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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라이트노벨
'이' 곳에 행복 한가득
작가 : 레마
작품등록일 : 2020.8.16

의문도 모른채 이세계로 온 주인공.
원치도 않던 이세계로 온 주제에 옷 한 벌 없이 갑자기 서바이벌이 시작되는데....

안녕하세요. 레마입니다.
이번에 첫작품으로 '이세계'에 관한 이야기를 쓰게 되었습니다.
딱히 투고가 처음은 아니지만, 제대로 플롯과 설정을 짜고서 쓰는 작품으로서는 첫작품이에요^^;
제 소설이 대체적으로 설정과 임팩트보다는 등장인물간의 갈등, 해결을 중심으로 진행됩니다.
이번에 배경을 이세계로 잡았을 뿐, 여러분들이 생각하는 이세계물과는 상당히 다를 거에요. 조금 스포하자면 주인공은 무능하니까요. ㅎㅎ
게다가 이 작품은 제가 동경하는 '동심'과 '평화'를 중점으로 분위기를 표현했습니다.
흔히 말하는 '치유물'이 그 의미 그대로 적용된 작품이라고 생각하시면 됩니다.(낚시아님)
그냥 항상 웃으면서 볼 수있는 치유되는 작품이라 생각하시고, 편안하게 읽어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01 - 언젠가 나도 모르는 죄를 짓고 있었는지 모른다. -1
작성일 : 20-08-17 21:01     조회 : 270     추천 : 0     분량 : 7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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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앉아있었다.

  그렇게 느낀 것은 시야에 곧바로 보인 내 다리와 맞은편에 앉은 사람에 의해서였다.

  그리고 시선이 조금씩 흔들린다.

  딱히 VR 멀미 같은 건 없을 텐데도 금방 주변 환경에 익숙해질 수 없었다.

  나는 그만큼 이 게임이 현실적이고 밝았기 때문이라고 생각했다.

  조금 더 시간이 지나자 나는 마차 위에 앉아있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점점 소리도 제대로 들리고 시야도 탁 트이면서, 얼마 지나지 않아 온몸의 감각이 정상적으로 돌아왔다.

  조금씩 눈이 뜨이는 상황에 마차로 이동 중인 화면으로 시작하는 게임, 어디서 본 것 같지만 크게 신경 쓰지는 않았다.

  내가 앉아있는 마차는 천장이 천으로 뒤덮여 있었고, 무엇보다 마주 앉은 사람이 어딘가의 왕이라던가가 아닌 갑옷을 입은 여기사였다.

  “...눈이 뜨였나요?”

  하지만 그 말 만큼은 하면 안 됐어.

  내 정면에 유일하게 앉아있던 여기사는 감은 눈을 천천히 뜨며 나를 쳐다봤다.

  동양에서는 쉽게 볼 수 없는 푸른 눈동자가 올곧은 시선이 되어 날 향한다.

  내가 방금 이 게임은 현실감이 넘친다고 했지?

  그런 상황에서 CG 같은 비현실적인 사람이 날 쳐다보면 어떻게 될 것 같은가?

  분명 여기사가 날 향해 무언가 또 말을 건 것 같았지만, 나의 온 신경은 눈으로 향해 그녀를 바라볼 뿐이었다.

  아름답다는 문구 하나로 어떻게 형용할 수 없다.

  정말 차분하게 무릎 위에 손을 얹고 이상적인 자세로 앉아있는 여기사의 모습과 외모 때문에 나는 벌써부터 게임이란 것을 잊고, 마치 작품을 감상하는 기분으로 그녀를 바라보고 있었다.

  “당신.”

  몇 번이나 날 불렀던 것일까.

  내가 눈치챘을 때는 여기사가 나를 부르는 것 같은 목소리가 좀 올라가 있었다.

  짜증 내는 것 같은 분위기는 아니다.

  언성만 조금 올랐기 때문일까. 여기사의 인상은 전혀 바뀌지 않았다.

  “제 목소리가 들리지 않나요?”

  그녀는 양 손가락 천천히 들어 올려 자신의 입 앞에서 겹쳐 X자를 만들었다.

  그러면서 고개도 살짝 왼쪽으로 기울이며, 긴 금발이 마치 실처럼 가볍게 중력의 힘으로 찰랑거렸다.

  그 모습은 보는 시점에 따라서는 애교로 보이지 않지도 않다.

  ...진짜! 겁나! 귀엽네!

  일단 그 말들은 입술을 살짝 무는 것으로 어느 정도 참았다.

  지금은 그 무엇보다 이 게임의 퀄리티에 대해 흥분이 앞섰다.

  방금까지 여기사가 보여준 모습은 정말, 현실은 물론이고 게임에서도 경험하지 못한 감각이다.

  방금 단 몇 분 만의 경험만으로도 100만 원을 지불하는 사람은 수두룩하겠지.

  하지만 이 게임의 무서운 점은 모든 NPC가 사용자의 컴퓨터에서 자체적으로 성장하며, 그 성장이 랜덤으로 적용되기 때문에 정해진 스토리가 없다는 것이다.

  즉, 완벽한 자유도를 지닌 게임.

  앞으로도 이런 경험은 많이 하게 될 것이며...... 내가 어떻게 하냐에 따라서 이 여기사를 아내로 맞이할 수도 있다는 것이다.

  여기사의 애교에 나도 모르게 살짝 숙인 고개를 다시 들어 올린다.

  “아..아,아니요! 들...들립니다?”

  왜 의문형인거냐 이놈아.

  지금까지 전혀 알지 못한 여성면역을 체감하는 순간이다.

  분명 편의점 알바생들과는 평범하게 대화를 나눌 수 있었지만, 나는 아무래도 관심 있는 여성에게는 이런 식으로 당황하는 모양이다.

  딱히 지금까지 여자친구가 없었기 때문만은 아닐 것이다.

  “그런가요.”

  혹시 아무 말도 하지 않고 있었기 때문이라며 목을 풀고 있자, 여기사는 단답으로 대답하며 다시 허리를 꼿꼿하게 펴며 자세를 잡았다.

  팔의 움직임, 몸의 움직임 모두가 진짜 사람처럼 자연스럽다.

  그뿐 아니라 입고 있는 갑옷도 그 움직임에 따라 소리를 내는 부분이 사실 같았다.

  목도 풀었겠다. 나는 다음 올 질문에 대비해 눈앞의 여기사에게 밉보이고 싶지 않아 나도 어느 정도 자세를 취한다.

  하지만 그 후 10분 동안 여기사는 말을 걸지도 움직이지도 않았다.

  “...”

  이게 어느 정도냐면, 순간 게임이 버그나 렉으로 멈춘 게 아닌가 의심스러울 정도로 사진처럼 mm단위의 움직임도 보이지 않았다.

  아니, 게임이 튜토리얼 정도는 있어야 하지 않나?

  설마 정말 아무런 대화가 없는 분위기라고 NPC가 유저에게 말 한마디 건네지 않을 줄은 몰랐다.

  도저히 참지 못한 내가 먼저 입을 열기로 했다.

  “아...오늘 날씨 좋네요?”

  답답하지?

  그렇기에 지금 당장이라도 땅에 머리 박으며 사죄하고 싶은 마음이다. 죄송합니다.

  이런 과묵이 이어질 때, 과연 남자는 여성에게 어떻게 말을 건네면 좋을지 모른다.

  아는 사람이 있으면 꼭 좀 알려주길 바란다.

  “네, 그렇네요.”

  그리고 이 이후의 대답도 알려주면 감사하겠습니다.

  할 말이 막혔다.

  조심히 바라본 여기사의 시선은 여전히 나를 향해 있었다.

  그것이 나의 말문을 막게 하는 가장 큰 원인이었다.

  내가 눈을 뜬 후, 여기사는 나를 바라보기 시작한 이래 나에게서 시선을 돌린 적이 없었다.

  이유가 무엇일까.

  내 외모에 반했기 때문에?

  아무리 내가 여성을 알지 못한다고 해도 이런 대화가 오가는데 그런 착각은 하지 않는다.

  나름 여기사의 시선에서 평점심을 되찾으려, 최대한 시선을 여기사의 눈에서 자연스럽게 떨어트렸다.

  “기사란 거... 힘들죠?”

  지금 이 자리가 소개팅이었던가.

  이 상황이 게임 속이라는 것도 잊고 말았다.

  “아니요. 시민을 지키는 기사에게 힘들다는 감각은 없습니다.”

  ...뭐야. 이 누나 엄청 멋있어...

  지금까지 무표정의 무감정인 대답만 들어서인지, 방금 그 대답에서 조금은 흘러나온 의지는 멋있었다.

  하지만 중요한 건 그런 게 아니다.

  게임 시작 후 10분 이상이 흘렀음에도 불구하고 스토리 진행이라던가 아무것도 하지 못했다.

  내 눈앞에 존재하는 NPC를 바라보는 것만으로도 며칠은 즐길 수 있을 것 같지만, 아무리 내가 변태라고는 하지만 그렇게까지 변태는 아니다.

  그렇기에 내 미래를 위해서라도 얼굴에 강철을 뒤집어쓸 작정이었다.

  “혹시, 손 좀 잡아봐도 되나요?”

  이번에는 눈을 피하지 않는다.

  나를 올곧은 시선으로 바라보는 여기사의 눈을 같은 시선으로 마주했다.

  조금은 정신을 차려 이곳이 게임이고, 어디까지 구현이 되었는지 확인할 필요가 있었다.

  그렇게 생각하니, 눈앞의 여기사가 흔히 RPG에 존재하는 캐릭터라고 납득할 수 있었다.

  ...아니 아무리 그래도 거기까진 무리다.

  강인한 여성상. 완전 내 이상형 빼다 박았잖아.

  “왜죠?”

  여전히 단답으로 대답하는 여기사에겐 어느 정도 익숙해졌다.

  너무 저돌적으로 들이대면 호감도가 떨어지는 건 당연지사, 최악의 경우에는 그녀의 옆에 놓여있는 검으로 베일 가능성이 있다.

  그러니 일단 게임 캐릭터라고 무작정으로 행동할 마음은 없었다.

  자신의 앞의 현실적인 그래픽에게 그 무작정으로 대하면서 죄책감을 느끼지 못하는 사람은 정신과에 검진 받아 보는 게 좋을 것이다.

  “제가 운세를 좀 볼 줄 알거든요. 봐 드릴게요.”

  라고 하며 작게 미소.

  이러면 여자들을 단번에 함락시킬 수 있다고 수많은 게임에서 취득한 내 스킬이다.

  현실에서는 써보지 않았지만, 못한 게 아니라 안 해본 것이지만, 같은 게임이라면 어느 정도 통용되지 않을까.

  “아니요. 점은 안 믿어서요.”

  차였다.

  역시 아직 만난지 얼마 되지 않아 호감도가 쌓이지 않아서 그런가.

  과연, 너무나 성급한 스킨쉽이긴 했다.

  근데 이 게임, 연예 시뮬레이션이었던가?

  “그러지 말고 손 좀 보여주시면 안 될까요?”

  호감도는 살짝 떨어져도 상관없었기에 억지를 부려봤다.

  나와 계속 마주하고 있는 시선은 그런 나의 기분 정도는 조금 나빠질 수도 있는 요구에 대해서도 흔들림은 보이지 않았다.

  역시 게임이라 그렇게까지 세밀한 표정묘사는 못 하는 모양이었다.

  “당신은 지금 연행 중입니다.”

  ...그렇겠죠.

  설마 저도 기사로서 동행한다는 스토리는 아닐 테니.

  이런 밑바닥부터 시작하는 게임도 어느 정도 수요는 있고 나도 좋아하는 편이니 별 상관없는 설정이긴 하지만 말이다.

  “그리고 기사의 몸에 함부로 손대는 것 아닙니다.”

  여기사는 잠시 고개를 내려 자신의 오른손을 쥐었다 폈다 하더니 다시 내 쪽으로 시선을 돌려놓았다.

  아무리 무표정이라고는 하지만 점점 나에게 짜증을 낸다고 느꼈고, 그와 동시에 둘밖에 없는 공간에 정적이 무겁게 느껴지기 시작했다.

  아직 게임을 시작은커녕 NPC 하나 만나고서 몇 마디 나눈 게 전부였기에, 나도 점점 인내심이 바닥을 기기 시작했다.

  뭐, 이쁘면 다야?

  이렇게 현실을 뛰어넘는 초현실적인 그래픽과, 세밀한 요구에도 그에 맞는 대답을 하는 인공지능의 성능에 상당한 충격을 받았다.

  하지만 이건 RPG라는 게임이지, 눈앞의 여기사를 함락시키기 위한 연예 시뮬레이션 게임이 아니다.

  슬슬, 이 둘만의 공간에서 벗어나 광활한 밖을 바라보고 싶었다.

  내 손이 점점 들려 여기사의 얼굴을 향한다.

  이건 다시 말하지만 VR게임이라 내가 감각으로서 느낄 수 있는 건 시각과 청각뿐이다.

  손을 움직여도 그건 컨트롤러에 의한 접촉뿐이고, 사람의 촉각으로써는 느끼지 못한다.

  그럼에도 잠시 그 촉각이라는 감각을 무시하고 여기사의 얼굴에 손을 올려두고 싶었다.

  혹시나 그녀가 실존하는 생명체였으면 하는 이루어질 수 없는 소망을 아주 조금, 길 가다가 하늘에서 돈이 떨어지지 않을까 정도의 소망을 담아 손을 들었다.

  그런 내 손이 감각적으로 여기사의 얼굴에 닿기 전, 나는 내가 낼 수 있는 최대한의 반응속도를 발휘하여 등 뒤로 물러났다.

  이유는 여기사가 갑자기 검을 뽑아 들어 나에게 겨누었기 때문이다.

  “분명히 말했습니다. 기사의 몸에 손을 대는 게 아니라고.”

  중요한 사실을 간과하고 있었다.

  내가 아무리 만지려고도 하지 않지만, 난 분명 컨트롤러를 들고 있다.

  즉, 게임상에서 유저의 손은 여기사에게 향한 것으로 인식한다는 것을 말이다.

  설마 여기서 죽는 거야?

  튜토리얼이고 뭐고, 아직 캐릭터 커스터마이즈 조차도 안 한 것 같은데?

  VR게임 유저들이 많이 하는 행동이 있다.

  그건 화면상의 입체적으로 날아오는 물체를 반사적으로 피하려 하는 것이다.

  물론 동물적인 감각을 무시했다가 그것이 그대로 현실에서 반영되어버리면 그것만큼 큰 문제도 없겠지만, VR게임을 수년 동안 플레이한 나도 전력으로 피할 수밖에 없었다.

  여기사는 여전히 앉아있다.

  표정을 보니 조금은 화가 난 것 같다. 그래 봤자 애교 수준의 변화였지만 말이다.

  눈앞에서 검이 반짝거린다.

  그 때문에 여기사의 드디어 생긴 작은 변화를 관찰하는 데 장애가 있어, 나도 모르게 손으로 그 검을 쳐내려 했다.

  이럴 경우, 과연 내 체력이 줄어들까?

  “죄송합니다. 실수였....”

  슥-

  ...응?

  일단 내 시각적인 정보부터 전달하고자 한다.

  내가 밀려고 했던 검은 전혀 흔들리지 않았다.

  그렇게 강하게 쳐내려 하지도 않았고, 애초에 현실감각과 시각이 서로 다른 VR게임 상의 움직임이다.

  내 움직임과 그에 따른 상호작용이 틀어지는 게 당연한 것이다.

  하지만 그 시각과 현실감각이 어느 정도 동기화된, 당연하지만 당연하지 않은 감각이 위화감으로써 느껴졌다.

  그럼 다음은 내 촉각의 정보다.

  난 게임의 접속 후 오로지 내 눈동자와 청각에 온 신경을 쏟아부었기에 다른 감각 따윈 신경 쓰지 않았다.

  난 검을 치우려고 손가락을 움직였다.

  컨트롤러의 컨트롤 방식이 아닌, 잠시 현실과 가상을 구분하지 못하고 평범하게 손가락 끝으로 살짝 쳐내는 행동이었다.

  거기서부터 강한 위화감을 느끼기 시작한다.

  손바닥에 쥐어진 감각이 아무것도 없는 것이다.

  플레이 당시 난 분명 양손에 컨트롤러를 쥐고 시작했을 텐데, 과연 어디서부터 난 컨트롤러를 손에서 놓친 것일까.

  이것도 상당히 커다란 문제이지만, 더 큰 문제는...

  내 앞에 촉감이 느껴질 만한 것이라고는 없는데 무언가 느껴졌다는 것이다.

  그 위화감에 난 완전히 현실적인 감각으로 돌아와, 일단 기어를 벗어 물체를 확인하기 위해 양손으로 머리를 짚었다.

  “....없어....”

  약간은 패닉이었던 머리로 정보를 하나하나 정리하기 시작하자 조금은 상황을 이해하기 시작한다.

  일단, 이해한 것이라고는 지금 게임을 플레이할 만한 상황이 아니라는 것이다.

  “뭐야...왜 없지? 잠시만요.”

  양손으로 머리 전체를 손으로 만져본다.

  그 와중에 손을 뻗어 여기사에게 양해를 구한다.

  마치, 여자와 소개팅 후에 멋있게 밥값을 결제하려던 남성이 지갑을 두고 온 상황이랑 비슷했다.

  일어날 수 없는 감각에 패닉이 일어났다.

  내 손에 나의 몸을 만질 수 있다.

  그건 당연하다, 감각마저 게임으로 가는 가상현실이 아니니까.

  문제는 그 손이 게임 속일 텐데도 불구하고, 원하는 대로 물건에 닿거나 할 수 있다는 것이다.

  또, VR기어를 만질 수 없다.

  그뿐 아니다.

  지금 손을 바쁘게 이리저리 만지고 있는데 도저히 의자나 책상 위에 있을 만한 물건이 집히지 않는다.

  즉, 내 손은 지금 시각으로 보이는 정보 이외의 것을 만질 수 없다.

  그럼 결론은 무엇인가.

  아직 제대로 결론 내기는 힘들지만... 아무래도 이건 게임 속이 아닌 것인가?

  잠깐 흘겨본 여기사의 모습은 이미 검을 집어넣고 나를 걱정스러운 눈빛으로 바라보고 있었다.

  이번에도 여기사는 나를 향해 무언가 말을 한 것 같다.

  하지만 애초에 그리 큰 목소리는 아니라서 집중할 때가 아니면 그 내용을 파악하기는 어렵다.

  처음 시작할 때만 해도 여기사의 존재를 며칠 동안 바라볼 수 있다고 한 주제에 지금은 완전히 시야 밖이다.

  일단 집으로 돌아간다거나, 이것이 게임 속이라면 종료 버튼은 어딨는지 그런건 지금 머릿속에 떠오르지 않는다.

  그냥 단순하게, 비현실적으로 내가 어떻게 게임을 시작했는데 왜 내 손으로 물건을 만질 수 있고, 기어는 또 왜 만질 수도, 벗을 수도 없는지.

  내 낮은 IQ로는 이 두 가지의 이상현상만으로도 충분히 뇌를 꽉 채우는 문제점이다.

  여기사의 목소리가 계속 들리고 있음에도 난 패닉으로 아무 말도 들리지 않았지만, 갑자기 일어난 손가락 끝의 통증에 조금은 진정이 됐다.

  아프면 정신 차린다고 했나?

  손가락 끝을 바라보니 그곳에서 피가 배어나오고 있었다.

  분명, 이 손가락으로 여기사가 내민 검을 쳐냈었지 아마?

  그리고 왠지 모를 또 다른 위화감에 고개를 숙인다.

  곧바로 다시 들었다.

  “...하하하.”

  여기사를 바라보며, 내가 생각해도 기분 나쁠 법한 미소를 짓는다.

  이 게임은 전체 이용가라 하지 않았나?

  왜 내 아들이 이렇게 자세히 보이며, 난 또 왜 알몸이래?

  2가지의 문제만으로도 과부하가 걸리던 내 머릿속에 2+2라는 엄청난 서비스의 문제가 더 추가되니, 나는 그대로 정신을 잃고 말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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