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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연재 > 판타지/SF
월광의 알바트로스
작가 : 프로즌
작품등록일 : 2016.7.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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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곱 번째 기사, 사자의 귀환, 그리고 월광의 알바트로스.
드래곤 지스카드의 세계에서 운명적으로 맞물려지는 장대한 대서사시,
지스카드 연대기 그 네 번째 이야기.
세계에 정면으로 맞서며 역사를 바꾸어 나가는 사람들.
그리고 피의 알바트로스라 불리게 되는 특별한 능력을 가진 한 소년의 걸음이 시작된다.

 
제 10 화
작성일 : 16-07-12 17:31     조회 : 666     추천 : 0     분량 : 74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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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Chapter3. 소나기

 

 

 

 랜드 워커

 [명사] 위대한 인민의 땅, 베넨시아 공화국을 설계하고 건설한 명인 중의 명인(Great Maestro) 맥시밀리안이 처음으로 상상하고 설계하고 제작한 철의 거인을 통칭하는 말.

 이 강하고 위험하면서도, 아름답고 우아한 품격을 갖춘 강철 거인들은 지금으로부터 무려 200여 년 전에 처음으로 세상에 그 모습을 드러내었다.

 하지만 초창기의 그것, 그레이트 마에스트로 맥시밀리안의 공방에서 탄생한 블랙 나이트는 인간의 힘으로 움직일 수 없었다.

 거대한 병기의 혼이라고 할 수 있는 엔진의 제작 문제는 차치하고서라도, 그것을 움직일 수 있는 자들, 능력자라 불리는 이들의 수준이 지금보다 현격히 떨어졌기 때문이다.

 그런 이유로 초창기의 랜드 워커와 그와 관련된 연구는 효율성이 전혀 없는 공상으로 여겨졌다.

 하지만 꿈꾸지 않는 자는 장인(Engineer, 이 단어 또한 그에게서 처음 만들어졌다)이라 불릴 수 없다는 신념을 가진 맥시밀리언은 결코 포기하지 않았고, 근 100여 년 동안 이어진 도전은, 결국 마나의 계절이라는 기적을 만나 만개를 하게 되었다.

 모두들 알다시피, 이 시대의 랜드 워커는 크게 두 가지 종류로 나뉜다.

 중하급 마나석을 장착하여 최대 출력이 100마력을 넘지 않는 3미터 내외의 소형(Light Type)과, 상급 또는 최상급 마나석을 장착하여 그 출력이 1,000마력 이상을 넘나드는 중형(Heavy Type)이 있다.

 소형이 가격대 성능비와 조작의 편의를 고려했다면, 중형은 보다 복잡한 조작 체계가 단점이지만 탑승자의 능력에 따라 천차만별의 성능을 선보이는 첨단 전투 병기다.

 물론 소형아 요구에 따라 전투를 수행할 수도 있고, 실질적으로 특화 양산된 소형 랜드워커가 숫자상으로는 기갑부대의 대다수를 차지하고 있는 게 현실이다.

 하지만 소형 랜드워커 수십 기가 전투에 완전 특화된 중형 랜드워커 단 한 기를 당해 낼 수 없다는 것은 일반인도 알고 있는 상식이다.

 이것은 곧, 순수한 의미의 랜드 워커란 전고 10미터 내외의 중형을 일컫는 것이라 해도 무방하다는 뜻이다.

 그런 중형 랜드 워커들은, 시대를 이끌어 가는 천재적 명장들이 설계와 제작을 담당하는 커스텀 기체가 적지 않는데, 커스텀 기체의 경우 예술적 감성과 강력한 힘에 대한 요구가 합쳐진 예술작품이라 불러도 부족함이 없다.

 그중에서도 역시 가장 유명한 기체들이라면, 우선 겨울전쟁의 하얀 비수라 불리는 마스터 요한 클라렌스의 전용기 화이트팔콘을 필두로, 동방의 대참사를 막아낸 드래곤슬레이어 블랙 드라군, 그리고 저 유명한 붉은 알바트로스 앤드류 H. 워커의……(하략)

 

 -위대한 인민의 땅 베넨시아 공화국의 자유로운 여행자 닥터(Doctor) 피오레 알레시오와 그의 훌륭한 조수이자 진실한 벗 나이트(Knight) 파비오 바르잘리가 펴낸 <만국 기행 사전> 중에서.

 

 ***

 

 치이익!

 지붕 위에 난 네 개의 창으로 들어오는 햇빛 속으로 먼지와 하얀 수증기가 녹아들었다.

 가아앙!

 모터가 돌아가는 힘찬 소리와 함께 직사각형 모양의 트레일러 윗부분이 천천히 좌우로 벌어졌다.

 “해치가 개방되었습니다!”

 누구가의 외침에 트레일러가 덩그마니 놓여 있던 넓은 건물 안에 고막을 찌르는 벨 소리가 순차적으로 울려 퍼졌다.

 삐잉! 삐잉!

 10여 초간 울려 퍼지던 벨소리가 중단되며 일순 주위가 밝아졌다.

 벽 쪽에 서서 트레일러를 바라보는 대여섯 명의 인물들의 눈동자에 긴장이 어리기 시작했다.

 가아아아아앙!

 듣는 것만으로도 기름에 찌든 공구 냄새가 떠오르며 절로 입 안이 텁텁해지는 묵직한 엔진 음이 공명하기 시작했다.

 “이게 골드게이저(Goldgazer) 녀석이 만든 엔진의 울음소리인가.”

 누군가 낮고 컬컬한 목소리로 중얼거렸다.

 놀랍게도, 그 말을 한 이는 옆에 서 있는 사람의 허리에 닿을까말까 한 작은 신장을 지닌 드워프였다.

 “확실히 대단하기는 하지만 치프(Chief) 거너스 님이 제작한 알파인 역시 최대 출력이 1500마력까지 가지 않습니까.”

 “그거야 마스터나 되는 라이더가 탔을 때나 가능한 이야기지. 한데 저놈 자식 돌아가는 소리를 듣자 하니 캡틴 롱필드가 탑승한다고 해도 1500까지는 너끈하게 뽑겠어. 빌어먹을 골드게이저 놈!”

 신장 1미터 20센티미터의 드워프, 크롬웰 용병대의 마스터 엔지니어인 거너스의 목소리에는 질시와 부러움이 섞여 있었다.

 롱필드는 크고 작은 상처가 가득한 얼굴에 미소를 띠며 자신의 허리밖에 오지 않은 거너스를 내려다보았다.

 그런 롱필드의 시선에 거너스는 눈살을 찌푸리고 냅다 발길질을 했다.

 퍽!

 “어이쿠!”

 거너스의 발이 자신의 정강이를 걷어차자 롱필드는 짐짓 울상을 짓고 정강이를 쓰다듬었다.

 “너무하시는 거 아닙니까? 저도 3년만 지나면 마흔이란 말입니다.”

 “난 3년만 지나면 예순이 넘는다.”

 거너스는 잔뜩 심통이 난 표정으로 말하고는 트레일러 쪽으로 고개를 홱 돌렸다.

 롱필드는 새어 나오려는 웃음을 참으며 역시 시선을 돌렸다.

 가아앙! 가앙!

 여름이라 그런지 금세 예열이 끝난 엔진은 점점 회전수를 늘였다. 곧 거대한 톱니가 맞물리는 것 같은 소리가 높은 엔진 음 사이를 비집고 울리기 시작했다.

 삐이이잇!

 뾰족한 증기 음과 함께 새하얀 연기가 양쪽으로 솟아났다.

 동시에, 좌우로 입을 벌린 트레일러 위쪽으로 무엇인가가 모습을 드러내기 시작했다.

 “나온다.”

 거너스의 눈매가 좁혀졌다.

 푸른빛이 흐르는 양미간에 난 뾰족한 충각형태의 뿔을 머리 뒤쪽으로 비스듬히 세운 거대한 백색 투구가 완전히 모습을 드러냈다.

 엔진 음이 서서히 잦아들었다.

 키리릭! 키릭!

 강철이 서로를 옥죄는 금속성과 함께, 완전히 드러난 투구 양쪽으로 매끈한 청백색의 건틀릿을 장착한 팔이 올라왔다.

 마치 인간이 움직이는 것처럼 자연스럽게 강철 팔이 트레일러 벽을 잡았다. 호선을 그리며 솟아오른 건틀릿에는 칼을 물고 있는 매의 문장이 그려져 있었다.

 이윽고 강철의 거인, 랜드 워커라 불리는 이 시대 최고의 마도병기가 서서히 모습을 드러냈다.

 “화이트팔콘(White Falcon). 저것이 바로 겨울전쟁의 하얀 비수라 불렸던 기체인가…….”

 롱필드의 입술을 비집고 신음과 같은 목소리가 흘러나왔다.

 그 말을 들은 거너스는 두툼한 주먹을 꾹 쥐고 수염을 부르르 떨었다.

 “저놈이 내가 설계한 로지급 중형 랜드 워커를…… 대체 몇 대나 박살낸 거야? 빌어먹을 매 놈…….”

 거너스의 거친 욕설에 롱필드는 저도 모르게 흠칫하며 고개를 내려 거너스를 바라보았다. 하지만 롱필드는 이내 안심했다.

 “빌어먹을 골드게이저 놈! 저런 걸 만들어서 대체 어쩌겠다는 거야! 그것도 10년도 더 전에! 젠장! 빌어먹을!”

 욕설을 그치지 않는 늙은 드워프의 눈동자에는 엔지니어로서, 랜드 워커를 제작하는 명인(Maestro)으로서 느끼는 순수한 열정이 담겨 있었다.

 “치프 거너스께서 로지 급을 처음 완성하셨을 때, 마에스트로 골드 게이저 역시 같은 말을 했을 겁니다.”

 “하! 당연하지! 로지가 어떤 아이인데? 골드 게이저 놈이 바울인가 뭔가, 무장도 장갑도 빈약하고! 쥐새끼처럼 잽싸기만 한 놈을 만들고 희희낙락할 때! 내 랜드 워커의 기본을 보여 주겠다 결심하고 만든 게 바로 로지야! 자고로 군용 랜드 워커라면 공․방․동(Attack, Defence, Motion)이 균형을 이루어야 하는 법! 그걸 무시하고 동작의 편의를 위해서 공격력과 방어체계를 무시한 바울인가 뭔가 하는 것 따위, 난 인정할 수 없다!”

 “그래도 바울 급은 좋은 기체지요. 화이트팔콘 역시 바울 급을 베이스로 해서 제작한 커스텀 기체이고요.”

 “누가 뭐래!”

 클라렌스가 데려온 청년, 페리엇의 말에 거너스는 소리를 버럭 지르고 고개를 돌렸다.

 구우우웅!

 화이트팔콘.

 겨울전쟁에서 활약하는 동안 프레데리카 합중국과 북 퀘른 공화국 라이더들의 간담을 서늘하게 만들었던 전설적 기체가 완전히 모습을 드러냈다.

 전체적으로 은은한 백색 채광을 머금고 있는 강철 거인은, 그 자신의 별칭을 증명이라도 하듯 투구 속에서 칼날같이 차갑고 날카로운 시퍼런 마나광을 뿜어냈다.

 치이익!

 투구 양쪽으로 유려한 곡선을 그리며 솟아오른 파울드론(견갑)의 끝에서 증기가 뿜어져 나왔다.

 9미터의 전고와 5톤에 달하는 무게를 지탱하고, 탑승한 라이더를 보호하기 위해 각종 구조물과 장갑으로 이루어진 두터운 하박이 움직였다.

 쿠웅!

 쌓였던 먼지가 자욱하게 피어올랐다. 하지만 랜드 워커의 운용을 위해 만들어진 건물 바닥은 미동이 없었다.

 쿠웅! 쿠웅!

 천천히 걸음을 옮기던 화이트팔콘은 마치 몸이라도 푸는 듯 상반신을 이리저리 움직였다. 필시 그 안에 타고 있는 라이더, 마스터 클라렌스가 몸을 풀고 있는 것이리라.

 키이잉!

 자세제어와 랜드 워커의 심장이라 할 수 있는 엔진을 보호하기 위해, 등 뒤에 장착한 백팩(Back Pack) 쪽으로 새하얀 건틀릿이 움직였다.

 까드득거리며 움직이던, 하나하나가 사람 팔뚝만 한 손가락이 백팩 아래 허리 쪽에 붙어 있던 손잡이를 잡았다.

 키리릭! 철컥!

 무엇인가 연결되는 것 같은 금속성이 들리며, 손잡이를 잡았던 화이트팔콘의 팔이 천천히 정면을 향했다.

 크콰콱!

 정신을 번쩍 들게 만드는 굉음과 함께 화이트팔콘이 쥐었던 손잡이가 확 길어졌다.

 얇고 긴, 검신만 4미터가 넘는 장검이 나타났다.

 검면에는 주먹만 한 크기의 사파이어가 검신을 따라 네 개 박혀 있었는데, 그 사이사이에 음각되어 있는 고대문자는 최소한 메이지(Arch Mage)급의 마법사가 판 것이 분명했다.

 “무시무시하군요. 마나석이 무려 네 개나 박혀 있는 검이라니…….”

 “라이더가 소드마스터니까 저 정도는 되어 줘야겠지. 아무튼 저기서 오러 블레이드가 나오면 다 끝나는 거야. 회피하거나, 오직 같은 것으로밖에 막을 수 없을 테지. 뭐 둘 다 같은 마스터란 족속들이나 할 수 있겠지만.”

 거너스의 말에 롱필드를 비롯한 인물들은 고개를 주억이며 화이트팔콘을 주시했다.

 기이이잉!

 검을 든 자세 그대로 화이트팔콘이 허리를 굽혔다.

 금속이 바닥에 갈리는 소리와 함께 화이트팔콘의 왼쪽 다리가 뒤로 젖혀졌다.

 “시작이로군.”

 “그러게. 젠장…….”

 “준비하죠.”

 롱필드의 말을 시작으로 모두들 한쪽 손에 쥐고 있던 검고 길쭉한 것을 들었다.

 그것은, 우산이었다.

 촤촤촥!

 약속이라도 한 듯, 인물들은 손에 쥔 우산을 폈다.

 좌우 폭이 200미터에 이르는 넓은 건물 안에서 우산 여섯 개가 펼쳐진 모습은 기이하기 짝이 없었다. 하지만 정작 우산을 펼친 이들의 표정은 아무렇지도 않았다.

 그때, 그들로부터 멀리 떨어진 화이트팔콘의 투구 속에서 시퍼런 마나광이 증폭되었다.

 그리고 하얀 매가 움직였다.

 콰쾅! 콰아아아!

 전고 9미터의 거인의 발이 바닥을 박차더니, 한 번에 거의 20여 미터를 뛰었다. 충분히 달구어졌던 엔진이 소름 끼치는 굉음을 토해 내며 화이트팔콘의 가속을 도왔다.

 콰르릉!

 육중한 무게에 어울리지 않는 유려한 동작으로 눈 깜짝 사이에 좌측방으로 이동한 화이트팔콘이 검을 휘둘렀다. 근 4미터에 달하는 배틀소드가 빛살을 뿌렸다.

 촤악!

 형체 없는 몸을 잘린 공기가 찢어지는 비명을 질렀다.

 파동은 강력한 풍압이 되어 전면을 향해 쇄도해 들었다.

 화이트팔콘이 움직이고 있는 곳에서 거의 100여 미터나 떨어진 인물들이 우산을 쭉 내밀었다.

 화아악!

 “크윽!”

 “빌어먹을…….”

 우산으로 막았음에도, 그들의 몸이 몇 걸음씩 밀려났다.

 “증축을 하던 뭘 하던, 제발 방호 유리로 된 관제소 하나 만들자. 매번 이놈의 우산 펴기도 지겹다고!”

 “돈 없습니다.”

 광풍이 지나간 후, 뒤집어진 우산을 똑바로 하며 롱필드는 심드렁한 목소리로 대답했다.

 거너스는 심통이 가득한 눈으로 화이트팔콘을 바라보았다.

 “저 인간도 그래. 지금 시위하는 거야 뭐야? 남의 집에 왔으면 예의라는 것 좀 갖출 줄도 알아야지. 마스터란 족속들은 왜 하나같이…….”

 믿어지지 않을 빠른 속도와 기민한 움직임으로 건물 안을 휘젓고 있는 화이트팔콘을 바라보며, 거너스는 눈가의 주름을 더욱 짙게 만들었다.

 “헐! 지금 이 자리가 누구 때문에 생겼는데요. 마에스트로께서 계속 졸랐잖아요! 기동력을 보고 싶다고.”

 헛웃음을 터트린 페리엇이 어이가 없다는 듯 목소리를 높였다.

 거너스의 얼굴이 붉어졌다.

 “이 어린놈은 또…….”

 “또 옵니다!”

 “이크!”

 롱필드의 말에 거너스와 페리엇이 급히 우산을 들었다.

 후웅!

 열기가 물씬 담겨 있는 풍압이 좌중을 휩쓸었다. 그래도 첫 번째 것보다는 약한 바람이라 우산이 뒤집어지거나 하지는 않았다.

 “몇 분 움직이지도 않았는데 냉각장치에 이상이 있는 것은 아닐 테고……. 역시 이렇게까지 달아오르게 하는 건 마스터의 힘이겠지요?”

 “그럴 거다. 오히려 너무 자연스러워. 그런데 조금 이상하군. 저 인간…… 저렇게 기체를 막 다룰 인간으로는 안 보였는데.”

 거너스가 고개를 갸웃거렸다.

 롱필드 역시 거너스의 말에 동조하며 거친 움직임을 보여 주는 화이트팔콘을 주시했다.

 “그러게 말입니다. 마스터 클라렌스는 굉장히 신사적인…….”

 “두 분 다 속으신 거죠, 뭐.”

 어깨를 으쓱하는 페리엇의 말에 두 사람이 고개를 돌렸다.

 콰콰콰! 콰쾅!

 합금으로 만든 바닥을 짓이겨 버리기라도 할 듯, 억세고 파괴적인 도약을 막 선보이는 화이트팔콘을 응시하며 페리엇은 심드렁한 표정으로 말을 이었다.

 “신사? 좋죠. 아주 좋죠. 뭐, 마스터 클라렌스의 평소 모습이 신사적이라는 데는 저도 별 이견이 없어요. 그런데 저 인간, 아, 아니, 저분. 랜드 워커에 타면 조금 다른 사람이 되어 버립니다.”

 수행원이라기엔 조금 괘씸한, 아니, 싸가지라고는 찾아볼 수 없는 말을 종알거리는 페리엇이다.

 하지만 롱필드와 거너스는 굼뜬 소처럼 눈만 껌뻑일 뿐 별다른 말을 하지 못했다.

 페리엇은 요한 클라렌스와 몇 년을 함께한 청년이었다. 그러니 그들이 모르는 요한 클라렌스의 모습을 누구보다 더 잘 알고 있는 건 당연한 일이다.

 “두 분, 이중인격이라는 말, 들어 보셨어요?”

 “들어 보기야 했다만…….”

 “마스터 클라렌스가 바로 이중인격입니다. 기체만 타면 사람이 상당히 달라집니다. 별명이 말이죠…….”

 -아하하하하!

 순간, 화이트팔콘에 장착된 확장스피커를 통해 웃음소리가 터져 나왔다. 그리고 그 웃음소리는 도저히, 그들이 알고 있는 요한 클라렌스가 터트렸다고는 믿기 힘든 오만하고 광포한 것이었다.

 -더미(Dummy) 없나! 허공에 칼질하려니 지겹다! 페리엇! 더미 내와, 더미! 아하핫!

 “…….”

 “…….”

 연습용 더미를 찾는 클라렌스의 목소리에 두 사람은 그만 입을 다물었다. 목소리만으로도 화이트팔콘을 움직이고 있을 클라렌스의 표정이 상상될 정도다.

 “백정입니다. 물론 랜드 워커에 탔을 때만.”

 “백정…….”

 평소 클라렌스의 행동거지에서는 상상도 안 되는 단어를 중얼거리며, 두 사람은 미친 듯이 날뛰고 있는 하얀 매를 바라보았다.

 콰콰콰콰!

 화이트팔콘에 의해서 수도 없이 갈리고 있는 벽면을 바라보며 그들은 인정하지 않을 수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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