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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아이돌스토리
내 여자친구는 아이돌?
작가 : 연초록달팽이
작품등록일 : 2020.8.9

'아이돌'이 등장하는 청춘 성장 멜로 로맨스 판타지? '스토리'입니다.

 
아마추어가 프로를 이기는 법
작성일 : 20-08-13 15:23     조회 : 205     추천 : 0     분량 : 43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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맑은고딕 나눔고딕 돋움 굴림 궁서 바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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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래서 친구들이랑 싸웠다고? 나 때문에?"

 "네에! 이게 다 누나 때문이에요. 책임져요."

 언제 이렇게까지 왔나 싶은 이야기가 흐르고 있었다.

 어느 순간부터 누나라고 부르고 있는 이 여자한테 태혁은 평소에 부리지도 않는 땡깡을 부리며 칭얼거리고 있었다.

 "그게 왜 나 때문이야. 니가 ㅉ.. 아니, 그게 중요한 게 아니라."

 연이는 불쑥 휴대폰을 꺼내들었다.

 그러더니 휴대폰 메세지 기록을 훌훌 훑어내리기 시작했다.

 그리곤 태혁과 문자한 기록을 찾아 그에게 들이밀었다.

 "그럼 너는 여기서 '네, 안녕하세요.'만 보낸 거야?"

 태혁이 고개를 끄덕였다.

 "...너 나 싫어?"

 "?? 아니요."

 "근데 왜.."

 잠깐만.

 "너 설마."

 아이돌이 되겠다는 일념 하나로 이미 너무 오래 연애를 쉬어버린 연이었다.

 능구렁이 같은 그녀의 눈치가 방심한 사이 어물쩍 태혁을 넘어선 것일지도 모른다.

 딱 보니까 이제서야 보였다.

 행동 하나 하나 어색하고, 말투 하나 하나 불안한, 연애 고ㅈ..

 근데 왜 내 레이더 망에 안 걸렸지? 착각인가?

 혹시나 하는 마음에 그녀는 물었다.

 "문제 하나 내볼게, 맞춰볼래?"

 태혁은 의아한 표정을 지었다.

 그를 앞에 두고 그녀는 갑자기 퀴즈쇼를 시작했다.

 "자, 너랑 엄청 친한 여자 애가 있어. 영흰지 뭔지 하는 애가. 근데 영희 걔가 갑자기 너한테 챡 붙어서 물어보는 거야. 우리 집에 라면 먹으러 갈래?"

 연이는 혼자 원맨쇼를 하듯 연기를 했다.

 그러다 돌연 태혁을 바라보며 물었다.

 "그럼 너는 뭐라고 대답할 거야?"

 "음.."

 그녀의 질문에 그는 고민하기 시작했다.

 그래. 틀렸어. 고민하는 거부터가 얘는 틀려먹었다고.

 "누나, 근데.."

 "어?"

 "제가 아는 여자가 없어요."

 "아.. 너어는 진짜."

 완벽하다. 얘는 진짜다. 세상의 때가 하나 묻지 않은 듯한 순수한 결정체 그 자체.

 그녀는 그가 결코 만만하지 않은 상대임을 깨달았다.

 "오케이. 그럴 수 있어. 우리 족발이나 먹자."

 "이렇게 끝이에요?"

 "응, 끝이야."

 "..다음 문제 안 내줘요?"

 "응, 안 내줘. 돌아가."

 연이는 그대로 맥주를 들이켰다.

 "나랑 잘래?"

 "푸헠. 콜록, 콜록, 켈렉, 켈렉."

 연이는 예상치 못한 공격에 속수무책으로 당했다.

 그녀는 잘못 삼켜버린 맥주에 연신 기침을 해대었다.

 "괜찮아요? 물 마실래요?"

 태혁은 걱정스러운 마음에 그녀의 물컵에 물을 따라주었다.

 연이는 한참을 더 기침을 해대더니 조금 진정이 되자 태혁이 따라 놓은 물을 벌컥벌컥 들이켰다.

 그러고나서야 그녀는 커다란 숨을 한 번 몰아쉬었다.

 "너 방금.."

 "첫 번째 문제 정답이요."

 연이가 무슨 말을 해버리기 전에 그는 먼저 대답했다.

 기침 때문인지 조금 빨게 진 그녀의 얼굴 앞에 그는 약간은 여유로운 표정으로 그녀를 바라보고 있었다.

 "이제 다음 문제 내줄거에요?"

 "아.. 응.."

 그녀는 그의 요구에 다음으로 어떤 문제를 내야할 지 고민했다.

 아니, 근데 잠깐만. 내가 왜?

 실컷 여유로운 표정으로 그녀를 바라보던 그를 떠올리며 왠지 얄밉다는 생각이 들었다.

 강아지가 아니라 고양이였나?

 "싫어. 안 내줄 거야."

 "아, 왜요."

 "몰라. 갑자기 너 좀 알미워."

 태혁은 툴툴거리는 연이를 보며 살짝 웃었다.

 "그러면 내가 문제 낼래요. 이번엔 누나가 맞춰 봐요."

 그의 제안에 그녀는 그녀도 모르게 긴장했다.

 약간 말리는 느낌이랄까.

 하지만 그녀는 프로였다.

 그녀는 그의 페이스에 더이상 말려들지 않을 자신이 있었기에 그 어떤 문제가 나오든 막아낼 수 있는 단단한 철벽을 준비했다.

 그런 그녀에게 아주 농밀하고 위험한 웃음을 짓는 태혁이었다.

 "26 곱하기 37은?"

 "야, 이 미친놈아."

 태혁은 키득키득 웃었다.

 "장난이에요. 너무 긴장하신 거 같아서."

 그런 그의 옆으로 슬쩍 과거의 기억이 스쳐지나갔다.

 '아, 언니!'

 '장난이야, 너무 긴장한 거 같아서.'

 수연이 긴장한 연이의 머리를 부드럽게 쓰다듬었다.

 '너무 긴장하지마. 내가 볼 땐 니가 이 오디션 장에서 최고야.'

 그리고는 살포시 안아주었다.

 그 따뜻한 품 속에서 연이는 수연의 목소리를 들었다.

 '그리고 니가 제일 예뻐.'

 연이는 수연의 품에서 빙긋 웃었다.

 '당연하지. 나 최연이야.'

 '그래, 그래. 우리 최연이양, 긴장하지 말고 평소 하던 것처럼만 해. 끝나면 언니가 너 먹고 싶은 거 다 사줄게.'

 '진짜? 진짜지? 진짜 먹고 싶은 거 다 사줄거지?'

 수연은 쫑쫑거리는 연이를 보며 고개를 끄덕였다.

 '그래. 진짜 다 사줄게. 뭐 먹고 싶은데?'

 '음.. 맛있는 거!'

 '뭐? 맛있는 거 뭐?'

 '음.. 히히. 몰라, 맛있는 거!'

 "제가 맛있는 거 사줄게요."

 "어? 뭐라고?"

 "뭐야. 내 말 하나도 안 들었어요?"

 "안 들은 게 아니라, 못 들은 거거든. 그래서 뭐라고 했는데?"

 "내일도 시간 있으면 나랑 놀아주면 안돼요?"

 "아.. 어, 미안. 내일은 안 될 거 같은데."

 "왜요? 바빠요?"

 "응. 내일 스케줄이 풀이라서."

 부정적인 그녀의 대답이 떨어지자, 그는 금방 시무룩한 표정을 지었다. 다시 강아지.

 "주말에 볼까? 주말은 시간 괜찮은데."

 "네!"

 태혁은 기다렸다는 듯이 긍정의 대답을 쏘아올렸다.

 보이지도 않는 꼬리가 살랑거리는 느낌이었다.

 다시 우위를 차지한 여우는 만족을 느끼며 빙긋 미소를 던져주었다.

 "그래. 그럼 우리 딱 이거까지만 마시고, 주말에 놀자."

 "...더 마시면 안돼요?"

 "어, 안 돼. 돌아가. 나 내일 스케줄 많다니까."

 어쩔 수 없는 이유에 그는 더이상 칭얼거리지도 못했다.

 그런 그의 잔에 연이는 쨍하고 잔을 부딪친 뒤 남아있는 술을 몽땅 털어냈다.

 

 ******

 "그냥 가도 된다니까."

 굳이 먼 곳에 있지도 않은 연이의 차까지 태혁은 쫄랑쫄랑 따라왔다.

 그녀는 대리기사님에게 자신의 차키를 넘겨주고는 쫄랑 따라온 태혁에게 핀잔를 주었다.

 그러자 태혁은 툭 반항했다.

 "내 맘이에요."

 "풉. 그래. 니 맘이지. 생각보다 너 말 잘 안 듣는다."

 그녀는 싱긋 웃더니 차 문 손잡이를 잡았다. 덜컥.

 "나 간다."

 "...잘 가요."

 부담스러울 정도로 풀이 죽은 태혁의 목소리에 연이는 뒷좌석 문을 열다 말고 또 다시 핀잔을 주었다.

 "뭐. 나 가지 말까? 여기서 잠이라도 자?"

 가로등 불빛을 껴안은 태혁의 고개가 보일 듯 말 듯 끄덕였다.

 "라면 먹고 가요, 누나. 우리 집에 라면 많아요."

 "어머. 얘 미쳤나봐."

 연이는 말과는 다르게 생긋 웃었다.

 "다음에 먹으러 갈게. 나는 비빔라면 좋아해."

 그녀는 손을 살짝 흔들어 보이고는 그대로 뒷자석에 올라탔다.

 그것을 가만히 바라보고만 있는 태혁 앞으로 짙게 썬팅된 차창이 슬그머니 고개를 숙였다.

 "야, 근데 너 친구들이랑 꼭 화해해라. 괜히 또 내 핑계 댈 생각하지 말고."

 "으.. 잔소리."

 "씁! 주말에 보면 내가 그거부터 물어볼 거야. 알았어?"

 "알았어요.. 대신 집에 도착하면 문자해줘요."

 "뭐? 참나. 내가 왜?"

 연이는 어처구니 없다는 듯 코웃음을 쳤다.

 예상치 못한 반응에 태혁은 또 순간 과했나 싶은 생각에 잠겼다.

 "니가 해, 바보야. 맨날 뜸만 들이면 밥이 되냐?"

 연이는 짧은 창 틈 사이로 혀를 삐쭉 내밀어보였다.

 "진짜요? 그럼 전화해도 되요?"

 "안돼."

 그녀는 챱 하고 창문을 올렸다.

 창문이 닫히고 조금 후 그녀의 차에 시동이 걸리며 도롱도롱 매연을 뱉어냈다.

 그리고 또 조금 후 슬며시 앞을 향해 나아가기 시작했다.

 태혁은 그 뒤꽁무니를 한참동안 쳐다보았다.

 차는 점점 조그마해 지다가 이내 휘리릭 모습을 감췄다.

 차가 시야에서 사라지자 태혁은 그대로 땅 위에 주저 앉았다.

 하.. 차까지 귀여워 보이면 어쩌라는 거냐고.

 따스한 봄바람에 힐끔힐끔 꽃향기가 고개를 내밀었다.

 약간의 알코올 기운과 또 약간의 봄내음을 간직한 그는 설렘으로 가득 두근거리는 심장에 몸을 주체하지 못했다.

 달빛마저도 달콤해진 그 거리 위에서 그는 한 걸음 한 걸음 오늘의 기억을 곱씹으며 천천히 집을 향했다.

 

 ******

 "여보세요."

 "여보 아닌데요."

 아, 미친. 태혁은 간지러움을 참지 못하고 자신의 손을 잘근잘근 씹었다.

 "..연이세요?"

 "야, 죽을래? 내가 너보다 한참 누나거든?"

 "아, 그렇구나. 깜빡했어요. 집에는 잘 들어갔어요?"

 "응. 너도 잘 들어갔지?"

 "넵!"

 "..."

 "..."

 경쾌한 태혁의 대답 이후로 잠시 정적이 흘렀다.

 무, 무슨 말을 해야 되지.

 휴대폰을 쥔 태혁의 동공은 지진이라도 난 듯 마구 흔들렸다.

 "너 할 말 없지."

 연이는 역시나 프로다운 실력으로 서투른 아마추어의 정곡을 찔렀다.

 "아, 아니에요. 있어요 할 말."

 "뭔데."

 "..."

 아, 씨. 머리야, 생각해라. 나 지금 뭐라고 말해야 되냐고.

 하지만 매정하게도 머리는 자신의 주인을 외면했다.

 "할 말 없잖아."

 "이, 있잖아요."

 태혁은 열심히 뜸을 들였다.

 풉. 억지로 쥐어짜내느라 머리에 쥐 좀 나겠네.

 "야, 나 내일 스케줄 때문에 이제 정말 자야 돼. 할 말 없으면 끊고 다음에.."

 "누나. 잘 자요. 내 꿈꿔요."

 뚝. 후다닥 뱉어낸 태혁의 말을 끝으로 전화가 끊겼다.

 "... 이 망할 꼬맹이가 사람 말하고 있는데 끊고 있어."

 그녀는 끊어진 휴대폰을 한참을 바라보다가 피식 웃었다.

 
작가의 말
 

 잘 자요는 역시 성시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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