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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추리/스릴러
워킹홀리데이
작가 : 리에토라비타
작품등록일 : 2016.8.23

최근 호주 워킹홀리데이에서 벌어지는 각종 사건 사고의 한 이야기 입니다. 실제 이야기를 바탕으로 허구로 재구성하여 작성한 것임을 알려드립니다.

 
그날의 사고 (3)
작성일 : 16-10-18 14:03     조회 : 495     추천 : 0     분량 : 518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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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회상 (강철)

 

 몸이 덜덜덜 떨렸다. 자신의 의지대로 움직여지는 것이 아니었다. 룸미러로 민규를 슬쩍보니 민규 또한 넋이 나간 표정이었다.

 

 '뭐...뭐지?'

 

 상황을 바로 이해 할 수가 없었다. 옆자리에 앉은 현준을 바로 볼 수가 없었다.

 

 

 민규 : 할...아버지... 죽은거 같은데....

 

 현준 : 출발해.

 

 민규 : 지금이라도... 신고하자.. 혹시 살 수도있을지 모르잖아..

 

 

 무덤덤하기만 했던 현준이 인상을 찌푸렸다. 그리고 뒤를 돌아보면서 민규에게 말했다.

 

 

 현준 : 그냥 입 닥치고 가만히 있어. 이제부터 신나게 놀면 되는거야.

 

 민규 : 현준아... 그래도...

 

 현준 : 아... 진짜 씨발 짜증나게 하네. 이 범생이 새끼 오다가다 아는척 좀 해줬다고 더럽게 나대네 진짜.

 입 닫으라고 새끼야. 지금부터 닥치고 술이나 퍼마시고 기집애들이랑 놀기만 하믄 된다고. 알겠어?

 

 민규 : 어....

 

 

 민규는 더 이상 아무말도 없었다. 창밖에 어둠 어딘가만 계속해서 응시했다. 후회하고 있었다. 그리고 강철도 깊이 후회하고 있었다. 현준이가 일러 준 주소로 출발했다. 이따금씩 현준이 옆자리에서 누군가와 짧게 통화를 했지만 강철에게는 조금 전 그 할아버지 일 외에는 아무것도 보이지 않았고, 아무것도 들리지 않았다. 한 치 앞도 볼 수 없는 어둠의 도로를 지나 서서리 유흥의 빛이 파도처럼 넘실대는 번화가로 나와 있었다.

 

 '당황하지 말자.. 티내지 말자.. 그리고 입.... 다물고 있자. 어차피 내가 한게 아니니까.'

 

 

 차에서 내려 현준이가 손짓으로 이끄는 지하실로 내려갔다. 가게가 아닌 듯 보였지만 강철에게는 대꾸 할 그 어떤 용기도 없었다. 지하로 내려가는 입구에 채 들어서기도 전 부터 쾌쾌한 냄새가 진동을 했다. 소변 지린내와 곰팡이 냄새가 뒤섞여 역겨웠지만 한 발짝씩 내려갔다. 강철 그 뒤에 민규 그리고 맨 마지막에 현준이. 좁은 계단이어서 몸을 돌려 다시 올라갈 수가 없었다.

 

 '아,,,,씨... 역겨워.'

 

 숨을 참고 계단을 내려가 문을 열었다. 음악소리 하나 없는 컴컴한 지하실 한 구석에 남자들과 여자들의 웃음소리와 함께 백열등 불빛이 노랗게 새어 나왔다.

 

 제법 나이가 있어 보이는 남자에게 웃으면서 깍듯하게 90도 인사를 드리고 뒤를 돌아 민규와 강철을 바라보며 인사를 드리라는 눈빛을 보냈다. 얼떨결에 강철도 현준과 같이 인사를 하고 현준이 그러했 듯 민규를 바라보았을 때 민규는 여전히 어두운 표정으로 어정쩡한 인사를 했다,

 

 방에 들어가면서 다른 사람들과의 데면데면한 인사는 계속 되었다.

 

 여기저기 벽지가 다 뜯어져 한 여름 임에도 불구하고 싸늘한 기운이 감돌았다. 이미 다 마셔 버리고 난 빈 맥주 페트병들과 초록색 소주 병들이 방 여기저기에 뒹굴어져 있었고, 안주랍시고 바닥에 펼쳐진 과자와 오징어 등의 부스러기가 군데군데 떨어져 있어 지저분해 보이기 그지 없었다.

 

 

 형님 : 오느라 고생했다.

 

 현준 : 아닙니다. 형님.

 

 형님 : 그래, 오는 길에 인사는 잘 드렸냐?

 

 현준 : 예. 인사 잘 드리고 왔습니다.

 

 형님 : 그래, 고생했다. 편히 앉아라. 자 마셔.

 

 현준 : 예 감사합니다. 형님

 

 

 형님이라 불리우는 남자가 현준의 종이컵 잔에 소주를 반쯤 붓고 맥주를 조금 더 보태어 따라 주었다.

 그리고 그 잔을 받자마자 고개를 옆으로 살짝 돌려 한 번에 원샷을 하고 옆에 있는 강철에게 잔을 넘겨 주었다.

 잔을 받은 강철이 어쩔 줄을 몰라하자, 형님이 먼저 술을 따라 주며 이야기를 꺼냈다.

 

 

 형님 : 그래, 니 이름은 뭐냐?

 

 강철 : 네 유강철이라고 합니다.

 

 형님 : 응 그래. 니가 집에 돈 좀 있다는 그... 차 끌고 온 얘 맞지?

 

 강철 : 네? 아... 네... 차 가지고 왔습니다.

 

 형님 : 그래. 그래도 운전은 잘 하는가보네?

 

 강철 : 그냥 뭐 부모님 주무시면 몰래 차키 훔쳐서 타고 다니기는 했었어요.

 

 형님 : 그래. 멋지다 야.

 

 무릎을 꿇었던 다리가 더 공손하게 모아졌다.

 

 형님 : 반갑다. 나한테는 현준이처럼 그냥 형님이라고 부르면 된다.

 

 강철 : 네 알겠습니다.

 

 

 술을 받고 현준이 그랬던 것 처럼, 고개를 돌려 한번에 쭉 들이켰다. 소주가 많이 들어갔던 탓인지 목넘김이 쉽지 않았지만 천천히 쭉 들이켰다. 왠지 그러지 않으면 안 될 것 같아서. 사람을 죽인 현준이 형님이라고 부르는 저 사람이 눈도 제대로 마주치지 못 할 만큼 무섭기도 해서.

 

 술을 쭉 들이키자 여자 둘이 강철을 향해 오~ 하며 웅성거리는 소리가 들려왔다.

 

 다음은 민규의 차례. 계속해서 표정이 좋지 않았다. 형님이라는 사람도 민규의 그 표정의 의미를 알고 있었다. 그리고 계속해서 민규에게 시선을 떼지 않고 종이컵을 들어 민규에게 건넸다. 강철에 비해 민규의 손은 유난히 바들바들 떨리고 있었다. 그런 민규를 바라보며 형님이 피식피식 웃었다. 강철의 옆자리에 앉아 있던 현준은 점점 긴장이 더해지는지 이마에 한줄기씩 땀이 흘렀다. 무릎을 꿇고 있는 다리에는 더 많은 힘이 실려 있었다. 힐끗힐끗 용기내어 눈동자만으로 민규와 형님을 쳐다보는 것 만으로도 어떻게 흘러 갈 것이라는 것이 예측이 되었다.

 

 강철과 마찬가지로 한 잔 가득 술을 마셨다. 소주가 많이 들어간 탓인지 목구멍으로 넘어가는 술의 맛이, 불처럼 타오르는 쓴 약같아서 몸을 다시 한번 부르르 떨었다. 그 모습을 보고 형님이 웃자 그 주위 사람들도 다 같이 웃어대기 시작했다. 그리고 그 사람들 가운데 웃지 못한 세 사람. 현준과 강철. 그리고 민규였다.

 

 특히 현준이 안쓰러운 듯한 눈빛으로 민규를 쳐다보는 것은 다행히 아무도 보지 못했다.

 

 시간이 얼마나 흘렀을까. 노란 싸구려 백열등 불빛이 따뜻하다 못해 불이 나는 것처럼 덥게만 느껴졌다. 언제 기억을 잃었는지도 모르게 그저 희미한 신음소리에 조금씩 정신이 들었다. 놀란 마음으로 눈을 떠서 주위를 살펴보니 다행히 민규는 내 발밑에서 자고 있었다. 형님들이라는 사람들도 여자들도 한명도 없이 민규와 강철 두 사람 뿐이었다.

 

 '현준이는 어딨는 거지?'

 

 이상했다. 첫 잔으로 딱 한 잔 마셨던 것만 기억이 나고 언제 잠이 들었는지, 어떻게 이런 상황이 되었는지 아무것도 기억 할 수가 없었다.

 

 '아.........내 차!!!! 엄마 차!!'

 

 허겁지겁 지하 계단을 타고 다시 올라 갔다. 역시나 강철의 차는 보이지 않았다.

 

 다시 계단을 내려가 민규를 흔들어 깨웠다.

 

 

 강철 : 민규야! 민규야! 일어나봐

 

 민규 : 으흠흠.....

 

 강철 : 차가 없어졌어. 현준이도 없어!

 

 

 민규는 가까스로 잠에서 깨어났다. 민규도 강철처럼 한 동안 정신을 제대로 차릴 수 없는지 눈을 계속해서 부릅뜨고 여기저기를 둘러보며 상황을 이해하려고 애를 썼다.

 

 민규 : 다....간거야?

 

 강철 : 그런거 같아. 차도 없어.... 씨발.

 

 민규 : 뭐? 현준이 한테 전화해봐.

 

 강철 : 그...형님이라는 사람들이랑 나간거 같애. 아 ....씨.... 무서워서 전화도 못하겠어.

 

 민규 : 강철아. 너 돈 좀 있어? 우리 차고 나발이고 그냥 다 포기하고 집에가자.

 

 강철 : 야. 난 그래도 여기 최소 일주일은 있을 줄 알고 차까지 훔쳐가지고 나온거야. 하루만에 차까지 잃어버리고 집에 들어가면 부모님이 날 가만 두겠냐? 어차피 집에가도 죽어. 차라도 차를 찾는 편이 더 빠를지도 몰라. 일단 그냥 좀 기다려보자. 현준이 올지도 모르잖아.

 

 

 고개를 푹 숙이고 강철의 마을 듣고 있던 민규가, 주위를 천천히 둘러보며 조심스럽게 말을 꺼냈다.

 

 민규 : 너.... 아까... 그 할아버지... 아는.... 사람이야?

 

 강철 : 아니.

 

 민규 : 죽...었을까? 그사람?

 

 강철 : 그런거... 같어.

 

 민규 : 그럼 어떡해?

 

 강철 : 모르지 그걸 왜 나한테 물어.

 

 민규 : 사람이 눈앞에서 죽었는데 어떻게 넌 그렇게 태연 할 수가 있어? 설마 너 처음부터 다 알고 있었던거 아니야?

 

 강철 : 무슨 헛소리야! 내가 처음부터 알았으면 집에 차까지 훔쳐서 이 먼 곳까지 왔겠냐 병신아? 그냥 입 닫고 있어. 니가 했다고 다 뒤집어 씌우겠다고 하는 것도 아닌데.... 그냥 나도 뭐가 뭔지 하나도 모르니까 나한테 그러지 말고 현준이 한테 직접 물어봐 알겠어?

 

 

 민규는 말없이 고개를 푹 숙이고만 있었다. 그리고 말했다.

 

 

 민규 : 나... 집에 갈게.

 

 강철 : 뭐?

 

 민규 : 나 먼저 갈게. 새벽시간만 좀 버티면 서울로 가는 버스 정도는 탈 돈 있어.

 

 강철도 민규에게 예민해져 있었다. 나가려는 민규의 팔을 붙잡고 거칠게 말했다.

 

 강철 : 야. 씨발 너만 무서워? 다같이 술먹고 놀자고 좋다고 할때는 언제고 이렇게 일생기니까 너만 쏙 빠질거야? 치사하게?

 

 

 강철과 민규가 실랑이를 버리는 동안 계단 위 가까이 차가 한대 들어와 시동이 꺼지는 소리가 났고, 곧바로 차문이 쿵 닫히는 소리와 함께 누군가에게 인사를 하는 현준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그리고 계단을 내려오는 발걸음 소리가 가까워졌다.

 마음이 급해진 강철과 민규는 서둘러 다시 방안으로 들어갔다. 방문이 열리고 현준이 모습을 드러냈다.

 

 

 현준 : 일어났어?

 

 강철 : 어. 어디갔다 와?

 

 현준 : 잠깐 일 좀 보러. 니 차 잘 썼다.

 

 

 대답과 동시에 차키를 던졌고, 강철이 낚아챘다.

 

 강철 : 차 가지고 갔었어? 니가 운전했어?

 

 현준 : 아니. 아까 그 형님이 잠깐 썼어. 괜찮지? 야야! 이제 너네 술 다깼으면 나가서 본격적으로 좀 놀자. 여자 얘들도 좀 꼬시고. 나가자.

 

 민규 : 그냥... 여기 있자. 벌써 새벽 두시가 넘었는데... 돈도 없고...

 

 현준 : 여기까지와서 여기 골방에 처박혀서 술만 마실거면 여기 왜 따라왔냐. 너 자꾸 꼰대같은 헛소리만 할래?

 그러지 말고 나가자.

 

 

 강철은 더이상 아무말도 할 수 없었다. 오늘밤 술퍼마시고 놀 현금은 충분히 있으니 돈걱정을 하는 것은 아니었고, 머리를 맞고 쓰러지며 눈을 감는 할아버지의 잔상이 자꾸 머릿속을 맴돌았다. 현준에게 얼굴을 들이밀고 하나부터 열까지 어찌된 일인건지 자초지종 이야기를 듣고 싶었다. 하지만 그럴 용기가 강철에게는 없었다.

 

 강철과 같은 마음인지 민규가 먼저 운을 뗐다.

 

 

 민규 : 강철아...

 

 

 현준이 예상했다는 듯 고개를 돌려 민규를 쳐다 보았다.

 

 

 현준 : 그냥 입 다물어. 나도 몰라. 그냥 시키는 대로 하고 돈만 받는거야. 그러니까 묻지마 나한테. 아무것도.

 

 

 한동안 세 사람 모두 말이 없었다.

 

 

 현준 : 에잇. 술이나 마시자 우리끼리. 나가자.

 

 

 현준이 자리에서 일어났다. 그런 현준을 강철이 어떻게 해야 할 지 몰라 민규와 번갈아 가며 쳐다보고 있었다.

 

 

 현준 : 뭐해 나가자니까. 요 앞에 다 술집이야.

 

 

 민규가 고개를 푹 숙인채로 말했다.

 

 

 민규 : 나.... 집에 갈래.

 

 현준 : 뭐? 야 너 지금 장난하냐?

 

 민규 : 미안해. 나 먼저 갈게.

 

 

 민규가 자리에서 일어나 방문을 나섰다. 그런 강철이 다급하게 민규의 팔을 잡아챘다. 그리고 강철의 등 뒤로 현준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현준 : 그래 가자. 우리 다 같이 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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