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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현대물
골든게이트 키퍼
작가 : 폴라로이드
작품등록일 : 2020.8.12

현계와 이계를 잇는 골든게이트를 지키려는 자와 뺏으려는 자들의 치열한 전쟁

 
제 12화 예상은 항상 빗나간다
작성일 : 20-08-28 14:47     조회 : 235     추천 : 0     분량 : 50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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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2화.

 

 - 아카데믹 발레단 B연습실 -

 

 늦은 시간.

 한 마리의 톰슨가젤이 사바나 평원을 뛰어다니고 있었다. 말처럼 단단한 종아리 근육이 힘껏 뛰어올랐다. 싱그러운 탄력이 넘쳤다. 꽃밭을 날아다니는 나비가 되고 땅을 튕기며 튀어 오르는 한 마리의 새가 되었다. 힘든 줄도 모르고 한수정은 계속해서 뛰고 돌고 달렸다. 이번 공연 [호랑 전설]의 주역 자리가 바로 코앞까지 왔다. 정말 놓치고 싶지 않았다.

 

 ‘효주 수정 너희 중 한 명을 이번 호랑 전설의 주역으로 생각하고 있어.’

 

 앵그리 마녀 단장의 목소리가 귓가에 맴돌았다.

 

 ‘이번엔 반드시 주역이 될 거야. 꼭.’

 

 수정은 부드럽게 턴을 하면서 입술을 꼭 깨물었다.

 

 사뿐 사뿐 걷다 백조처럼 우아하게 그랑주떼. 채찍 맞은 팽이처럼 그랑 피루엣.

 고급 기술들을 끝도 없이 이어갔다. 밤이 짙어지도록 연습에 연습이었다. 뜨끈한 땀방울이 터져 나와 온몸을 적셨다.

 한 번도 주역을 따내 본 적 없었다. 이번 기회를 절대 놓칠 수 없었다.

 

 ‘은희 언니에게는 미안하지만 하늘이 준 기회야.’

 

 수정은 원래 주역을 맡았던 은희가 다리를 다친 게 고맙게 느껴지기까지 했다. 이번 공연은 절실했다. 마지막 기회일지도 모른다는 생각에 연습을 멈출 수 없었다. 결심은 단단히 굳어 집착이 되어갔다. 연습의 열기는 더욱 달아올랐다.

 

 연습실 밖.

 뜨거운 열기를 밀어내는 싸늘한 인기척이 문틈 사이로 새어 나왔다. 번뜩이는 두 눈이 수정이를 응시했다. 감출 수 없는 살기를 담은 눈동자가 수정이의 동작 하나하나를 따라다녔다.

 

 ‘넌 없어져야 해. 반드시 그렇게 될 거야.’

 

 

 - 한적한 도로 위 -

 

 오동잎이 휘파람을 불며 오토바이를 타고 도로 위를 달렸다. 오늘은 왠지 휘파람이 잘 불어지는 날이라고 생각했다. 신나게 달리는 오동잎 눈앞에 커다란 물체가 쿵 떨어졌다.

 

 ‘뭐지.’

 

 오동잎은 물체 가까이 다가갔다. 물체는 주차된 자동차 위로 떨어졌는데 차가 완전 찌그러졌다.

 

 ‘사람이다.’

 

 뜬금없이 하늘에서 떨어진 사람을 보고 오동잎은 너무나 놀랐다. 하지만 그 외모를 보고 더욱 놀랐다. 남자의 얼굴은 늑대를 닮아있었다. 늑대남은 비틀비틀 일어났다.

 

 “괜찮아요? 119부를 테니 그대로 있으세요.”

 

 오동잎은 핸드폰을 급하게 꺼냈다. 번호를 누르려 전원을 켰을 때 뭔가 눈앞이 번쩍였다. 이상한 기분이 들어 고개를 든 순간 쥐고 있던 핸드폰이 두 동강 났다. 오동잎의 손끝이 시렸다.

 

 표정이 없는 한 소년이 검을 들고 앞에 서있었다.

 

 “가던 길 그냥 가.”

 

 소년은 오동잎에게 나지막이 경고했다. 그리고는 재빨리 늑대남에게로 향했다. 늑대남은 어느새 모퉁이를 돌고 있었다. 소년은 늑대남을 쫒았다. 늑대남은 비틀거리며 좁은 골목으로 기어 들어갔다.

 

 “멍멍아, 거기 들어간다고 뭐가 달라지니. 시궁창 냄새가 진동하는구나. 딱 네 꼬라지랑 똑 같네.”

 

 안으로 들어갈수록 좁아지는 골목이었다.

 

 “멍멍, 멍멍. 나와. 어디가. 이제 그만 놀자. ”

 

 막다른 길에 도착한 늑대남은 도망가는 걸 포기했다. 한 발짝 움직일 수 없을 정도로 지쳤다. 소년은 올가미로 남자의 목을 죄 듯 한 발작 한 발작 앞으로 걸어갔다.

 늑대남도 이제 이판사판이다. 마지막 남은 힘을 쭉 뽑아 올렸다. 몸을 가누기도 벅차 보이던 늑대남이 우뚝 섰다. 처음보다 훨씬 더 우람하고 거대한 몸이었다. 지친 눈에서 불덩이가 활활 타올랐다. 손을 쫙 펴자 날카로운 손톱이 스프링처럼 튀어나왔다.

 

 “그래. 그래야 나도 놀 맘이 생기지. 발톱 없는 강아지를 사냥하는 건 별로거든.”

 

 소년은 여유롭게 천천히 다가갔다. 늑대남은 괴성을 지르며 소년에게로 달려들었다. 혼신의 힘으로 손톱을 날렸다. 소년은 바짝 남자의 몸에 붙어 검을 휘둘렀다. 손가락 다섯 개가 팝콘처럼 튀어 올랐다.

 

 “아악!”

 

 늑대남은 피를 흘리며 뒷걸음질 쳤다. 소년의 한 번의 날갯짓에 늑대남은 힘없이 무릎을 꿇었다.

 

 “너희들 배신자는 남김없이 찢어 버리겠어.”

 

 소년의 목소리에는 분노가 묻어있었다.

 

 “아미거루, 넌 잘못 알고 있어.”

 

 늑대남은 아미거루에게 조용히 말했다. 이제 끝인 것처럼.

 

 “흥, 뻔한 얘기. 만나는 녀석 마다 똑같은 헛소리. 이제 지긋지긋해.”

 

 아미거루가 늑대남의 마지막 숨을 거두려 검을 들었다.

 

 그때 목소리가 들려왔다.

 

 “어이. 저기요.”

 

 오동잎이 다급히 골목길을 들어섰다. 어둠에 적응되지 않은 눈을 가늘게 뜨고 깊은 어둠 속으로 어물쩍 어물쩍 들어왔다.

 오동잎은 몸이 먼저 반응하는 스타일이다. 늑대남이 위험에 처했다는 걸 직감한 순간 오동잎은 저도 모르게 남자를 구하러 한 발 한 발 들어섰다.

 

 “저 아저씨 많이 다쳤는데 병원부터 데려가야죠.”

 

 오동잎은 아미거루를 지나쳐 늑대남에게 다가갔다. 아미거루의 달빛에 비친 칼날이 반짝였다.

 

 “휙!”

 “억!”

 

 오동잎은 짧게 비명을 지르며 털썩 쓰러졌다.

 

 “어? 이것 봐라.”

 

 아미거루는 검을 쥔 손에 이질적인 느낌이 전해졌다. 등을 둘로 갈랐다고 생각했는데 얇게 들어간 것이다.

 

 오동잎은 등을 쫙 펴고 일어났다. 불에 데 인 것처럼 등이 화끈 달아올랐다.

 

 “그냥 갈 길 가셨어야지. 사냥하는데 방해를 하면 쓰나. 뭐. 너도 이제 사냥감이지만.”

 

 아미거루는 다시 검을 고쳐 잡았다. 그리고 수박 꼭지 따듯 목을 향해 횡으로 검을 휘둘렀다. 오동잎은 아미거루의 동작에 맞춰 방어자세를 취했다. 오동잎의 뺨에서 얇은 핏물이 베어 나왔다.

 

 “이놈 봐라.”

 

 귀를 스치는 바람 소리보다 더 빨리 아미거루의 검이 오동잎의 가슴을 향해 파고들었다. 순간 아미거루는 움찔거렸다. 새로운 사냥감에 마음을 뺏겨 제쳐 두었던 사냥감을 깜빡한 것이다. 쓰러져있던 늑대남이 남은 손톱으로 아미거루의 목을 내리치고 있었다. 아미거루는 재빨리 목표물을 바꿔 검을 휘둘렀다. 늑대남의 남은 손가락들도 두부 썰리 듯 공중으로 솟구쳤다.

 

 “강아지 새끼가 까불어.”

 

 아미거루는 정확하게 늑대남의 심장을 도려냈다. 깔끔하고 재빠른 동작에 피 한 방울 새어 나오지 않았다. 아미거루는 뽑아 든 심장을 바닥에 팽개쳤다.

 

 “멍청이 강아지 새끼 한 놈 더 있었지.”

 

 아미거루는 오동잎을 향해 뒤돌아섰다.

 땅에 우뚝 서있는 오동잎의 눈동자가 온통 흰자만 가득했다.

 

 “어어. 그런다고 달라질 건 없어.”

 

 아미거루는 보폭을 짧게 밟으며 다다닥 뛰어들었다.

 

 오동잎은 피하지 않았다. 양 손을 허공에 대고 크게 원을 그렸다. 원 안의 공기가 소용돌이치며 작은 태풍을 만들어냈다. 칼바람이 공간을 갈랐다. 매섭게 돌진하던 검이 갓 뽑아낸 가래떡처럼 축 늘어져 오동잎의 코끝에 닿았다.

 

 ‘공간 왜곡!’

 

 아미거루는 뒤로 물러났다 공중으로 솟구치고 다시 아래로 내리 꽂혔다. 오동잎은 몸을 살짝 틀어 검을 비껴내고 맨 주먹으로 아미의 어깨를 내리쳤다.

 

 ‘우직’

 

 아마거루의 쇄골이 내려앉는 소리가 들렸다. 오동잎은 틈을 주지 않고 아미거루의 가슴을 향해 주먹을 날렸다. 아미거루는 순간적으로 죽음을 느꼈다. 주먹이 가슴에 닿지도 않았는데 육중한 돌덩어리가 박히는 느낌이었다. 아미거루는 뒤로 튕겨나가 거꾸러졌다.

 

 “이 새끼 뭐야?”

 

 갑작스러운 상황에 아미거루는 혼란스러웠다. 등에서 끈적한 땀이 눌러 붙었다.

 

 ‘이 녀석이 어떻게 오베드의 마법을 쓰는 거지?’

 

 아미거루는 상황이 이상하게 흘러가는 것을 느꼈다. 그는 남은 힘을 짜내 자리를 피했다. 오동잎은 정신을 잃고 바닥에 쓰러졌다. 멀리서 사이렌 소리가 요란히 들려왔다.

 

 

 ⁎ ⁎ ⁎

 

 - 달동네 입구 -

 

 전략 5팀 전멸. 십년 전쟁 이후 전례가 없던 일이었다. 현장은 처참했다.

 수십 명의 GGK 본부대와 조사원들이 달동네 곳곳을 샅샅이 뒤지고 있었다. 전략 5팀 대원들과 이계종들의 시체가 아무렇게나 나뒹굴고 있었다. 수습팀은 전략 5팀 대원들의 시체를 비통한 심정으로 거두고 있었다.

 배송 본부장 장국도와 김유경도 현장을 둘러보고 있었다. 장국도는 뒤통수에 총알이 박힌 시체를 보며 멀리 옥상으로 눈길을 옮겼다 . 그곳도 이미 저격수 두 명의 시체를 수습한 곳이었다.

 

 “보고서엔 분명히 아둠브라 한 명이라고 적혀있었는데. 도대체 어떻게 된 거야.”

 

 장국도의 목소리가 평소와는 달리 깊이 잠겨 있었다.

 

 “시카리라는 이름의 아둠브라로 보고 되어 있습니다.”

 “그런데 여기 이계종들은 다 뭐야. 모두 어디에서 튀어나온 거야? 지원 본부장도 확인했다면서. 분명 한 놈이었다고.”

 

 장국도는 답답했다.

 

 “녀석들이 함정을 판 것 같습니다.”

 “함정? 이계 반응을 모두 숨겼단 말이야? 어떻게 그럴 수가 있지.”

 

 이해할 수 없는 상황에 장국도는 정신이 혼미해지는 것 같았다.

 

 “본부장님. 잠깐 와 보셔야 할 것 같습니다.”

 

 장국도에게 한 대원이 달려왔다. 대원의 얼굴이 심각했다.

 

 장국도와 김유경은 달동네 산기슭까지 대원을 따라갔다. 깊게 파여 있는 구덩이 안에 사람들의 시체가 겹겹이 쌓여있었다. 동네 주민들이었다. 시체들은 심하게 부패돼 있었다. 장국도의 인상이 더욱 깊게 찡그러졌다.

 

 “이게 도대체.”

 

 장국도의 심장이 부르르 떨렸다.

 

 “어떻게... 이렇게 오랫동안 반응을 숨길 수 있었단 말이야?”

 “그게 저 송전탑 때문인 것 같습니다.”

 “송전탑?”

 

 동네 꼭대기에 우두커니 서있는 송전탑을 장국도는 한 참을 올려다보았다.

 

 “송전탑이 왜?”

 “송전탑에 이런 장치가 설치되어 있었습니다.”

 

 대원이 검은 상자를 보여주었다.

 

 “여기에서 방해 전파가 확인되었습니다.”

 “이건 이계에서 만들어진 물건인가?”

 “완전히 그런 것 같지는 않습니다. 아마 이계에서 온 녀석이 우리 기술들을 응용해서 만든 것 같습니다.”

 “기계를 만지는 종족이 누구지?”

 

 장국도의 말이 약간 빨라졌다.

 

 “나살족입니다. 기계 만지는데 일가견이 있습니다. 정착지에 나살족 한 명이 있는데 저희도 꽤 도움을 받고 있습니다.”

 “그래? 그럼 그 녀석을 좀 만나봐야겠군.”

 

 실마리를 발견하자 장국도의 마음이 급해지기 시작했다.

 

 “그런데 한 가지 궁금한 게 있는데 말이야. 녀석들은 계속 숨어 지낼 수 있었는데 왜 갑자기 정체를 드러낸 거지. 괜히 들쑤실 이유가 없었을 텐데.”

 

 송전탑에서 달동네를 내려다보며 장국도가 김유경에게 물었다.

 

 “아마 다른 거처가 생겼을 겁니다. 그것도 무리 지어서 말이죠. 녀석들은 태생적으로 같은 종이 아니면 함께 있는 걸 싫어하는데.. 이번처럼 조직적으로 움직였다는 건 아마도 오베드가 그 중심에 있는 게 아닐까요.”

 

 김유경은 자기의 추리를 이어갔다. 장국도는 오랜만에 들어보는 그 이름에 잠시 생각에 잠겼다.

 

 “오베드. 오베드라.”

 

 장국도는 몇 번이고 그 이름을 되씹었다.

 

 “그럼 녀석들의 본거지가 따로 있다는 얘기군.”

 

 장국도는 두 눈을 부릅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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