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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라이트노벨
'이' 곳에 행복 한가득
작가 : 레마
작품등록일 : 2020.8.16

의문도 모른채 이세계로 온 주인공.
원치도 않던 이세계로 온 주제에 옷 한 벌 없이 갑자기 서바이벌이 시작되는데....

안녕하세요. 레마입니다.
이번에 첫작품으로 '이세계'에 관한 이야기를 쓰게 되었습니다.
딱히 투고가 처음은 아니지만, 제대로 플롯과 설정을 짜고서 쓰는 작품으로서는 첫작품이에요^^;
제 소설이 대체적으로 설정과 임팩트보다는 등장인물간의 갈등, 해결을 중심으로 진행됩니다.
이번에 배경을 이세계로 잡았을 뿐, 여러분들이 생각하는 이세계물과는 상당히 다를 거에요. 조금 스포하자면 주인공은 무능하니까요. ㅎㅎ
게다가 이 작품은 제가 동경하는 '동심'과 '평화'를 중점으로 분위기를 표현했습니다.
흔히 말하는 '치유물'이 그 의미 그대로 적용된 작품이라고 생각하시면 됩니다.(낚시아님)
그냥 항상 웃으면서 볼 수있는 치유되는 작품이라 생각하시고, 편안하게 읽어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01 - 언젠가 나도 모르는 죄를 짓고 있었는지 모른다. -4
작성일 : 20-08-20 19:50     조회 : 276     추천 : 0     분량 : 1228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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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4시간 정도가 지났다.

  그렇게 확실히 말할 수 있는 이유는 이 세계에 온 직후에는 태양이 조금 기울어져 있을 정도였지만, 지금은 해가 지기 직전이었기 때문이다.

  아직도 인기척은커녕 숲에서 벗어나지를 못했다.

  4시간 동안 숲속에 있는데, 차라리 보지 못한 풍경을 발견했다면 휴식이라는 여유가 있었을지 모른다.

  10초 동안 반복되는 숲 영상을 틀어놓고 4시간 동안 가만히 있어도 이런 스트레스는 받지 않을 것이다.

  진짜로 이곳에서 정신병에 걸릴 것만 같았다.

  식량은 아까 슬라임에게 던져준 버섯과 같은 것들을 여기저기에서 발견할 수 있어 어느 정도 해소는 가능했다. 단지 질렸을 뿐.

  해가 지면 게임오버다. 내 인생 얘기다.

  4시간 동안에도 여러 가지 생각을 해봤다.

  혹시 여기서 죽는다면 현실로 돌아갈 수 있지 않을까 말이다.

  확률이 없는 건 아니었지만, 적어도 내 오감과 뇌가 그것만큼은 그만두라고, 자기방어본능이 나를 막아선다.

  이놈의 겁쟁이 본능이 가장 컸기도 했고 말이다.

  그렇기에 극단적인 방법을 사용하진 않을 것이다.

  밑바닥부터 시작한 영웅도 수두룩하게 존재하니, 나도 그 중 하나가 되리라 희망마저 잃지는 않았다.

  나는 일직선으로 계속 발을 옮겼다.

  내 나름 생각해 본 것이지만, 이곳은 지구와 비슷한 환경인 것만큼은 확실했다.

  그렇다면 일직선으로 이동하면 언젠가는 바다와 만날 수 있지 않을까.

  그렇기에 태양이 지는 반대 방향을 향해 계속 나아간다면 그곳이 동쪽이고, 내 고향에 도착할 수 있을 거라는 생각이 들었다.

  바보 같은 생각이라고? 나도 그렇게 생각한다.

  하지만 지금 이 상황에 놓여있는 내가 할 수 있는 현실로 돌아갈 수 있는 방법이라고는 이것밖에 없었다.

  “목말라.”

  제자리에 털썩 주저앉고 만다.

  이 세계에서 물을 마신 적이 없으니 말이다.

  새벽이 되면 숲속에 이슬이 맺힐 것이니 풀이든 나무든 쪽쪽 빨면 되겠지만, 아직 그 새벽이 될 때까지 한참 남았다.

  평소에는 1년도 순식간에 지나가는 주제에, 이렇게 많은 시간이 지났다고 생각했는데 아직 반나절밖에 이 세계에 있지 않았다.

  식사 후, 나와 슬라임은 같이 침대에 누워 하늘을 바라봤다.

  슬라임은 그 방대한 양의 식사를 했으니 당연히 배가 부르겠지만, 나조차도 과일 3개만으로 배가 부를 줄은 몰랐다.

  여태껏 과일로만 식사해 본 적은 없고, 애초에 과일을 잘 먹지도 않았으니까.

  “편안하네~.”

  “뀨~.”

  슬라임은 현재 내 배 위에 누워있다.

  포동포동한 촉감을 느끼기에도 좋고, 어딘가 반려동물을 키우는 것과 같이 처음 느껴보는 감정이 든다.

  반려동물을 키워본 적이 없기에 정확히 말하기는 힘들지만, 사람 이외에 작은 생물이 나를 따르고, 나도 그 생물에게 사랑을 준다는 감정을 처음 느끼기에 소중히 여기고 싶었다.

  좋아. 이 여행이 언제까지 이어질지는 모르겠지만 난 이 슬라임과 될 수 있으면 같이 있고 싶어졌다.

  “혹시 이름 있어?”

  하늘을 보고 있던 슬라임을 빙글 돌려 나를 쳐다보게 만들었다.

  슬라임은 내 양손 안에서 고개를 저었다.

  “그럼 ‘라임’은 어때? 슬라임이라고 부르기에는 다른 슬라임도 있을 테고.”

  애칭이라고 부르기에는 그냥 앞에 ‘슬’이라는 단어만 뺀 성의 없는 것이라 생각 할 수 있겠지만, 솔직히 말하자면 그렇긴 했다.

  하지만 나도 즉석에서 바로 지어준 것은 아니다.

  너무 슬라임이라 연호하다가 입이 피곤해졌기에 줄였더니 생각보다 아름다운 이름이 된 것이다.

  이 녀석이 수컷인지 암컷인지, 아니면 자웅동체인지는 모르겠지만, 내가 생각해봤을 때 이 녀석은 감성적인 부분이 아름다움을 연상시켰기에 이름도 아름답게 짓고 싶었다.

  라임이는 내 배 위에서 잠시 고민을 하더니 작게 고개를 끄덕였다.

  옆에서 장작이 타오른다.

  아직 해가 진 후 얼마 지나지 않아, 아직 자고 싶은 마음이 들지는 않는다.

  이유는 아까 설명했다시피 새벽에 일어나고 싶지 않아서다.

  보통 이럴 땐 친구들과 수다를 떨며 시간을 보내겠지만, 라임이는 말을 알아듣기는 하지만 말을 할 수는 없다.

  하지만 내 푸념 정도는 털어놓을 수 있다.

  이곳에 오면서 혼잣말 한 대부분이 그 푸념이었지만, 지금은 그 말을 들어주고 반응해주는 친구를 얻었다.

  그 덕분에 내 감정도 격해졌다.

  “으아!!! 나에게 뭔 잘못이 있어서 이런 들판에 던져놓은 거냐고! 누가 이런 곳에 오고 싶어 했냐고! 난 집에서 게임 하고 싶다고!”

  누워있으면 잘 것만 같아 침대에 라임이와 같이 나란히 앉아 장작을 바라보았다.

  “뀨!!”

  라임이가 내 감정에 맞춰 강하게 긍정했다.

  “그렇지? 너도 그렇게 생각하지? 난 아무 잘못도 없지?”

  “뀨~우!”

  “만약 신이 있다면 지금 당장 변호사 선임하라고 그래! 집으로 돌아가자마자 신고해주겠어.”

  “뀨!”

  “좋아! 그 기세다. 신, 이 나쁜놈아~~~!”

  “뀨~~~.”

  잘들 논다 그지?

  애초에 슬라임은 내가 하는 말의 절반이라도 이해하고 있을까.

  아니, 나도 슬라임이 뭐라 하는지 알아듣지도 못하지만, 우리는 이미 마음이 서로 이어진 절친이 되었다.

  서로 언어가 제대로 통하지는 않지만, 분위기로 우리는 대화할 수 있는 레벨이 된 것이다.

  라임이와 마음을 토로하며 한껏 쏟아내니 어느 정도 마음에 안정이 찾아왔다.

  내가 지금에 다다르면서 평범하게 행동한 것처럼 보이겠지만, 사람은 완전히 다른 환경에서는 스트레스가 쌓이기 마련이다.

  하지만 그 스트레스가 상당히 해소된 기분이라 상쾌했다.

  그래서 나도 모르게 웃음이 나왔다.

  이곳에 처음 느껴보는 행복, 그 모든 것을 준 존재와 같이 있다고 생각하니 더더욱 라임이에게 감사의 마음이 생겼다.

  “혹시 돌아갈 곳 있어?”

  혹시나 해서 물어봤다.

  내가 느낀 바로는 라임이는 나와 비슷한 환경에 놓인 것만 같았다.

  나와 같이 모르는 곳에 날아왔고, 돌아갈 방법도 몰라 패닉인 상태.

  독버섯을 먹었을 때 마음이 꺾여 보인 것이 가장 큰 이유다.

  “뀨우...”

  라임이는 고개를 저었다.

  그 모습이 너무 딱해 보여 둥그런 머리 위에 손을 올려주었다.

  계속해서 강조하지만 라임이는 나의 영웅이다.

  그 영웅이 나약한 모습을 보여주는 게 싫었다.

  “...좋아! 그럼 나와 여행하자.”

  “뀨?”

  라임이에게 손을 내밀었다.

  하지만 의미를 모르겠다는 표정을 위해서 난 설명해줬다.

  “난 집으로 돌아갈 방법을 찾는 여행, 라임이에게는 새로운 둥지를 찾는 여행. 뭘 하든 서로 돌아다녀야 될 거면 같이 다니는 게 좋지 않아?”

  라임이는 나에게서 시선을 내려, 내 손바닥을 가만히 쳐다봤다.

  자세히 설명해주지 않으니 난 라임이가 거쳐온 과거를 알지 못한다.

  설마 나처럼 다른 세계에서 넘어왔다고 생각하고 싶지는 않다.

  이곳은 슬라임이라는 생물이 흔한 세계이고, 라임이를 그 무리에 돌려 보내주면 될 것이라 생각한다.

  어차피 나도 이 숲에서 평생을 살아갈 것이 아니기 때문에 돌아다녀야 한다.

  하지만 그 여행은 아무리 생각해도 빨리 끝날 것 같지는 않았다.

  그렇다면 일단은 내 첫 메인 퀘스트라 생각하고, 먼저 라임이를 같은 슬라임 무리에 돌려보내는 것이 내 임무다.

  “뀨.”

  라임이의 고민을 그리 길지 않았다.

  몸통 옆에서 촉수를 늘어트리더니 그것을 내 손바닥 위에 올려두었다.

  라임이의 얼굴을 바라보니 그곳에는 결의밖에 존재하지 않았다.

  시간이 지날수록 라임이에게는 놀랄만한 요소밖에 없었다.

  그런 표정도 가능하구나.

  “좋아. 우리는 지금부터 동료다.”

  “뀨!”

  이 세계에 온 후로 많은 감정을 느꼈다.

  처음에 여기사와 만나고 그녀의 아름다움에 새로운 미래에 흥분을 느끼는가 한편, 현실을 깨닫고 머리가 새하얘지면서 모든 것을 내려놓고 싶은 기분이 든 적도 있다.

  그러다가 이 숲에 들어온 것을 후회했고, 라임이와 만난 후로는 가지고 있던 모든 부정적인 감정이 점점 사그라들었다.

  평소처럼 집에서 게임만 하던 생활에서는 절대 상상할 수도 없는 감정의 파도에 난 지금 흥분하고 있다.

  피할 수 없다면 즐기라는 말도 있지 않은가.

  내 미래가 정해져 있나?

  자는 동안 육식동물, 아니 육식몬스터에게 먹혀 그대로 생을 마감하는 미래가 있는 반면, 정말로 이런 밑바닥에서 기어올라 세상을 구하는 영웅이 되는 미래가 있을 것이다.

  생각해보면 그건 현실도 같았다.

  노력과 환경을 바꾸지 않으면 이곳에서도 마찬가지로, 게임하던 매일과 같이 이 숲을 방황하는 미래밖에 없겠지.

  원래 있던 곳에서는 환경을 바꿀만한 계기가 부족했다.

  하지만 지금은 무엇보다 라임이의 얼굴에 미소를 띄워주고 싶었다.

  덤으로 옷 정도는 얻고 싶다.

  그러니 날 이곳에 보낸 녀석아.

  지금은 이 세계를 즐겨주겠어.

  아직 내가 모르는 수많은 것에게 호기심을 가지고 탐험해주겠다 이거야.

  그러니 부탁 하나만 해도 될까.

  집에 게임 한다고 켜둔 컴퓨터의 D드라이브만 지워주면 안 될까?

  귀찮으면 아예 컴퓨터를 박살 내도 상관없으니까.

  혹시 모르잖아, 이 세상이 정말 게임이고 컴퓨터가 기능을 정지하면 현실로 돌아갈 수 있을지.

  현실에 관한 모든 미련을 버렸다고 생각했더니, 도저히 버리지 못할 미련이 하나, 큰 게 하나 남아있었다.

  분명 나무에서 수액이 나온다고 했지.

  그렇다면 돌로 나무를 어느 정도 깎아내고 그 구멍을 쪽쪽 빨면 되나?

  조금 생각해보니 제 3자의 입장에서 볼 때, 너무나도 외로움을 견디지 못해 나무와 키스하는 것처럼 보일 테니 그건 그만두기로 했다.

  잘은 모르겠지만 독이 있는 나무도 있을 테니까.

  내 발걸음이 멈춘다.

  앞으로 30분 정도면 슬슬 날도 저물 것 같았다.

  날이 저물고 나서 캠핑 준비를 하면 주변 상황도 보이지 않을 테니 준비하는데 많은 장애가 생긴다.

  그러니 할 수 없이 지금, 여기서 살아남을 준비를 시작했다.

  이런 곳에서 가장 필요한 요소는 역시 불이겠지.

  다행이라고 생각해야 할지 모르겠지만, 이곳은 사람의 손길이 닿지 않은 완벽한 자연이다.

  마른 나무 정도는 쉽게 구할 수 있었다.

  내가 아까 생존 서바이벌 영상을 어느 정도 보고 있다고 말했던가?

  그렇기에 불피우는 방법은 어느 정도 알고 있다. 단지 해보지 않았을 뿐.

  이곳에서 활은 구할 수 없으니 빙글빙글 돌리는 방법보다는 비비는 방법을 사용하기로 한다.

  “윽!....아~~~악!!”

  바닥에 평평한 판자를 깔고 둥그런 막대를 있는 힘껏 비빈다.

  보는 시각에 따라서는 좀...안 좋은 그림처럼 보일 수 있겠지만 어차피 보는 사람도 없지 않은가.

  있으면 당장 다리를 부여잡고 살려달라고 울고불고 추잡하게 굴 자신이 넘쳐난다.

  해보지 않은 불피우기였지만 의외로 빨리 성공하고 말았다.

  10분 정도면 빨리 성공했다 생각한다.

  연기가 나기 시작한 후 마른 풀을 올려놓고 더 비볐더니 빨간 불씨가 피어오르기 시작한다.

  불피우기의 재능이 싹튼 순간이었다.

  서둘러 마른풀을 있는 대로 싹 다 모아 한 자리에 둔다.

  그 중, 한 움큼 정도만 불피우는 데 쓰는 것이고 나머지는 내 침대 재료였다.

  가지고 다니던 모포를 이불 삼아 그 위에 눕는다.

  “하~~아.”

  나도 모르게 신음이 흘러나오며 피로가 싹 풀린다.

  항상 집에만 있는 백수가 이런 지형이 일정하지도 않은 숲에서 5시간 정도 이동했다.

  나 자신에게 상을 주고 싶을 정도로 자랑스럽다고 여긴 순간이었다.

  중간중간 휴식을 취하긴 했지만 이렇게 눕는 건 여기사 무릎 위가 마지막이니까.

  갑자기 여기사 생각하니 보고 싶네.

  아름답기도 했고, 무엇보다 이 세계에서 유일하게 대화를 나눈 사람이니 말이다.

  현대에서는 인터넷이 보급되고 예쁜 여성을 많이 봐와서 취향이 생기는 것이다.

  원래 사람은 쉽게 사랑에 빠지는 생물이다.

  쉬기 위해서 누웠지만, 지금까지 쌓인 피로 때문에 갑자기 잠이 몰려든다.

  하지만 지금은 잘 수 없어 자리에서 일어났다.

  시간으로 따지면 아직 저녁 6시 언저리지 않은가.

  혹시 잠에서 깼는데 아직 새벽이고 그러면 난 너무나도 큰 공포에 쇼크사할 것만 같아 아직은 잘 수 없었다.

  내가 지금 할 수 있는 거라고는 식량을 찾는 것이다.

  식량만큼은 넘쳐나는 것이 좋겠지. 이후에 버섯이 계속 나오리라고는 확신할 수 없으니 말이다.

  좀 있으면 해가 지고 만다.

  탐색할 수 있는 시간은 얼마 되지 않지만 그래도 찾아보았다.

  툭.

  무언가 떨어지는 소리가 났다.

  문제는 그게 내 볼을 향해 던져진 것 같지만 말이다.

  상당히 딱딱한 감촉이지만 그렇게 세게 날라오지는 않아 그냥 기분이 나쁜 정도였기에, 볼을 쓰다듬으며 바닥에 떨어진 물체의 정체를 파악했다.

  “과일이다!!”

  내 시선이 순식간에 떨어진 과일과 일직선을 이룬다.

  갑자기 하늘에서 식량과 물을 겸하는 아주 귀중한 음식을 하사해주셨는데, 과연 이 하찮은 몸뚱이가 무릎을 꿇지 않을 수 있겠는가.

  이제는 거의 탈수증상이 일어날 것만 같은 몸이었기에 그 과일에 독이 있든 없든 상관하지 않았다.

  일단 크게 한 입 베어 문다.

  “맛있어!!!”

  다행히 독은 없어 보였다.

  오히려 지금까지 먹어본 그 어떠한 과일보다도 훨씬 달고 촉촉했다.

  여러 고생을 한 후에 먹어서가 아니다.

  그 고생에 더해, 한입 먹고 나서 행복하다 못해 쓰러질 뻔했을 정도니 말이다.

  그 자리에서 난 순식간에 과일을 먹어치웠다.

  씨? 제페토 할아버지의 고생을 알고서도 그런 말이 나올까. 당연히 꼭지까지 남김없이 먹어치웠다.

  ...하지만 역시 꼭지는 좀 오버였나. 쓴맛이 입에 남았다.

  다 먹고 나서야 나는 상황파악을 시작했다.

  하늘을 바라보니 이 주변 나무에서 열릴만한 과일은 아니었다.

  애초에 주변에서 났으면 누웠을 때 보였겠지. 그렇게나 과일에 굶주려 있었는데.

  게다가 생각해보니 과일은 하늘에서 떨어진 게 아니라 옆에서 날아왔다.

  그렇기에 난 날아온 방향으로 고개를 돌렸다.

  그곳에는 둥그렇고 투명한 액체, 슬라임이 날 바라보고 있었다.

  “아.”

  외마디 비명.

  크게 낼 수도 없이 반사적으로 나온 비명이었다.

  본능도 말한다.

  넌 이제 죽었다고.

  그렇다면 적어도 먹히는 동안만이라도 좋으니 저 슬라임 쓰담쓰담 해도 좋을까요?

  나도 모르게 신에게 기도하는 동안에도 슬라임은 계속 날 바라보기만 했다.

  그러다가 입을 벌린다.

  지금까지는 반쯤 농담이었지만, 이 순간만큼은 진심으로 먹힐 것이라고 놀라서 뒤로 몇 걸음 물러섰다.

  하지만 슬라임은 날 먹기는커녕 오히려 입에서 무언가를 뱉어냈다.

  둥그런 물체를 3개, 방금 내가 먹었던 과일이었다.

  난 놀라서 슬라임을 쳐다봤다.

  슬라임도 날 쳐다본다.

  “어, 설마, 이거 나 주는 거야?”

  손가락으로 과일과 나를 순서대로 찍으며 제스쳐로 말을 표현했다.

  “뀨.”

  슬라임은 고개를 끄덕였다.

  잘은 모르겠지만 눈동자가 위아래로 흔들렸으니 고개를 끄덕인 것이겠지.

  그것보다,

  “뭐야? 내 말 알아듣는 거야?”

  과일을 먹었을 때의 나에 뒤지지 않을 만큼 흥분하여 슬라임에게 다가갔다.

  슬라임은 조금은 그런 나에게 겁을 먹었는지 뒤로 조금 물러났지만, 천천히 또 고개를 끄덕였다.

  “우와!”

  흥분으로 나도 모르게 어느새 슬라임을 들어 안아 껴안고 있었다.

  기뻤다.

  이 기분은 내 인생에서 아주 큰 기쁨이었을지도 모른다.

  “고마워! 정~말 고마워!”

  아무도 없는 세계에 다른 생물이 있는 것만으로도 아주 커다란 호기심이었다.

  그래서 아까 슬라임을 이리저리 쫓아다니며 관찰했던 것이고 말이다.

  그 후로는 내 대화상대는 공기 뿐이었고, 내가 무엇을 말하던 대답이 들려올 리 없었다.

  쓸쓸했다.

  힘든 것보다 내 곁에 아무도 없다는 것이 너무 슬프고, 그것 때문에 괜히 나무나 풀에게 화풀이를 하기도 했다.

  그렇지만 죽고 싶지는 않아 이를 악 물고 인기척을 찾기 위해 이동했다.

  나로서는 평범하던 일상에서 아무런 준비도 없이 이 세계로 오게 된 것이다.

  신도 수없이 저주했다.

  포기도 수없이 생각했다.

  그런 세계에서 갑자기 나를 위해주는 영웅이 등장한 것이다.

  종족은 상관없다.

  지금의 나에게는 그 어떤 히어로의 등보다도, 지금 내 품속에서 곤란해 보이는 슬라임이 훨씬 듬직하고 늠름해 보였다.

  어느새 흐르고 있던 눈물을 닦고 슬라임을 눈앞에 들어 올려 눈을 마주했다.

  “설마, 아까부터 계속 쫓아온 거야?”

  아직 눈물의 여운에서 헤어나오지 못해 조금 울먹거렸다.

  끄덕.

  그 고갯짓에 참으려던 눈물이 다시 흘렀다.

  얼마나 기특한 아이일꼬.

  하지만 나도 자존심이 있는 사내다.

  적어도 나를 도와준 영웅 앞에서 계속 울고만 있을 수는 없어서 내가 만든 침대 위에 나란히 앉아 슬라임이 가져온 과일을 건네주었다.

  “고마워. 이거, 같이 먹자.”

  ‘사이좋게’를 강조하기 위해 난 사과 같은 과일을 반으로 쪼개 슬라임 앞에 놓아두려 했다.

  하지만 생각해보니 차력 아닌가.

  날 계속 바라보던 슬라임 덕분에 조금 뻘쭘해지긴 했지만, 그냥 하나 통째로 주기로 했다.

  “뀨우.”

  슬라임은 내가 준 과일을 받지 않고 고개를 저었다.

  저을 줄도 아는구나.

  “왜? 안 먹어?”

  설마 내가 건네는 술잔, 아니 과일은 받지 못하겠다는 뜻인가?

  나를 거부한다고 생각해 조금 침울해졌을 때, 슬라임은 그런 날 보면서 과일을 입에 넣었다.

  드디어 먹어주었다고 생각해 얼굴에 미소를 띄웠다.

  하지만 곧 슬라임에게 흡수될 것이라 생각했던 사과는 ‘뽕’소리를 내며 포물선을 그리며 다시 튀어나왔다.

  “응?”

  게다가 마치 못 먹을 것을 먹은 것처럼 바닥에 침을 뱉기 시작했다.

  그리고서 다시 내 얼굴을 보며 얼굴을 저었다.

  “아~. 안 먹는 게 아니라 못 먹는 거구나.”

  납득했다.

  게다가 내가 이해하는 데까지 설명하는데 상당한 표현력이다.

  아까까지 지능이 낮다느니 생각해서 미안해.

  그렇다면 나에게도 생각이 있었다.

  “자. 이거 좋아하지?”

  지금까지 나에게 유일한 식량이었던 버섯.

  이곳까지 걸으며 보이는 대로 채집했기에 그 양은 상당했다.

  상당하다고는 하지만 몸을 두르고 남은 부분의 모포를 보자기 삼아 담았기에, 그렇게 많은 양은 아니지만 적어도 이틀은 식량으로 쓸 만큼 모았다.

  “과일에 대한 답례다.”

  “뀨~~!!!”

  그제야 슬라임은 눈은 크게 빛내며 버섯에게 달려들었다.

  아까 버섯 두 개만으로도 그렇게 기뻐해 줬는데, 대충 20개의 버섯의 작은 산을 본 슬라임은 아예 그 속으로 뛰어들었다.

  그 기쁨은 방금 내가 느낀 기쁨과 비슷했을까.

  너무나도 큰 기쁨에 슬라임은 하나하나 먹을 때마다, 그것마저도 채 소화가 되지도 않은 채로 ‘꾸’인지 ‘끼’인지 연호했다.

  이것이 누군가를 돕는 기쁨이란 것일까.

  그런 슬라임을 바라보며 먹는 과일, 처음 먹었을 때와는 또 다른 맛이 느껴졌다.

  혼자 먹는 게 아닌 누군가와 같이 먹는다는 행복을 느낄 수 있다.

  그만큼 음식이 맛있어지는 조미료는 없다고 생각했다.

  그렇게 나와 슬라임은 서로를 가장 큰 미소로 바라보며 식사했다.

 

 식사 후, 나와 슬라임은 같이 침대에 누워 하늘을 바라봤다.

  슬라임은 그 방대한 양의 식사를 했으니 당연히 배가 부르겠지만, 나조차도 과일 4개만으로 배가 부를 줄은 몰랐다.

  여태껏 과일로만 식사해 본 적은 없고, 애초에 과일을 잘 먹지도 않았으니까.

  “편안하네~.”

  “뀨~.”

  슬라임은 현재 내 배 위에 누워있다.

  포동포동한 촉감을 느끼기에도 좋고, 어딘가 반려동물을 키우는 것과 같이 처음 느껴보는 감정이 든다.

  반려동물을 키워본 적이 없기에 정확히 말하기는 힘들지만, 사람 이외에 작은 생물이 나를 따르고, 나도 그 생물에게 사랑을 준다는 감정을 처음 느끼기에 소중히 여기고 싶었다.

  좋아. 이 여행이 언제까지 이어질지는 모르겠지만 난 이 슬라임과 될 수 있으면 같이 있고 싶어졌다.

  “혹시 이름 있어?”

  하늘을 보고 있던 슬라임을 빙글 돌려 나를 쳐다보게 만들었다.

  슬라임은 내 양손 안에서 고개를 저었다.

  “그럼 ‘라임’은 어때? 슬라임이라고 부르기에는 다른 슬라임도 있을 테고.”

  애칭이라고 부르기에는 그냥 앞에 ‘슬’이라는 단어만 뺀 성의 없는 것이라 생각 할 수 있겠지만, 솔직히 말하자면 그렇긴 했다.

  하지만 나도 즉석에서 바로 지어준 것은 아니다.

  너무 슬라임이라 연호하다가 입이 피곤해졌기에 줄였더니 생각보다 아름다운 이름이 된 것이다.

  이 녀석이 수컷인지 암컷인지, 아니면 자웅동체인지는 모르겠지만, 내가 생각해봤을 때 이 녀석은 감성적인 부분이 아름다움을 연상시켰기에 이름도 아름답게 짓고 싶었다.

  라임이는 내 배 위에서 잠시 고민을 하더니 작게 고개를 끄덕였다.

  옆에서 장작이 타오른다.

  아직 해가 진 후 얼마 지나지 않아, 자고 싶은 마음이 들지는 않는다.

  이유는 아까 설명했다시피 새벽에 일어나고 싶지 않아서다.

  보통 이럴 땐 친구들과 수다를 떨며 시간을 보내겠지만, 라임이는 말을 알아듣기는 하지만 말을 할 수는 없다.

  하지만 내 푸념 정도는 털어놓을 수 있다.

  이곳에 오면서 혼잣말 한 대부분이 그 푸념이었지만, 지금은 그 말을 들어주고 반응해주는 친구를 얻었다.

  그 덕분에 내 감정도 격해졌다.

  “으아!!! 나에게 뭔 잘못이 있어서 이런 들판에 던져놓은 거냐고! 누가 이런 곳에 오고 싶어 했냐고! 난 집에서 게임 하고 싶다고!”

  누워있으면 잘 것만 같아 침대에 라임이와 같이 나란히 앉아 장작을 바라보았다.

  “뀨!!”

  라임이가 내 감정에 맞춰 강하게 긍정했다.

  “그렇지? 너도 그렇게 생각하지? 난 아무 잘못도 없지?”

  “뀨~우!”

  “만약 신이 있다면 지금 당장 변호사 선임하라고 그래! 집으로 돌아가자마자 신고해주겠어.”

  “뀨!”

  “좋아! 그 기세다. 신, 이 나쁜놈아~~~!”

  “뀨~~~.”

  잘들 논다 그지?

  애초에 슬라임은 내가 하는 말의 절반이라도 이해하고 있을까.

  아니, 나도 슬라임이 뭐라 하는지 알아듣지도 못하지만, 우리는 이미 마음이 서로 이어진 절친이 되었다.

  서로 언어가 제대로 통하지는 않지만, 분위기로 우리는 대화할 수 있는 레벨이 된 것이다.

  라임이와 마음을 토로하며 한껏 쏟아내니 어느 정도 마음에 안정이 찾아왔다.

  내가 지금에 다다르면서 평범하게 행동한 것처럼 보이겠지만, 사람은 완전히 다른 환경에서는 스트레스가 쌓이기 마련이다.

  하지만 그 스트레스가 상당히 해소된 기분이라 상쾌했다.

  그래서 나도 모르게 웃음이 나왔다.

  이곳에 처음 느껴보는 행복, 그 모든 것을 준 존재와 같이 있다고 생각하니 더더욱 라임이에게 감사의 마음이 생겼다.

  “혹시 돌아갈 곳 있어?”

  혹시나 해서 물어봤다.

  내가 느낀 바로는 라임이는 나와 비슷한 환경에 놓인 것만 같았다.

  나와 같이 모르는 곳에 날아왔고, 돌아갈 방법도 몰라 패닉인 상태.

  독버섯을 먹었을 때 마음이 꺾여 보인 것이 가장 큰 이유다.

  “뀨우...”

  라임이는 고개를 저었다.

  그 모습이 너무 딱해 보여 둥그런 머리 위에 손을 올려주었다.

  계속해서 강조하지만 라임이는 나의 영웅이다.

  그 영웅이 나약한 모습을 보여주는 게 싫었다.

  “...좋아! 그럼 나와 여행하자.”

  “뀨?”

  라임이에게 손을 내밀었다.

  하지만 의미를 모르겠다는 표정을 위해서 난 설명해줬다.

  “난 집으로 돌아갈 방법을 찾는 여행, 라임이에게는 새로운 둥지를 찾는 여행. 뭘 하든 서로 돌아다녀야 될 거면 같이 다니는 게 좋지 않아?”

  라임이는 나에게서 시선을 내려, 내 손바닥을 가만히 쳐다봤다.

  자세히 설명해주지 않으니 난 라임이가 거쳐온 과거를 알지 못한다.

  설마 나처럼 다른 세계에서 넘어왔다고 생각하고 싶지는 않다.

  이곳은 슬라임이라는 생물이 흔한 세계이고, 라임이를 그 무리에 돌려 보내주면 될 것이라 생각한다.

  어차피 나도 이 숲에서 평생을 살아갈 것이 아니기 때문에 돌아다녀야 한다.

  하지만 그 여행은 아무리 생각해도 빨리 끝날 것 같지는 않았다.

  그렇다면 일단은 내 첫 메인 퀘스트라 생각하고, 먼저 라임이를 같은 슬라임 무리에 돌려보내는 것이 내 임무다.

  “뀨.”

  라임이의 고민을 그리 길지 않았다.

  몸통 옆에서 촉수를 늘어트리더니 그것을 내 손바닥 위에 올려두었다.

  라임이의 얼굴을 바라보니 그곳에는 결의밖에 존재하지 않았다.

  시간이 지날수록 라임이에게는 놀랄만한 요소밖에 없었다.

  그런 표정도 가능하구나.

  “좋아. 우리는 지금부터 동료다.”

  “뀨!”

  이 세계에 온 후로 많은 감정을 느꼈다.

  처음에 여기사와 만나고 그녀의 아름다움에 새로운 미래에 흥분을 느끼는가 한편, 현실을 깨닫고 머리가 새하얘지면서 모든 것을 내려놓고 싶은 기분이 든 적도 있다.

  그러다가 이 숲에 들어온 것을 후회했고, 라임이와 만난 후로는 가지고 있던 모든 부정적인 감정이 점점 사그라들었다.

  평소처럼 집에서 게임만 하던 생활에서는 절대 상상할 수도 없는 감정의 파도에 난 지금 흥분하고 있다.

  피할 수 없다면 즐기라는 말도 있지 않은가.

  내 미래가 정해져 있나?

  자는 동안 육식동물, 아니 육식몬스터에게 먹혀 그대로 생을 마감하는 미래가 있는 반면, 정말로 이런 밑바닥에서 기어올라 세상을 구하는 영웅이 되는 미래가 있을 것이다.

  생각해보면 그건 현실도 같았다.

  노력과 환경을 바꾸지 않으면 이곳에서도 마찬가지로, 게임하던 매일과 같이 이 숲을 방황하는 미래밖에 없겠지.

  원래 있던 곳에서는 환경을 바꿀만한 계기가 부족했다.

  하지만 지금은 무엇보다 라임이의 얼굴에 미소를 띄워주고 싶었다.

  덤으로 옷 정도는 얻고 싶다.

  그러니 날 이곳에 보낸 녀석아.

  지금은 이 세계를 즐겨주겠어.

  아직 내가 모르는 수많은 것에게 호기심을 가지고 탐험해주겠다 이거야.

  그러니 부탁 하나만 해도 될까.

  집에 게임 한다고 켜둔 컴퓨터의 D드라이브만 지워주면 안 될까?

  귀찮으면 아예 컴퓨터를 박살 내도 상관없으니까.

  혹시 모르잖아, 이 세상이 정말 게임이고 컴퓨터가 기능을 정지하면 현실로 돌아갈 수 있을지.

  현실에 관한 모든 미련을 버렸다고 생각했더니, 도저히 버리지 못할 미련이 하나, 큰 게 하나 남아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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