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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아이돌스토리
5colors, 날 반 미치게 하는너
작가 : 자유론
작품등록일 : 2020.7.11

대한민국 최고의 아이돌, 우주대스타 오색조(五色鳥)

[미친, 팔색조도 아니고 오색조는 뭐냐? 설마 다섯 명이라고 오색조는 아니지?]
[아무리 아이돌 전성시대라지만, 살다살다 새 컨샙은 처음 보네요. 설마 비둘기도 있나요?]

이름부터 병맛미 넘치는 그들이 처음 데뷔했을 때 쏟아지는 반응은 처참했다. 그런 그들이 대한민국을 넘어 지구촌 여자들에게 농익은 남자의 매력을 선사하기까지 걸린 시간은 무려 5년. 긴 시절을 조류돌이라 불리며 가요계의 놀림을 받던 그들은, 어느새 OSJ라는 이름으로 전 세계를 호령하며 아이돌계의 제왕으로 군림하고 있다.

그들의 찬란한 빛에 이끌린 돈 겁나 많은 빠순이, 박순희와 그녀의 친구 정신과 의사 정시나가 우연히 우주대스타 오색조와 엮이게 되며 벌어지는 이야기들!

이메일: pusin21@naver.com

 
때론 저도 모르게 타인의 상처를 건드는 법이다.
작성일 : 20-08-24 00:38     조회 : 296     추천 : 0     분량 : 45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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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 진짜 줄 더럽게도 기네.”

 “너도 그 줄의 하나란다. 시나야~”

 

 GBC 방송국에 일렬로 쭈욱 늘어선 행렬. 시나와 순희는 오늘 그 줄에 서있었다. 이유는 간단하다. 얼마 전에 작성한 무희열의 사절지 방청에 당첨되었기 때문. 오만상을 다 쓰고 있는 시나와 달리 순희는 그저 행복해만 보인다.

 

 “입장이 몇 시부터라고?”

 “다섯 시.”

 “지금이 몇 시라고?”

 “열두시 사십이분”

 “아놔…. 이런 미친. 벌써 두시간을 이렇게 서 있었다고!”

 “셔럽베이베~”

 

 생글생글 웃으며 셔럽베이베를 외치는 저 건물주를 한 대 쥐어박아버리고 싶은 마음이 굴뚝같지만, 어디까진 계약관계이고 자신은 을이었다. 오늘도 자신의 가슴팍에 박힌 카나리아 모자를 쓴 채 수줍게 웃고 있는 강찬을 내려다보며 시나는 괜히 애꿎은 주먹만 꽉꽉 움켜쥐었다 펴기만을 반복했다.

 

 스물아홉에 이렇게 수치스러운 티를 입고 아침댓바람부터 줄을 서고 있다 보니, 뭔가 괜스레 민망하기도 했다. 다들 어려 보이는데, 다 늙어서 주책이란 소리를 들을까 괜히 신경이 쓰인다. 이런 자신의 마음을 아는지 모르는지 저 빠순이는 그저 행복해보이기만 하다.

 

 “야.”

 “뭐”

 “너 대체 이 짓을 왜 하냐?”

 

 시나의 거친 질문에도 순희는 그저 신이 났을 뿐이다. 그녀는 못들은 척, 오색조의 타이틀곡을 콧노래로 흥얼거리며 휴대폰을 바라보고 있을 뿐이다. 아, 이게 바로 [어린왕자]에 나오는 여우의 마음인걸까. 4시에 올 그를 만날 생각에 오후 3시부터 행복해진다는 그 여우 말이다.

 

 “나 배고파”

 “어쩌라고”

 “배.고.프.다.고.”

 

 이를 악물고 한음절한음절을 내뱉자 순희는 그런 시나를 쳐다도 보지 않고, 한손으로 가방 안을 한참을 뒤적이더니 카드를 한 장 건넸다.

 

 “난 이 줄 지켜야하니까 가서 이걸로 배 좀 채우고 오던지. 대신 30분 안에 와라?”

 “야! 30분 안에 뭘 어떻게 먹어! 너 식사시간이 빠르면 빠를수록 치매 걸릴 확률 높아진다는 거 몰라!”

 “거참! 오늘따라 말 많네.”

 

 여기에 도착하고 나서 계속해서 휴대폰 주식만 보던 순희가 드디어 고개를 들었다. 그 표정이 참 재수가 없다.

 

 “저기 편의점 보이지? 저기서 패스트푸드 잡수고좀 와. 싫음 그냥 계속 여기 있어도 되고. 참고로 난 그편이 더 좋고~. 야 나 바빠. 너 지금 내 버튼 한 번에 몇 억이 달려있는 줄은 알고 자꾸 말 거냐? 오늘 장이 좀 이상하니까 더는 말 걸지 말고 빨리 다녀와”

 

 시나는 순희의 손에 들린 카드를 확 낚아챘다. ‘저 고연 계집. 내 함부로 카드를 준다는 게 어떤 걸 의미하는지 똑똑히 느끼게 해주겠어.’ 라는 다짐을 하면서 말이다. 언제나 느끼는 거지만, 이 팬질이라는 것도 체력이 받쳐주는 사람들이나 하는 거 같다.

 

 벌써 완연한 가을이었다. 새파란 하늘엔 옅게 번진 구름 몇 조각이 걸려 있을 뿐이었다. 타박타박 내딛는 자신의 발소리에도 절로 기분이 좋아지는 그런 날씨. 이런 날씨에 무슨 망부석처럼 하염없이 입장을 기다려한다니. 이 무슨 경제적이지 못한 짓이란 말인가. 꼬르르륵. 이렇게 쓸 데 없이 에너지를 낭비하면서 말이다.

 

 “아 진짜. 편의점 한번 더럽게도 머네.”

 

 배가 고프니 더 예민해진 시나였다. 어서 뜨끈뜨끈한 오뎅 국물과 혀가 얼얼할 정도로 매운 떡볶이랑 우유를 마시고만 싶다. 어느새 편의점에 당도한 시나는 문을 엶과 동시에 냉장코너로 성큼성큼 걸어가서는 계속해서 제 머릿속을 헤집고 다니는 그 음식들을 집어 들었다. 그리곤 3분 30초의 가열시간이 끝나자마자 허겁지겁 흡입을 하기 시작했다.

 

 정말이지 날씨가 끝내줬다. 무언가 가슴이 시큰시큰해지는 그런 날씨라고나 할까. 점점 물들어가는 플라타너스 나무가 그 밑에 처연히 떨궈진 잎들이 자꾸만 마음을 흔들어 댔다. 이 와중에 떡볶이는 또 왜 이렇게 맛있게 매운 건지. 자꾸만 콧물이 줄줄 흘러내려 몇 번이고 저도 모르게 코를 들이마셨다.

 

 그때 유리창 밖으로 선글라스를 낀 한 남자가 나타났다. 평범한 청재킷과 슬랙스인데 뭔가 특별해 보인다고나 할까. 남자는 지나가는 듯싶더니 휙 하고 편의점 안을 들어왔다.

 

 누가 봐도 ‘나 연예인이오’ 싶은 게 뭔가 특별한 아우라가 있었다. 방송국 근처니 연예인들도 많이 오겠거니 싶어 고개를 돌리려는 찰나, 어째서인지 선글라스를 끼고 있던 그 남자와 눈이 마주쳤다. 솔직히 선글라스를 끼고 있어서 눈이 마주쳤다고는 할 수 없지만, 뭐 그런 느낌이 든다고나 할까.

 

 그런데 이 남자, 어딘가 모르게 익숙하다. 선글라스 밑으로 느껴지는 뽀얀 아기궁둥이 같은 광대가 분명 어디서 본 것만 같은데. 하지만 TV에서 봤나보지 뭐. 하고 시나는 고개를 돌렸다. 30분 안에 오라는 빡순희의 어명이 떠올랐기 때문이다.

 

 남자는 잠시 시나를 바라보는 듯싶더니 이내 냉장 식품 쪽으로 걸음을 옮겼다. 그리곤 이것저것을 빤히 바라보다가 망설이는 듯 손을 뻗다가 다시 걷어 들이기를 반복했다. 그리고 그렇게 한참을 고민하다 다른 것들을 둘러보기 시작했다.

 

 흘러내리는 코를 닦아내며 열심히 떡볶이를 흡입하고 있는 시나는 등 뒤 11시 방향에서 웬 남자의 낯선 시선을 느꼈다. 그리고 뒤이은 꼴깍, 하고 침을 넘기는 소리. 그 소리가 얼마나 컸는지 잠시 정적이 흘렀다.

 

 시나는 그 사람이 민망할까 싶어 3초간의 시간을 두고 천천히 뒤를 돌아보았다. 선글라스를 낀 남자의 시선이 시나가 먹고 있는 떡볶이를 향하고 있었다. 자기 침소리가 그렇게 큰 걸 인지하지 못하는 건가.

 

 작은 얼굴 아래로 뻗은 몸이 참으로 가녀렸다. 보아하니 아이돌 같은데, 보나마나 식단 조절한다고 얼마 먹지도 못한 채 매일 열심히 춤을 추고 노래를 했었겠지. 시나는 그런 그가 가여워 저도 모르게 먹으려고 집어든 떡볶이를 그를 향해 조금 내밀고는 물었다.

 

 “이거 한입 먹을래요?”

 

 

 또 저 표정이다. 띠꺼운 표정. 처음 편의점 유리창 건너편에 앉아있는 걸 봤을 때부터 낯이 익다 싶었는데, 저 여자를 또 여기서 만날 줄이야. 잊으려야 잊을 수 없는 빌어먹을 카나리아 프린팅. 저 여자를 본 순간, 저도 모르게 여러 가지 감정으로 멈칫해버린 강찬이었다.

 

 벤에만, 대기실에만, 숙소에만, 연습실에만 갇혀있는 게 답답해 잠시 들른 편의점이었는데, 왜 하필 마주친 게 많고 많은 사람 중에 저 여자인 걸까. 편의점 안에는 여자가 먹고 있는 떡볶이 냄새로 이미 가득 차버렸다. 하필 먹고 있는 것도, 왜 하필 자신이 제일 좋아하는 떡볶이인 건지.

 

 활동기간 중에는 유독 엄격하게 관리해야하는 식단이었다. 워낙에 매운 걸 좋아하던 강찬이라 시나가 먹고 있는 떡볶이에 자꾸만 눈이 갈 수밖에 없었다. 식욕, 그것은 이성으로 억누르기엔 너무나 강력한 욕구니까 말이다.

 

 그나저나 무슨 거지한데 적선하는 것도 아니고 표정이 왜 저따구인 걸까. 마치 불쌍한 사람을 보는 듯하면서도 불쾌해보이면서도 묘하게 기분 나쁘게 만드는 표정. 그 빌어먹을 카나리아 날개를 건넬 때도 꼭 저 표정이었다. 근데, 이번엔 먹으려고 입에 가져가고 있던 떡볶이를 건네고 있다.

 

 강찬의 표정에 혐오가 가득 담겼다. 그런데, 진짜 역설적이게도 이 와중에도 저 떡볶이가 정말 맛있어 보인다. 여자의 입가엔 우유를 마셨는지 허연 자국이 남아있다. 저렇게 더럽게 먹고 있는데 왜 자신의 위는 이렇게 역동적으로 움직이고, 입맛은 저도 모르게 다셔지는 건지. 아무래도 먹는 걸 너무 참아 이 상태까지 오게 된 것 같다.

 

 “사양하지 않아도 괜찮은데. 이거 생각보다 완전 맛있어서요.”

 “괜찮습니다.”

 

 강찬이 그렇게 내뱉고 돌아서자 엇! 하는 소리와 함께 퍼벅, 텁 소리가 연달아 들렸다. 돌아보니 여자가 들고 있던 떡볶이가 바닥에 처참하게 널브러져 있었고 그녀의 가슴팍에 프린팅 된 제 얼굴엔 떡볶이 양념이 가득 묻어있었다.

 

 “아 진짜….”

 

 여자는 짜증을 내고는 긴 팔을 뻗어 테이블 위에 얹어진 휴지를 뽑아들고는 국물을 벅벅 문지르기 시작했다. 그녀가 그녀의 하얀 티셔츠를 힘주어 문지를수록 떡볶이 양념이 점점 번져 강찬의 얼굴이 마치 피로 칠갑을 해놓은 것만 같다.

 

 ‘저거. 일부러 저러는 거지 지금?’

 

 

 **

 

 

 “헐. 야! 너 우리 찬이 얼굴에 뭔 짓을 한 거야!”

 “시끄러워. 떡볶이 국물 흘린거야 그냥.”

 “아니! 이게 우리 찬이 얼굴이 피로 물든 거 같잖아!”

 

 그 말에 줄을 서 있던 많은 소녀들의 시선이 시나를 향했다. 그리고는 숙덕거리는 소리가 들려왔다.

 

 “헐. 저거 뭐야?”

 “아니 뭔가 이상한 거 같아. 뭔가 의도한거 같진 않은데 보는데 기분 나빠.”

 

 그 소리를 들은 순희가 보고 있던 주식 어플을 확 끄고는 시나를 향해 눈을 부라렸다.

 

 “너 지금 이 소리 들리지. 너 지금 무슨 짓을 한 줄 알아!”

 “아놔 야. 무슨 얘가 뭐 북한에 정은이라도 되냐! 아니 이 사진이 뭐 묻은 게 뭐 그렇게 큰일이라고 난린데.”

 “아니 얼굴이잖아 얼굴!”

 “아 진짜 짜증나네. 아니 음식 먹다 뭐 흘릴 수도 있지! 그러게 옷에 왜 사람 얼굴을 갖다 붙이냐고.”

 “조심해서 먹어야할 거 아냐!”

 “네가 30분 만에 먹고 오라며.”

 “이게 진짜!”

 “왜. 뭐. 덤벼보게?”

 “으이구! 내가 새 옷 가져 올 테니까 너 꼼짝 말고 기다려!”

 “뭐? 이딴 옷이 또 있다고?”

 “당연하지. 너, 더 멋진 옷 갖다 줄테니까 딱 기다리고 있어!”

 “허얼.”

 

 시나는 어이가 없어 씩씩거리며 사라지는 순희를 바라봤다. 사람들이 힐금힐금 자신들을 보는 게 느껴진다. ‘아, 나 나름 잘나가는 사람이었는데, 진짜 난 여기서 뭘 하고 있나.’ 그저 한숨만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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