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oading...
1일간 안보이기 닫기
모바일페이지 바로가기 > 로그인  |  ID / PW찾기  |  회원가입  |  소셜로그인 
스토리야 로고
작품명 작가명
이미지로보기 한줄로보기
 1  2  3  4  5  6  >>
 1  2  3  4  5  6  >>
 
자유연재 > 로맨스판타지
안녕하세요. 과거에서 왔습니다.
작가 : 위카
작품등록일 : 2020.8.19

지구 종말 프로젝트로 미래의 인류로 키워진 클론인 코라.
훈련 받던 벙커에서 문제가 일어나고 누군가에 의해 강제로 큐브에 넣어진다.
깨어나니 12만년이 흘러 문명이 재 시작한 지구였다.
미래지만 더 과거의 문명으로 와버린 코라.
그녀는 자신의 모체인 이브를 아는 도미닉과 만나게 된다.
#무심여주 #후회남주 #먼치킨여주

 
1. 여기는 어디입니까?
작성일 : 20-08-19 20:27     조회 : 318     추천 : 0     분량 : 4970
뷰어설정 열기
뷰어 기본값으로 현재 설정 저장 (로그인시에만 가능)
글자체
글자크기
배경색
글자색
맑은고딕 나눔고딕 돋움 굴림 궁서 바탕
13 15 17 19 21

 흔한 이야기였다.

 

 세계를 구하러 영웅이 나섰고, 그의 곁에는 믿음직스러운 동료가 있었다.

 

 그들은 괴물을 만나 어떤 이는 팔과 다리를 어떤 이는 목숨을 내놓으며 싸웠다. 마침내 괴물을 쓰러트릴 마지막 한 번의 일격만을 남겨두었지만, 영웅은 거듭된 공격에 의해 받은 상처로 일어나지 못했고 동료들은 모두 쓰러진 상태였다.

 

 영웅은 피눈물을 흘렸다.

 

 이대로 끝나는 건가.

 

 핏발이 선 눈으로 영웅이 똑바로 괴물을 바라봤다. 그리고 다가오는 괴물을 향해 칼을 겨눴다. 영웅의 입에서는 신들을 향한 원망과 세계와 동료를 지키지 못했다는 죄책감으로 범벅이 된 분노의 절규가 터져 나왔다.

 

 나는 너를 꼭 죽일 것이다. 내 몸이 찢겨 영혼이 망자들의 강을 건널지라도 난 반드시 그 강을 다시 건너올 것이다. 배를 만들 것이고, 헤엄칠 것이고, 강물을 다 마셔 없애 버릴 것이다.

 

 그렇게 돌아와서 네 몸을 산산조각 내 줄 것이다. 네 가죽과 피를 나를 위해 죽어간 동료들의 무덤에 뿌려줄 것이다. 그들의 원혼을 달래줄 것이다.

 

 괴물은 악취가 나는 커다란 입을 벌리며 그르렁거렸다.

 

 그리고 한입에 영웅을 집어삼키려는 순간 죽은 줄 알았던 동료 하나가 일어나 괴물의 목에 칼을 찔러 넣었다.

 

 남아있던 단 한 번의 일격이었다.

 

 괴물은 영웅 대신 동료를 삼키고 죽었다.

 그렇게 영웅은 세상을 구했다.

 

 하지만 영웅은 웃을 수 없었다. 괴물을 배를 갈라 피와 오물을 뒤집어쓴 동료를 끄집어냈다. 그리고 이미 죽은 동료를 안고 눈물을 흘렸다.

 

 그때 홀연히 어떤 이가 나타났다. 자신을 여행자라고 소개한 그 사람은 영웅의 품에서 동료를 받아 안았다. 그리고 동료의 가슴에 손을 넣어 심장에 새 숨을 불어넣었다.

 

 동료의 심장이 뛰기 시작했고, 창백했던 얼굴이 제 색으로 돌아왔다. 영웅과 동료는 부둥켜안고 눈물을 흘렸다.

 

 네 이름이 뭐지?

 

 영웅이 여행자에게 물었다.

 

 이브.

 

 여행자가 대답했다.

 

 영웅이 여행자와 동료의 손을 잡자 새 시대가 열렸다.

 

 그 후로 영웅은 여행자와 사랑에 빠졌고, 동료의 축복 속에 결혼 했다.

 

 실제로 여행자와 사랑에 빠진 것은 동료였고, 여행자를 사랑하던 영웅에 의해 두 사람이 억지로 헤어졌다는 숨겨진 이야기는 세월이 흘러 알고 있는 사람이 하나둘 사라져서 결국 신들만이 아는 이야기가 되었다.

 

 그러니까 이렇고 이랬다는 흔한 이야기였다.

 

 

 ————

 

 

 “너는 누구지?”

 

 한 손에 피가 묻은 검을 든 남자가 흐트러진 적발을 쓸어 올리며 물었다.

 

 남자는 한눈에 봐도 지친 행색이었다.

 

 피와 땀 그리고 흙이 묻은 얼굴은 잔뜩 찌푸렸고, 제 색을 알아보지 못할 정도로 더러워진 갑옷을 입고 있었는데 왼쪽 팔에는 새어 나온 피로 붉게 물든 천이 두툼하게 감아져 있었다. 가슴에서 엑스자로 둘린 두 개의 가죽끈은 등 뒤의 활과 화살통을 고정하는 용도인 듯했고, 허리에는 칼집과 채찍이 매달려 있었다.

 

 난 대답 없이 얼어붙은 듯 서서 그를 바라봤다. 대답하지 않은 건 할 수 없었기 때문이다.

 

 깨어난 건 한참 전이었지만, 숲을 헤매다가 그나마 정신을 차리고 주변을 둘러볼 생각을 한 것은 불과 몇 분 전 상황으로 그의 질문에 대한 답은 나도 찾고 있던 차였다.

 

 여기는 어딜까?

 난 어디서 왔더라?

 어떻게 여기까지 온 걸까?

 도대체 나는 누구지?

 

 쉭~ 턱 밑으로 검이 금방이라도 찌를 듯 다가왔다.

 

 “왜 대답이 없지? 벙어리인가?”

 

 고개를 저었다.

 

 “여긴 함부로 들어오는 곳이 아니다. 복장을 보니 디나토도 코릭스도 아닌 거 같은데? 기록된 사람이 아니면 여기선 누구든 죽는다. 목이 잘리고 싶나?”

 

 억울한 생각에 더 세게 고개를 저었다. 붕붕 소리가 났고, 단단히 물린 입술에선 피 맛이 났다.

 눈을 떠보니 숲이었고 소리가 들린 곳을 찾아오니 그가 있었을 뿐이었다.

 

 “바쿠타인? 아니 로올라인? 레이나는 아닌 거 같은데”

 

 “나는….”

 

 입을 열자 갈라진 목소리가 나왔다. 순간 남자의 눈빛이 매서워졌다.

 

 “엎드려”

 

 “나는… 여기가… 뭐?”

 

 남자가 나를 밀치고 옆으로 껑충 뛰었다.

 

 캬악

 

 남자에게 밀려 넘어진 채로 고개를 들었다. 그러자 그것들이 보였다.

 

 사람 형상을 하고 온몸이 붉은 그것들. 이빨과 손톱, 발톱이 모두 길고 뾰족했던 그것들은 쉭쉭 소리를 냈고, 칼에 베일 때 캬악 소리를 냈으며 몸과 피에서는 심한 악취가 났다.

 

 머리를 손으로 감싸고 무릎걸음으로 옆에 있는 나무에 숨었다. 이 모습을 이브가 봤다면 깔깔거리며 웃었을 것이다.

 

 이브?

 

 머리를 감싸고 있던 손을 풀고 고개를 갸웃했다.

 

 그게 누구지?

 

 “뭐 하는 거야.”

 

 남자가 다가와 옆구리를 발로 찼다.

 

 억 소리와 함께 옆으로 쓰러지자 원래 있었던 자리에 붉은 것이 떨어졌다. 그가 맹렬히 칼을 휘두르며 소리쳤다.

 

 “방해하지 말고 떨어져라. 아니면 너도 죽여줄까?”

 

 방해하지 말아야겠다. 일어서서 오른쪽으로 달렸다.

 

 “씁”

 

 여기가 아닌가? 혀 차는 소리에 이번에는 왼쪽 나무 뒤로 숨었다.

 

 “나무는 안돼. 누트는 나무를 타고 이동해. 주변에 아무것도 없는 공터를 찾아.”

 

 저것들을 누트라고 부르는가 보다.

 그런데 공터라니 아무리 둘러봐도 나무들뿐인데?

 

 주춤주춤 뒤로 물러서서 나무와 나무 사이의 공간에 자리 잡고 섰다. 남자도 슬슬 뒷걸음질 치며 내 쪽으로 다가왔다.

 

 그때 나무에서 떨어진 붉은 것이 툭 떨어졌다.

 

 붉은 것. 그러니까 누트라고 부르는 그것이 남자의 어깨에 매달려 날카로운 손톱을 그의 등을 긁었다. 끼익 소리와 함께 갑옷 위로 길게 줄이 생겼다.

 

 “빌어먹을”

 

 그가 욕을 뱉으며 눈앞의 누트의 목을 잘라내고 몸을 나무에 부딪혀 매달린 것을 압박했다. 그것이 캑캑 소리를 냈다.

 

 툭. 투둑.

 여기저기 나무에서 떨어진 누트들이 순식간에 남자를 둘러싸고 한꺼번에 달려들었다. 그는 쉬지 않고 칼을 휘두르는 와중에도 허리를 숙이고 몸을 비틀어서 매달린 누트를 떼어내려 애썼다. 하지만 역부족이었는지 누트는 머리카락이 없는 둥근 머리에 달린 귀를 연신 쫑긋거리며 더운 숨을 뿜었고 뾰족한 이로 남자의 목을 금방이라도 물을 듯이 입을 벌렸다.

 

 더럽고, 역겨운 악취가 내 목덜미까지 오는 것 같았다. 그래서 바닥에서 돌덩이를 들었다.

 

 퍽. 누트의 머리에서 새빨간 것이 얼굴까지 타고 흘렀다. 연신 돌덩이로 누트의 머리를 찧어댔다. 힘이 실리고 속도가 붙자 내 손가락에서도 피가 흘렀다. 돌덩이에 어느 손톱이 찢긴 모양이다.

 

 칵. 칵.

 

 “떨어져라. 떨어져.”

 

 힘을 모아 마지막으로 강하게 내리치자 마침내 그것이 쉭 소리를 내며 떨어졌다. 바닥에 널브러진 누트가 피 칠갑이 된 얼굴로 입을 딱딱거렸다.

 

 숨을 거칠게 내쉬며 손에 들린 돌덩이를 던지고 대신 발밑에서 큰 바윗돌을 들어 올렸다. 그리고 머리를 내리치려 손을 머리 위로 올렸다.

 

 그때였다.

 

 킁킁대며 코를 벌렁거리며 주변을 둘러보던 누트와 눈이 마주친 것이.

 

 그것의 눈에 돌연 이채가 돌았다. 웃음기가 어린 그것의 입이 오므렸다 폈다를 반복했다. 순식간의 일로 손에 들린 바위로 내리칠 생각도 못 한 채 몸이 굳었다.

 

 시야가 흐릿해지며 잊고 있던 기억이 떠올랐다.

 

 ‘너는 불량품이야.’

 이자벨이 말했다.

 ‘불량품?’

 멍하니 이자벨의 말을 대뇌이던 내 옆에서 이브가 손을 잡아 왔다. 그 모습에 이자벨이 픽 웃더니 말했다.

 ‘끌고 가’

 이자벨의 양옆에 있던 두 남자가 다가왔다.

 퍽 소리와 함께 이브와 내가 바닥에 나동그라졌다.

 쓰러지기 전까지 이브가 잡고 있던 내 오른손에 기다란 상처가 남았다.

 ‘난 괜찮아.’

 무릎이 꿇리고, 머리채가 잡혀 바닥에 얼굴이 문질러진 내가 이브에게 말했다.

 ‘눈물겹군’

 이자벨이 이브의 머리맡에 앉아 그녀의 얼굴을 살살 문질렀다.

 이브의 눈물이 이자벨의 손가락을 타고 흘렀다.

 ‘그 불량품 불 속에 던지기 전에 1 경비대 가져다줘. 요새 욕구가 많이 쌓였을 거야’

 ‘안돼!!!’

 소리를 지르며 일어나려는 이브의 얼굴을 잡고 이자벨이 강하게 바닥에 내리쳤다. 충격에 정신을 잃었는지 미동이 없는 이브를 메마른 눈으로 쳐다봤다. 내 몸이 들리고 양옆으로 남자가 팔을 하나씩 잡았다

 ‘난 괜찮아.’

 들리지 않겠지만 그래도 다시 한번 말했다.

 ‘정말 괜찮아서 그래. 내 걱정은 하지 마.’

 

 꾸엑. 흉측한 소리에 눈을 깜빡이며 고개를 흔들었다.

 

 시야가 밝아지고 회색과 검은색의 공간에서 숲으로 배경이 바뀌었다.

 

 발치에 어느새 손에서 떨어진 바위가 있었고, 바위 옆에는 칼로 가슴이 뚫린 누트의 시체가 널브러져 있었다. 생기가 빠져나간 누트의 눈을 바라보다 시선을 앞으로 돌렸다. 주변이 온통 누트의 시체들과 피로 붉었다.

 

 “내 코릭스가 없어졌어. 아마도 죽었겠지”

 

 코릭스가 뭔지는 모르지만 죽었다는 걸 보니 살아있는 거였나보다. 사람이었던지 동물이었던지.

 

 “도미닉”

 

 그가 칼을 휘둘러 날에 맺힌 피를 털어냈다.

 

 “도미닉 클루이. 내 이름”

 

 도미닉이 나를 쳐다보고 물으며 다시 칼을 겨누었다.

 

 “내 이름을 듣고도 놀라지 않아? 서 대륙 사람이 아닌가?”

 

 오른쪽 이마가 쓰라려 손가락으로 문지르자 딱지가 벗겨진 상처에서 피가 흐르기 시작했다.

 

 “처음 보는 재질의 옷감이다.”

 

 고개를 내려 입고 있는 옷을 확인했다. 위아래가 이어져 있는 검은색 드라이 슈트. 여기선 이걸 뭐라고 부를까? 절로 웃음이 터졌다. 지금 처한 상황이 어처구니가 없었다.

 

 도미닉이 칼이 움직여 내 머리를 살짝 건드렸다. 얼굴의 반을 가리는 손질 안 된 구불거리는 검은색 머리카락은 목을 겨우 가린 길이만 남겨두고 짧게 잘려있었다.

 

 “내 말이 들리지 않나?”

 

 도미닉의 목소리가 높아졌다.

 

 한숨이 나왔다.

 

 처음 숲을 헤맬 때보다는 드문드문 기억이 되살아난 상태지만 사실을 말해도 눈앞에 남자가 믿어줄지 의문이었다. 대화는 통하지만 미세하게 발음과 억양이 틀렸다.

 

 도대체 여기가 어디인 걸까?

 

 아니 도대체 얼마의 시간이 흐른 걸까?

 

 혹시 과거로 되돌아간 걸까? 중세?

 

 큐브에 시간 여행 기능이 있다는 것을 들어본 적이 없다.

 

 잘근거리던 입술을 열었다.

 

 “벙커”

 

 사실을 말해버렸다. 핑계 댈 수 있는 정보도 없었으니 둘러댈 것도 없어 당장 생각나는 것은 벙커뿐이었다.

 

 “벙커?”

 

 “내가 온 곳을 물었잖아. 벙커에서 왔어.”

 

 “벙커가 어디지? 들어 본 적이 없는 곳이다”

 

 칼이 목젖을 찌를 듯이 다가왔다.

 

 당연히 못 들어봤겠지. 나도 당신과 같은 사람은 처음 봐.

 

 “에덴동산”

 

 도미닉이 숨을 멈췄다. 두 배는 커진 눈이 나를 똑바로 바라봤다.

 

 “다른 이름으로 에덴동산이라고 부르기도…”

 

 덥석. 말이 채 끝나기도 전에 그가 내 멱살을 잡아끌었다.

 

 

 
작가의 말
 

 안녕하세요. 읽어주시는 모든 분들께 감사드립니다.

 
 

NO 제목 날짜 조회 추천 글자
2 2. 나는 남자가 아니에요. 2020 / 8 / 19 199 0 4996   
1 1. 여기는 어디입니까? 2020 / 8 / 19 319 0 4970   
이 작가의 다른 연재 작품
등록된 다른 작품이 없습니다.

    이용약관   |   개인정보취급방침   |   이메일주소 무단수집거부   |   신고/의견    
※ 스토리야에 등록된 모든 작품은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습니다.
※ 본사이트는 구글 크롬 / 익스플로러 10이상에 최적화 되어 있습니다.
(주)스토리야 | 대표이사: 성인규 | 사업자번호: 304-87-00261 | 대표전화 : 02-2615-0406 | FAX : 02-2615-0066
주소 : 서울 구로구 부일로 1길 26-13 (온수동) 2F
Copyright 2016. (사)한국창작스토리작가협회 All Right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