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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판타지/SF
나무 아래에서 명상을 하는 로봇
작가 : 유라
작품등록일 : 2020.8.2

술 취한 박사는 로봇에게 '잘못된 명령코드'를 주입한다. 이로 인해 로봇에는 치명적인 오류가 발생하고, 전쟁 중 탈영을 하고만다.

탈영한 로봇은 여러 행성을 떠돌다 '습지행성'에 불시착한다. 그곳에서 만난 수도승 '발룬다'는 로봇에게 인간의 고통과 감정을 가르치고, 명상을 통해 대상을 미루어 이해하는 법을 익히게 한다.

마침내 깨달음을 얻은 로봇은 자신의 사명을 이루기 위해 궁극적 여정을 시작한다.

한편, 지구 정보국은 탈영한 로봇을 체포하기 위해 요원 '마혜인'을 파견하여 추적하는데…

 
[2부 태양의 권세] 9장 사막의 여왕
작성일 : 20-08-27 10:56     조회 : 250     추천 : 0     분량 : 417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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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에스퍼들의 평균 IQ가 낮은 이유는 텔레파시 능력 때문입니다. 그들은 언어 능력을 개발할 필요가 없고, 그로 인해 언어적 능력이… (생략)

 

 - 뚜루뚜루 팡팡 늉늉 박사(특집 다큐멘터리 〈에스퍼들은 정말 바보인가?〉 中) -

 

 

 

 몰려든 해적들은 존의 후광을 보고 적잖이 놀랐다. 그들은 서로의 얼굴과 존을 번갈아 보며 웅성거렸다. ‘파라오의 빛’을 내는 자가 있노라고. 그러게, 지구인의 배는 습격하는 게 아니었다며. 해적들 사이에서 공포가 일순간에 퍼져 나갔다. 그렇게 그들이 두려움에 빠져 서로를 힐난하고 있을 찰나, 해적들의 두목이 나타났다. 해적의 두목은 병졸들과는 확연히 달랐다. 두목은 부하들의 정강이를 걷어차며 고함을 쳤다. “똑똑히 저 자를 봐!”라며. 그들의 모가지를 잡고 흔들고, 그들의 머리통을 후려치거나 지휘봉으로 그들의 배를 찌르기도 했다. 두목은 그 빛이 자신이 알고 있는 ‘파라오의 빛’과는 명확히 다르다는 것을 느낄 정도로 예민했고, 존의 강한 기세 앞에서도 정신이 마비되지 않았다.

 

 두목이 존을 보며 말했다.

 

 “네가 비범하다는 것은 알겠다. 그러나 네가 품은 광명이 ‘파라오의 빛’과 같은 것이라면 이미 우리의 목이 날아갔겠지.”

 

 존은 파라오의 빛이 무엇인지는 알 수 있는 도리가 없었다. 그러나 그들의 행동과 표정을 보며 그들이 공포에 사로 잡혀 있는 ‘그 존재’에 대해 상상할 수 있었다. 존은 ‘오- 나는 그대들을 해치지 않소’ 하며 빙그르 웃으며 그들을 안심시켰다. 그러나 부하들은 여전히 공포에 잠식된 눈빛으로, 두목은 의심이 팽배한 눈빛으로 존을 바라보고 있었다. 존이 명백히 구속되어 있다는 사실에 안도할 따름이었다. 그리고 두려움에 마혜인과 존을 그 격실에 내버려 둔 채 방으로 들어가지 않았다.

 

 

 ***

 시간이 지나 간신히 눈을 뜬 마혜인이 고통스럽게 머리를 부여잡으며 존에게 말했다.

 

 “으윽…. 어떻게 된거야? 로봇.”

 

 “마혜인, 정신을 차려 진심으로 다행입니다. 해적들이 당신의 배를 나포했습니다.”

 

 그녀는 얼굴을 잔뜩 찡그리며 다시 물었다.

 

 “어떻게 감히. 감히 잡범들이 지구인의 배를 나포한다는 게냐?”

 

 “제 생각에는 에스퍼* 의 배후인 것 같습니다.”

 (*타고난 육감을 통해, 염동력, 텔레파시, 정신조종 등의 능력을 사용하는 이들을 일컫는다.)

 

 “에스퍼? 덜떨어진 로봇 같으니. 무슨 에스퍼가 군대를 부릴 수 있다는 말이냐? 에스퍼처럼 멍청한 것들이 어디에 있다고.”

 

 마혜인은 고통 속에서도 사리분별을 했다. 에스퍼가 멍청하다는 것은 누구라도 아는 상식이었다. 그들은 남들과는 다른 능력을 가졌지만, 오히려 남들이 갖고 있는 것이 없었다. 그들의 지능은 평균적으로 떨어졌다. 어디에 가서 이런 말을 하면 차별이니 하며 다들 입 밖으로 꺼내지는 않았지만, 누구나 그것을 알고 있었다. 그러한 이유 때문에, 지구를 포함한 문명권에서 에스퍼가 지도자가 되는 경우는 도통 없는 일이었다.

 

 하지만 원시은하에서는 사정이 달랐다. 존은 지난 5년 동안 수많은 은하계를 여행했고 많은 에스퍼를 만났다. 선천적으로 육감을 타고난 그들은 아주 희귀한 존재였다. 따라서 문명이 발달하지 못한 곳에서 에스퍼가 나타나면 그 에스퍼가 지도자가 되는 경우가 왕왕 있었다. 다같이 멍청하기 때문에 조금 더 멍청하다고 해도 크게 티가 나지 않았기 때문이었다. 그렇게 지도자가 된 에스퍼들은 대부분 오만하고 건방졌다. 그들도 처음부터 그렇지 않았다. 그들은 남들과는 달랐기 때문에, 가족과 친구들로부터 배척당하고 상처받기 일쑤였다. 반대로 운이 아주 좋은 경우에는, 태어나면서부터 축복받고 추앙받았다.

 

 그들의 성장과정이 어찌했든, 그들 중 대부분은 성장하면서 점차 자신의 특별함을 인식했다. 장성한 에스퍼들의 강력한 육감으로 다른 이들을 지배하고 복종시킬 수 있었다. 그들이 능력이 발휘하기 시작하면, 반드시 그들에게 아부하고 아첨하는 자들이 나타났다. 그런 자가 주변에 많아질수록, 그들의 지성은 마비되었고 인격은 퇴화되었다. 그들은 진정으로 자신이 신으로부터 선택받았다고 여겼다.

 

 그렇다고 하더라도, 에스퍼가 해적들을 군대 삼아 부리는 경우는 존 역시도 본 적이 없었다. 그들이 조금 뛰어난 능력이 있다고 한들, 그들은 아둔했고, 그들의 원대한 야망에 비해 그들의 힘은 미약한 수준이었다. 그들은 보통 골목대장이나 조폭으로 살다가 생을 마감했다. 그들은 특별한 능력을 갖고도 자신이 세상에 나타난 진정한 이유를 깨닫지 못했고, 욕망에 의해 마음이 질식되어 고통스럽게 살아갔다. 그렇기 때문에 존은 해적들의 배후가 에스퍼라는 것을 확신할 수는 없었다. 다만, 해적들이 말하는 ‘파라오의 광명’이라는 것은 ‘정황’상 에스퍼의 것이라고 추측되었다.

 

 “아직 결정된 것은 없습니다. 우리를 생포한 목적을 알 수 없습니다. 우선 그들이 향하는 곳으로 가 봐야 할 것 같습니다.”

 

 “감히 지구 정부의 공무원을 위협하다니, 건방진 것들.”

 

 마혜인이 걷어차인 배를 꾹 누른 채 분노에 떨며 나지막이 말했다.

 

 해적선은 마혜인의 우주선을 결박한 채 순풍을 타고 우주를 날았다. 그리고 그들은 몇 파섹이 지나지 않아 은하 외곽의 사막행성에 우주선을 정박시켰다. 부하들이 겁에 질린 탓에 벽에서 존의 양팔을 떼는 것은 꽤 고군분투했지만, 결국 해적들은 마혜인과 존을 우주선에서 끌어내렸다.

 

 존과 마혜인이 행성에 발을 디뎠다. 그들은 두 팔이 등 뒤로 포박된 채 해적들의 거친 인도를 받았다. 마혜인은 몇 번이나 소리를 지르며 저항했지만, 거구인 이 외계인들에게는 씨알도 먹히지 않았다. 존은 모든 것을 체념한 듯 묵묵히 그들에게 협조했다. 그러나 그의 빛나는 눈은 조금의 흔들림이 없이 반쩍거리고 있었다.

 

 우주선에서 내린 그들에게 사막의 뜨거운 공기와 모래바람이 휘몰아쳤다. 건조하게 데워진 바람과 함께 모래가 조금 마혜인의 입으로 들어갔기 때문에, 그녀는 컥컥대며 기침을 했다.

 

 “씨-”

 

 마혜인이 짜증이 섞인 육두문자를 내뱉으려던 찰나, 그녀는 무엇인가를 보고 그만 입이 다물어졌다.

 

 거대한 건물이었다. 그 건축물은 아주 단순하고 원시적인 석조건물이었다. 하지만 그 투박함과 웅장함이 오히려 그녀를 더욱 경악하게 했다. 석조건물은 하늘을 찌를 듯했다. 지상에서는 도무지 그 건물의 꼭대기가 보이지 않았다. 건물을 구성하는 단단한 바위들도 좋아 보였다. 거대하고 질 좋은 바위들은 매끄럽게 깎여 있었고, 그 표면에는 매우 정교한 그림들이 새겨져 있었다. 바위와 바위의 이음새도 완벽하게 맞물려 있었다. 건물에는 간헐적으로 황금장식이 되어 있었는데, 건물이 워낙에 컸기 때문에 그 황금도 엄청난 양이었다. 마치 절대권력을 과시하는 듯 화려한 황금장식은 그들의 부유함을 명백하게 보여 주고 있었으며, 거대한 문의 양 옆에 선 초대형 조각상은 엄격한 분위기를 자아내며 그녀를 압도했다.

 

 ‘이런 석조를 채석하고 조예하려면 얼마나 많은 인력이 동원되어야 할까?’

 

 한편으로, 그것은 묘하기도 했다. 지구인이 보기에 분명히 묘한 풍경이었다. ‘문명인을 상징하는 우주선’을 타고 도착한 곳이 ‘원시인을 상징하는 석조건물’이었기 때문이었다.

 

 ‘이들의 우주선은 문명의 것이 틀림없는데, 나는 이런 행성이 있다는 사실조차 미처 알지도 못했다. 정보국의 데이터에 문제가 있을리는 없을 터….’

 

 그녀는 의아함을 조금도 해결하지 못한 채, 해적의 안내를 따라 통로를 지나갔다. 기둥은 크고 천장은 높았다. 벽마다 정교하게 깎아 내어 색을 입힌 그림들이 화려하게 수놓아 있었다. 추상적인 그림들이 무엇을 의미하고 있는지 지구인 마혜인은 알 수 없었다. 하지만 대강 어떤 내용인지 알 것 같은 그림도 있었다. 산 사람의 심장을 꺼내는 그림. 노골적인 붉은색으로 피를 표현하고 있는, 잔악한 살인의 그림이었다. 그림은 궁에 들어온 외부인에게 엄숙하게 경고하고 있었다.

 

 마혜인은 이미 첩자질을 하다가 몇 번인가 포로로 잡혀 본 적이 있던 현장요원이었다. 이 정도는 별것도 아니었다. 심지어는 지구인에게 직접 적대심을 드러내던 ‘부카드 인 에게도 잡혀 본 적이 있었다. 그러므로 그녀는 탈출하는 일이라면 자신이 있었다. 하지만 이번은 뭔가 다르다는 것을 그녀의 감이 명백히 말해 주고 있었다. 그녀의 손끝은 심하게 떨리고 심장은 튀어나올 듯 박동하고 있었다.

 

 ‘부카드 인**은 그래도 문명인이었건만. 이것들은 도통 알 수가 없군.’

 (**지구와의 전쟁에서 패배한 이후, 모든 항성계를 지구에게 배상했다. 전쟁에서 살아남은 부카드인 중 일부는 100년이 넘도록 지구인에게 대항한 독립운동을 하고 있다.)

 

 그녀는 복도를 걷는 내내 본능적인 공포를 느꼈다. 그녀는 속으로 로봇을 탓했다.

 

 ‘이 빌어먹을 깡통 로봇이 뭐라고.’

 

 그것이 그녀가 원망할 수 있는 전부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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