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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아이돌스토리
내 여자친구는 아이돌?
작가 : 연초록달팽이
작품등록일 : 2020.8.9

'아이돌'이 등장하는 청춘 성장 멜로 로맨스 판타지? '스토리'입니다.

 
Extra episode : Not extra
작성일 : 20-08-13 18:36     조회 : 219     추천 : 0     분량 : 47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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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언니. 안녕하세요."

 "어? 어, 희정이 안녕."

 대기실에 도착하자마자 불쑥 먼저 밝게 인사하는 희정을 보며 연이는 순간 어색함을 느꼈다.

 뭐지. 원래 저런 이미지였나.

 그동안 연이가 겪어본 희정은 말그대로 소심한 아이였다.

 그것도 엄청.

 비슷한 또래지만 심할 정도로 왈가닥하는 윤이와는 달리 항상 조용하고 너무도 차분한 아이.

 인사를 할 때도 인삿말 대신에 공손하게 꾸벅 고개를 숙이는 아이.

 연이는 사실 그것이 당연할 수도 있다고 생각했다.

 연습생 시절을 내내 함께 한 윤이와 다르게 다른 소속사에서 데뷔를 위해 넘어왔던 그녀가 이미 익숙한 둘의 사이에서 낯을 가리는 건 당연한 거니까.

 특히 소심한 성격이라면 더더욱이 적응하기 힘들겠지.

 그래서 항상 먼저 인사를 건네는 것은 연이의 차지였다.

 새로운 장소에 적응한다는 것이 얼마나 힘든 것인지 아니까, 그녀는 희정이 언젠가 먼저 다가와주기를 기다리며 그녀에게 인사를 건넸다.

 그러면 또 고개를 잔뜩 숙이고, 네 하는 게 전부였던 아이가 바로 그녀가 알고 있는 희정이라는 아이였다.

 불과 어제까지만 해도 말이다.

 벌써 2년이 되어가는 지금까지도 여전하던 그녀가 오늘은 불쑥 먼저 인사를 건넸다.

 게다가 지금은..

 "언니. 저랑 어디 가서 이야기 좀 할 수 있을까요?"

 "어? 어. 그래. 지금?"

 본 적 없는 적극성까지 들이밀며 희정은 연이의 물음에 고개를 살짝 끄덕였다.

 "빨리 가요, 언니. 지각쟁이 오기 전에."

 그녀는 연이에게 팔짱을 가득 끼고 몸을 착 붙인 채 그녀를 끌고 갔다.

 연이는 영문도 모른 채 그녀에게 질질 끌려 대기실 밖을 나섰다.

 그리고 몇 분 뒤 쿠당탕 왁자지껄한 발소리가 울리더니 대기실 문이 활짝 열렸다.

 "헬로, 에브리 바디! 오늘은 약속시간보다 일 분 빨리 왔지롱!"

 텅 빈 대기실을 향해 윤이 소리쳤다.

 그러자 당연한 것처럼 그녀는 아무런 대답도 들을 수 없었다.

 "뭐야? 아직 아무도 안 온거야? 맨날 나한테만 뭐라고 그러더니! 이런 지각쟁이들 같으니라고!"

 

 ******

 희정은 연이에게 비타민 음료를 하나 건넸다.

 "여기요."

 "고마워."

 음료를 건네어 받으면서도 연이의 머리에는 수많은 생각이 들어찼다.

 무슨 이야기를 하려고 날 끌고 온거지.

 그런 그녀의 마음을 읽기라도 한 듯 희정은 빙긋 웃었다.

 "지금 얘가 왜 이러나 싶죠?"

 "응? 아, 아니야."

 연이는 손사래를 치며 부정했다.

 "그냥 좀, 분위기가 달라진 거 같아서? 원래 이런 성격이었나 싶기도 하고?"

 "히히."

 그녀는 바보처럼 웃더니 음료를 살짝 들이켰다.

 "이거 뇌물이에요. 어제부로 나 언니 팬 됐거든요. 이건 팬이 된 기념으로 주는 선물이랄까? 그리고.. 고마워요."

 "응? 뭐가?"

 "재원 오빠 오늘 아침에 이직했어요."

 "아, 그래?"

 슬쩍 모르는 척 하는 그녀였지만 희정은 누가봐도 이미 다 알고 있는 사람처럼 보였다.

 "그거 고맙다고요."

 ..뭐가? 김실장 이직시킨 거? 아니, 잠깐만 재원 오빠?

 "그게 왜 고마운 데? 너 설마 그 새끼가 너한테 뭔 짓 했어?"

 "..."

 희정은 또 말없이 웃으며 하늘을 바라보았다.

 

 ******

 "안녕하세요. 김재원입니다."

 헐. 이제 막 데뷔한 유마이보이에게도 다른 아이돌들처럼 관리실장이라는 사람이 등장했다.

 "아, 네. 안녕하세요. 현이에요."

 "저는 임희정이에요."

 "저는 소윤입니다!"

 언뜻 보기에도 그는 너무 훤칠했고, 또 퍽 듬직해보여서 파릇파릇 돋아나는 새싹들을 유혹하기에 너무도 알맞은 향을 지니고 있는 듯 했다.

 그리고 역시나 그 향에 이끌려 그에게 단단히 취해버린 이가 하나 있었다.

 "오빠, 이거 먹어요."

 "아, 고마워. 희정아."

 재원은 희정의 머리를 가볍게 쓰다듬었다.

 그의 큼직한 손이 차가운 겨울마저 녹여버릴 듯한 따뜻한 손길로 그녀의 말랑말랑한 마음을 건드렸다.

 사랑이었다.

 안 보이면 걱정되고, 보여도 또 보고 싶고, 생각만으로도 기분이 좋아지는, 짝사랑이었다.

 하지만 다행히도 아이는 생각보다 당돌했다.

 "재원 오빠, 혹시 여자 친구 있어요?"

 그녀의 물음에 재원은 살짝 웃어보였다.

 "아니, 없어."

 아이는 그의 말이 끝남과 동시에 그에게 곧바로 입을 맞췄다.

 "그럼 오빠 내꺼 해요."

 재원은 당돌한 그녀의 기세에 빙긋 웃으며, 그녀를 끌어당겼다. 그리고는 이 당돌한 아이에게 곧장 어른의 키스란 무엇인지를 알려주었다.

 사랑이었다.

 지독한 악연이라고 불릴 만한, 사랑이었다.

 "여보!"

 어느 날 갑자기 등장한 이 여성은 아이를 안은 채 그에게 소리쳤다.

 뿐만 아니라 그녀의 배는 이미 동산처럼 불러, 그녀의 품 말고도 뱃속에도 생명이 하나 더 자리하고 있음을 표명하고 있었다.

 유부남이었다.

 그것도 세 살배기 어린 아이와 임신한 아내를 가진.

 순둥한 얼굴을 가진 이 아내라는 사람은, 그녀를 기만하는 그의 미소 앞에서도 아무것도 모르는 순진한 얼굴로 해맑게 웃고 있었다.

 다만 그것과 마주해버린 한 아이만이 끝없는 좌절과 죄책감의 나락 앞에 놓였다.

 "희정아!"

 재원이 희정의 팔을 붙잡았다.

 "문제 될 거 전혀 없어. 너 나 좋아하잖아. 나도 너 좋아하고. 그럼 된 거잖아."

 그에게 붙잡혀 그를 바라보게 된 그녀는 이미 잔뜩 눈물을 흘리고 있었다.

 "그럼 아내 분은요. 이미 아이까지 있으시잖아요."

 "너를 만나기 전이었잖아. 널 만날 줄 알았더라면 나도 이러지 않았을 거야."

 충격에 휩싸인 희정은 그에게 물었다.

 "아내 분한테 미안하지도 않아요?"

 쏟아지는 눈물을 재원은 커다란 손으로 닦아주었다.

 이미 다른 여자의 눈물을 닦아주었을 손으로.

 그리고는 그 손으로 살며시 그녀의 어깨를 움켜쥐었다.

 "희정아. 나 아직 너 좋아해. 너는 아니야?"

 그 다정한 목소리에 그녀는 또 울컥 차올랐다.

 "좋아해요. 좋아하는데. 이건 아니잖아요. 이러면 안 되는 거잖아요."

 "괜찮아. 괜찮아, 희정아. 벌을 받아야 한다면 내가 다 받을게. 무슨 일이 있든지 내가 다 감당할게. 그러니까 제발 나한테 헤어지자고만 말하지 마."

 그의 손아귀에서, 희정은 어찌할 줄을 몰라 아이처럼 엉엉 울었다.

 포기하기에는 너무 사랑했고, 포기하지 않기에는 비난 받을 수밖에 없는 잘못된 형태의 사랑, 불륜이었다.

 그곳에서 그녀에게 할당된 배역은 감당하기 너무도 어려운 악역이었다.

 그런 그녀의 마음을 알기나 하는 지, 재원은 그의 커다란 품 안에 그녀를 감싸안았다.

 포기하기에는 너무도 따스한 품으로.

 그렇게 한참을 그의 품 안에 잠겨 희정은 분에 넘치도록 펑펑 울었다.

 

 ******

 "잠깐만."

 재원은 희정을 두고 자리를 옮겼다.

 "어, 여보. 딸기? 딸기 먹고 싶어요?"

 욕심이라는 것은 절제할 수 있는 감정이라고 생각했다.

 그렇기에 사람들은 욕심을 포기하고 기꺼이 인내할 수 있는 것이라고 믿었다.

 하지만 그것은 하루, 이틀의 일이었다.

 "미안해. 희정아. 어디까지 말하고 있었지?"

 욕심이란 것은 가질 수록 더 가지고 싶게 만들었고, 빼앗을수록 더 빼앗고 싶게 만들었다.

 어느 새 익숙해져 버린 악역 속에서, 그녀는 이제 자신의 역할보다 더 큰 역할을 원하고 있었다.

 "오빠, 우리 그만해요."

 그녀가 말했다. 그 여자보다 자신을 더 사랑해 달라고.

 "뭐?"

 "아무래도 이건 아닌 거 같아요."

 그녀가 말했다. 지금 당장 내게 사랑을 속삭여 달라고.

 "왜 또 그래. 이제 신경 쓰지 않기로 했잖아."

 "신경 쓰여요. 신경 쓰인다고요! 어떻게 신경을 안 써요. 내가 나쁜 거 나도 아는데, 이기적인 거 아는데, 이제는 오빠 와이프한테 전화 오는 것만 봐도 짜증이 난다고요. 오빠가 완전히 내꺼였으면 좋겠는데, 자꾸 방해하는 그 여자가 이 세상에서 좀 사라져줬으면 좋겠다고!"

 그녀가 말했다. 나는 여전히 너를 원하고 있다고.

 그녀가 말했다. 나를 한 번만 더 따뜻하게 안아달라고.

 "그래서.. 또 헤어지자고?"

 그녀가 말했다.

 "네. 우리 이제 그만해요."

 나는 아직도 너를 많이 사랑한다고.

 그녀는 그 모든 말을 담아 그에게 말했다.

 헤어지자고.

 사귀는 중에도 수십 번을 되뇌었던 그 말.

 그때마다 재원은 희정을 어르고 달래주었다.

 네 잘못이 아니라고.

 모든 것이 다 자신의 잘못이라고.

 그렇게 또 안아주고 입을 맞춰 주었다.

 그렇게 또 사랑하고 사랑해주었다.

 그리고 어쩌면 그날도 희정은 같은 생각을 하고 있었을 지도 모른다.

 자신의 사랑을 기꺼이 그가 알아줄 것이라고.

 그래서 그녀는 또 알량한 죄책감을 해소하기 위해 그에게 쉽게 헤어지자고 말했다.

 하지만 그날은 달랐다.

 "하.. 씨발. 그래, 그만하자."

 그는 처음 보는 얼굴로 그녀 앞에 섰다.

 너무도 낯설고, 차가운 눈빛이었다.

 "나도 이제 지긋지긋하다."

 놀란 눈으로 그를 쳐다보며 아무 말 하지 못하는 희정에게 재원은 쌓여있던 무언가를 쏟아내듯 우수수 날카로운 말들을 내뱉었다.

 "기왕 이렇게 된 거 말해줄게. 니가 니 멤버들 중에 제일 별로인 거 알아? 현처럼 예쁘기라도 하던가, 아니면 윤이처럼 차라리 귀엽고 애교라도 있던가, 넌 아무것도 없잖아. 그러면서 그냥 어린 거 하나 장점으로 들고 내가 계속해서 공주님 대접이라도 해주길 바란 거야?"

 재원은 잔인하게 그녀에게 쏟아내고는 그녀 앞에서 담배를 꺼내들었다.

 그녀의 앞에서는 단 한 번도 피워본 적 없는 것이었다.

 그는 아랑곳하지 않고 그대로 담배에 불을 붙였다.

 칙 피어오르는 기름내가 역겹게 울려퍼졌다.

 "분수라는 게 있어. 딱 그정도. 나한테 너는 딱 이 정도야."

 왜 또 눈물은 흐르는 걸까.

 독하게 뱉어낸 담배연기 때문인지, 그녀의 눈에는 또 눈물이 고였다.

 "그래, 헤어지자. 나도 이제 너 칭얼거리는 거 더는 못 참겠으니까."

 그는 아무런 미련도 없는 사람처럼 툭 재를 떨어냈다.

 아무런 저항도 하지 못하고 재는 떨어져 나갔다.

 분수라는 게 있다.

 멀쩡히 잘 살고 있던 수를 뎅강 나누어버리고는 너무도 쉽게 모습을 바꾸어버리는, 분수라는 게 있다.

 소리 없이 뺨을 타고 흐르는 눈물을 변해버린 그는 더이상 닦아주지 않았다.

 그 모든 기억들을, 매정하게 변해버린 그는 더이상 사랑해주지 않았다.

 딱 그정도였다.

 애초에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니었던 것처럼.

 그것이 나의 분수라는 것이었다.

 
작가의 말
 

 세상에 악역이고 싶은 사람이 얼마나 될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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