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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추리/스릴러
워킹홀리데이
작가 : 리에토라비타
작품등록일 : 2016.8.23

최근 호주 워킹홀리데이에서 벌어지는 각종 사건 사고의 한 이야기 입니다. 실제 이야기를 바탕으로 허구로 재구성하여 작성한 것임을 알려드립니다.

 
그날의 사고 (4)
작성일 : 16-10-20 13:02     조회 : 453     추천 : 0     분량 : 51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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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날의 사고(4)

 

 #회상 (강철)

 

 

 민규 : 그래 나가자 다 같이나가자.

 

 기분이 영 찜찜하고 불편했는데, 차도 찾았겠다, 길을 나서지 않을 이유가 없었다. 차라리 아파트 지하실이나 새벽시간 빈 공사장이 마음이 편했다. 민규와 함께 방문을 나서는 뒤통수 뒤로 현준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현준 : 야 근데, 이렇게 가기 너무 아쉽지 않냐? 그래도 차까지 훔쳐서 왔는데. 좋은데서 술이나도 마시자. 마지막인데.

 

 강철 : 술 마시고 언제 가게?

 

 현준 : 여기서 좀 자다가 가면 되지. 여름이나 춥지도 않은데 뭘.

 

 

 서울로 곧장 가고 싶었다. 한 시라도 이 도시를 빠져 나가고 싶었지만 차마 거부할 용기가 강철에게는 없었다.

 강철이 머뭇머뭇 거리며 민규와 현준의 눈치를 보자, 현준이 민규의 손목을 잡아 끌었다.

 

 

 현준 : 야 홍민규. 너 여기에 여자들이랑 술마신다고 하니까 따라 온거잖아. 술만 마시고 가자. 나도 그냥 가기에는 미안하기도 하고 찜찜해서 그래 응?

 

 

 민규도 꼭 강철처럼 갈등하는 것 같았다.

 

 

 현준 : 나가자. 요 앞에 좋은데 있어. 아까 형님한테 돈 받은 것도 있고. 오늘 원없이 마시고 놀아보자.

 

 

 웃으면서 말을 끝내고 강철의 어깨를 한번 툭 치고 방문을 먼저 나섰다. 그 뒤를 강철과 민규가 뒤 따라 갔다.

 

 

 # 술집

 

 늦은 새벽시간이었지만 방 마다 손님들의 노래 부르는 소리와 이런 저런 잡담의 소리로 가게 안은 시끄러웠다. 웨이터의 안내를 받고 들어간 빈 방. TV에서만 보아오던 촌스덥디 촌스러운 벽지와 쇼파가 강철의 머릿속에 남아 있는 할아버지의 잔상처럼 불편하고 무섭기까지 했다. 고등학생의 신분임에도 술집 안까지 들어오는데는 문제가 되지 않았다. 어떻게 술을 마셔도 돈만 잘 내고 나가기만 하면 되는 곳이니까.

 

 

 웨이터 : 아까 형님이 다녀가셨습니다. 금방 준비해 드리겠습니다.

 

 현준 : 빨리 갖다 주세요.

 

 

 넉살좋게 현준보다 나이가 많아 보이는 웨이터의 어깨를 툭 치며 웃었다.

 소위 말하는 가라오케 같은 술집은 민규와 강철은 처음인지라 형님이 미리 준비한 술과 안주가 들어오기 전까지 어리벙벙해 있었다. 얼마 지나지 않아 문이 다시 열렸다. 웨이터 두명이서 술과 안주를 들여오고 이어 아가씨들 세 명이 줄줄이 들어왔다. 그리고 각 민규 옆, 강철 옆, 현준 옆에 자리를 잡고 않아 엉겨붙기 시작했다.

 

 강철과 민규의 머릿속에서는 어느새 할아버지의 잔상을 다 잊혀지고, 가슴골이 깊게 패여 각각 옆자리에 앉은 여자들에게로 정신이 나가 있었다. 하지만 정신과는 다르게 여자들이 더 엉켜붙을 수록 몸은 점점 더 굳어져만 갔다.

 강철 옆의 여자는 짧은 단발 머리에 가슴이 3분의 2는 훤히 보이는 깊이 패인 짧은 원피스를 입고 있었다. 팔 다리에는 제법 포동포동한 흰 살이, 여자가 움직일 때마다 가볍게 일렁이며 강철의 시선을 더 자극 시켰다. 빨리 친해지기 위해 서로 인사를 하며 한 잔, 어디 사는지 물어보며 한 잔, 그리고 자기가 마음에 드는지, 마음에 든다면 한 잔.

 여자들의 힘들지 않은 적극적인 노력으로 짧은 시간안에 얼큰하게 취 할 만큼 마셔대고 있었다. 슬쩍 취기가 오른 강철이 민규를 쳐다 보았다. 민규 역시 이런 상황이 낯설지만 그리 싫지는 않은지 연신 쑥스러운 웃음을 내보이며 여자를 힐끗힐끗 바라보고 마시고 있었다.

 

 한 시간도 채 되지 않아 서로서로가 어색하고 불편하지 않게 되었다. 제법 서슴치 않게 여자의 어깨를 감싸기도 하고, 노골적으로 얼굴을 들이미는 여자를 피하지도 않았다. 팔뚝과 허벅지 등을 어루만져주는 여자의 부드러운 손길의 감촉이 좋았다. 그렇게 시간은 이른 아침을 향해 밝아오고 있었다.

 

 

 # 지하방

 

 시끄러운 자동차 경적소리에 놀라서 잠이 깼다. 사람들의 조잘대는 소리도 들렸고, 수시로 자동차가 왔다 갔다 하는 소리도 함께 들렸다. 머리를 붙잡고 강철이 자리에서 일어나 앉았다.

 

 

 강철 : 아오... 머리야...

 

 

 간밤에 술을 과하게 마신 탓인지 머리가 지끈지끈 아파와 정신을 차릴 수가 없었다. 아직도 술에 취해 있는 듯 머리가 빙빙 돌면서 어지러워 방바닥에 한 손을 받치고 있어야, 휘청거리는 몸과 정신을 지탱 할 수 있었다.

 

 '여기가 어디지...'

 

 무거운 눈꺼풀을 들어 올려 정신을 차리고 상황을 바로 보려 애를 썼지만, 눈조차 제대로 떠서 초점을 맞추는 일도 힘들었다. 다시 바닥에 손바닥을 댄채 천천히 자리에 누웠다. 그렇게 잠시 눈을 감았다.

 

 '어젯밤 여자들이랑 술.....'

 

 간밤에 여자들과 술을 마신 생각이 스치자 갑자기 정신이 번쩍 나는 듯 했다. 자리에서 벌떡 일어나 앉아 주변을 살폈다. 희미하게 보이던 시야는 곧 선명하게 보이기 시작했다.

 

 '여기.. 지하방... 민규! 현준이!'

 

 방 안에는 아무도 없었다. 간밤에 꿈같은 시간을 나누었던 여자들도 없었다.

 

 '얘들은 어디있지? 벌써 일어 난 건가?'

 

 방안에 덩그러니 혼자 남겨진 사실을 확인하고 마음이 불편해졌다. 방바닥에 아무렇게나 던져져 있는 담배 한 까치를 꺼내 물고 라이터를 켰다. 흰 연기 사이로 기억을 더듬어 보았다.

 

 '어젯밤에 셋이 다같이 술집에 들어가서... 여자들이랑 같이 술을 마시고... 같이 노래도 부르고...'

 

 중간 중간 민규를 쳐다 보았을때 아무 생각없이 옆에 파트너를 더듬고 엉겨 붙어 있었던 것 까지 기억이 났다.

 하지만 역시나 언제 잠이 들었는지 어떻게 여기 방안에 혼자만 덩그러니 오게 되었는지는 아무것도 기억이 나지 않았다.

 

 '뭐지?'

 

 아무리 애를 써도, 기억해 보려고 애를 쓰면 쓸 수록 더 진한 어둠속으로 빠져 드는 것 같았다.

 옆으로 누워있는 종이컵들 중에 하나를 집어 침을 뱉었다. 그리고 서둘러 담배를 비벼껐다.

 

 

 # 지하실 밖

 

 다행히 차는 어젯밤 마지막으로 보았던 그 자리에 그대로 서 있었다. 주머니를 뒤져 차키를 찾았지만 차 키는 없었다.

 

 '아....씨발...'

 

 다시 담배를 꺼내물고 차 유리창에 고개를 들이밀어 들여다 보았다. 별다를거 없어 보이는 차 안.

 그때 누군가 강철의 어깨를 툭툭 쳤다. 현준이었다. 하지만 민규는 이번에도 보이지 않았다.

 

 

 강철 : 민규는? 어디갔다와?

 

 현준 : 내려가서 얘기하자.

 

 

 # 지하방

 

 현준은 방에 들어 오자마자 옷을 갈아 입었다. 그런 현준을, 강철은 어리둥절하게 바라 보았다.

 

 

 강철 : 뭐해?

 

 현준 : 옷 갈아입어. 사우나가서 좀 씻자.

 

 강철 : 뭐? 민규는?

 

 현준 : 빨리 갈아입어 나가게. 시간없어. 알게 될거야.

 

 

 무언가 일이 순조롭게 진행되지 않는 느낌이었다. 현준의 말대로 일단 옷을 갈아입고 사우나에 다녀왔다.

 

 다시 방에 들어 온 강철과 현준.

 강철이 다시 현준의 눈치를 살피며 말을 꺼냈다.

 

 

 강철 : 민규...는?

 

 현준 : 너 정말 몰라서 묻는거야?

 

 강철 : 뭐가?

 

 현준 : 씨발새꺄, 왜 자꾸 모른 척 하냐 너?

 

 강철 : 뭐... 뭐가...?

 

 현준 : 민규 얘기 꺼내지도 마. 재수없어.

 

 강철 : 아니... 내가 아무 생각도 안 나서...

 

 

 날카로운 현준의 반응에 한껏 소심해진 강철이 혼잣말 하듯 말했다.

 

 

 강철 : 먼저... 서울로 갔나?...

 

 

 짧은 대화를 끝으로 두 사람은 더 이상의 말이 없었다. 그리고 일이 있다는 핑계로 먼저 자리를 떴다.

 다시 덩그러니 방 안에 혼자 남겨진 강철은 어찌할 바를 몰랐다. 현준이 일어선 자리에 강철의 차키가 놓여져 있었다.

 

 '개새끼... 차 썼나보네...'

 

 강철도 서둘러 흩어져 있는 옷가지들을 아무렇게나 가방에 쑤셔 넣고 차로 향했다.

 밖은 이제부터 서서히 어둠이 내리고 있었다. 한 치의 망설임없이 차에 올라타 시동을 걸었다.

 

 그 순간 한 무리의 남자이 재빠르게 강철을 운전석에서 끌어내려 뒷자석으로 태웠다. 상황을 바로 볼 틈도 없이 검은 정장을 입은 남자들은 차를 출발 시켰다. 그리고 곧 경찰차 사이렌 소리가 들렸다.

 

 

 # 어느 야산

 

 차에 타자 마자 강철은 검은 정장을 입은 사람의 손에 눈이 가려졌다. 상황을 파악 할 새도 없이 벌어진 일이라 그 흔한 짧은 비명 소리 조차 나오지 않았다.

 

 '뭐....지?'

 

 현준이 야구방망이로 외딴집 할아버지의 머리를 옆에서 내리쳤던 것처럼, 무섭고 어벙벙한 이 상황이 불길했다.

 아무말도 할 수가 없었고, 아무 소리도 들리지 않았다. 그저 도로를 달리는 자동차 소리 뿐. 얼마나 지났을까 아스팔트 위로 달리던 자동차가 비포장 도로를 달리는 듯 몸이 불규칙하게 흔들렸고, 꽤나 거칠게 커브를 돌아 한 쪽으로 몸이 쏠려 옆 사람의 몸에 강철의 얼굴이 눌려졌다. 그리고 차가 멈추고 강철은 누군가의 손에 끌려 거칠게 바깥으로 내려졌다.

 

 

 남자 : 들어.

 

 

 눈이 가려져 아무것도 보이지 않는 강철의 손에 무언가 들려졌다. 더듬더듬. 삽이었다.

 

 

 남자 : 여길 파.

 

 

 그저 시키는 대로 삽을 조금 들어 바닥을 향해 내리쳤다. 그리고 삽을 파는 소리가 강철 주위로 불규칙하게 들려왔다. 다시 한번 보이지 않는 거친 손은 강철의 손을 잡아당겨 어딘가에 갖다 대어졌다. 물컹하면서도 축축한 느낌.

 

 '뭐.... 뭐지?'

 

 생각하는 순간 스쳐오는 비린내. 피 비린내.

 

 

 강철 : 으아아아악!

 

 

 보이지 않는 공포가 더해져서 인지 시체라는 확신이 들어 뒷걸음질 치다 바닥에 엉덩방아를 찧으면서도 비명은 멈춰지지 않았다. 곧바로 장갑낀 손이 강철에 입가를 격하게 막아 버렸다.

 

 

 남자 : 잘들어. 니가 방금 만진건 니 친구야. 이름 홍민규. 나이 18세. 니가 오늘 새벽 술에 취해 음주운전을 하다가 실수로 니 친구 민규를 죽였어. 니 차에 민규 피도 묻어 있고, 운전대며 차 구석구석에 니 지문이 있어. 우린 지금 널 도와주고 있는거야. 도와주는 댓가로 니 잘나가는 아버지한테 돈만 받으면 되는거야. 알겠어?

 지금부터 니 아버지한테 전화할거야. 음주운전으로 사람을 죽였다고 말해. 뒷일을 처리해주는 조건으로 사람을 썼다고. 그래서 돈이 필요하다고만 말해. 구체적인 상황설명은 내가 알아서 하니까 넌 전화만 걸고 시키는 대로 얘기만 하면 되는거야. 알겠어?

 

 

 '민규가... 죽었다... 내가 방금 만진 그 물컹하고 축축한 것은.... 민규였다. 그런데 내가 언제...그랬지?

  아니야... 아니야... 그럴리가 없어. 내가 그랬을리 없어!!!'

 

 몇 시간 전까지만 해도 생전 처음보는 여자의 큰 가슴에 얼굴을 파묻고 술에 취해, 여자에 취해있던 행복했을 민규.

 믿기지 않는 이 황당한 상황에 눈물도 나지 않았다.

 

 '그럼.....현준이는...어....딨지? 설마.... 현준이도 죽은건가?'

 

 알 수 없는 복잡한 물음이 계속 머릿속으로 이어지고 있을 때 이미 강철의 휴대폰에 전화 연결 신호가 들려왔다. 그리고 얼마 후 아버지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아버지 : 여보세요? 강철이냐? 너 이 새끼 어딨는거냐!!!

 

 강철 : .......

 

 아버지 : 여보세요? 여보세요? 안 들리냐? 여보세요?

 

 강철 : 아버지.....

 

 아버지 : 너 어디야? 당장 말 안해?

 

 강철 .....사...사... 사람을 죽였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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