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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로맨스
이사님~ 제발 그것만은...
작가 : 라미루이
작품등록일 : 2020.8.1

일년전 사별한 남편이 꿈속에 나타나기만 하면 분위기가 요상해져..이를 어쩌지..잠을 안 잘 수도 없고..남보다 생생한 꿈을 꾸는 시아 엄마
"정이수"의 꿈과 현실을 오가는 처절한 생존 육아 분투기. 얼마 전부터.. 귀가 간질간질.. 아이들 속마음까지 들리는데. 과거 계약연애를 했던 이사님은 늘찬 아빠가 되어 나타나고. 이사님과의 좌충우돌 티키타카는 현실이라네~
#꿈환상공포호러판타지 #여주히어로 #여주사이다 #이사님은엉뚱찌질집착파트너 #무궁무진스토리 #로코물 #재회물 #육아물 #이세계모험물
ramilui5058@gmail.com

 
30. 저 바다에 뛰어들어 키스하고 싶어.
작성일 : 20-08-30 22:44     조회 : 300     추천 : 0     분량 : 54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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맑은고딕 나눔고딕 돋움 굴림 궁서 바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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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검푸른 바다엔 은빛 파도가 물결치고,

 

 밤하늘 복판에 휘영청 떠오른 보름달이 이수와 태오의 달뜬 얼굴을 밝힌다.

 

 저 멀리, 너울대는 수면 위로 진회색을 띤 삼각형 지느러미가 솟구치더니

 

 이내 자취를 감추는데..

 

 "이사님, 저기.. 뭔가가 헤엄치네요?"

 

 "그러게. 한두 마리가 아닌데?"

 

 저 멀리 수평선까지 늘어선 가로등을 훤히 밝힌 듯, 평소보다 밝은 밤바다 덕분에

 

 여유롭게 헤엄치는 '그 생물체'가 무엇인지 쉽게 알아낸다.

 

 "도, 돌고래야. 돌고래.."

 

 "어멋, 그러네요. 돌고래 가족인 거 같은데..

 

 밤중에 어딜 저리 헤엄쳐 가는 걸까요?"

 

 못내 궁금한 표정으로 태오를 바라보는 이수.

 

 "글쎄, 우리처럼 지들 동네에 밤마실 나온 게 아닐까? 달맞이도 할 겸 말이야."

 

 "제주도에서 자유롭게 헤엄치는 돌고래를 보다니..

 

 그것도 밤바다에서.. 뭔가 낭만적이네요."

 

 그녀는 동의를 구하려는 듯, 짙푸른 파도가 넘실대는 눈동자를 빛내며

 

 태오를 바라보는데..

 

 몇 가닥 머리칼이 그녀의 눈동자를 가로지르자 태오는 천천히 손을 뻗어

 

 동그란 귓바퀴 뒤로 그것을 넘겨준다.

 

 "당신 눈동자에도..

 

 보름달이 떴네.

 

 눈부시게 이쁘다. 정이수.."

 

 그의 굵은 팔뚝이 이수의 가녀린 허리를 감싸 안는가 싶더니,

 

 바짝 힘이 들어가며 끌어당긴다.

 

 그들의 달아오른 욕망을 간신히 제어하고 있던 퓨즈에 과전압이 흐르며

 

 흔적도 없이 녹아 사라져 버리고..

 

 이수와 태오의 혀는 서로의 들뜬 입술과

 

 여린 귓가 그리고 목덜미를 끊임없이 탐하며 영영 지울 수 없는 흔적을 남긴다.

 

 그녀는 자신의 쇄골 사이 오목한 골짜기에 얼굴을 묻고는

 

 점점 아래로 내려가는 태오의 단정하게 정리된 머릿결을

 

 쓰다듬어 내린다.

 

 "당신에게서.. 싱그러운 바다 내음이 나.

 

 여린 속살을 타고 깊이 내려가면.. 혀 끝에 감도는 비릿한 맛까지 똑같아.

 

 마치 깜깜한 바닷속에서.. 나 홀로 헤엄치는 그런 기분."

 

 그녀의 가슴골에 얼굴을 파묻고 아기 피부처럼 부드러운 살결을 찬양하듯 연신 입을 맞추는 태오.

 

 "저 바다를 닮은.. 당신의 아름다움에 입을 맞추고 싶어."

 

 "이, 이사님.. 절 꼭.. 안아 주세요.

 

 제 몸이 산산이 부서져도 좋으니. 저 파도가 우리를 삼키지 못하도록..

 

 더 세게 안아주세요."

 

 모래사장에 길게 드리워진 이수와 태오의 그림자는

 

 이내 한 몸이 되고, 멀리서 다가온 하얀 파도의 끝자락이 시샘하듯 살짝 건드리고는 물러간다.

 

 반쯤 눈을 감은 이수의 몸이 수평선을 따라 서서히 기우는가 싶더니..

 

 푹신한 백사장에 살포시 눕혀지고.. 저 하늘의 둥근달을 가린 태오의 조각 같은 얼굴이

 

 그녀의 눈동자를 가득 채운다.

 

 동시에 살짝 벌린 입술 사이로 흩어지는 옅은 신음 소리.

 

 "너무 좋아요. 어쩌면 좋아요. 이사님,

 

 이, 이대로 시간이 멈췄으면 좋겠어요."

 

 "나도 같은 생각 했어.. 내일 아침이 오지 않았으면 하고.."

 

 그들은 부드러운 모래사장에 파묻힐 듯 나란히 누워 서로의 육체 안에서

 

 숨 쉬고, 헤엄 치다가 숨을 멈추고는 깊이, 더 깊이 파고 들어간다.

 

 태오의 탄탄한 광배근의 결을 매만지던 그녀가 그의 등을 가볍게 두드린다.

 

 "이사님, 절 여기에.. 파묻어 버릴 작정인가요?"

 

 두 사람은 한 몸이 되어서는 이대로 모래 속에 깊이 파묻혀

 

 저 번잡스런 세상 밖으로 나오고 싶지 않았나 보다.

 

 "아, 아니.. 우리 잠깐 숨 좀 돌릴까?"

 

 잠시 망설이다가 수줍은 듯 다리를 오므리는 그녀의 몸에서 내려와 옆에 눕더니

 

 밤하늘을 바라보는 태오.

 

 "당신 옆에서.. 이렇게 제주 밤하늘을 바라볼 수 있으니..

 

 오늘만큼은..

 

 이 세상에서 제일 운 좋은 놈은 바로 나야."

 

 그의 말에 피식 실소가 터지는 이수.

 

 살며시 그녀의 젖은 머리 아래 손을 넣어 팔베개를 해 주는 이사님.

 

 "이사님, 팔 저리지 않을까요?"

 

 "당신 동그란 머리.. 받쳐줄 만한 팔뚝은 되거든.."

 

 태오는 팔뚝에 잔뜩 힘을 주어 팽팽히 부푼 이두근과 삼두근을 자랑한다.

 

 그녀의 얼굴을 돌아보며 진지한 표정으로 입을 여는데..

 

 "이제 와서 하는 얘기지만..

 

 당신이랑 맺은 그 계약..

 

 진작에 맺었으면 어땠을까 하는 아쉬움이 있어."

 

 당신이 회사에 갓 들어온 신입 때부터 쭉 지켜봤는데..

 

 이렇게 가까운 사이가 되리라고는.. 미처 몰랐어."

 

 "사실 상상도 못 했죠. 계약 연애라고는 하지만..

 

 원래 남녀 사이가.. 다 타이밍이 있는 거 같아요.

 

 하늘이 맺어준 천생연분이더라도.. 물이 펄펄 끓고 뜸을 들이는 시간이 지나서야

 

 이렇게 옆에 나란히 누워.. 밤하늘을 올려다볼 수 있는 거 아닐까요?"

 

 "아마도 그렇겠지?"

 

 그는 이수의 앵두 같은 입술을 감탄하듯 바라보다 촘촘히 빛나는 별 무리를 거느리고

 

 서쪽으로 살짝 옮겨간 보름달을 응시한다.

 

 "나중에 우리..

 

 다시 여기 올 수 있을까?"

 

 "그건.. 저 하늘이 도와야 가능하지 않을까요?"

 

 태오는 잠시 생각에 잠기더니..

 

 보름달을 바라보며 뭔가를 중얼중얼거린다.

 

 "이사님, 방금 소원 빈 거 맞죠?"

 

 "마, 맞아."

 

 "무슨 소원 빌었는데요?"

 

 "그건 비밀이야. 입 밖으로 말하면 부정 타서 소원이 안 이루어진다 하더라고.."

 

 "치이. 궁금하게시리.."

 

 "나중에 소원이 이루어지면 알려줄게.

 

 내가 그날 제주도에서 밤하늘 바라보며 기원한 덕분에..

 

 '그 소원' 성취한 거라고 말이야."

 

 이수는 더 이상 자세히 캐묻지 않았다.

 

 태오의 맑은 눈동자에 떠오른 보름달이 그녀의 섣부른 궁금증에 못 이겨

 

 순식간에 사라질까 봐 두려웠기 때문이리라.

 

 변 팀장이 제조한 '핵폭탄주'의 뒤끝이 작렬하기 시작한 걸까?

 

 태오의 탄탄한 근육질의 몸이 마침내 지친 듯 생기를 잃어가고,

 

 반짝이는 눈빛이 스르르 저물어 갈 즈음..

 

 슬슬 저릿해 오는 그의 왼팔 이두박근을 배려하는 마음이었을까?

 

 이수는 몸을 일으키고는 무릎을 구부리고 앉아 끊임없이 영역을 넓히며 들이치는 파도를 바라본다.

 

 "변 팀장.. 대체 술에 뭘 섞은 거야. 결정적인 순간에 영 맥을 못 추게 하네."

 

 태오는 상반신에 묻은 모래를 털어내며 몸을 곧추세우는데..

 

 "이사님.. 저 지금.. 하고 싶은 게 있어요."

 

 "뭐, 뭘 하고 싶은데?"

 

 아무 대꾸 없이 손가락을 들어 끝이 안 보이는 수평선 너머를 가리키는 이수.

 

 너른 바다와 첫 대면을 한 아이의 간절한 동경을 담은 듯한 그녀의 표정을 살피던

 

 태오는 잠자코 자리에서 일어서더니 하늘색 셔츠를 훌러덩 벗어버린다.

 

 "잡스런 술기운도 쫓을 겸.. 어디 뛰어들어 볼까?"

 

 그는 자리에 앉아 있는 이수에게 정중히 손을 내밀고..

 

 하얀 스니커즈를 벗어던진 그녀는 망설임도 없이 태오의 손을 맞잡고는..

 

 자리를 박차고 일어나 맨발로 걸음을 옮긴다.

 

 하얀 포말을 머금은 파도가 연이어 그들을 맞이하고,

 

 이수와 태오는 점차 보폭을 넓혀 도움닫기를 하듯 전력질주를 하더니

 

 "으아아아~!"

 

 저 멀리 수평선이 사라지는 곳까지 서로의 목소리가 닿을 것처럼

 

 성난 함성을 질러대며 바다로 풍덩 뛰어든다.

 

 그들의 몸이 바닷물에 깊이 잠겼다가 다시 떠오를 때까지 그들의 손은 굳게 맞잡은 채였다.

 

 내로라하는 세계적인 서퍼도 두려워할 만한, 집채만 한 파도가 밀려와도..

 

 두 나무가 한 몸으로 얽힌 '연리지'처럼.. 질기디 질긴 이수와 태오의 인연을 끊어낼 수 없으리라.

 

 "후아!~ 이제 살 거 같네."

 

 그는 이마 위로 떨어지는 물기를 손으로 길게 쓸어 올리자 풍성한 머릿결이 일렬로 세워지며

 

 세심하게 새겨진 이목구비를 더욱더 돋보이게 한다.

 

 마치 바다에서 나고 자란 듯, 매끈한 턱선을 따라 불룩거리는 맨가슴에 흘러내리는 물기를 닦아낼 틈도 없이

 

 다시금 물속으로 뛰어드는 태오.

 

 잠시 숨을 돌리는 이수의 곁에서 잠수 실력을 뽐내다가

 

 별안간 그녀의 하얀 허벅지 아래서 불쑥 솟아오르더니..

 

 건장한 어깨 위에 그녀를 목말 태우듯 번쩍 들어 올리고는..

 

 오금에 힘을 주어 가뿐하게 일어선다.

 

 태오의 과감하면서도 자극적인 행동에 양쪽 허벅지를 바짝 오므리며

 

 옅은 한숨을 내지르는 이수.

 

 "미, 미쳤나 봐. 저 은근 무거워요."

 

 "새털처럼 가볍구만.. 무슨.."

 

 하태오 이사의 넓은 어깨와 굵은 목덜미 위에 어린아이처럼 올라탄 이수는

 

 탄성을 내지른다.

 

 "바닷속에 뛰어들어 바라보는 제주 밤바다는

 

 정말.. 아름답네요."

 

 "그러게. 환한 달빛과 별들이 파도에 산산이 부서져 우리한테 밀려오는 거 같아."

 

 "저 바다를 가로지르는 돌고래들이

 

 왜 이 밤 중에 마실 나왔는지 알 거 같아요."

 

 한동안 이수와 같은 방향을 바라보던 태오는 허리와 무릎을 굽히며

 

 그녀를 어깨에서 사뿐히 내려놓더니 바닷물에 빠질까 바로 양팔에 품어 안는다.

 

 총총한 별빛을 닮은 그윽한 눈길을 뿜으며 이수를 향해 다가가자..

 

 그녀는 자연스레 눈을 감고는 태오의 뒷목을 두 팔로 깍지걸이하듯 감싸며 매달린다.

 

 "정이수.. 당신이 여기서.. 제일 아름다워."

 

 3초.. 2초, 1초,

 

 서서히 다가온 그의 젖은 입술이 닿자마자 이수의 온몸 구석구석 뻗어나간 신경이 곤두서며

 

 그녀의 벌린 입술 사이로 격정적인 신음 소리를 터지게 한다.

 

 또다시 한 몸이 되어 밀착한 그들을 휘감아 도는 파도 소리가 더욱더 과감한

 

 터치를 가능하게 하는데..

 

 태오의 부푼 가슴에서 쏟아진 뜨거운 숨결이 이수의 목덜미와 귓가를 핥아 내리듯 흘러내리자

 

 그녀는 허리를 뒤로 크게 꺾으며 간드러진 신음 소리가 연달아 입 밖으로 터지는 걸

 

 도저히 멈출 수 없었다.

 

 "이, 이사님, 제발... 그, 그것만은.."

 

 하태오 이사도 오늘만은.. 자신의 터질 것만 같은 욕정을 멈출 수 없었는지

 

 발개진 이수의 귓가에 뭔가를 속삭이는데..

 

 "잠깐 내 방에.. 들렸다 갈래?"

 

 (미, 미쳤어요.. 다른 사람들이 보면 어쩌려고?)

 

 하지만, 속마음과는 다르게..

 

 그녀는 자신을 내려다보는 태오의 열띤 눈빛에 가득 담긴 간절한 바램을 차마 단칼에 거절할 수는 없었다.

 

 "조, 좋아요."

 

 호텔 로비에 걸린 커다란 벽시계는 자정이 훨씬 지난 시간을 가리키고..

 

 이수와 태오는 멀찍이 거리를 둔 채 눈치를 보며 바쁜 걸음으로 엘리베이터에 올라탄다.

 

 다행히 같은 T사 동료들은 변 팀장과 주 과장이 말아준 폭탄주를 마시고 뻗었는지..

 

 3층에 위치한 하태오 이사가 홀로 묵는 호텔 룸에 도착하기까지 마주치지는 않았다.

 

 그의 방에 들어오자마자 눈치를 보며 망설이는 이수를 보고..

 

 피식 싱거운 웃음을 흘리는 태오.

 

 "당신이 먼저 씻지 그래?"

 

 "네? 그, 그러죠."

 

 그는 침대에 누워 맞은편의 티비를 켜곤 리모컨을 누르며 이리저리 채널을 바꾼다.

 

 이수는 천천히 욕실로 들어가 긴 머리를 질끈 묶고는..

 

 온 몸에 묻은 바다 내음과 고운 모래를 따뜻한 물로 씻어낸다.

 

 (이수야. 오늘은.. 여기까지만 해.

 

 이사님과 끝까지 가버리면... 선을 넘어버리면..

 

 어쩌려고 그래, 정이수?)

 

 20분쯤 지났을까.

 

 보드라운 목욕 가운을 걸치고 욕실 밖으로 나온 그녀는

 

 기가 막힌 나머지 헛웃음을 지을 수밖에 없었다.

 

 변 팀장이 특별히 제조한 폭탄주에 바닷가에서 과도한 애정 행위에 몰두한 나머지

 

 급 쏟아진 피로를 못 견딘 것일까?

 

 "너무 곤하게 자서.. 차마 깨울 수가 없네."

 

 침대 위에 널브러져 요란스럽게 코를 골며 자고 있는 이사님을

 

 빙긋 미소를 지으며 바라보는 이수.

 

 (샌들이라도 벗고 자던가?)

 

 그녀는 방 한 켠에서 조용히 옷을 갈아입고는 침대 밖으로 삐져나온 그의 맨발에서 샌들을 벗겨 준다.

 

 "어, 엄마. 날 두고 가지 마.."

 

 몸을 뒤척이며 잠꼬대를 하는지 태오의 짙은 눈썹이 찌푸려지며 입매를 달싹거린다.

 

 (나이가 몇인데.. 엄마를 찾고 그래?)

 

 이수는 그의 이마에 살짝 입을 맞추고는 작별 인사를 한다.

 

 "잘 자요. 나의 (영원한) 이사님."

 

 

 그의 방에 불이 꺼지고, 방문이 굳게 닫힌다.

 

 이수의 저벅대는 발소리가 복도 저 편으로 멀어지는데..

 

 

 

 

 - 30회 끝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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