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oading...
1일간 안보이기 닫기
모바일페이지 바로가기 > 로그인  |  ID / PW찾기  |  회원가입  |  소셜로그인 
스토리야 로고
작품명 작가명
이미지로보기 한줄로보기
   
 
자유연재 > 현대물
골든게이트 키퍼
작가 : 폴라로이드
작품등록일 : 2020.8.12

현계와 이계를 잇는 골든게이트를 지키려는 자와 뺏으려는 자들의 치열한 전쟁

 
제 13화 혼돈의 괴물
작성일 : 20-08-31 17:03     조회 : 204     추천 : 0     분량 : 5039
뷰어설정 열기
뷰어 기본값으로 현재 설정 저장 (로그인시에만 가능)
글자체
글자크기
배경색
글자색
맑은고딕 나눔고딕 돋움 굴림 궁서 바탕
13 15 17 19 21

 13화

 

 - 시에칸 -

 

 영원한 감옥 시에칸.

 어떤 생명체도 결계 밖으로 나갈 수도 들어 올 수도 없다. 전설에 따르면 절대신 엘라가 한 마법사를 가두기 위해 그 곳을 만들었다고 한다.

 엘라는 음악의 신 로칸을 사랑했다. 하지만 어느 날 로칸은 아무런 이유 없이 엘라에게 반기를 든다. 분노한 엘라는 로칸을 영원한 암흑 속에 가두어 버렸다. 엘라는 마음속에 있는 로칸에 대한 사랑을 떼어내 생명나무 씨앗에 담아 두었다. 생명나무가 자라면서 로칸의 마음도 함께 자랐다.

 로칸의 마음은 무럭무럭 자라나 생명나무를 삼켰다. 그리고 주변의 모든 것을 빨아들여 강력한 힘을 지니게 되었다.

 

 마법사 후버진은 이렇게 탄생되었다. 후버진의 능력은 신비롭고 아름다우며 때로는 파멸적이고 기이하다. 열 두 신들은 후버진을 두려워했다. 엘라에게 달려가 모든 생명체가 사라지기 전에 후버진을 멸해달라고 탄원했다. 절대신 엘라는 척박하고 외진 곳에 결계를 쳤다. 그리고 후버진을 가뒀다. 그곳이 영원한 감옥 시에칸이다.

 

 시에칸의 후버진이 사랑한 여인이 있었다.

 

 “네가 가장 원하는 선물이 무엇이냐?”

 

 후버진이 여인에게 물었다.

 

 “저는 시에칸을 벗어나 새로운 곳을 여행해 보고 싶습니다.”

 “여긴 아무도 빠져나갈 수 없는 곳이다. 결계를 빠져나가려 했다간 목숨을 잃을 것이다.”

 “알고 있습니다. 하지만 여기 갇혀 있는 것도 죽은 거나 마찬가지입니다.”

 

 세월이 흘러 후버진은 사랑하는 여인을 불러 다시 물었다.

 

 “너의 소원을 들어주고 싶다. 너의 소원이 무엇이냐?”

 “저는 새로운 곳을 여행하는 것이 소원입니다.”

 

 후버진은 여인의 소원을 들어주기로 결심했다. 자신의 목숨을 바꿔 결계의 틈을 벌리고 여인과 아들을 밖으로 탈출시켰다. 신들은 그들을 찾으려 세상 곳곳을 뒤졌다. 하지만 끝내 찾지 못했다.

 

 오베드

 시에칸 후버진의 혈통을 이어받은 혼돈의 마법사. 숨어 지내기를 거부하고 세상으로 나왔다. 유일한 목적은 혼돈 그 자체다. 세상의 모든 질서를 혼돈 속으로 집어 삼키기 시작했다. 현계와 이계를 잇는 골든게이트를 영원히 열어두어 두 세계를 파멸하려 했다. 하지만 혼돈에는 변수가 있는 법이다. 생각보다 막강했던 GGK와의 십년 전쟁에서 패해 7년간 행방이 묘연했다.

 

 오베드가 돌아온다는 소문이 퍼져 나갔다. 그리고 곧 소문의 실체와 마주하게 될 것이다.

 

 

 ⁎ ⁎ ⁎

 

 - 아카데믹 발레단 -

 

 “내가 말했을 텐데. 그 복장으로는 여기에 발 들일 수 없다고.”

 

 단장 앵그리 마녀는 체육복을 입고 있는 서원을 보자 화가 치밀었다.

 

 “전 발레단원이 아니라 비밀요원입니다.”

 “비밀요원이면 비밀스럽게 있어야지 혼자 튀면 되겠어?”

 “내가 빨리 임무를 끝내든가 해야지.”

 “여긴 우리 발레단의 신성한 장소야. 예의를 지켜”

 

 마녀의 눈에서 불꽃이 튀었다.

 

 “아, 알았어요. 입을게요. 입으면 되잖아요. 하여튼 마운틴고릴라 나중에 두고 봐.”

 

 마녀의 기세에 서원은 두 손 두 발 다 들었다.

 

 “박지혜. 탈의실에 의상 남는 거 있지?”

 “네. 가서 찾아볼게요.”

 

 투덜투덜 대는 서원을 데리고 지혜는 탈의실로 들어갔다.

 

 “언니는 사이즈가 어떻게 돼요? SS 정도면 딱이겠는데...”

 “그냥 아무거나 줘.”

 “단장님이 좀 까칠하긴 해도 신경을 많이 써 주세요. 잔정도 많고.”

 

 지혜는 핑크색 레오타드를 하나 골라 서원에게 건넸다.

 

 “핑크색이 잘 어울릴 것 같아요.”

 “그걸 꼭 입어야 하나.”

 “그게 발레복의 기본이거든요.”

 

 지혜는 가방에서 랩스커트 하나를 꺼내 서원의 손에 쥐어 주었다.

 

 “언니는 발이 좀 크니까 수정 선배께 맞을 거예요. 선배한테 남는 토슈즈 있는지 물어보고 올게요.”

 “그런데 말이야.”

 “네?”

 “이번 공연에 여자 주역이 누구지?”

 “우리 발레단 최고 실력자인 은희 선배가 주역이었는데 리프트 할 때 착지를 잘못해서 다리가 부러졌거든요. 그래서 수정 선배랑 효주 선배 둘 중 하나가 주역이 될 거예요.”

 “그래?”

 “뽑힌 하나가 메인이 되고 나머지는 서브가 될 거예요.”

 “음...”

 “왜요? 무슨 일 있어요?”

 “아니. 뭐 특별한 건 아니고. 비밀요원은 다 알아야 해서.”

 “설마 우리 단원들 중에 범인이라도 숨어 있는 거예요? 그런 거예요?”

 “범인이라기보다 찾아야 할 뭔가가 있어.”

 

 지혜 눈에 물음표가 떴다.

 

 “한 가지만 더 물어볼게. 여기 주역을 맡을 정도면 점프해서 떨어질 때 다칠 확률이 얼마나 높아?”

 “그런 경우는 거의 없죠. 저희들도 깜짝 놀랐어요.”

 

 서원의 의식이 점점 한 점에 모아졌다.

 

 “수정 선배께 토슈즈 물어볼게요.”

 

 지혜가 발랄하게 뛰쳐나갔다.

 

 서원은 손에 들려진 레오타드를 물끄러미 바라보다 입고 있던 체육복을 벗었다. 곧게 뻗은 다리였지만 레오타드 입는 건 만만치 않았다. 겨우 다 입고 거울 앞에 선 서원의 등이 시원했다.

 

 ‘아, 뭐야? 뒤가 없어. 뒤가 어디 갔어?’

 

 서원이 입은 레오타드의 등이 훤히 뚫려있었다.

 

 그때 지혜가 토슈즈를 들고 들어왔다. 서원을 본 순간 지혜의 온몸이 얼어붙었다. 레오타드를 입고 있는 서원의 미모가 이 세상의 것이 아니었기 때문이다.

 

 “그런데 앵그리 마녀는 항상 화가 나있어?”

 

 서원의 질문에 지혜는 정신이 번뜩 들었다.

 

 “작품 들어갈 때만 그래요. 작품에 있어서는 완벽주의거든요.”

 “그 완벽이란 게 도대체 무슨 기준이야. 사람이 완벽하면 변화에 느려.”

 “단장님은 기준이 있어야 돼요. 그래야 우리가 편하죠. 저희도 완벽에 가까워지려고 노력하면 되거든요.”

 “그래, 그래. 이러면 다 입은 건가.”

 

 발레복을 다 갖춰 입은 서원이 한 바퀴 뱅그르르 돌았다. 서원의 등을 본 지혜는 또 한 번 얼어버렸다.

 ‘도대체 이 언니, 뭐지?’

 

 

 발레 연습실 문이 열리고 서원이 등장했다.

 스트레칭으로 몸을 풀던 단원들의 시선이 한곳에 집중되었다. 서원의 움직임을 따라 시선들도 함께 움직였다.

 

 아름다움.

 커튼 사이를 뚫고 들어오는 햇살보다 서원은 눈부셨다. 완벽한 얼굴. 완벽한 몸매. 완벽한 비율, 완벽한 굴곡. 완벽한 근육. 부스스한 머리카락까지 관능미가 넘쳤다.

 

 “자, 이제 됐죠?”

 

 서원은 마녀를 쏘아붙였다. 서원의 미모에 넋이 나간 마녀는 제대로 대꾸도 못했다. 서원은 마녀를 째려보며 자기 자리를 찾아 뒤돌아섰다. 그때 서원의 등을 마주하게 된 단원 모두는 다시 한번 숨이 헉 막혔다.

 

 “너! 그거 어떻게 된 거야?”

 

 마녀의 입이 바로 터졌다.

 

 “뭐가요?”

 “등에.”

 

 서원은 자기의 등 쪽으로 고개를 돌렸다.

 

 “아 이거.. 그냥 상처예요. 이걸 까먹고 있었네.”

 

 서원의 새하얀 등에 검은색 줄무늬 다섯 줄이 진하게 새겨져 있었다.

 

 

 “내일도 마찬가지야. 복장은 꼭 지키도록 해.”

 

 목소리를 가다듬고 마녀는 소리쳤다.

 

 

 ⁎ ⁎ ⁎

 

 - 병원 -

 

 오동잎은 자기가 왜 병원에 누워있는지 도무지 기억이 나지 않았다. 검을 든 소년과 늑대를 닮은 남자. 가물가물 올라오는 기억들이 더 혼란스럽기만 했다. 이마의 상처를 빼곤 별다른 이상이 없어서 퇴원을 했다.

 

 

 - 낡은 빌라 -

 

 엘리베이터가 없는 5층 빌라. 한 짐 가득 실은 오토바이가 주차장으로 들어왔다. 오동잎은 한쪽 어깨에 20kg 쌀을 올렸다. 한 손에는 생수 한 묶음 다른 손에는 식료품 장바구니를 들었다. 5층까지 단숨에 올라갔다. 땀방울 하나 흘리지 않았다.

 

 “띵동.”

 “누구요?”

 “저예요.”

 

  슬그머니 문이 열렸다. 몸이 구부정한 할머니가 앞에 서있었다.

 

 “아이고. 우리 오동잎 총각 왔네.”

 “잘 지내셨어요?”

 “이마는 왜 그래? 또 싸운 거야?”

 “아니에요. 넘어져서 다친 거예요.”

 

 오동잎의 목소리가 살가웠다.

 

 “식사는요?”

 “아이고, 그럼 했지. 매번 이렇게 챙겨 주는데 밥이라도 잘 먹어야지. 동잎이 총각은 밥 먹었어?”

 “아니요. 할머니 김치찌개가 먹고 싶어요.”

 “조금만 기다려. 내가 금방 끓여줄게.”

 “내 힘이 할머니 밥심에서 나오는 거 알죠?”

 

 냉장고에서 주섬주섬 재료를 꺼낸 할머니는 냄비를 가스레인지에 올렸다.

 오동잎은 집을 이리저리 살폈다.

 

 “할머니. 방이 왜 이렇게 차요? 보일러 트시라고 했잖아요.”

 “에이. 아직 겨울도 아닌데. 안 추워. 그리고 전기장판 있어서 따뜻해.”

 “그래도 방이 전체적으로 따뜻해야지 건강하죠.”

 

 오동잎은 보일러를 틀었다.

 

 “이제 돈 안 줘도 돼. 나라에서 나오는 돈으로 충분히 먹고살아.”

 “그게 얼마나 된다고. 할머니는 아무 걱정 말고 달 목욕 끊어 매일 목욕도 하시고 보일러도 빵빵하게 틀고 맛있는 것도 사 먹고 하세요.”

 “참내. 내가 뭐라고 이렇게나 신경을 쓰나.”

 “절 살려 주셨잖아요. 생명의 은인한테 이 정도는 기본이죠.”

 “내가 복도 많네. 복도 많아. 그래. 아직도 기억은 안 돌아왔어?”

 “네. 아직도 깜깜해요. 불편하지는 않아요.”

 

 

 7년 전 차가운 바람이 휘몰아치던 가을밤을 할머니는 기억했다. 언제나처럼 폐지를 줍고 있었는데 들어 올린 박스 밑에서 청년 하나가 있었다. 청년은 오들오들 온몸을 무척이나 떨고 있었다.

 

 “총각. 여기서 자면 안 돼. 이 봐 총각.”

 

 할머니가 애타게 부르는 소리에도 청년의 의식이 옅어지고 있었다. 할머니는 급하게 수레에 실린 폐지들을 모두 버리고 청년을 실었다. 어디서 그런 힘이 솟았는지 할머니는 몇십 년 만에 달리기를 시작했다. 병원에서 할머니는 청년이 깨어날 때까지 옆을 지켜주었다.

 

 “이봐요? 총각. 깨어났어? 집이 어디야? 내가 연락해 줄게.”

 

 눈을 뜬 청년은 아무 말 없이 천장만 쳐다봤다.

 

 “총각? 이름이 뭐예요? 사는 곳은?”

 “아무것도 모르겠어요. 여긴 어디예요?”

 

 청년은 깜깜했다. 아무것도 기억나지 않았다. 자신의 이름조차 기억나지 않았다.

 

 할머니는 청년을 집으로 데려다 극진히 보살폈다. 청년은 점점 기력을 회복하게 됐지만 과거의 기억만큼은 돌아오지 않았다.

 

 어느 날 청년은 할머니가 자주 보는 옛날 가요 방송에서 오동잎이라는 노래를 들었다. 가슴을 때리는 가사 하나하나 구성진 가락에 눈물을 흘렸다. 그때부터 자기의 이름을 오동잎으로 짓고 사회에 한발 한발 나아가기 시작했다.

 

 

 “우리 오동잎 총각. 뭔가 좋은 일이 있구먼. 얼굴에 깨가 쏟아져.”

 

 할머니의 가느다란 눈이 오동잎의 얼굴을 샅샅이 살폈다.

 

 “그렇지. 여자 친구가 생겼네.”

 “예? 아니에요. 할머니.”

 

 오동잎은 두 팔을 크게 휘저으며 큰 소리로 말했다.

 

 “아니긴 뭘 아녀. 맞는구먼. 동잎이 총각은 거짓말을 못하잖아.”

 

 오동잎은 씩 웃었다.

 

 “여자 친구는 아니고 계속 만나보고 싶은 사람이에요.”

 “아이고, 아이고. 잘 됐네. 우리 동잎이 총각 장가가게 생겼네.”

 “할머니 그런 거 아니에요.”

 

 목까지 빨개진 오동잎을 보며 할머니는 기분 좋게 웃었다.

 

 
 

NO 제목 날짜 조회 추천 글자
21 제 21화 지금이 딱 좋다 2020 / 9 / 15 225 0 3766   
20 제 20화 만날 놈은 만난다 2020 / 9 / 15 204 0 4176   
19 제 19화 폭풍전야 2020 / 9 / 9 209 0 4136   
18 제 18화 첫 만남 2020 / 9 / 9 224 0 3738   
17 제 17화 괴물이 보여요 2020 / 9 / 9 222 0 5069   
16 제 16화 추적 2020 / 9 / 3 225 0 3135   
15 제 15화 나살족 2020 / 9 / 2 207 0 5082   
14 제 14화 추격전 2020 / 9 / 1 231 0 5258   
13 제 13화 혼돈의 괴물 2020 / 8 / 31 205 0 5039   
12 제 12화 예상은 항상 빗나간다 2020 / 8 / 28 235 0 5053   
11 제 11화 남자 그리고 여자 2020 / 8 / 27 220 0 5107   
10 제 10화 지옥도 2020 / 8 / 26 215 0 5151   
9 제 9화 그놈이 저 둘 사이에 있다 2020 / 8 / 25 222 0 5066   
8 제 8화 기동 3과 2020 / 8 / 24 216 0 5479   
7 제 7화 미치광이와 마녀 2020 / 8 / 24 223 0 4881   
6 제 6화 움직이는 물결 2020 / 8 / 20 220 0 6211   
5 제 5화 잘못 건드렸어 2020 / 8 / 17 228 0 5562   
4 제 4화 괴력의 남자 오동잎 2020 / 8 / 17 218 0 5070   
3 제 3화 새로운 임무 2020 / 8 / 14 215 0 5609   
2 제 2화 미치광이 쇠사슬 2020 / 8 / 13 224 0 5134   
1 제 1화 십년 전쟁의 끝 2020 / 8 / 12 379 0 7493   
이 작가의 다른 연재 작품
등록된 다른 작품이 없습니다.

    이용약관   |   개인정보취급방침   |   이메일주소 무단수집거부   |   신고/의견    
※ 스토리야에 등록된 모든 작품은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습니다.
※ 본사이트는 구글 크롬 / 익스플로러 10이상에 최적화 되어 있습니다.
(주)스토리야 | 대표이사: 성인규 | 사업자번호: 304-87-00261 | 대표전화 : 02-2615-0406 | FAX : 02-2615-0066
주소 : 서울 구로구 부일로 1길 26-13 (온수동) 2F
Copyright 2016. (사)한국창작스토리작가협회 All Right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