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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아이돌스토리
네 입술에 닿기까지 0.1mm
작가 : 레오루나
작품등록일 : 2020.8.27

장수 연습생 유카리~! 올해가 마지막 오디션이에요~~
그녀 앞에 나타난 의문의 연습생 레이몬드~~!
"자기 앞가림은 알아서 해 멍청이."
차가운 마성의 그 남자가 그녀의 가슴속에 파고든다.
게다가 어쩌다 호텔방에서 하루 밤을 같이 보내다니~~♡

차가운 절륜남 레이몬드. 발랄하고 상큼한 유카리의 사랑이 지금 시작됩니다. : )

 
3화. 그와의 첫날밤
작성일 : 20-08-31 23:59     조회 : 278     추천 : 0     분량 : 61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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맑은고딕 나눔고딕 돋움 굴림 궁서 바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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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윤씨. 오늘 마치고 잊지 않았지?"

 

  호텔 베르가못 청담의 프론트.

 

  호텔리어 희수는 신입 지윤에게 환심을 사려 며칠째 고민이다.

 

  지윤이 좋아한다는 고양이. 그 중에서도 하필 스핑크스. 희수는 털 없는 애완묘는 그리 취향이 아니지만 지윤을 한 번이라도 집으로 초대하려면 그만한 명분이 있어야 했다.

 

  "네~ 선배님. 저 스핑크스 넘넘 좋아해서~~ 꼭 보고 싶어요. 근데 당직 서고 새벽에 피곤하지 않으시겠어요?"

 

  "응? 난 괜찮은데 지윤씨가 걱정이지…"

 

  지윤도 그런 희수가 싫지 않은 눈치다. 눈웃음을 지으며 고개를 도리질 쳤다.

 

  "걱정마세요~ 사실… 배가 지금도 조금 고프긴 한데… 우리 뭐 먹을 거 사서 선배 집에서 아침이나 같이 먹을까요?"

 

  희수는 그런 지윤의 말에 무슨 상상을 했는지 얼굴부터 붉어졌다.

 

  "어? 아침? 아… 아침. 그래 흠흠… 아침 먹어야지. 암…"

 

  희수는 호텔리어 5년차다. 나름 베테랑 호텔리어로 실수 같은 건 좀처럼 해 본 적 없는 프로다.

 

  하지만, 그의 심장이 이토록 빨리 뛰는 상태에서 일을 해 본적은 많지가 않다.

 

  아드레날린의 폭발적 증가로 대뇌는 제대로 된 판단을 내리지 못할 지경이다. 솔로 생활 3년차. 연애에 목이 마를대로 마른 그가 신입사원 환영회 때 부터 눈여겨 본 지윤과의 데이트다. 그것도 무려 집콕 데이트.

 

  '그래… 이 밤만 무사히 넘기면 나도 드디어 오늘부터 1일을 외칠 수 있을거야… 호텔도 거의 만실이니…'

 

  청담의 밤은 화려했다. 5성급 호텔임에도 방금 마지막 방이 하나 나가고 이제는 만실이다. 더 이상의 체크인도 없는 상황. 하지만 그의 긴장이 어느 순간엔가 풀어졌나 보다. 만실인 호텔룸 상황을 제대로 인지하지 못한 채 거의 만실이라니…

 

  '마치고 같이 내 차로 이동해야겠지? 가는 길에 샌드위치라도 하나 사고… 집에서 고양이를 보며 함께 식사. 그 후엔…'

 

  희수는 상상만으로 입이 벌어지고 있었다.

 

  "안녕하십니까? 무엇을 도와드릴까요?"

 

  지윤이 손님을 향해 고개를 숙여 인사를 했다. 멍 하니 상상의 나래에 빠졌던 희수도 다시 정신을 차렸다.

 

  "방 하나만 주세요. 술을 좀 많이 마셔서…"

 

  희수는 술 냄새 풀풀 풍기는 여자 두 명을 마주하자 눈쌀부터 찌푸려졌다.

 

  '휴… 어제도 이 시간에 저렇게 술이 만취된 진상들이 들어왔었는데… 체크인만 1시간 넘게 걸리고… 로비 사람들 다 들을 만큼 큰소리로 고성방가에… 어휴…'

 

  희수는 지윤의 어깨를 톡톡 치며 신사다운 미소로 말했다.

 

  "지윤씨? 제가 할게요. 1박이시죠? 방은… 마지막 하나 남았어요. 바로 체크인 해 드릴까요?"

 

  "네… 바로 해 주세요. 이 사람 너무 무거워서…"

 

  "네. 술을 많이 드셨나 봐요? 하하. 바로 해 드릴게요. 2201호. 스위트 룸 입니다. 가격은 일반객실 두 배인데… 남은 방이 이거 하나라서요."

 

  "네. 그거라도 주세요. 길바닥에 재우기는 좀 그래서요."

 

  "네. 고객님 결재 바로 도와 드릴게요. 객실키는 여기 있습니다."

 

  지윤은 희수의 뒤에서 조금은 이상한 상황에 고개를 갸우뚱거리고 있었다.

 

  '2201호… 10분 전에 내가 체크인한 방 같은데…? 아닌가? 하긴… 나 같은 신입이 뭘 알겠어. 선배님이 어련히 잘 알아서 하실라고…'

 

  희수는 체크인을 마무리하고 손님을 떠나 보낸 후 의기양양하게 자신의 뒤에 선 지윤을 돌아보며 말했다.

 

  "지윤씨. 내가 고민을 해 봤는데… 아침으로 전복죽이 좋아? 빵 종류가 좋아?"

 

 

  * * *

 

  호텔 2201호. 무려 스위트룸이란다.

 

  나는 꺼져가는 내 정신을 잃지 않기 위해 간신히 정신을 다잡고 있었지만 여전히 내 의지와 무관하게 말을 하기 힘들었다.

 

  라임인 무거운… 나를 이끌고 방 문을 열더니 차마 들어오지도 않고 서서 말했다.

 

  "후배님… 후... 잘 자고 담부터 우리 같이 술 마시지 말자. 알았죠? 뭔 아이돌 연습생이 이렇게 무거워… 나 가유. 침대까진 알아서 가요. 기어가든 굴러가든…"

 

  고마워 라임아. 내 이 은혜…

 

  …자고 일어나면 잊을지 모르지만… 잠들기 전까지는 기억할게~!

 

  땀을 뚝뚝 떨어뜨리던 라임의 퇴장과 함께 어두운 방을 더듬어 침대를 향했다.

 

  대충 벗어 던진 구두. 그리고 숨막히는 겉옷.

 

  모두 훌훌 제멋대로 벗어 던지고 넓디 넓은 침대에 몸을 맡겼다.

 

  [푸욱신~]

 

  역시 특급호텔. 침구가 구름같다.

 

  잠옷이라도 챙겨 입어야 하겠지만… 혼자인데 뭐 어때…

 

  부드러운 이불의 소프트 아이스크림같은 질감을 살결로 부비며 기분 좋은 느낌에 금방이라도 좋은 꿈을 꾸며 잠들 것만 같았다.

 

  '아… 답답해…'

 

  그래… 유난히 글래머인 나. 내 가슴을 옭죄는 이 것 부터 떨쳐 내 버리자고…

 

  가리던 천 조각 하나를 벗어 이불 밖으로 던져 버리니 드디어 숨을 쉴 수 있을 것 같았다.

 

  '아… 좋다… 천국이야~'

 

  그대로 눈을 감고 잠이 들어야 하는데…

 

 

  거대한 손이 내 어깨를 감싸 안았다.

 

 

  …

 

  비어 있는 호텔 스위트룸에 왠 남자의 손이 이불 옆에서 뻗어 나온 것이다.

 

  혼자인 방. 혼자여야만 하는 방. 아니… 당연히 나 아니면 없어야 하는 방에 왠 남자…

 

  순간 마셨던 술이 모두 깨는 듯 했다.

 

  '스… 스위트 룸이라 그런가? 나… 남자를 넣어주는 건…가?'

 

  그런게 있을리 없지.

 

  순간 온 몸이 얼어붙었고, 조금 전까지 취해 비틀거리던 내 육신은 갑자기 정신을 차리며 일을 하기 시작했다.

 

  "아…"

 

  입을 벌리니 목소리도 나왔다. 세상 만물이 2개로 보이던 눈도 시력을 되찾았다.

 

  이쯤되니 옆에 누운 이 남자 최고급 숙취해소제가 틀림없다.

 

  "누…구… 세요?"

 

  남자의 손은 여전히 내 어깨를 감싸고 아무런 말도 없다.

 

  달빛.

 

  그 날 밤 달빛이 밝지 않았더라면 밤새 그 남자의 손에 벗어나지 못한 채 두려움에 날을 샜을지도 모른다.

 

  보라빛으로 물든 달빛. 호텔의 커다란 창 그 위로 나풀거리는 쉬폰 속커튼 한 겹.

 

  천천히 내려앉은 그 영롱한 빛이 옆 자리 남자의 얼굴을 비추었을 때 나는 비명을 지를 뻔 했다.

 

  '레… 레이몬드?'

 

  그 남자였다. 오늘 날 위기에서 구해주었던 사람. 그리고 나보고 멍청이라 부른 사람.

 

  '이… 사람이 왜… 여기 있는거지?'

 

  이성적인 판단을 내리기 앞서 눈 앞에 펼쳐진 광경은 비현실적인 그것이었다.

 

  구름에 가려진 달빛이 그의 얼굴을 비추었고, 이내 그 빛은 얼굴에서 목으로… 목에서 쇄골로… 쇄골에서 가슴으로…

 

  하얀 가슴 피부는 눈밭을 보는 듯 했다. 내 멍하디 멍한 눈은 한참 그의 그 첫눈 쌓인 들판을 거닐다 다시 그의 얼굴로 향했다.

 

  '파란 눈…'

 

  마성의 눈이었다. 얼굴은 분명 혼혈이 아닌데… 그 눈은 국산이 아닌 듯 했다. 컬러렌즈라도 낀 걸까?

 

  반쯤 몸을 일으켜 그의 몸을 가만히 황홀하게 바라보다 그의 뒤척임에 깜짝 놀라 하마터면 소리를 지를 뻔 했다.

 

  "헙…"

 

  두 손으로 입을 가리고 내 눈이 향한 곳은…

 

  이불을 차 버린 그의 하반신이었다.

 

  '아… 아무것도… 안… 입은거야?'

 

  이불을 걷어 낸 그의 오른 다리는 그대로 쭈욱 옆구리까지 하얗고 탄탄한 근육을 드러내고 있었다.

 

  당연히 있어야할 팬티라인 없이 그대로 고속도로를 타고 발끝부터 겨드랑이까지 올라올 것처럼 말이다.

 

  '미치겠네… 정말…'

 

  유카리 25년 인생 중 최대 고비다. 하지만, 호랑이 굴에서도 정신만 차리면~!

 

  정신만 차리먼 뭐? 정신차려도 죽는거 아닌가?

 

  무튼… 이대로 조심스럽게 침대 밖을 나서서 옷을 입고 다시 방문을 나서면 모든 것이 완벽하다.

 

  일단 침대 밖으로 나가는 것이 중요한데…

 

  "으헉…"

 

  몸을 일으키려는 나를 레이몬드가 오른 팔로 와락 감싸 안았다.

 

  "가지마…"

 

  "네??"

 

  벌거벗은 두 몸이 서로 꼭 달라붙은 채 그의 얼굴은 내 눈 바로 앞에 와 있었다.

 

  [꿀꺽…]

 

  이 사람… 두 눈을 감은 채 눈물을 흘리고 있다. 도대체 잠이 든거야? 깬거야? 나는 영문 모른 이 상황이 당황스럽고 또 긴장되어서 입에 잔뜩 고인 침을 삼켜버릴 수 밖에 없었다.

 

  "가지말라고…"

 

  잠꼬대다. 아까 봤던 그 날카로운 모습의 그가 아니다.

 

  난 이 무거운 팔만 풀어내면 집으로 갈거에요. 그러니… 팔만 풀어 주시면…

 

  [하아…]

 

  조금 벌어진 그의 입술이 내 입술 바로 앞에 와 있다.

 

  가쁜 그의 숨결이 내 입을 통해 폐로 전해진다.

 

  '깃털같이 가벼운 비누 냄새… 그리고 달콤한 과일향도…'

 

  좋은 냄새가 났다. 그리고… 그의 팔에서 벗어나야 한다는 생각 마저 잊어버린 채 그의 입술로 서서히 다가가고 있었다.

 

  [번쩍]

 

  말 그대로 번쩍이다. 캄캄한 대기를 가른 건 그의 푸른 눈에서 나온 안광이었다.

 

  눈을 뜬 그는 가만히 내 눈을 응시하고 있었다.

 

  뭐… 네가 가만히 응시한다면 나도 가만히…

 

  "야~! 뭐야? 너?"

 

  그는 기겁을 하며 몸을 일으키더니 그만 뒤로 굴러 침대에서 떨어지고 만다.

 

  [쿠당탕]

 

  "으윽…"

 

  나는 이불로 몸을 한껏 가린 채 이 심란하고도 난감한 상황을 어찌 설명해야 할지 도무지 머리가 정리되지 않았다.

 

  머리를 쎄게 받았는지 뒤통수를 긁적이며 레이몬드가 일어섰다.

 

  "아… 머리야… 당신… 당신 그 멍청한 연습생… 육칼이라고 했나?"

 

  유카리거든? 육칼은 머야? 육개장 칼국수냐?

 

  "아니 저는…"

 

  말을 하려는 순간 내 시선은 하필 그의 무방비 상태인 그곳에 가 있었다. 아슬아슬하게 그를 지키던 이불까지 사라지자 어둠 속에서 그의 모습은 달빛의 힘을 빌어 내 눈 앞에 완전히 드러나게 되었다.

 

  너무 멍하니 그 곳을 본 터일까? 그는 서둘러 이불로 자신을 감추려 했다.

 

  "으으… 뭐야? 당신? 왜 여기 있는거야? 꽃뱀이야? 그런거야? 아까 낮에는 그렇게 순진한 모습이더니… 이런 사람이었어?"

 

  "아니에요. 오해라구요. 저도 당신이 여기 있는 줄은…"

 

  "오해는 무슨 오해야? 내가 들어왔을 땐 분명 나 혼자였다구…"

 

  "그만 당겨요. 이불을 그렇게 당기시면 저는… 악…"

 

  그는 이불을 거세게 당겨 자신의 몸을 감추려 했다. 쥐는 힘이 약했던 나는 간신히 내 가슴을 가리던 그 이불을 내 줄 수 밖에 없었고…

 

  그는 그 푸른 눈으로 나를 바라 보았다.

 

  아주 멍하니…

 

 

  [철썩]

 

  순간이었다. 내 오른 손이 내 의지의 통제를 받지 않고 멋대로 움직인 것은…

 

  정신을 차리고 보니 왼뺨을 손에 쥐고 고개를 돌린 채 서 있는 그와 눈물이 터져버린 나의 눈, 창밖에 떠 있는 휘영청 둥근 보름달이 그 곳에 있었다.

 

  "나… 나는…"

 

  무언가 말하려다 만 그는 고개를 숙인 채 내 쪽을 바라보지 않았다.

 

  그리고 그틈에 나는 서둘러 옷을 입고 호텔방을 나서려 했다.

 

  "고의가 아니었어."

 

  문 밖을 나서려는 나에게 그는 대성당의 파이프오르간에서 울리는 듯한 그 낮고 굵은 울림통으로 나직이 내게 말했다.

 

  고개를 돌려 보니 어느새 가운을 입은 그가 달빛을 받아 더욱 창백한 듯한 얼굴로 나를 바라보고 있었다.

 

  "알아요. 하지만…"

 

  더 이상은 아니다. 이제는 집으로 가야할 시간. 술이 깨고 정신을 차리면 모든 것은 다시 일상으로 흘러가겠지?

 

  더군다나 남자친구도 있는 나다. 불필요한 오해와 소문은 좋지 않다.

 

  저 사람도 그런 불편한 상황. 결코 원치 않으리라…

 

  "죄송해요. 뺨을 때린 건. 고의가 아닌 건 알고 있었어요. 하지만 순간적으로 나도 모르게…"

 

  그는 천천히 걸어 하늘거리는 얇은 커튼을 모조리 걷어내고 말했다.

 

  "어떻게 온 건지 모르겠지만 말이야…"

 

  [저벅. 저벅.]

 

  가운 하나를 걸친 그가 천천히… 하지만 가볍지 않은 발걸음을 내딛으며 나에게로 다가왔다.

 

  다린이가 말했듯 고아에 거렁뱅이라 그런가? 그의 눈빛은 몹시 날카로웠고 한 마리 날 선 짐승을 보는 듯 했다.

 

  고아에 거렁뱅이라기엔 그 음색이나 풍기는 향기가 퍽 달콤했지만 말이다.

 

  "이봐. 육칼."

 

  "내? 저는 육칼이 아니라 유카리. 카리라고요."

 

  그는 그 크고 길고 하얀 손으로 내 턱을 감쌌다.

 

  "미친 소리 같겠지만…"

 

  코 앞에서 제대로 본 그는 사람의 모습이 아니었다. 인간의 형상을 한 신인가? 마치 젊은 뱀파이어 같은 그의 모습에 입안에 나도 모르게 침이 고였다.

 

  [꿀꺽…]

 

  그는 내 얼굴을 찬찬히 훑어보며 말했다.

 

  "오늘 밤… 나랑 같이 있어줘."

 

  같이? 처음 본 나보고 같이? 당신 변태야? 어쩌다 방을 잘못들어 당신과 잠시 한 자리 누웠기로서니 동침을 요구해? 나 당신이 보는 것 처럼 그렇게 만만한 사람 아니라구요~!!!

 

  라고…

 

  말하고 싶었지만… 그러지 못했다.

 

  그러기엔 그 날의 달빛은 너무나 황홀했고, 호텔 스위트룸의 방향제는 내 취향이었다.

 

  "네…

 

  그럴게요…"

 

 

 

 
작가의 말
 

 독자를 구하기 어려운 곳이군요... 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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