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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아이돌스토리
내 여자친구는 아이돌?
작가 : 연초록달팽이
작품등록일 : 2020.8.9

'아이돌'이 등장하는 청춘 성장 멜로 로맨스 판타지? '스토리'입니다.

 

작성일 : 20-08-14 11:08     조회 : 213     추천 : 0     분량 : 669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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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희정아, 자?'

 사람은 참 복잡한 동물이다.

 정말 변하지 않을 것 같으면서도 또 너무나 쉽게 변해버리는 존재.

 끝없이 단단해보이지만 또 너무도 쉽게 무너져버리는 존재.

 어느 날 다시 등장한 그의 문자가 희정에게 안부를 물었다.

 그날 이후, 그렇게 대기실에서조차 마주치지 않으려 노력했건만, 결국 또 사소한 그의 문자 하나가 그녀를 그와 마주치도록 만들었다.

 '아니요. 안 자요.'

 사실 무시하면 그만이었다.

 하지만 그녀는 굳이 무시하지 않았다.

 미련이 남은 것은 아니었다.

 단지 조금, 조금은 궁금했을 뿐.

 얼마 지나지 않아 그에게서 또 한 통의 문자가 왔다.

 '미안해. 시간도 늦었는데. 내일 스케줄 때문에 할 말이 있어서.. 혹시 통화 가능할까?'

 ...

 "여보세요."

 "아, 희정아. 이렇게 연락하는 거 엄청 오랜만이네."

 휴대폰을 통해 약간의 긴장과 설렘이 묻어나오는 목소리가 넘어왔다.

 "...할 말 있으시다면서요."

 희정은 그보다는 훨씬 담담한 목소리로 물었다.

 "아, 어. 그게."

 그는 할 말이 있었다던 사람치고는 좀 오랫동안 고민하는 듯했다.

 "내일 뮤직 비디오 촬영 있는 거 알고 있어?"

 "네."

 "아, 알고 있구나.."

 항상 매니저를 통해 알려주는 스케줄을 그는 새삼 물었다.

 속이 뻔히 보이는, 그런 것이었다.

 "그거 알려주려고 연락했어.. 미안.."

 그는 한참을 망설이다가 이내 말을 마무리했다.

 "내일 촬영 잘 해."

 "...오빠는 잘 지내요?"

 "어? 어. 잘 지내고 있어. 희정이 너는 잘 지내지?"

 미련이 남은 것은 아니었다.

 단지 조금, 아니 그보다는 살짝 더 궁금했을 뿐.

 이미 끝난 이야기들을 그들은 속삭였다.

 마치 미련이 남은 사람들처럼.

 하지만 그것은 미련이 아니었다.

 단지 조금, 아니 생각보다 조금 많이 궁금했을 뿐이었다.

 

 ******

 "컷! 오케이. 잠깐 쉬었다 갑시다."

 "네."

 땀 범벅이 된 희정은 갈증이 돋아 물을 찾았다.

 그런 그녀에게 뚜껑이 열린 생수병이 등장했다.

 재원이었다.

 "...감사합니다."

 그녀는 그것을 받아들었다.

 그리고는 가볍게 목을 축였다.

 "희정아."

 익숙한 목소리가 그녀의 귀에 흘러들었다.

 "우리 잠깐 이야기 좀 할까."

 "..아니요. 저는 할 말 없어요."

 냉정하게 돌아서는 그녀의 손을 그는 그때처럼 또 붙잡았다.

 "잠깐, 잠깐이면 돼."

 왜 나의 냉정함은 항상 딱 거기까지일까.

 차라리 완전히 차갑던가, 아니면 차라리 뜨겁던가, 그 어느 곳에도 속하지 못하는 미적지근함이 그의 따뜻한 손에 의해 붙들렸다.

 희정은 흠칫 그것을 놓더니 주변을 살폈다.

 "우리 이야기 좀 해."

 그는 조금 더 단호하게 밀어붙이더니, 그녀를 아무도 없을 만한 곳으로 데려갔다.

 

 ******

 "우리 다시 시작할까?"

 그가 그녀에게 감히 지껄였다.

 그런 그를 그녀는 올려다 보았다.

 "..내가 그렇게 쉬워보여?"

 "뭐?"

 "처음이야 몰라서 그랬다고 쳐. 근데 지금은 아냐. 오빠 덕분에 내 분수를 알았거든. 딱 여기까지야, 우린."

 "희정아."

 "다신 개인적으로 연락하지 마."

 "..."

 말 없는 재원을 뒤로 그녀는 처음으로 냉정하게 등을 돌렸다.

 "니가 꼬리쳤잖아."

 그리고 그의 한 마디가 차마 냉정해보였던 그녀의 발목을 붙잡았다.

 "뭐?"

 "왜. 아니야?"

 그녀는 돌아선 그곳에서 뻔뻔한 낯짝을 보았다.

 "그건 니가!"

 그녀의 말을 그는 툭 끊어냈다.

 "그래. 또 내 잘못이지. 너랑 있으면 모든 게 내 탓이니까. 근데 지금 그게 중요할까?"

 그는 그녀 앞으로 터벅터벅 걸어왔다.

 "중요한 건 니가 애 딸린 유부남이랑 사겼다는 거지. 그것도 그 사실을 알고도 한 달씩이나."

 그가 그녀와 한 걸음 정도를 두고 마주섰을 때, 그는 그녀의 귀에 대고 말했다.

 "이거 좀, 위험하지 않아?"

 사실이었다.

 그것이 설령 진실이 아니라고 하더라도, 아이돌의 타이틀을 쓰고 있는 그녀에게 그것은 치명적인 맹독과도 같았다.

 근처에 머물렀다는 이유만으로도 목숨을 앗아가는 그런 것.

 그 모든 추억으로 그는 단단한 흉기를 만들었다.

 살며시 속삭이던 그는 그것을 빌미로 그대로 그녀에게 몸을 기울이더니 차분히 그녀를 감싸안았다.

 따스한 햇살같던 그의 품은 어느 새 잔인한 감옥이 되어 그녀를 옭아맸다.

 "아, 정말 오랜만이다. 그치."

 그는 그녀를 품에 안고 만족스러운 듯 미소를 지었다.

 

 ******

 "희정이, 안녕?"

 "네."

 무감정한 인사가 연이에게 꽂혔다.

 어느 순간부터 감정을 잃어버린 듯, 희정의 얼굴은 조금 우울하고 어두운 낯빛을 담았다.

 '사랑해.'

 그녀는 남겨진 문자를 보며 또 한 번 충동을 느꼈다.

 차라리 죽어버리는 게 나을까.

 주변의 날카로운 것들이 온통 그녀의 신경을 거슬리게 했다.

 오늘을 버티면 또 내일이 그녀를 기다린다.

 그것이 참 괴로운 것이었다.

 그것이 참 외로운 것이었다.

 또 오늘을 혼자 버텨내야 한다는 것.

 벌써 2년이 다 되어가는 악몽에 그녀는 간절히 깨어나고 싶지만 몸부림을 칠 수도 없었다.

 "희정아, 이거."

 연이가 불쑥 비타민 음료를 하나 건넸다.

 "아, 괜찮아요."

 거절하는 희정의 손에 연이는 음료를 꽉 쥐어주었다.

 "마셔. 이거 리더로서의 명령이야."

 "..네."

 알았다고 대답하는 그녀 앞으로 연이는 멀뚱멀뚱 보고 있었다.

 그녀의 눈빛에 부담을 느끼는 희정에게 연이는 말했다.

 "너 마시는 거 보고 갈 거야."

 그녀의 앙칼진 협박에 결국 희정은 그녀의 앞에서 꿀꺽꿀꺽 음료를 삼켰다.

 그것을 보며 연이는 만족스러운 듯 고개를 끄덕였다.

 "얼마 안 남았으니까 우리 조금만 더 힘내자, 희정아."

 그 미소가 얼마나 밝은 지, 그것은 은근슬쩍 희정을 툭 건드리며 언제나 가득 차올라있던 그녀를 결국 또 울음 짓게 만들었다.

 "어머. 너 울어? 어떡해. 미안해. 억지로 마시라고 해서 미안해. 언니가 잘못했어. 울지마, 희정아."

 연이는 너무도 미안해하며 희정을 감싸안았다.

 그게 그렇게 미안해야할 일인지는 모르겠지만 연이는 어쩔 줄을 몰라 울고있는 희정을 꼭 감싸안았다.

 

 ******

 "그니까 너희들도 알아서 잘 해."

 재원이 힐끔 희정을 쳐다보았다.

 "괜히 연애한답시고 자랑하려다가 아이돌 인생 쫑나는 거 한 순간이니까."

 경고 같은 거였다.

 내가 너의 명줄을 잡고 있다, 뭐 그런 거.

 희정은 또 걷잡을 수 없는 충동을 느꼈다.

 지금 당장 그를 죽일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그녀는 잔을 꽉 쥐었다.

 둘 중 하나가 죽어야 끝나는 게임이라면, 차라리 함께 죽어버리는 것이 나을 것 같았다.

 "그래서?"

 그리고 옆에서 불쑥 현이 말했다.

 그러자 순간적으로 희정은 정신이 들었다.

 심장이 마구 요동쳤다.

 내가 지금 무슨 생각을 한 거지.

 덜컥 차오르는 겁 앞으로 현은 살벌하게 재원을 노려보았다.

 "그래서 니들도 그 꼴나기 싫으면 알아서 몸 관수 잘해라?"

 그녀의 손이 그대로 잔을 향했다.

 그 모습을 보자 희정은 불현듯 아까의 생각을 떠올렸다.

 아, 안돼!

 "유.. 윤아. 언니 말려."

 "언니! 잠깐만!"

 하지만 그녀를 말릴 새도 없이 현은 잔을 집어들어 실장의 머리에 쏟아 부었다.

 끈적끈적하고 차가운 맥주가 그의 얼굴을 타고 흘렀다.

 그것을 본 순간 그녀는 생각하고 있었다.

 다행이라고.

 그리고 그녀의 몸이 현이 아닌 재원을 향하고 있다는 사실을 자각한 순간, 그녀는 깨달았다.

 자신을 지옥으로 밀어넣은 것은 그 누구도 아닌 자신이었다는 것을.

 "아, 씨발. 없네. 윤아. 나 담배 한 개비만."

 그녀는 너무도 당당했다.

 그녀의 그 어떠한 행동조차도 당당하지 않은 것이 없었다.

 그렇게 예쁜 미소를 가자고 있던 사람은 불공평하게도 멋있기까지 했다.

 "실장님, 저랑 사귈래요?"

 '그럼 오빠 내꺼 해요.'

 시작은 그 누구보다 당당했다.

 하지만 지금의 나는 그때의 나의 반만큼도 당당하지 못했다.

 그것이 사랑이라는 이유로, 그것은 이제 변명이 되었다.

 내가 그 누구에게도 당당할 수 없는 이유가 되었다.

 "아니, 아니다. 취소. 없던 일로 할게요. 실장님은 너무 못생겼어. 차라리 갯지렁이랑 사귀고 말지."

 "이 씨발 년이 듣자 듣자 하니까."

 "눈도 별로고.. 코도 별로고.. 입도 별론데.. 이게 최악이야. 더럽고 냄새나."

 그것을 깨닫자, 이제야 보이기 시작했다.

 그것이 그의 본모습이었다.

 그녀가 사랑했던 것은 가식적인 그의 품이었다.

 위선적인 그의 미소였다.

 그녀가 사랑했던 그는 너무도 추한 모습으로, 하지만 진실된 모습으로 그곳에 있었다.

 "너 이러고도 계속 아이돌 할 수 있을 것 같아? 내가 지금 이 일 대표님한테 말씀드리면, 너는 당장에!"

 "자신 있어요?"

 희정을 앞에 두고 현은 보란 듯이 재원을 껴안았다.

 마치 그녀에게 정신 차리라는 듯 그녀는 그의 더러운 욕망들을 희정에게 여과없이 보여주었다.

 그리고 그녀는 속삭였다.

 아무도 들리지 않도록, 너무도 은밀하고 매혹적이게.

 잠시 후 그녀는 그에게서 살며시 몸을 떼어내더니 금방이라도 울 것 같은 표정을 지었다.

 "죄송해요, 실장님. 제가 술을 너무 많이 마셨나봐요. 한 번만 용서해주세요."

 재원은 대답하지 않았다.

 아니, 대답하지 못했다.

 "용서.. 안 해주실 거예요?"

 "죄송합니다.."

 또 처음 보는 표정이었다.

 그는 그녀를 위해 얼마나 많은 모습들을 감춰두었던 것일까.

 그녀의 눈에는 잔뜩 겁을 먹은 그의 모습이 들어왔다.

 "아, 왜 그러세요. 실장님. 제가 실수한 건데."

 그녀는 가방에서 물티슈를 몇 장 꺼내더니 그의 앞에 놓아주었다.

 "일단 세수부터 하셔야 할 것 같아요."

 "네, 네."

 그는 그녀의 권유에 뒤도 돌아보지 않고 도망치듯 화장실을 향했다.

 

 ******

 희정은 화장실에서 나와 급히 밖을 향하는 재원을 보았다.

 그녀가 힐끔 눈치를 보았을 때, 윤은 아까보다 맥주를 한 모금 더 마시고는 망신창이로 취해가고 있었다.

 그리고 현은 특유의 도도함으로, 마치 맥주 광고 모델처럼 우아하게 맥주를 들이키고 있었다.

 "저, 언니. 저 통금시간 때문에 가봐야 할 것 같아요."

 "어, 그래, 희정아. 오늘 고생 많았어."

 희정은 꾸벅 고개를 숙였다.

 그녀가 급하게 술집을 나섰을 때는 저만치 멀리에 그가 있었다.

 하지만 그는 무슨 문자를 보내는 지 휴대폰을 든 채 엄지를 잘근거리더니 이내 그곳에 멈춰서 발을 동동 굴렀다.

 "오빠."

 덕분에 그녀는 그를 부를 수 있었다.

 불쑥 가까운 그녀의 부름에 그는 솥뚜껑을 보듯 흠칫 놀랐다.

 "괜찮아?"

 "아, 어. 희정아."

 그는 불안했던 와중에 들려온 그녀의 걱정에 어쩐지 마음이 편해져서, 또 습관처럼 그녀에게 기대려하였다.

 하지만 그녀는 자신을 향해 기우는 그의 몸을 막아냈다.

 "오빠, 나 할 말 있어."

 "알았어. 근데, 그전에 조금만 안고 있으면 안 돼? 오빠, 오늘 너무 힘들어."

 "미안한데, 그건 안 될 것 같아."

 조금 차갑다고 느껴질 만한 대답이 그에게 돌아갔다.

 그와 동시에 그의 얼굴은 순식간에 일그러졌다.

 하지만 그녀는 아랑곳하지 않고 말했다.

 냉정하게 그리고 담담하게.

 "우리 그만하자."

 "야. 하.. 희정아, 오빠 지금 힘들다니까. 우리 그만하고 내일 이야기하자. 응?"

 "..그래, 알았어."

 희정은 곧장 휴대폰을 들더니 어딘가에 전화를 걸었다.

 "여보세요. 언니, 오랜만이예요. 잘 지내시죠? 지금 실장님이 좀 취하셔서, 대리 불러드리긴 했는데, 마중이라도 나와보셔야 할 것 같아요. 네. 네에."

 "너 씨발 지금 뭐하는.."

 "아내 분께서 마중 나와 계시겠대요. 실장님."

 "니가 우리 세연이 번호를 어떻게 아냐고, 이 씨발 년아."

 희정은 소리 지르는 재원에게 성큼 다가갔다.

 "2년이에요. 내가 진짜 오빠를 알기까지 걸린 시간."

 희정은 너무도 애처로운 눈빛으로 재원의 뺨을 어루만졌다.

 그녀의 부드러운 손길과 함께 재원의 얼굴이 파르르 떨렸다.

 "멍청하죠. 난 그래도 오빠가 진심이라고 믿었어. 아니, 그러자고 설득했어. 그렇게라도 안 하면 내 진심이 너무 초라할 것 같아서. 근데, 아니더라고. 아무리 나를 설득하고, 변명해도 그건 진심이 아니더라고. 그냥 내가 바라고 있었던 것 뿐이지. 오빠도 내게 진심이기를.. 기다리면 언젠가 바뀔 거라고 감히 생각했어. 언젠가는 오빠도 내 진심을 알아줄 거라고. 그래도 알지 못 한다면, 차라리 죽어버린다면 오빠가 내 마음을 알아주진 않을까하고."

 희정의 눈에서 눈물이 또르르 떨어졌다.

 그리고 재원의 눈에서도 똑같이 눈물이 떨어졌다.

 "근데, 아니잖아. 오빠는 변하지 않잖아. 나는 이렇게 달라졌는데."

 어쩌면 그것이 진짜 마지막임을 예감한 데서 비롯된 눈물이었다.

 "오빠는 변할 줄 모르잖아."

 그녀는 뺨을 어루만지던 손으로 살며시 그의 눈물을 닦아주었다.

 "그래서 이제 그만하고 싶어요. 이러다가 나 진짜 죽어버릴 지도 몰라."

 그녀는 울고 있는 그의 입술에 살며시 입을 맞췄다.

 눈물 젖은 입술들은 잠시 부드러운 촉감을 지니다가 이내 멀어졌다.

 그녀는 여전히 울고 있는 그에게 밝게 미소 지어보였다.

 "그러니까 이제 그만 해요, 우리. 정말 많이 사랑했어요. 재원 오빠."

 그렇게 그녀는 그 말을 마지막으로 그에게 완전히 등을 돌렸다.

 결코 다시 되돌릴 수 없는 그것을.

 사랑이었다.

 너무나도 진실된 모습의 사랑이었다.

 감히 거짓은 그것을 탐했다.

 너무나도 하얗고 순수한 그것을.

 결국 그것이 자신을 이렇게 갈기갈기 찢어놓을 줄 알았다면, 그는 결코 그녀를 사랑하지 않았을 것이다.

 셀 수 없이 오려진 거짓은 그 모든 것을 후회하며 끝없는 눈물을 흘렸다.

 길었던 짝사랑은 그렇게 끝이 났다.

 

 ******

 "언니 아니었으면 나는 또 놓지 못하고 있었을 거예요. 근데 이제 알아요, 난 정말 나쁜 년이라는 거."

 가볍게 웃는 희정을 보며 연이는 그녀를 불쑥 감싸안았다.

 "아, 언니. 이제 정말 괜찮아요. 어제 살면서 울 거 다 울었거든요."

 "알아. 괜찮은 거. 그래도 그냥 잠깐만, 잠깐만 이러고 있자."

 "아, 언니. 나 진짜 괜찮은데."

 "그래, 그래. 알아. 너 괜찮은 거."

 희정을 폭 감싸안고 연이는 그녀의 등을 한참을 토닥여주었다.

 솔직한 심경으로는 당장에 그놈의 집에 쳐들어가 깽판이라도 쳐놓고 싶었지만, 그것은 최선이 아니었다.

 지금 그녀를 위해 해줄 수 있는 것은 이것이 전부였다.

 잠시 안아주는 것, 그리고 괜찮다고 말해주는 것.

 "아, 언니 나 정말로 괜찮은데."

 괜찮다고 그렇게 똑같은 말을 반복하던 희정은 그녀의 어깨에서 또다시 펑펑 울었다.

 "괜찮아. 괜찮아, 희정아."

 
작가의 말
 

 재원아, 너는 내가 만든 최고의 작품이야.. (햘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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