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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로맨스판타지
야월취화(.夜月取花)
작가 : 소월혜
작품등록일 : 2020.8.19

호적에 이름은 올라와 있으나, 가문의 성을 물려받지 못한 아이. 그게 바로 나였다. “나는 불로 취하지 못한 꽃이 아니라 달이다. 그 누구도 취하지 못하는 달이 될 거다.” 무가의 장녀로 태어난 연은 혼인을 앞두고 살수의 습격을 받는다. 죽음의 위기 속, 신이한 힘을 발현한 연의 앞으로 한 사내가 나타나는데…. 통일 신라 말, 7명의 도깨비를 만든 여인의 이야기.

 
제 2장 도깨비- 21화 도깨비 감투(6)
작성일 : 20-08-19 03:08     조회 : 238     추천 : 0     분량 : 65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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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제 2장 도깨비- 21화 도깨비 감투(6)

 

 

 남은 건, 시은의 아비가 훔쳐 간 감투와 말 피. 말 피는 다른 피로 대체한다고 쳐도 감투는 시은의 아비에게서 되찾아야 한다.

 

 그런데 그를 어디 가서 찾지?

 

 “아버지는 또 어디로 가신 건지…….”

 

 “내 생각에 당신의 아비는 근처에 있는 것 같은데.”

 

 “예? 그게 무슨?”

 

 갑자기 나타난 운이 시은에게 뜻밖에 말을 꺼내며 내게 표주박에 떠온 물을 건넸다.

 

 우물이 꽤 먼 거리에 있는데도 표주박에 담긴 물이 차가웠다.

 

 “아까부터 거슬리는 기척이 하나 느껴지는데 모습이 보이질 않는단 말이지.”

 

 운이 검으로 한곳을 가리켰는데 그곳에는 아무것도 없어서 시은과 내가 눈을 휘둥그렇게 떴다.

 

 “형님 아파서 머리가 어떻게 된 거 아니지?”

 

 어느새 합류한 홍이 올망졸망한 눈으로 운을 불쌍히 쳐다보았다. 그러나 운은 그런 홍을 무시하고 앞으로 나아가 자신이 가리킨 곳 근처에 섰다.

 

 “이쯤이면 되려나,”

 

 그가 무심히 칼을 휘둘러 허공을 베었다. 그런데 베일 리 없는 허공이 베이며 사람의 외마디가 들렸다.

 

 “흐으으윽!”

 

 운이 내 말이 맞지란 표정을 지으며 고갯짓을 했다. 그가 자신이 벤 쪽을 검으로 걷어 올리자 거기서 있을 리 없는 사람이 나타났다, 바로 시은의 아비였다.

 

 “제발……, 목숨만은.”

 

 시은의 아비가 투명한 무언가를 들고 운에게 애원했다. 하지만 상대를 골라도 한참 잘못 골랐다. 그는 봐주는 게 없는 사람이었으니.

 

 차가워 보일 정도로 딱딱한 눈매가 시은의 아비를 향했다.

 

 살기가 담기지 않았는데도 시은의 아비는 운을 보며 버드나무처럼 몸을 휘청였다.

 

 나는 시은이 겁을 먹고 운을 말리기 전에 시은의 아비 앞으로 걸어 나갔다.

 

 운이 내 행동에 맞추어 검을 거두자 시은의 아비가 운을 가리듯 막아선 나를 구세주처럼 바라보았다. 그러나 그건 잘못된 생각이었다.

 

 “지금까지 있었던 모든 일들의 자초지종을 설명해주셨으면 하는데…… 하실 수 있죠?”

 

 내게서 나온 목소리는 하늘하늘 내리는 꽃잎처럼 부드러웠으나, 내용은 그렇지 못했다.

 

 아마 눈도 부리부리하게 빛나고 있겠지.

 

 모든 일의 원흉이자, 사건을 해결할 수 있는 열쇠인 시은의 아비를 보며 회심의 미소를 지었다.

 

 ‘너 아주 딱 걸렸다.’

 

 내 얼굴에 걸린 표정을 읽은 시은의 아비가 어째선지 운을 볼 때보다 더 겁을 먹은 것처럼 손으로 땅을 짚으며 뒤로 기어갔다.

 

 

 

 

 *****

 

 

 지금으로부터 한 달 전, 시은의 아비는 부역을 끝내고 돌아오는 길목에 잠시 장승에 앉아 쉬다가 무언가를 발견했다.

 

 그건 우곽의 감투였고 신이하게도 사람의 모습을 가려주는 도구였다.

 

 그다음부터는 시은의 예상대로 그가 감투를 쓰고 물건을 훔치러 돌아다녔다는 이야기가 주를 이루었다.

 

 “뭐야? 그럼 결국 도둑질한 아저씨 잘못이네!”

 

 홍의 거침없는 말에 정신을 못 차린 시은의 아비가 면목 없다는 듯 고개를 떨구었다. 덩달아 시은도 고개를 숙였는데.

 

 “처음엔 주인이 찾아왔길래 돌려주려고 했습니다만, 그게 좀처럼 잘 되지 않았습니다.”

 

 “핑계 아냐?”

 

 홍이 지나가는 말로 시은의 아비의 속내를 떠보려 던져 보았지만, 눈을 깜빡이지 않고 얼굴색의 변화도 없는 걸 보아 진실인 듯했다.

 

 “그날, 감투와 함께 있었던 물건입니다.”

 

 놀랍게도 그가 꺼내 보인 건 당의 주화였다.

 

 “이건 당의 주화인데…….”

 

 거래를 물물교환으로 해결하는 신라에서 당의 주화는 당과 교류할 때 빼고는 평소에 쓰지 않는 물건이었다.

 

 “그러니까, 이 주화란 걸 들고나서부터 생각이 제멋대로 날뛰는 기분이었습니다. 말도 안 되는 소리라는 건 잘 알지만 사실입니다!”

 

 개풀 뜯어먹는 소리에 우리 네 사람의 얼굴이 급속도로 어두워져 가는 걸 본 그가 다급히 외쳤다.

 

 “그러면 안된다고 생각해도 이번 조세를 내지 못하면 딸이 노비가 될지도 모른다는 생각에…….”

 

 다 큰 남자가 코를 훌쩍이며 눈물을 글썽이는 모습은 짠하면서도 좋은 꼴은 아니었다. 끝내 시은이 손수건을 내밀고 제 아비의 등을 두드렸다.

 

 그녀의 까만 눈동자에 진한 습기가 차오르는지 물기가 어려 있었다. 파도처럼 일렁이는 눈동자가 이내 눈꺼풀 속으로 사라졌다.

 

 “그래도 도둑질은 안 돼요.”

 

 “못난 아비라 미안하구나, 내가… 잘못했다…….”

 

 그가 시은을 껴안고 아이처럼 울음을 터뜨렸다. 시은도 제 아비를 끌어안고 눈물을 흘리는 통에 우리는 그들 부녀를 못 본 척 행동하며 시선을 뗐다.

 

 

 시은의 아비는 제 잘못을 모두 고한 후, 이미 판 건 어쩔 수 없지만, 팔지 않은 물건은 제대로 돌려놓겠다는 약속을 하며 그동안 훔친 물건을 깡그리 모아와 우리 앞에 펼쳤다.

 

 시은이 그가 늘어놓은 물건 중 하나를 집으며 제 아비에게 물었다.

 

 “이건… 왜 아직도 갖고 계세요?”

 

 “아무리 그래도 다른 사람의 유품은 팔지 못하겠어서…….”

 

 저 물건이 시은이 처음 아버지의 행적을 좇다 발견했다던 물건인 듯했다, 옆집에 사는 친구의 소중한 유품이라던.

 

 “이미 훔쳤으면서도? 아저씨 이상한 양심이 있네.”

 

 홍이 놀리듯 말을 뱉자, 시은의 아비가 땅으로 꺼질 것처럼 몸을 수그리고 움츠렸다.

 

 시은의 말처럼 그는 처음부터 나쁜 사람은 아니었던 듯했다.

 

 그리고 시은 아비가 팔지 않은 물건들 대부분이 그런 이유가 붙어서 팔지 못한 것들이었다.

 

 도둑질을 한 게 한 달이나 넘었는데도 그들의 살림이 확연하게 나아지지 않았던 건 저런 이유에서였던 듯했다.

 

 시은의 아비는 충분히 갱생할 여지도 있어 보이고. 어쩌면 싸우지 않고도 일을 해결할 수 있을지도 모른다는 예감이 들었다.

 

 “이 감투 제가 빌려도 될까요?”

 

 “예? 아니 그게 그러니까….”

 

 “아-버-지.”

 

 “예예! 마음껏 가져가세요!”

 

 시은의 아비가 제 여식의 따가운 눈초리를 피하려 감투를 내게 떠넘기듯 건넸다.

 

 그런데, 넘기기는 했는데 그녀의 아비가 감투를 잡은 손을 놓을 기미가 보이지 않았다.

 

 나는 시은이 실망하기 전에 그에게 사람 좋게 웃어 보이며 감투를 빼앗았다.

 

 원래 웃는 사람 얼굴엔 침도 못 뱉는다더니, 티 없이 맑은 미소에 속아 넘어간 그가 잠시 힘을 푼 사이 감투를 쑤욱 빼가니 허탈한 표정을 지었다.

 

 “아니……!”

 

 “무슨 문제라도?”

 

 “아닙니다!”

 

 그가 헐레벌떡 일어나 주화까지 꺼내 내게 들이밀었다.

 

 일단 주화는 시은이 맡기로 하며 주인을 찾으면 돌려줄 거라고 했다.

 

 그녀가 벌처럼 빠르게 제 아비의 손에서 주화를 낚아채는 모습이 가히 강태공의 실력이라 불러도 손색없을 정도로 정확하고 빠른 솜씨였다.

 

 제발 가져가 달라고 말한 사람치고는 너무 슬퍼하는 제 아비의 모습에 시은의 눈이 뾰족해졌다.

 

 그러자 시은의 아비가 다시 말문을 잃고 눈만 글썽였다.

 

 고인 눈물이 은하수처럼 초롱초롱 빛을 내는 모습이 가관이었는지 속이 매스껍다며 홍이 헛구역질을 해댔다.

 

 

 *****

 

 

 “쓰지 않는 독 하나 빌릴 수 있을까요?”

 

 “뭐 하시려고요?”

 

 “우곽을 잡는 데 쓰려고요. 도와주실 거죠?”

 

 “네……, 그런데 이런 걸로 잡을 수 있을까요?”

 

 “일단은 뭐라도 해봐야죠.”

 

 진분홍빛 천 위에 닭 피를 뿌려 놓고 독 위에 올려놓았다. 그리고 뚜껑이 잘 닫히나 확인했는데 좀 뻑뻑하긴 해도 괜찮았다.

 

 닭 피는 마을 사람들에게 부탁해서 얻었는데 이게, 있어야 우곽이 마을에 더는 피해를 주지 못할 거라고 말하니 다들 발 벗고 나서서 구해주었다.

 

 시은의 아비가 훔친 물건을 돌려주는 일은 우곽과의 이야기가 잘 끝나고 난 후에 시작하라고 일러주었다.

 

 시은이 다른 이유가 있냐고 물어보았지만, 비밀에 부쳤다.

 

 아직 머릿속에만 있는 이야기고 가봐야 아는 것이 있어서 잘 될지 모르는 와중에 괜히 바람만 불어 넣고 싶지 않았다.

 

 부디 우곽이 나쁜 도깨비가 아니라 선량한 존재이기를 빌어야 하는 순간이 오다니 나름 감회로왔다.

 

 물론, 우곽의 입장에서 보면 그저 자신은 잃어버린 물건을 찾고 있을 뿐인데, 그를 막는 우리가 방해물처럼 느껴졌을 것이다. 그렇다고 해서 운을 그 지경으로 만든 건 용서 못 하지만.

 

 그러니까 적당히 골려주고 나서 돌려줘야지.

 

 이런 내 생각을 알 리 없는 시은이 불안한 듯 독을 든 나를 보았다. 반면, 나는 시은을 부드럽게 돌아보며 운의 붕대를 다시 묶어 달라는 부탁했다.

 

 대체 물 떠 오다가 무슨 짓을 한 건지, 그는 내가 새벽에 묶어 놓은 붕대가 거의 다 풀려서 돌아왔다.

 

 그래도 운의 상태는 아까보다 확연히 나아져 있었다. 울긋불긋했던 피멍이 누렇게 변해가는 중이었다.

 

 ‘회복력이 진짜 인간보다 빠르구나.’

 

 옷 속에 숨겨져 있던 그의 탄탄한 가슴팍이 드러났다.

 

 그 아래와 옆으로 튼실한 허벅지와 팔다리가 자리 잡고 있었다. 특히 다부진 팔 근육이 위협적으로 꿈틀거렸다.

 

 그가 들고 있던 그 무거운 검을 가볍게 휘두르려면 저 정도는 근육이 되어야 하는 모양이다, 내가 뚫어지게 그의 몸을 쳐다보고 있으니 운이 옷을 주섬주섬 입기 시작했다.

 

 “아직 더 메야 할 곳이 있는데…!”

 

 “됐소.”

 

 너무 내가 빤히 봐서 기분이 나빴나? 그나저나 검을 제대로 들려면 근육이 저렇게 발달해야 하는구나.

 

 앞으로 열심히 연습하면 나도 근육이 더 붙겠지?

 

 그런데 어째 본 운의 귀 끝이 잘 익은 홍시처럼 빨간 거 같았다.

 

 혹시 상처가 벌어져서 열이 오르는 거 아냐? 황급히 내가 그를 불러 세우려 할 때, 저쪽에서 알딸딸한 목소리가 들려왔다.

 

 “와아- 이거 맛있다!”

 

 운을 보느라 우리 집 사고뭉치를 잊고 있었다!

 

 “어라? 이거 왜 비었지? 내가 마셨나?”

 

 홍이 닭 피가 묻은 천을 넣어 놓은 독을 들고 탈탈 흔들다 뚜껑을 열었다.

 

 “홍아! 그거 만지면 안 돼-!”

 

 그거 도깨비 퇴치용으로 만든 거란 말이야!

 

 “응……?”

 

 

 *****

 

 

 늦은 밤.

 

 

 “그런데 그 녀석 오늘 오긴 하는 건가?”

 

 “그렇지 않을까? 어제 그렇게 열이 받아서 갔으니까, 나 같으면 올 거 같은데.”

 

 시은과 시은의 아비는 혹시 모를 일에 대비해 저 먼 뒤쪽에 숨어 있다가 내가 부르는 신호에 맞춰 나오기로 했다. 그리고 홍은…….

 

 “호랑이도 제 말 하면 온다더니 왔군.”

 

 “그럼 이따 봐.”

 

 “그래.”

 

 “당신 상대는 나야!”

 

 내가 우곽의 앞으로 나서며 당차게 외쳤다. 내 목소리를 들은 그가 내 쪽으로 다가오기 시작했다.

 

 작전은 이랬다. 내가 우곽을 시선을 끄는 동안, 운이 그를 공격한다. 얻어맞은 우곽이 운을 노리면 다시 내가 시선을 끈다.

 

 그가 약이 바짝 오를 때까지 기다렸다가 준비해 둔 감투와 독을 사용해 그를 속이는 것.

 

 이번에는 검을 사용하지 않을 작정이니까 최대한 다치지 않는 선에서 해결할 것.

 

 ‘내 계획이 생각대로 잘 먹힐지는 모르겠지만, 빚은 갚아야지!’

 

 낮에 주운 솔방울을 우곽의 얼굴로 날렸다. 그가 솔방울을 막기 위해 팔을 들었다. 그 사이 운은 점점 그에게로 가까워지고 있었다.

 

 나는 우곽이 그에게로 접근하는 운을 눈치채지 못 하도록 정신을 빼놓으려 계속 솔방울을 날렸다.

 

 당할 때는 몰랐는데 직접 해보니까 은근 재미있다.

 

 크고 좋은 표적이 바로 앞에 있으니 연습도 되고 낮에 운에게 받았던 짜증도 풀리는 기분이었다.

 

 투두둑 투둑.

 

 “그만해에에에!”

 

 날아오는 솔방울을 바보 같이 맞고만 있던 우곽이 드디어 화를 내고 내게로 발을 뻗었다. 허나 너무 늦었다.

 

 지축을 밟고 공중으로 도약한 운이 허공에 발판이라도 있는 것처럼 힘차게 날아올라 우곽의 머리 위에 자리 잡았다. 그리고는 그의 정수리로 냅다 발을 꽂았다.

 

 “으궤에엑!”

 

 “으익!”

 

 홍이 우곽의 고통을 같이 느끼기라도 하듯 비명을 질렀다.

 

 아 그러고 보니 홍은 운이 제대로 싸우는 걸 보는 게 처음이구나, 그러면 그럴 만도 하지.

 

 지금 운은 전날 우곽에게 한방에 나가떨어져 나간 게 거짓말일 정도로 그를 갖고 놀고 있었다.

 

 다친 사람이라고 보기엔 어려운 동작들이 이어졌고 인간을 넘어선 공격은 마치 투신의 강림이었다.

 

 그 탓에 멀리서 보면 우곽은 귀찮은 모기를 잡지 못해 울분을 터뜨리는 사람의 행색 같기도 했다.

 

 문제는 그 모기의 한방 한방이 두개골이 울릴 정도로 아프단 거지만.

 

 운의 정강이가 정확하게 우곽의 턱을 향해 날아올랐다. 이내 공격을 정통으로 맞은 우곽의 거대한 몸이 둔탁한 소리를 내며 바닥으로 쓰러졌다.

 

 홍과 내가 서둘러 운에게로 뛰었다. 홍은 들고 있던 작은 독을 뚜껑을 열어 놓고 평상에 올려 두었고, 나는 기세 좋게 운 쪽으로 달려가 미리 홍에게 받은 감투를 들고 그에게 씌웠다.

 

 “나 왔어, 다친 데는 없지?”

 

 “그래.”

 

 “뭐 생각보다 잘 싸우네, 형님.”

 

 홍이 틱틱대며 운을 칭찬했다. 아까 운이 싸우는 모습을 보고 그가 무서워졌나? 낮과는 다르게 평화로운 말이 오갔다.

 

 곧 기절해있던 우곽이 정신을 차리고 사라진 운을 찾아 우왕좌왕했다.

 

 그 순간을 기다리고 있던 홍이 소리가 나도록 독을 건드려 우곽의 시선을 끌었다.

 

 “감투를 돌려받고 싶으면 이 안으로 쫓아들어 와보시지! 아 근데 아저씨는 커서 못 들어오려나! 아하하하-!”

 

 음, 목소리만 들어도 정말 얄밉다. 실제로 홍은 그가 못 본다는 걸 알면서도 메롱 하고 있었다.

 

 홍의 메롱에 운의 눈초리가 매서워졌다. 그러나 얼굴에 떠오른 표정은 그야말로 애매했는데, 매번 홍에게 당하던 사람이 그였다 보니 뭔가 우곽을 동정하는 것 같기도 하고 아무튼 말로 형언할 수 없는 기분이 드는듯했다.

 

 “이놈들! 반드시 잡고 말테다!”

 

 약이 바짝 오른 우곽이 우레와 같은 소리를 지르며 어깨를 움츠렸다. 그러자 그의 몸이 점점 작아지기 시작하며 나중에는 작은 솔매가 되어 독 속으로 들어갔다.

 

 나는 당장 쓰고 있던 감투를 벗어던지고 독을 들어 피가 묻은 천을 끼어 넣은 채 뚜껑을 닫았다.

 

 독 속이 어둠으로 가득차자, 안에든 솔매가 길게 찢어지는 울음소리를 내며 파닥거렸다.

 

 텅텅.

 

 독을 울리는 경쾌한 소리가 몇 번 이어지다가 멈추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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