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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판타지/SF
마수왕
작가 : 섹시그니
작품등록일 : 2020.8.10

이세계로 소환된 플레이어 중, 유일하게 마수를 길들일 수 있는 주아의 이세계 정복기!

 
episode 3-3화 입국 심사
작성일 : 20-08-17 11:08     조회 : 258     추천 : 0     분량 : 85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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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 = = = = =

 

 

 

 '...!!...'

 

  주아는 또 한 번 장벽의 거대한 위용에 압도되어 할 말을 잃었다. 더 가까이서 본 장벽은, 금방이라도 자신에게 와르르 쏟아질 것 같다는 착각이 들게 할 정도로 정신을 아찔하게 만들었다.

 

  눈앞에 있는 넓고 긴 '검은 다리' 밑으로, 큰 폭의 물길이 장벽 앞을 두르고 있었다. 아마 강이 아닐까 싶다.

 

  "..응?"

 

  주아가 다리 건너편을 보니, 장벽의 입구로 보이는 듯한 문이 굳게 닫혀 있었다.

 

 "..문이 닫혀있는데?"

 

  주아가 두 사람에게 물었다.

 

  "앞에 가면 검문소 애들이 잠깐 검문 좀 하고 열어줄 거야."

 

  문가학이 주아의 물음에 대답했다.

 

  "검문이라니?"

 

  주아가 움찔하며 검문이라는 단어에 본능적으로 불편한 감정을 드러냈다.

 

  "걱정하지마. 그냥 누구나 하는 간단한 입국절차니까. 입국하려는 목적이 무슨 이상한 범죄, 이런 것만 아니면 누구나 다 그냥 통과야.

  그리고 여기 검문소장이랑 내가 안면이 좀 있어서 검문 정도는 쉽게 통과될 거야."

 

  문가학이 말하다 말고 시선을 내려 소중이를 봤다.

 

  "......"

 

  소중이가 가만히 자신을 바라보는 문가학을 가만히 쳐다봤다. 그래도 이제 좀 익숙해졌다고 으르렁거리지는 않는다.

 

  "문제는 이 녀석인데..분명히 마수를 데리고 왔다고 쉽게 들여보내주진 않을 거야."

 

  문가학이 근심스러운 얼굴로 말했다.

 

  "니 변신술로 잠깐 다른 곤충으로 변신 시키면 안돼?"

 

  제노비아가 옆에서 제안했다.

 

  "안돼. 지금 체력으로는 정신력이 흐트러져서 얼마 못 가서 금방 풀릴 거야.

  그럼 분란자로 낙인 찍혀서 평생 상인국은 출입금지 당하겠지."

 

  문가학이 제노비아의 제안을 단호하게 거절한다.

 

  "어쩔 수 없어. 여기서는 그냥 정면돌파 해야 돼. 정 안 되면 이미 출발한 상단을 잡던가, 아니면 그냥 건너는 수밖에.."

 

  문가학이 결심한듯한 얼굴로 말했다.

 

  "그쪽은 그냥 하라는 대로만 하면 돼. 우리가 가까이 가면 쟤네가 '탐지 구슬'이라는 걸 가지고 나올텐데, 거기에 손 올리라고 하면 손 올리고, 질문하면 그냥 솔직하게 대답하면 돼."

 

  문가학이 주아에게 말했다.

 

  "..탐지 구슬?"

 

  '그게 뭐지?'

 

  "입국하려는 외부인이 검문에 있어서 하는 질문에 거짓말을 하나, 안하나 확인할 수 있는 '마도구(魔道具)'에요."

 

  "마도구?"

 

  "네. '마도구'는 '마도사(魔圖師)'들이 일반도구에다 '마도식(魔圖式)'이라는 걸 새겨서 만드는 '마법도구'를 말하는 건데요.

  마력이 없어도 사용법만 알면 누구나 쉽게 조작할 수 있다는 게 장점이에요.

  '탐지 구슬'은, 구슬에 손을 올린 사람이, 검문자에게 받는 질문에 '예, 아니오'로 대답할 때 진실인지, 아닌지를 확인해주는 '거짓말 탐지기' 역할을 하고요."

 

  주아의 물음에 제노비아가 대답했다.

 

  "그래서 말인데, 혹시 그쪽이 자기에 대해서 우리한테 아직 알려주지 않은 다른 사실이나 비밀 그런 거는 없는거지?"

 

  문가학이 옆에서 의심스럽다는 듯한 눈초리로 주아에게 물었다.

 

  '뭔 비밀을 말하는 거야?'

 

  "..그런 거 없는데?"

 

  너무나 태연한 주아의 얼굴.

 

  "......"

 

  문가학이 그런 주아의 눈빛을 가만히 응시했다.

 

  "...됐어, 그럼. 건너가자."

 

  그러다 이내 돌아서서 다리를 건너기 시작했다.

 

  "주아씨, 저희도 건너가요."

 

  제노비아가 주아에게 말하고는 뒤따라 다리를 건넜다.

 

  "우리도 건너자."

 

  "웡!"

 

  주아의 말에 소중이가 씩씩하게 대답했다. 세 사람과 소중이가 다리를 건넜다.

 

  "...응?"

 

  "킁, 킁."

 

  그런데 조금 지나자마자, 어딘가에서 불쾌한 냄새가 날아와 주아와 소중이의 코를 괴롭혔다.

 

  "..이게 무슨 냄새지?"

 

  주아와 소중이가 킁킁거리며 냄새의 근원지를 찾아나섰다.

 

  "..제노비아!"

 

  "네?"

 

  제노비아가 주아의 부름에 뒤돌아봤다.

 

  "어디서 무슨 냄새 같은 거 나지 않아? 이게 대체 무슨 냄새지?"

 

  주아가 물었다.

 

  "아, 이 냄새요? 밑에 있는 유황이랑 기름 냄새에요."

 

  "응? 유황이랑 기름? 이거 물 아니었어?"

 

  주아가 눈이 똥그래져서는 난간을 붙잡고 밑을 쳐다봤다.

 

  "어우, 냄새!"

 

  밑을 쳐다보자, 주아의 코로 냄새가 확 치고 들어왔다. 주아가 화들짝 놀라며 난간에서 떨어졌다.

 

  "후후. 이거 물 아니에요. 마수나 적들이 오면 저기에 불을 피워서, 벽에 가까이 오거나 달라붙지 못하게 하려고 못을 파서 부어 놓은 거에요.

  그걸 해자(垓字)라고 불러요."

 

  "헤에..저 많은 게 다 기름이라고?.."

 

  주아가 해자의 엄청난 폭을 보며 놀라움을 감추지 못했다.

 

  "...어우."

 

  하지만 신기함도 잠시, 밑에서 올라오는 유황과 기름 냄새에 금세 또 머리가 아파오는 주아였다.

 

  "후후. 저도 처음에는 힘들었는데, 계속 맡다 보니깐 괜찮아지더라고요."

 

  제노비아가 웃으며 말했다.

 

  "어휴..난 안 익숙해질 거 같다.."

 

  주아가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었다.

 

  "킁! 킁!"

 

  소중이도 냄새에 괴로운지, 고개를 흔들어대며 킁킁거렸다.

 

  "둘 다 거기서 뭐하냐? 빨리와!"

 

  문가학이 앞에서 주아와 제노비아에게 큰 소리로 재촉했다.

 

  "어!"

 

  제노비아가 문가학에서 손을 흔들며 대답했다.

 

  "얼른 가요."

 

  제노비아가 문가학이 있는 곳을 가리키며 말했다.

 

  "가자, 소중아."

 

  주아가 킁킁 거리는 소중이에게 말했다. 그렇게 조금 더 걸어서, 세 사람이 다리 건너편에 도착했다.

 

 

 《그만! 그 자리에 멈추십시오!》

 

 

  그러자 갑자기 어디선가 커다란 목소리가 들려왔다.

 

 

 《그 자리에서 잠시 대기하십시오! 허가없이 더 다가올 시에는 경고없이 발포하겠습니다!》

 

 

  "뭐야?! 이게 무슨 소리야?!"

 

  "하웅!!"

 

  주아와 소중이가 돌연히 들려오는 큰 소리에 놀라, 허둥지둥 좌우를 두리번거렸다.

 

  "함부로 움직이지마!"

 

  문가학이 주아에게 다급하게 소리쳤다.

 

 

 《뭐야!! 마수가 두 마리나 나타났다!! 발포 준비! 발포 준비이!!》

 

 

 `철크덕! 쿠르르르르! 철커엉! 카르르르르!`

 

  갑자기 장벽의 벽면 군데군데가 좌우로 열리더니, 열려진 구멍에서 거대한 '검은 포신' 같은 것들이 튀어 나오기 시작했다.

 

  "어어, 잠깐만!! 거기에 혹시 검문소장님 없어요? 나 시작의 마을, 시경대의 문가학이라고 하는데?!"

 

  문가학이 다급하게 두 손을 들고 소리쳤다.

 

 

 《..어? 야, 잠깐만. 소장님이랑 아는 분이신가 본데? 잠깐 대기해봐.》

 

 

  "후~.."

 

  문가학이 안도감에 한숨을 내쉬었다. 다행히 일단 발포는 중단된 것 같다.

 

  "하아~깜짝 놀랐네..죄송해요, 주아씨. 놀라셨죠..저희도 오랜만에 오는 거라, 깜빡하고 말씀을 못 드렸네요.."

 

  제노비아가 잔뜩 미안하다는 표정을 지었다.

 

 

 《지금 거기 같이 있는 게 마수 아닙니까?》

 

 

  의문의 소리가 문가학에게 질문했다.

 

  "마수는 맞는데, 여기 있는 이 친구가 길들인 마수에요!"

 

  문가학이 뒤에 있는 주아를 가리키며 말했다.

 

 

 《..그게 지금 무슨 소립니까?》

 

 

  의문의 소리가 약간 짜증이 난듯한 말투로 되물었다.

 

  "이게 대체 어디서 들리는 소리야?"

 

  주아는 아직도 놀란듯한 얼굴로 물었다.

 

  "확성기라는 건데, 목소리를 크게 확대해주는 마도구에요. 저것도 '마도공학차'처럼, 마법국이랑 상인국이 공동으로 개발한 거에요."

 

  "으음~깜짝 놀랐네.."

 

  주아가 놀란 가슴을 쓸어내렸다.

 

  "혹시 검문소장님 좀 불러줄 수 있나요?! 시경대의 문가학이라고 하면 알 건데?!"

 

  문가학이 의문의 소리에게 큰 소리로 대답했다.

 

 

 《..잠깐만 기다리세요. 야! 가서 소장님한테 말씀드려봐.》

 

 

  의문의 소리가 누군가에게 소리쳤다.

 

 

 《잠깐 그 자리에서 대기해주십시오. 뚝.》

 

 

  그리고는 잠시 동안 아무 소리도 없었다.

 

  "....저건 또 뭐야?"

 

  주아가 벽면에 나타난 거대한 포신들을 보며 제노비아에게 물었다.

 

  "네? 아, 저건 '광선포(光線砲)'라고, 상인국이 자랑하는 무기 중에 하나에요.

  저 대포에서 초고열의 광선줄기가 나오는데, 그 광선이 엄청난 고열이라, 스치기만 해도 그 부위를 순식간에 녹여버리는 무서운 무기에요."

 

  "..스치기만 해도?"

 

  "..사실 그건 좀 과장이고, 실제로는 피부에 광선이 직접 닿아야 효과가 있어요.

  그래도 닿으면 그 부위가 순식간에 녹는 건 진짜에요."

 

 

 《치직!..툭! ...검문소장입니다. 저를 아신다고요?》

 

 

  그때 갑자기 확성기에서 아까와는 다른 목소리가 들려왔다.

 

  "어! 아저씨! 나 문가학이야!"

 

 

 《...어? 문가학? 니가 이 시간에 여기엔 어쩐 일이야?》

 

 

  '검문소장'이라는 사람이 문가학을 알아본 듯하다.

 

 

 《야, 발포 중지하고, 검문대 입구 열어라. 문가학! 같이 온 사람들하고 입구 앞으로 와.》

 

 

 `카르르르르릉~!`

 

  갑자기 장벽 입구 옆의 벽면이 위로 열리면서 작은 입구가 드러났다. 그리고는 잠시 뒤,

 

 `터벅, 터벅, 터벅, 터벅`

 

  그 안에서 누군가 계단을 내려오고 있는 듯한 소리가 들렸다.

 

  "다들 이쪽으로 와."

 

  문가학이 작은 입구 앞에서 손짓하며 주아와 제노비아를 불렀다.

 

 `터벅, 터벅. 터벅`

 

  작은 입구 안에서 걸어나온 사람은 전투복처럼 보이는 검은 옷을 입고 있었다. 손에는 검은 색의 뭔가를 들고 있었다.

 

 `피슈욱~`

 

  검은색의 전투복을 입은 사람의 고글이 바람 소리를 내면서 위로 열렸다. 그러자 매섭게 생긴 그의 두 눈이 밖으로 드러났다.

 

  "어, 진짜 문가학이네? 이런 새벽 시간부터 너가 여긴 어쩐 일이야?"

 

  방금 확성기로 들었던 낮고, 거친 목소리였다.

 

  "아~오랜만이야, 갈렙 아저씨! 역시 아직도 아저씨가 새벽에 당직서는 구나? 아저씨 없었으면 큰일 날뻔했네."

 

  문가학이 넉살을 떨며 말했다.

 

  "너 정도 되는 놈이 뭐 이 정돌 가지고 죽는 소리를 해? 스치지도 못하겠구만."

 

  '검문소장 갈렙'이 오히려 가당찮다는 듯 웃으며 대답했다.

 

  "그건 그렇고, 대체 뭔 소리야? 누가 마수를 길들였다는 거야?"

 

  금세 진지한 얼굴이 된 '갈렙'이 문가학에게 물었다.

 

  "저기, 저 친구."

 

  문가학이 뒤에 있는 주아를 가리켰다.

 

  "..저건 마수야, 사람이야?"

 

  '갈렙'이 주아를 보고는 갸우뚱했다. 얼핏 보면 마수 같은데, 자세히 들여다보면 사람 같기도 했기 때문이다.

 

  "훗. 보기엔 저래도 저 친구도 사람 맞아. 몸에 털이 좀 많이 자라서 그렇지."

 

  문가학이 대수롭지 않다는 듯 웃으며 대답했다.

 

  "..그래, 그럼 저 사람은 그렇다 치고, 마수를 어떻게 길들였다는 거야?"

 

  '갈렙'이 문가학을 보고 물었다.

 

  "저 친구가 마수를 길들일 수 있는 직업을 얻었거든."

 

  "..그게 무슨 소리야? 그런 직업이 어딨어?"

 

  갈렙은 문가학의 말을 신뢰할 수 없었다. 자신이 이세계에서 산 지 꽤 오랜 시간이 지났지만, 그 세월 동안 마수를 길들이는데 성공했다고 하는 사람은 들어본 적이 없다.

 

  그건 그 위대하다는 마법사들의 왕 '해리모트'에게도 불가능한 일이었으니까.

 

  2,000년 전, 해리모트가 정신을 조종하는 마법을 만들어 내서 마수를 길들이기 위해 여러 번 시도했지만, 길들이려고 시도하기만 하면 마수들이 스스로 목숨을 끊고 죽어버렸다고 한다.

 

  그럼에도 그는 포기하지 않았고, 100년이라는 긴 시간을 더 시도한 끝에야, 결국 사람이 마수를 길들이는 건 불가능한 일이라고 공표했다고 한다.

 

  사람들은 마법사의 왕이 내린 이 결론을 '불가변적(不可變的)인 사실'로 받아들였다. 애초에 해리모트 정도나 되니깐 시도라도 해볼 생각을 하는 거지, 그가 불가능하다면 애초에 누구도 할 수 없다는 말과 같은 것이었다.

 

  그렇게 사람이 마수를 길들일 수 없다는 사실은 모든 플레이어들에게 아주 당연한 상식처럼 받아들여져 왔다.

 

  그런데 지금 이 녀석은 무슨 엉뚱한 소리를 하고 있단 말인가?

 

  "이봐, 아가씨! 이 자식 혹시 술 취했나?"

 

  결국 갈렙은 문가학이 지금 정상적인 상태가 아니라고 결론 내렸다.

 

  "아니, 나 취한 거 아냐! 맡아 봐, 술냄새도 안 나잖아. 후우우~~~"

 

  문가학이 '갈렙'의 코에다 입김을 불었다.

 

  "...지금 헬멧 때문에 냄새 안나."

 

  '갈렙'이 머리에 쓰고 있는 헬멧을 가리켰다.

 

  "그럼 정신착란 일으키는 독초라도 먹은 거야?"

 

  '갈렙'이 앞에 있는 문가학은 무시하고, 또 제노비아에게 물었다.

 

  "아니, 나 지금 지극히 정상적인 상태라니까?!"

 

  문가학이 답답함에 언성을 조금 높였다.

 

  "음...."

 

  그러자 '갈렙'이 가만히 문가학을 보다가 다시 입을 열었다.

 

  "그래서 이번엔 무슨 일로 온 건데?"

 

  "아, 사막 좀 넘어가려고. '다르크'에 가야 되거든."

 

  "..으흠~상단 구하러 온 거야?"

 

  "그치. 상단이 없으면 사막을 건너기 위험하니깐."

 

  "흐음..그렇군. 저 사람도 원래 너네 대원이었나? 처음보는 것 같은데?"

 

  '갈렙'이 주아를 힐끔 보고는 물었다.

 

  "..뭐, 대원은 아닌데.."

 

  문가학도 힐끔 주아를 보고는 말끝을 흐렸다.

 

  "......"

 

  '..이것봐라? 분위기가 왜 이래?'

 

  문가학의 표정을 보고 있던 '갈렙'이 문가학의 태도에서 뭔가 수상함을 감지했다.

 

  "..야, 한 명만 '탐지 구슬' 좀 가지고 내려와봐."

 

  '갈렙'이 헬멧의 입 부분의 버튼을 누르고는 말했다.

 

  "일단 알겠어. 자! 다들 이쪽 한쪽으로 서세요. 잠시 검문 좀 하겠습니다. 거기 털 많이 기르신 분도 이쪽으로 서세요."

 

  갈렙이 총구로 한쪽 가를 가리키며 모두를 한 방향으로 세웠다.

 

  "주아씨, 어려운 건 없어요. 그냥 구슬에 손 올리고, 묻는 말에 예, 아니오로 잘 대답만 하시면 돼요.

  어려운 질문은 없으니깐 그냥 편안하게 대답만 하시면 돼요."

 

  제노비아가 주아에게 슬쩍 다가와 귓속말을 했다.

 

  "....으릉.."

 

  근데 아까부터 소중이는 뭐가 그리 심기가 불편한 지, '갈렙'을 보고 연신 으르릉 거리려고 한다.

 

 `팍!`

 

  "얌마! 가만히 있어! 너 그러다 우리 둘 다 뼈도 못추려!"

 

 "...헥, 헥, 헥~"

 

 주아가 이마를 콩 때리면서 다그치자, 소중이가 멋쩍은 듯 혓바닥을 내밀고 다시 헥헥 거렸다.

 

  주아의 머리 속에서는 제노비아가 말이 반복되고 있었다.

 

 (광선에 스치기만 해도 그 부위가 순식간에 녹아버려요...)

 

 (스치기만 해도 순식간에 녹아버려요...)

 

 (순식간에 녹아버려요...)

 

  '잘못했다가는 녹아버릴 수도 있어..'

 

  세상에서 목숨이 가장 소중한 주아는, 일단 살기 위해서 갈렙의 심기를 건드리지 말자고 다짐했다.

 

 `터벅, 터덕, 터벅, 터벅`

 

  작은 입구에서 갈렙과 같은 검은 전투복으로 무장한 대원 한 명이 제법 큰 나무 상자 하나를 들고 나왔다.

 

  "소장님, 여깄습니다."

 

  "어, 그래. 구슬 준비해라."

 

  "옙!"

 

  갈렙의 명령에 병사가 신속하게 상자를 바닥에 내려놓고 열었다.

 

 `철컥!`

 

  상자 안에서 꺼내든 구슬은 그냥 평범한 모양의 구슬이었다. 그런데 그 크기가 제법 크다. 무게도 좀 나가 보인다. 대원이 두 손으로 들고 있어야 할 정도로.

 

  "자! 마수를 길들일 수 있다고 주장하시는 분! 이쪽으로 와보세요!"

 

  갈렙이 한쪽에 서 있는 주아를 불렀다.

 

  "주아씨, 그냥 구슬에 손 올리고 묻는 말에만 대답 하시면 돼요. 다른 말은 굳이 하지 마시고요. 아셨죠?"

 

  제노비아는 주아가 당황하지 않도록 일부러 계속 말을 걸어서 주아를 안심 시켜주려고 했다. 근데 어째 제노비아가 주아보다 더 걱정하고 있는 표정이다.

 

 "푸핫! 알겠으니깐 그만해. 니 얼굴 보면 없던 걱정도 생기겠다."

 

  결국 그 모습에 주아가 웃음을 터뜨리고 말았다.

 

  "네? 왜요?"

 

  제노비아가 제 얼굴을 만지작 거리며 허둥지둥해댔다.

 

  "옆에서 얘나 잘 봐줘. 소중이, 너! 얌전히 앉아 있어!"

 

  주아가 소중이에게 엄한 얼굴을 하고는 머리를 쓰다듬었다.

 

  '그래, 진실만 말하면 되는 거잖아..그게 뭐가 됐든..'

 

  주아가 걸어서 '갈렙' 앞으로 섰다.

 

  "자, 혹시 탐지 구슬을 사용해보신 적 있으십니까?"

 

  '갈렙'이 물었다.

 

  "......."

 

  그런데 어째 주아가 대답도 안 하고 멀뚱멀뚱 쳐다만 본다.

 

  "....나도 존댓말로 해야 하나?"

 

  "......."

 

  '갈렙'이 잠시 황당하다는 표정으로 주아를 쳐다봤다.

 

  "..편한대로 하십쇼. 저는 업무 방침상 존댓말로 하는 겁니다."

 

  "..없어."

 

  혼자 오랫동안 지내면서 존댓말을 잊고 살아서, 존댓말을 하는 게 많이 어색하고 불편했던 주아다. 그래서 잠시 고민하다가 결국 반말로 하기로 했다.

 

  "그럼 간단하게 설명 드리겠습니다. 구슬 위로 손을 올려 주시고, 제가 질문 드리는 것에 대해서 예, 아니오로 대답하시면 됩니다.

  그런데 이 질문에 거짓으로 답하게 되면 바로 구슬에 의해 적발 되고, 경우에 따라서는 상인국 내 입국제한 뿐만이 아니라, 영구 출입 금지를 당하게 되실 수도 있습니다.

  혹시 이해되지 않으시는 부분이 있으시면 말씀해주십시오."

 

  "없어."

 

  주아가 간단하게 대답했다.

 

  "좋습니다. 그럼 구슬에 손을 올려 주십시오."

 

 `텅`

 

  주아가 병사가 들고 있는 구슬 위에 오른손을 올렸다.

 

 `슈우우욱~`

 

  그러자 갑자기 구슬 안에서 보라색 빛이 피어오르기 시작했다.

 

  "자, 지금부터 검문을 진행하도록 하겠습니다. 지금이라도 검문에 응하지 않겠다고 하신다면 손을 떼시고 그대로 돌아가셔도 좋습니다.

  검문을 받으시겠습니까?"

 

  "응."

 

  '갈렙'의 말에 주아가 대답했다.

 

  "좋습니다. 그럼 첫번째 질문입니다. 귀하는 플레이어가 확실합니까?"

 

  "맞아."

 

  '뭐야, 시시한 질문이네.'

 

  주아가 주저없이 대답했다.

 

  "......"

 

  주아가 대답을 들은 갈렙과 대원, 문가학이 구슬을 쳐다봤다. 그러나 구슬에는 아무런 변화도 없었다.

 

  "음..정말 플레이어인 건 확실하군요. 그럼 두번째 질문입니다.

  귀하가 본국에 방문하신 이유가..'다르크'로 가기 위함이 맞습니까?"

 

  질문을 던지는 '갈렙'의 눈빛이 예리하게 주아를 살폈다.

 

  "......."

 

  주아가 이번엔 쉽사리 대답하지 않고 침묵했다.

 

  "..뭐야? 왜 대답을 안 해?!"

 

  주아의 대답이 늦어지자, 옆에 있던 문가학이 당황한 얼굴로 말했다.

 

  "..대답하십시오! '다르크 자유국'으로 가기 위해 본ㄱ"

 

  '갈렙'이 주아에게 재차 질문을 하려는 순간,

 

  "아니."

 

  주아가 뒤늦게 대답했다.

 
작가의 말
 

 오늘 무더위라고 하네요~더위 조심하세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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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 episode 2-6화 도주 2020 / 8 / 13 260 0 7102   
13 episode 2-5화 반란군 2020 / 8 / 13 272 0 7162   
12 episode 2-4화 파티 불청객 2020 / 8 / 13 268 0 7228   
11 episode 2-3화 세계의 비밀 2020 / 8 / 12 265 0 7373   
10 episode 2-2화 대화 2020 / 8 / 12 276 0 7601   
9 episode 2-1화 의문의 남자 (시작의 마을) 2020 / 8 / 12 271 0 6900   
8 episode 1-7화 튜토리얼 완료 2020 / 8 / 11 273 0 6803   
7 episode 1-6화 사냥 2020 / 8 / 11 296 0 5866   
6 episode 1-5화 반격 2020 / 8 / 11 267 0 9140   
5 episode 1-4화 독초 2020 / 8 / 11 270 0 6107   
4 episode 1-3화 기적 2020 / 8 / 10 284 0 6524   
3 episode 1-2화 검은 들개 2020 / 8 / 10 278 0 6091   
2 episode 1-1화 새로운 세계 (튜토리얼) 2020 / 8 / 10 289 0 5249   
1 episode 0화 프롤로그 (1) 2020 / 8 / 10 514 0 18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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