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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아이돌스토리
숨은 달 Hidden Moon
작가 : 덧니
작품등록일 : 2020.8.14

"어둠 속에서 별을 찾으려면 달은 구름 뒤에 숨어서 적당히 비춰주면 돼.
그래야 별이 어디 있는지 찾을 수 있잖아.
구름 뒤에 숨은 달이 되어서 길도 찾아주고, 별도 찾을 수 있도록 도와주고 싶어."

 
Episode 6 : 기억
작성일 : 20-08-25 22:51     조회 : 254     추천 : 1     분량 : 49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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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서진우 story >

 

 

 활동이 끝난 지 6년이 넘었지만, 지금도 가끔 ONLY로 활동하던 때가 생각난다. 연예계에 발을 들일 때였고, 멤버들 말고는 의지할 데가 없었던 때라서 그런 것 같다.

 

 당시 내 나이는 19살.

 19살에 아이돌로 데뷔하는 사람들도 있지만, 더 어린 나이에 데뷔하는 사람들도 있다. 그래서 내 나이는 결코 어린 나이가 아니라고 생각했다.

 

 ONLY 데뷔 전 연습 기간은 총 3년.

 12살 때 처음 가수라는 꿈을 꾸기 시작했지만, 그에 비해 연습생 기간은 짧은 편이다. 준비가 되지 않은 상태에서 기획사에 오디션을 보러 다니는 것은 나 자신이 용납할 수 없었던 것 같다. 그래서 12살 때부터 댄스 학원에 다니면서 춤을 배웠다.

 

 종종 시에서 주최하는 댄스 경연대회에 참가하면서 크고 작은 무대에 설 일이 많아졌다. 처음에는 형, 누나들 따라서 무대에 서기 시작했지만, 무대에 오를 때마다 들리는 사람들의 환호성이 미치도록 좋아서 무대에 서고 싶은 마음이 강해졌다. 무대 위가 아니면 안 될 것 같았다.

 

 MAKE에 출연했을 때, 매주 무대에 설 수 있도록 열심히 참여했다. 노력은 배신하지 않는다는 말처럼 열심히 하면 무대에 설 수 있을 거라고 믿었다. 소속사에서만 연습했던 나는 MAKE에 참여하면서 나보다 더 잘하는 친구들이 많다는 사실에 좌절했고, 자신감을 잃었었다. 그리고 첫 투표 결과는 처참했다. 투표에서 떨어지더라도 사람들 기억에 남을 만한 무대를 만들어보자는 마음으로 잠을 줄이면서 연습에 임했다.

 

 하지만 두 번째 투표 결과도 마찬가지였다. 무대에 대한 욕심으로 가지고 있던 자신감마저도 잃어버릴 것 같았다. 너무 힘들었다. 옆에서 날 위로하던 친구들과 가족들이 없었다면 난 그때 포기했을 것이다. 그만큼 자존감도 바닥을 치고 있었다.

 

 세번째 투표부터 순위가 급등했다. 아슬아슬하게 후반대에 머물렀던 내가 중간 순위까지 올라갔다. 조금 어리둥절했다. 그리고 신기했다.

 

 왜 갑자기 순위가 올라갔지?

 

 같이 MAKE에 참여했던 재현이 형이 인제야 너의 매력을 알아주는 사람들이 나타난 거라고 했다. 너는 모든 일에 나서지 않지만, 뒤에서 묵묵히 매력 발산을 한다고 했다.

 

 이후 순위가 한 번도 떨어지지 않고, 꾸준히 올라갔다. 노력은 배신하지 않는다는 말은 맞았다. 내가 욕심내지 않았더라면 날 응원해주는 사람들도 없었을 것이다.

 

 내 꿈을 응원해준 가족들과 팬들 덕분에 나는 ONLY 멤버로 데뷔할 수 있었다. 연습생 기간 나를 지지해준 사람들을 위해서라도 나는 잘되어야만 했다.

 

 

 내 인생에 존재하지 않을 것 같았던 큰 사랑과 관심이 쏟아졌다. 나를 그리고 멤버들을 알아봐 준 사람들의 관심이니까, 보답해야 한다는 생각이 들었다. 좋은 노래로, 좋은 앨범으로, 좋은 무대로. 꿈의 무대에 설 수 있게 도와준 사람들이 많으니, 모든 무대에 최선을 다해야 한다고 생각했다. 그게 가수로서 기본이고, 팬들에 대한 예의이고, 주변 사람들에게 가장 빠르게 보답할 수 있는 길이라고 믿었다.

 

 하지만 관심받는 게 항상 즐겁지만은 않았다. 때로는 과한 관심이 멤버들의 일상을 힘들게 했다. 매일 아침 숙소 앞을 지키는 사람들과 차들은 기본, 멤버들이 외출을 나갈 때도 쫓아오는 사람들도 있었다. 쫓아와서 말을 걸거나 사진을 찍기도 했다. 숙소에서 휴식을 취할 때 모르는 번호로 전화가 걸려올 때도 많았다.

 

 매니저 형들이 모르는 번호로 오는 전화는 절대 받지 말라고 신신당부하여 받은 적은 거의 없지만, 밤낮을 가리지 않고 걸려오는 전화에 마음 편히 잠들 수 없었다. 마음 놓고 푹 잠을 잔 적이 없어 초반에는 멤버들끼리 대화를 할 시간도 없었다. 잠을 못 자 예민해진 탓에 말을 걸었다가 짜증이 불쑥 튀어나올 것만 같았기 때문이다.

 

 숙소 앞에 사람들이 모이는 일이 잦아지자, 주민들이 경찰에 신고한 적도 있다. 우리 때문에 일어난 일이라서 미안했지만, 소속사에서 모이지 말라고 해도 사람들은 계속 숙소로 찾아왔다. 초인종을 누르는 일은 없었지만, 우리를 어디서 어떻게 촬영하고 있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에 멤버들끼리 어두운 밤에도 불을 끄고 지낸 날도 적지 않았다.

 

 ONLY가 많은 사랑을 받으면서 가족들에게도 피해가 가기 시작했다. 멤버들의 가족들이 사는 집 앞에 모르는 사람들이 찾아와서 초인종을 누르는 것은 기본, 형제자매가 있는 학교에 찾아가서 멤버들의 스케줄을 묻는 사람들도 있었다. 가족들은 우리에게 피해가 갈까 봐 어떠한 조치도 취할 수 없었고, 공인의 가족이라는 이유로 아무 말도 할 수 없었다.

 

 모두 우리 때문에 일어난 일이라서 항상 미안했지만, 그렇다고 주변 사람들에게 아무것도 해줄 수 없다는 현실이 더 힘들었다.

 

 “관심을 받는다는 건 그만큼 우리 책임이 무거워진다는 거야. 항상 신나는 일만 있을 수는 없어. 주변 사람들에게 미안한 만큼 우리는 성공해야 하고, 주변을 많이 챙겨줘야 해. 우리가 공인이라는 이유로 주변에서는 할 수 있는 게 없거든.”

 

 시우형은 과한 관심으로 힘들어하는 멤버들에게 항상 따뜻하게 말했다. 이런 일을 겪는다는 게 어쩌면 성공의 시작일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다. 나도 마음을 단단히 먹어야겠다고 다짐했다.

 

 

 시간이 지날수록 인터넷에 우리에 대해 좋지 않은 이야기와 악플도 많아졌다. 사람들은 익명성을 빌려 일어난 적 없는 일을 진짜 일어난 일처럼 퍼뜨리고, 이야기를 지어내기도 했다. 이 모든 것들 역시 내가 인내해야 하는 일이라고 생각했다. 상처를 받지 않았다면 그건 거짓말이다. 처음에는 억울했다. 그리고 슬펐다.

 

 왜 우리에게 이런 일이 일어나지? 우리가 뭘 잘못했지?

 

 생각해보니, 우리가 잘못한 건 없었다. 굳이 말하자면 우리가 많은 사랑을 받는다는 것?

 

 그들에게는 그저 화를 분출할 무언가 필요했을 뿐이고, 그게 우리였던 거다. 그 당시에는 그걸 몰라서 힘들어했다. 그때도 시우형은 내가 강해지지 않으면 나에 대한 루머로 가족들이 힘들어할 것이라고 말해줬다. 그 말을 들으니, 정신이 번쩍 들었다. 내가 흔들리면 가족들도, 팬들도 힘들어할 거다.

 

 좋지 않은 일로 포털 사이트 메인 화면에 우리 이름이 걸린 적도 있었다.

 

 해외 공연하러 갔다가 입국할 때 일이다. 그날도 멤버들과 스태프들을 제외하고 우리 옆을 사수하려는 사람들이 있었다. 매니저 형들과 경호원 형들이 열심히 우리 옆을 지켜줬지만, 수십 명이 동시에 움직이다 보니 사실상 매니저 형들 옆에 있는 것조차 너무 힘들었다. 우여곡절 끝에 비행기에 무사히 탑승했으나, 출발 직전 승객들 모두 하차하라는 방송이 흘러나왔다. 항공기 내에 무슨 일이 있는 줄 알고, 멤버들과 스태프들 모두 어리둥절해 하며 공항으로 다시 들어왔다. 그리고 그때 무슨 일이 있었는지 알게 되었다.

 

 퍼스트 클래스에 탑승할 예정이었던 한 승객이 티켓 전액 환불을 요청했다고 한다. 퍼스트 클래스의 경우, 출발 전에는 언제든 티켓을 전액 환불받을 수 있는데, 대신 다른 승객의 안전을 위해 퍼스트 클래스 전 승객이 항공기에서 내려야 한다고 한다. 승객들이 하차하면 승무원들이 항공기 내를 샅샅이 뒤져 안전을 확인한 후에 다시 승객들이 탑승해야 한다고 한다.

 

 그날, 티켓 환불을 요청한 승객은 우리를 보려고 일부러 탑승 직전 티켓 환불을 요청했고, 혹시 모를 위험에 대비해 모든 승객이 항공기에서 하차할 수밖에 없었던 것이었다. 분명 그날 퍼스트 클래스에 탑승했던 승객 중에서는 비즈니스로 급하게 귀국하거나 출국해야 하는 사람들이 있었을 텐데, 우리 때문에 그런 분들까지 출발이 미뤄지게 된 것이다.

 

 비행기를 타는 것도 신기했던 우리인데, 우리가 도저히 손을 쓸 수 없는 지경의 일들이 일어나니, 가끔 아이돌을 꿈꿨던 나 자신이 원망스러웠다. 나 때문에 일어난 일에 내가 책임질 수 없는 현실이라니.

 

 

 “이런 말이 있어. 이 또한 다 지나가리라. 우리가 할 수 없는 일에 힘들어하지 말자. 미안한 마음만 있어도 돼. 우리는 우리가 책임질 수 있는 일에만 최선을 다하자.”

 다시 한번 말하지만, 멤버들이 없었다면 나는 못 버텼을 것이다. 그만큼 ONLY 멤버들은 나한테 소중하다.

 

 시간이 갈수록 멤버들과 사이는 더 돈독해졌다. 가족과 보내는 시간이 줄어들었지만, 대신 멤버들과 함께 하는 모든 시간이 즐거웠다. 눈빛만 봐도 서로의 감정을 읽을 수 있을 때, 우리에게 이별이 찾아왔다.

 

 마지막 콘서트에 우리의 마음을 담기로 했다. 우리가 헤어져도 각자의 자리에서 최선을 다하면 다시 만날 수 있을 거라고 믿었고, 그 마음이 팬들에게도 전해지길 바랐다. 예전부터 팬들이 빨간 머리가 보고 싶다고 해서 콘서트 전날 빨간색으로 염색했다. MAKE에 처음 나갔을 때의 빨간 머리로.

 

 사실, 나흘 동안의 콘서트는 우리에게도, 팬들에게도 좋은 추억이자 슬픈 추억으로 남았다. 우리의 만남을 추억하는 자리이기도 했지만, 동시에 우리의 이별을 알리는 자리였으니까. 나흘 동안 정말 많이 울었다. 무대 위에서 1명이 울면 다 같이 엉엉 울었다. 우리가 울면 팬들도 울었다. 신나는 노래를 할 때는 다 같이 장난을 치다가 발라드를 부를 때는 서로를 껴안고 울었다.

 

 2년 동안의 ONLY 활동은 4일간의 콘서트로 마무리 지었다. 콘서트 다음날, 멤버들이 모두 모여 추억을 이야기하며 시간을 보내다가 오후에 각자 짐을 챙겼다. 9명이 묵었던 숙소는 그렇게 비워졌다.

 

 ONLY 활동 이후, 재현이 형과 은우 형이 있는 숙소로 돌아왔다. 나와 휘가 ONLY로 활동하는 동안 형들끼리 지냈다고 한다. 같이 지내는 사람이 8명에서 3명으로 줄어든 건 생각보다 그 빈자리가 크게 느껴지지 않았다. 워낙 형들과 오래 알고 지내서 그런지 집에 돌아왔다는 느낌이 많이 들었다. 형들과 데뷔하게 된다면 최소한 이별은 전처럼 빠르게 오지 않을 테니까.

 

 .

 .

 .

 .

 .

 

 솔로 활동을 앞두고 내가 왜 이럴까? 왜 ONLY 때 생각이 날까?

 

 ONLY 멤버 중에는 솔로 활동을 하는 멤버들이 있다. 조언 좀 구할 겸 연락해봐야지.

 

 뚜루루 –

 

 “어, 진우야! 웬일이야?”

 “재한이 형! 오늘 뭐 해?”

 “오늘 일이 없어서 집에서 쉬어. 왜? 만날까?”

 “응. 형 안 바쁘면 잠깐 시간 내줘.”

 “그래, 어디서 볼까?”

 “카페 C에서 보자.”

 “그래. 좀 이따 보자.”

 

 솔로 활동 6년 차인 재한이 형.

 형이라면 내 이야기도 들어주고, 같이 추억도 해주고, 조언도 해줄 수 있겠지?

 

 
작가의 말
 

 긴 터널을 지나 밝은 빛을 볼 때 함께 느꼈던 따뜻한 기억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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