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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로맨스
이사님~ 제발 그것만은...
작가 : 라미루이
작품등록일 : 2020.8.1

일년전 사별한 남편이 꿈속에 나타나기만 하면 분위기가 요상해져..이를 어쩌지..잠을 안 잘 수도 없고..남보다 생생한 꿈을 꾸는 시아 엄마
"정이수"의 꿈과 현실을 오가는 처절한 생존 육아 분투기. 얼마 전부터.. 귀가 간질간질.. 아이들 속마음까지 들리는데. 과거 계약연애를 했던 이사님은 늘찬 아빠가 되어 나타나고. 이사님과의 좌충우돌 티키타카는 현실이라네~
#꿈환상공포호러판타지 #여주히어로 #여주사이다 #이사님은엉뚱찌질집착파트너 #무궁무진스토리 #로코물 #재회물 #육아물 #이세계모험물
ramilui5058@gmail.com

 
25. 거기요, 거기.. 아, 너무 좋아요..
작성일 : 20-08-23 21:23     조회 : 319     추천 : 0     분량 : 608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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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시아야, 마음에 드는 걸로 골라 봐."

 

 태오는 트렁크 아래 발을 갖다 대더니 자동으로 스르륵 열리는

 

 전동 트렁크를 바라보며 말한다.

 

 "우와!!"

 

 트렁크가 열리자 시아와 늘찬은 환호성을 지른다.

 

 트렁크 안에는...

 

 각양각색의 튜브와 구명조끼 그리고 비치볼 등이 흩어져 있는 게 아닌가?

 

 "늘찬 아빠, 두 개 골라도 되나요?"

 

 "당연하지, 시아야. 맘껏 고르렴."

 

 "전.. 이거요."

 

 시아는 잠시 고민하다가

 

 핑크색 구명조끼와 2단으로 늘어나는 잠자리채를 고른다.

 

 "난 그럼.. 이거 골라야지."

 

 늘찬은 큼지막한 파란색 튜브와 빵빵하게 부푼 비치볼을 골랐다.

 

 "아빠, 이거 바람 넣어 줘. 빵빵하게.."

 

 "오케이."

 

 트렁크 깊숙이 처박힌 자전거펌프를 꺼내더니

 

 연신 발로 밟아가며 튜브에 바람을 넣는다.

 

 "당신은.. 뭐 챙길 거 없어?"

 

 짙은 선글라스를 낀 이수는 잠자코 뒤에 서 있다가 대답을 한다.

 

 "제가 뭔.. 물놀이를 한다고.. 전 이거면 돼요."

 

 집에서 타 온.. 투명 용기에 가득 담긴 아이스 라떼를 흔들어 보여준다.

 

 바닥에 깔린 얼음 조각들이 달가닥 소리를 내고..

 

 펌프질을 마친 태오는 가볍게 툴툴거린다.

 

 "시아 데리고 몸만 오랬더니.. 뭘 그리 싸왔대?"

 

 

 분주하게 물놀이 준비를 하는 이곳은 아람산 주차장이다.

 

 그들이 여기 놀러온 사연은 이러했다.

 

 태오는 어제 학교 운동장 벤치에 앉아

 

 가까운 아람산 계곡으로 물놀이를 가자는

 

 특별 제안을 했고,

 

 이수는 갈까 말까..

 

 잠깐 동안 망설였지만..

 

 당신은 빈 몸으로 오면 된다고.. 시아만 챙기라고..

 

 간만에 시원한 계곡물에 발이나 담그고 오자는

 

 그의 애달픈 간청을 못 이기는 척..

 

 승낙한 것이다.

 

 그리하여..

 

 아이들이 수업을 마치자마자 부랴부랴

 

 교문 앞에서 태오의 차를 타고 아람산을 찾은 것이다.

 

 타이트한 래시 가드를 입은 시아와 늘찬은 벌써 저 앞으로 뛰어간다.

 

 시아는 구명조끼를 걸친 채, 잠자리채를 휘두르고..

 

 그 뒤를 쫓아 늘찬이 지그재그로 달려간다.

 

 빵빵한 튜브를 어깨에 걸치고,

 

 비치볼과 이런저런 소지품이 든 비닐백을 든 태오가 말문을 연다.

 

 "신났네, 신났어."

 

 "산에 들어오니까 아이들 표정이 달라지네요."

 

 햇빛이 강렬한지 선글라스를 치켜올리는 이수.

 

 "아이들은 모름지기.. 자연을 자주 접해야 건강해지는 법이야.

 

 간밤에 비가 와서 계곡에 물도 많을 걸. 아마도.."

 

 진지한 말을 툭 던지곤..

 

 그는 걸음을 빨리 하며 아이들을 뒤쫓는데..

 

 무릎 위까지 바짝 올라가는 타이트한 반바지 아래로..

 

 윤이 나는 초콜릿 빛깔의 허벅지가 부풀어 올라 터질 것만 같다.

 

 (대체 무슨 운동을 하길래.. 저리 근육이 펌핑된 거야?)

 

 선글라스로 노골적인 시선을 감추며 속으로 감탄하는 이수.

 

 그녀는 하얀 면 티셔츠에 연한 블루 빛깔이 도는 숏 진팬츠를 입었다.

 

 자연스럽게 찢어진 끝단을 돌돌 말아 올려 롤업한 쇼트 팬츠는

 

 10년을 거스른 듯한 생기발랄함과

 

 탐스러운 히프를 동시에 강조하는..

 

 오늘의 잇템이라 할 수 있다.

 

 계곡에 들어갈 것을 대비하여 신은 하얀색 웨지 샌들을 또각이며

 

 천천히 걸음을 옮기는 이수.

 

 "평일이라 그런지.. 사람들이 별로 없어서 좋네."

 

 뒤따라온 그녀를 바라보며 한마디 하는 태오.

 

 "그렇네요. 주말이면 여기.. 주차하기도 힘들어요."

 

 아이들은 저 앞에서 나비를 잡는지 잠자리채를 들고

 

 길가로 살금살금 다가가더니..

 

 눈치를 채고 멀리 달아나는 흰나비를 쫓아

 

 잠자리채를 길게 뻗으며 원을 그리듯 돈다.

 

 "아빠, 이따가 나비랑 잠자리 잡아줘."

 

 "그래. 저 계곡으로 들어가면 잠자리 많을 거야."

 

 "우와, 신난다! 울 아빠가 잠자리 잡아준대."

 

 "좋겠다. 난 나비 잡았으면 하는데.."

 

 "아빠가 다 잡아보긴 하는데..

 

 집에 갈 때 다 놔주는 거다. 약속?"

 

 아이들은 고개를 끄덕이며

 

 태오가 내민 굵다란 새끼손가락에

 

 서로의 작은 애끼 손을 걸고는 '약속'이라 외친다.

 

 얼마 지나지 않아 계곡으로 향하는 돌계단이 나타나고..

 

 말릴 틈도 없이 맑은 물로 뛰어드는 하늘찬.

 

 "아, 시원하다. 여기 물고기도 많아.

 

 시아야, 너도 어서 들어와."

 

 재촉하는 짝꿍의 부름에 조심스럽게 무릎까지 잠기는 계곡물에

 

 첫걸음을 내딛는 시아.

 

 "크록스 신고 오길 잘했네."

 

 대여섯 살 때는 계곡물에 들어가기만 해도

 

 샌들에 들어간 모래가 따갑다며

 

 뛰쳐나와 이수의 종아리에 매달리며 기겁하는 아이였는데..

 

 이제는 발바닥이 적응을 했는지.. 아무렇지 않아 하네..

 

 (시아도 저만큼 자랐구나.. 기특하네.)

 

 그녀는 물가 근처, 햇빛이 내리쬐는 바위에 앉아 흐뭇한 미소를 짓는데..

 

 "엄마도 들어와!"

 

 약 올리듯 이만치 다가 왔다가..

 

 잠자리채만 들이대면 멀찍이 도망가는

 

 물고기들을 바라보던 시아가 소리친다.

 

 "내가 한번 잡아볼게."

 

 늘찬은 잠자리채를 받아 들더니 조심조심 물고기들에게 다가가

 

 잡는다는 것이 그만..

 

 발을 헛디뎠는지 휘청..

 

 엉덩방아를 찧으며 자빠지고 만다.

 

 "아빠, 다 젖었어."

 

 판판한 바위에 앉아 흐르는 물에 세족을 하던 태오가 외친다.

 

 "괜찮아, 이따 갈아입으면 돼."

 

 잠시 후, 그의 맞은편에 앉아 세차게 흐르는 계곡물에 맨발을 담그는 이수.

 

 "아, 살 것 같아. 시원해."

 

 "아이들이 없으면.. 단 둘이 있으면..

 

 데이트하는 기분 날 텐데 말이야."

 

 태오는 그녀에게 살짝 다가서며 의미심장한 미소를 짓는다.

 

 아이들은 배꼽까지 잠기는 물에서 비치볼을 던지며 놀다가는

 

 튜브를 끼더니 물장구를 치며 신나게 놀고 있다.

 

 "커피 마실래요?"

 

 종이컵에 시원한 아이스커피를 따라서 그에게 건네준다.

 

 "아, 커피 맛있네. 당신이 타 준 커피라 더 맛있는 거 같아."

 

 샐죽 눈을 흘기다가 슬쩍 미소를 흘리는 이수.

 

 자신도 달달한 커피 한 모금을 마시고는

 

 맑은 하늘에 가라앉은 산자락을 바라본다.

 

 "아.. 좋다."

 

 "이러고 온종일 있었으면 좋겠네."

 

 그녀의 매끈하게 떨어지는 각선미를 눈여겨본 태오.

 

 "예전이나 지금이나..

 

 당신 몸매는 여전해."

 

 말없이 그의 반쯤 열린 셔츠 사이로 비어져 나온 가슴 근육을

 

 선글라스 너머로 바라보며 커피를 홀짝이는 그녀.

 

 "주변에 사람도 없고..

 

 그래서 말인데.."

 

 ".. 당신에게.. 해 주고 싶은 게 있어."

 

 "네?"

 

 궁금해하는 이수.

 

 그는 컵을 내려놓고, 천천히 허리를 숙이더니..

 

 두 손을 내밀어 그녀의 가는 발목을 감싸 쥔다.

 

 찌릿 전기가 통하듯 가볍게 몸을 움츠리며 떠는 그녀.

 

 ".. 아, 아니. 이사님."

 

 "이걸 해주고 싶었어."

 

 핏줄이 불거진 손으로

 

 보드라운 아기를 목욕시키듯

 

 세심하게 그녀의 발을 매만지며

 

 씻겨주는 하태오.

 

 그의 손길이 닿을 때마다..

 

 발끝부터 머리까지

 

 솟구치는 뜨거운 전류를 참다못해

 

 살짝 몸을 젖히고,

 

 도톰한 입술을 벌린 채

 

 새된 신음을 내지르는 그녀.

 

 "이, 이사님.."

 

 세차게 흐르는 믈 속에서도 빛나는..

 

 그녀의 백옥빛이 감도는 발을 살짝 들더니

 

 굵은 엄지로 발바닥의 혈을 더듬어

 

 정성껏 눌러줄 때마다..

 

 그녀는 허리를 비틀며 자지러진다.

 

 "아.. 거기요 거기.. 너, 너무 좋아요."

 

 그녀의 두 발을 한꺼번에 들어..

 

 가운데 발가락 아래 통점을 동시에 자극하는 태오.

 

 (이, 이런 느낌 처음이야.

 

 '그것'보다 더 좋은 거 같아.)

 

 그녀는 커피잔을 든 왼손에 점점 힘이 들어감을 느낀다.

 

 (여, 여기서..

 

 정상에 오르면 안 되는데..)

 

 그의 따뜻한 손은

 

 동그란 원을 그리며

 

 발바닥을 부드럽게 어루만지고..

 

 그녀는 살며시 눈을 감고는..

 

 자신의 몸 구석구석을 타고 내려오는..

 

 쾌감의 물줄기에 온 정신을 집중한다.

 

 (거, 거의 다 올라왔어. 조금만 더 오르면..)

 

 그의 손길이 새끼발가락 아래에서

 

 잠시 멈추는가 싶더니.

 

 가만히 고개를 숙여

 

 그녀의 앙증맞은

 

 애끼 발가락 하나를 입 안에 넣고는

 

 반쯤 남은 막대 사탕을 공들여 맛보듯이..

 

 혀 끝으로 감고는

 

 두어 바퀴 공굴리는데..

 

 

 "이, 이사님.. 제발.. 그, 그것만은.."

 

 더 이상 참을 수 없다는 듯..

 

 잘록한 허리를 한껏 뒤로 꺾으며

 

 한 손으로 입을 막고는..

 

 몸 안으로 거센 신음 소리를 연신 삼키는 이수.

 

 손에 쥔 커피잔은..

 

 납작하게 찌그러진 채,

 

 스르륵 미끄러져 저 아래로 떠내려간다.

 

 간밤에 내린 폭우로 인해

 

 저 위에서 흘러 내려오는 계류가 거세지나 싶더니

 

 금세 잦아들고..

 

 가쁜 숨을 내쉬며

 

 헐떡이는 가슴을 겨우 진정시킨 그녀는..

 

 "너, 너무해요. 이사님. 어떻게 여기서.."

 

 "당신을 만족시킬 수 있다면.. 장소 불문..

 

 오히려 이런 열린 곳이..

 

 더 스릴 넘치고 좋잖아.

 

 안 그래?"

 

 내내 그녀의 발에만 집중하던 그의 손 끝이

 

 과감하게도..

 

 종아리 라인을 천천히 타고 올라

 

 허벅지 안쪽에 다다랐을 때..

 

 달뜬 몸 구석구석을 흐르는

 

 모세 혈관이 터질 듯..

 

 심장에서 뿜어져 나온

 

 격류가 흘러 넘치고...

 

 그녀는 또 한 번..

 

 저 산 너머 .. 정상에 올라서는..

 

 몸속 뼈 마디마디를

 

 메아리치며 울리는

 

 자신의 간드러진 신음 소리를 듣는다.

 

 "이, 이제 그만해요. 아이들이 듣겠어요."

 

 "당신 몸은.. 내가 제일 잘 알아.

 

 결혼 전부터 말이지."

 

 싱긋 미소를 던지며 옆에 내려놓은 커피잔을 들어

 

 원샷하는 태오.

 

 "당신 만족시켜 주느라..

 

 난 열만 뻗치고, 식힐 수가 없네."

 

 그는 갑자기 웃통을 벗어던지더니..

 

 깊은 물속으로 뛰어들어 온 몸을 담그더니

 

 아이들에게 다가간다.

 

 "얘들아, 아저씨가 물고기 잡아줄까?"

 

 "아빠, 여기 물고기 엄청 많아."

 "우리, 한 마리도 못 잡았어요."

 

 시무룩한 표정으로 그에게 잠자리채를 건네는 시아.

 

 "아저씨가 물고기 잡는 법 알려줄게."

 

 그는 얕은 물가를 고르더니

 

 모래둑을 빙 둘러쌓아 올린다.

 

 물고기들이 드나들 수 있도록 입구를 살짝 터 놓고는..

 

 "자, 이제 여기로 물고기를 몰면 돼."

 

 이사님과 아이들은 멀리서 포위망을 좁히듯

 

 그들을 피해 달아나는 물고기들을

 

 모래둑 안으로 천천히 몰아간다.

 

 잠시 후, 대여섯 마리 물고기가

 

 조그만 저수지 안에 갇히고,

 

 태오는 터진 입구를 모래를 끌어모아 막는다.

 

 "얘들아, 이제 잡을 수 있겠지?"

 

 "대신, 물고기들을 다치게 하면 안 된다.

 

 그건 올바른 행동이 아니야.

 

 그리고 다 관찰한 다음엔 친구들 곁으로 돌려보내는 거..

 

 잊으면 안 된다."

 

 "네에."

 

 신이 난 아이들은 빛나는 유선형 몸매를 가진 물고기들을

 

 조심스레 잡아서는 손바닥에 올려본다.

 

 "우와.. 느낌 이상해."

 

 "미끈미끈한 게.. 간지럽다."

 

 "너네 아빠, 대단하다. 이렇게 잡는 법도 알고.."

 

 "울 아빠가 최고라니깐.."

 

 "부럽다. 나도 그런 아빠 있었으면.."

 

 시아 아빠가 곁에 없다는 걸..

 

 늘찬은 어느새 눈치챈 걸까?

 

 "자, 선물.."

 

 아이는 모나지 않은 예쁜 조약돌 하나를 주워

 

 시아의 손에 쥐어준다.

 

 "이쁘다. 고마워.. 하늘찬."

 

 "고맙긴, 뭘.."

 

 아빠를 닮아 장난기가 많은 건지..

 

 순간 짓궂은 표정이 늘찬의 입가를 스친다.

 

 손바닥을 펼쳐 물을 모으더니 물장구를 튀기는 아이.

 

 "앗, 차가워!"

 

 "하하핫"

 

 잽싸게 도망가는 늘찬이.

 

 "너.. 가만 안 둬!"

 

 그 뒤를 쫓아 힘껏 물보라를 날리며 소리치는 시아.

 

 각자 얼굴을 반대편으로 돌리고는.

 

 두 손을 뻗어 있는 힘껏 서로에게 물 파도를 튀기며 장난치는 아이들.

 

 "항복.. 항복.."

 

 두 손을 번쩍 들고 도망가는 늘찬의 뒤통수에 대고.

 

 한바탕 물을 끼얹는 시아.

 

 "내가 이겼다!"

 

 승리의 함성을 내지른다.

 

 

 한바탕 일을 치른 그 바위에 앉아..

 

 아이들을 바라보며 흐뭇한 미소를 짓는 이수는

 

 자신의 얼굴을 폰에 비춰본다.

 

 (아까.. 흥분이 가라앉질 않네.. 볼 빨개진 거 봐..)

 

 (나도 물에 살짝.. 들어가 볼까. 열도 식힐 겸..)

 

 일어서서 아이들이 물장난을 치는 물가로 천천히 걸어가는 그녀.

 

 "아, 시원해."

 

 감탄사를 내지르는 그녀의 시선에..

 

 계곡 옆으로 나 있는 등산로를 따라

 

 줄지어 걸어가는 한 무리 아이들이 눈에 띄는데..

 

 자세히 보니.

 

 몇몇 아이들의 눈이 잘 안 보이는지

 

 곁에 시각장애인 활동지원사 한 명씩

 

 동행하며 걸어가고 있다.

 

 (어디서 왔을까?)

 

 궁금해하는 그녀와

 

 유난히 덩치가 큰 사내아이의 흐릿한 시선이 겹치고..

 

 [저 아래.. 물소리가 들려..]

 

 자신의 팔꿈치를 붙든 지원사의 팔을 뿌리치며 물가로 다가가려는 아이.

 

 [아, 나도 물놀이하고 싶어.]

 

 지원사는 서둘러 그 아이를 붙잡아 인솔자를 따르도록 지도한다.

 

 "저 아이들도 똑같은 마음을 가지고 있을 텐데..

 

 얼마나 물놀이를 하고 싶을까.."

 

 한참 동안 멀어져 가는 그들을 바라보는 이수의

 

 목덜미에 한줄기 물보라가 날아오고..

 

 그녀의 뒤에 서서 또 한 번 물장난을 치는 시아.

 

 "시아.. 너. 엄마가 가만두지 않을 테다."

 

 호랑이처럼 무서운 얼굴을 하고는

 

 아이를 뒤쫓는 엄마.

 

 시아의 어깨를 잡으려는 찰나.

 

 이끼가 잔뜩 낀 둥그런 돌을 밟았는지

 

 발이 미끄러지고, 빙그르르 몸이 돌더니..

 

 풍덩! 물속에 빠져버리는 이수.

 

 "으하하하, 울 엄마 물에 빠졌어."

 

 온몸이 흠뻑 젖어버린 그녀는

 

 망연자실한 표정으로 주저앉았다가

 

 뭔가를 놓아버린 듯..

 

 하늘을 보고는 깔깔 웃어댄다.

 

 (이제야.. 달아오른 열이 한숨 식네.)

 

 모두들 그런 그녀를 보며 따라서 웃는다.

 

 계곡을 가득 채우는 그들의 웃음소리가 잦아들 무렵..

 

 이수의 귓가에..

 

 누군가의 위급한 목소리가

 

 희미하게 들려오는데..

 

 

 

 

 - 25회 끝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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