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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로맨스판타지
안녕하세요. 과거에서 왔습니다.
작가 : 위카
작품등록일 : 2020.8.19

지구 종말 프로젝트로 미래의 인류로 키워진 클론인 코라.
훈련 받던 벙커에서 문제가 일어나고 누군가에 의해 강제로 큐브에 넣어진다.
깨어나니 12만년이 흘러 문명이 재 시작한 지구였다.
미래지만 더 과거의 문명으로 와버린 코라.
그녀는 자신의 모체인 이브를 아는 도미닉과 만나게 된다.
#무심여주 #후회남주 #먼치킨여주

 
2. 나는 남자가 아니에요.
작성일 : 20-08-19 20:58     조회 : 199     추천 : 0     분량 : 499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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맑은고딕 나눔고딕 돋움 굴림 궁서 바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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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금 뭐 하는…”

 

 그가 눈을 가리고 있던 머리카락을 칼을 쥔 손으로 잡아 위로 올렸다. 그의 얼굴이 코앞까지 와 있었다. 두 눈 가득 그의 얼굴이 담겼다.

 

 깊고 푸른 눈이 제일 먼저 눈에 들어왔다.

 땀에 젖은 머리카락이 달라붙어 있는 반듯한 이마와 오뚝한 콧날을 따라 아래로 내려가자 단단히 다물어진 입과 날렵한 턱이 있었다. 곧은 자세와 넓은 어깨. 먼지와 물기에 늘어졌지만, 아직도 윤기가 남아있는 붉은 색의 머리카락은 절반 정도가 풀려 어깨에 흘러내렸고, 아직 남아있는 통통한 볼살이 고집 센 어린아이처럼 귀엽기도 했다.

 

 시선을 뗄 수가 없었다.

 

 “여행자?”

 

 그가 말했고, 난 숨이 막혀와 손을 탁탁 쳤지만 그는 반응 없이 내 눈을 뚫어져라 쳐다볼 뿐이었다. 강한 눈빛에 얼굴이 뚫릴 것만 같아서 더는 말은 못 하고 입술만 움찔거렸다.

 

 실수했나 보다. 그냥 아무거나 던져볼 걸 그랬다. 숲속의 요정이라든가, 머나먼 남쪽 나라에서 왔다던가, 바다에서 태어나 파도를 타고 왔다는 그런 말들을 던져볼 것을.

 

 두 발이 허공에서 대롱거렸다.

 이대로 죽는 건가? 숨이 막혀와서 캑캑거리며 눈을 질끈 감았다 떴다. 그리고 다급하게 말했다.

 

 “난 당신을 구했어!”

 

 한참을 내 얼굴을 보고 있던 도미닉이 드디어 앞섶을 놓았다. 그리고 손가락을 뻗어 내 오른쪽 이마를 쓸었다.

 

 “아야”

 

 통증에 이마를 찌푸렸다.

 

 “흉이 남겠어.”

 

 그의 말에

 

 “젠장”

 

 욕을 하며 이마를 문지르자 도미닉이 웃었다.

 

 “그래 넌 나를 구했어.”

 

 “덕분에 손톱이 부러져서 아파. 피도 나고”

 

 이젠 말라서 굳은 피가 손가락 여기저기에 묻어 있었다.

 

 “네가 도와주지 않았더라도 별일 없었을 거야. 난 강하거든.”

 

 네네. 그러시겠죠.

 

 삐!

 갑자기 귀에서 기분 나쁜 기계음이 들려왔다.

 두통이 일어 손바닥으로 얼굴을 문질러댔다.

 본격적으로 기억이 되살아나려는지 감당할 수 없는 정보가 파도처럼 머릿속을 넘실대서 정신을 차리기가 힘들었다.

 

 내가 어떻게 벙커에서 나왔더라. 큐브에서 나와서, 그래 그렇게 밖으로 나왔지. 다른 사람들은 다 어디에 있는 걸까? 시간을 설정을 몇으로 해놨... 어? 누가 시간 설정을 한 거지? 내가 한 기억이 없어. 무엇보다 내가 언제 큐브에 들어간 거지?

 

 벙커에 돌아가야 했다. 중요한 것을 두고 나왔다. 그게 무엇인지는 모르겠지만 꼭 찾아야 했다. 이러고 있을 시간이 없어.

 

 삐!!!

 

 악! 강한 이명에 비명을 지르며 휘청거렸다.

 

 “이봐”

 

 도미닉이 비틀거리는 나를 부축하며 말했다.

 

 “뭐 하는 거지? 집중하라고. 네가 말한 그 에덴…”

 

 손을 뻗어 그의 손을 잡았다. 내 손길에 놀라는 그가 느껴졌다. 얼핏 본 그의 귀가 붉게 물들어 있었다.

 

 “나는 갈 곳이 있어. 허락해준다면 여기에서 벗어나고 싶은데. 당신도 해야 할 일이 있을 거 아냐? 보아하니 귀한 신분으로 보이는데 그렇다면 곧 당신을 데리러 오는 사람도 있을 테고. 설마 왕위를 얻기 위하거나 가문의 후계자가 되기 위해 여기서 당신을 죽이거나 하는 일이 있…”

 

 도미닉의 표정이 급속하게 어두워졌다.

 

 “…구나. 그렇구나. 그러니까 누군가 당신을 죽이러 오는…”

 

 이제는 아예 어깨를 힘없이 늘어뜨린다.

 이왕 힘을 빼는 거 잡은 팔도 놔줄 것이지.

 

 “그럼 여기서 당신이 죽어야 하는 건 아니…”

 

 “죽는 걸 원하는 사람이 많지”

 

 갑자기 펑 소리와 함께 머리 위 나뭇잎들을 뚫고 밝은 빛이 쏟아져 내렸다.

 

 “신호다”

 

 도미닉이 소매에서 기다란 막대를 꺼내 바닥에 있던 바위에 탁탁 두들기자 그것에서 흰 연기가 피어오르며 불꽃이 피었다.

 

 “삐이익”

 

 도미닉의 휘파람에 커다란 새가 날아와서 어깨에 앉아 그의 정수리를 부리로 콕콕 찍어댔다. 검은색. 아니 정확히는 보라색과 녹색이 섞인 검은색이었다.

 

 까아아악~

 

 윤기나는 검은 눈으로 잠시 나를 바라보던 새는 도미닉이 준 막대를 물고 하늘로 솟구쳐 올랐다. 반짝이는 불빛이 점점 멀어져 갔다.

 

 얼마 안 있어 사방에서 울리는 소리가 들렸다. 경계하는 눈빛으로 도미닉이 칼을 빼 들었다.

 

 아... 그를 죽이러 사람들이 몰려오나 보다.

 

 멀리서부터 보이는 은빛 갑옷들을 보며 절망적인 숨을 삼켰다.

 

 쿵쾅거리며 번개가 치는 듯한 소리와 함께 어지러운 말발굽 소리가 들리더니 삽시간에 많은 사람에게 둘러싸였다. 무늬가 다른 여러 개의 깃발이 보였는데 제일 많이 보이는 게 황금색 장미와 붉은 점이 박힌 가시나무였다.

 

 도미닉이 경계를 풀고 칼을 칼집에 넣었다.

 

 제일 앞에 기사가 말에서 내렸다.

 

 은색의 갑옷을 입고 머리에는 역시 은색의 투구를 썼는데 숨은 쉬어지는지 궁금할 정도로 얼굴을 다 가리고 있었다.

 

 그 사람이 투구를 벗고 땀에 젖은 금발 머리를 털었다.

 

 나이는 30대 정도로 자신의 몸의 절반 정도 되는 칼을 허리에 매달고 어깨는 흰색 망토가 둘려있었는데 역시 황금색 장미가 수놓아져 있었다. 그가 옆에 종자에게 투구를 툭 던지듯 건넸다. 갑작스러운 무게에 놀랐는지 종자가 투구를 받으며 옆으로 쓰러졌다.

 

 쯧. 혀를 찬 기사가 도미닉에게 다가왔다.

 

 이제 죽이려나?

 

 책에서 본 적이 있다.

 

 재물을 가지기 위해, 가문을 지키기 위해 그리고 왕위를 가지기 위해 죽고 죽이는… 도미닉이 내 머리를 잡더니 무릎을 꿇리고, 고개를 숙이게 했다. 그리고 자신도 몸을 낮춰 예를 갖추며 말했다.

 

 “황태자 전하를 뵙습니다.”

 

 황태자? 자꾸만 들리려는 고개를 도미닉이 힘을 주며 움직이지 못하게 했다.

 

 “일어나라'

 

 몸을 일으키는 도미닉을 따라 펴지려는 내 몸이 도로 숙어졌다.

 

 끙 소리가 났다.

 

 “그건 뭐냐?”

 

 도미닉이 내 머리를 누른 채로 말했다.

 

 “코릭스입니다”

 

 그의 말에

 

 “뭐라고?”

 

 내가 말했고,

 

 “뭐라는 거냐?”

 

 황태자가 되물었다.

 

 “코릭스 입니다.”

 

 “네 코릭스는 여기 오는 길에 사지가 뜯겨 죽어 있는 것을 봤다.”

 

 “가신들이 걱정되었는지 몰래 하나 더 붙여 놨지 뭡니까.”

 

 도미닉이 하하 웃으며 대답했다. 웃음소리에 어색함이 묻어 나왔다.

 

 “주군”

 

 다른 사람이 대화를 자르며 끼어들었다.

 

 아직 머리가 도미닉의 손에 잡혀있는 터라 눈만 들어 새로운 목소리의 주인공을 바라봤다. 땀으로 번들거리는 얼굴을 한 갈색 머리의 남자였다.

 

 통통한 얼굴에 턱까지 오는 재킷을 답답하도록 잠그고 있었다. 그가 자꾸만 흘러내리는 안경을 추켜올리며 도미닉의 어깨에 망토를 둘러주며 말했다.

 

 “이미 순위는 정해져 있는데 고집 피워서 다시 들어가시다뇨. 어쩌면 이렇게 무모하십니까.”

 

 “루쿠스 깊은 곳에 누트 우두머리가 있다고 들었어. 온 김에 보려 했지.”

 

 “그래서 보기는 했나?”

 

 덤덤한 도미닉의 말에 금발의 남자. 그러니까 황태자가 물었다.

 

 “봤습니다.”

 

 도미닉이 대답했다.

 

 “그 때문에 코릭스를 잃었고, 다른 코릭스의 도움을 받아 여기까지 올 수 있었습니다”

 

 “코릭스라고?”

 

 황태자가 확인하듯이 물었다.

 

 “네”

 

 도미닉의 대답에 황태자의 시선이 나에게 향했다.

 

 이리저리 눈동자를 움직이고 있던 나와 황태자의 눈이 부딪혔다. 황급히 아래로 눈을 내렸다. 얼마나 급했는지 또르르 눈알이 굴러가는 소리가 들리는 듯했다.

 

 도미닉이 내 앞을 막아섰고, 나는 몸을 최대한 구긴 채로 그의 넓은 등에 숨었다.

 

 “제가 1등입니다.”

 

 “안다. 옆으로 비켜봐라”

 

 맞닿은 등으로 떨림이 전해졌는지 도미닉의 몸을 크게 부풀려 머리카락도 보여주지 않을 것처럼 나를 숨겼다.

 

 “제가 1등을 했습니다”

 

 “알았다. 그러니까 좀 비켜…”

 

 “소원을 들어주신다고 했죠?”

 

 “알았으니 비켜 보라니까?”

 

 “일단 제 소원을 말하면…”

 

 “어허! 이 사람. 러셀!”

 

 황태자의 부름에 우렁찬 대답 소리와 함께 창창 철들이 부딪히는 소리가 났다.

 

 “저기 대영주 뒤에 있는 남자를 데리고 오라. 누구길래 도미닉 클루이가 저리도 뒤가 급한 사람처럼 전전긍긍하는지 확인을 해봐라.”

 

 남자라니?

 

 “나는 남자가 아니… 아얏”

 

 도미닉에게 옆구리를 가격 당했다. 눈물이 찔끔 날 정도로 아파서 옆구리를 문지르며 그를 향해 눈을 부라리자 그가 눈썹을 살짝 위로 올렸다 내렸다. 그리고 급한 손길로 내 머리카락을 끌어내려 얼굴을 가리고 자신의 품으로 나를 안았다.

 

 “죽기 싫으면 얌전히 있어.”

 

 숨이 막히고, 피와 땀이 섞인 불쾌한 냄새에 바둥거리자 그가 속삭였다.

 

 가늘게 몸을 떨리는 것은 죽기 싫어서인 거지 귓가로 살살 들리는 다정한 그의 목소리에 뱃속이 간질거리고, 얼굴이 화끈거리는 느낌이 들어서가 절대 아니다.

 

 저항을 멈추며 몸에 힘을 빼자 그의 품에 푹 안긴 꼴이 됐다. 그가 내 머리를 토닥이며 낮게 웃었다.

 

 그리고 말했다.

 

 “실은 저의 파트너입니다. 전하”

 

 “그래 알았다. 파트너라도 내가 한번… 뭐라고?”

 

 파트너라는 말을 뭘 지칭하는지는 모르겠지만 그다지 좋은 것은 아닐 거라는 예상이 들었다.

 

 그리고 그 예상은 맞았다.

 

 창창 거리며 나와 도미닉에게 다가오던 소리가 멈추며 그와 동시에 황태자 뒤로 정렬해있던 기사들 쪽에서 웅성거렸다.

 

 파트너. 남창. 남색이라는 단어들이 히잉 거리는 말 울음소리와 함께 들려왔다.

 

 “주군. 그 무슨 말씀이십니까아아아아아아아아!”

 

 무언가 떨어지는 소리가 들리며 울부짖는 소리가 들려왔다.

 

 도미닉의 품속에서 소리가 나는 곳으로 고개를 돌리자 얼굴에 흘러내린 머리카락 사이로 도미닉에게 망토를 둘러주던 갈색 머리 남자가 보였다.

 

 아까부터 계속 흘러내리던 안경은 결국 땅에 떨어져 박살이 나 있었는데 그걸 아는지 모르는지 눈물과 콧물로 얼굴이 범벅이 된 채 흉하게 입을 벌리고 울고 있었다.

 

 “파트너라뇨!!! 저도 모르게 그런 일을 벌이시다니 이게 어찌 된 일입니까아아아!! 전하!! 저 요셀입니다! 제가 모르는 일이 있다니! 저를 속이신 겁니까!! 제가 전하를 곁에서 모신 지 3년이고, 알고 지낸 것은 10년이 넘었습니다. 이 요셀은 앞으로 누굴 믿고 살아가야 하는 겁니까아아아아아!!!”

 

 “요셀 스비노”

 

 도미닉이 손으로 이마를 짚고 한숨을 쉬며 그의 이름을 불렀다. 여전히 나를 안은 채였다. 황태자도 따라 한숨을 쉬며 자신과 도미닉의 중간에 서 있던 기사에게 손짓했다.

 

  술이 달린 투구를 쓰고, 가슴에 황금색 장미가 새겨진 갑옷을 입은 거구의 기사가 나를 힐끔 바라보더니 요셀을 끌고 가시나무가 그려진 깃발 쪽으로 데려갔다. 그리고 그곳에 있던 검은 옷의 무리 사이로 그를 던졌다.

 

 은색의 실로 나무와 새가 수 놓인 검은 옷을 입고 있던 무리들은 요셀의 몸을 받아내며 들썩이는 그의 몸을 다독였다. 세상에 나도 모르게, 배신, 전하도 밤에 외로울 테지. 한창의 나이, 하지만 남자라니… 따위의 소리가 띄엄띄엄 들려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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