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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로맨스판타지
라니에스는 정말 라니에스인가
작가 : 사로야
작품등록일 : 2020.8.3

소설에서나 흔하게 겪는 일인 여자주인공한테 빙의를 했다.
원작 남자주인공에게 무슨 말을 해야 할지 모르겠다.
당신이 사랑했던 여자주인공인 라니에스는 이제 없다고, 말해야 하는 걸까.

 
38.
작성일 : 20-08-31 16:53     조회 : 240     추천 : 0     분량 : 41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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맑은고딕 나눔고딕 돋움 굴림 궁서 바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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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자신만만한 릴리의 표정에 나는 작게 웃었다. 말만 들었을 땐 그다지 나쁜 생각은 아녔다.

 과연 성공할 수 있을지는 모르지만, 아무것도 안 해보면 결과도 모르는 법이었다.

 

 “좋은 의견이군요. 한 번 해볼 만한 것 같습니다.”

 

 “그래요?”

 

 긍정적인 반응에 그녀의 얼굴이 밝아졌다. 그 모습이 귀여워서 나는 작게 키득거렸다.

 내 미소에 그녀도 따라 웃었다. 이렇게 귀엽고 사랑스러운 사람이라니……. 정말 놓치고 싶지 않았다.

 그녀가 나를 위해서 남아준 거로 생각할 때마다 어쩔 수 없이 마음이 아려왔다.

 너무 기쁘기도 하면서 너무 슬프기도 한 이 이상한 마음을 그녀가 알 일은 없겠지.

 

 “그러면 찻집의 이름은 릴리로 하죠.”

 

 “네?”

 

 “당신의 생각으로 만들어진 찻집인데 당신의 이름을 따와야죠.”

 

 “그건 조금 부끄러운데…….”

 

 찻집에 대한 생각을 거침없이 내놓았을 때랑 달리 자신의 이름으로 찻집을 짓는다 하니 부끄러워한다.

 정말 지나치게 사랑스러워서 어쩔 수가 없었다. 나는 결국 간질거리는 마음을 참지 못하고 그녀를 끌어안았다.

 그녀는 갑작스레 껴 안겨서 당황할 만도 하건만 아무 말 없이 똑같이 나를 끌어안아 줬다.

 

 이 사람과 만나면 만날수록 마음이 지나치게 커진다. 라니에스를 사랑한다, 느꼈을 때도 이 정돈 아녔던 것 같았는데…….

 왜 그녀는 특별한 걸까? 처음에 그녀가 얼마나 미웠는지 생각해보면 지금 이 상황이 이상하게 느껴지기도 했다.

 미웠다가 안쓰러웠고 안쓰러웠다가 좋아할 수밖에 없었다. 그녀가 나와 다른 세상에서 와서 그런 걸까?

 

 “에드워드, 무슨 생각을 그렇게 해요?”

 

 “…당신에 대해 생각하고 있었습니다.”

 

 “저요?”

 

 “당신이…. 저한테 너무 특별하단 생각을 했어요.”

 

 “갑자기요?”

 

 “그러게요. 갑자기 그런 생각이 드네요. 당신이 너무 특별해서…. 내가 욕심이 더 많아지는 것 같다는 생각이.”

 

 “무슨 욕심이 드는데요?”

 

 “내일 당장이라도 결혼하고 싶은 욕심?”

 

 “진짜 욕심 장난 아니네요.”

 

 “제가 생각해도 그렇습니다.”

 

 어쩌다가 이렇게 사랑하게 된 걸까. 이 정도로 깊이 그녀를 사랑하게 된 이유가 무엇일까?

 아무리 생각해도 이유는커녕 사랑에 빠진 계기조차 기억이 나지 않았다. 그저 자연스럽게…. 그녀여서 사랑할 수밖에 없었다.

 너무도 솔직하게 자신이 라니에스가 아니라고 밝힌 그녀라서. 가끔 홀연히 사라질 것 같은 그녀라서.

 

 그래서 사랑하게 됐다. 그녀가 민들레 홀씨처럼 바람을 타고 날아가 사라지는 걸 원치 않아서 옆에 묶어두고 싶었다.

 그게 어떤 방법이 됐든 상관없었다. 그녀가 그저 제 곁에서 뿌리를 내리고 이곳에 있어만 준다면.

 가족이라는 이름도. 결혼이라는 제도도. 이용할 수 있는 건 전부 이용할 뿐이었다.

 

 “제 사업이 성공하면 결혼 할 수 있겠죠?”

 

 “그렇지 않을까요…? 전 그럴 거라고 예상은 하는데, 부모님 반응은 어떨지 잘 모르겠어요.”

 

 “그분들에겐 아직 저는 펠포트 가의 사생아일 테니까요.”

 

 “마음 아프니까 그런 말 그렇게 쉽게 하지 말아요…….”

 

 “…너무 아파하지 말아요. 저는 익숙합니다.”

 

 “그런 거에 익숙해하지도 말고요. 당신이 잘못한 건 하나도 없잖아요? 잘못한 사람은 사생아를 만든 사람이지.”

 

 “…….”

 

 “당신은 태어났을 뿐이에요. 근데 왜 다들 당신을 욕하는 거야? 짜증 나게…….”

 

 그런 식의 말을 누구에게도 들어본 적이 없던지라 나는 잠시 내 귀를 의심했다.

 그리고 어쩐지 눈가가 뜨거워지는 기분이었다. …모두 나의 잘못이라고 했다.

 내가 부정한 것이라고. 내가 반푼이라고. 아무도 나에게 내 잘못이 아니라고 한 사람은 없었다.

 

 모두가 나를 싸늘한 눈으로 봤고, 사생아라며 손가락질하기 바빠했다.

 귀족이지만 귀족들조차도 날 귀족으로 생각하지 않았다. 앞에서 욕할 수 없어 뒤에서 늘 나를 두고 수군거렸다.

 나는 어디에도 낄 수 없는 이방인 같은 존재였다. 가족 사이에도 들어갈 수 없었고, 귀족 사이에도 들어갈 수 없었다.

 

 미운 오리 새끼. 딱 그 말이 맞을 것이다. 자신은 백조 사이에서 컸으나 백조도 오리도 아녔다.

 백조와 오리들에게서 미움받는 새끼오리였다. 모두가 자신의 잘못이라고 말해서 나 역시도 내 잘못인 줄만 알았다.

 내가 뭔가 못나서, 뭔가 잘못해서 그래서 이런 취급을 당하는 거로 생각했다.

 그런데 릴리는 아니라고 했다. 내 잘못이 아니라고. 내가 잘못한 게 아니라 사생아를 만든 사람이 잘못한 거라고.

 

 “당신은 정말…….”

 

 정말 생각지도 못한 말로 매번 나를 구해낸다. 진창에 박혀 있던 나를 끄집어내 준다.

 빛 한 점 없던 곳에 자꾸 빛을 내려준다. 당신은 그렇게 매번 나를 구해낸다.

 예상치 못한 때에, 예상치 못한 말로 나도 몰랐던 내 상처를 쓰다듬어주고 치료해준다.

 

 “정말……. 그렇게 말해줘서 고마워요.”

 

 “에드워드, 설마 울어요…?”

 

 “이런 때는 좀 못 본 척 해주세요.”

 

 “음…. 아무래도 제가 잘못 본 것 같아요.”

 

 “늦었습니다.”

 

 내 말에 그녀는 어색하게 웃으며 내 등을 토닥여줬다. 나는 그 손의 온기에 잠시 기대기로 했다.

 아주 오래전부터 나를 옭아맸던 사슬이 하나둘씩 풀리는 느낌이었다.

 없던 죄에 죄책감을 느끼고 있었는데 이제 그런 죄책감을 느끼지 않아도 된다는 사실에 몸이 홀가분해진 기분이었다.

 

 “당신 때문에 늘 제가 구원받습니다.”

 

 “…제가 뭘 했다고 그래요. 당연한 말이잖아요. 태어난 사람에겐 아무 잘못이 없어요.”

 

 “그거 봐요. 아무도 저에게 그런 말을 해주지 않았습니다.”

 

 “…….”

 

 “모두 제 잘못이라고 했죠. 제가 부도덕한 피를 가지고 태어나서 잘못된 거라고.”

 

 “…….”

 

 “하지만 당신이 그렇지 않다고 이야기해 준 순간 다른 사람의 말은 전부 부질없어졌습니다.”

 

 정말 여태껏 들어왔던 말들은 전부 의미를 잃어버렸다. 그 누구의 말도 다신 자신을 상처 주지 못할 것이다.

 앞으로 누가 자신에게 뭐라고 떠들든 그들의 말은 자신에게 더 어떤 의미도 가지지 못할 것이다.

 이렇게 당당하게도 나에게 내 잘못이 아니라고 해준 사람이 있는 한, 누구도 자신에게 상처 주지 못한다.

 

 “정말 어쩌려고 이럽니까?”

 

 “제가 뭘요…?”

 

 “이렇게 매번 반하게 하면 제가 당신을 평생 포기하지 못하잖아요.”

 

 “그러면 포기하지 않으면 되죠.”

 

 “제가 포기하지 않으면 평생 저랑 함께 있어 줄 겁니까?”

 

 “음……. 그건 일단 사업이 성공하면 대답해드릴게요.”

 

 퉁명한 목소리로 새침하게 말했으나 전혀 밉지 않았다. 나는 소리 내 웃으며 그녀를 끌어안고 입술에 입 맞췄다.

 입술로 전해지는 온기가 따듯하다 못해 뜨겁다. 자연스럽게 내 목으로 두르는 팔이 사랑스럽다.

 이대로 그녀를 끌어안고 깊은 곳까지 탐하고 싶었으나, 여긴 그녀의 가족이 있었다.

 

 참아야겠지. 온몸이 열로 들끓었지만, 태연함을 가장하고 그녀를 품에서 떼어냈다.

 촉촉이 젖은 눈이나 발갛게 달아오른 얼굴이나, 살짝 부은 입술이 자꾸 시선을 붙잡았다.

 젠장. 손을 떼야 하는데 도저히 뗄 수가 없다. 이런 얼굴을 보고 손을 뗄 수 있는 남자가 도대체 어디 있냔 말인가!

 

 본능이 이성을 이기기 전에 나는 그녀에게서 한 발짝 떨어졌다.

 그러자 그녀가 한 발짝 다가왔다. 나는 당황스러운 마음 반, 기쁜 마음 반으로 그녀를 빤히 바라봤다.

 

 “릴리?”

 

 “에드워드…. 조금 더 키스해주면 안 돼요?”

 

 “…안됩니다.”

 

 “왜요?”

 

 “제가 당신한테…. 무슨 짓을 할지 모르겠거든요.”

 

 “왜 하면 안 되는데요? 우린 연인이잖아요.”

 

 “여긴 부모님도 있지 않습니까….”

 

 “…이럴 때 진짜 답답한 거 알아요?”

 

 못마땅하다는 듯 삐쭉 튀어나온 입술과 아래로 사정없이 내려가는 눈썹이 왜 또 이렇게 귀여운 건지.

 그녀가 답답하다, 소심하다, 어떻게 이런 상황에서 그런 말을 할 수 있냐고 쉴 새 없이 재잘거리는 입술 위에 짧게 키스했다.

 그러자 그녀가 언제 투덜거렸냐는 듯 금세 조용해졌고, 얼굴이 발갛게 달아올랐다.

 

 “못 됐어….”

 

 “저도 당신을 안고 싶은 마음은 큽니다만, 번갯불에 콩 구워 먹듯 하고 싶진 않습니다.”

 

 “그럼요?”

 

 “제대로 결혼하고 예쁜 신방에서 해야죠. 원하신다면 침대 위에 장미꽃잎도 깔아두겠습니다.”

 

 “…그건 당연한 거 아니에요?”

 

 그녀의 뾰족한 눈에 입 맞춰주고 나는 알았다며 그녀를 꼭 껴안았다. 우리의 미래에 대해 이야기할 때마다 늘 웃음이 나왔다.

 행복이라는 걸 눈으로 볼 수 있다면 분명 자신에겐 릴리의 모습으로 보일 것이다.

 그만큼 그녀는 언제나 자신에게 행복을 주고 웃음을 주는 존재였다.

 

 그녀와 함께하는 미래도 언제나 행복하고 즐겁겠지. 하루빨리 당신과 가족이 되고 싶다.

 그래서 당신의 곁에 내가 있는 게 당연하고, 내 곁에 당신이 있는 게 당연한 일상을 맞이하고 싶다.

 오래오래 행복하게 지냈답니다, 로 끝나는 동화책처럼. 당신과 오래도록 행복하게. 늙은 뒤에도 두 손 꼭 잡고 걸어가는 미래를 꿈꿔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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