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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아이돌스토리
내 여자친구는 아이돌?
작가 : 연초록달팽이
작품등록일 : 2020.8.9

'아이돌'이 등장하는 청춘 성장 멜로 로맨스 판타지? '스토리'입니다.

 
꽁냥 200%
작성일 : 20-08-27 11:28     조회 : 198     추천 : 0     분량 : 49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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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연이 누나, 어디에요? 거의 다 왔어요?'

 '아니.'

 "니 앞에 있는데?"

 "누나!"

 짠하고 나타난 연이에 태혁이 고개를 들며 방긋 웃었다.

 강아지?

 "그래. 내가 니 누나다."

 그 모습이 귀여워서 연이는 픽 웃었다.

 아랑곳하지 않고 태혁이 연이의 손을 불쑥 잡았다.

 "오늘은 내가 재밌게 놀아줄게요. 빨리 가요."

 "어쭈? 나 기대해도 돼?"

 "당연하죠!"

 태혁은 자신감 있는 말투로 말했다.

 그녀는 그를 따라 졸졸 이끌려갔다.

 "근데, 누나."

 "응?"

 "너무 많이 기대하면 안돼요."

 "풉. 알았어, 알았어. 쪼끔만 기대할게."

 그러자 태혁이 또 싱긋 웃었다.

 "네."

 

 ******

 "헐. 얘 봐. 너무 귀여워!"

 연이가 뽀송뽀송하고 하얀 비숑 한 마리를 가리켰다.

 그러자 그것을 알아먹기라도 한 듯 비숑은 쫑쫑 그녀의 다리에 다가와 얼굴을 비볐다.

 "꺄아. 얘 이름이 뭐예요? 만져봐도 돼요?"

 "네."

 연이는 쏠랑 쪼그려 앉아 강아지의 머리를 포근포근 긁어주었다.

 "봄이에요. 새봄이."

 그러자 새봄이 만족스러운 그녀의 손길에 헥헥거렸다.

 "태혁아, 이것 좀 봐봐."

 그녀가 신나서 고개를 돌렸을 때, 태혁은 저만치서 고양이 한 마리와 사투를 벌이고 있었다.

 "먀!"

 "어머, 죄송해요. 얘가 왜 이러지. 원래 사람 엄청 따르는 앤데."

 "아니에요. 괜찮아요."

 괜찮다고 말하면서도 왠지 시무룩해진 태혁의 표정에 연이는 또 픽 웃었다.

 "얘 안아봐도 돼요?"

 "네. 안을 때는 이렇게 안아주셔야 강아지가 안 무서워해요."

 "아, 넵."

 연이는 조심스레 봄이를 건네받았다.

 "태혁아!"

 "네?"

 돌아본 곳에는 봄이를 조종하며 인사를 건네는 연이가 있었다.

 "풉. 뭐해요."

 "안녕. 난 새봄이라고 해."

 "아, 그래요?"

 태혁은 슬쩍 다가와 손을 뻗었다.

 그리고는 연이의 머리를 살포시 쓸어넘겼다.

 "예쁘네. 우리 봄이."

 "야아!"

 

 ******

 카페 직원이 약간의 주전부리와 강아지, 고양이 간식을 가지고 왔다.

 "이건 주문하신 음료고요, 이건 동물들 사료에요. 사람이 먹는 거나 다른 음식들은 주면 안되고, 주려면 이걸로 주셔야해요."

 "네."

 직원이 물러나자, 기다렸다는 듯 강아지와 고양이들이 몇 마리 다가왔다.

 "여기 어때요? 괜찮아요?"

 "아니? 엄청 좋아!"

 연이는 가까이 다가온 고양이 한 마리에게 사료를 건넸다.

 고양이는 사료를 먹고는 여전히 연이의 손바닥을 살살 햝았다.

 태혁은 그 모습을 보며 살짝 웃었다.

 "다행이다. 누나, 잠깐만 그러고 있어봐요."

 "응?"

 태혁은 휴대폰을 꺼내어 찰칵 연이를 찍었다.

 "뭐야~ 왜 맘대로 찍어."

 "누나도 보내줄게요."

 "..."

 연이는 말없이 다음 포즈를 취했다.

 "풉."

 

 ******

 "호오."

 연이는 망설이지 않고 머리띠를 하나 집어들었다.

 그리고는 곧바로 태혁의 머리에 씌웠다.

 "헐. 너 진짜 개 같아."

 "네?"

 "풉. 강아지 같아. 강아지."

 태혁은 찡긋 눈살을 찌푸리더니 옆에 있던 여우 귀를 집어들었다.

 "누난 여우 같아요. 백년 묵은 구미호."

 "뭐어?!"

 반항하는 연이의 머리에 태혁은 텁 머리띠를 씌웠다.

 그러자 연이는 곧바로 매혹적인 눈빛을 띠우고는 태혁을 끌어안았다.

 "태혁 오빠."

 당황한 태혁을 연이는 살며시 올려다보았다.

 "간.. 연이 간 먹고 싶어요."

 태혁의 얼굴이 화들짝 타올랐다.

 그것을 보며 연이는 픽 웃었다.

 "까불지 마, 꼬맹아. 이 누나가 빼먹은 남자들 간만 해도, 얼만ㄷ..헙."

 순간적으로 연이는 자신이 말실수했다는 것을 깨달았다.

 하지만 이미 태혁은 연이를 노려보고 있었다.

 "아아. 그러셨구나."

 "아, 아니. 그게 아니라."

 "오빠라는 호칭이 자연스러운 가봐요."

 "아, 아니야."

 "미안하네요. 내가 더 동생이라서."

 그는 잔뜩 삐진 모습으로 카페를 나섰다.

 "태혁아, 오빠! 같이 가!"

 

 ******

 "헤엑. 너무 비싼 거 아니야?"

 메뉴판을 보던 연이가 놀란 표정으로 태혁을 보았다.

 "괜찮아요. 이 정도까지는."

 태혁은 아무렇지 않은 듯 말했다.

 이.. 이거 왜 이리 비싸.

 하루종일 열심히 데이트 코스를 짰던 태혁에게 닥친 위기였다.

 그가 찾아놓았던 식당이 최근에 고급 레스토랑으로 바뀌었으리라고 생각해보지도 못한 태혁이었다.

 그의 입은 괜찮다고 애써 말하고 있었지만 뇌는 이미 그의 뺨을 두 세대 갈겼다.

 이 돈이면 이번 달은 손가락만 빨면서 살아야 된다고, 이 멍청한 주인 놈아.

 말해! 잘못 찾아왔다고, 말하라고! 괜히 자존심 부리지 말고!

 "뭐 먹을까요?"

 "진짜 괜찮겠어?"

 "네. 괜찮아요."

 연이는 여전히 믿지 못했지만 메뉴 하나를 짚었다.

 "그럼 나 이거 먹을게."

 "네. 그럼 저는.."

 그의 눈에는 숫자 0밖에 들어오지 않았다.

 "이, 이거?"

 "...태혁아, 그건 음료수야."

 "아하핫? 자.. 장난이에요. 저는 이.. 이걸로 먹을게요."

 

 ******

 "실례하겠습니다."

 외국의 신사 같은 느낌을 띠는 남성이 중후한 목소리로 양해를 구했다.

 그의 입에서는 금방이라도 마드모아젤이라는 단어가 불쑥 튀어나올 것만 같았다.

 그는 그가 들고 온 고급스러운 은제 주전자에서 쪼르륵 물을 따라주었다.

 그리고는 더 고급스러운 손짓으로 태혁과 연이의 앞에 포크, 나이프, 스푼을 가지런이 놓아두었다.

 도대체 어디가 실례인지 모를 정도로 그는 소리없이 부드럽게 후추와 고춧가루 따위를 놓아두더니 차분한 목소리로 음식이 나오는 순서를 이야기하기 시작했다.

 "식전에 애피타이저로 수프와 빵이 나올 예정이고, 모자라시면 저쪽 부스에서 자유롭게 가져다 드시면 됩니다. 메인 드시고 나면 디저트도 있으니까, 주문하시려면 옆에 비치된 벨을 눌러주세요."

 "넵!"

 태혁은 긴장 속에 사무적인 말투를 구사했다.

 "그럼 좋은 시간 되세요."

 "넵."

 남성은 마지막까지 부드러운 목소리와 몸짓으로 인사를 해보이더니 유유히 사라졌다.

 "여기 완전 고급스럽다."

 "그러게요."

 둘의 옆으로는 맑고 커다란 창이 주변의 풍경을 담아냈다.

 "누나, 저기 보여요?"

 "응?"

 연이는 태혁의 물음에 고개를 돌려 옆을 보았다.

 "우리 밥 먹고 저거 타러 가요. 케이블카."

 "요오. 너 준비 엄청 많이 했구나?"

 태혁은 괜히 쑥스러워서 말을 돌렸다.

 "누나는 이런데 많이 와봤어요? 오, 빠, 들이랑?"

 "풉. 야. 아니야. 나 그렇게 연애 많이 안 해봤어."

 "아, 그래요?"

 그는 얼굴을 삐딱하게 구겨보였다.

 때마침 그의 옆으로 접시를 가득 가져온 남성이 등장했다.

 "애피타이저 나왔습니다."

 그는 노릇한 빵과 따끈한 수프를 연이와 태혁의 앞에 놓아주었다.

 "빵은 수프에 찍어 드셔도 맛있고, 옆에 있는 딸기잼이랑 드셔도 맛있어요. 맛있게 드세요."

 "감사합니다."

 "와아, 진짜 맛있겠다."

 "그러게요. 엄청 맛있을 것 같아요."

 "잠깐만."

 연이는 살며시 휴대폰을 꺼내더니 찰칵 사진을 찍었다.

 그녀를 보던 태혁이 불쑥 물었다.

 "찍어줄까요?"

 "응!"

 그녀는 방긋 미소 지었다.

 태혁은 마치 사진작가가 된 것처럼 심오한 표정으로 그녀를 담아내기 시작했다.

 "너도 포즈 취해봐. 내가 찍어줄게."

 "아니에요. 전 괜찮아요."

 "어헛! 빨리, 빨리. 수프 식기 전에 빨리 끝내자."

 "넹."

 이번엔 사진 모델이 되어 그는 여유로운 표정을 지어냈다.

 

 ******

 메인으로 티본 스테이크와 백립이 나오고, 그것의 비주얼에 대한 감탄 끝에 태혁은 우아하게 생긴 나이프를 살포시 집어들었다.

 마치 종이를 자르듯 부드럽게 썰리는 고기에 그는 또다시 감탄을 감출 수 없었다.

 "요오."

 그것은 연이도 마찬가지였나보다.

 자신도 모르게 감탄사를 내뱉는 연이를 보며 태혁은 귀여워서 픽 웃었다.

 그녀는 자신의 음식을 부드럽게 음미했다.

 "헐. 방금 이거 입에서 녹았어."

 "에이, 그 정도는 아니다."

 "아니야! 진짜야. 먹어봐."

 태혁은 반신반의하며 고기를 입에 넣었다.

 "헐."

 "맞지? 대박이지?"

 "누나, 고기가 사라졌어요."

 "아니야, 그거 니가 먹은 거야."

 "헐."

 "대박."

 둘은 감탄에 감탄을 더하며 감탄했다.

 "이거 먹어볼래요?"

 "응."

 "잠깐만요."

 태혁은 또 부드럽게 고기를 잘라냈다.

 그리고 그것을 포크로 콕 집어 연이에게 건넸다.

 연이는 자신의 입을 향해 너무도 자연스럽게 다가오는 포크에 살짝 당황하다가 이내 살며시 고기를 물었다.

 "어때요? 맛있죠?"

 연이는 살짝 얼굴을 붉히고는 고개를 끄덕였다.

 그것도 모른 채 태혁은 그녀를 향해 빙긋 웃어보였다.

 

 ******

 "아. 배부르다."

 "그러게. 생각보다 엄청 배부르다."

 연이가 만족스러운 듯 웃었다.

 "다 먹었으면 일어날까요?"

 "엥? 아니지. 우리 디저트 안 먹었잖아."

 "네? 방금 배부르다고 하지 않았어요?"

 연이는 부릅 눈을 떴다.

 "그 배랑 그 배랑 같아?"

 "...누나, 배는 하나에요."

 "아아아~ 아니야~ 그 배는 그 배 아니야~"

 막무가내로 우기는 연이를 보며 태혁은 피식 웃었다.

 "그럼 아이스크림?"

 그러자 연이가 대차게 고개를 끄덕였다.

 "누나 지금 엄청 애 같은 거 알아요?"

 "뭐래."

 연이가 픽 웃었다.

 "몰라. 시끄럽고, 아이스크림 시켜놔. 나 화장실 좀 다녀올게."

 "네."

 

 ******

 태혁은 주문내역서를 내밀었다.

 "아까 계산하셨는데요."

 "네?"

 "여자 분께서 아까 계산하셨어요."

 태혁이 연이를 바라보자 식당 밖에서 그를 기다리던 연이는 모르는 척 고개를 내뺐다.

 "아, 네. 감사합니다."

 태혁은 인사를 건네고 곧장 연이에게 다가갔다.

 "누나, 내가 사준다니까!"

 "응? 뭐가?"

 "내가 사주려 그랬는데."

 "괜찮아. 누나 돈 많아."

 "이씨.. 불공평해."

 태혁이 불평하자 연이는 승리자처럼 우월감을 드러냈다.

 "어쩌겠니. 이 누나가 너보다 훨씬 더 오래 살았는 걸."

 "..할망구."

 "뭐? 이 변태 꼬맹이가!"

 연이가 또 태혁에게 달려들어 목에 팔을 감은 채 매달렸다.

 하지만 그것을 한 번 겪어봤던 태혁은 그럴 줄 알았다는 듯 그대로 몸을 살짝 틀더니 불쑥 팔로 연이의 등을 듬뿍 감싸안았다.

 그리고 그녀가 당황하기도 전에 남은 한 손을 그녀의 다리 춤에 놓더니 그녀를 번쩍 안아들었다.

 "야! 야, 너!"

 "내가 또 당하고만 있을 줄 알았어요?"

 그에게 안겨 당황한 연이가 불쑥 빨개진 얼굴을 했다.

 "내, 내려줘!"

 "싫어요. 내려주면 또 때릴 거잖아요."

 "아, 안 때릴게. 나 지금 너무 부끄러워."

 그러자 부끄러움이 전염되듯 불쑥 태혁의 얼굴이 빨개졌다.

 그는 그녀의 요구에 따라 살포시 그녀를 내려주었다.

 "너, 너 이씨! 죽었어!"

 그리고 연이는 기다렸다는 듯이 태혁의 팔을 깨물었다.

 "아! 안 때린다고 했잖아요!"

 "죽일거야! 이태혁, 죽일거야!"

 둘은 그렇게 아웅다웅 다투며 함께 케이블카를 향했다.

 
작가의 말
 

 강아지 vs 고양이 vs 여우

 

 ..저는 강아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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