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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판타지/SF
나무 아래에서 명상을 하는 로봇
작가 : 유라
작품등록일 : 2020.8.2

술 취한 박사는 로봇에게 '잘못된 명령코드'를 주입한다. 이로 인해 로봇에는 치명적인 오류가 발생하고, 전쟁 중 탈영을 하고만다.

탈영한 로봇은 여러 행성을 떠돌다 '습지행성'에 불시착한다. 그곳에서 만난 수도승 '발룬다'는 로봇에게 인간의 고통과 감정을 가르치고, 명상을 통해 대상을 미루어 이해하는 법을 익히게 한다.

마침내 깨달음을 얻은 로봇은 자신의 사명을 이루기 위해 궁극적 여정을 시작한다.

한편, 지구 정보국은 탈영한 로봇을 체포하기 위해 요원 '마혜인'을 파견하여 추적하는데…

 
[2부 태양의 권세] 9장 사막의 여왕(3)
작성일 : 20-08-31 22:03     조회 : 273     추천 : 0     분량 : 33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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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여왕님의 객(客)이 된 것은 너무나도 좋은 일입니다. 그러나 저는 지구의 공무를 행하는 중이었습니다. 저에게는 저의 복귀를 기다리는 조직과 가족이 있습니다. 저희가 결례를 무릅쓰고 일찍이 여왕님의 행성을 떠날 수 있겠습니까?”

 

 마혜인은 전사답고 당당하게 말했다. 그녀는 여왕의 친절함과 배려심을 믿었다. 그러나 그녀가 말을 올리자마자 누각에는 정적이 싸늘하게 퍼져 나갔다. 궁녀들의 손끝이 파르르 떨렸고, 호위병들의 눈빛이 흔들렸다. 공기는 차갑게 변했다. 여왕은 친절하지만 위압적인 눈빛으로 그녀를 바라보고 있었다. 여왕이 차분하게 대답했다.

 

 “나의 소중한 객(客)이여. 아무래도 나의 신하들이 그대들에게 차마 말해 주지 못했나 보구나. 나는 사실 그대에게 용서받아야 할 것이 또 있노라. 그것은 그대들이 이제 고향에 돌아갈 수가 없다는 것이다.”

 

 여왕의 음성은 아까와는 달리 칼날처럼 날카로웠다. 마혜인은 당황하여 “어째서입니까?” 하고 되물었다.

 

 “나는 태양신의 딸로서 위대한 권능을 타고났다. 나는 나의 사명에 따라 이 항성계를 지배하고 있노라. 나는 진리요 태양이며, 빛이요 중심이노라.

 그런데 어느 날, 나는 너희 지구인들은 스스로가 이 우주에서 가장 강력하다고 허영을 부림을 듣게 되었노라. 불행하게도 나의 신민들 또한 그 허영을 들었다. 그 때문에 신민들의 절대적인 믿음이 흔들려 나의 통치가 바로 서지 않으니, 그것은 매우 곤란한 일이다.

 나는 내 신민들의 사상을 바로잡기 위하여, 너희 지구인들과 전쟁을 벌일까 생각해 보았다. 그러나 나의 객들이여, 나는 지구인들의 지저분한 시체를 밟고 나의 위용을 떨치는 것이 바라지 않는다. 그것은 결코 아름다운 일이 아니다···. 그리하여 이 자비로운 군주는 더 좋은 방법을 생각해 내었노라. 나는 다만 너희들을 보살핌으로써 이 모든 일을 해결하고자 한다. 짐이 너희 지구인을 보호하면, 나의 신민들은 짐의 권위를 의심하지 아니할 테니 말이다.

 이곳에서의 생활을 너무 우려하지는 말아라. 나는 너희들에게 좋은 옷을 입히고 맛있는 음식을 먹일 것이다. 너희들을 아껴 주고 사랑해 주겠노라. 그리고 100일이 지나면, 아문- 라의 성스러운 제단에서 너희들의 비루한 심장과 내장을 뽑아내고, 그 속에 신의 강에서 정제한 소금을 뿌릴 것이다. 그리고 나의 승천일(昇天日)이 되면, 왕묘(王墓)에서 나와 살아갈 영원한 삶을 너희에게 하사하겠다.

 너희들은 지금 어리석고 물정을 몰라서 나의 권능을 알지 못할 것이다. 너희들은 다만 내게 충성을 맹세하고 나의 손등에 입을 맞추어라. 나는 너희들이 하루가 다르게 나를 사랑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 나는 너희들에게 아름다운 날들을 진심으로 약속하노라. 그리고 부디, 그 우둔한 입으로 나의 자비를 거절하지 말라···.”

 

 여왕은 단호하고 엄격하게 말했다. 그녀의 주장은 사랑스러운 단어들로 포장되어 있었지만, 그 본질은 정교한 보석을 장식된 아름다운 칼처럼 무서운 것을 목적으로 하고 있었다. 그 서슬 퍼런 칼은 당장이라도 찌를 듯 위협적이었다. 마혜인은 두렵지만 신속하게 상황을 판단하기 위해 노력했다. 어떻게 해야 이 상황을 모면하고 안전하게 집으로 돌아갈 수 있을까. 그녀는 생각했다. 또 기죽거나 흔들리지 않고 여왕의 눈을 응시하는 것을 잊지 않았다. 그리고 그녀는 가능한 파라오의 심기를 건드리지 않기 위해 최선을 다하며 다시 말했다.

 

 “고결하신 파라오시여, 저는 말씀드렸듯이 공무를 하는 사람입니다. 그리고 저의 배는 시시각각 위치와 상태를 고향으로 전송하고 있습니다. 저를 잡아 두시면 정말로 지구인과 전쟁이 발생할지도 모릅니다.”

 

 마혜인은 차분하고 분명하게 발음하며 말했다. 그녀는 파라오가 합리적으로 생각을 하기를 바랐다. 그러나 그것은 무참히 실패하였고, 파라오의 눈썹이 꿈틀거렸다.

 

 “지구의 공무원이여. 그대는 그대가 짐을 겁박할 위치에 있다고 생각하는가?”

 

 파라오는 분노가 섞인 말투로 말했다. 파라오의 말은 뛰어드는 독사처럼 조금의 망설이거나 주저하지 않았다. 그 말을 듣자마자 마혜인은 온몸에 소름이 돋았다. 마치 독사의 맹독이 빠른 속도로 그녀의 혈관을 타고 심장까지 파고드는 것 같았다. 그뿐이 아니었다. 응시하고 있는 여왕의 두 눈동자에는 모멸감으로 붉게 이글거렸고, 그녀의 등 뒤로는 용암이 휘몰아치는 것처럼 시커먼 화염이 불타올랐다.

 

 이 모든 것이 순식간에 이루어진 일이었다. 여왕의 분개에 궁녀들과 전사들이 곧장 바닥에 바짝 엎드려 절을 하기 시작했다. 그 뜨거운 화염은 둔감한 마혜인에게도 분명하게 느껴졌다. 그녀는 소스라치게 놀라 의자에서 떨어져 엉덩방아를 찧었다. 화염은 마치 분노한 신의 형상과도 같았다. 마혜인은 두려움에 사로잡혀 신하들처럼 머리를 조아렸다. 그때, 존은 마침내 입을 열었다.

 

 “오, 위대하신 사막의 군주, 신의 딸, 파라오시여. 부디 노여워하지 마시옵소서. 제 친구의 불손함을 대신 사과드리옵니다. 여왕의 고결한 자비심으로 용서하여 주십시오.”

 

 그의 목소리가 낭랑하게 누각에 퍼져 나갔다. 그 음성을 들은 궁녀들과 전사들은 눈이 동그랗게 커졌다. 그의 음성이 믿기 어려울 정도로 완벽했기 때문이었다. 다시 둘러보니 누각 안에서 온전히 허리를 곧게 펴고 앉아 있는 것은 오직 여왕과 존뿐이었다.

 

 여왕은 존의 첫마디가 끝나기도 전에 그가 특별하다는 사실을 알아챘다. 심지어 그녀는 존의 목소리를 듣고 조금 놀란 기색을 보이기도 했다. 자신감이 넘치는 완벽한 음성에 그녀의 등 뒤로 타오르던 뜨거운 화염도 순식간에 잠잠해졌다. 여왕은 커다랗고 아름다운 눈으로 존을 응시했다. 그녀는 존과 같은 존재가 있다는 사실에 조금 당황했다. 그리고 또 건방지기도 했다. 하지만 마음 한편으로는, 이러한 자가 존재한다는 사실이 설레고 기쁘기도 했다. 그녀는 이 신비로운 경험을 잠시 음미하였다.

 

 한편, 여왕에게 죽기 살기로 절을 하던 마혜인은 화염이 사라지자 도통 믿을 수 없다는 듯이 고개를 이리저리 돌리며 주위를 살폈다. 눈을 여러 차례 비벼 보았지만 역시 화염은 보이지 않았다. 파라오의 눈동자에도 더 이상 붉게 빛나는 것은 없었다. 단지 여왕의 청순한 흑색의 눈동자만이 있을 뿐이었다. 오랫동안 여왕은 존을 또렷이 응시하며 침묵했다. 그리고 수초가 지나서 그녀는 침묵을 깨고 존에게 물었다.

 

 “너는 비범하구나. 너는 무엇이냐.”

 

 존이 다시 아름다운 음성으로 대답했다.

 

 “저는 발룬다의 제자, 존입니다.”

 

 “옳구나, 발룬다의 제자. 너와 같은 존재가 이 우주에 있을 것이라고 생각하지 못했다. 매우 무엄하도다···. 그럼에도 너는 따뜻하고 신비롭구나. 너의 존재는 무척이나 당황스럽지만, 나는 네 존재가 이 파라오의 신성함을 부정하고 모독한다고 생각하지는 않는다. 나는 너와 같이 고결한 존재를 부정하게 죽이고 싶지 않다. 그러니 대답해 보아라. 너 또한 너의 친구와 똑같이 생각하느냐? 아니면 나의 손등에 키스를 하여 충심을 보이겠느냐?”

 

 그러자 존은 깨끗한 물로 입을 헹구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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