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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추리/스릴러
안의 너
작가 : 녹슨등잔
작품등록일 : 2020.8.18

과거의 악몽이 되는 3인방의 잔재를 떨치지 못한 부식이란 남자가 있다. 우연찮게 박나리라는 미스터리한 남자와 친구가 된 고독한 사람이다. 나리는 신비스런 힘의 소유자로, 눈을 마주치는 것만으로도 상대방으로 하여금 스스로를 객체로서 마주 보게 한다.
나리는 씻지 못한 죄를 저지른 자들로 하여금 낙인을 먹인다. 그가 모르는 곳에서는 X교라는 사이비 종교의 신봉자들이 세상을 잿빛으로 만들고 있다. 나리가 그들의 소굴로 흘러 들어간 건 순전히 우연만은 아니었을 것이다. 그들 모두 지독한 악인들임에는 부정할 수 없고 부식의 소용돌이 또한 거기서 소멸되어야 한다.

 
27. 인간
작성일 : 20-08-31 07:51     조회 : 246     추천 : 0     분량 : 697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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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빛 한 점 들지 않는 눅눅한 곳이었다. 은샘이 아는 게 딱 그 정도였다. 물방울 떨어지는 소리가 자그마하게 들렸다. 아무 말이나 해도 진동할 걸 알고 있었다. 어딘가의 지하였다. 그녀는 몸을 움직여 보았다. 묶여 있지는 않았다. 처음엔 그녀도 겁에 질려 있었다. 하지만 어둠에 익숙해지고 사물들이 제 모습을 비추기 시작하자 긴장이 줄었다.

 그녀의 등 뒤는 벽이었다. 그녀는 벽을 더듬으면서 일어났다. 못이라도 튀어나와 있으면 위험할 텐데, 그런 생각도 못 하고 있었다. 인상을 쓰면서 눈에 온 신경을 집중했다. 벽을 따라가면서 출구를 찾아보았다. 희미하게 문처럼 보이는 게 있었다. 색이 좀 진했다. 너무 어두웠다. 차가운 감촉이 손에 닿자마자 문인 걸 알았다. 마음이 약간은 편해졌다. 하지만 그것도 잠시였다. 문은 굳게 잠겨 있었다.

 “이러기야?”

 용범의 목소리였다. 역시나 그녀의 예상대로 메아리쳤다. 그녀가 확 들이쉬는 들숨소리 역시도 입김처럼 번졌다. 몸이 몹시 끈적끈적했다. 더웠다. 너무 습하기도 했다. 그의 이상한 모습에도 그녀는 얌전했다. 변장이라고 생각하기로 했으니까.

 “여긴 어디예요?”

 “오, 떨지 않는군. 천만다행이야. 우리 사이가 이상해지는 건 싫어서 말이야.”

 “내, 내보내 줘요.”

 “그러지 마. 갑자기 왜 그래? 잠시만.”

 갑자기 환해지는 바람에 그녀는 눈을 팔등으로 가렸다. 천장에 달린 전등들이 깜빡깜빡 켜졌다. 완전히 나간 것도 있었고 눈 아프게 깜빡거리는 것도 있었다. 천장재가 없어서 골조가 드러나 있는 곳이 대부분이었다. 그 안에서 기다랗고 녹슨 못이 거미줄을 먹고 고드름처럼 삐죽 나와 있었다. 그녀는 고개를 돌렸다. 저쪽 구석에 커버나 비닐을 쓰고 있는 가구들이 한데 모여 있었다. 그 외에는 빈 공간이었다. 불쾌한 분위기로 보나 창문이 없는 거로 보나 지하가 맞았다. 건물 내부는 교실을 장방형으로 6개 정도 이어 붙여 놓은 크기였다.

 용범은 정확히 반대쪽 벽에 있었다. 다리를 엇갈리게 해서 벽에 붙어 있었다. 그쪽에도 문이 있었다. 그는 마치 관능적인 여인이라도 된다는 듯 일자로 걸어가서는 문고리에 손가락을 걸쳤다. 이를 드러내며 환하게 웃어 보이더니 문고리를 잡고 돌렸다. 오른쪽 팔꿈치에 달린 뼈다귀가 그쪽 손등을 찰싹 때렸다.

 “이것도 열리지 않아.”

 그러면서 호주머니에 있던 키를 꺼내 흔들었다.

 “여기가 어딘지 알아? 도시로 터전을 옮기려고 마련해둔 곳이야. 지금으로선 살 여지가 안 되는 건 사실이야. 하지만 너만 있어 주면 금방이야. 너 낙인을 보지? 표정을 보니까 내 말이 틀리지 않았겠고. 네가 괜히 현호 따위와 사귀고 있었던 게 아니야. 다 이유가 있었겠지.”

 “눈 밑에 그거 말하는 거예요? 한 번밖에 보지 못했어요. 그것도 오빠 거…….”

 “좋아. 고분고분하네.”

 “뭐라고요?”

 “마음에 들어. 말은 놓아라. 그리고 말이야 미리 말하는데 그놈은 족쳐야 해. 나한테 장난 전화 한 녀석 있지? 감히 너인 척하더라고. 나를 속이려고 감히 너인 척을 해! 믿어져? 여자가 아니라 남자였다는 게 믿어져?”

 “저기요…… 무섭게 왜 그러세요? 집에 가게 해주세요. 제가 누구와 사귀고 있었는지 기억 안 나세요?”

 “나지. 그래서 내가 정화해주려고. 넌 처음부터 내 여자로 태어난 거야. 보는 즉시 알았지. 우리가 다시 일가를 꾸리자. 너와 내가 일가를 만드는 거야. 엑스교라고 불러도 좋아. 아, 그거? 멍청한 거 있어. 그딴 거라도 일단은, 기둥을 심어 놔야지 집을 지을 거 아니야? 혹시 이름 잘 짓는다면 좋은 거 추천 좀 해줘 봐. 아, 이럴 게 아니라 보여줄게. 다리. 다리. 이젠 다 내려놓으려고. 다리 보여줄게.”

 그가 바지를 훌러덩 벗었다. 그녀는 뼈만 앙상한 두 다리를 보고 기겁했다. 이로써 오른팔에 잎겨드랑이처럼 하나 더 달린 뼈다귀도 실제란 걸 확실히 알았다. 그녀는 자신이 기절을 할 거로 예상했다. 하지만 이마 가운데로 가라앉던 의식이 잠깐 사이 오히려 명확해졌다. 그녀는 저항할 수 있는 도구를 찾으려 했다. 당연히 상대도 눈치를 챌 수밖에 없는 노골적인 행위였다.

 하지만 그는 호기심 가득한 시선으로 잠자코 지켜보기만 했다. 마치 30개쯤 되는 문항의 절반쯤 한 채점에서 동그라미가 계속 나오는 제자를 바라보는 스승의 심정으로. 언제쯤 오답이 나올까 기다리면서 또다시 동그라미를 치는 기분으로.

 “그만둬. 나하고 그놈이나 찾자. 그놈하고 아는 사인 거 아니까 힘 빼지 말자고.”

 “가까이 오면 죽여 버릴 테야!”

 “한 걸음.”

 그가 다리를 찢듯 한 발 크게 다가갔다.

 “두 걸음.”

 좀 짧았다.

 “세 걸음. 네 걸음.”

 연속해서 두 번 갔다. 그녀가 물러난다.

 “왜 이래? 다섯 걸음.”

 “오지 말라고!”

 “여섯, 일곱, 여덟 걸음.”

 “오지 마!”

 “나하고 그놈 죽이러 가자. 그러고 보니까 말 놓고 있잖아? 좋은 징조구만. 은샘아 내 말 들어. 너 꿈이 뭐였더라, 모델이랬나? 하지만 뭐 하고 있었지? 겨우 편의점 따위에서 시급이 얼마야, 그것 받…… 나하고 있으면 돈을 만질 수 있어. 몸이 따듯해진다고. 거기다 매우 정의롭고 선한 일을 하면서 버는 돈이야. 생각해 보면 아주 정당하게 돈을 버는 거라고. 일종의 사회적인 기업이랄까. 우리가 시초야. 우리가 힘을 합쳐서 일가를 만드는 거라고. 그 전에 그놈을 찾자. 너인 척한 그 멍청한 녀석을 잡아 족치자!”

 “경찰이 당신을 쫓고 있을걸?”

 “나를? 왜지?”

 “살인자니까.”

 “아?”

 “당신 가족 중에 두 명이 조사를 받고 있어. 너도 지금 쫓기고 있을걸?”

 “존중은 해주라. 당신도 껄끄러운 마당에. 너라니? 이거 너무하잖아……! 오빠라고 해. 근데 두 명이 살아 있어? 혹시 어린애도 있었어, 거기에? 걔는 살았으면 하는데. 사실 상관이 없긴 해. 내가 그런데 관심이 없어. 내 관심은 오로지 너 하나야. 그것만으로 족하지. 그놈을 찾자.”

 “나 도망 못 가지?”

 그녀가 언젠가부터 흘러내리던 눈물을 닦으며 물었다.

 그가 기다린 후 답했다.

 “알잖아.”

 

 전화기. 부식의 머릿속에 있는 단어였다. 그는 단어의 것을 물끄러미 바라보고 있었다. 실체가 손에 잡혔다. 매끄러웠다. 들자 진공 상태의 메아리가 들렸다. 좋은 소리는 아니었다. 다이얼을 누르자 고요해진다. 그는 마지막 숫자인 5까지 눌렀다. 전화기가 꺼져 있었다. 3일째였다. 그는 수화기를 얌전하게 내려놓았다. 뇌를 다친 사람처럼 시무룩하게 부엌으로 갔다. 습관화된 동작을 했다. 믹서기를 꺼내고 닭가슴살을 갈았다. 요구르트를 섞은 걸 큰 컵에 넣었다. 수저로 휘젓다가 역한 걸 입에 넣고 삼켰다.

 이를 닦기 위해 욕실에 갔다. 세면대를 보자 약간은 기분이 나아졌다. 예전보다 훨씬 활기가 넘치는 모습이었다. 이젠 55킬로그램쯤 되기 때문이었다. 75킬로그램을 목표로 하고 있으니 아직 갈 길이 멀었다. 정상이라는 말이 그리운 그였다. 하지만 정상이라는 말에서 우울함을 느끼진 못했다.

 그는 자기로 된 세면대에 물을 받다가 내가 왜 이 짓을 하고 있지 하며 기억을 되짚게 되었다. 물을 빼내고 치약을 짰다. 물컵에 물을 받았다. 입가의 물을 닦고 거실을 나가자 마침 스마트폰이 진동하고 있었다. 그는 진동이 끝나기 전에 통화 버튼을 누를 수 있었다.

 “여보세요?”

 “형!”

 “왜 그렇게 흥분했어?”

 “형 혹시 우리 집에 왔어요?”

 “무슨 소리야? 너무 뜬금없잖아. 내가 너희 집을 어떻게 알고…….”

 “이야 이거.”

 “무슨 일 있어?”

 “이상한 사람이 우리 집 현관에서 기웃거렸다더라고요. 주인아줌마가 발견해서 다행이지 하마터면 귀찮게 될 뻔했네.”

 “근데 왜 날 의심해?”

 부식의 음성에 건조한 웃음기가 베여 있었다.

 “수상쩍은 사람이라잖아요. 좀비 남만큼 수상한 사람이 어디 있을까요?”

 즐거운 어조. 웃음을 참는 듯한 어투.

 “바보 같은 소리 좀 그만둘 수 없어?”

 “내가 얼마나 진지한데요. 이야 이거 참 곤란한데. 하마터면 강도 들 뻔했다고요. 스토커 살인마면 어떡해요?”

 “112에 전화해 줘?”

 “농담도.”

 “오늘 뭐 할 거야?”

 “만나게요?”

 “할 말이 없어서 물어본 거야.”

 “방구석에서 게임 하려고요. 새로 산 비행기 게임을 끝장내려고요. 게임 좋아하세요?”

 “싫어해.”

 “그럴 테죠. 그게 어울려.”

 이 말을 하면서 나리는 눈을 가늘게 하고 있을 터였다. 부식의 생각엔 그랬다. 전화를 끊고 부식이 처음 한 일은 부엌으로 가는 거였다. 그는 강박적으로 냉장고에 집착하고 있는 자신의 모습에 조소했다. 하나가 괜찮을 거 같으면 다른 게 말썽이다. 60킬로그램을 바라보는 체중. 그는 이가 뻐근한 이유가 양치를 했기 때문이란 걸 상기하면서 산책 장소를 생각해 보았다. 아득한 선풍기 돌아가는 소리가 들렸다. 걸리버처럼 바다에 서 있는 풍력발전기가 보고 싶었다. 하지만 그런 곳은 너무 멀다. 그래서 그는 현실적인 방안을 구체화했다. 가까운 강가로 가기로 한 것이다.

 

 강물에는 수없이 많은 별이 부유하고 있었다. 빛의 유빙이 기분을 산뜻하게 만들었다. 키다리 새가 수심이 얕은 곳에서 조형물처럼 서 있었다. 자맥질을 할 때만이 살아 있음의 증표였다. 바람이 불자 갈대들이 무명천처럼 흔들렸다. 사그락사그락 소리에 그는 모래사장을 떠올렸다. 사하라 사막처럼 절망의 이미지였으나 샌들을 신은 작은 발이 그것을 뭉개고 지나가자 사람들로 떠들썩한 휴양지에 지나지 않았다.

 그는 얼굴의 땀을 닦아내면서 하늘을 올려다봤다. 땀으로 젖은 티셔츠는 특히 겨드랑이가 예민했다. 허벅지 안쪽에서도 살갗이 직조 물을 빨아 댕겼다. 그는 손으로 몸에 붙은 것들을 떼어 내면서 다시금 눈썹에 매달린 땀을 쓸어댔다. 그는 평지와 연결되는 계단에서 스마트폰을 꺼냈다. 강에 미련을 둔 것처럼 연방 뒤돌아봤지만 정신은 휴대폰에 팔려 있었다. 아버지에게 전화를 걸었다. 휴대폰이 꺼져 있었다.

 ‘죽기라도 한 거야……?’

 진짜 그럴지도 모르겠다고 생각했다. 그는 죽은 아버지가 발견되는 장면을 상상했다. 집주인부터 119구조대, 심지어 강도까지 발견자로 등장했다. 사인은 고독사. 하얀 천에 덮인 아버지가 시체안치소로 가는 과정을 머릿속에 그렸다. 시체와 마주했을 때 어떤 반응을 보여야 할지 고민했다. 슬퍼할 자신이 없었다. 장례식 절차도 모색했다. 찾아올 사람이 없을 것이다. 외아들이니 당연히 모든 절차의 중심이 되어야 한다. 그리고 역시나 울 능력이 되지 않았다. 어둡게 있을 순 있지만 연기로라도 눈물을 흘릴 자신은 없었다. 부식은 원래 그런 사람이었다. 아버지를 싫어해서가 아니었다.

 나무 그늘을 발견한 그는 그리로 들어갔다. 그림자만으로는 수백만 마리의 나비가 한데 모여 있는 듯했다. 곳곳에 구멍이 뚫려 있지만 그런 곳마다 빛의 일색이었다. 그는 앱을 다운받았다. 예전부터 생각은 했던 거지만 슬슬 직업을 알아봐야 할 거 같았다. 당장은 몸 때문이라도 힘들겠지만 가까운 시일 내에 면접을 보게 될 거 같았다. 계속 놀고먹다간 정말 좀비란 게 될지도 모른다.

 ‘아.’

 그 소리가 그의 머릿속을 점차 환기했다. 오물에서 뒹굴던 몸이고 아직도 몸에 밴 악취에서 벗어나지 못했다. 자신이 뭘 할 줄 아는지 생각해 보던 그는 마냥 웃음만 나왔다. 앱이 92% 다운되었다. 그는 취소 버튼을 눌렀다. 고독한 로미오라도 된다는 듯 죽은 연인을 그리워하던 숱한 날들도 머릿속에서 취소했다. 죽은 연인의 목소리가 들리게 눈과 뇌를 직접 연결하였으나 무반응이었다. 들렸다면 바로 취소했을 것이다. 온 오프를 하듯이 아무렇지 않게. 일상에 있는 수많은 스위치가 그에게 의미를 줬던 적이 있던가.

 ‘오…… 빠…… 나…… 는…….’

 들릴 수 없는 소리였다. 그는 머리를 젖혔다. 소리는 사라졌고 머릿속에선 잠깐의 울부짖음이 있었다. 뇌가 마사지 되는 게 느껴졌다. 그는 허탈하게 웃었다. 이래선 사는 것도 아니었다. 살고자 하는 마음의 빌미로 강변에 산책을 나온 게 아니었는가. 미술관에 간 것도 심미적인 걸 사랑해서였다. 원래부터 그런 인간은 아니었지만 점차 바뀌고 있었다. 시도를 해보면서 좋아하는 것과 실망스러운 것이 구분되었다.

 하지만 그는 이미 죽은 사람이었던 것이다. 만약 연인이 자살하지 않았다면 그가 자살을 했을 것이다. 그는 인생이라고 부르기엔 너무 헐거운 것을 가지고 있었다. 너무도 악랄한 짓을 저질렀다. 그녀가 몸을 팔아 번 돈으로 5년의 세월을 유예한 것과 다르지 않았다. 그녀는 몸을 망쳤고 나머지 인생마저 끝장났다. 하지만 그는 혼자만의 시간에 갇혀 늙지도 않는 사람이었다. 이제는 살을 찌우겠답시고 콧노래를 부른다.

 방금 그는 앱 따위를 지우는 아주 사사로운 행위를 했다. 그것의 결과는 비참한 본연을 바로 보는 것이었다. 얼마나 적나라한지 하마터면 장님이 될 뻔했다. 나리에게도 죽지 않은 몸이었다. 하지만 자기 자신이란 적은 너무 막강하다. 그는 죽고 싶지 않았다. 절대고 그러고 싶지 않았다.

 

 나리는 불을 껐다. 게임을 하다가 연신 꾸벅거렸었다. 하지만 누우니 잠이 달아나는 진귀한 현상이 벌어졌다. 그렇다고 일어나는 것도 싫었다. 그는 살짝 열린 창문의 알루미늄 이빨을 보았다. 누군가 여기로 들어와 곤히 잠든 자신의 목을 따는 상상을 했다. 그것을 이루기 위한 최적의 방식과 방법들을 생각해 보았다. 자신이라면 어떻게 할까 상상해 보았다.

 방범창을 어떤 방식으로든 뜯는 것도 그중 하나였다. 몇 중의 잠금장치가 달린 현관문이 신기방기하게 열리는 모습도 그려 보았다. 방범창을 쇠톱 같은 것으로 자르는 게 제일 현실적일까? 그는 감정의 동요를 애써 진정시켰다. 아까도 누군가의 그림자가 지나다니는 느낌이었다. 그래서 비디오게임 시간이 는 것이다. 밤이라면 상대의 눈을 제대로 볼 수가 없다. 선글라스를 낀 상대방의 눈도 공략하기 힘들다. 불가능은 아니지만. 밤의 눈도 마찬가지로 난공불락은 아니었다. 얼마만큼의 희생을 감수해야 할 수는 있었다. 그는 찝찝한 생각들을 떨쳐내기 위해 돌아누웠다. 통 잠이 오지 않는다.

 ‘은샘이는 아니겠지? 내 집을 아는 건 걔뿐인데. 내가 집 주소를 왜 가르쳐 줬더라……?’

 하지만 집주인 여자가 본 건 남자였다. 최소한 좀비 남 정도의 수상쩍은 인물.

 창문을 열어 놓은 건 굉장한 익살이었다. 누구냐고 불러도 대답을 않으니 그랬던 거 같았다. 몇 개의 잠금장치가 달린 현관문과 방범창을 믿고 살짝 열려 있는 창문. 어떤 게 훗날에 심적 롤러코스터를 선물할지 생각을 하면서 그는 서서히 잠에 빠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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