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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아이돌스토리
너의 빛은 나의 어둠
작가 : Sissi
작품등록일 : 2020.9.1

무명 신인 작곡가와 무능력 얼굴천재 탑 아이돌의 상호 파괴적 성장 서사

 
#2. 인기 그룹 룩스, 그리고 그들과 재희의 만남
작성일 : 20-09-01 04:49     조회 : 247     추천 : 0     분량 : 459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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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

 

 

  “꺄아악-”

  “꺄악- 이안아! 시한아!”

 

  예전에는 큰이모 같은 분들이 오빠라고 부르더니 요즘은 겨우 중학생이나 됐을까 말까 한 애들이 무슨 아들 부르듯이 이름을 부르네.

  시한은 멤버들과 함께 팬들 무리로 혼란스러운 공항을 힘겹게 빠져나왔다. 매번 느끼는 거지만, 매번 이래야 하는 걸까.

 

  “당분간은 해외 스케줄 많이 없을 거야. 컴백 준비해야 하니까.”

 

  매니저의 말에도 피로가 극에 달한 멤버들은 모두 말이 없었다.

 

  룩스는 요즘같이 하루가 멀게 새로운 팀들이 데뷔하고 사라지는 아이돌 춘추전국시대에도 소속사인 프레타 엔터의 공격적인 투자로 데뷔 1년만에 정상급 위치를 차지한 보이그룹 아이돌이었다. 물론 인기가 많은 만큼 스케줄도 많았고.

  데뷔 4년차인 현재, 그들은 원탑은 아닐지라도 최정상 보이그룹 3팀을 언급할 때면 늘 거론될 정도로 큰 인기를 누리고 있었고, 7명의 멤버들은 팀 앨범 활동 외에도 개인 활동들을 펼쳐가고 있었다. 노래나 춤 실력이 뛰어난 멤버들은 솔로 앨범을 내거나 뮤지컬 데뷔를 하기도 했고, 연기에 도전해 호평을 받은 멤버도 있었다. 또 누구는 예능에서 두각을 나타내기도 했고.

 

  “태윤이랑 이안, 유진이는 스튜디오, 오웬, 서진이는 방송국. 아, 레비는 연습실로 가야겠네? 그리고.. 시한이.”

 

  인기 아이돌 그룹이 여럿 소속되어 있는 프레타 엔터의 명성에 걸맞게 룩스의 멤버들은 모두 출중한 외모를 지니고 있었다. 다들 나름의 매력이 있었고, 팬들은 모두를 좋아했다. 그중에서도 시한은 누가 보아도 감탄할 만큼 독보적으로 잘 생긴 데다 흔치 않은 분위기, 큰 키에 넓은 어깨의 피지컬까지 지녀 외모로는 단연 남아이돌 탑이라고 할 만 했다. 다만,

 

  “시한이는.. 숙소로 가자.”

 

  그는 재주가 지지리도 없었다.

 

 -

 

  룩스가 데뷔무대를 가졌을 때, 온 방송사와 대중의 관심이 시한에게 쏠렸었다. 그는 무대의 중심에서 멋진 외모로 모두의 시선을 집중시켰다. 노래는 못하고, 춤도 그저 그런 시한에게 T사가 맡긴 역할이 바로 그것이었다. 회사는 그를 여기저기 내보내 룩스를 알렸으며, 초창기 룩스에 대한 관심은 거의 시한이 끌었다고 보아도 무방했다. 그 관심이 시한 외의 멤버들에게까지 미치기 이전에, 대중의 기대를 오롯이 받고 있었던 시한은 비주얼 담당 아이돌 멤버라면 반드시 하게 되는 연기에 도전을 했었다. 그는 데뷔작에서 서브 남자주인공으로 발탁되어, 재수 없지만 ‘내 여자’를 위해서라면 무엇이든 할 수 있는 잘생긴 재벌 3세 고등학생을 연기했다. 요즘엔 초등학생들에게도 먹히지 않는 현실성 제로의 머리카락마저도 오그라드는 그런 역을 말이다. 오로지 외모로 뜬 신인 아이돌에게는 적절했을지도 모르는 역이었으나, 시한은 무른 발성, 부정확한 발음, 어색한 대사처리와 그의 평소 별명인 조각상만큼이나 변하지 않는 표정으로 발연기 타이틀을 얻게 되었다. 갑작스레 인기가 많아진 신인에 대한 탐탁지 않은 시선은 이미 그가 노래에 잼병이라는 것이 알려지면서부터 생겨왔었는데, 연기 도전으로써 시한은 노래 못하고 잘생기거나 예쁜 아이돌이 연기를 시작할 때 흔히 한다는 ‘제가 사실 가수가 아니라 연기자가 되고 싶었는데 회사에서...’ 라는 변명도 할 수 없게 되었다. 아니, 할 수는 있겠지만 욕을 더 먹겠지.

  그래도 크게 상관없었다. 그는 아름다운 청년이었고, 이미 확고한 팬층을 보유하고 있었으니까. 사람들은 시한으로 인해 인지도가 높아진 룩스의 다른 멤버들에게도 관심을 가지기 시작하였고, 프레타는 그 타이밍을 놓치지 않고 몰아붙여 그들을 최정상의 자리까지 어렵지 않게 올려놓았다. 이제 실력이 좋거나 끼가 있으면서도 매력적인 외모를 가진 멤버들은 자신의 기량을 마음껏 발휘할 수 있었고, 오히려 시한은 회사가 직접 꽂아주는 곳이 아니면 개인 활동을 할 일이 거의 없었다.

 

 -

 

  “이쪽은 김재희 작곡가님.”

  “안녕하세요-”

 

  콘서트 표 얻기도, 팬 사인회에 당첨되기도 하늘의 별 따기라는 그룹 룩스를 이렇게 앉혀 놓고 말을 하게 되다니. 이거... 생각보다 기분 묘하네.

  재희는 어려운 사람에게 예의 차릴 때 쓰는 가식적인 미소가 어린 표정으로 룩스에게 인사했다. 정말 다들 잘생기기는 오지게 잘생겼구나.

 

  “안녕하세요, 다음 미니 앨범에 수록될 Blue night를 작사, 작곡한 김재희라고 합니다. 곡은 좀 들어보셨나요?”

 

  재희가 뻣뻣하고 어색한 말투로 입을 떼자, 한 멤버가 대답했다.

 

  “곡 분위기도 정말 좋고, 가사도 진짜 예뻐요. 완전 맘에 들어요.”

 

  재희는 진심인 듯 신이 나 말하는 멤버의 얼굴을 보았다. 아, 저 멤버가 리더인 주호인가? 솔로곡 들어보니 목소리가 참 좋던데. 어쨌든 내 곡이 좋다니 기분 좋네. 재희는 살짝 웃었다.

 

  “정말요? 감사합니다. 곡을 들어보셨으면 아시겠지만, 이 노래는 꿈꾸는 듯한 느낌이 포인트예요. 고음을 내야 하는 부분이나 감정이 고조되는 부분 외에는 힘을 빼고 편안하면서도, 환상적인 분위기로 불러주셔야 해요. 파트는 제가 나누지는 않았지만, 파트별로 살려주셨으면 하는 부분을 좀 알려드릴까 하는데..”

 

  재희는 파트 양이 많은 순서로 한 명씩 간단하게 설명을 했다. 메인보컬인 이안, 그리고 리드보컬인 태윤과 유진은 노래 실력이 출중한 만큼 곡에 대한 이해도 빠르고 정확했다. 그 셋 다음의 멤버들도 그럭저럭 나쁘지 않았고, 마지막 순서인 시한은 파트가 별로 없어 설명할 것도 없겠다고 재희는 생각했다.

  재희가 여섯 멤버에게 설명을 간단하게 마치고, 시한의 파트의 설명을 하려 가사가 적힌 종이를 본 순간, 그녀는 인상을 찌푸렸다.

 

  “뭐야, 이거..”

 

  한두 마디 밖에 되지 않는 시한의 분량에는 곡의 맨 마지막 부분이 포함되어 있었다. 재희는 그 부분을 곡의 가장 중요한 파트이자 곡의 완성이라고 생각했다. 높은 고음이나 뛰어난 기교를 요구하는 부분은 아니었지만, 풍부한 음색과 세심한 호흡 조절, 그리고 감정 표현이 절대적으로 중요한 부분이었다. 이걸 얘가 한다고?

  재희는 시한에게 양해를 구하고 회의실을 나와 파트를 나눈 전담 프로듀서에게 전화를 걸었다. 그는 재희가 멤버들의 특성을 잘 알지 못하므로 본인이 적절한 파트 분배를 하겠다고 했고, 재희도 그 부분에 대해서 납득을 했기에 그에게 분배를 맡겼었다. 그렇지만 분명히 중요한 부분들에 표시를 했고, 그 부분들은 노래 실력이 뛰어난 멤버들이 해 주기로 했는데.. 실제로 재희가 표시한 부분 중 메인 보컬 멤버들이 맡지 않은 부분은 그 마지막 부분밖에 없었다. 이게 제일 중요한 부분인데!

 

  “저, 김재희 작곡가입니다.”

  “예, 무슨 일이십니까?”

  “멤버들에게 파트 분배하실 때, 왜 마지막 부분을 메인 보컬에게 주지 않으셨는지 여쭤보려고 싶어서요.”

  “아, 시한이가 그 부분이라도 하지 않으면 부를 부분이 없어요. 노래를 못하긴 해도 엄연히 룩스의 멤버인데, 구색이라도 맞추려면 목소리는 넣어야지요.”

  “그렇지만 그 부분은 절대 어렵지 않은 부분이 아닙니다. 타고난 음색, 섬세한 감정과 호흡 컨트롤이 필요한 부분인데.. 그리고 제가 곡에서 가장 중요한 부분이라고도 말씀드렸고요. 이걸 어떻게 그 멤버가,”

  “시한이가 할 수 있을 겁니다. 그래도 수년간 연습하고 앨범 내 온 가수예요. 저희도 저희 사정이 있지 않겠습니까. 다른 부분은 작곡가님 편의를 많이 봐 드렸으니 이 부분은 양해해주시죠.”

 

  정중하지만 압력이 들어간 말투에 재희는 더 대꾸하지 못하고 전화를 끊을 수밖에 없었다. 재희가 한숨을 푹 쉬고 방으로 돌아가려 몸을 돌린 찰나,

 

  “깜짝이야!”

  “죄송합니다. 놀라게 하려던 건 아닌데.”

 

  그녀는 방문 앞에 나와 있던 시한과 마주쳤다. 통화 내용을 들었을까? 들었겠지. 아, 왜 멋대로 엿듣고 난리야, 곤란하게.

 

  재희는 시한을 향해 어색하게 웃어보였다.

 

  “들어가죠. 시한 씨만 설명 들으시면 되니까요.”

  “이미 다 들은 것 같네요.”

 

  시한의 얼굴에는 차가운 미소가 어려 있었다.

 

  “네..?”

  “음색, 감정, 호흡이 중요한 부분이라고 하셨잖아요.”

  “...”

  “그래서 저는 못한다고도 하셨고요.”

  “저기, 그게..”

 

  재희가 무어라 변명을 하려 입을 떼었지만, 시한은 그녀를 지나쳐 복도 끝으로 성큼성큼 걸어갔다. 시한의 당당한 모습은 할 말 다 하고 사는 재희를 욱하게 만들었다.

 

  “이보세요, 제가 일부러 자리 피해서 피디님이랑 통화한 건데 그걸 마음대로 엿듣고 화내면 저더러 어쩌라는 거죠? 그리고 제가 틀린 말 했나요? 그쪽은 가수잖아요. 노래하는 걸 직업으로 삼는 가수, 그것도 인기 많은 대중 가수죠. 그러면서 노래를 못한다는 게 말이 되기나 해요? 애초에 작곡가가 노래도 못하는 가수 편의를 봐 줘야 하냐고요.”

 

  재희의 가시 돋친 말에 시한은 발걸음을 멈추고 천천히 그녀를 돌아보았다. 재희는 팔짱을 끼고 날카로운 눈으로 시한을 쳐다보고 있었다. 시한은 그런 재희를 보고 피식 웃었다.

 

  “지금이 가수들이 노래로만 돈 버는 시댑니까?”

  “뭐라고요?”

  “실력이 좋든 말든 대중들이 원하기만 하면 상관없잖아요. 그들의 니즈를 충족시켜주면 되는 거지.”

  “...”

  “전 잘생겼어요. 사람들은 제 잘생긴 얼굴을 보길 원하고요. 제가 노래를 잘하든 못하든 그런 건 상관이 없어요.”

 

  재희가 기가 막혀 아무 말도 못하고 있는 동안, 시한은 나직하지만 확실한 목소리로 한 마디를 덧붙였다.

 

 

  “그깟 무명 작곡가의 곡 한 마디 따위, 전혀 필요 없다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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