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oading...
1일간 안보이기 닫기
모바일페이지 바로가기 > 로그인  |  ID / PW찾기  |  회원가입  |  소셜로그인 
스토리야 로고
작품명 작가명
이미지로보기 한줄로보기
 
자유연재 > 로맨스판타지
도플갱어
작가 : 글묵
작품등록일 : 2020.8.7

어느날 갑자기 나타난 도플갱어. 그로 인해 한 가정의 평화에 균열이 생긴다.
그는 돈을 물 쓰듯 쓰면서 가족들의 환심을 사려한다.
뿐만 아니라 진짜의 애인을 찾아 가 진짜 행세를 하며 애인을 가로채고 직장까지 찾아 가 장난을 친다.
가짜의 장난질에 진짜는 가정과 직장에서 위기를 맞고 애인까지 뺏길 처지에 놓인다.

 
3화. 도플갱어
작성일 : 20-08-12 18:39     조회 : 300     추천 : 0     분량 : 5015
뷰어설정 열기
뷰어 기본값으로 현재 설정 저장 (로그인시에만 가능)
글자체
글자크기
배경색
글자색
맑은고딕 나눔고딕 돋움 굴림 궁서 바탕
13 15 17 19 21

 3화 도플갱어

 

  새벽 두 시. 소라네 집에선 앞으로 닥쳐올 위기를 생각 못 하고 모두 깊은 잠에 빠져있었다. 이윽고 두만은 소라네 집 앞에 멈춰 섰다. 빛바랜 하늘색 철문이 흐릿한 가로등 불빛에 드러났다. 이 문을 열고 들어서는 순간. 두만은 완전한 이 집의 딸이어야 한다. 가족 모두를 속이고 심지어 자기 자신까지도 속여야만 내기에서 이길 수 있을 것이다. 두만은 마음을 가다듬으려 깊고 긴, 호흡하였다. 잠시 뒤 조심스럽게 마당 안으로 발을 들여놓았다. 미리 소라네 가족 구성원과 주변 인물들과 집 안의 풍경을 숙지하였기에 어려움은 없을 것이다. 두만이 거실 안으로 들어서는데, 화장실에서 소라의 엄마인 정미가 나왔다. 두만이 소스라치게 놀랐다.

 

 “엄마야!”

 

 놀라기는 정미도 마찬가지다.

 

 “너는 자다 말고 어디 다녀오는 거야?”

 “어. 편의점…….”

 “편의점엔 왜?"

 “그냥 뭐?”

 “어서 들어가서 자.”

 

 정미가 입이 찢어지라고 하품을 하며 안방으로 들어갔다.

 

 “후유~”

 

 정미가 속은 걸 보니 안심이다. 두만은 소라의 방문 고리를 조심스럽게 당겼다. 컴컴한 방 안엔 소라가 깊은 잠에 빠져있었다. 두만은 조심스럽게 소라를 침대 한쪽으로 밀어붙이고 침대에 드러누웠다. 잠결에 그녀가 움찔했다. 순간 두만의 간이 콩알만큼 쪼그라들었다. 두만은 침대에서 내려와 한쪽 벽에 기대앉았다.

 

 내일 아침이면 이 집에선 큰 소동이 벌어질 것이다. 그때 무슨 일이 있어도 두만은 자신이 진짜임을 이 집 사람들에게 확인시켜야만 하는데 쉽지 않을 것이다. 몇 시간 뒤에 벌어질 상황들을 생각하니 가슴이 뛰었다.

 

 날이 밝아온다. 두만이 밤새 벽을 기대고 앉아있다가 눈을 떴다. 아직 이 방의 아가씨는 세상모르고 잠을 자고 있다. 잠을 자는 모습이 예쁘다. 두만은 자신도 모르게 소라의 얼굴에 손을 쭉 뻗었다. 그때, 탁상알람시계가 울기 시작했다. 두만이 깜짝 놀라 뒤로 물러섰다. 심장이 벌렁거렸다. 알람 소리에도 이 방의 주인은 일어날 생각을 하지 않았다.

 

 “귀가 먹었나?”

 

 두만이 혼잣말로 중얼거렸다. 여전히 시계는 울었고, 참다못한 두만이 알람을 끄려 시계를 잡는데, 소라의 손이 두만의 손에 척 포개졌다. 부드럽고 따뜻한 촉감의 손이다. 알람 소리는 멎었다. 두만은 기분이 묘했다. 어찌할 도리를 모르고 가만히 있는데, 뭔가 이상한 낌새를 느꼈는지 그녀가 눈을 번쩍 뜨고 돌아봤다. 그리고 그녀가 소스라치게 놀라며 비명을 질렀다.

 

 “누구야. 너!”

 

 둘은 동시에 같은 말을 하고 있었다. 잠시 소라가 얼이 빠진 듯 서 있는데,

 

 “누구냐고!!”

 

 두만이 고함을 쳤다. 소라는 사지에 힘이 탁 풀려 털썩 주저앉고 말았다.

 고함에 가족들이 모두 달려 나왔다. 기막힌 상황에 모두 얼어붙었다.

 

 “엄마 말 좀 해 봐,”

 

 두만이 정미의 손을 잡고 물었다. 정미는 넋 나간 얼굴로 미동도 없이 서 있었다.

 

 “아야!”

 

 소식은 자신의 볼을 힘껏 꼬집었다. 볼이 얼얼하게 아팠다. 볼이 아픈 걸 보니 꿈은 아니다.

 

 “헐!”

 

 소식이 머리를 심하게 도리질하였다.

 

 “이 모든 게 팩트!”

 

 부모도 친딸을 구분 못 하는 상황에 자신이라도 정신을 차리려야겠다는 생각으로 소식은 소라와 두만을 차근차근 관찰해 나갔다. 하지만 외모로 봐선 어느 한 곳도 차이점을 찾을 수 없었다. 그래, 친누나가 아니면 풀 수 없는 문제가 있지. 하며 소식은 심호흡했다.

 

 

 “누나!”

 “그래. 내가 네 누나야.”

 

 두만이 소식에게 다가갔다.

 

 “소식아, 누나 눈 똑바로 봐.”

 

 두만은 떨리는 가슴을 억누르며 소식의 눈을 가만히 응시했다. 동식과 정미가 숨죽여 지켜보는데, 소라는 억장이 무너졌다.

 

 “누나가 너한테 많이 잘못했지만, 그래도 너 정말 많이 사랑하고 있어. 앞으로는 정말 좋은 누나가 될게.”

 

 소식은 홀린 듯 고개를 끄덕끄덕하였다. 순간, 소라의 손바닥이 소식의 뒤통수를 퍽, 치고 지나갔다.

 

 “정신 차려. 이 멍청아!”

 

 머리통을 한 대 얻어맞고 나니 소식은 정신이 번쩍 들었다.

 

 “아씨. 왜 때려?”

 “맞을 짓을 하니까 때리지!!”

 

 소라가 새파랗게 질린 얼굴로 소식을 나무랐다.

 

 ***

 

 밤사이 날벼락을 맞은 가족들. 모두가 혼란스럽다. 정미는 아침밥 하는 걸 잊어버렸고 소라는 출근 시간이 지나도록 멍하니 앉아있었다. 고 삼인 소식도 등교할 생각을 하지 못했다. 가장인 동식만 출근 시간에 맞춰 빈속으로 집을 나섰다.

 

 그렇게 소라네 식구들은 모두 제정신이 아니었다. 정미는 아예 머리를 싸매고 끙끙 앓아누웠다.

 

 “너, 고삼 맞아?”

 

 소라가 못마땅하다는 듯 쏘아보며 말했다.

 

 “이 판국에 고삼이 뭐?”

 

 소식이 답답하다는 얼굴로 말했다.

 

 “네가 왜! 당사자인 나도 출근을 하는데!”

 

 찰싹, 어느새 소라의 손바닥이 소식의 등을 후려치고 있었다.

 

 “아씨, 아파! 왜 때리고 난리야.”

 “한 대 더 맞을래?”

 

 소라가 주먹을 휘두르며 다가서자, 소식이 잽싸게 뒤로 물러섰다.

 그리곤 조용히 물었다.

 

 “정말 출근해?”

 “그런다고 가만있으면 돈이 나와. 옷이 나와.”

 

 소라다운 대답이다. 그녀는 초등학교 6년을 개근하였고 중, 고등학교를 합쳐서 6년을 또 개근하였다. 그리고 교육대학교 4년도 마찬가지다. 아무리 아파도 결석은 하지 않았다. 세상에 저런 독종이 있을까 싶을 정도였다. 그런 소라가 동생 소식의 눈엔 답답해 보였다. 융통성도 없어 보였다. 소식은 소라와 달리 학교에 가기 싫으면 적당하게 핑계를 대며 땡땡이를 쳤다.

 

 “와, 정말 독하다. 이런 상황에도 출근이라니.”

 

 소식이 혀를 내둘렀다.

 

 ***

 

 삼십 분 늦은 출근길. 평소와 다르게 지하철은 조용했다. 드문드문 빈자리가 보였다. 갑자기 피로감이 확 몰려왔다. 자리에 앉아 머리를 벽에 기대고 소라는 가볍게 눈을 감았다. 조금 있으니 어디선가 얼른 일어나라는 남자의 불만스러운 목소리가 그녀의 귓전을 때렸다. 자신과는 무관할 거로 생각하고 가만히 앉아있는데. 또다시 쥐어짜는 듯한 남자의 목소리가 짜증스럽게 들려왔다. 혹시나 해 눈을 떴는데, 이 모든 소리가 그녀에게 향한 것이었다. 우락부락하고 험상궂게 생긴 중년의 한 사내가 식식거리며 그녀를 노려보고 있었다. 마치 자신의 소중한 것을 빼앗긴 양분하고 원통한 표정이었다. 그 옆엔 배가 남산만큼 부풀어 오른 앳된 여자가 수줍게 서 있었다. 그러고 보니 그녀가 앉은 자리가 하필이면 임산부 배려석이었다. 그걸 아는 순간 일면 민망하고 일면 창피하여 쥐구멍이라도 있으면 숨고 싶었다. 허둥지둥 자리에서 일어나 도망가듯 그곳을 벗어났다.

 

 빈자리가 있었지만 좀 전의 민망함을 떨쳐버리지 못해 감히 앉을 엄두를 내지 못했다. 몸은 금방이라도 바닥을 뚫고 지하로 푹 꺼져버릴 것만 같았다. 조심스럽게 출입문 옆에 기대섰다. 한결 몸이 편했다. 눈을 뜨고 있는 것조차 힘이 들었다. 저절로 눈꺼풀이 사르르 감겼다. 그때 누군가 그녀의 어깨를 툭 쳤다. 돌아보니 자신과 똑같이 생긴 가짜였다. 분명 집을 나올 때만 하여도 그는 그녀의 방에서 꼼짝도 하지 않았는데, 어떻게 여기에 와 있는지. 알 수 없는 두려움에 소라는 몸을 파들거렸다.

 

 “네가 여긴 어떻게?”

 “너 많이 피곤하지?”

 “뭐?”

 “그러니까, 내 말은 오늘은 내가 일을 하고 오겠다는 거야.”

 “뭐라고?”

 “너는 그만 집으로 가. 내가 애들 잘 가르치고 올게.”

 

 소라가 기겁하며 다른 칸으로 달아났다. 두만은 이 상황을 즐기는 듯하였다. 이윽고 전동차가 목적지인 광화문역에 도착하였다. 소라는 얼른 전동차에서 내려 종종걸음으로 게이트를 빠져나갔다.

 

 ***

 

 한편 소라가 담임으로 있는 5학년 4반 학급에선 난리가 났다. 선생이 없는 교실은 전쟁터였다. 뛰고 소리치고 싸우고. 복도를 지나가던 교감이 그 광경을 보고 놀라 교실로 뛰어들었다.

 

 “담임 없어?”

 

 교감의 고함에도 애들은 여전히 시끄러웠다. 교감이 열을 받아 주먹으로 교탁을 꽝 내리쳤다. 그제야 떠드는 소리가 조금 잦아졌다.

 

 “담임 어디 갔어?”

 “모르겠는데요.”

 “아직 안 왔어요.”

 

 아이들이 제각각 생각나는 대로 대답을 하였다.

 

 “담임 없다고 이렇게 떠들면 돼? 여기가 시장바닥이야. 어? 다들 조용히 자습들 해.”

 

 학생들이 자습하는 사이 교감은 소라에게 전화를 걸었다. 상대방이 전화를 받지 않았다. 그 시간, 소라는 학교 후문을 향해 죽을힘을 다해 달리고 있었다. 숨이 턱까지 차올랐다. 눈앞에 학교 후문이 보였다. 가까스로 도착한 학교 앞. 하지만 후문은 굳게 잠겨있었다. 등교 시간이 지나면 학교 후문이 닫힌다는 걸 깜빡했다. 안 그래도 지각인데, 큰일이다. 후들후들 떨리는 다리를 간신히 이끌고 다시 정문을 향해 뛰었다. 와중에 두만이 먼저 학급을 점령했을까 불안했다. 육십 대 초반의 보안관이 정문을 지키고 있었다.

 

 “오늘 좀 늦었네요.”

 “…….그렇죠. 제가 좀 늦었죠.”

 

 소라가 쌕쌕거리며 대답하였다. 그녀가 이렇게 말하는 것은 가짜가 왔는지 에둘러서 확인하고 싶었다.

 

 “네. 선생님!”

 

 보안관의 말투로 봐선 자신과 닮은 여자는 아직 나타나지 않은 모양이다.

 

 “하~”

 

 소라는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어디 아프세요?”

 “아, 아닙니다.”

 

 소라가 손사래를 쳤다.

 

 “안색이 많이 안 좋아 보입니다.”

 

 보안관의 걱정을 뒤로하고 소라는 도망가듯 교문 안으로 뛰어 들어갔다. 수업 시간이라 복도가 조용했다. 동관 3층에 있는 자신의 교실을 향해 조심스럽게 걸었다. 평소엔 이용하지 않았던 승강기를 탔다.

 

 ***

 

 드디어 도착한 5학년 4반 교실. 교실은 이상할 만큼 조용했다. 창 너머로 교실 안을 들여다보았다. 학생들이 자습하고 있었다. 뭔가 불길했다. 담임이 있어도 떠드는 아이들이 조용한 건 분명 이유가 있을 것이다. 아니나 다를까. 교실 한쪽에서 교감이 굳은 얼굴로 서 있었다. 저 모습은 마치 먹잇감을 사냥 나가기 전의 사냥개의 모습과 흡사했다. 물론 실제 사냥개를 보진 않았지만, 그녀의 상상에서 그려진 이미지다. 곧 사냥할 사냥감. 즉 자신을 향해 물불 가리지 않고 덤벼들 교감을 생각하니 등골이 오싹했다. 교실에 들어가지 말고 그냥 집으로 가 버릴까. 이런 생각도 잠시 들었다. 하지만 집은 상황이 더 나쁘지 않은가. 욕먹을 각오를 하고 교실 앞문을 조용히 열었다. 순간, 담임이다. 하며 아이들이 일제히 책상을 두드리며 소리쳤다. 교감은 저승사자 같은 얼굴로 그녀에게 다가왔다.

 

 “죄송합니다. 교감 선생님”

 “당신 뭐 하는 사람이야!!”

 

 교감은 아이들이 보든 말든 분노를 이기지 못해 삿대질하며 소리쳤다.

 

 “사정이 있었습니다.”

 “사정이 있으면 미리 말을 했어야지.”

 

 교감은 여전히 흥분을 감추지 못했다.

 

 
 

NO 제목 날짜 조회 추천 글자
25 25화. 집착 2022 / 1 / 21 181 0 4908   
24 24화. 무단방문 2022 / 1 / 15 355 0 4937   
23 23화. 도사 2022 / 1 / 14 191 0 4781   
22 22화. 도사 2022 / 1 / 11 178 0 4885   
21 21화. 도사를 만나러 가다 2021 / 12 / 30 221 0 4859   
20 20화 데이트 2020 / 9 / 7 308 0 5153   
19 19화 새로운 호칭 2020 / 9 / 7 304 0 5108   
18 18화 미행 2020 / 9 / 7 325 0 5227   
17 17화 내편 만들기 2020 / 9 / 7 300 0 5077   
16 16화 두 형제 2020 / 9 / 7 324 0 5081   
15 15화 커플링 2020 / 9 / 7 293 0 4965   
14 14화 루왁커피 2020 / 9 / 7 293 0 5154   
13 13화 욕망의 덫 2020 / 9 / 7 305 0 5343   
12 12화 냉동정자 2020 / 9 / 7 308 0 5039   
11 11화 백수의 변호 2020 / 8 / 27 304 0 5122   
10 10화 피자소동 2020 / 8 / 27 307 0 5217   
9 9화. 침대를 양보하는 이유 2020 / 8 / 21 302 0 5155   
8 8화. 초대 2020 / 8 / 21 289 0 5037   
7 7화 하늘나라 법인카드 2020 / 8 / 18 296 0 5106   
6 6화 적과의 동거 2020 / 8 / 16 288 0 5017   
5 5화. 프러포즈 2020 / 8 / 14 308 0 5257   
4 4화 후손 집 방문 2020 / 8 / 14 312 0 5111   
3 3화. 도플갱어 2020 / 8 / 12 301 0 5015   
2 2화. 이승으로의 귀환 2020 / 8 / 11 305 0 5039   
1 1화. 변신 2020 / 8 / 7 499 0 5503   
이 작가의 다른 연재 작품
쇼윈도 가족
글묵
       

    이용약관   |   개인정보취급방침   |   이메일주소 무단수집거부   |   신고/의견    
※ 스토리야에 등록된 모든 작품은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습니다.
※ 본사이트는 구글 크롬 / 익스플로러 10이상에 최적화 되어 있습니다.
(주)스토리야 | 대표이사: 성인규 | 사업자번호: 304-87-00261 | 대표전화 : 02-2615-0406 | FAX : 02-2615-0066
주소 : 서울 구로구 부일로 1길 26-13 (온수동) 2F
Copyright 2016. (사)한국창작스토리작가협회 All Right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