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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추리/스릴러
안의 너
작가 : 녹슨등잔
작품등록일 : 2020.8.18

과거의 악몽이 되는 3인방의 잔재를 떨치지 못한 부식이란 남자가 있다. 우연찮게 박나리라는 미스터리한 남자와 친구가 된 고독한 사람이다. 나리는 신비스런 힘의 소유자로, 눈을 마주치는 것만으로도 상대방으로 하여금 스스로를 객체로서 마주 보게 한다.
나리는 씻지 못한 죄를 저지른 자들로 하여금 낙인을 먹인다. 그가 모르는 곳에서는 X교라는 사이비 종교의 신봉자들이 세상을 잿빛으로 만들고 있다. 나리가 그들의 소굴로 흘러 들어간 건 순전히 우연만은 아니었을 것이다. 그들 모두 지독한 악인들임에는 부정할 수 없고 부식의 소용돌이 또한 거기서 소멸되어야 한다.

 
10. 여자
작성일 : 20-08-22 02:08     조회 : 237     추천 : 0     분량 : 131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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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거 참 난해했다. 그저 사고가 이어졌을 뿐이건만. 작업복을 벗으면서 용문은 앞니 날을 혀로 문질렀다. 사촌 집에 불이 났다. 작은삼촌 집안이었다. 집이 거의 전소 되었다. 그래서 그들은 죽은 현오의 집으로 이주하게 되었다. 작은 집이 아니라서 그들 가족이 살기에 충분할 것이었다.

 문제는 사촌 동생 둘이 죽었다는 것이다. 둘째와 셋째가 죽었다. 첫째는 연기를 좀 마셨다뿐이지 눈곱만큼도 다치지 않았다. 막내는 다행히 고모 집에 있었기에 무사했다. 솔직히 동생들 일이라 안타깝긴 했다. 진심으로 슬퍼해 줄 수도 있었다. 용문은 그렇게 생각을 하고 있었다. 만약 엑스교라는 게 아니라 다른 종교가 집안의 톱니바퀴였다면 말이다.

 하지만 엑스교를 접하고, 자신의 신분을 아는 이상 크게 괘념치 않게 되었다. 쓸모없는 거 두 개가 저승에 갔다고 생각하면 그만이었다. 몸에서 힘이 빠지고 그들의 목소리가 들리는 듯하여 아련하지만 말이다. 그에겐 해야 할 일이 있고 세상은 여전히 혼용무도했다. 세상의 기틀은 못 되더라도 빛은 될 수 있었다. 그는 최소한 반신, 어쩌면 신 자체이므로.

 그는 가만히 눈가에 고인 눈물을 훔쳤다. 사건 이후 1주일이 지났지만 먹구름은 여전히 마을에 짙게 드리워져 있었다. 조부의 집에 다녀온 다음 날 벌어진 일이었다. 만약 해연이가 늦게 발견했더라면 가족 전체의 참사로 끝났을 가능성이 있었던 일이었다. 왜 형제가 밖에서 누군가 들어오지 못하도록 현관문에 걸쇠나 죔세 같은 걸 달았는진 의문이었다. 부모와 형의 방문 앞에는 테이블을 끌어다 놨다. 그래 봐야 안으로 열리는 구조라 소용이 없지만.

 문득 호문쿨루스가 생각 난 용범의 얼굴이 어두워졌다. 아직도 아무런 변화가 없는 고무통이었다. 정통적인 호문쿨루스의 인간 형태 생명체가 탄생 시일인 기본 40일을 아직 채우진 못했다. 그 후로도 40주간 암말의 체내와 같은 온도에서 보존해야 완전한 인조인간이 탄생한다. 냉정히 따지면 아직 중간 단계에도 미치지 못한 것이다.

 하지만 그럴 거 없이 이 미진한 작업에는 이유가 있어 보였다. 그 이유는 이미 용범도 알고 있었다. 그는 다른 얼간이들과 다르기 때문이었다. 모든 것이 환상에 불과한 것이다. 애초에 자정 전에 귀한 정액을 저딴 고깃덩이에 뿌리고 온다는 것 자체가 그로테스크한 에로티즘이었다.

 그는 낙인을 보는 남자였다. 그런 눈은 가족들도 가지고 있었다. 선택받은 자들. 죄인을 알아보는 지상의 천사들. 그렇담 세상을 낙원으로 만드는 일에만 매진하면 되는 거 아닌가? 무엇이 그리 부족하여 종교라는 것에 매달리는 것일까. 이 정통! 가족의 역사에서 종교가 빠진 일이 없었다.

 필요로 한다면 무엇이든 종교가 가능했다. TV교니 삽살개교니 하는 멍청한 이야기가 나온 연유도 그럴 것이다. 사이비의 특질 아닌가? 종교의 이름들을 총망라하면 머리가 빠개질 정도로 혼란스러우리라. 이것을 시작한 건 한참을 올라가야 하는 선대였다. 누군지 몰라도. 이제 끊을 때였다.

 그는 허전한 왼손 약지를 보았다. 그러면서 현호와 함께 했던 여자를 생각했다. 그도 결혼을 할 때가 왔다고 생각됐다. 가족을 만들어야 했다. 더 이상 머저리들과 함께하기가 쉽지 않았다. 보고만 있어도 혐오스러웠다. 한편으론 안쓰러웠다. 이 녀석들 대체 어디서부터 어디까지 잘못되었는지 알 길이 없었다. 멍청한 소리나 찍찍해대면서 엘릭서니 황금 변성이니 해대는 꼴이라니.

 “호문쿨루스는 비밀이야.”

 그가 허공을 향해서 말했다.

 그는 휠체어를 탄 노파를 생각했다. 성공이란 단어는 머릿속에 없었다. 실패라는 단어도 마찬가지였다. 아직도 노파에 대한 욕심이 있었다. 어찌 되었든 손해 보는 장사는 아니었다. 거지 같은 유산을 대대로 물린 선대인 늙은이는 어서 저승으로 가야 하나니.

 그때 초인종 소리가 그를 놀라게 했다. 그는 놀라서 몸을 휙 돌렸다. 혀로 볼 안쪽을 쑤시면서 현관문을 향해 다가갔다. 불필요하게 의심의 눈초리를 하면서. 말이 없는 해연이가 잘하는 제스처였다. 경멸하듯 옆 시선으로 사람을 보는 것이다. 걸을 때는 어떻게 옆으로 가지 않을까?

 문을 열자 나타난 것이 해연이라 그는 하마터면 폭소를 터트릴 뻔했다. 어지간해선 나오지 않는 반가운 얼굴이 되는 것도 이상하지 않은 일이었다.

 “해연이구나? 어쩐 일이야?”

 다크 바이러스를 몰고 다니는 해연이는 늘 어두웠다. 말수도 별로 없는 데다 속삭이듯 말을 해서 지상에서 148센티쯤 위에 있는 얼굴 쪽으로 귀를 당겨줘야 했다. 귀에 있는 귓밥을 보여줘야 했기 때문이라도 참 별스런 일이었다. 표정이 별로 없는 시무룩한 아이. 딱 그녀까지만 고등학교 정규 과정을 마쳤다.

 작은삼촌의 자녀들은 중간에서 학교를 관두고 검정고시를 쳤다. 불합격할 리 없다고 용범은 생각했었다. 정말 다 공부도 않고 합격했다. 해연은 대학을 가겠다고 했지만 고집하진 않았다. 가족들도 만류하지 않았다. 기계처럼 앉아서 바보 같은 지식을 머릿속에 넣는다고 말을 해도 말이다. 왜냐면 그녀는 살짝 변방의 인물에 가까웠기 때문이다. 베일처럼 그림자를 쓰고 다니는 22살 여인.

 “그냥 갑자기 생각나서.”

 “내가?”

 “응.”

 “아, 이거 뭐라고 말을 해야 하나…….”

 그녀는 멍하니 그의 어깨 너머만 바라보고 있었다. 손을 눈앞에 대고 흔들어줘야 할 거 같았다. 혼이 나간 듯 멍한 게 요사스러웠다. 귀신이 씌인 사람이 있다면 이런 느낌일 거라고 용범은 생각했다.

 “나 이상한 사람을 봤어. 그걸 누구한테도 말 못 했는데 말해 봤자 이상한 애 취급받을까 봐.”

 “들어볼까? 아, 들어가자.”

 그녀가 고개를 저었다.

 “그럼 이야기해 줄래?”

 문득 그는 뉴비틀 차를 탄 남자가 생각났다. 이상하니 뭐니 말할 건 안 되지만 이따금 생각이 난 건 사실이었다. 지금도 차 한 대가 마을을 지나쳤다. 저런 치들이야 관심 밖이었다. 뉴비틀 차의 남자도 마찬가지여야 했다. 하지만 생채기가 난 듯이 뇌리에 남아 있다.

 “검은색 뉴비틀을 탄 사람이었어.”

 “아…….”

 그는 커다란 치아와 혀뿌리를 드러냈다.

 “애들하고 함께 있는 걸 봤어.”

 “진오랑 진수?”

 “응.”

 “길을 물어봤을까?”

 “걔들 담배 피우는 거 알지? 마을에서 떨어진 언덕에 숨어서 피우는 걸 들켰나 봐. 처음에는 그 남자가 돈을 주고 담배를 사려는 건 줄 알았어. 왜 그런 생각을 했느냐면 주변에 담배를 살 만한 곳이 없잖아. 급했다고 생각했어. 난 담배를 모르니까…….”

 “꽤나 급했던 모양이네.”

 그가 다리를 서로 엇갈리게 하며 문가에 기댔다. 아차 싶었는지 곧바로 바른 자세로 바꾸었지만.

 “그 사람이 가고 난 뒤 뭔가 애들한테 이상한 일이 있었던 거야. 방금까지만 해도 그 남자에게 대들고 있던 애들이 순한 양으로 돌변해서는…….”

 “돈을 받았기 때문이 아닐까? 아마 때리지 말아 달라고 쥐여 준 거 같은데.”

 “그런 게 아니야.”

 그녀가 두 손을 모은 채 고개를 가로저었다.

 “그런 게 아니야, 오빠.”

 그는 그녀의 얼굴을 가만히 보았다. 그녀에게도 여자의 얼굴이 있다고 생각을 했다. 이제껏 귀신처럼 시커먼 애다 하고 살았는데 그게 아니었다. 그녀도 꾸미기만 하면 인기가 없진 않을 거 같았다. 한편으론 여기서 썩기가 아깝다는 생각도 들었다. 그녀는 거의 집에만 틀어박혀 지냈다. 마을에서 돌아다니는 것도 연례행사에 가까웠다. 특급 외톨이라 혼자라는 걸 외로워하지 않는 거 같지만. 그래도 친구를 사귀는 것도 나쁘지 않을 거 같았다. 아니면 현호처럼 이성 친구를 만들거나.

 “마치 홀린 거 같았어. 왜 물귀신한테 홀리면 물에 빠져 죽는다는 말도 있잖아? 익사체가 두 발을 딛고 서 있으면 가까이 가지 말라는 그런 말 알아?”

 “최면 같은 거다? 이 말이니?”

 “평범한 만남은 아니었던 거 같애. 원래 알고 지내던 사이도 아니야. 우연히 만난 게 확실해.”

 “너무 과민 반응 같은데?”

 그녀가 고개를 또 가로 저었다.

 “응?”

 그가 더 말해보라고 재촉했다.

 그녀는 말이 없었다.

 고모부가 길가에서 지나갔다. 그가 고개를 꾸벅 숙이자 팔을 흔들어 주었다. 그녀는 고개를 숙인 채 돌아보지 않았다. 용범은 잔디 생각을 했다. 꼬마들이 죽었으니 잔디가 문제가 될 거 같았다. 모두가 늙은 몸을 이끌고 직접 잔디 깎는 기계를 들어야 할 판이었다. 잔디밭이 크지 않은 게 다행이었다. 개중에는 현오의 집처럼 운동장도 있지만 작은삼촌의 것이 되었으니 알아서 할 것이다. 잔디 깎기 신들의 최고봉인 진구가 있지 않은가.

 “그 사람 날 봤어. 나한테 오려는 거 같았는데 신고 있던 조리 끈이 끊어지는 거야? 짜증 내면서 그걸 들고 차에 타더니 가버렸어. 애들은, 애들이 언덕의 그늘에 서서 나를 내려다보더라? 그 눈들이 너무 소름 끼쳤어. 지금 생각해도…… 다음날, 그다음 날이 애들 집에서 불이 난 날이야.”

 “오싹하긴 하네. 정말로.”

 그가 대꾸했다. 얼굴에 웃음이 만연해 있지만 그의 특질을 아는 이상 그녀는 기분 나빠하는 기색이 없었다. 큰 머리와 눈웃음의 조화 탓에 진지하지 못하다는 평이 나올 수도 있지만 그는 무척 진지했다. 그녀의 말에 고민까지 했다. 뉴비틀의 남자, 신경 쓰였었다. 일전에 그자가 아니었다면 조부의 집에서 무슨 일이 벌어져도 벌어졌을 것이다. 확실하진 못하지만 아무도 말이다.

 “갈게.”

 “그럴래?”

 그가 더 말하기도 전에 그녀가 휙 돌아섰다. 그가 두어 번 불렀지만 그녀는 무시했다.

 “와줘서 고마워!”

 그가 달아나듯 빠른 걸음으로 가는 그녀의 등을 바라보면서 외쳤다.

 

 버스에서 내리니 날이 우중충했다. 비가 오는 건 딱 질색인데. 더욱이 우산도 없었다. 현호는 날이 선 블랙진에 묻은 먼지를 털었다. 버스에서 묻었다고밖에 할 수 없었다. 그는 팔을 꼬아 기지개를 켜면서 여자 친구를 기다렸다.

 그녀를 진심으로 좋아했다. 사촌 동생들의 죽음을 전해 듣고 눈물을 흘려줄 때는 얼마나 감격했는지 모른다. 아직 결혼이란 걸 말할 단계가 아니었다. 그럼에도 신혼이나 부모가 된 상상 같은 걸 하는 걸 보면 사랑이란 건 이런 것인가 했다.

 그는 머리부터 발끝까지 번드르르했다. 가족이 연달아 죽은 비극을 겪은 사람치고는 밝았다. 공기를 즐겼고 하늘 감상을 좋아했다. 그럴 수밖에 없는 것이 엑스교 신자였기 때문이었다. 그뿐만 아니라 다른 사람들 역시 별반 다르지 않았다. 여자라서 울고 가족이라 아쉬워하는 것 정도에 불과했다. 그의 눈엔 그렇게 보였다.

 자신이 입고 있는 것들, 지갑을 채우고 있는 것들에 관해서도 마찬가지였다. 그는 엑스교도이기에 일을 하지 않아도 알아서 돈이 나왔다. 돈줄을 지천에 있었다. 눈 밑에 낙인을 찍고서. 죄인들이니 죄책감 따위 없었다. 누가 보면 살인이라고 할 수도 있었다. 실상 살인이 맞지만 말이다. 그런 일에 익숙해진다면 주위의 누군가가 죽어도 대수롭지 않을 수밖에 없다.

 평소처럼 마스터베이션도 할 수 있다. 잘해놓은 요리는 맛있고 샤워를 하면 기분이 풀린다. 산책도 스트레스 해소에 그만이었다. 아는 여자애들과 전화 통화를 하며 은근슬쩍 성기를 가지고 놀기도 했다. 신음이 새어 나오지 않길 바라지만 간간이 들킬 때도 있다. 속아 주는 모습을 보면서 다음엔 너다 싶지만 그런 기회는 오지 않는다.

 그런 쪽에 한에선 그도 상관없었다. 그에게 정말 필요한 건 유은샘이었다. 그녀는 172로 여자 치곤 키가 컸다. 60킬로가 약간 넘어서 적중 체중이었다. 못 나게 뼈만 남지 않았을뿐더러 적당히 근육이 있어 몸매가 도드라져 보일 때면 얼마나 섹시한지 모른다. 그녀는 편의점에서 알바를 했다. 아직 대학생이었다. 그도 26살이니 어리다고 할 수 있는 나이지만 22살과 결혼은 아직은 어울리지 않는다. 둘 다 미숙한 나이였다.

 그는 시간을 확인했다. 그녀가 일하는 편의점은 가까운 데 있었다. 외식할 만한 곳들과 디저트 가게들이 모여 있는 곳이었다. 술집 근처였으면 아무리 오전 타임이라도 피곤한 일이 많았을 거라며 웃던 그녀를 생각했다. 그는 그녀를 아까워했다. 얼굴과 조화된 키는 편의점 같은 곳에서 썩기엔 너무 아깝다는 생각을 들게 했다.

 그는 워킹을 하는 그녀의 모습을 상상해 보았다. 얼음 공주 같은 얼굴로 긴 옷들을 입고 도도하게 걸어 나오는 그녀. 터지는 플래시 세례. 아무래도 모델 일이라 살은 더 빼야 하므로 볼이 핼쑥할 것이다. 기름을 바른 머리는 마치 깻잎 머리처럼 보일 것이다. 작은 얼굴은 딱딱하고 두 다리는 마네킹이지만 양손은 프로페셔널이다.

 하지만 모델 일을 하려면 노출을 두려워해선 안 된다. 백스테이지에서 옷을 갈아입을 땐 신속해야 하므로 가슴 따위야 다 보라는 식이다. 무대에서도 거의 가슴이 내비치는 옷이 많았다. 가슴만 그럴까? 그런 상념까지 하게 되자 그의 얼굴이 잿빛으로 물들었다. 그는 간지럽지도 않은 뒷목을 긁적이면서 발에 걸리는 휴지 조각을 냅다 찼다. 휴지 조각의 법칙을 망각한 벌로 신발 코에 붙은 걸 떨쳐 내느라 우스꽝스런 모습을 연출해야 함은 당연했고.

 은행 ATM이 보이기에 들어갔다. 거울을 보기 위해서였다. ATM 기기의 반사판이야말로 거울 역할로 손색이 없었다. 자리가 많았지만 그는 맨 끝자리를 택했다. 그런데 잠시 후 들어온 사람이 굳이 옆에서 볼일을 보는 것이다. 눈곱을 발견한 그는 뗄까 하다가 옆에서 자꾸 거슬리는 짓을 하여 머리를 만지는 등 딴청을 피웠다.

 “저…….”

 여자였나 보다. 그는 줄곧 남자라고 생각했다. 그는 목소리의 주인공을 쳐다보았다. 안에 싸구려 털실이 가득한 회색 후드 재킷을 걸친 여자였다. 머리가 컸고 골격도 좀 있었다. 하얀 얼굴에 일자 머리, 처진 눈. 얼굴이 마치 보통 사람보다 한 겹은 더 있는 사람처럼 이상했다. 그래서 그녀의 눈을 보고 있으니 흡사 가면 속에 있는 눈을 보는 것 같았다.

 “네?”

 그는 가슴이 두근거렸다. 은샘이 아닌 다른 여자를 보고 이렇게 가슴이 뛰다니. 그럴 수밖에 없는 건 직업적 소산 탓이었다. 그녀의 왼쪽 눈 밑에 죄인을 상징하는 낙인이 찍혀 있었다. 그는 어떻게 하면 이 여자로 사과나 배처럼 즙을 낼 수 있을까 생각해 보았다. 그러면서 시체가 썩으면서 나오던 부패액을 떠올렸다. 또 한 번 생각의 연쇄 작용에 압도당했을 땐 당연히 과일들이 생각나는 게 당연했다. 조부의 집에 가져다준 과일 바구니. 먹고 있을까 모르겠다.

 “혹시 차비 좀 빌려주실 수 있으세요? 지갑을 잃어버렸거든요.”

 그녀가 눈을 깔고 말했다. 하지만 도무지 창피해하는 기색은 없었다.

 “만 원이면 될까요?”

 “네!”

 그가 지갑을 열었다가 만 원을 꺼냈다. 금세 생각이 바뀌어 한 장을 더 꺼낸 그였다. 그녀가 감사를 표했고 그 와중에도 그는 엘릭서 생각을 했다. 덜떨어진 연쇄살인마처럼 그녀의 직업, 가족 관계, 벌이 등을 캐물을 수도 없는 일이고 답답했다. 그녀가 그냥 가버리면 자신도 목적지로 가면 그만이지만 말이다.

 마음이 이렇게 동요하지만 사실 그도 아까처럼 연인을 만날 생각에 들뜬 데이트 상대자로 돌아갈 수 있었다. 몇 분이라고 하기엔 아까운 시간이고 몇 초 정도면 충분했다. 틈틈이 죄인을 놓쳐 아깝다 생각이 들 테지만 죄인은 이 여자만이 아니었다. 물고기를 놓쳤다면 다시 바늘을 던지면 된다. 대단한 미끼를 걸어 둘 필요도 없었다.

 그는 눈을 껌벅하며 고개를 들었다. 그녀가 어느새 멀리 떨어져 있었다. 그런데 자신 쪽을 보고 있는 걸 보면 할 말이 있는 눈치다.

 “……어떻게 연락을 하면 되죠?”

 그녀가 물었다.

 그래서 그는 연락처를 가르쳐 주었다. 그녀가 가버리고 나서야 그도 눈곱 생각을 했다. 매력 없는 여자고 은인인 이상 상관없다는 생각이었다. 얼굴 정리를 하고 난 뒤 그는 갑자기 미쳐서 일어나는 성기를 꼴사나운 자세로 가라앉혔다. 은샘의 가슴을 빨고 싶다는 생각을 했다. 그는 사랑에 빠진 남자 특유의 허물없는 미소를 지었다.

 

 “네?”

 은샘은 잘못 들었다고 생각했다. 공시생은 입술이 튼 채로 다녔다. 그녀도 알고 있었지만 입술이 오겹살 마냥 도톰한 줄은 처음 알았다. 그게 바짝 마르고 생선처럼 비늘이 일어나 있었다. 피가 맺혀 보이는 곳도 있었고 입가에는 하얀 침 자국이 존재했다. 설태가 뒤덮은 혀는 너무도 참혹했다. 눈에 낀 눈곱과 머리에 이는 블리자드. 코의 은막에서 벗어난 시커먼 콧구멍 털들은 사람도 죽일 수 있을 정도로 위협적이었다.

 “은샘 씨를 좋아합니다.

 그녀가 아무 말 못 하고 있자 남자는 자신감이 붙은 듯했다.

 “은샘 씨 때부터 단골이 된 거거든요. 저 나이 많아요. 나이는 말 못 하지만 은샘 씨가 들으면 놀라겠죠. 하지만 전 여기 있을 사람이 아니에요. 지금은 공무원 시험을 준비하고 있지만 제 능력의 한계치는 누구도 상상하지 못할 정도예요. 남자로 태어난 이상 장관 정도는 해야 한다고 생각해요. 나머지는 2세가 대신하겠죠. 제 일을 미루는 건 아니고 저의 결점을 보강해 줄 수는 있다고 생각해서 나온 생각이에요. 저는 실수를 하면서 내일을 준비하는 사람이에요. 그 내일은 후세대에게 바치는 유산이죠. 은샘 씨, 당신을 좋아합니다.”

 그녀는 장황한 일장연설에 하마터면 기절을 할 뻔했다. 뭐라고 말은 해야 할 것 같은데 입이 열리지 않았다. 그냥 상황이 무섭게 느껴졌다. 어쩌면 이 남자의 어딘가에 칼 같은 게 있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다. 편의점 알바를 하면서 무서운 일에 연관된 사람들에 대한 이야기는 많이 들어 봤다. 대부분 강도였다. 그래서 편의점 카운터에 가까운 지구대와 직통하는 벨이 있는 것이다. 그녀는 이 벨을 누를까 말까 고민에 휩싸였다. 너무도 격정적인 고민이라서 손발이 덜덜 떨렸다.

 “삼천구백 원입니다.”

 그녀가 조용히 말했다.

 그가 돈을 건넸다. 오천 원권을 받은 그녀가 잔돈을 거슬러냈다. 그가 받자마자 호주머니에 넣었다.

 “죄송하지만 결혼을 예고하는 건 아니에요. 그저 은샘 씨, 유은샘 씨에 관해 알고 싶어서 이렇게 말하는 거예요.”

 유리문이 열리는 알림음이 들렸다.

 “어서 오세요.”

 그녀는 반사적으로 인사를 했다. 살았다 싶었다. 하지만 후드 모자를 쓴 젊은 남자는 테이블이 모여 있는 곳에 가서 택배 상자만 찾아서 갔다. 송장에 붙은 주소만 보면서 편의점을 나가는 남자의 뒤에 대고 욕이라고 하고 싶었다. 얼마나 원망스러운지 오히려 눈앞에 있는 남자보다 싫었다.

 “은샘 씨?”

 “죄송해요. 저 남자 친구가 있어서요.”

 “골키퍼 있다고 골이 안 들어가는 건 아니잖아요.”

 그가 나른하게 말했다. 얼마나 상냥하게 말을 하는지 베시시 웃으면서 여자를 패는 가정폭력범이 생각날 정도였다.

 “네?”

 그녀가 눈을 휘둥그레 떴다.

 그는 고개를 살짝 숙여 미미하게 웃었다.

 “죄송한데 저 일을 해야 해서요.”

 그녀가 은근하게 말했다.

 그의 얼굴에서 웃음이 지워졌다.

 “제가 키가 작아서 그래요? 그래도 반올림하면 170은 되는데 역시 여자보다는 커야 되나. 서양 쪽에 보면 여자가 큰 커플이 부지기수던데.”

 “그런 게 아니라 저 남자 친구가 있다니까요.”

 그녀가 설득 조로 말했다.

 “알아요. 봤어요. 은샘 씨가 어리다는 게 거기서 증명이 되는 거예요. 내가 이 기회에 말을 하는데 그런 친구들은 정상이 아니에요. 말은 못 하겠는데 내가 볼 땐 은샘 씨가 잘 알 것도 같은데. 아니려나……?”

 그녀는 충격을 받았다. 조곤조곤하고 소심하던 사람이 말문이 트이기 시작하니 이렇듯 불경하고 불쾌해진 것이다.

 “계속 이러실 거면 경찰을 부를 수밖에 없어요.”

 “갈게요. 근데 전화번호 정도는 줄 수 있지 않아요?”

 “제가 왜요?”

 “안 그럼 다음에 만날 때 어색하잖아.”

 “싫어요, 가 주세요.”

 “나는 난장을 만들고 가버리면 그만이지만 은샘이는 그게 아닐 거 같은데. 하루 종일 벌레 씹은 기분으로 뚱 하게 있을 거야? 친해지면 서로 좋은 거 아닌가? 나하고 메시지 주고받으면서 놀면 너도 좋지 않아? 너 언제까지 알바 할래? 이런 데서 일하니까 좋냐? 점장이 너 뒷담화 하는 거 같은데? 너 저번에 빵구 낸 적 있지? 점장이 실수로 돈을 잘못 세는 바람에 너한테 말 못 했다더라. 오후 대타 뛰러 온 주말 알바는 알아. 그 못생기고 뚱뚱한 애 있잖아. 여드름 있고 시커먼 애. 밥맛 떨어지게 생기고 처먹는 것만 줍고 다니는 애. 내가 공무원 준비 도와줄게. 너 노량진이라고 알지? 거기에 가면 공시생 커플들 많아. 같이 거기 가서 살림 차리고 지내면서 공부하자. 같이 공무원 돼서 폼 나게 살자.”

 “제정신이세요?”

 그녀는 벨을 누르고픈 충동에 휩싸였지만 보복이 무서워서 도저히 그럴 수 없었다. 다른 손님들이 들어오면 끝날 일을 크게 벌이고 싶지 않았던 것이다. 그녀의 바람이 먹혔는지 문이 열리는 전자음이 매장 안을 때렸다. “어서 오세요.”

 얼굴을 확인도 안 하고 한 인사였는데 상대가 편하게 받았다. 남자 친구인 현호였다. 그녀의 얼굴에 화색이 만연할 수밖에 없었다. 그는 이상한 분위기를 바로 직감했다. 하지만 도시락을 든 남자가 빠른 걸음으로 옆으로 지나가 버려서 물을 생각을 못 했다. 그는 획 열렸다 닫치는 유리문에서 얼마간 눈을 떼지 못했다. 남자의 왼쪽 눈 밑에 있던 마크 때문이었다. 하늘이 부여한 직인.

 

 어두운 실내를 데우는 대형 스크린에서는 로맨틱 코미디 영화가 나오고 있었다. 취향이 같아서 한국 영화를 보자면 거의가 로맨틱 코미디였다. 현호는 오늘 본 죄인들의 수를 셌다. 넷. 그중에서 둘이 그의 심금을 울렸다. 그런 연유가 있을 터였다. 여자는 곧 연락이 올 것이고 남자 같은 경우는 인위적인 만남을 만들 수 있었다.

 돈을 받은 여자가 그냥 나를 수도 있었다. 아쉬운 상황은 맞지만 그럼에도 한 명이 있다. 편의점의 남자가 여친에게 집적댄 것이 화가 났다. 그 상황이 짐작이 갔던 것이다. 그렇기 때문이라도 현호는 죄인 수집을 해야 했다. 정말이지 열정에 가득 차서 조질 수 있을 거 같았다. 가진 게 없는 얼뜨기처럼 보이는 게 아쉽지만 말이다.

 뒤에서 아까부터 차대서 그는 뒤를 돌아보았다. 장산범 친구쯤은 될 거 같은 여자가 앉아 있었다. 얼굴이 천장에 닿을 정도인 여자라 그의 시선을 알아차리지도 못했다. 그는 팝콘이나 입에 욱여넣었다. 이따금 옥수수 찌꺼기가 잇몸을 찌르는 게 싫지만 팝콘이 좋았다. 얼마 마시지 않은 콜라는 얼음이 녹아서 물맛이 났다. 목이 말랐는지 은샘은 그의 콜라도 탐냈다. 그녀가 빨아 당긴 빨대를 물고 있으니 그는 기분이 좋아졌다.

 영화 상영이 끝나고 둘은 거리를 활보했다. 젊은 색깔이 많아서 거리는 활기로 넘쳤다. 머리색이 각양각색이고 키도 들쑥날쑥했다. 온통 떠들썩했고 웃고들 있었다. 각종 의류점과 외식할 만 한 곳마다 아우라를 풍기는 유동 인구 일색이었다. 둘은 다른 커플이 그러는 것처럼 손을 잡고 다녔다. 그녀는 쇼윈도를 구경했다. 그는 눈에 띄는 것마다 보다가 은닉해 있는 죄인들을 물색하기 시작했다.

 

 해연은 커튼을 친 방 안 책상 앞에 앉아 있었다. 그녀는 떨고 있었다. 용범에겐 말하지 못했지만 죽은 사촌들의 얼굴에서 불안한 걸 발견했었기 때문이다. 그들의 얼굴에 있었던 건 분명 낙인이었다. 어떻게 그럴 수 있는진 몰라도 분명 죄인을 뜻하는 그 저주의 상형 문자가 있었다.

 “믿을 수 없어. 믿을 수 없어. 믿을 수 없어. 믿을 수…….”

 그녀는 손톱 살을 물어뜯었다.

 “죽고 싶지 않아. 죽고 싶지 않아. 난 정말 죽기 싫어…….”

 똑똑.

 그녀는 방문 쪽을 노려보았다. 심장이 북소리를 냈다. 당연히 엄마인 걸 아는데도 문이 열리자 경기를 일으켰다.

 “어머머! 얘가 왜 이래?”

 모친이 서둘러 왔다. 쟁반에 들고 있던 간식을 책상에 두고 딸의 양팔을 붙잡았다. 150도 안 되는 딸이어서 마치 어린아이를 보는 느낌이었다. 레이스를 단 사랑스런 원피스가 어울리며 한 손에는 인형을 꼭 안고 있는 그런 어린아이. 그녀는 딸을 안으면서 딸을 위해 가져온 걸 힐끔 보았다. 쟁반에는 깎은 키위와 화과자가 있었다. 유리컵의 그윽한 차 냄새가 정신을 맑게 해주는 듯했다.

 “엄마 우리 죽을지도 몰라.”

 해연이 중얼거렸다.

 “너 그게 무슨 말이야? 왜 이래, 너?”

 엄마가 해연의 이마를 만졌다. 열이 없는 건 아니었지만 심각하지 않았다.

 “우리도 죄인이었어.”

 해연은 넋이 나가 있었다. 엄마는 딸을 가만히 쳐다보다가 마치 근심을 떨쳐내듯 도리질을 빠르게 했다. 그녀는 가서 커튼을 걷고 창문을 열어 환기를 시켰다.

 “너 여자애가 이렇게 사니까 어두운 거야. 너……!”

 엄마는 자신의 머리를 빗겨 넘기다 고개를 흔들었다.

 “난 정말 네가 걱정이다. 하나밖에 없는 귀한 딸인데, 전부 다 그런 다 애. 요즘엔 아들보다 딸이 좋다고. 남들이 엄말 얼마나 부러워하는지 아니? 인형 같은 딸을 가졌다고들…….”

 “밖에 나가지도 않으면서.”

 “무슨 소리야? 이틀 전에도 이마트에 갔다 왔는데.”

 “아는 친구도 없잖아?”

 “얘가 점점…….”

 “엄마 우리도 죄인이라고. 내 말 이해 못 하겠어? 알고 있지, 그치?”

 “요 근례 안 좋은 일이 있었어. 그래 엄마도 알아. 나도 네가 무슨 일로 그러는 줄 알아. 그래서 조금은 불안도 해. 엄마도 사람이잖니. 하지만 우린 엑스교도야. 우리가 무슨 일을 하는지 알잖니? 엑스교는 누가 만들었어? 우리 집안이 만든 종교 아니었니? 낙인이 찍인 죄인들이 이 세상에 왜 있겠어? 우리가 왜 엑스교를 만들었겠어? 엑스라는 마크가 굳이 죄인들의 눈 밑에 있는 이유가 뭐겠니?”

 “그냥 다 끼워 맞춰진 것뿐이야. 눈 밑에 있는 마크가 뭐든 우리는 거기에 편승한 거야. 그 일에, 그게 뭔지 간에 우리건 아니었어. 우린 속은 거야.”

 “대관절 누가 우릴 속이겠니? 엄만 걱정이다. 아무리 스트레스가 많아도 그렇지 못 하는 소리가 없구나? 해연아, 누가 우릴 속여?”

 “그걸 알면 무섭지도 않겠지…….”

 그녀는 검은색 뉴비틀의 남자를 떠올렸다. 자신의 이름을 말할까 하다가 그냥 가버린 박나리를. 그건 한 남자의 심심풀이에 불과한 업적이었다. 그녀가 편집증 환자처럼 굴지 어떻게 알았겠는가. 사실 나리는 지금도 그녀를 생각하고 있었다. 그녀가 사는 마을에 깊은 관심이 생겼기 때문이다. 재미난 사람들이 이렇게나 모인 동네는 처음이라고 할 수 있었다. 그는 신선한 물 냄새를 맡은 청새치처럼 지금도 김 씨 집성촌에 관해 생각 중이었다.

 “너 차 좀 마셔. 허브찬데 먹어 봐. 마음이 편안해지도록 해 봐. 기분이 풀어지는 거 같으면 키위하고 화과자도 먹어 봐. 산책 좀 하고. 응?”

 “혼자 있을래.”

 “너를 어떻게 말리겠니.”

 엄마는 딸의 앞머리를 쓸어서 귀로 넘겼다. 앞으로 다시 스르륵 돌아오는 것을 보며 몇 번이나 반복했다. 그녀는 딸을 혼자 두는 편이 낫다고 판단했다. 그래서 문을 닫고 나갔다. 하지만 문 앞에서도 채 발을 못 떼고 등을 맞댄 채 서 있었다. 연속된 불행이 괜한 게 아닐지도 모른다는 얼토당토않은 생각이 들었다. 그녀는 무심코 자신의 왼쪽 볼을 만졌다. 마치 마크 같은 걸 만진 거 같아 여러모로 놀랐다.

 X.

 그럴 리 없었다.

 남편이 부르는 소리가 들렸다. 그리로 갔다. 거울을 볼 자신이 없었다. 그래서 남편의 안색을 살폈다. 처음에 남편은 그녀의 얼굴에 관심을 보이지 않았다. 그녀가 미동이 없자 이상했는지 쳐다보았다. 남편의 눈빛은 변함이 없었다. 그제야 그녀는 안심하고 거울을 찾아 들었다. 휴 하고 안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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