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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아이돌스토리
파랑새 길들이기
작가 : 너굴토끼
작품등록일 : 2020.7.2

아이돌 전성시대.
소위 그렇게 불리는 시대가 시작되었다.
세계적으로 한국에 대한 관심 특히, K-pop에 대한 세계인들의 관심이 높아지면서
각 연예기획사들은 남, 여 그룹 가리지 않고 많은 아이돌들을 만들어냈고, 사라졌다.

이런 아이돌 전성시대에 단 한 번의 프로듀싱만으로
최정상 인기를 만들어내는 HAWK(매)라는 별명을 가진 프로듀서가 있었다.
그런 그녀가 오래 전부터 극비로 준비해오던 4명의 남자 연습생을 드디어 데뷔시키려 했건만,
그 시작부터 일이 꼬이기 시작한다?!

‘개인폰 금지령’를 핑계로, 자신들에게 자유를 주지 않으면
데뷔 프로듀싱을 받지 않겠다는 건방진 연습생들을 보며,
가연은 한 가지 묘책을 떠올리고 그들에게 자유와 데뷔를 건 내기를 제안하게 되는데…….


클래식만을 최고로 여기는 신인 프로듀서 유민재와 신인 남자 아이돌 [Blue Birds]의 연예계 생존기.

 
04
작성일 : 20-08-13 01:11     조회 : 207     추천 : 1     분량 : 45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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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야, 젊은 여성 지휘자라니 대단하네.”

 “…대단한 건가요?”

 

  지하 대기실로 향하는 계단.

  뻐근해진 어깨를 풀며 계단을 내려가던 민재는 어디선가 들리는 사람들의 이야기에 걸음을 멈추었다.

  젊은 여성 지휘자, 그것은 민재를 가리키는 말이었다.

  민재는 슬쩍 고개를 돌려 자신에 대해 말하는 이들을 바라보았다.

  목에 걸린 출입증을 보아하니 열린음악회의 스텝들이었다.

 

 “너, 저 친구 몰라? 클래식계에서 주목받는 루키잖아. 신문에도 여러 번 나왔었고, 대타였긴 해도 큰 무대도 몇 번 섰었는데.”

 “아, 정말요? 그 정도의 사람이었어요? 제가 클래식 쪽은 완전 문외한이라…….”

 “방송국에서 계속 일할 거면 뉴스에 나온 사람 얼굴 정돈 기억해라. 유민재. 아직 정식으로데뷔한 건 아니지만, 떠오르는 클래식 지휘자 겸 작곡가 유망주잖아.”

 

  손에 커피를 들고 있던 스텝은 민재에 대해 꽤 잘 알고 있었는지, 자신감에 찬 목소리로 말했다.

  덕분에 후배로 보이던 사람은 멋쩍은 웃음을 짓다 이내 의아한 듯 입을 열었다.

 

 “그 정도라니 대단하긴 대단한 사람인가 보네요. 그런데 그런 사람이 왜 아직도 국내에 남아있데요?”

 

  후배의 질문에 스텝은 잠시 주위를 살폈다.

  자신들 외에 누군가 있지 않을까 충분히 살핀 후 그는 계속해서 말을 이어나갔다.

  그 근처에 민재가 숨어 있는지도 모르고 말이었다.

 

 “너는 진짜 클래식 쪽으로는 완전 문외한이다. 소위 천재라 불리는 사람들이 갖고 있는 특별한 청력, 실력, 능력, 다 갖추고 있으면 뭐해. 애초에 ‘여성’이라는 근본적인 문제가 있는데.”

 

  스텝은 진심으로 민재가 ‘여성’이라는 점에 대해 안타까워하며 말했다.

  그러나 그의 말을 이해하지 못한 후배가 되물었다.

 

 “여성인 게 뭐, 안 좋은 겁니까?”

 “……그 정도는 상식이잖아, 상식. 클래식은 아직도 보수적이라 남녀차별이 굉장히 심하다고. 조성진이 수상한 쇼팽 국제 피아노 콩쿠르만 해도 수상자 중에 여성이 별로 없어. 하다못해 피아노, 바이올린만 해도 그러는데 하필 클래식계에서도 남녀차별이 가장 심한 분야인 지휘자를 목표로 한다잖아.”

 “아아…….”

 “요즘 같은 세상이니, 어떻게 보면 좀 이유가 안타깝기는 한데…. 그래도 어떡하냐. 여성 지휘자로서 세계적으로 인정받는다는 건 낙타가 바늘구멍을 통과하는 것만큼이나 어려운 거야. ‘유리 포디엄’을 깬다는 건 다 그런 거야.”

 “……그거 진짜 안 된 일이네요.”

 “우리가 안 되었다고 해도 뭐 해결책이 있나. 시답지 않은 소린 여기까지만 하고 리허설 마무리나 하러 가자고.”

 

  때마침 커피를 모두 마신 스텝은 종이컵을 휴지통에 버린 후 후배와 함께 공연장으로 향했다.

  그리고 그들의 이야기를 전부 들은 민재 역시 조용히 발걸음을 옮겨 대기실로 향했다.

  민재의 얼굴은 몹시 굳어있었지만 말이다.

 

 * * * *

 

  오케스트라단의 넓은 대기실 문이 활짝 열렸다.

  민재는 아무도 없는 대기실 안으로 들어와 조금은 신경질적으로 털썩 의자에 주저앉았다.

  마치 자신에 대해 잘 아는 사람처럼 말한 스텝 때문이었을까.

  민재는 리허설 전에 떠올렸던 교수와의 대화가 다시금 생각났다.

 

 [제가!!! 혹시 제가, 여자이기 때문입니까……?]

 

  민재는 머릿속을 어지럽히는 목소리에 고개를 세차게 좌우로 흔들었다.

  그러나 이내 어디선가 들려온 교수의 목소리는 민재의 머릿속을 장악하고 떠나질 않았다.

 

 [……그래. 네가 지휘자를 목표로 하는 이상 여자였기 때문에 인수에 비해 쾰른에서 인정받을 수 있던 ‘경력’이 모자랐던 걸 거다.]

 [……하필 클래식계에서도 남녀차별이 가장 심한 분야인 지휘자를 목표로 한다잖아.]

 [요즘 같은 세상이니, 어떻게 보면 좀 이유가 안타깝기는 한데…. 그래도 어떡하냐. 여성 지휘자로서 세계적으로 인정받는다는 건 낙타가 바늘구멍을 통과하는 것만큼이나 어려운 거야. ‘유리 포디엄’을 깬다는 건 다 그런 거야.]

 

  교수의 목소리가 조금 전 떠들던 스텝의 목소리와 겹쳐져서 더더욱 시끄럽게 머릿속을 울렸다.

  결국, 민재는 신경질적으로 손에 잡힌 볼펜을 집어 던졌다.

  그러자 머릿속을 울려대던 교수와 스텝들의 목소리가 곧 팅! 하며 벽에 부딪힌 볼펜 소리와 맞물려 사그라졌다.

  그제야 민재는 호흡을 가다듬으며 다시 의자에 털썩 주저앉았다.

  그리고 겨우 화를 삭이며 중얼거렸다.

 

 “젠장….”

 

 * * * *

 

  한편, 남은 리허설까지 모두 마치고 무대와 장비를 점검 중인 스텝들 뒤로 어느새 가연과 성재는 관계자 명찰을 받고 공연장으로 들어와 있었다.

  한창 바쁘게 무대를 정리하며 움직이는 스텝들을 바라보며, 가연은 아주 작은 목소리로 중얼거렸다.

 

 “보아하니 이전 리허설은 끝나고, 이제 우리 애들 거 무대 리허설 준비하나 보네. 이야, 다들 일개미시네, 일개미.”

 

  성재는 갑자기 필터링 없이 툭 내뱉은 가연의 말에 기겁하여 당황한 목소리로 허겁지겁 그녀의 입을 가렸다.

 

 “그게 대표로써 무대 꾸며주시는 스태프분들께 할 소리야? 따지고 보면 우리 비즈니스 파트너신데.”

 “정확하게는 우리 ‘애들’ 비즈니스 파트너지.”

 

  가연은 대표랍시고 칼같이 정리하며 말했다.

  결국, 성재는 작게 한숨을 내쉬며 고개를 가로저었다.

 

 “어떻게 이런 마인드로 들키지도 않고 일해 온 거야. 진짜 신기할 따름이라니까. 아무튼, 정말 속내를 알 수가 없습니다, 정가연 대표님.”

 “뭐, 내가 직접 일 받아오는 게 아니고, 매니저들이 능력 좋아서 받아오는 거지. 뭐, 물론 그런 능력을 갖춘 매니저들을 잘 구분해서 뽑은 건 이 비상한 머리를 가진 나지만.”

 

  가연이 우쭐대며 말하자, 성재는 아주 작게 비웃으며 그녀에게 핀잔을 주었다.

 

 “훗, 그런 비상한 머리를 준희는 왜 못 잡아서 그렇게 고생인 거냐.”

 

  성재의 말에 순간 말문이 막힌 가연은 그대로 입을 다물었다.

  어쩜 그렇게 얄밉게도 톡 쏘는 건지…….

  가연은 슬며시 성재를 흘겨보다 이내 별일 아니라는 듯 말을 내뱉었다.

  물론 말을 좀 더듬기는 했지만 말이다.

 

 “조, 좋은 아이디어가 아직 안 떠올라서 그런 거라고!!! 곧 그놈들! 어……. 그, 그래! 요 주먹에 쥐고 짤짤~ 흔들 좋은 아이디어가 곧 떠오를 거라고!”

 “그래요, 그래.”

 “……뭐야, 방금 그 아기 다루듯 하는 건?”

 “글쎄요…?”

 

  가연은 성재의 대수롭지 않은 태도에 정색하며 되물었다.

  그러나 성재는 그녀의 질문에 결코 대답해주지 않았다.

  가연은 그런 성재를 보며 묘한 기분을 느꼈지만, 그는 겨우 어깨만 한 번 으쓱할 뿐이었다.

  그렇게 오묘한 분위기가 두 사람을 감쌀 무렵, 마침 성재가 무언가 떠오른 듯 가연에게 물었다.

 

 “그나저나 우리 애들은 언제 도착한대?”

 “……전화해봐?”

 “누구한테, 수연이?”

 “아니, 구영이한테.”

 

  가연은 주머니에서 꺼낸 핸드폰을 흔들어 보였다.

 

 * * * *

 

  그 시각, 샵에서 출발해 평화의 전당을 향해 운전하고 있던 세이지의 매니저, 구영은 때마침 울리는 벨소리에 익숙한 듯 이어폰을 끼며 전화를 받았다.

 

 “네, 채구영입니다.”

 [나.]

 “네, 대표님”

 [어디쯤이야? 도착했니?]

 

  가연의 목소리에 구영은 내비게이션을 확인했다.

  대충 길을 보아하니 도착까지 10분 정도 남은 듯 보였다.

 

 “지금 회기동 들어왔어요. 한 10분 후면 평화의 전당에 도착할 것 같습니다.”

 [그래? 알았어.]

 

  용건만 간단히 확인한 가연이 이내 전화를 끊었다.

  전화가 끊어지자마자 구영은 곧바로 이어폰을 뺐고, 그와 동시에 그의 뒤에서 누군가의 목소리가 들렸다.

 

 “오빠, 방금 대표님?”

 “어.”

 “뭐라셔? 어디쯤이냐고 물으셨어?”

 “아니? 도착했냐고 그러시던데?”

 “…그래?”

 

 * * * *

 

 “회기동이라던데? 곧 도착하겠네.”

 

  구영과 전화를 마치고 돌아온 가연에게 문득 성재가 물었다.

 

 “그나저나 애들은 왜 점검하러 온 거야? 케이팝 페스티벌처럼 꼭 확인해야 하는 무대인 건 아니잖아.”

 “…뭐, 편곡 문제 때문에.”

 “편곡?”

 “어, 오케스트라였거든.”

 

  가연은 가방에서 열린 음악회 큐시트를 꺼내 성재에게 건네주었다.

  큐시트를 확인한 성재는 이내 세이지 페이지에 [with Orchestra]라고 적힌 문구를 발견했다.

 

 “열린음악회라서 그런지 이번 애들 무대 전부 오케스트라로 편곡해달라더라고. 세이지 애들 어쿠스틱이나 밴드로 편곡한 적이 있었지만, 오케스트라 편곡은 이번이 처음이라서.”

 

  어쩐지 자신이 없는 가연의 목소리에 성재는 큐시트를 도로 넘겨주며 물었다.

 

 “편곡을 누가 했길래 이렇게 걱정이야?”

 “내가. 근데 나도 오랜만에 클래식을 바탕으로 편곡해서 그런지 자신이 없거든. 마치 10년 만에 장롱 면허 들고 네비도 없이 서울 한복판에 내던져진 것 같은 기분이랄까.”

 

  가연이 깊은 한숨을 내쉬며 한탄했다.

  덕분에 성재는 살짝 놀란 표정으로 지으며 어깨를 으쓱였다.

 

 “천하의 정가연씨가 자신 없다니, 애들이 들으면 놀랄 노 자네.”

 “…안 그래도 그럴 것 같아서 직접 들어보고 혹시나 편곡 이상한 부분 있으면 체크하고, 수정할 수 있으면 수정해보려고. 그러려고 애들 리허설 시간도 좀 일찍 잡은 거지만.”

 “……편곡 패턴은 몇 가지로 생각하고 준비했는데?”

 “많아봤자 3가지? 그래도 기존에 나눠드린 악보보다는 더 쉽게 수정할 거니까 도중에 악보가 바뀌어도 어렵지는 않을 거야.”

 “그럼 다행이지만, 오케스트라단엔 미리 얘기는 해놓은 거지?”

 

  혹시나 하는 걱정에 성재가 가연에게 물었다.

  그러나 가연은 마치 걱정하지 말라는 듯 말없이 미소를 지으며 주먹을 성재에게 척! 내밀 뿐이었다.

  그녀의 대답을 알아들은 성재는 씩 웃으며 가연의 주먹에 자신의 주먹을 부딪쳤다.

  그때, 공연장 문을 열고 누군가 들어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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