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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아이돌스토리
7人7色 아이돌과의 가상연애
작가 : 엘리신
작품등록일 : 2020.7.31

이름도 없던 소속사의 연습생에서 세계 최고가 되기까지 앞만 보고 달려온 7명의 청년들.
365일 지속되는 살인적인 스케줄에 서서히 지쳐갈 무렵이었다.

어느날 갑자기 소속사가 케이블 방송사와 연계하여 리얼 가상연애 프로그램을 제작했다.
20대 중,후반이 되도록 연애한번 제대로 못했었다. 친한 걸그룹도 없었다. 그저 아이돌이
되기 위해 피땀만 흘리며 살았던 7명의 멤버들은 곧장 멘붕이 오고야 마는데...


*이 소설은 실제 연예인 보이그룹을 모델로 하여 80%이상 재 구성된 가상 아이돌 로맨스 소설입니다.*

 
술 마시면 나오는 진심
작성일 : 20-08-13 23:02     조회 : 323     추천 : 3     분량 : 506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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맑은고딕 나눔고딕 돋움 굴림 궁서 바탕
13 15 17 19 21

 사실 숙소에서 둘만 술을 마시는 것도 미안스러웠다. 그래서 제안했는데 다행히 윤재도 동의했다. 거기에 정민은 독점욕이 전혀 없었다. 자신의 데이트 시간인데도 숙소에 도착하자마자 서둘러 나머지 형들과 막내를 호출하였다.

 

 이때 윤재가 매니저 형님에게 부탁하여 나술도 더 사러 가셨다. 지원은 늦은 밤중이라 매니저님께 정말 미안했다. 그런 지원의 표정을 보고 윤재가 딱딱하게 입을 열었다.

 

 “그러라고 급여 받는 거야. 너무 미안해하지 마.”

 

 잠시 후, 윤재와 정민이 함께 배달시킨 것들이 속속 도착했다. 모두들 거실에 옹기종기 모여 앉았다. 고기를 먹고 들어와서 아직도 속이 부른데 따뜻한 치킨을 보자니 저절로 맥주가 들어갔다.

 

 지원이 말없이 술만 마실 무렵, 늘 같이 살고 매일 보면서도 멤버들은 서로 웃으며 방송 얘기, 춤 얘기, 노래 콘셉트에 대해서 대화를 나눴다. 지원은 딱히 끼어들 말이 없었지만 이들의 우정과 직업 정신에 실로 감동받았다.

 

 “항상 우리는 음악에 진심을 녹여야 해.”

 

 리더의 말에 윤재가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우리도 사람인데 매일 행복할 수는 없잖아? 힘들고 아프고 가끔 두렵고 무서운 것, 이런 것도 음악에 녹이면 좋겠어. 그게 우리를 믿고 따라와 준 팬들한테 진심을 보여주는 길 같아. 더 이상 가면을 쓰지 않고 본연의 얼굴로 팬들한테 먼저 다가가 주자.”

 

 윤재의 말에 다들 동감했다.

 

 “결국 우리도 같은 사람이야. 이걸 강조!”

 

 맏형 석재의 말에 리더가 말을 이었다.

 

 “우리 데뷔 때 생각해봐. 우리가 소신 있게 쓴 노래 가사들을 떠올려봐. 언젠가는 우리의 진심을 알아주길 바라면서 하루하루 노래하고 춤 췄잖아.”

 

 그러자 현석이 그때를 떠올리는 듯 웃으며 말했다.

 

 “세상의 편견 같은 거 우리가 무너트리자고 그땐 되게 자신만만했었지.”

 

 그러자 리더가 현석의 어깨에 손을 올리며 말했다.

 

 “그러니까 우리는 그때나 지금이나 변한 게 없다는 걸 팬들한테 보여줘야 해.”

 “그러면서 우리도 팬들과 같은 꿈을 꾸고 같은 걸 느끼고 두려워 한다는 걸 메시지를 보내주는 거야. 바로 우리만의 솔직한 음악으로.”

 

 마지막을 윤재가 장식하자 다들 웃으며 동의했다. 지원은 단순히 즐기는 술자리 토크였지만 진심을 다해 팬들을 생각하는 멤버들의 마음을 알게 되었다.

 

 이들은 특히 예능프로그램 녹화시간임을 뻔히 알면서도 진실 된 모습들을 보였다. 리얼리티란 바로 이런 것임을 그들은 지원에게 오히려 가르쳐 주고 있었다.

 

 지원은 홀짝홀짝 그들의 대화를 들으며 마시다 보니 어느새 한 캔을 다 마셨다. 이때 눈치 빠른 막내가 냉장고에서 시원한 캔을 하나 가져와 내밀었다.

 

 “누나, 더 마셔요.”

 

 이제야 편해진 걸까? 그의 낯가림이 이틀 만에 없어진 느낌이 들었다. 반짝이는 눈으로 자신을 바라보며 캔을 따주기까지 하는 모습에 지원이 웃어주었다.

 

 그러자 막내 멤버도 조금 미소를 지었다. 웃으니까 또 다른 매력이 느껴지고 제법 귀여운 얼굴이 나왔다. 이런 막내의 모습을 유난히 좋아하는 정민이 그의 턱을 쓰다듬었다.

 

 “이제 누나한테 잘하네?”

 “캔 하나 준 것 같고 뭐.”

 

 하지만 민국은 그 후에도 조금씩 지원을 챙겨주었다. 다른 형들과 섞여 이런저런 얘기를 하다가 문득 통통한 치킨다리까지 집어 접시에 놓아주었다. 그런 모습을 지원이 멍하니 바라보자 막내는 부끄러워했다.

 

 그러면서도 힘을 써야 할 일이 생기면 남자답게 행동하고 말했다. 윤재의 심부름으로 맥주를 더 사올 때도 혼자서 봉투 3개를 들고 오기도 했다. 지원은 그런 막내가 팔 근육을 자랑하자 지원은 저도 몰래 박수까지 쳤다.

 

 “아, 제가 술 취했나 봐요.”

 “그러게? 보기보다 술 잘 마시네?”

 

 윤재의 말에 지원은 뜨거워지는 두 볼을 손바닥으로 감싸고 고개를 저었다.

 

 “적당히 마시는 편이에요. 취하지 않을 정도로만.”

 “나도 그러는데? 사실 맥주보단 소주나 양주를 더 즐겨.”

 “저는 소주가 약해서요.”

 

 윤재가 두 볼이 붉어지기 시작한 지원을 보고 피식 웃었다.

 

 이때 정민은 제 짝꿍을 놔두고 리더와 대화에 빠져있었다. 그래서 지원은 윤재와 민국과 더 대화를 통해 교감했다.

 

 처음 보는 사람과 친해지기 힘들다는 막내는 어느 순간 지원에게 자신이 하고 싶은 일도 말해주었다. 지원은 이야기를 계속 들으면서 생각했다.

 

 막내는 확실히 정민보다는 많이 어른스러운 점이 있었다. 물론 형들 앞에서는 유독 어리광이 있긴 했지만 그것마저 멋졌다.

 

 ‘나 왜 이래? 자꾸 민국이가 괜찮게 보여.’

 

 그녀가 살짝 막내에게 빠져있을 무렵 누군가 지원의 손을 덥석 잡았다. 바로 정민이었다. 탁자 밑으로 그의 작은 손과 겹쳤다. 지원은 딱히 놀라지 않았다. 그러나 옆에 있던 민국은 괜히 신경 쓰였다.

 

 물론 겉으로는 아닌 척 했지만 마음이 자꾸 착잡해지고 있었다. 사실 처음에는 형들 눈치를 보느라 일부러 지원에게 낯을 더 가렸다. 하지만 그도 이제 23살 청년이었다. 더 이상 어린 고등학생에 철부지 꼬마가 아니었다.

 

 사춘기 시절은 아이돌 활동하느라 여자들에게 철벽을 쳤었다. 하지만 지금은 여자에게 관심을 가져도 될 나이가 되었다. 그래서 지원에게 조금씩 관심이 자라나고 있었다.

 

 “형, 치킨 만진 손으로 더럽게 누나 손을 잡고 그래?”

 

 그 첫 번째로 오늘 데이트 미션중인 정민에게 괜히 심통을 부렸다. 평소 잘 씻고 깔끔하기로 소문난 막내다운 말투였다. 그러자 정민은 술이 반쯤 취한 귀여운 얼굴로 말을 꺼냈다. 확실히 취하니 말투가 더 아기같이 변했다.

 

 “아까 물티슈로 닦았어.”

 “그래도 안 돼. 물티슈에 형광물질이 얼마나 많은데.”

 “힝, 저놈은 너무 까칠해.”

 

 정민은 냉큼 지원의 손을 놓았다. 종일 잡고 있었던 손이라 그런지 아무 느낌이 없었다. 남녀 사이에 뭔가 달짝지근한 분위기가 생겨서 잡는 손이 느낌이 더 좋았다.

 

 그 상황이 아니면 딱히 좋은 감정보다는 형식적이라 아무 느낌이 생기지 않는다. 바로 정민과 잡은 손이 그랬다. 지원에게 그런 생각이 들 무렵 막내가 적절하게 치고 들어와 주었다.

 

 “자, 시간도 늦었는데 마저 마시고 자리도 치우자.”

 

 곧 술기운이 올라온 리더가 말했다. 물론 아직 술고래인 석재와 정민은 불만을 호소하였다. 그러나 내일은 내일의 스케줄이 그들을 기다리고 있었다.

 

 매니저님도 슬슬 자리에서 일어나고 있었다. 남은 캔을 탈탈 털어 마시고 막내와 지원도 일어났다. 남은 치킨들은 잘 포장하여 냉장고에 넣어두었다.

 

 그 사이에 멤버들은 캔들을 치우고 자리를 정리하고 걸레질도 하였다. 진짜 이들을 왜 가족 같다고 하는지 확실하게 알았다. 그들은 늘 함께 치우고 함께 어질렀다.

 

 또한 누가 나이 많고 누가 어리다고 토를 달지 않았다. 막내들은 형들의 말에 일사분란하게 움직였다. 지원이 주방을 치우자 모두들 거실의 불까지 껐다.

 

 정민은 통통한 두 볼을 실룩거리며 이 시간을 조금 아쉬워했다. 지원은 볼 빨간 사춘기 소년처럼 귀여운 모습에 넘어가기 직전이었다. 할 수 없이 피곤하지만 먼저 제안하였다.

 

 “우리 테라스에 나가서 바람 쐴까? 술도 깰 겸.”

 “응, 좋아.”

 

 지원은 정민과 함께 조용히 테라스의 미니 정원으로 나왔다. 제법 봄기운이 느껴지는 날씨였다. 단 둘이만 있으면 할 말이 많을 것 같았다. 그러나 의외로 조용해지고 말았다.

 

 그는 술에 취하면 치명적으로 귀여워지기만 하구 말이 줄었다. 그러나 본성은 어디 안 가는 것. 지원까지 조용해지자 정민이 용기 내어 먼저 말문을 열었다.

 

 “내가 노래 불러줄까?”

 

 저녁 내내 듣던 노래였지만 기계음이 아닌 라이브는 또 새로운 멋일 거라고 생각했다.

 

 “응, 불러줘.”

 “내가 요새 만드는 중인 노래 한 소절 미리 불러줄게.”

 “어? 그러면 비공개 곡이잖아.”

 “아직 멜로디만 만들었어. 가사는 최근에 입혔나? 아, 창피하다. 하지만 네가 제일 먼저 들어줘. 아마 곧 커버로 나오겠지. 윤재 형의 손을 타면 명곡이 될 거야.”

 

 지원은 박수를 쳐주었다.

 

 “와, 너무 기대돼.”

 

 정민은 목소리를 가다듬고 노래를 부르기 시작하였다. 역시 그의 목소리는 미성이라 예쁘고 부드러움이 특징이었다. 직접 작곡한 노래도 딱 자신의 목소리에 맞게 만들었다.

 

 마침 밤하늘을 바라보니 달이 둥그렇게 떠 있었다. 함께 바라보면서 노래에 귀를 적셨다. 이상하게 처음에 올 때는 그리도 떨리던 마음이 지금은 평온해졌다.

 

 이 기분대로 잠을 자면 꿀잠을 잘 수 있을 것만 같았다. 그렇게 시간은 흐르고 두 사람은 어느새 지원의 방문 앞에서 도착했다. 왠지 정민은 아쉬움에 헤어지지 못하고 서 있었다.

 

 “오늘 고마웠어.”

 

 지원의 말에 정민이 대답했다.

 

 “아니야. 내가 고맙고 또 미안했어. 쇼핑할 때도 잘 맞춰주지 못했어.”

 “그런 생각하지 마. 너에 대해 내가 잘 몰랐어. 미리 알아두어야 하는데.”

 “그걸 어떻게 다 파악해. 우리 이제 3일 봤어. 그만큼 나도 너의 성격과 취향을 다 몰랐잖아. 그러니까 내일 다시 데이트 할 때는, 그때는 어긋나지 않을 거야.”

 

 자신을 이해해주는 지원의 말투에 정민은 활짝 웃어주었다. 보면 볼수록 맘에 드는 구석이 많은 여자였다. 정민은 수줍지만 손을 뻗었다. 지원은 그의 귀여운 눈매를 올려다보았다.

 

 “저기…….”

 “응.”

 

 지원이 대답하자 뜸을 드리던 정민이 말을 이었다.

 

 “인사 차원에서 널 안아 봐도 돼?”

 

 정말 스킨십 하나도 이 그룹은 전부 허락을 받았다. 얼마나 연애 고자들이면 이럴까. 그럼에도 인성들이 좋은 정민을 생각하면서 지원은 고개를 끄덕였다.

 

 “응, 괜찮아.”

 

 정민은 부끄러운 표정을 지으면서 가까이 다가왔다. 팔을 뻗어 가녀린 지원을 제 품에 안았다. 지원의 향기가 솔솔 코로 파고들었다.

 

 ‘이래서 태영이가 그토록 가만있지 못했나.’

 

 여자를 처음 안아 본 것은 아니나 이토록 좋은지 몰랐었다. 하긴 중학교 때 연애가 무슨 진짜 연애인가. 정민은 그 생각에 피식 웃었다.

 

 “고마워.”

 

 이내 정민이 팔을 풀었다. 이때 둘의 눈빛이 교환되었다.

 

 맑고 순수한 그의 눈매가 그녀의 가슴속에 파고들었다. 물론 정민도 마찬가지였다. 생각보다 안는 느낌이 좋았던 그녀에게 빠져들었다. 생전 처음 느끼는 남자어른의 마음이었다.

 

 ‘휴, 내가 미쳤나봐.’

 

 자꾸 땀은 나고 몸은 떨리고 술까지 마신 직후라 달아올랐다. 하지만 실수를 범할 수는 없었다. 그저 참는 것으로 이 마음을 대신하기로 하였다. 지원이 방문을 향해 몸을 돌렸다. 원래 주인의 방문을 지원이 열었다.

 

 “잘 자.”

 “너도 잘 자.”

 

 정민은 아쉽지만 지원이 방안으로 들어가는 모습을 전부 지켜보았다. 아쉽지만 재미있던 하루가 끝이 났다. 지원은 씻고 난 다음 침대에 누웠다. 아직까지는 순탄하면서도 다양하게 데이트도 즐기고 멤버들과 함께 지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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