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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아이돌스토리
숨은 달 Hidden Moon
작가 : 덧니
작품등록일 : 2020.8.14

"어둠 속에서 별을 찾으려면 달은 구름 뒤에 숨어서 적당히 비춰주면 돼.
그래야 별이 어디 있는지 찾을 수 있잖아.
구름 뒤에 숨은 달이 되어서 길도 찾아주고, 별도 찾을 수 있도록 도와주고 싶어."

 
Episode 4 : 선물
작성일 : 20-08-21 22:15     조회 : 260     추천 : 1     분량 : 47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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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 15 17 19 21

 “대리님, 제 랩 라이브로 들어주세요!”

 

 녹음실에 녹음과 관련 없는 사람이 있어도 되는 걸까?

 

 “네? 두 분 작업 하셔야 하는 것 아니에요?”

 “녹음은 녹음이고, 조금만 더 구경하다가 가.”

 

 Say의 말에 서진우도 고개를 끄덕이며 나를 바라보았다.

 

 오늘 저 생일인가요? 1년에 생일은 1번으로 알고 있는데, 오늘 2번째 생일 맞이하나요?

 

 챙겼던 가방을 다시 내려놓으며 소파에 슬그머니 앉았다.

 

 “그럼 조금만 있다가 갈게요!”

 

 “오늘 팬이 보고 있으니, 진우 좀 긴장되겠네.”

 “형 앞이라서 긴장하고 있었는데, 더 긴장돼요.”

 “잘하면서 왜 그래.”

 

 양손으로 스트레칭을 하며 서진우가 녹음 부스로 들어갔다. 목을 푸는 모습도 처음 보고, 입을 푸는 모습도 처음 보고… 무대 밖에서의 서진우를 이렇게 가까이서 볼 일이 또 있을까?

 

 녹음을 시작하자, 눈빛이 확 달라진 서진우.

 

 서진우는 8년이 지난 지금도 사복이 올블랙이야. 첫 솔로 앨범 발매 전이라 빨간색으로 염색한 걸까?

 

 오디션 프로그램 MAKE 출연 당시 서진우는 빨간색으로 머리를 염색했었다. 연습생이 수십 명이나 나오는 오디션 프로그램에서 서진우가 눈에 띄었던 이유 중 하나는 머리색이었다. ‘춤 잘 추는 빨간 머리’가 서진우의 수식어였다. 하지만 서진우는 ONLY 데뷔 이후 딱 1번 빨간 머리로 활동했었고, 그 빨간 머리도 한 달 정도 후에 블랙으로 염색해서 팬들의 아쉬움이 컸었다.

 

 팬들이 빨간색 염색을 간절히 바란다는 것을 알게 된 서진우는 ONLY 마지막 콘서트 때 서프라이즈가 있음을 예고했었다. 나흘 동안 진행되었던 ONLY 마지막 콘서트 첫날, 서진우의 이벤트는 베일을 벗었다.

 

 약 4개월간 백금발을 유지했던 서진우가 빨간 머리로 무대에 올랐다. 등장과 동시에 수많은 팬이 서진우가 빨간색으로 염색했다는 것을 SNS에 올렸고, 나는 그때의 전율을 잊지 못한다.

 

 이후 서진우는 AB로 활동하면서 앨범 발매 전 또는 활동 중에 서프라이즈로 종종 빨간색으로 염색한다.

 

 “진우야, 방금 부분 조금 더 빠르게 가볼까?”

 “네, 형! 다시 할게요!”

 

 Say랑 서진우는 녹음에 빠져있고, 나는 서진우한테 빠져있고.

 

 서진우는 머리를 내려도 예쁘고, 반깐(앞머리 반만 내린 머리)도 예쁘고, 완깐(앞머리를 전부 뒤로 넘긴 머리)도 예쁘지만, 개인적으로 나는 완깐이 내 취향인데. 첫 솔로 앨범이니까, 이왕이면 팬들 대다수가 좋아하는 반깐으로 활동해주면 안 될까? 완깐이면 더 좋지만, 반깐도 좋아 나는.

 

 

 진우는 눈썹 산이 예뻐서 앞머리를 다 내려서 이마랑 눈썹을 덮는 것보단 앞머리를 뒤로 넘겨서 눈썹이 보이는 게 예뻐. 꼭 앞머리를 뒤로 넘기지 않더라도 5대5로 넘긴 머리도 예쁘더라. 첫 해외 팬 미팅에서 선보였던 5대5 스타일이 SNS에서 난리 났었지. 왜 서진우는 해외만 가면 더 예쁘냐고, 국내에서도 그 머리 해달라고했었는데, 나도 그때 SNS에서 보고 화났어. 국내에서도 5대5 머리 해달라!

 

 “설아, 설아, 설아!”

 “으… 응?”

 “이 부분 어때? 1번이 나아, 2번이 나아?”

 

 서진우 감상하느라 Say가 하는 말도 못 들었네. 세상에…

 

 “미안… 못 들었어… 근데 나는 잘 모르니까, 엔지니어님이랑 셋이 정해. 나는 없는 사람이라고 생각해줘.”

 “서진우한테 푹 빠졌네, 푹 빠졌어.”

 

 Say는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며 엔지니어에게 의자를 돌렸다.

 

 서진우 눈은 초롱초롱하다. 장난칠 때와 본업에 충실할 때 특히, 눈이 반짝인다.

 

 장난칠 수 있는 걸 발견했을 때, 멤버들을 놀릴 수 있을 때, 멤버들에게 장난칠 수 있는 타이밍에 장난꾸러기의 표정을 한다. 자체 예능과 비하인드 영상에서 자주 나오는 표정이라, 팬들은 익숙하다.

 

 지금처럼 본업에 집중할 때 서진우의 눈은 반짝인다. Say도 6년 전 서진우와 작업한 이후에 이런 말을 했었다. 녹음이 오랫동안 진행되면 아무리 에너지가 넘치는 사람이라고 해도 지치기 마련인데, 서진우는 시간이 지날수록 점점 더 끓어오르는 사람 같다고. Say가 들었을 때는 완벽하게 한 부분도 서진우는 본인 마음에 들지 않으면 마음에 들 때까지 한다고 한다. 프로듀서 입장에서 완벽주의 아티스트는 같이 일하고 싶은 마음이 들게 한다며, Say가 서진우가 솔로 앨범을 내게 되면 꼭 자기가 1곡 정도는 프로듀싱해 주고 싶다고 했었다. 물론, 그게 실제로 일어날 줄은 몰랐지.

 

 “형, 화장실 빨리 다녀올게요! 잠시만 기다려주세요!”

 서진우가 스튜디오에서 나와 후다닥 녹음실 문을 열고 나갔다. 서진우가 사라진 것을 확인한 Say가 내게 말했다.

 

 “설아, 너 넋 놓고 진우 감상하는 거 티 나.”

 “티 좀 나면 어때? 이런 기회가 흔한 것도 아닌데.”

 

 내게 한마디 하는 Say에게 엔지니어님이 웃으며 말했다.

 

 “설이 씨, 이렇게 가까이서 서진우 본 적 없지 않아요? 음악방송도 안 간다고 들었던 것 같은데.”

 “네, 맞아요. 음악방송도 안 가고, 팬 사인회도 안 가요.”

 “그럼 지금 즐겨요! Say가 눈치 못 주게 막아줄게요.”

 

 

 엔지니어님, 사랑해요. 어떻게 팬의 마음을 저렇게 잘 아시는 거지?

 

 그때 서진우가 녹음실 문을 열고 들어와서 다시 스튜디오 안으로 입장했다.

 

 서진우는 엄청나게 마르진 않았지만, 슬림한 편이다. 키가 170 후반인데, 몸무게가 60 초반이야. 마르진 않았지만, 춤을 오랫동안 추고, 20살 때부터 꾸준히 운동해서 몸이 탄탄하다.

 

 진우는 어깨도 넓어. 어릴 때 어깨 좁다는 말을 듣고 충격받아서 운동했다는 인터뷰를 보고 귀여워서 오열할 뻔했단 말이지. 꾸준한 운동과 춤 덕에 오버사이즈 티셔츠를 입어도 상체가 탄탄한 게 티가 나네.

 

 맞다, 서진우 복근도 있었지. 사실, 복근은 마른 사람들이 조금만 운동해도 금방 생긴다고 들었지만, 진우는 12살 때부터 춤을 췄더니 17살 때부터 복근이 생겼다고 했다. 어릴 때부터 몸이 단련되었다는 뜻이겠지. 이후 콘서트에서 봤던 복근은… 운동으로 만든 거겠지. 서진우 팬덤 연령대가 높아서 서진우 피지컬 좋아하는 팬들이 많다. 그런 팬들의 기대에 부응하려고 서진우가 노력한 거야.

 

 8년 차가 된 지금도 서진우는 춤을 더 자신 있어 하고, 랩을 춤보다 못한다고 생각한다. 서진우 랩을 듣고 좋아한 사람으로서 이제 안 그래도 될 것 같다. 서진우가 랩을 못 했더라면 ONLY에서도 AB에서 메인 래퍼가 되지 못했을 것이다. 서진우에게는 그만한 실력이 있고, 그 실력을 전문가와 팬들에게 인정받았기 때문에 메인 래퍼라는 포지션을 받은 것이다. 그리고 첫 솔로 앨범도 랩이 많잖아.

 

 처음 들었던 서진우 랩을 잊을 수 없다. 딱 한 소절을 불렀을 뿐인데, 머리에 쏙쏙 들어오는 가사, 흠잡을 데 없는 딕션(발음)과 동굴 저음 음색까지, 모든 게 완벽했다. 당시 서진우 랩을 들은 프로듀서도 너무 완벽해서 수정할 게 없다고 말했을 정도. 우석 오빠부터 수호 오빠 그리고 서진우까지, 나는 뼛속까지 춤 잘 추는 래퍼를 좋아하는 게 틀림없다고 생각했다.

 

 “대리님! 대리님!”

 

 아, 깜짝이야. 서진우가 눈앞에 있는 것도 모르고 생각에 잠겼었네.

 

 “아, 진우 씨, 무슨 일이신가요?”

 “쟤 표정 봐. 얼마나 푹 빠졌으면 진우가 코앞에 있는 것도 몰랐을까?”

 

 Say가 포기했다는 표정으로 날 쳐다보며 말했다.

 

 “대리님, 제 솔로 앨범 7월 7일 오후 6시에 공개돼요!”

 “헐, 그거 저한테 말해도 돼요?”

 “괜찮아요. 내일 SNS에도 공개돼요.”

 

 무엇에 그리 신난 건지 서진우가 싱글벙글 웃으며 답했다.

 

 서진우는 웃는 것도 예뻐. 서진우가 웃으면 세상이 밝아 보여. 이 칙칙한 녹음실마저도 서진우 웃음에 밝아지네.

 

 엔지니어님이 스마트폰을 들면서 내게 물었다.

 

 “설이 씨, 우리 아직 녹음 더 해야 하는데, 배고파서 밥 먹으려고 하거든요. 같이 드실래요?”

 “앗, 아니에요. 저 일이 있어서 먼저 갈게요.”

 “아, 대리님, 가시는 거예요?”

 

 진우가 아쉬운 표정을 지으면 나도 아쉬워지는데, 진짜 할 일이 있어서 안 되네.

 

 “네… 진우 씨, 나중에 또 만나요!”

 “진우야, 대리님이 뭐야? 그냥 누나라고 해.”

 

 Say도 나한테 ‘대리님’이라고 안 하는데, 진우가 나한테 ‘대리님’ 하니까 느낌이 좀 이상하긴 했다.

 

 “아… 누나라고 해도 되는 거예요?”

 “자, 따라 해봐. 누! 나! 설이랑 나랑 동갑이야. 너무 어렵게 생각하지 마.”

 

 누나는 나인데, 왜 Say가 ‘누나’를 알려주고 있는 것인가?

 

 “헐. 대리님, 아니, 누나, 형이랑 나이 같아요?”

 

 나는 노안이 된 걸까, 동안이 된 걸까?

 

 “진우 눈에 내가 너보다 더 어려 보였나 봐. 이설 노안이래요!”

 

 녹음실에서 Say 잘 때 한 대만 때리고 도망가고 싶다.

 

 “어… 아… 전 형보다 누나가 2살 정도 더 어린 줄 알았어요…”

 

 서진우의 말에 옆에서 저녁 메뉴 고르던 엔지니어는 빵 터지고, 나는 싱글벙글 웃으며 서진우에게 말했다.

 

 “어머, 진우 씨, 뭐 먹고 싶어요? 제가 다 살게요!”

 “설이 씨, 저희 밥 결제해주고 가요, 그럼.”

 “아, 그럴까요? 주문하시면 제가 결제할게요!”

 

 내가 결제한다는 말에 Say가 서진우에게 사회생활 잘한다고 칭찬했다.

 서진우는 사회생활을 잘하는 게 아니라, 안목이 뛰어난 거야.

 

 엔지니어님이 주문한 야식이 도착하고, 내 카드로 결제했다.

 

 “다들 맛있게 먹어요! 저는 일이 있어서 먼저 가볼게요!”

 “맛있게 먹겠습니다! 감사합니다, 누나!”

 

 진우가 누나래… 오늘 집 가서 울겠어…

 

 “설이 씨, 조심히 들어가요!”

 “조심히 들어가! 오늘 와줘서 고마워!”

 

 문이 닫힐 때까지 인사하는 셋을 뒤로하고, 녹음실을 빠져나왔다

 

 내일 솔로 앨범 발매 공지가 나온다는 말이지? 앨범 발매 스케줄도 같이 나오겠네.

 

 이번에도 온라인 예약 판매와 오프라인 판매까지 모두 결제하겠어. 첫 솔로 앨범이니까, 평소보다 많이 구매해야지.

 

 서진우는 첫 솔로 활동에 온 힘을 다하겠지?

 그렇다면 나는 열심히 앨범을 사서 서진우가 솔로 가수로서 부족함이 없다는 것을 보여주겠어.

 

 
작가의 말
 

 선물 같은 나날 매일매일이 기념일 같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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