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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아이돌스토리
내 여자친구는 아이돌?
작가 : 연초록달팽이
작품등록일 : 2020.8.9

'아이돌'이 등장하는 청춘 성장 멜로 로맨스 판타지? '스토리'입니다.

 
대부분의 남자
작성일 : 20-08-09 01:22     조회 : 341     추천 : 0     분량 : 467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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맑은고딕 나눔고딕 돋움 굴림 궁서 바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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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대부분의 남자들은 있잖아,

 아니, 아니다. 세상에 모든 남자들이 있잖아,

 자기 정도면 나쁘지 않게 생겼다고 생각한다?

 뭐? 거짓말 하지 말라고? 진짜야!

 나? 음.. 나는 그래도 다른 남자들보다는 조금 겸손한 편이야.

 나는 내가 안 잘생겼다는 걸 알거든.

 내가 잘생긴 편이었으면 가만히 앉아만 있어도 여자들이 먼저 번호 물어보고 난리도 아니었겠지.

 나는 인정해, 내가 잘생기지 않았다는 거. 그래, 인정한다고. 그런데 말이야.

 "이건 아니지!"

 쾅하고 쎄게 부딪히는 소리와 함께 태혁은 자리에서 벌떡 일어섰다.

 이미 제대로 된 균형도 잡지 못하고 서있는 그는 잠시 휘청거리더니 어딘가를 향해 주욱 손을 뻗었다.

 가누지도 못하는 몸과는 달리, 그의 손가락은 한 치의 오해할 겨를도 없이 정확하게 목표물을 겨냥했다.

 "어떻게, 어떻게 이럴 수가 있어? 어떻게 나를 놔두고, 저런 오징어 같이 생긴 놈한테 번호를 물어볼 수가 있냐고!!"

 그 순간 주변의 공기가 완전히 얼어붙은 것처럼 싸해졌다.

 "풉. 푸하하하하. 푸하핰핰핰핰."

 너무도 냉랭해진 분위기 속에서, 재현은 잔뜩 취해 주정을 부리는 태혁을 보며 결국 웃음을 터뜨리고 말았다.

 "쟤, 지금 나한테 한 말이가? 지금 나한테 시비 턴 거 맞제?"

 태혁의 손가락이 가리키는 방향의 끝에 위치한 남성이 잔뜩 인상을 찌푸리며 반대편에 앉은 같은 무리의 일행에게 물었다.

 "어떻게 저런 오징어 같이 생긴 놈한테.. 오징어 같은.. 오징어?"

 태혁은 취객다운 면모로 또 불쑥 불판을 향해 예의없이 삿대질했다.

 "오징어 버터구이!"

 그는 그의 바로 앞에 자리한 젓가락 하나를 집어들더니 이내 불판 위에서 촉촉하게 익어가던 버터구이를 쿡 찔렀다. 잔인한 공격 끝에 푸욱 바람 빠진 소리를 내는 그것을 보며 태혁은 헤실헤실 웃었다.

 "헤헤. 굽는 소리도 못생겼어."

 그는 몸을 다시 한 번 비틀거리더니 의자 위로 풀쑥 주저앉았다. 그리고는 무슨 일이라도 있었냐는 듯 고개를 푹 숙이고는 새근새근 코를 골았다. 그 모습을 보며 재현은 또 한 번 미친 듯이 웃어 재꼈다.

 "앜캌캌캌캌캌."

 "야, 야. 얘 겁나 취했다. 그만 마시자. 죄송합니다."

 "핰캌캌캌캌. 이태혁 저 병신새끼. 아핰핰핰핰."

 "너도 좀 그만 하고."

 하지만 재현의 웃음소리는 멈추는 법을 몰랐다.

 "뭐가 그리 재밌는데?"

 그런 그의 앞으로 오징어가, 아니 태혁의 손가락에 처참하게 저격을 당했던 남성이 자신의 무리를 이끌고 기분 나쁜 표정으로 다가왔다. 그는 재현의 바로 옆에 있는 빈 의자 등받이에 팔을 짚더니, 미친듯이 웃어 재끼는 재현의 뒤통수를 빡 소리가 나도록 후려갈겼다.

 "뭐가 그리 재밌냐고. 내도 같이 좀 웃자, 새끼야."

 그러자 정지버튼이라도 눌린 것처럼 재현은 그대로 웃음을 멈췄다. 그것을 본 성훈은 화들짝 놀라며 일어나 커다란 덩치의 남성을 밀어냈다.

 "아니, 저희가 잘못한 것도 맞고, 기분 나쁘신 것도 알겠는데, 그렇다고 사람을 치면 어떡합니까? 말로 합시다, 말로."

 "아, 이건 또 뭐라 씨부리노. 내 오징어라서 뭔 말인지 하나도 못 알아듣것다."

 우당탕하는 소리와 함께 성훈이 맨질맨질한 타일 바닥으로 내팽개쳐졌다. 성훈을 밀어낸 남성은 다시 차분히 재현의 어깨에 어깨동무를 하며 고개를 푹 숙인 재현을 살벌하게 쳐다봤다.

 "야, 쫄았나? 아까처럼 쪼개보지? 어? 쪼개보라고."

 그는 험악한 인상을 유지한 채 계속해서 재현의 뒤통수를 툭툭 쳐댔다. 막 그의 손이 세 번째로 날아들 때, 재현은 뒤통수에도 눈이 달린 사람처럼 날아드는 그의 손을 턱 막아냈다.

 "야. 성훈아."

 그 순간 현장은 다시 한 번 얼음장처럼 차갑게 가라앉았다. 재현은 마치 무림의 고수처럼 단 한마디의 말로 현장의 모든 분위기를 압도했다. 낮은 그의 목소리가 잔잔하지만 단단하게 울려 퍼지고, 재현은 남성을 당장에라도 삼켜버릴 듯이 노려보았다.

 "나 말리지 마라. 오늘 이 새끼 제삿날이다."

 말이 끝나기가 무섭게 재현의 몸이 활어처럼 뛰어 올랐다. 펄쩍 뛰어 오른 그의 기백은 삼국지의 관우, 중세 미치광이의 그것을 가뿐히 넘어서며 거대한 적을 섬멸하기 위해 거대한 이빨을 드러냈다.

 

 ******

 "아야야."

 "가만히 좀 있어봐."

 눈가가 푸르스름하게 멍이 든 재현에게 성훈은 약을 발라주었다.

 "싸움 잘한다고 그렇게 입이 닳도록 자랑하더니. 그걸 믿은 내가 등신이다. 내가 등신이야."

 "아, 취해서 그런 거라고. 취해서. 그리고 3대 1이었잖아, 저 새끼들은."

 그의 항의에 상대편 남성들이 피식 비웃었다.

 "어? 야, 웃어? 한 번 더 붙어볼까? 오케이. 다시는 웃지 못하게 만들어 주지. 자, 천천히 한 놈씩 들어와 봐. 천천히."

 "안 들어가, 새끼야. 안 들어가."

 재현의 머리로 얇은 파일 철이 한 번, 두 번 내리쳤다.

 "아, 삼촌!"

 재현이 항의하듯 소리쳤지만 그는 들은 채도 하지 않았다.

 "딱 보니까 술 쳐먹고 쌍방폭행 하신 거 같으신데들, 좋게 합의하고 끝냅시다. 서로 깜빵 보낼 생각 아니면."

 "아니 무슨. 내가 쟤들보다 훨씬 많이 맞았는데!"

 "얼씨구? 그럼 우리 재현이 유치장 들어가실까요? 삼촌이 특별히 더 예뻐해 줄 수 있는데."

 "죄송합니다."

 "거기 친구들도 좋게, 좋게 끝내요. 굳이 복잡하게 갈 필요 있나? 그쪽들도 그냥 이 선에서 마무리하는 게 제일 깔끔하잖아."

 그는 이런 일에 도가 튼 것처럼 능숙하게 젊은 이들을 달랬다. 재현을 제외한 모두는 그것을 수긍하는 듯했다. 그리고 그의 눈에 문득, 그 와중에도 재현의 옆에서 새근새근 잠을 자고 있는 태혁이 눈에 들어왔다.

 "에효."

 얇은 파일 철은 그의 한숨 소리와 함께 또 한 번 둔탁하게 내리 꽂혔다.

 "아! 왜 또!"

 "너는 인마, 저래 술도 못 마시는 애를 저 지경을 만들어 놨냐? 그래 놓고 패싸움까지 하고 싶디?"

 "아, 그런 거 아니라고! 지금 이게 누구 때문에 이렇게 된 건데!"

 "시끄러. 다음에 또 오면, 그땐 여기가 니 장례식장일 줄이나 알아. 알았어?"

 "아니,"

 "확, 씨! 빨리 친구들 데리고 꺼져. 뒤지게 맞기 싫으면. 그리고 다음에는 제발 집에서 좀 보자. 여기서 말고. 응?"

 잔뜩 억울해 하는 재현 옆으로 성훈이 태혁을 들쳐업었다.

 "안녕히 계세요."

 "그래. 우리 재현이 부탁 좀 할게."

 "아니, 삼촌. 내 말 좀 들어보라니까."

 "10초 준다."

 재현의 말을 그는 또 매정하게 잘라냈다.

 "지금 이 상황이 어떻게 된 거냐면."

 "10, 9"

 "쟤가 막 쟤한테 갑자기 오징어 닮았다고 해서."

 "4, 3."

 "아, 삼촌! 9 다음에 바로 4로 가는 게 어딨어!"

 "2, 1!"

 재현은 삼촌의 입에서 일이라는 말이 떨어지기가 무섭게 후다닥 줄행랑을 쳤다.

 "에효. 하여튼 저 놈 때문에 내가 10년은 늙는다."

 그의 하소연이 다 끝나기도 전에 입구쪽에서 빼꼼 재현이 고개를 내밀었다.

 "어쨌든 나 말고 얘 때문에 일어난 일이라니까."

 "이 새끼가."

 그가 재현을 잡으려는 시늉을 하며 몸을 움직이자, 재현은 뒤도 돌아보지 않고 외마디 비명을 지르며 사라졌다.

 "또 보이기만 해봐라. 아주 그냥 움직이지도 못하게 다리 몽댕이를 작살 내버릴라니까."

 그는 또 깊은 한숨을 내쉬었다.

 "근데 니들은 안 가냐? 10초 줄까?"

 

 ******

 "아오! 이 새끼, 왜 이리 무거워!"

 차디찬 아스팔트 바닥 위로 태혁이 흘러내렸다.

 "으음, 추워어."

 "아, 어쩌라고. 난 무거워 뒤지겠고만."

 "태혁이 추워요."

 "오웩. 이 미친 새끼."

 재현은 한껏 소름이 돋아 온 몸을 부르르 떨었다.

 "으음. 태혁이 추워. 너무 추워요."

 "우웩. 그래, 재현아! 버리자. 버려버리자."

 재현은 확고한 의지를 다지며 태혁을 그대로 바닥에 버려놓았다. 그러자 태혁은 사시나무 떨듯 오들오들 떨며 차가운 숨을 뱉었다.

 "하, 이씨. 진짜."

 재현은 다시 돌아와 차디찬 바닥에서 태혁의 몸을 일으켰다.

 "야, 이태혁. 태혁아! 정신 좀 차려 봐라. 어?"

 "으으. 추워요."

 "아오!"

 재현은 추워하는 태혁을 보며 입고 있던 겉옷을 벗어 들었다.

 "자, 태혁아. 우리 팔 조금만 더 뻗어볼까? 그래그래. 옳지. 아이고, 우리 태혁이 잘하네."

 그는 대충 입은 옷의 맵시를 살며시 정리해주고는 곧바로 태혁을 다시 등에 업었다.

 "하. 이게 무슨 생고생이냐. 야, 태혁아. 내가 있잖아, 너 새끼랑 다시 술 마시면 내가 사람 새끼가 아니다."

 재현의 등 위에서 태혁은 몸을 잔뜩 움츠렸다.

 "따뜻해."

 "어이구, 우리 태혁이 따뜻해요?"

 "네, 따뜻해요."

 "우엑. 미친 새끼. 진짜 버릴까."

 몇 번의 충동을 더 거친 뒤, 재현은 태혁을 업고 천천히 걸음을 옮겼다. 한들한들한 바람과 은은한 달빛은 거리를 가득 채우며 산책하기 알맞은 농도를 만들어냈다. 다만 잔뜩 취한 친구 놈을 등에 업고 있지 않았다면 말이다. 그럼에도 태혁은 재현의 등에서 포근포근 잘도 잠을 잤다.

 "으음.."

 "야, 정신 좀 드냐?"

 "으음."

 "어? 이제 대답도 하네?"

 "..."

 "아닌가?"

 재현은 긴가민가 하며 물었다.

 "야, 태혁아."

 "으음."

 "솔직히 니가 볼 때 나 잘 생겼지."

 "으음.."

 "응? 응이라고?"

 "으으."

 태혁은 악몽을 꾸는 사람처럼 잔뜩 인상을 찌푸렸다.

 "역시 새끼. 사람 볼 줄 아는 구나? 그래, 확실히 니가 사람 보는 안목? 그런 게 좀 있어. 이제 와서 하는 말인데, 아까 그놈도 니 말처럼 완전 오징어 닮았더라. 야, 야. 그럼 나 아까 술집에서 좀 멋있지 않았냐? 세 명이 한 번에 달려들어도 하나도 안 쪼는 거 봤어?"

 "으음."

 "크으. 역시 이태혁. 넌 뭘 좀 아는 놈이라니까. 야, 그럼, 그럼.."

 재현은 한참을 그렇게 태혁에게 쫑알쫑알 물어댔다. 아마 기억하지 못하겠지만 태혁은 그날 밤 그의 등에서 기나긴 악몽을 꾸었는지도 모른다. 그러거나 말거나 재현은 뭐가 그리 좋은 지 한참을 시끄럽게 쫑알거렸다. 그렇게 한참을 그들은 한적한 밤을 걸었다.

 
작가의 말
 

 안녕하세요. 잘부탁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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