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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아이돌스토리
7人7色 아이돌과의 가상연애
작가 : 엘리신
작품등록일 : 2020.7.31

이름도 없던 소속사의 연습생에서 세계 최고가 되기까지 앞만 보고 달려온 7명의 청년들.
365일 지속되는 살인적인 스케줄에 서서히 지쳐갈 무렵이었다.

어느날 갑자기 소속사가 케이블 방송사와 연계하여 리얼 가상연애 프로그램을 제작했다.
20대 중,후반이 되도록 연애한번 제대로 못했었다. 친한 걸그룹도 없었다. 그저 아이돌이
되기 위해 피땀만 흘리며 살았던 7명의 멤버들은 곧장 멘붕이 오고야 마는데...


*이 소설은 실제 연예인 보이그룹을 모델로 하여 80%이상 재 구성된 가상 아이돌 로맨스 소설입니다.*

 
커플 옷을 입는 미션
작성일 : 20-08-11 22:13     조회 : 323     추천 : 3     분량 : 51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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맑은고딕 나눔고딕 돋움 굴림 궁서 바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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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정민은 몸매 비율이 좋아서 그런지 혹은 요목조목 생긴 귀여운 얼굴 탓인지. 입어보는 옷마다 잘 어울렸다.

 

 확실히 아이돌이며 연예인이라 패션스타일이 남달랐다. 지원은 특이한 감각과 생각보다 알뜰하게 옷을 구입하는 정민에게 놀라울 따름이었다.

 

 “그게 딱 어울려.”

 “와아, 그래? 그럼 이것도 살래.”

 “이미 3벌이나 샀는데?”

 “딱 하나만 더 사지 뭐.”

 “그래, 네 맘대로 해.”

 

 하지만 생각지도 못한 일이 지원에게 터졌다.

 

 사실 정민의 옷을 골라주러 온 것이지 자신의 옷을 사러 들어온 것은 아니었다. 정민은 자신의 옷과 함께 지원의 옷도 구매했다. 그걸 보고 지원은 입을 다물지 못했다. 옷의 가격 때문이 결코 아니었다.

 

 “자, 이건 내가 주는 선물이야.”

 “어, 정민아. 이러지 않아도 돼.”

 “이거 너한테 잘 어울리더라. 그래서 사주고 싶었어.”

 

 그가 사준 후드 티는 그렇게 본인 모습처럼 귀엽고 깜찍한 스타일이었다. 얌전하고 튀지 않는 스타일을 고수하는 지원으로서는 애매한 선물이었다. 하지만 지금은 데이트 현장, 남자 친구가 사준 옷 선물을 거부 할 수는 없는 일이었다.

 

 “이거 입고 오늘 나랑 놀고 저녁까지 같이 먹으면 정말 좋을 것 같아서 그래.”

 

 역시 정민이 다운 아기자기한 생각과 말투였다.

 

 “거기에 비슷하게 맞춰 입으면 우리 진짜 연인같이 보일 텐데. 얼마나 좋아!”

 

 태영과는 뜻하지 않게 분위기에 취해 단순 키스까지 나누었었다. 물론 그보다는 약하지만 정민은 커플 옷을 맞춰 입고 아예 연인 티를 내자는 뜻이었다. 태영이라면 주로 집에서 했지만 이 아이는 대놓고 바깥이었다.

 

 ‘아무리 가상연애프로지만 이래도 되는 것인지.’

 

 지원은 정민에게 양해를 구하고 잠시 화장실을 가는 척 하다가 복도 끝으로 걸음을 옮겼다.

 

 제작진과 1:1 면담을 신청했다. 딱히 민망한 지경까지는 아니어도 밖에서 하는 연인놀이는 자신이 없었다. 무거운 속마음을 토로하자 제작진이 오히려 지원을 설득했다.

 

 -그렇다고 여자주인공님이 크게 손해 보는 일은 없지 않나요? 보통 새내기 연인들이 하듯이 쇼핑하고 커플 옷을 사서 입고 다니는 건데. 쉽게 생각해 주셨으면 해요. 혹시 사람 많은 곳에서 알려지는 것이 싫으세요?-

 

 제작진의 말에 지은은 살며시 고개를 끄덕였다. 어쩌면 그 마음이 맞을지도 몰랐다. 건물 안과 밖은 확연히 다른 시선들이다. 특히 이곳처럼 확 트인 곳은 팬이 아니더라도 다들 촬영하는 모습에 호기심을 갖는다.

 

 특히 슈퍼스타인 그룹의 멤버 정민이다. 그와 함께 이곳에 들어올 때에도 팬들이 갑자기 몰려 민망했었다. 그런데 대놓고 연인행세라니. 대기실 데이트와는 많이 달라서 부담스러웠다.

 

 -그렇다면 정민님에게 저희가 약간의 제제를 하겠습니다.-

 

 “어떻게 하실 건데요?”

 

 -서로 조금씩 양보하는 방향으로요. 그러니 주인공님도 적극적으로 방송에 임해 주시면 좋겠어요. 리얼 연애라는 콘셉트에 맞게 행동하고 말해주시면 저희도 최대한 돕겠습니다.-

 

 결국 지원은 그렇게 하기로 제작진과 이야기를 끝냈다. 연예인이 아닌 일반인인 그녀를 최대한 배려해주기로 한 것이다. 그래야 맘 편하게 정민과의 남은 데이트를 실행할 수 있을 듯 했다.

 

 지원은 잠깐의 미팅을 끝내고 제작진과 함께 의류매장으로 들어왔다. 그 사이에 커플룩을 계산 끝낸 정민이 활짝 웃었다. 그는 이미 옷을 갈아입은 상태였다.

 

 “이걸로 갈아입고 나와.”

 

 솔직히 내키진 않았지만 지원은 맞춰주기로 제작진과 약속했으니 따라주었다.

 

 곧장 정민에게서 옷을 받아들고 탈의실로 들어갔다. 지원이 귀엽고 분홍색의 후드 티로 갈아입는 중에 제작진이 정민의 의중을 떠보기 시작했다.

 

 -커플 옷을 입고 다음 코스는 어디로 가실 예정입니까?-

 

 정민은 제작진의 물음에 활짝 웃다가 조용히 속삭였다. 무슨 꿍꿍이가 있기에 이리도 애교스럽게 대답하는지 듣는 제작진이 더 떨렸다.

 

 “한강이요.”

 

 -아, 겨울인데 한강으로 가시려고요?-

 “네, 가서 자전거도 타고 손잡고 막 걸을 겁니다. 저 뛰는 것보다 걷는 것을 더 좋아하거든요. 그런 다음 녹음실을 같이 가야 합니다. 제 파트 녹음을 마치고 저녁을 먹으로 가고요. 앗, 솔트(윤재)형님한테 사달라고 막 조를 예정이에요.”

 

 -정말 철두철미 하시군요. 윤재님까지 오늘 동반 출연이신가요?-

 

 ”어차피 녹음실 가니까요. 보기엔 까칠해도 은근 형님이 다정한 면이 많습니다.“

 

 -역시 성격대로 다정하고 친절하면서도 꼼꼼한 계획입니다.-

 

 “그래야 지원이가 저를 좋아하지 않을까요? 최후 선택을 바로 정민이로 택했으면 해요.”

 

 정민은 정말 잘 웃고 말도 조곤조곤 다정하게 잘 하는 남자였다. 이런 귀여움으로 무장된 남자가 어찌 무대만 오르면 카리스마가 쩌는 것인지. 정말 두 얼굴의 사내란 것은 정민을 두고 하는 말 같았다.

 

 잠시 후, 딸각 소리와 함께 지원이 옷을 갈아입고 탈의실에서 나왔다. 꼭 고등학생들 같은 귀여운 후드 티였다. 정민의 눈이 확 커지면서 박수까지 쳤다.

 

 “우와, 정말 잘 어울린다. 너 완전 어려 보여.”

 “내가 보기엔 네가 더 동안이야. 흠, 아무리 봐도 내가 누나 같은데?”

 “히히, 누나든 아니든, 내 눈에는 네가 더 귀엽고 예뻐.”

 “하, 그건 아닌데.”

 “진짠데, 그렇죠? PD님.”

 

 제작진은 그저 허허 웃을 뿐이다. 정민의 못 말리는 애교에 점원들까지 당황스러웠다.

 

 “넌 역시 분홍색이 잘 어울려.”

 

 ‘하아, 이 무슨. 분홍색의 티를 입고 노란 색 티를 입은 남자와 한 낮의 데이트라니.’

 

 그것도 앞면에는 LOVE라는 단어가 아주 큼지막하게 새겨져 있어 더욱 낯이 뜨거웠다.

 

 '이러고 숙소로 돌아가면 또 얼마나 놀릴까.'

 

 일단 지원은 옷가방을 들고 정민을 따라 밖으로 나왔다. 지금 옷값이 얼마나 들었나가 문제가 아니었다. 낮이 되니 더욱 몰리는 팬들 틈에서 지원은 고개를 팍 숙이고 거리를 걸었다.

 

 하지만 그 부끄러움도 한강에서 자전거를 타고 놀면서 모두 사라지고 말았다. 그곳에는 정말 그런 연인들 밖에 없어서 마음이 편해졌다.

 

 “우와, 재미있다. 우리 오래오래 탈까?”

 “그러기엔 좀 추운데.”

 “어, 그러면 내 패딩 입을래?”

 “아니, 자전거 더 타면 땀이 나겠지.”

 

 이때 정민이 자전거를 잠시 세우며 웃으며 말했다.

 

 “우리 내기할래?”

 “무슨 내기?”

 “저 앞까지 가서 턴 해갖고 돌아오는 걸로.”

 “그거야 쉽지.”

 “벌칙 정하자. 진 사람이 이긴 사람 이마에 뽀뽀해주기.”

 “설마 이 야외에서?”

 

 지원의 두 눈을 뜨고 놀란 표정을 짓자 정민은 순진한 눈웃음을 치면서 말했다.

 

 “그래야 스릴 있잖아. 난 여자 친구의 뽀뽀를 받고 싶은데.”

 “난 별로. 그냥 달리자. 다 큰 어른들끼리 내기는 무슨.”

 

 지은은 자전거를 타고 먼저 달렸다. 그 모습에 정민은 살짝 삐진 얼굴로 옆에 서 있던 제작진에게 입을 열었다.

 

 제작진은 오늘 자주 그들의 비위를 맞추느라 고생스러웠다. 태영과는 그런대로 잘 어울렸는데 어찌 정민과 지원은 조금 힘이 들었다.

 

 “지원이는 음…생각보다 저와 성격이 잘 안 맞는 것 같아요.”

 

 -왜 그렇게 생각하셨나요?-

 

 “제가 좋아하는 걸 다 싫어해요. 제가 오늘 너무 오버했나요? 보통 남자 친구가 여자 친구에게 하는 야외데이트와 뽀뽀내기가 어려운 미션인가요? 조금 당황스러워요.”

 

 그러자 제작진이 넌지시 말을 꺼냈다.

 

 -여자 주인공님은 일반인이고 또한 사람 많은 곳에 익숙하지 않아서 그럽니다. 둘 만의 데이트 장소를 다시 생각해 보심이 어떠세요? 아무래도 연예인과 같이 다니는 것이 쉽지는 않을 겁니다.-

 

 그러자 정민은 나이에 맞지 않게 순진한 표정으로 제작진에게 소곤거렸다.

 

 “혹시 엉큼한 것을 바라는 것은 아니죠?”

 

 -여자는요. 이해심 많은 남자를 좋아합니다. 커플 옷은 양보했으니 다음 데이트 코스는 조금 일찍 끝내주세요. 앗, 저기 여자주인공님 오시네요. 자, 이제 기분 푸시고요.-

 

 제작진이 쿡쿡 웃고 말았다. 정민은 솔직히 동갑이긴 해도 어린 감성을 갖고 있었다. 어른스러운 지원의 성격으로 보자면 유치할 수도 있었다. 제작진은 한강데이트를 빨리 마무리를 짓고 차라리 녹음실 데이트를 권유하였다.

 

 “엥, 여기서 끝내라고요?”

 

 제작진은 한숨을 푹 쉬었다. 방송하면서 돈 벌기 참 힘들었다.

 

 정민은 이내 기분을 다 풀어내고 지은과 다시 자전거를 타고 한강둔치를 달렸다. 이따금 자리에 서서 둘은 속닥거렸다. 제작진도 이젠 안심이 되었다. 정민은 다행히 1시간을 더 타고 녹음실로 갈 것을 말했다.

 

 “윤재 형 괴롭히러 가자.”

 “오빠 일 방해하는 건 아닌지 몰라.”

 “그렇게 안 바빠.”

 

 이후 지원이 말이 없어지자 정민은 약간 삐진 것 같은데도 녹음실로 오는 차안에서 금세 풀렸다. 역시 멤버들의 말처럼 정민은 착하고 상대방을 이해하려고 노력하는 좋은 성격이었다.

 

 녹음실에 도착하자마자 지원은 소파에 앉아서 조금 쉬었다. 늘 본인도 편하게 작업하던 곳이라 낯설지가 않았다. 마침 윤재도 다른 프로듀서님과 나와 있었다. 정민이 파트 녹음 때문에 그가 목을 풀고 있을 무렵이었다.

 

  겉으로는 차가워도 사람을 꽤 잘 챙겨주는 스타일인 윤재가 다가와 말했다. 지원은 오히려 윤재가 더 편하게 생각됐다. 감정을 잘 내보이지는 않지만 그는 행동으로 다정했다.

 

 ‘차라리 윤재오빠와 데이트가 더 나을지도 몰랐어.’

 

 “그 커플 옷은 뭐니?”

 

 윤재가 갑자기 지원의 옷을 보고는 뒤돌아 킥킥 웃었다. 분홍과 노랑의 만남이 우스웠다.

 

 “나이에 안 맞게 좀 웃기죠. 사실 아직도 민망해요. 이거 입고 한강데이트 했거든요.”

 

 지원이 툴툴거리면서 말하자 윤재는 웃음을 억지로 참고 나서 말했다.

 

 “풋, 고생했네. 우리 정민이가 좀 생각이 어리긴 하지만 또 순둥이야. 연애에는 암 것도 몰라. 그러니 여자마음도 취향도 모르지. 형들이 설명을 미리 해주면 좋은데 사실 나도 잘 모름.”

 

 윤재는 다시 지원이 입은 커플 옷을 바라보다가 다른 쪽으로 고개를 돌렸다. 들키지 않게 킥킥 웃으려 했지만 이미 알아차린 그녀가 심통난 목소리로 입을 열었다.

 

 “자꾸 웃지 맙시다.”

 “미안! 너보다 사실 정민이가 더 재미있어서 그래. 완전 노란 햇병아리 같아.”

 “귀엽긴 하더라고요.”

 “내 눈에는 둘 다 귀여워.”

 

 이때 정민이가 생수를 마시면서 다가왔다. 지원은 자신이 아닌 윤재 형과 더 다정스레 말했다. 괜히 또 심통이 나기 시작했다. 그는 윤재와 지원의 사이에 비집고 들어와 앉았다.

 

 그러고는 지원의 손을 잡았다. 정말 하루 종일 손만 잡고 끝날 것 데이트 같았다. 하긴 뭘 더 원하는 것은 아니었다. 정민에게서 태영이 같은 섹시함을 바라는 것은 죄를 짓는 느낌이다.

 

 “자, 녹음 시작해.”

 

 윤재와 엔지니어가 말하자 정민은 일어나 아쉬운 듯 손을 놓고 들어갔다. 역시 외모만큼이나 그는 천상의 노래실력이었다. 듣고 있으면 정말 순수하고도 신비스런 감각이 일렁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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