장소인 VIP룸 문을 열었다. 먼저 모여있던 동창들의 시선이 일제히 문으로 쏠렸다. 열명 정도 되는 30대 중반의 여자들. 클럽에 오느라 다들 꽤 신경을 쓰고 온 것 같다.

 

 “어머, 이게 누구야? 진하랑!”

 “기집애 진짜 오랜만이다. 결혼식때 보고 처음이지?”

 “넌 어떻게 동창모임을 한 번을 안 나오니?”

 

 하랑을 보며 반갑게 인사하는 동창들의 모습에 조금 어색한 미소를 지어 보였다. 결혼식 이후 처음 보는 이들이기도 했고, 정 가운데 앉아있는 김수경이 눈에 들어와서이기도 했다.

 

 “임다은도 오랜만이야. 이리 와서 앉아들.”

 

 가운데 커다란 테이블을 두고 ㄷ자로 놓인 소파의 정 가운데에 있는 김수경. 서른두 살 때까지 가장 친한, 죽고 못 사는 친구였던 사람이다. 하지만 지금은 대각선 옆에 앉아 서로 눈도 마주치지 않는다.

 

 “너네 수경이 임신한 거 알아? 얘 배 더 부르기 전에 물이라도 마시면서 놀고 싶다고 나왔단다.”

 “야 근데, 너네 싸웠다며? 이렇게 만난 김에 화해해.”

 “그래, 나이 먹을수록 친구는 점점 없어지는데. 소중한 친구 놓쳐서야 되겠어? 너네 둘이 엄청 친했잖아.”

 

 소중한 친구…….

 

 하랑의 입가에서 바람 빠지는 삐딱한 웃음이 새어 나오자 장난스럽게 얘기하던 주변 동창들의 표정이 싸늘하게 굳었다. 자기들끼리 뭐라 수군거리더니 모임 대표인 이진주가 나서서 입을 열었다.

 

 “얘기 들어보니까 하랑이 너가 심했더만. 애를 월급 150 주고 써먹고, 너 수경이 남자친구가 바람피운 것도 다 알고 있으면서 입 닫고 있었다며?”

 “야! 이진주 넌 잘 모르면 가만히 있어!”

 “임다은 너야말로 잘 모르면 가만히 있어. 솔직히 오늘 진하랑 올 줄 몰랐는데 들어오길래 우리 다 표정관리 안 돼서 혼났어!”

 

 빈정거리는 진주의 말에 다은이 발끈하며 나섰고, 하랑은 벌떡 일어나 더 싸우려 드는 다은의 손을 잡고 자리에 앉혔다.

 

 “김수경. 너 아주 입을 엉뚱하게 놀려놨나 보네?”

 “없는 말 한 거 없어.”

 

 하랑이 쏘아보는 눈을 수경은 피하지 않고 받아쳤다.

 

 “그래, 내가 너 월급 150만 원 줬지.”

 “헐, 뭐야 진짜였나 보네.”

 “니가 150 이상 세금신고 되면 안 된다고 해서 급여처리 150해서 입금하고, 다른 통장으로 매달 200씩 더 넣어줬지. 그 다른 통장 이야기는 쏙 뺐나 보네?”

 

 수경은 뻔뻔하게도 ‘그게 뭐?’ 하는 표정으로 어깨를 으쓱했다.

 

 “그리고 니 남친, 아니 지금은 니 남편이 된 그 자식 바람피운 거?”

 “남에 남편한테 그 자식 이라는 말은 하지 말지.”

 “그거 왜 너한테 말 안했냐고? 야 이 뻔뻔한 기집애야. 너도 그때 다른 남자 있었잖아. 니가 지금 니 남편 오수찬은 그냥 세컨으로 만나는 거라고 나한테 말했었지? 그래서 둘 다 서로 세컨으로 만나다 끝나려나 보다 하고 말 안 했던 거야. 그런데 니가 점점 걔한테 빠지더라? 그래서 정신 차리라고 그때라도 말해준 거고.”

 “어쨌든! 넌 그 사실을 알았을 때 나한테 바로 말 해야 했어!”

 “내가 왜? 너네 둘 다 서로 섹파였으면서!”

 

 ― 촤악!

 

 수경이 앞에 놓여있던 술잔을 들어 하랑의 얼굴에 뿌렸다. 독한 양주가 머리와 얼굴, 하얀색 V넥 니트를 적셨다.

 

 하랑은 자리에서 일어나 테이블 가운데쯤에 놓인 아이스 버킷을 들고 그대로 수경의 머리 위에 들이부었다. 조금 녹은 얼음이 물과 함께 수경의 위로 쏟아져 내렸다.

 

 “야, 김수경. 내가 그때 말하지 않은 게 하나 있는데. 그때 오수찬이랑 민진성 들어가 있던 걔들 단톡방에서 너랑 관련된 섹드립이 얼마나 많았는지 모르지? 너 걔들 모임에 있는 김지만이랑도 잤다며? 니가 맛이 있느니 없느니 떠들어대더라? 니 남편 오수찬, 니가 김지만이랑 잔 거 다 알아.”

 “으…… 아악!”

 

 바들바들 떨던 수경이 배를 움켜쥐고 테이블 위로 엎어졌다. 잔뜩 일그러진 표정으로 통증을 호소하는 수경의 검정 스타킹이 물인지 피인지 모를 무언가로 젖어들었다.

 

 *

 

 “하랑아. 진하랑!”

 “……어?”

 “대답도 없이 뭘 그렇게 멍하니 있어?”

 “아 미안, 무슨 말 했지?”

 “화해 하라고. 소중한 친구 놓쳐서야 되겠냐고. 야 너 그리고 이혼했다며? 남편도 없는데 친구라도 끼고 살아야지.”

 “아…….”

 

 상상이었구나.

 

 하랑은 소파에 기대 아랫배에 손을 얹고 있는 수경을 바라보았다. 자신을 보며 빙긋 웃는 얼굴.

 

 저 여우 같은 기집애는 알고 있는 거다. 내가 여기서 임신한 자신을 향해 사실을 폭로하지 않을 거라는 걸.

 

 “너네 안나가? 밖에 물 좋더라.”

 “그래 나가자! 나 오늘 남편한테 허락받고 왔어.”

 “가자가자!”

 

 눈치 좋은 다은이 다른 동창들을 데리고 밖으로 나갔다. 수경은 ‘난 천천히.’라며 배를 살짝 쓸었다.

 

 그렇게 두 사람만 남게 된 VIP룸에는 아무런 대화도 오가지 않았다. 방음으로 막힌 룸 안에는 아득히 먼 곳에서 들려오는 듯한 음악 소리만 작게 떠다닌다.

 

 하랑은 양주병을 들어 앞에 놓인 스트레이트 잔에 가득 따랐다. 넘칠 만큼 따른 잔을 들어 올리니 갈색 액체가 찰랑거리며 손가락을 타고 흐른다.

 

 ― 탁!

 

 가득 찬 술을 단숨에 들이킨 하랑이 잔을 테이블 위에 강하게 내려놓았다.

 

 “너, 나한테 사과 안 하니?”

 

 미동도 없이 가만히 배만 쓰다듬던 수경이 한쪽 입꼬리를 올리며 말했다. 연신 쓰다듬는 저 배. 얼마 되지 않았는지 전혀 나오지 않은 배를 자신의 방패 삼아 참 소중하게도 쓰다듬는다.

 

 그 모습에 피식하고 어이없는 웃음을 터트린 하랑이 한 번 더 술을 가득 따라 들이켰다.

 

 “김수경. 피해자 코스프레 재밌냐?”

 “사과하라고 나한테.”

 “내가 너한테 무슨 사과를 해야 하는데? 니가 자꾸 오수찬한테 빠지길래 정신 차리라고 조언해줬고. 결국, 나한테 실망했다며 회사에 막대한 손해입히고 그만둘 때! 나 병신같이 너 퇴직금도 챙겨줬어. 근데 뭐? 내가 너한테 사과를 해?”

 “넌 나한테 모든 사실을 다 알렸어야 했어.”

 “하…… 내가 잠시 잊고 있었다. 너 답정너였지? 그런데 어쩌냐? 니가 원하는 대답은 못 해주겠다.”

 

 하랑이 코트와 가방을 들고 자리에서 일어났다.

 

 “어디가!”

 “나, 니 얼굴 보고 있는 거 구역질 나거든? 그냥 내가 동창들 사이에서 쓰레기 같은 년 되고 말게. 그게 뭐라고 콩알만 한 애 앞세워서 잘하는 짓이다.”

 

 수경의 아랫배를 힐끔 쳐다보며 웨이브 진 긴 머리카락을 쓸어넘겼다. 수경은 자신의 배를 훑어보는 하랑을 사납게 쏘아보며 이를 갈았다.

 

 “아! 너네 남편 오수찬 가게 냈다며? 국밥집 사모님 된 거 축하한다 김수경.”

 “프랜차이즈거든!”

 

 예전 회사 앞에 부부가 운영하는 해장국집이 있었다. 항상 다정한 부부의 모습에 ‘참 보기 좋다.’고 말하는 하랑에게 ‘그래 봤자 해장국집 사모님인데 뭐.’라며 조소를 짓던 수경이었다.

 

 “그래그래 뭐가 어쨌든. 앞으로 국밥 맛있게 잘 드세요.”

 “야! 그냥 국밥집 아니라고! 엄청 잘 나가는 브랜드야! 야! 진하랑!”

 

 악을 지르는 수경을 뒤로하고 VIP룸을 나섰다. 수경의 목소리는 시끄러운 음악 소리에 묻혀 더는 들리지 않는다. 휴대폰을 들어 다은에게 메시지를 남겼다.

 

 [오늘 너의 특명은 4시 이후까지 무조건 놀다 들어가기! 난 카페 마감하러 간다~]

 

 거짓말이다. 마감은 이미 직원에게 맡겨놨다. 밖으로 나와 차는 놔두고 걸었다. 차가운 겨울 바람을 맞았는데도 불구하고 빈속에 마신 술기운이 올랐다.

 

 ― Drrrrrr.

 

 [나이 먹어서 체력이 따라줄까 모르겠다ㅋㅋㅋ 진수경한테 카운터는 날렸어? 궁금해! 자세한 건 내일 얘기해♡]

 

 술기운이 올라서인지, 기분 탓인지 술이 더 땡겼다. 발걸음이 멈춘 높은 호텔. 41층에 있는 라운지 바로 향했다.

 

 “테킬라요.”

 

 야경이 잘 보이는 창가 쪽 소파 테이블에 자리를 잡았다. 카운터 바는 바텐더들이 말을 걸어오기도 하기때문에 귀찮으니까.

 

 “테킬라 선라이즈나 슬래머로 드릴까요?”

 “아뇨. 슈터로 마실 거예요. 보틀 채로 주세요.”

 

 웨이터가 주문을 받고 얼마 안 있어 테이블 위가 세팅되었다. 테킬라 보틀 하나와 라임, 소금, 간단한 핑거푸드.

 

 스트레이트잔에 테킬라를 가득 담아 한입에 털어 넣었다. 독한 술이 목을 타고 내려가며 텅 비어있는 위장까지 뜨겁게 적신다. 라임 조각을 하나 입에 물자 상큼한 과육이 입안 가득 터졌다.

 

 잔을 내려놓고 창밖으로 보이는 눈부신 야경을 눈에 담았다. 반짝반짝 빛나는 서울의 밤. 하얗고 빨간 선을 그리며 바쁘게 움직이는 차들.

 

 야경을 안주 삼아 한잔 두잔 술잔을 비우다 보니 어느새 보틀의 절반이 넘게 줄어있었다. 빈속에 독한 술을 연거푸 마신 덕에 술이 제법 강한 하랑도 고개가 살짝 꺾일 정도로 취해버렸다.

 

 ― 똑똑.

 

 누군가 하랑이 앉은 테이블을 두드렸다. 훤칠한 키에 버건디색 터틀넥 스웨터, 짙은 회색 슬랙스의 남자. 이마를 덮은 부드러운 앞머리와 남자다운 굵은 선이 조화를 이룬, 한눈에 봐도 호감 가는 잘생긴 얼굴이다.

 

 “앉아도 돼요?”

 “안 돼요.”

 

 손까지 취한 하랑이 축 늘어진 손을 흔들자 남자의 눈이 반달로 휘었다.

 

 “저 아무한테다 이러지 않아요. 아까부터 계속 혼자 마시던데. 그러다 누가 잡아가면 어쩌려고요?”

 “잡아가는 놈이 바보예요. 오늘은 누구든 걸리면 다 죽여버릴 거거든.”

 “속상한 일 있는 거면 내가 들어줄까요?”

 “…….”

 “내가 대나무숲 되어줄게요. 임금님 귀는 당나귀 귀 해봐요.”

 

 잘생긴 사람이 부드럽게 웃어주기까지 한다. 오랜만에 받아보는 따뜻한 시선이다. 이혼한 전 남편은 하랑이 밖에 나가 누군가를 만나는 것 자체를 끔찍하게 싫어했고, 이혼 후에는 그냥 모든 게 다 싫어 집과 카페만 오갔다.

 

 “앉아요.”

 

 오랜만에 이런 일탈도 괜찮겠지?

 

 하랑은 처음 만난 대나무숲에 오늘 있었던 일, 수경의 배신, 민진성과의 이별 등에 관한 이야기를 털어놓았다. 어차피 오늘만 보고 말 사이 숨길 것은 아무것도 없었다. 남자는 묵묵히 하랑의 이야기를 들어주고, 맞장구를 쳐주었다.

 

 술은 계속 비워나가 이제 두 번째 보틀이 바닥을 보인다.

 

 “술이 쎄시네요?

 “좀 그런 편인데. 이제 더는 못 마시겠어요.”

 “테킬라를 마시는 다른 방법이 있는 거 알아요?”

 “다른 거 섞어서 마시는 거요?”

 “아뇨. 바디샷이요.”

 “그건 뭐예요?”

 “알려줄까요?”

 

 하랑이 무거운 눈꺼풀을 깜박이며 고개를 끄덕였다. 그가 테이블을 돌아 옆으로 와 앉았다. 가까워지는 그를 피해 보려 뒤로 물러났지만, 유리창에 막혀 더는 갈 수 없었다. 대나무숲에서 풍기는 은은한 우드향이 하랑의 몸을 감쌌다.

 

 “어…….”

 

 그는 라임 조각 하나를 들어 넓게 파인 V넥 니트 위로 드러난 하랑의 쇄골에 문지른다. 문지른 라임 조각의 끝을 하랑의 입에 살짝 물려주고, 약간의 소금을 쇄골 위에 뿌렸다.

 

 “므슨…….”

 “이게 바디샷이에요.”

 

 입에 라임이 물려있어 제대로 발음하지 못하는 하랑의 쇄골 위로 그의 입이 내려왔다. 쇄골을 깊게 핥은 그가 하랑에게 시선을 고정한 채 테킬라 잔을 들어 삼킨다. 목울대가 아래위로 움직인다.

 

 하, 이런 섹시한 대나무숲을 봤나.

 

 그리고는 다시 그녀에게 다가왔다. 코끝이 닿을만한 거리에서 하랑의 입에 물린 라임 조각을 입으로 받아가는 대나무숲.

 

 라임을 받아간 그가 뒤로 물러나 앉자, 하랑이 그의 혀가 닿았던 자신의 쇄골을 손끝으로 쓸었다.

 

 “쿡. 아하하. 아 그래서 바디샷이구나.”

 

 깔깔거리며 웃는 하랑을 대나무숲이 턱을 괴고 재밌다는 듯 바라본다. 하랑이 눈꼬리를 접으며 그의 터틀넥에 손가락을 끼워 당겼다. 이끌림에 앞으로 다가온 그와 눈을 맞추며 말했다.

 

 “이러면 난 못 마시잖아요. 바디샷.”

 “더는 못 마시겠다면서요.”

 “한잔쯤은 더 마실 수 있어요.”

 “그럼 마시러 갈래요?”

 

 대나무숲이 자신의 터틀넥에 끼워진 하랑의 손을 빼 손가락을 맞물려 깍지를 꼈다. 그 손을 제 입으로 가져가 하랑의 손가락에 입을 맞췄다. 어둡게 깔린 조명 아래 두 사람의 시선이 엉킨다.

 
작가의 말
 

 안녕하세요 :D 재밌게 봐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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