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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추리/스릴러
야행, (어둠속을 걷다)
작가 : 곽자
작품등록일 : 2020.8.10

뛰어난 형사 유태일에게 다가온 평범한 살인사건.
그 사건을 따라가자 옛 친구인 신종월이 나온다. 심지어 그는 조폭이 되어 있었다.
한때 같이 정의로운 세계를 꿈꿨던 두 친구의 상반된 관계.
신종월은 무엇을 꾸미고 있을까? 유태일은 추적한다.
현실에 찌들어 있던 형사 유태일은 신종월은 쫓아 어둠 속으로 걸어 들어간다.

 
- 프롤로그 - 야산에 떨어진 두개의 빛
작성일 : 20-08-10 21:24     조회 : 353     추천 : 0     분량 : 27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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맑은고딕 나눔고딕 돋움 굴림 궁서 바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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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햇빛도 달빛도 삼켜버린 어둠이 세상을 덮고 있다.

 만약 시계가 없었다면 지금이 낮인지 밤인지 절대로 구분하지 못했을 것이다.

 나는 걱정 반, 기대 반인 마음으로 약속 장소로 가고 있었다. 몸도 마음도 평소보다 무거웠지만, 발걸음은 평소와 같았다. 오늘 가기로 한 곳은 나만의 비밀장소다. 우리 집 아파트는 큰 산을 등지고 있는데 그 산은 꽤 높고 길었다. 마치 국경선 같이 이 산을 경계로 도시와 시골로 나누어진다.

 그리고 아름답게도, 이 산은 내가 직접 보았던 어떠한 산보다 나무가 울창했다. 그래서인지 인적이 매우 드물었다. 산이 워낙 울창한지라, 재개발 얘기는 나오지도 않았지만, 나무를 옮겨 심어 산 행로를 만들자는 시 단체의 의견도 지역주민들의 반대로 묵살 당했다. 요즘 세상에 드문 도시 속의 청정 구역이었다. 이런 모든 이 아름다운 산의 장점들이 내가 이곳을 처음에 찾은 이유였다.

 이곳에서 그 장소를 발견한 것은 순전히 우연이었지만, 그곳에 도착하자마자 이 장소가 나를 불렀다는 느낌이 들었다. 나는 장담할 수 있었다. 이 장소를 그 아무도 발견하지 못할 것이라고 말이다. 아니, 절대로 찾으려 하지 않을 것이라는 말이 더 정답에 가까웠지만. 

 거의 매일 오는 산이었지만 오늘따라 힘이 들었다. 비가 쏟아진다는 일기예보를 믿고 한 손에는 장 우산을 들고 있었고, 다른 한 손에는 먹을 것이 잔뜩 담겨 있는 봉투를 들고 있었다. 그리고 등 뒤에는 하룻밤을 보내기 위한 텐트를 매고 있었기 때문인지도 모른다.  

 안 그래도 어두운 날에 산속에 있으니, 마치 검은 안개가 낀 듯 방향을 구분하기 약간 어려웠다.

 탁월한 방향 감각과 매일 왔던 곳이 아니었다면 조금은 헤맸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러다 문득 오늘 만나기로 한 친구 녀석이 걱정되기 시작했다. 밝은 대낮에도 길을 헤맸을 터인데 잘 찾아올 수 있을지 의구심이 들었다. 그래서 애초에 같이 출발하자고 말을 했었지만, 오기가 생겼는지 자신만만하게 혼자 올 수 있다고 장소와 시간만 정하고 만나기로 한 것이다.

 20분 정도를 올라가자 내 비밀기지로 가는 초 입구가 나왔다. 약속 장소는 바로 이곳이었다. 나는 짐을 내려놓고 손목시계를 주머니에서 꺼내 시간을 확인했다.

 약속 시각 7분 전이었다. 순간 전화를 해 볼까 했지만, 핸드폰을 집에 놓고 온 것이 생각났다. 

 오늘만큼은 속세를 벗어나야 하니까 핸드폰은 가져오지 말자는 그 녀석의 의견이었다.

 나는 약간 걱정이 되었다. 물론 그 녀석이 다칠까 하는 걱정은 전혀 아니었고 얼마나 더 기다려야 하는지 오늘 그곳에 갈 수는 있을까 하는 종류의 걱정이었다.

 아직 약속 시각까지는 그래도 시간이 남았으니 조금 더 참고 기다려주자는 생각을 가지고 비밀기지에 가기 위한 준비물을 주섬주섬 꺼내 놓고 있었다. 그때 저 멀리서 반짝하고 불빛이 보였다.

 ‘설마…?’

 그 빛은 휘청거리며 밝게 이쪽으로 다가오고 있었다. 나는 몇 분을 지켜보았다. 혹시가 역시가 되는 순간이었다. 친구 녀석이 당당한 표정으로 도착의 미소를 지어 보였다.

 “야! 랜턴을 켜고 오면 어떡하냐?” 난 조용히 버럭 했다.

 “그럼 아무것도 안 보이는데 어떻게 오냐? 다치면 어쩌려고. 그리고 무섭잖아.”

 “그래도 그렇지 우리 여기 간다고 광고를 해라 그냥 어두워서 더 밝게 보이잖아.”

 “잘 찾아와도 뭐라 하네 넌 언제 왔어?” 녀석은 랜턴을 끄며 나에게 물었다.

 “나도 얼마 안 됐어. 그나저나 진짜 잘 찾아오긴 했네. 웬일이야? 저번에는 몇 시간 걸리더니.”

 나는 진심으로 감탄하며 말했다. 그러자 녀석은 에베레스트 정상에 도착한 듯 뿌듯한 표정을 지었다.

 “어? 그냥 어디가 어딘지 모르겠어서 감으로 왔다. 엄청나지 않아?”

 “참. 그거 좀 굉장하네.”

 나는 어이없음과 감탄, 그리고 한심함을 느껴 웃으며 대답했다.

 “짐은 다 챙겨오기는 했어?”

 나는 비밀기지로 가기 위한 준비물을 건네주며 물었다.

 “당연하지. 근데 너 찾아갈 수 있겠어? 이렇게 어두운 건 또 처음이네.”

 “내가 넌 줄 알아? 잘 따라오기나 해. 이거나 빨리 입어.”

 나는 친구에게 우비와 짐가방을 담을 큰 비닐봉지를 주었다. 장화는 각자 신고 오기로 했다. 내가 나의 비밀기지가 절대 발견되지 않을 것이라는 확신을 왜 가지게 되었냐는 것을 내 준비물이 말해주고 있었다. 늪 같은 땅, 스치기만 해도 더러워지는 길게 자란 풀, 마치 고양이 발톱처럼 갈아 놓은 듯한 가시나무 등이 이곳에 들어오지 말라고 경고하는 듯 했다.

 사람들이 피하는 길은 위험한 길보다 더러운 길이라 생각한다. 나는 그러기에 들어갔었지만.

 “다 입었어 ?” 나는 준비를 다 마치고 물었다.

 “어. 준비 완료. 가자.”

 나는 준비가 끝났다는 그 녀석을 검토했다. 근데 나와 달리 녀석은 한 손이 자유로웠다.

 “뭐야. 너 우산은 안 가져왔어?”

 “우산? 안 가지고 왔는데 왜?”

 “일기예보 안 봤어 ? 비 온다잖아.”

 “안 봤지. 근데 안 올 것 같더라고. 아니 안 와.”

 너무 당연한 듯이 말하기에 나는 말문이 막혔다.

 “그…. 그래? 감이냐?” 

 내가 묻자 녀석은 미소를 지으며 고개를 끄덕였다.

 “그렇다면 뭐. 이제 들어가자. 근데 태일아 진짜 오늘 어둡지 않냐? 이런 거 처음 본다.

 태양도 달도 별도 아무것도 안 보이네.”

 그러자 녀석은 하늘을 바라본 후 천천히 말했다.

 “이게 우리가 늘 말해왔던 세상이잖냐. 우리가 밝히자.”

 눈을 반짝이며 씩 웃으며 말하기에 나도 같은 미소를 지으며 대답했다.

 “그래야지. 두 개의 태양이라 너무 밝겠는데? 가자.” 

 우리는 비밀기지를 향해 걸었다. 아무도 우리를 바라보지 않는 곳에서.

 마지막 밤 이 될 이곳에서 우리는 빛낼 준비를 마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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