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oading...
1일간 안보이기 닫기
모바일페이지 바로가기 > 로그인  |  ID / PW찾기  |  회원가입  |  소셜로그인 
스토리야 로고
작품명 작가명
이미지로보기 한줄로보기
 1  2  >>
 1  2  >>
 
자유연재 > 아이돌스토리
숨은 달 Hidden Moon
작가 : 덧니
작품등록일 : 2020.8.14

"어둠 속에서 별을 찾으려면 달은 구름 뒤에 숨어서 적당히 비춰주면 돼.
그래야 별이 어디 있는지 찾을 수 있잖아.
구름 뒤에 숨은 달이 되어서 길도 찾아주고, 별도 찾을 수 있도록 도와주고 싶어."

 
Episode 5 : 목소리
작성일 : 20-08-23 23:25     조회 : 249     추천 : 1     분량 : 5037
뷰어설정 열기
뷰어 기본값으로 현재 설정 저장 (로그인시에만 가능)
글자체
글자크기
배경색
글자색
맑은고딕 나눔고딕 돋움 굴림 궁서 바탕
13 15 17 19 21

 < 서진우 story >

 

 S 엔터테인먼트에서 녹음을 마치고, 아침 7시가 되어서야 숙소에 들어왔다. 밤샘 녹음이 힘들었지만, 그래도 Say 형에게 배우는 시간은 즐거웠다. 형은 6년 전이나 지금이나 늘 친절하게 가르쳐주신다.

 

 S 엔터테인먼트 녹음실에는 처음 갔는데, 우리 녹음실과는 달라서 신기했다. 전적으로 Say 형 취향에 맞게 설계했다고 들었는데, 형은 블랙이 좋다면서 녹음실은 절대 블랙으로 꾸미지 않는다고 하셨다. 어두운색을 보면 기분이 어두워지는 것 같다나? 아무래도 스튜디오 안에 들어가서 정면에 봤을 때, 시야에 들어오는 게 녹음실 내부다 보니, 그럴 수 있겠다는 생각은 들었다.

 

 녹음실로 출발할 때, Say 형에게 이제 출발한다는 연락을 드렸었다. 형이 깜짝 손님이 올 예정이니, 기대할 만하다고 말했다. 깜짝 손님이라고 하길래 내 실력을 키워줄 다른 분이 오시는 줄 알았다. 하지만 내 예상은 보기 좋게 빗나갔다.

 

 녹음실에 조금 일찍 도착해서 형과 곡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었다. 첫 솔로 앨범인 만큼 심혈을 기울이고 있다는 것은 잘 알고 있으니, 가능하면 최대한 내 실력을 끌어올리는 방식으로 녹음을 해보자고 하셨다. 형과 10여 분 이야기를 나누었을까? 녹음실 문을 노크하는 소리가 들렸다.

 

 첫눈에 알아봤다. 6년 전 형과 처음 작업했을 때 뵈었던 분이었다. 해외 마케팅 담당이라고 들었던 것 같은데, 여전히 같은 부서에서 일하시는구나.

 

 내 팬이라고 해서 깜짝 놀랐다. 그것도 MAKE 프로그램 때부터 좋아하셨다고 해서 신기했다.

 

 구경하는 사람들이 많아진다고 긴장하는 것은 아니었지만, 어제는 평소보다 더 긴장되었다. 형에게 많이 배울 생각에 설레는 마음으로 왔는데, 팬이 본다고 생각하니까, 잘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내가 이 자리에 오게 된 것도, 솔로 앨범 기회를 잡은 것도, 모두 팬들 덕분이니까.

 

 평소에도 앨범 녹음할 때는 내 마음에 들 때까지, 완벽하게 녹음하지 않으면 스튜디오에서 나가지 않았다. 하지만 어제는 더 그랬다. 정말 완벽하게 하고 싶어서 숨소리 하나까지도 신경 썼다. Say 형은 대충하는 것보다는 그편이 낫다고 하셔서 다행이었지만, 그분은 어떻게 보셨는지 모르겠다.

 

 열심히 한다고 했는데, 사실, 그분이 계시는 동안은 무슨 정신으로 녹음했는지 기억이 나지 않는다. S 엔터테인먼트 직원이고, Say 형의 측근이고, 동시에 내 팬이라고 한 그분은 우리 노래를 좋게 들었을까? 완벽함에 집착하는 내가 이상해 보이지는 않았을까?

 

 “진우야, 언제 왔어?”

 

 재현이 형이 이제 막 일어났는지 눈을 비비며 방문을 열고 나왔다.

 

 “어, 방금. 형, 지금 일어났어?”

 “응. 밤새 녹음한 거야?”

 “응. 그래도 생각보다 빨리 끝났어.”

 “피곤하겠다. 들어가서 쉬어.”

 “형, 아침 먹을 거야?”

 “응, 라면 끓일 건데, 너도 먹을 거면 같이 끓이고.”

 “아니야. 나는 두부 부쳐 먹을래. 형 것만 끓여.”

 

 재현이 형과 함께 아침을 먹기 위해 냉장고 문을 열어 두부를 꺼냈다.

 

 “앨범 활동 때문에 라면 못 먹는구나. 그럼 나도 시리얼 먹어야겠다.”

 “아니야. 형은 라면 먹어.”

 “아니야. 생각해보니, 나도 오늘은 시리얼이 먹고 싶어.”

 

 천장에서 라면을 꺼내던 재현이 형은 다시 라면을 내려놓고, 그릇에 시리얼을 담았다.

 

 재현이 형 라면 좋아하는데, 나 때문에 시리얼 먹는 것 같아서 괜히 미안해졌다.

 

 “형, 미안. 그냥 형 먹고 싶은 거 먹어도 돼. 난 두부 먹고 싶어서 두부 먹는 거야.”

 “신경 쓰지 마. 갑자기 찬 우유가 마시고 싶어서 시리얼 먹는 거니까.”

 

 매번 앨범이 나오기 두 달 전부터 나는 혹독하게 다이어트를 한다. 운동은 평소에도 하지만, 체중을 감량하기 위한 운동이 아니기 때문에 식단 조절을 하지 않는다. 이번에는 특별히 노출이 있는 무대는 없지만, 수트만 입어도 섹시한 이미지를 내기 위해서 식단 조절과 운동을 병행하기로 했다.

 

 “진우야, 식탁에서 먹을 거지?”

 “응. 형도?”

 “응, 너도 우유 줄까?”

 “한 잔 가득!”

 “오케이!”

 

 컵에 우유를 따르는 재현이 형을 보면서 프라이팬에 두부를 올렸다.

 

 “두부 맛있는 두부! 구워 먹으면 더 맛있는 두부!”

 “무슨 노래야 그건?”

 “아침에 신나서 하는 노래?”

 

 재현이 형이 시리얼을 담은 그릇에 우유를 붓고, 식탁에 앉았다.

 

 “형, 먼저 먹어. 나 이제 굽기 시작했어.”

 “싫어. 너랑 같이 먹을 거야. 요즘 우리 다 각자 다른 시간에 아침 먹잖아.”

 

 기다렸다가 나랑 같이 먹겠다는 재현이 형.

 아직 다른 멤버들은 자나?

 

 “형, 휘랑 은우 형은 아직 자?”

 “그런가 봐. 너랑 나랑 이렇게 달그락대는데 아무도 안 나오네. 스케줄 있다는 소리는 못 들었어.”

 

 노릇노릇해진 두부를 조심스럽게 접시에 옮겨 담았다.

 

 “진우야, 간장은 필요 없어?”

 “응, 간장 없이 먹어 나.”

 

 두부가 담긴 접시를 가지고 식탁 앞에 앉았다.

 

 “잘 먹겠습니다!”

 “잘 먹겠습니다!”

 

 재현이 형과 아침은 정말 오랜만인 것 같다. 공백기에는 서로 생활 패턴이 다른 만큼 다 같이 아침을 먹을 기회도 없었고, 푹 자겠다는 멤버를 일부러 깨우지도 않는다.

 

 “진우야, 녹음은 어땠어? Say 선배님께 많이 배웠어?”

 “응! 8년을 활동했는데, 난 아직 많이 모자라는가 봐. 여전히 선배님들과 작업하면 배울 게 많아.”

 “에이, 아니야! 너도 잘해! 다만, 선배님들이 더 오래 하셨으니까, 그 시간 동안 쌓아온 게 많으신 것뿐이지. 자신감을 가져!”

 “아니야, 형. 솔로 앨범 발매 기회를 얻기는 했는데, 내가 내도 되는 건가 싶고 그래 정말.”

 “어허, 서진우! 넌 우리 메인 래퍼야! 너의 실력을 의심하지 마.”

 

 재현이 형은 항상 좋은 말만 해준다. 내가 기죽지 않게, 어디 가서 자신감 잃지 않게.

 

 “오늘 공식 SNS에 앨범 발매 스케줄 올라가는 거지?”

 “응, 그렇다고 들었어.”

 “우리 메인 래퍼, 우리 서진우, 장하다! AB 첫 솔로 앨범이라니.”

 “이번에 정말 잘하고 싶어, 형.”

 “잘하고 있잖아. 너무 걱정하지 마. 우리 팬들이 진짜 좋아하겠다!”

 “형, 늘 고마워. 내 말 들어줘서 정말 고마워.”

 “갑자기?”

 “진짜 고마워, 형. 두부 먹을래?”

 “아니야. 난 시리얼로 배 채웠어. 너 많이 먹어.”

 

 시리얼 한 그릇을 비운 재현이 형이 숟가락을 그릇에 올려놨다. 그러더니, 턱을 괴고, 내가 먹는 걸 지켜본다.

 

 “형, 왜 그래…?”

 “그냥. 진우가 잘 먹는 게 보기 좋아서?”

 “부담스러워…”

 “요즘은 다이어트한다고 안 먹고 운동하고 그러진 않지?”

 “응. 그건 못하겠더라 이제.”

 “그래, 먹고 운동해. 건강하게 다이어트하자.”

 

 예전에는 앨범 활동 전에 몸을 만들겠다며 먹지 않고 운동을 했었다. 2~3개월을 챙겨 먹어야 할 영양분도 챙겨 먹지 않고, 운동만 하니까 살은 빠졌지만, 몸이 많이 망가졌다. 덕분에 주변 사람들의 걱정을 한 몸에 받았고, 특히, 함께 사는 멤버들이 가장 많이 걱정했었다.

 

 그 후로 앨범 활동 전 다이어트 할 때마다 멤버들이 안 먹고 다이어트하는 건 아닌지 수시로 물어봤다. 그게 귀찮을 때도 있었지만, 다 나를 걱정해서 하는 말이라고 생각했다. 내가 아프지 않으면, 내가 건강하면 그런 말을 들을 일도 없으니까. 멤버들이 걱정할 정도로 무리하지는 않을 거다.

 

 “가끔 간식 먹고 싶으면 말해. 내가 간식 사서 나눠줄게.”

 “간식은 형보다 은우 형 방에 더 많던데.”

 “아, 그렇긴 하지. 은우 형 어젯밤에도 편의점 다녀오더라.”

 “그러다가 매니저 형들한테 들키면 어떡하려고 그러지…”

 “어제 이미 들켰어. 근데 매니저 형들도 포기한 것 같아.”

 

 “뭐야? 너희 왜 내 이야기 해?”

 

 언제 왔는지 은우 형이 노란색 잠옷을 입고 식탁 앞에 앉았다.

 

 “아, 깜짝이야! 형 인기척 좀 내고 다녀.”

 “우리 재현이 놀랐어요? 우쭈쭈-“

 

 두부 먹은 게 올라올 것 같다…

 

 “그나저나 간식 어쩌고 하던데, 무슨 이야기야?”

 “아, 형 어제도 편의점 가서 초콜릿 사 왔다고.”

 “맞아. 다녀왔어. 근데 그게 왜?”

 “형, 매니저 형들한테 안 들켰어?”

 “들켰어! 다녀와서 혼났어. 왜 이렇게 많이 샀냐고.”

 

 은우 형은 초콜릿을 참 좋아한다. 못 끊는다.

 

 “형, 진우가 간식 먹고 싶다고 하면 나눠줘.”

 “그래! 진우야, 먹고 싶은 거 있으면 내 방 와서 골라가!”

 

 저렇게 좋아하는데, 배에 초콜릿이 있는 건 또 신기하다. 팬들은 나랑 은우 형을 ‘복근즈’라고 부른다. AB에서 복근이 있는 멤버가 우리 둘뿐이다.

 

 재현이 형이랑 휘는 적당히 탄탄하고, 슬림한 피지컬을 선호한다. 아직 복근을 만들 생각이 없다고 했다.

 

 “형, 아침 먹어야지!”

 “나는 휘 일어나면 같이 먹을래.”

 

 “그럼 지금 먹자. 형, 뭐 먹을래?”

 

 아… 깜짝이야… 왜 우리 멤버들은 다들 인기척을 안 내고 다닐까?

 

 “뭐야? 휘는 언제 나왔어?”

 “방금! 형아 나 라면 끓일 건데, 같이 먹을래요?”

 “라면 좋아! 내가 끓일게!”

 “아니야, 형은 형들이랑 이야기해. 오늘은 내가 끓일게.”

 

 재현이 형이 의자에서 벌떡 일어나면서 말했다.

 

 “아니야! 우리 오랜만에 아침에 다 같이 모였으니까! 오늘은 내가 은우 형이랑 휘한테 라면 끓여줄게!”

 “아니야! 우리가 먹을 건데, 네가 왜 끓여? 우리가 알아서 할게!”

 “아니야… 난 형과 휘의 입맛이 사라지지 않게 하기 위해서 끓여주는 거야…”

 

 재현이 말에 숙연해진 은우 형과 휘.

 

 “휘야, 우리 오늘은 재현이한테 맡길까?”

 “재현이 형, 오늘만 부탁해…”

 

 은우 형도, 휘도, 요리를 못한다. 모두의 평화를 위해 재현이 형이 끓이는 게 최선의 방법이었다.

 

 은우 형과 휘는 재현이 형이 끓인 라면을 먹으며, 나에게 너무 무리하지 말라고 했다. 항상 4명이 활동하다가 처음으로 하는 솔로 활동에서 아프면 서러울 거라며, 아프면 멤버들이 위로의 말밖에 못 해주는데 아프면 숙소에 와서 혼낼 거라고 한다.

 

 우리 멤버들 생각해서라도 아프지 말고 잘 활동해야지.

 

 .

 .

 .

 

 그날 정오, 공식 SNS 계정에 앨범 발매 스케줄이 올라갔다.

 

 앨범 발매는 늘 그룹 스케줄이었는데, 혼자만의 스케줄이 되니, 기분이 이상했다.

 

 

 팬들 반응은 어떨까? 친구들 반응은 어떨까? 주변 반응은 어떨까?

 

 다음 주부터 티저 사진, 수록곡 리스트, 뮤직비디오 티저 영상이 차례대로 업로드된다. 멤버들과 함께 할 때는 2~3주에 걸쳐서 업로드되었던 것들이 일주일 만에 모두 업로드된다고 생각하니, 설레었다.

 

 2주 뒤에는 팬들을 만날 수 있다. 6개월의 공백을 깨고, 음악방송에서, 팬 사인회에서, 그 외 무대에서 팬들을 만날 수 있다!

 

 내 삶의 원동력, 팬들에게 보답하는 기회가 되길 간절하게 바란다.

 

 그리고…

 

 오랫동안 나를 응원해주었던 그분에게도…

 

 
작가의 말
 

 하루 같은 영원함 속 날 부르는 너의 목소리 날 깨어나게 해 ♬

 
 

NO 제목 날짜 조회 추천 글자
14 Episode 14 : 불꽃 2020 / 9 / 28 243 0 4967   
13 Episode 13 : 감정 2020 / 9 / 14 248 0 5371   
12 Episode 12 : 노래 2020 / 9 / 9 245 0 5479   
11 Episode 11 : 별 2020 / 9 / 4 243 0 5092   
10 Episode 10 : 하늘 2020 / 9 / 2 251 0 4738   
9 Episode 9 : 틈 2020 / 8 / 31 254 0 5028   
8 Episode 8 : 믿음 2020 / 8 / 30 233 0 5028   
7 Episode 7 : 기적 2020 / 8 / 27 246 0 4382   
6 Episode 6 : 기억 2020 / 8 / 25 250 1 4937   
5 Episode 5 : 목소리 2020 / 8 / 23 250 1 5037   
4 Episode 4 : 선물 2020 / 8 / 21 257 1 4702   
3 Episode 3 : 설렘 2020 / 8 / 19 267 1 5139   
2 Episode 2 : 멋 2020 / 8 / 17 275 1 4995   
1 Episode 1 : 색안경 2020 / 8 / 15 440 1 4930   
이 작가의 다른 연재 작품
등록된 다른 작품이 없습니다.

    이용약관   |   개인정보취급방침   |   이메일주소 무단수집거부   |   신고/의견    
※ 스토리야에 등록된 모든 작품은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습니다.
※ 본사이트는 구글 크롬 / 익스플로러 10이상에 최적화 되어 있습니다.
(주)스토리야 | 대표이사: 성인규 | 사업자번호: 304-87-00261 | 대표전화 : 02-2615-0406 | FAX : 02-2615-0066
주소 : 서울 구로구 부일로 1길 26-13 (온수동) 2F
Copyright 2016. (사)한국창작스토리작가협회 All Right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