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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판타지/SF
오리진
작가 : 시리홍
작품등록일 : 2019.9.23

세상의 상냥함은 껍데기에 불과했다.
그 안에 숨어있던 세상의 진실을 어떠한 사건으로 인해 어쩔 수 없이 깨달아버린 주인공은, 죽지 못해 살아가고 있었다.
그러던 중, 그에게 갑작스럽게 기회가 찾아오게 된다.
세상을 바꿀 수 있는 기회가.

 
118화 왕과 함께 (3)
작성일 : 20-08-30 23:16     조회 : 321     추천 : 0     분량 : 41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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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후후.. 어렵기는 해도, 거의 다 읽어가는 구만. 이거 참! 생각보다 많은 일을 했어!"

  연한 갈색 책의 마지막 장을 바라보고 있는 왕이 기쁜 마음을 주체하지 못하고 함박웃음을 짓고 있었다.

  이곳에 처음으로 넘어왔던 시은이가 남긴 책을 읽으며, 왕은 감회에 사로잡히기도 하고 웃기도 하고, 슬픈 눈으로 과거를 회상하기도 했다.

  하지만 마지막 즈음에 이르러선, 그녀가 무엇을 원했는지 어느 정도 간파하고 나서는, 그녀를 위해 해줘야 할 일이 참 많이 남았다는 것을 깨닫게 되었다.

  왕이 마지막 장을 펼침과 동시에, 들려온 목소리.

 "..다 읽었다."

  회색의 두꺼운 책은 진작에 다 읽었고, 지금 시은이가 덮은 책은 색바랜 푸른색의 책이었다.

 "뭣! 내가 한 권을 겨우겨우 읽어가고 있었는데, 벌써 두 권을 다 읽었다고?"

 "아니, 해석하면서 읽으니까 느릴 수밖에 없죠. 그런데도 거기까지 벌써 읽었다는 게 오히려 제가 더 놀랍네요."

  시은이가 두 권을 읽는데 걸린 시간은 3일 정도.

  보이는 것과 달리 엄청나게 페이지 수가 많았기도 했고, 중간중간에 깊은 생각에 빠져들어가게 하는 내용들이 섞여있었기 때문에 꽤나 긴 시간을 소비했다.

  왕이 마지막 장을 펼치고 있는 저 책도, 아주 얇은 종이로 되어있어서 상당히 많은 양의 내용을 담고 있었을 텐데, 해석까지 해가면서 중간중간에 이것저것 생각했을 텐데.

  벌써 다 읽어간다는 것이, 어찌나 대단한 일인지.

  왕 본인만 모르고 있는 것 같았다.

 "후우..나 이거까지 얼른 읽을 테니. 커피라도 한 잔 더 내려줘."

 "천천히 읽으세요. 커피 한 잔 내려드릴 테니까."

  몇 번 째의 커피인지 알 수 없었지만, 이제는 완전히 능숙한 손놀림으로 시은이는 커피를 내렸다.

  직업보너스로 보정받는 것을 넘어서, 이제 손에 완전히 익었기에 가능한 손놀림.

  그가 내는 맛은, 이미 오리진의 시은이를 넘어섰을지도 몰랐다.

 '..고리온 드.'

  그가 건네주었던 색바랜 푸른색의 책.

  왜 그가 다른 이들에게 보여주지 말라는지 알것 같았다.

 '이건 그냥 일기장이잖아.'

  말 그대로 자신의 하루하루의 이야기를 담은 일기장.

  고리온 드는 아무런 가감없이 자신의 사생활을 그대로 드러냈고, 그 때마다 그 때의 감정과 생각을 그대로 적어냈다.

  마치 생각을 그대로 드러낸 것마냥, 누군가가 고리온 드의 마음을 읽어내어 기록한 것처럼 사소한 것 하나하나까지 전부 적혀있었다.

  그 분량은 오리진에 있던 때부터 시작해서, 베타로 넘어오고 약 200년간.

  그리고 최근의 3년간.

  그렇게나 많은 분량을 어떻게 다 읽을 수 있을까 싶었지만, 하루하루에 적힌 내용들이 그렇게 길지 않았고, 술술술 읽히는 화법을 사용해서 무척이나 편하고 빠르게 읽을 수 있었다.

 '..왜 읽으라는지 알겠어.'

  가감없이 드러냈기 때문에, 고리온 드가 어떠한 생각을 했었고, 그가 이곳에 왜 넘어오게 되었는지, 그의 재능의 기원부터 시작해서 현 그의 수준 등.

  마치 고리온 드라는 사람의 삶을 체험한 것만 같았다.

  확실히 이것을 읽고나니, 그에 대해서 냉정해지기가 쉽지 않았다.

 '..바라는 것이 완전히 다른 것도 아니고.'

  가능하다면, 그가 김시은을 제대로 이곳으로 불러주기를 바라고 있었다.

  그렇다면, 자신도 더 이상 오리진에 대한 미련을 가지지 않을 수 있을 것 같았으니까.

 '그리고 애초에..'

  고리온 드의 재능을 알게 된 이상, 그와 절대 적대관계를 맺어서는 안된다는 생각밖에 들지 않았다.

  왜 왕이 자신보다 재능이 훨씬 강하다는 표현을 썼는지 알 것 같았다.

 '이건 강한 정도가 아니라..'

  강함을 넘어선 특별함이었다.

  아마도 단 한 번도 이러한 재능을 가진 이는, 베타에서도 존재하지 않았을 것이고, 오리진에서 베타로 넘어온 이들중에서도 없었을 것이다.

  만약에 고리온 드의 재능을 가진 이가 있었다면, 이미 그가 천년의 대회에서 우승했을 테니까.

  지금 가장 우승에 근접한 것은, 다른 누구도 아닌, 고리온 드였다.

 '..이거 내가 지켜줄 필요가 있을까.'

  오리진의 김시은을 불러들이는데 집중해야 하니, 그저 신경쓰이지 않게만 막아달라는 의미라고 받아들이기로 했다.

 '그리고 이 책.'

  옛 여주인이 남긴 마지막 책. 회색의 두꺼운 책.

  그녀는 이 책을 지금쯤 읽게 될 것이라는 것을 알고 있었을까.

  그녀가 그 책에 남겨둔 내용은 상상이상의 것들이었다.

  고리온 드가 생각했던, 리셋이라고 표현하는 것.

  그것에 관한 내용을 포함하여, 전혀 그 짧은 사이에 정리할 수 없는 것들을 전부 이 책에 정리를 해두었다.

  오리진과 베타의 진실은 기본이요. 그 구조가 이루고 있는 근간부터 시작해서, 왕이 짧게 설명했던 자신의 사명에 대한 것 또한 아무렇지 않게 흘러가는 정보마냥 적혀있었다.

  세상의 이면을 들여다본 기분.

  이 책이 베타의 언어로 번역되었다면, 커다란 반향이 일어날 것임이 분명했다.

 '실운이 읽지 못해 다행이야.'

  그가 가져가자마자 읽어낼 수 있었다면, 이미 자신은 이곳에서 숨 쉬고 있을 수가 없었을 것이다.

 '..시은씨.'

  그녀가 얼마나 자신에게 걸었던 기대가 컸는지, 이제야 깨닫게 되었다.

  이미 알고 있다고 생각했었는데, 그건 빙산의 일각이었다.

  그녀는 정말 자신의 손에 모든 것을 걸어두었던 것이다.

 '전 그렇게 강하지 않아요..'

  주변에서 여전히 멈춰있는 소중한 이들.

  이들이 없었다면, 시은이는 여기까지 올 수 없었을 것이다.

  그녀가 전해준 의지와 힘이 얼마나 강렬한 것인지, 지금의 자신은 그것을 제대로 소화해내지 못해고 있음이 안타까울 뿐이었다.

 '근데 왜 시은씨의 재능에 대해서는 적혀있지 않은 걸까.'

  다 읽고 나서 몇 번을 검토했음에도, 그에 관한 내용을 찾을 수 없었다.

  의도적으로 빠진 건지, 뺀 건지.

  자연스레 언급조차 되지 않았다.

 '..왕도 몰랐지.'

  그녀가 제대로 된 설명을 하지 않았기 때문에 왕도 그녀의 재능에 대해서 온전히 알지 못한다고 했다.

  그래서 시은이가 진그를 언급했었는데, 왕도 그를 아는지, 약간 씁쓸한 표정을 지었었다.

 -그는 내게 실망했어. 아마 더 만나주지 않을 거야.

  진그와 무슨 일이 있던 것인지 제대로 이야기 해주지 않았지만, 대충 알 것 같았다.

 '시은씨와 연관되어 있겠지..그녀가 실패했던 이유하고.'

  그가 진그마을에서 자신을 부른 것만해도 알 수 있었다.

  왜 이곳에 또 왔냐는 말.

  실패한 이가 어떻게 되는지, 시은이는 잘 알고 있었다.

  그런 그녀가 목숨을 부지하고 오리진으로 넘어가게 된 건, 기적적인 일이었을 것이다.

  물론 그녀는 그걸 원치 않았지만, 적어도 진그는 그렇게 생각했던 것이 아니었다.

  그저 잘 돌아가서 다행이라고 여겼던 것.

  그런 이가 돌아왔으니, 어찌 다시 그녀를 부르지 않을 수 없을까.

 '진그를 찾아가봐야되나.'

  그녀의 재능을 알아둬야 할 것 같았다.

  비록 자신이 그 모든 힘을 전해받지 못했을지라도, 단서라도 찾아낼 수 있다면, 그녀의 힘의 일부를 더 얻을 수 있지 않을까.

  이런 미친듯한 기력감응도 말고도, 그녀가 가지고 있던 힘은 더 많을 것이다.

  그것을 조금이라도 더 얻을 수 있다면.

 -시은이가 돌아올 수만 있다면, 이 천년의 대회. 어떻게 될지 장담할 수 없지.

  다른 정보와 왕의 말을 토대로 결론 지을 수 있는 건.

  오리진에 있는 김시은이 힘을 되찾아 베타로 올 수 있다면.

 '그 누구도 시은씨를 이길 수 없다.'

  그럼 거기서 궁금증이 생겼다.

  그런 역대 최강의 칭호를 가진 그녀가 왜 400여년 전에 일어난 천년의 대회에서 우승하지 못했던것인지.

  왕도 그 당시의 얘기를 너무 짧게 전했기에, 그 모든 내용을 들을 수가 없었다.

  아니, 왕은 의도적으로 그 때의 기억을 지워낸 것 같았다.

 '그것이 아니라면, 너무 오래된 기억이라 제대로 기억하지 못하는 것일수도.'

  세상의 모든 정보를 얻은 것 같았지만, 왠지 중요한 포인트에 대한 정보는 놓치고 있는 것만 같았다.

 "으음..! 역시 몇 번 맡아도 냄새가 참 좋아!"

  어느새 마지막 3차 추출까지 끝낸, 핸드드립 커피를 잔에 옮겨 담아 왕에게 건네주었다.

  왕은 마지막 장의 중반 부분을 해석하고 있었다.

  앞으로 약 7~8분 뒤면, 왕도 책을 전부 읽어낼 수 있을 것이다.

  그렇게 읽은 정보를 정리하는데 약 3~5분.

  약 10~13분의 시간동안 시은이는 무엇을 할 수 있을까.

 '그래, 일단 얻은 정보로 계획을 수정하자.'

  시은이는 재빠르게 자신의 것을 하나 더 내려, 커피를 천천히 입에 머금으며, 앞으로의 계획을 다시 수정하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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