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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아이돌스토리
파랑새 길들이기
작가 : 너굴토끼
작품등록일 : 2020.7.2

아이돌 전성시대.
소위 그렇게 불리는 시대가 시작되었다.
세계적으로 한국에 대한 관심 특히, K-pop에 대한 세계인들의 관심이 높아지면서
각 연예기획사들은 남, 여 그룹 가리지 않고 많은 아이돌들을 만들어냈고, 사라졌다.

이런 아이돌 전성시대에 단 한 번의 프로듀싱만으로
최정상 인기를 만들어내는 HAWK(매)라는 별명을 가진 프로듀서가 있었다.
그런 그녀가 오래 전부터 극비로 준비해오던 4명의 남자 연습생을 드디어 데뷔시키려 했건만,
그 시작부터 일이 꼬이기 시작한다?!

‘개인폰 금지령’를 핑계로, 자신들에게 자유를 주지 않으면
데뷔 프로듀싱을 받지 않겠다는 건방진 연습생들을 보며,
가연은 한 가지 묘책을 떠올리고 그들에게 자유와 데뷔를 건 내기를 제안하게 되는데…….


클래식만을 최고로 여기는 신인 프로듀서 유민재와 신인 남자 아이돌 [Blue Birds]의 연예계 생존기.

 
06
작성일 : 20-08-26 22:00     조회 : 210     추천 : 0     분량 : 46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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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편, 성재와 단둘이 남은 민재는 그가 들고 있던 악보의 내용이 궁금해졌다.

  민재는 가연이 편곡한 악보를 슬쩍 들여다보며 성재에게 관심을 표했다.

 

 “오늘, 몇 곡 공연해요?”

 “4곡일걸?”

 “잠깐 좀 봐도 돼요?”

 “…그래.”

 

  성재에게 가연의 악보를 건네받은 민재는 빠르게 악보를 훑어보았다.

  악보를 한 장, 한 장 넘길 때마다 민재의 머릿속에서 세이지의 노래가 하나하나씩 연주되기 시작했다.

  그녀의 눈동자에 비친 음표들이 화려한 오케스트라 연주가 되어 주위를 떠돌았다.

  그렇게 민재는 악보의 마지막 음표까지 읽고 만족스러운 표정으로 고개를 살짝 끄덕였다.

 

 “가연 언니, 실력은 죽지 않았네. 기본에 충실하게 편곡해서 그런지 매끄럽네요.”

 “…뭐. 민재, 네가 그렇게 말하면 잘 된 거겠지.”

 

  성재는 악보를 보고 호선을 그리는 민재의 입술에 멋쩍은 웃음을 지었다.

 

 “대중음악 안 듣는 건 여전하고?”

 “…그래도 요즘은 어쿠스틱이나 언플러그드는 좀 들어요. 그래도 일렉트로니카랑 오토튠은 정말 싫지만요.”

 

  민재는 얼굴에 다 드러나게 질색하며 조용히 중얼거렸다.

 

 “요즘 노래가 노래인가….”

 “……그런 말은 안 들리게 해야지. 우리도 일렉트로니카랑 오토튠 쓸 때가 있는데.”

 “가끔 쓰는 거잖아요. 언니나 오빠 둘 다 막 귀도 아니고. 언니 성격에 유행 심각하게 타는 거 아니면 둘 다 거의 안 쓸 텐데요.”

 

  민재의 입에서 괜히 투덜대는 말이 튀어나왔다.

  덕분에 두 사람 사이에 잠시 침묵이 흘렀지만, 아차 싶었던 민재가 서둘러 말을 이어나가 다행히 오랜 침묵은 아니었다.

 

 “…기분 나빴으면 사과할게요. 최근에 기분이 좀 우울해서 말이 좀 툭 튀어나왔어요.”

 

  솔직한 사과에 성재는 약간 시무룩해진 민재의 머리를 쓰다듬으며 작은 목소리로 말했다.

 

 “내일은 진짜 해가 서쪽에서 뜨려나 보네. 천하의 정가연이 편곡에 자신 없다 하고, 자존심 강한 민재가 사과를 다 하고.”

 

 성재의 시답지 않은 농담에 민재가 피식 미소를 지은 그 순간, 그들의 뒤에서 가연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왜 해가 서쪽에서 뜬다 했을까?”

 “……!”

 

  어느새 악보를 복사해온 가연이 그들 뒤에 서 있었다.

  그녀는 잠시 서늘한 눈빛으로 성재를 노려보다 이내 빙긋 미소 지으며 수정된 악보를 건네주었다.

  가연의 매서운 미소에 아무 말도 못한 성재는 악보를 건네받자마자 조용히 자리에서 일어나 오케스트라단이 있는 곳으로 사라졌다.

  한편, 성재가 사라진 후 혀를 차며 입을 삐쭉이던 가연은 민재가 들고 있던 자신의 악보를 그제야 발견하고 기겁하며 손을 뻗었다.

 

 “야, 보지 마! 어디 프로가 아마추어 거를 봐?!”

 “아마추어는 무슨…! 이 정도면 그래도 준프로 이상은 되는데 뭐!”

 “준프로는 무슨 얼어 죽을 놈의 준프로! 이번 클래식 편곡하면서 내가 몇날며칠 꼬박 밤을 샌 줄 알아?”

 

  가연은 악보를 안 뺏기려고 안간힘을 쓰는 민재에게서 간신히 악보를 뺏으며 꿍얼거렸다.

 

 “머리에서 클래식 작곡법 다 포맷되어서 안 그래도 복구하는데 얼마나 힘들었는데. 하여튼 머리에 꽂을 수 있는 USB만 발명 돼봐. 이런 고생 죽어도 안하지.”

 

  얼토당토않은 가연의 농담에 민재는 작게 핀잔을 주었다.

 

 “그런 USB보단 지금 당장 외장하드 업데이트가 더 큰 문제인 것 같은데.”

 

  민재는 가연을 위아래로 훑어보며 말했다.

 

 “명색에 회사 대표라는 분의 복장이 이게 뭐야. 언니가 아이돌이야? 아니지. 아이돌이었으면 차라리 옷이라도 예쁘지. 이건 뭐, 차라리 편하게 냉장고 바지를 입지 그랬어?”

 

  가연은 캐주얼하게 입기는 했지만, 전혀 회사 대표답지 않은 옷을 입고 있었다.

  때문에, 민재가 혀를 차며 고개를 가로젓는 건 당연한 일이었다.

  그러자 당황한 가연이 그녀에게 되물었다.

 

 “그, 그러는 넌?!”

 

  이번엔 가연이 민재를 위아래로 훑어보았다.

  비록 대타이긴 했지만, 민재는 오프닝 공연을 맡은 지휘자답게 세련되고 카리스마 있는 정장을 입고 있었다.

  그러나 가연은 최대한 여성미가 배제된 스타일을 확인하고는 아주 작은 목소리로 중얼거렸다.

 

 “강박증 하나는….”

 “응? 뭐라고?”

 “……아무것도 아니야.”

 

  가연은 괜히 민재와 부스럼을 만들긴 싫어 더는 말하지 않고 오케스트라단이 있는 무대로 향했다.

  때마침 지휘자가 성재에게서 새 악보를 유심히 확인하고 있었다.

 

 “저기…….”

 “예?”

 “수정된 이 악보로 리허설 진행해봐도 될까요?”

 

  가연의 말에 지휘자는 마저 두 악보를 비교해본 뒤 고개를 끄덕였다.

 

 “네. 이 정도면 될 것 같네요.”

 “감사합니다.”

 

  지휘자의 긍정적인 사인에 얼굴이 화사해진 가연은 바로 세이지에게 다가가 나지막한 목소리로 경고를 날렸다.

 

 “니들.”

 “…….”

 “아까처럼 그렇게 설렁설렁 해봐. 진짜 쟁기 메고 숙소까지 노래 연습하면서 돌아가고 싶으면 말이지.”

 

  그녀의 서슬 퍼런 목소리는 세이지의 등골을 오싹하게 만들기엔 너무나도 충분했다.

  결국, 세이지는 잔뜩 겁먹어 하나같이 침을 꼴깍 삼키며 대답할 수밖에 없었다.

 

 “네…….”

 

  물론, 이 모든 상황을 찬찬히 지켜보던 PD가 바로 리허설을 진행하여 오래가진 못했지만 말이다.

  지휘봉 사인에 맞춰 리허설이 새롭게 시작되었다.

  1차 리허설에 비해 더 매끄럽게 수정된 세이지의 노래들이 각각의 악기를 통해 연주되었다.

  잠시 후, 여전히 자신들을 지켜보고 있는 가연의 눈길에 기합이 바짝 들어간 세이지의 목소리가 이내 연주 위로 올라가 공연장에 울려 퍼졌다.

 

 ‘…흐응.’

 

  오케스트라와 세이지의 콜라보가 생각보다 멋지고 우아하게 어우러졌다.

  덕분에 조용히 눈을 감고 리허설에 귀를 기울이던 민재가 퍽 마음에 든 미소를 지었고, 그런 그녀를 보며 가연은 속으로 쾌재를 불렀다.

  클래식이 아니라면 그저 시끄러운 음악일 뿐이라고 편협한 생각을 하는 민재가 편안하게 즐기고 있었기 때문이었다.

  그리고 어느새 첫 번째 곡 리허설이 끝났다.

 

 “다음은 ‘너 없이는’인가.”

 

  그녀의 작은 중얼거림에 민재는 뒤에서 슬쩍 악보를 훔쳐보며 말했다.

 

 “걱정마. 더 고칠 부분 없어.”

 “…확실해?”

 “애들 목소리 제대로 들어보니까 아까 고친 거 정도면 될 거야. 비트를 완전히 뒤집은 게 아닌 것 같았으니까 편곡하긴 쉬웠을 테고. 뭐, 개인적으론 바이올린과 피아노만으로 앙상블이었으면 더 좋았겠지만, 바이올린 솔로 중심으로 편곡한 것도 나쁘진 않아.”

 “진짜 더 고칠 데 없는 거 맞지? 애들 목소리 한 번만 들은 거로 아는 거 맞지?”

 

  가연은 미심쩍은 얼굴로 악보를 세세히 확인하다 다시 한번 되물었다.

 

 “언니, 나 그래도 프로야. 악보 위에 사람 목소리 덧씌우는 그 정도도 못 하겠어? 못하면 지휘자 때려치워야지.”

 

  민재는 당당한 미소를 지으며 시원하게 대답했다.

  덕분에 마음이 편해진 가연은 어느새 제게서 악보를 건네받은 민재를 흥미로운 눈으로 바라보았다.

  그녀는 이미 마지막 곡인 ‘시크’의 악보를 들여다보고 있었다.

  민재의 눈동자에 떠오른 음표들은 이내 곧 현악 오케스트라가 매력적인 뉴에이지풍의 편곡으로 뒤바뀌어 연주 되었다.

  그리고 그 위로 세이지의 목소리가 강렬하게 겹쳐졌다.

  세이지의 매력적인 목소리가 도드라지는, 흡입력이 강하면서 아주 풍부한 음표들의 연주는 곧 민재의 눈동자가 오선지의 끝을 향해갈수록 사그라졌다.

 

 “시크도 괜찮네. 원곡이 어떤지는 안 들어봐서 모르겠지만, 뉴에이지풍이라……. 편곡하기 힘들지 않았어?”

 

  가연은 민재에게 말없이 손가락 브이를 보여주었다.

  민재는 자신감 넘치는 그녀의 사인에 피식 웃음이 나왔다.

 

 “그래. 그 실력이 어디로 가겠어. 만약 고치게 된다면 후렴구 정도……고치려나? 아니, 이 정도면 안 고쳐도 큰 문제는 없을 거야.”

 “그으래?”

 

  프로의 대답은 확실하게 가연의 걱정을 크게 덜어주었다.

  덕분에 가연은 민재를 뒤로한 채 신나게 세이지를 갈구며 리허설 현장에 뛰어들었다.

  한편, 민재는 세이지의 공연 지휘를 맡은 남자 지휘자에 문득 시선이 갔다.

  두 어깨를 활짝 펴고 당당하게 지휘대에 선 그의 뒷모습은 너무나도 자신감에 넘쳐 있었다.

  민재는 자신도 모르게 씁쓸한 표정을 지었다.

  고작 20cm 남짓한 지휘대의 높이를 당당하게 오른 남자 지휘자가 어느 태산보다 아득히 높아 보이기 때문이었다.

 

 “참, 점심은 먹었어?”

 

  그때, 그런 민재를 바라보던 성재가 그녀에게 어깨동무하며 물었다.

 

 “아, 네! 머, 먹었어요!”

 “…뭘 그렇게 놀래? 먹었으면 먹은 거지.”

 

  깜짝 놀란 민재가 당황하며 말을 더듬자, 오히려 당황한 성재가 멋쩍은 표정을 지었다.

  성재는 민재가 씁쓸하면서도 한편으론 부러운 눈길로 지휘자를 바라보고 있었던 걸 떠올리며 짧은 침묵 끝에 조심히 물었다.

 

 “뭐, 고민 있어? 그러고 보니 최근에 기분이 좀 우울하다고 했었지?”

 “아……. 근데 별일 아니어서 괜찮아요.”

 

  성재는 무덤덤하게 질문을 피하는 민재를 보며 더는 묻지 않고, 말없이 어깨를 다독여주었다.

  그 사이 무사히 두, 세 번째 곡의 리허설을 마친 가연이 두 사람에게로 돌아왔다.

  그녀는 간간이 음을 흥얼거리고 악보를 빤히 들여다보고 있었다.

 

 “민재, 너 말대로 더 고칠 데는 없네.”

 “내 말이 맞지?”

 “…그으래.”

 “여러분 잠시 리허설 쉬었다 가겠습니다!”

 

  능글맞은 두 사람의 티키타카도 잠시, 모니터로 무언가 확인하던 PD가 갑자기 외쳤다.

  아무래도 모니터링 도중 문제가 발견된 모양이었다.

  덕분에 오케스트라 단원들은 스트레칭을 하거나, 수정된 악보를 다시 확인하며 연습해보고, 몇몇은 화장실을 다녀오기도 했다.

  스텝들은 PD의 지시에 따라 무대 장치를 새로 세팅하며 분주하게 움직였다.

  그렇게 갑자기 휴식 시간이 생겨버리자 가연은 무언가 떠올랐는지 성재에게 말했다.

 

 “잠깐 세이지 애들 좀 봐줄 수 있어?”

 “나?”

 “어. 오랜만에 민재랑 잠깐 얘기 좀 하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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