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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아이돌스토리
내 여자친구는 아이돌?
작가 : 연초록달팽이
작품등록일 : 2020.8.9

'아이돌'이 등장하는 청춘 성장 멜로 로맨스 판타지? '스토리'입니다.

 
나의 별에게
작성일 : 20-08-12 11:57     조회 : 208     추천 : 0     분량 : 527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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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애들아, 고생 많이 했어."

 "언니도 고생하셨어요."

 생방송 무대를 하느라 땀에 잔뜩 절여진 현이 멤버들을 격려했다.

 그녀는 이마에 맺힌 땀을 손수건으로 톡톡 닦아내고는 자신의 자리에 놓여있던 물을 마셨다.

 캬아. 이 청량감.

 현은 생수가 담긴 플라스틱 병을 보며 참 맛있다고 생각하는 중이었다.

 어쩌면 땀 흘리고 난 뒤 마시는 모든 물은 그것이 해골물이라고 해도 맛있지 않을까.

 그녀가 이리저리 페트 병을 훑으며 싸구려 생수에 이상한 감동 같은 것을 느끼고 있을 때, 복도에서는 어디서 공사라도 하는지 쿵쿵 커다랗게 발을 찧는 소리가 유마이보이 대기실을 향해 다가오고 있었다.

 이내 문이 매너라고는 없게 벌컥하고 열리더니 키가 크고 굵직하게 생긴 남성이 등장했다.

 얼굴만 빼놓고 보면 아이돌을 해도 될 것 같은 듬직한 남성은 문을 닫지도 않은 채 현에게 성큼성큼 다가갔다.

 "현! 지금 네가 이렇게 한가하게 있을 때야?"

 그의 목소리에는 얉은 분노가 담겨있었다.

 그녀는 영문을 모르고 갸웃거렸다.

 "..? 무대 잘 끝났는데요?"

 "그게 중요한 게 아니라고."

 그는 들어오기 전부터 오른 손에 쥐고 있던 휴대폰을 다짜고짜 그녀에게 들이밀었다.

 그녀는 그것을 보고는 의아한 표정을 지었다.

 "...전화 받으라고요?"

 "뭐? 아, 이씨. 이거 아닌데."

 그는 전화를 확인하더니 그대로 끊었다.

 그리고 다시 그녀에게 휴대폰을 들이밀었다.

 "자, 보여?"

 이제야 그가 원하는 화면을 그녀는 볼 수 있었다.

 그러자 그녀의 눈에는 실시간 검색어에 등장한 자신의 이름이 눈에 들어왔다.

 실시간 검색어 4위.

 그 밑으로 적당한 간격을 유지한 채 유마이보이 그룹 이름과 다른 멤버들의 이름이 놓여있었다.

 현은 화들짝 놀라 실장을 바라보았다.

 "네가 지금 이렇게 한가하게 있을 때냐고. 회식하고 있어도 모자랄 판에!"

 "헐!"

 현은 곧장 기쁨에 비명을 지르며 다른 멤버들을 바라보았다.

 "애들아! 우리 실검 떴어!"

 "헐, 대박! 진짜요?"

 "꺄아! 언니!"

 신이 난 멤버들과 현은 서로 감싸안으며 동그랗게 원을 그렸다.

 그리고는 마치 어린 아이들이 된 것처럼 방방 뛰었다.

 감당할 수 없는 기쁨이 벅차올랐다.

 그녀들이 차지한 순위는 그 찬란한 1위도, 그렇다고 2위도 아니었지만, 그녀들에게 그것은 1위나 다름이 없었다.

 그것은 길고도 길었던 대중과의 짝사랑이 결실을 맺는 순간이었다.

 그 모든 땀과 눈물이 결코 헛되지 않은 것이었음을 말해주는 것이었다.

 그녀들은 한참을 서로를 꼭 끌어 안은 채 그 모든 감정을 담아 울면서 웃고 있었다.

 너무 기뻐서, 그리고 너무 좋아서 웃음이 나왔지만 눈물은 기어코 멈추지 않았다.

 

 ******

 "네. 있어요. 사랑하는 사람. 크으. 어떻게 사람이 그렇게 섹시할 수가 있지?"

 귀여운 외모와 통통한 볼 때문에 도도함이라고는 씨알만큼도 찾아볼 구석이 없는 윤이 잘 마시지도 못하는 맥주를 한 달음에 들이키며 아까의 감동을 되새겼다.

 "윤아, 천천히 마셔."

 윤이를 보며 미소를 띄우는 현에게 윤은 또 한 번 반한 듯 말했다.

 "언니는 있잖아요, 진짜 미쳤어."

 그녀는 현을 사랑스러운 눈빛으로 쳐다보았다.

 "언니, 나랑 사귈래요? 내가 진짜 잘해줄게."

 "안 돼."

 현의 대답이 나오기도 전에 실장의 대답이 등장하며 윤이의 말을 툭 끊어먹었다.

 이에 빈정이 상한 윤이는 실장을 향해 빈정거리며 얄미운 표정을 만들어냈다.

 "암요. 그럽죠, 그럽죠. 당연히 안 되는 거 알고 있습죠. 우리 금지 사항이잖아요? 실장님이 하도 말해대서 벌써 귀가 축축해졌는걸요."

 그녀는 그 표정 그대로 손가락을 하나씩 들어보였다.

 "첫째, 흡연금지. 둘째, 과음금지. 셋째, 연애금지. 아니, 근데 우리가 어린 애들도 아니고, 스무 살 넘은 다 큰 성인들인데, 꼭 그렇게까지 해야 되요?"

 "야, 내가 너희들 좋으라고 그러는 거지, 나 좋으라고 이러는 거냐? 하긴, 너희들이 잘 되면 나도 좋은 거긴 하지만. 그래도 다 너희들 좋으라고 하는 거지."

 딱 거기까지만 했으면 좋으련만, 어정쩡한 옛날 사람 티를 벗을 수 없었던 실장은 기어이 2절을 노래하기 위해 자세까지 고쳐 앉았다.

 술이 들어가면 나오는 본연의 모습 같은 거였다.

 "자, 잘 들어봐. 이게 왜 다 너희들을 위한 규칙인지. 첫째, 흡연금지. 담배가 몸에 안 좋다는 건 말 안 해도 알잖아. 그 좋지도 않은 거 뭐가 좋다고 그리 피우려고 그래. 그것도 여자애들이. 그거 피우다가 걸리면 괜히 팬들한테 양아치 이미지나 생기지. 그리고 특히 니들은 여자잖아. 나중에 너희 애 낳을 때 애한테도 하나 좋을 거 없다고."

 실장은 굳이 가만히 있던 현의 몸을 곁눈질로 슬쩍 훑어보았다.

 "으으. 잔소리. 그러면서 실장님은 하루에 수십 번씩 피우면서. 담배가 무슨 성별을 가려서 안 좋은 줄 알아요?"

 "야, 그래도 남자는 훨씬 낫지."

 실장은 근거조차 댈 수 없는 대답으로도 알 수 없는 자신감을 보였다.

 윤이 어이없어하며 따지려 들 때, 그는 곧바로 다음 이야기를 시작했다.

 "자, 둘째, 과음금지. 분위기에 취한다는 말, 들어봤어?"

 실장은 또 숨겨두었던 꼰대력을 꺼내들었다.

 어떻게 겨우 스물 아홉된 인간이 저리 밥맛 없을 수 있을까 싶을 정도였다.

 현은 차라리 귀를 닫고 입을 열자는 마음으로 맥주를 벌컥 들이켰다.

 그러거나 말거나 이미 자신의 명언에 심취한 이는 신이 나서 계속 말했다.

 아마 분위기에 취한 듯 했다.

 "뭐든 적당히가 좋잖아. 근데 술은 그게 안 된다고. 처음에는 맨정신으로 한 잔 하겠지. 그리고나서는 술에 취해서 한 잔, 분위기에 취해서 또 한 잔, 그러다 보니까 다른 사람들은 또 잘 마시고 놀고 있거든. 그러니까 왠지 또 한 잔 해야할 것 같고, 왠지 기분이 좋으니까 또 한 잔, 왠지 지기 싫으니까 또 한 잔, 술이 남았으니까 또 한 잔. 그럼 한 병, 끝. 다음부터는 넘어가는 게 술인지도 모르고 그냥 있으니까 마시는 거지."

 실장은 멋있게 픽 웃었다.

 "윤이는 술도 잘 못하잖아?"

 "아니거든요?"

 이미 살짝 혀가 꼬인 윤이 반항했다.

 "그래. 차라리 이렇게 오빠랑 있을 때 마셔. 오빠가 너희 세 명 정도는 커버할 수 있으니까."

 자신의 입도 주체하지 못하는 이는 결국 3절을 시작했다.

 "마지막으로, 세번째는.. 연애금지."

 그는 현의 왼쪽에 자리한 희정을 슬쩍 보았다.

 그의 눈길에 희정은 슬쩍 눈을 피했다.

 "니들 아이돌의 생명이 뭔 줄 알지? 결국 이미지야. 이미지 하나에 니들 명줄이 왔다 갔다 하는 거라고."

 그는 주변의 눈치를 갑자기 슬 보더니 조금 조용한 목소리로 소근거렸다.

 "너희들, 비타즈라고 들어봤어?"

 그 말과 동시에 아무리 실장이 무슨 말을 지껄여도 크게 반응하지 않던 현의 얼굴이 몹시 구겨졌다.

 현이 바라본 실장은 마치 판도라의 상자에서 즐거운 소설 하나를 꺼내듯 흥미진진한 얼굴을 하고 있었다.

 그러한 모습을 보고 현은 미친듯이 피어오르는 화를 참기 위해 입술을 꽉 물었다.

 

 ******

 약 2년 전, 당대 최고로 잘 나가는 남자 아이돌이 있었다.

 그는 남자답지 않은 곱상한 외모 때문에 주위의 남성들에게 기생오라비 같이 생겼다는 말을 들어야 했지만, 그것은 오히려 여성들의 마음을 유혹하기 알맞은 것이었다.

 잘생긴 외모와 착한 성격으로 인해, 커다란 팬덤과 끝을 알 수 없는 인기까지 이십대 후반의 어린 나이에 모든 것을 얻었던 그였다.

 그리고 같은 때, 이제 막 뜨기 시작하는 신인 여자 아이돌이 있었다.

 그녀는 남들이 말하기에 출중한 외모를 가지지는 않았지만, 충분히 매력이 넘치는 여성이었고, 여느 사람들과 같이 꿈을 위해 끊임없이 노력하는 여성이었다.

 '미친 년. 지 까짓게 뭔데 우리 오빠를 넘봐.'

 '딱 봐도, 성괴네. 본인 얼굴이 맞긴 함? 나 같아도 저런 성괴는 안 만남.'

 '꼬리치다가 잘렸네. ㅋㅋㅋㅋ'

 '넘볼 걸 넘봤어야지.'

 '역시, 관상은 과학. 당신의 관상이 궁금하다면? 관상에 대한 모든 것, 검색창에 '관상은 과학이다' 검색해주세요.'

 'ㅋㅋㅋㅋㅋ. 나였으면 쪽팔려서 자살했다.'

 '상상 임신도 아니고 상상 연애냐?'

 그 둘의 열애설이 세간에 알려지자, 화살은 곧장 신인 아이돌을 향했다.

 이에 둘의 입장은 달랐다.

 '탑온탑 소속사 측, 사실 무근. 그저 친한 친구 사이'

 그러한 글씨가 커다랗게 1면을 가득 채운 신문이 허공을 가르며 수연의 얼굴에 도달했다.

 신문을 얻어맞은 그녀의 얼굴은 모욕감과 수치심을 잔뜩 머금은 채 떨리고 있었다.

 그럼에도 그녀는 또 꾹 참고 말을 꺼냈다.

 "...대표님, 제발."

 그러자 대표는 미친 듯이 화를 내지르며 말했다.

 "나한테 이러지 말고 네 잘난 남자친구한테 정정기사라도 내달라 그래. 아, 아닌가? 상상연애라고 했었나?"

 일방적인 그의 목소리가 울컥 그녀를 치밀도록 했다.

 "상상연애였으면 니 머릿속에서나 했어야지. 뭐하러 지껄여서 이 난리냐고. 잘 한다, 잘 한다 해주니까 진짜 끝을 모르고 잘난 줄 알았어?"

 그녀의 눈에서 눈물이 흘러내리기 시작했다.

 그 누구보다 단단했던 그녀였지만 눈물은 그녀를 타고 녹아내렸다.

 "울어? 지금 울어야 할 사람이 누군데. 너 때문에 입은 회사 손해만 해도 지금! ...하.. 나가."

 판결이라도 내려진 듯 단호한 목소리가 그녀를 또 울렸다.

 그녀는 손등으로 연신 눈물을 닦아보았지만 아무 소용이 없었다.

 그런 그녀를 쳐다보지도 않고 대표는 대표실 문을 쾅 닫고 나갔다.

 남겨진 그곳에서 그녀는 멈추지 않는 눈물을 추스리기 위해 또 한참을 울었다.

 그렇게 한참을 울다가 그녀는 대표실 밖을 나섰다.

 그리고 그곳에는 더 잔인한 현실이 그녀를 기다렸다.

 세상은 잠시 멈춰주지도 않은 채 한시 바삐 움직였다.

 마치 아무 일도 없는 것처럼.

 그것은 그녀의 동료들 또한 마찬가지였다.

 그들은 자신들의 일을 위해, 그리고 그것이 자신들의 일이 되지 않기 위해 바삐 움직였다.

 사실 그게 맞았다.

 아무 일도 없는 게.

 다만 그녀에게만 일어났던 이야기였다.

 끝없이 사랑했지만 결과는 처참했다.

 착각이었다.

 그녀가 그를 사랑한만큼, 그도 그녀를 사랑하고 있었을 것이라는 착각.

 그 못된 착각이 결국 허상임을 깨닫게 되었을 때, 그녀는 또 처절하게 울었다.

 같잖은 위로 하나, 동정 하나 존재하지 않는 그곳에 버려져 그녀는 또 그렇게 홀로 한참을 울었다.

 이후 들려온 그녀의 이야기는 신문의 저 끄트머리에서 찾아 볼 수 있었다.

 '비타즈 수연, 자살.'

 그녀는 자살이라는 간결한 단어를 머금은 채, 살아생전에도 해보지 못했던 실시간 검색어 1위를 차지해 볼 수 있었다.

 그녀와 관련된 모든 사실이 알려지고 대중들은 남자 아이돌에게 화살을 들이밀었다.

 처음에 그는 그의 인기와 팬들을 등에 업고 그것을 모르쇠 할 수 있었으나 차차 그것은 수면밖으로 드러나기 시작했다.

 하여 그는 모든 사실을 인정하고 사죄 기사와 함께 은퇴 기사를 내며 연예계에서 모습을 감췄다.

 그의 소속사 역시 그의 일과 관련하여 사과문을 게시하고 고인에게 명복을 빌어주었다.

 하지만 그 모든 일은 이미 그녀가 사라진 후의 일이었다.

 그녀의 소속사는 그 일과 관련하여 일절 알 지 못했다며 그녀가 힘들 때 그녀의 아픔을 알아주지 못한 것에 대해 미안함을 표명하고 명복을 빌어주었다.

 
작가의 말
 

 "살아만 있다면 뭐든 별 거 아니야." - 드라마 이태원 클라쓰 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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