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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로맨스
별이 뜨는 곳
작가 : julia
작품등록일 : 2020.8.8

"별이 가득한 밤 하늘을 올려다보는게 내 소원이야.그렇게해서 잠시라도 자유로워지고 싶을뿐이니까".....
평범하게 살아가고 싶었지만 평범할 수 없었던 20대 여자 "지혜"가 모든걸 내려놓고 떠난 몽골이라는 나라에서 겪게되는 평범한 일상, 특별한 사랑들의 이야기입니다. 이 세상 모든 청춘들에게 '떠나고 여행하고 사랑하라'고 얘기하고싶습니다.

 
#4화: сайн уу, Монгол Улс(안녕,몽골)
작성일 : 20-08-24 12:39     조회 : 193     추천 : 0     분량 : 769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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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몽골에 가기위해서는 일단 이 곳에 남아있는 일들을 정리해야만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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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23.5.6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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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대학 교문을 들어섰을때, 길목으로 가득 핀 장미 꽃들과 이름모를 풀 꽃들이 거리를 가득 메우고 있었다.

 그 길 사이로 많은 사람들이 제 갈 길을 가고있었다.

 졸업시즌이 한참 지났지만 지혜는 이제서야 졸업장을 취득할 수 있게되었다.

 취업준비로 인해 학점이 부족한 상태였고, 레포트나 졸업작품들도 만들어야 했다. 남들은 새 학기를 시작함에 설레였을 그 계절에 그녀는 졸업을 했다.

 정말 힘들고 짜증나고 속상한 일 투성이였지만

 이제 이 곳도 몇 일 남지않았다고 생각하니

 아주 조금은 아쉽기도 했다.

 

 -학교 뒷 골목에 있던 동백나무들, 그 나무 사이에서 빼꼼히 고개를 내밀던 얼룩무늬 아기고양이들과 어미고양이, 벚꽃이 피면 많은 사람들이 모이는 연못가.

 이 모든것들을 다시 볼 수 있을 날이 올련지는 몰라도

  떠나야 할 사람은 떠나야했다.

 나쁜 기억, 나쁜 사람들 모두 잊고 이 곳에서 있었던 일들을 하루 빨리 잊고 싶었다.

 마지막으로 남은 짐들과 작품들읆가지러

 동아리실로 갔다.

 동아리실은 3층 환경.예술학부에 있었다.

 낡은 중앙 현관 계단을 올라, 문을 열려는 그 순간에

 동아리실 안에서 익숙한 목소리의 여자아이들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복도에 서서 가만히 그 소리들에 집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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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맞다, 아영아~ 너 그거 들었니? 승희 걔 말이야. 취직했잖아, 그 회사에서 팀장급 정도되는 남자랑 사귄다는 얘기가 있는데 글쎄 그 남자 유부남이라더라. 나도 아는 애한테 들었어.

 진짜 걔는 미친거아니니?!"

 

 "진짜?!! 와.... 걔는 진짜 남자를 어떻게해서 구워삶아먹길래 다 자기껄로 만드냐. 그것도 인턴으로 들어간 주제에....미쳤다 정말. 이제는 유부남까지....진짜 돈 많다고 편해서 그런지 몰라도 내가 걔 싫어하는데 이유 따로 없다니까. 애 자체가 학교다닐때부터 완전 밥맛이여가지고....내가 마음이 넓어서 맞춰준거지. 걔는 진짜...후.."

 

 "솔직히 우리 과 여초과라서 은근 견제하는거 다 아는데 애들보라고 일부러 명품 빼입고 오고 은근히 자기자랑 많이하고.

 걔 일부러 지혜앞에서 자기가 꼭 천사라도 되듯이

 '친구없는 애. 자기가 거둔다.'이런식으로 데리고 다녆잖아. 그리고 교수님한테는 깍듯한척 하고. 우리 그 조교쌤이 얼마나 그 년한테 받았는지는 몰라도 출석 안해도 출석표시 해주고 밥 사주고 꼭 무슨 사이라도 되는것처럼.

 내가 과 대표 할때부터 뭐라할까 하다가 걔 돌면 완전 미친년되잖아. 괜히 피곤해질까봐 피한거지. 암튼 이제 걔랑 학교도 같이 안 다니고 좋아. 우리도 곧 졸업할꺼니까."

 

 "근데 너는 승희 걔랑 엄청 단짝처럼 지낸거아니였어?

 이제와서 다 폭로하는 사람처럼 그러냐ㅋㅋㅋ"

 

 "아~그거? 그년이랑 같이 다니면 걔가 뭐 잘 사주드라고. 솔직히 그 성격에 친구가 정상적으로 사겨지겠어?

 자기가 그렇게라도 해야 친구라는것들이 생기든지 하지.걔 돈으로 친구 사고 다니는 애잖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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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둘의 대화에 잠깐의 정적이 흘렀다. 노트북을 펴고 레포트를 작성중이였던 모양인데 단발의 "리안"이라는 친구앞에는 승희와 가장 친하다고 생각했던 "아영"이 앉아있었다. 리안이는 잘 모르는 친구였지만 아영은 승희가 지혜를 배신하고 대학 생활동안 제일 가깝게 지낸 친구였다.

 이제와서 저런 말을 내뱉다니.

 결국 친구라고 다녔던 저 아이도

 속 마음은 친구를 증오하고 깔보는 맘을 가지고

  서로 어울려 지냈다는것에 인간관계에 대해 또 한번 허무함을 느끼며 동시에

 승희와의 안좋은 기억이 떠올라 역겹기 시작했다.

 

 -어차피 아영과는 싸울일도 없고 무엇보다

 서로를 위하는척 가깝게 지내놓고

 뒤에서 서로가 못 되기를 바라고 함부로 떠들어대는

 애들과는 상종도 하고싶지도 않았다.

 학교만 졸업하면 남남이 될 사이였으니까 말이다.

 동아리실 문을 열고 들어가 눈도 마주치지 않고 짐을 챙긴 후 문 밖을 나서려는데 익숙한 목소리가 지혜를 부르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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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혜야, 너도 이번 학기에 졸업하니?"

 

 "어...?응. 그런데."

 

 "아, 그렇구나~ 우리도 이번 학기에 졸업 목표로 두고있어서. 그럼 졸업준비 잘 해."

 

 "응. 그래."

 

 -서둘러 그 공간을 빠져나왔다. 말은 좋게해도 또 자기들끼리 모여서 어떤 꼬투리를 잡든 쑥덕댈께 뻔하니까.

 이제는 서로 볼 일도 없는 사이에 더 이상 두려워하거나 할 필요가없었다.

 아영이 만큼은 겉과 속마음이 같을거라고 생각했는데

 아니였다.

 그녀도 그런 마음을 숨기고 속이면서 어떻게든 혼자가 되지않기위한 발버둥을 쳤을지도 모른다.

 어이없고 하찮다고 느껴졌다.

 승희가 정말로 그런 행동을 하고 다니는지는 관심도 없었지만 솔직히 좋은마음은 들지않았다.

 

 -계단을 내려가 학교 문을 나온 후 잠시 빈 시간동안 할거리를 찾고있었다.

 근처에 작은 카페에 몇번 들린적이 있는데 기분전환이나 할 겸 가보기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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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어서오세요~어머나! 지혜씨 오랜만에 뵙네요~ 그간 바쁘셨나보네요. 요즘은 왜 안 오시나 궁금했던 참이였어요~"

 

 "아....네..... 좀 바빠서...."

 

 -밝은 갈색의 포니테일묶음을 한 카페 주인이 해맑은 미소로 인사를 건냈다. 항상 경쾌하고 행복한 표정으로 일을 하는 그녀는 오늘도 열심히 원두를 볶고, 디저트를 만들고, 가게를 청소했다. 혼자서 운영하는 작은카페에는 골목길에 위치 해있어서 사람들이 자주 들리는곳은 아니지만 지혜는 오히려 그런 조용한 가게의 분위기를 좋아했다.

 

 "지혜씨는 아메리카노 맞죠?"

 

 "아, 넵...맞아요."

 

 "알겠습니다~ 맛있게 만들어드릴께요~"

 

 -원두 볶는 향기가 좋았다. 기분이 나쁠때나 지칠때 또는 좋은 일이 있을때도 이 카페를 늘 들렀다. 다른사람들이 대형 카페에 갈때 오히려 조용하고 아담한 원목의 향을 내뿜는 카페가 마음에 들었다. 사장은 늘상 말을 예쁘고 하고 언제나 밝아서 갈때마다 어두운 모습을 본적이 없었다. 어떻게하면

 저렇게 밝게 살 수 있는건지 부럽기도 했다. 사장이 커피를 흰 머그잔에 따랐다. 항상 오면 마카다미아쿠키 한 개를 서비스로 같이 주셨다.

 앉아있는 테이블로 직접 가져다 주고는 넵킨을 곱게 접어서 얹어주었다.

 

 "오늘은 약간 찬 바람이 불길래 따뜻하게 준비했어요. 쿠키도 이거 젤 좋아하죠? 그럼 지혜씨 푹 쉬다가 가요~"

 

 -다른 손님들이 들어왔다. 근처 회사의 직장인으로 보였다. 테이크아웃을 하려는지 음료를 고르고 있었다.

 사장은 또 해맑은 미소로 손님들에게 음료를 추천해주고 있었다.

 손님들이 음료를 다 고른 후 사장이 음료를 정성스럽게 포장했다.

 음료를 하나씩 챙겨서 가져간 후 손님들이 문 밖을 나섰다.

 가게에는 지혜와 사장님 뿐이였다.

 사장은 그릇들과 컵을 씻어둔 후에

 매대에 기대서 지혜에게 말을 걸었다.

 손님과 대화하는걸 좋아했다. 소심한 지혜는 많은 대화를 나누진 않았지만 사장의 얘기를 들어주는 편이였다.

 

 "지혜씨, 새 학기라서 바쁘겠어요?~"

 

 "아....네. 근데 저 이번 달에 졸업하는데..."

 

 "어머나, 그래요?! 그랬구나...그럼 이제 자주 못보겠네요..."

 

 "음...그건 잘 모르겠지만 아마 그럴꺼같아요."

 

 -사장의 표정에서 진심으로 아쉬워하고 있음을 알 수 있었다. 시무룩한 표정조차 해맑아 보였지만 지혜 본인도 이 따뜻한 공간, 좋은 사람과 또 멀어져야 한다는것이 섭섭했다.

 

 "괜찮아요~ 언제라도 다시 놀러오면 되니까요! 지혜씨랑 이렇게 커피를 사이에 두고 대화할때면 즐거웠는데... 다음에 시간되면 꼭 놀러와요!"

 

 "네..."

 

 -잠깐의 침묵이 흐른 후, 사장이 바닐라 라떼 한 잔을 내려서 마셨다. 달콤한 향이카페의 온 곳에 퍼지자, 머리가 잠시 아득해졌다.

 사장이 갑자기 아차!하며 생각이 난 듯 무언가를 가지러 창고로 향했다.

 그녀가 실 팔찌같은것을 하나 건네주었다. 꽃 모양으로 매듭지은 하얗고 연분홍이 섞인 팔찌였다. 데이지 꽃 모양인것같았다. 손을 내밀어보라고 한 그녀는 지혜의 손목에 팔찌를 정성스럽게 채워주었다.

 

 "이거 내가 취미로 하나씩 만든거에요. 아는 사람들 나눠주다가 지혜씨 생각도 나길래 만들었는데 마음에 들어요..?"

 

 -항상 그녀에게 받기만 했는데 이번에도 또 너무나 예쁜선물을 받게되었다. 마음이 울컥했지만 이내 마음을 다 잡았다.

 

 "너무...예뻐요...제가 항상 받기만 해서 죄송스러워서.."

 

 "어머, 우리 사이에 무슨~ 지혜씨 주려고 만든거니까 잘 써줘요~"

 

 -너무나도 예뻤다. 선물이 마음에 드는것을 넘어 사장의 마음이 너무나도 예뻤다. 본인을 위해서 만들었다고 하니 '막상 나 자신은 누군가를 위해서 이렇게 살았던적이 있는가'라는 생각을 하며 알게모르게 부끄러움도 느꼈다. 역시나 한창 팔찌에 시선을 떼지못하는 지혜를 바라보며 그녀도 뿌듯한 미소를 짓고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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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실 팔찌가 나중에 시간이 지나서 자연스럽게 끊어지면 그때 소원이 이루어진대요. 지혜씨 소원이 무엇인지는 몰라도 꿈 꼭 이뤘으면 좋겠어요~"

 

 "정말 감사합니다...전 드릴께없는데..."

 

 "나중에라도 생각나면 들리면되죠~ 그게 나한테는 제일 기쁜선물일껄요? 어...그런데..."

 

 "네?"

 

 -사장은 지혜의 노트북에 있는 사진 한 장을 보곤 말을 이었다.

 

 "저기 지혜씨 노트북에 있는 사진 직접찍은거에요?"

 

 "아...아뇨. 이거 어느 분 블로그에 있던 사진이에요."

 

 "그렇구나~사진이 엄청 예쁘네요! 저기 어디에요?!"

 

 "몽골이에요. 여행작가가 찍은 사진이라는데 너무 예뻐서 저장해둔거에요."

 

 -사장의 크고 맑은 눈이 더 또렸하게 빛났다. 모든 이야기에 흥미를 느끼는 편이였지만 카페 뒷편을 보니, 본인이 여행 다녀 온 것들인지 몇 장의 사진들이 별이달린 나무집게들로 고정되어있었다.

 여행을 종종 다니는 모양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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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어머 어머, 나도 여행 완전 좋아해요~! 나는 남편이랑 연애할때부터 자주 다녔는데 일부러 더 멀고 힘든데 다니는걸 즐겼거든요. 최근에는 쿠바에 다녀왔었고 내가 남미국가를 좋아해서 산티아고 순례길이랑...맞다! 스페인에도 다녀왔었어요~남편이 남미쪽에 출장을 자주가서 나도 여행겸...?! 따라 갔었거든요. 몽골은 내가 한번도 생각을 안해봐서...지혜씨도 여행좋아해요?"

 

 "아...전...여행이 처음이거든요."

 

 "엇...?! 진짜요? 해외여행 처음이구나! 진짜 생각보다 갈 곳많아요~ 나도 못 가본곳이 엄청 많은데 근처에 나라들은 언제든지 갈수있으니까 한살이라도 젊을때 먼 곳으로 떠나는것도 좋더라구요. 어디 가고싶은곳 있어요?"

 

 -지혜가 쭈뼛쭈뼛한 자세로 괜스리 커피잔 손잡이를 꼼지락댔다. 부끄러운 짓을 하는것도 아닌데 이런 질문을 듣는것도 대답하는것도 아직은 망설어졌다.

 그래도 이제만큼은 용기내기로 자신과 약속했음을 다시한번 새기고 전 보다 조금 더 입꼬리를 올려 밝은 표정으로 대답했다.

 

 "저, 여기 가보려구요.몽골."

 

 -사장은 의외라는 표정과 신기하다는 표정이 겹쳐 잠시 놀란듯했지만 이내 다시 맑은얼굴로 돌아와 지혜에게 단호박쉬폰케이크 하나를 냉장고에서 꺼내어 전해주었다.

 

 "여행 조심히 잘 다녀오구요, 다녀오면 대신에 어땠는지 꼭 얘기해주러 와야되요~? 이건 내가 첫 여행 축하하는 작은 선물이고 올때 예쁜사진들도 많이찍어와요~!"

 

 "감사합니다..... 꼭 그럴께요."

 

 -지혜는 무언가 부끄러우면서도 답답한 체증이 내려가는듯한 느낌을 받았다. 태어나 처음으로 비행기를 타고 이 나이 먹도록 해외여행도 처음인 본인을 어떻게보면 조금은 무시하거나 더 잘난척하며 얘기했을수도 있었을텐데 사장은 진심으로 여행을 떠나는 자신을 지지해주는 느낌을 받았다. 올 때 선물이 있다면 나중에 꼭 돌아와서 드려야겠다는 생각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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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여행가면 아마 많이 배우고 느낄텐데 가서 더 성숙하고 좋은사람이 되어올꺼에요. 갈때 챙길것들 잘 챙기고 졸업기념 여행인거네요? 재밌게 놀다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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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렇게 30여분정도를 더 얘기한 후에 지혜는 카페를 나왔다. 남은 과제는 집에서 하기로했다.

 커피 한 잔 사마셔놓고 오늘은 얻어가는것이 너무 많았다. 신호등을 건너 지하철역에 들어서 항상 타는 1호선을 탔다. 오늘은 자리가 왠일인지 한산했다. 아직 오후시간이라서 그런것같았다.

 

 -집에가면 남은 일들을 정리하고 본격적인 여행계획을 세우리라 생각했다. 아직 떠나지도 않았는데 마음만큼은 이미 비행기에 오른 느낌이였다. 마침 오늘은 알바월급이 들어오는 날이라서 돈을 찾아 집에 들어가기로 했다.

 지하철이 가는동안 잠깐 몰려오는 봄 바람에 마음이 일렁였다. 바깥은 아직도 벚꽃나무들이 몇그루 맞이하고 있었다. 매일 똑같이 보던 풍경과 일상이였지만 오늘만큼은 하늘도 푸르르고 구름도 몽글몽글하여 묘한 기분이 들었다. 자신같은 사람도 일상속에서 이런 작은 행복을 느낄수있구나라는 생각에 신기했다.

 

 -세상에 나쁜 일 나쁜사람들만 있는것은 아니였다.

 그 사장이 세상을 살아가는 시각을 닮고싶었다.

 생각에 잠겨 창 밖을 바라보는데 눈꺼풀이 점점 내려앉았다.

 지하철은 역을 향해 달리고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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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집에 도착한 지혜는 어제부터 여행사이트에 접속하여

 패키지여행을 갈 수 있는 여행사를 알아보고 있었다.

 사실 이모가 여행사를 하고 있어서 말만 하면 저렴하고 안전하게 다녀올 수 있겠지만, 괜히 얘기했다가는 엄마 귀에 들어가서 또 어마어마한 잔소리를 들을것이다.

 '여자 혼자 무슨여행이냐.','취업을 해야지 돈도없는게 팔자가 늘어졌다'라는둥의 잔소리를 할것이 불보듯 뻔했기에 일부러 돈이 좀 들고 찾아보기 고생스러워도 스스로의 힘으로 가기로했다.

 

 -한번도 해외여행을 가본적이 없기에 아는 친구들에게 물어보기도 했지만 속 시원한 답을 듣지는 못했다.

 인터넷에 올라온 패키지에는 몽골을 가지않는 곳도 있었고, 가더라도 일정이 너무 빽빽했거나 터무니없이 비씨기도했다.

 단순히 떠나면 되겠다는 마음만을 가지고서는 쉬울꺼라 생각했는데 막상 가기전부터 아는것이 없으니 두려워서 포기할까싶은 마음도 약간은 들었다.

 하지만, 이대로 포기하기에는 너무나도 가고싶은 마음이 컸고 언제 다시 갈 수 있는 기회가 생길지도 알수없기에 더욱 오기가 들었다.

  물을 한 모금 마신 후, 차분히 검색을 이어갔다.

 시내의 대도시를 여행하는것보다는 탁 트인 자연을 여행하고 싶었다.

 

 -몽골의 수도 울란바토르에서 갈수있는 외곽지역을 찾아보던중, 홉스굴이라는곳을 알게되었다.

 제주도의 1.5배이상의 규모를 자랑하는 호수에는 물이 너무나도 맑고 아름다워보였다. 이동시간은 길어보였지만 근처에 유목민들도 있고 자연 그대로를 느낄수있다는 후기를 읽고 이 곳을 가기로 결심했다.

 벌써부터 가슴이 설레었다. 대자연에서 자신이 어떠한 여정을 즐길 수 있을지 솔직히 걱정이 되지않는다면 거짓말이지만 이제는 되돌릴수도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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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결국에는 5월 말에 출발하는 직항 비행기표를 구매해버렸다.여행은 중저가 패키지여행으로 가기로 했다.

 출발하기까지 2~3주 정도의 시간이 남아있었다.

 졸업은 5월중순에 예정되어있고, 그 안까지는 공부에 집중하며 할 일을 마친 후 떠나기로했다.

 여권이 없던 지혜는 이번주 주말에 여권을 만들러 가야겠다고 생각했다.

 

 -여태 일하면서 모아둔 돈을 확인해보니 200정도가 남아있었다. 얼마가 필요할지도 알 수 없었지만 정말 필요한 돈이 아니면 최소한으로 사용하기로했다.

 여행 하나 가는것뿐인데도 해야 할 일이 너무나도 많았다.

 급격히 피곤함을 느꼈지만 몽골의 대자연들이 담긴 사진 한장 한장을 넘겨보면 그러한 피로감이 싹 가시는듯했다.

 빨리 여행을 떠나는 그 날이 오기를 손꼽아 기다렸다.

 살면서 무언가에 이렇게 설렜던적이 없었기에

 더욱 기대됬을지도 모른다.

 

 -지혜는 여행 계획 노트를 만들기로했다.

 여행을 가기전, 가고나서, 갔다 온 후를 기록하며

 진정으로 다녀오는 의미를 되새기기 위해서였다.

 그 첫 장에 어떤 말을 적어야 할지 고민이 들었다.

 아차하는 생각이 들었는데 책상 서랍을 열어

 별과 달이 그려진 마스킹테이프를 한장 뜯어 붙이고는 파란색 반짝이 젤 펜으로 정성스럽게 한 글자 한 글자 적어내렸다.

 

 -첫 장의 문구는 짧고 간결했다.

 이제는 정말로 떠날 일만 남았다는 생각에 설레였다.

 지혜는 다시한번 다짐했다.

 '잘 할 수있을꺼야', '시작을 두려워말자'라고.

 노트를 펼쳐두고 지혜는 자리에서 일어나 저녁을 먹을 준비를 하러떠났다.

 노트의 글씨가 저녁노을에 비쳐 반짝였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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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сайн уу, Монгол Улс(안녕,몽골)"

 

 

 

 

 

 

 

 

 

 

 

 

 

 

 
작가의 말
 

 여행을 계획하면서 항상 설렘을 느끼는것같습니다. 요즘은 어딘가로 떠나기 힘든 시간속에 살며 무기력해지고 이러한 설레임들을 잊고 살게되는데 ,

 글을 읽으시면서 혼자 혹은 누군가들과 여행을 떠나기전 느꼈을법한 떨리는 마음들을 조금이나마 떠올려보셨으면 좋겠습니다^^ 오늘도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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