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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판타지/SF
워커즈하이
작가 : 고댄
작품등록일 : 2020.7.31

불가사의한 역장 안에 갇혀버린 태양계, 인간이 활동하기 어려워진 대지에서, 대신 일을 맡고, 시장 활동을 하는 안드로이드, '컨슈머'들의 이야기.

 
[03] 아인치히 - 1
작성일 : 20-08-09 00:19     조회 : 293     추천 : 9     분량 : 459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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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녀의 이름은 아인치히.

 

 10여년이나 가동된 컨슈머인 그녀는, 여러 굵직굵직한 사건사고를 겪고, 어느 때는 이 세계의 위기 또한 3년 전에 한번 구해낸 적 있는 베테랑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녀의 명성이 높지 않은 이유는, 현재 이 태양계아래서 가장 큰 영향력을 가지고 있는 회사들이 웬만하면 입을 다물고는 그저 세계의 위기가 우리가 모르는 영웅의 손에 의해서 구해졌다 정도의 스탠스를 취한채로 저마다의 이유로 함구하고 있기 때문이었다.

 

 안 그래도 개판인 태양계를 적어도 지금보다 더 심하게 되기 전에 한번 구한 영웅으로써 영광을 누려야 할 그녀가 어디에서 뭘 하고 있냐고 하냐면-

 

 한 사람이 쓰기에는 꽤 넓은 크기의 방,

 섬세한 세련미가 가미되어, 단조롭지도 않으면서 유려한 곡선으로 치장된 이 외견과는 다르게, 먹다 남은 과자 봉지나 읽다만 책, 쇼핑백이 너저분하게 어질러져 있는 방에 중심에는 깔다만 이부자리 위해 담요를 끌어안은 채로 길다란 베개를 밴채 퍼질러 자고 있었다...

 

 그녀의 방은 그녀의 모기업이자 그녀의 영웅적인 일을 함구한 회사 중 하나인 Nulo 연합 기업(통칭 Nulo)의 컨슈머 교육 기관이 준비해준 것이다.

 

 컨슈머를 만들 수 있는 기업은 저마다 추가 교육 기관이 있는 경우가 많다.

 컨슈머들을 교육시키고, 자잘한 일을 시킴과 동시에 먹고 잘 수 있는 공간을 주는 곳이다, 이곳에서 대부분의 기동 직후의 컨슈머들은 이곳에서 생활하다가 2-3년 되고서 독립하게 된다.

 

 그녀가 기관에 있는 이유는, 회사가 그녀를 재교육하기 위해, 또는 감시나 그녀를 억압해서, 현재로는 딱히 제대로 된 일거리조차 없는 채로 방치하려고 한 게 아니다.

 

 그녀가 무언가 지울 수 없는 정신적이나 상처를 입고 더 이사 힘들 의뢰나 임무를 맡을 수 없이 요양하고 있는 것도 아니고.

 

 다른 기업이 그녀를 찾아내려 하기에 숨어 지내야 한다거나 하는 이유조차 아니다.

 

 어디까지나 그녀가 무척이나 ‘게을러 터졌’기 때문이다.

 여러 이유로 기관이 윗선에서 독립하지 말라고 하는 것도 있기는 하지만. 그보다는 그녀의 독립을 그녀는 타고난 게으름으로 10여 년째 이 기관에서 독립하고 있지 않았다.

 

 제대로 된 임무를 마지막으로 수행 했던 날도 벌써 2년이 넘어간다

 

 [아인, 아인치히?! 일어나.]

 

 홀로그램 영상과 함께 그녀의 방에서 음성이 울려 퍼졌다.

 아인은 어수선하게 부슬거리는 연한 녹발을 긁적인 채로 몸을 뒤척였다.

 

 “언니이... 앞으로 오분만 더어-”

 

 [지금이 몇 신 줄 알고, 벌써 점심을 넘은 시간이야. 얼른 일어나야지.]

 

 “그럼 앞으로 오늘만 더어-”

 

 [맞고 싶니?]

 

 홀로그램의 여성은 아인에게 한소리 하며, 일어나질 않으려는 아인을 억지로라도 깨웠다.

 홀로그램이라서 흔들어 깨울 수가 없었지만, 만약 가능했다면 잡아끌고 방에 나갈 기세였기에, 아인은 자기를 포기하고 눈을 뜰 수밖에 없었다.

 

 [16시간이나 자고 아직도 졸려 보이네, 너는 앞으로 누로기업을 이끌 차세대의 후계자잖아 제대로 처신 안하면 다른 사람들에게 손가락질 당해.]

 

 홀로그램으로 나타난 여성은 현재 누로사의 최정점,, CEO로 아름은 페리도트.

 그녀는 원래 컨슈머 였던 명예인간, 즉 인간사 최초로 CEO가 된 로봇, 그렇기에 Nulo(사)는 꽤나 인간들에게 있어서 특수한 입장이기도 하였다.

 

 “그래서, 왜 깨웠어?”

 

 [알고 있으면서. 소일거리야, 도시에서 좀 거리 있는 곳에 있는 쉘터 단지에 구호 물품전달 및, 이번 채굴 물품 수거]

 

 “말이야 좋지 결국 팔아먹는 거면서.”

 

 당연히 도시 외에도, 사람 사는 곳은 있다. 도시에서 살 정도로 형편이 넉넉지 않거나, 또는 각종 목적을 위해서로도 마을들은 있었다. 그곳은 곳곳 마다 다르지만, 기업 간의 이념, 이익 다툼의 그레이 존 이기도 했다.

 

 [뭐 그렇지 최대한 저가격에 넘기는 거지만. 그래도 말조심해, 어디까지나 인류 구호 활동인걸 명심해.]

 

 누로사가 이런 일의 타이틀을 인류 구호 활동 이라고 명명하고, 그 이름에 집착하는 건 당연했다. 페리도트가 CEO가 되기도 전부터, 누로는 은근히 컨슈머 우월, 우대 적이었고, 지금 페리도트가 CEO가 된 뒤, 처음이자 현재 회사들 중 혼자서 인간이 아닌 자가 지휘하는 회사인 것이다, 그리고 더욱이, 누로는 팽창주의적 회사였다. 많은 중소 기업을 인수합병 했을 뿐더러, 은근히 안 좋은 소문까지 흘러나오며, 그 중에는 서민들이 눈살을 찌푸릴만한 것도 더러 있었으니……. 이 상화에서 가장 효과적 인건 당연히 우리는 서민들과 인류를 사랑한다는 모습을 보여주는 것 이었다.

 

 “누군가에게 습격당할 일은 없어서 지루하고, 시간만 오래 걸리는 일이잖아.”

 

 [그래서 아인, 너한테 시키는 거지. 얼른 준비해, 곧 출발해야하니까.]

 

 아인은 하품을 하며 벌써부터 지루하단 표정으로 베던 긴 베개를 질질 끌고 다니며 나갈 채비를 하였다.

 모자를 거꾸로 쓰고, 가벼운 자켓을 걸치고, 구멍이 뚫린 진을 입은 그 모습은, 한 세기도 넘은 전에 유행한 힙합 패션인가, 아니면 단순이 그녀가 게을러서인가 구별이 가지 않았다.

 

 아인은 비몽사몽인 눈으로 자신의 방 밖에서 까지 베개를 끌고 다닌다.

 자신이 있는 교육 기관을 떠나, 건물 10층 높이에서 운행하는 모노레일에 탄 채 걸터앉아 그 아래를 내려다보면 이 도시의 대강적인 모습이 펼쳐져-

 

 가장 큰 빌딩은, 이 도시를 통솔하는 누로사의 본사, 그리고 각종 회사들의 지사들, 그 아래에는 각종 가게가 늘어져 있는 24시간 빛나고 있는 거리, 사람들이 살고 있는 아파트 빌딩과 쉘터들, 그것들은 한 세기 반의 전의 도시 때보다도 화려하게 빛나고 있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겉으로 최대한 감추려고 해도 조그마하게나마 삐져나온 하층민들의 구역은, GS물질을 막는 베리어가 없는 곳까지 쥐의 꼬리처럼 흉칙하게 빠져 나와 있다

 

 [안녕하세요-] 본사에 도착한 아인을 상담원은 지친 목소리로 반기었다

 

 “안젤라, 기운 없어 보이네 무슨일이야?”

 

 [위험수당이 책정 안 되어 있는 의뢰완수 해간 컨슈머분이 의뢰 끝난 뒤 위험수당이라도 추가로 달라고 해서. 안 들어 줬더니, 자본주의의 개란 소리 들어서... 좀 기분이 안 좋아요.]

 

 상담원 안젤라는 한숨을 쉬며 말했다.

 

 “헤에, 당연한말을 했을 뿐인데 그렇게 말했다고? 이상한 녀석이네, 기운 내”

 

 아인은 적당히 엔젤라를 맞장구 쳐주며 달래면서, 자신에게 주어진 서류를 보기 시작했다.

 

 [네, 그리고 직원할인 된다고 저희 제품 권했더니 합리적으로... 흠흠. 합리적으로 어흠, 하라고 말하더라고요]

 

 “합리적으로 어떻게 하라고 말했다고?”

 

 [그게 합리적으로...]

 

 “괜찮아 말해봐.”

 

 [조까래요.]

 

 “풋.” 예상치 못한 말에 아인은 웃음이 터졌다.

 

 [웃지 말아주세요-] 안젤라는 울상을 지으며 항의 했다.

 

 “미안- 어쨌든 재난이었겠네, 힘내, 그래서 서류 확인 했는데 어디로 가?”

 아인은 서류 확인 후 자동화된 회수기에 서류를 넣고 일어섰다.

 

 [서류 확인 후 3시간 내에 출발 쪽으로 가주세요, H 격납고에요.]

 

 “알았어. 나중에 내가 커피나 한잔 살테니까. 너무 울상 짓지 말고, 일단 나 간다-”

 

 [조심히 다녀오세요.]

 

 아인은 H 격납고에 바로 달려갔다.

 

 격납고에는 커다한, 말 그대로 지상을 달리는 배라고 할 정도로 큰 트럭이 정차되어 있었고 짐꾼역할을 하는 로봇들과, 그들을 감독하는 소수의 인간이 발 바쁘게 움직이고 있었다.

 

 “이번 호위를 맡게 된 아인치히입니다.”

 아인은 적당히 예의를 차리는 척하며 인사하곤 트럭을 향해 눈을 돌렸다

 

 “아, 올거란 걸 들었어, 엄청 빨리 왔구나, 잘 부탁하네.”

 

 “저게 운송차죠? 그럼 먼저 들어겠습니다.”

 아인은 최소한의 인사만 끝낸 채로 트럭을 향해 달려갔다.

 

 “벌써 타려고 아직 출발에 두 시간 반은 남았는데 그보다 거기 짐칸이야 아가씨!”

 

 “네네- 알고 있어요 그럼 잘 부탁드려요.”

 수송 기사를 뒤로하며 아인은 베개를 들고 짐칸에 들어갔다.

 

 “그보다 웬 배게... 설마.”

 그 설마가 설마다.

 

 세 시간 후에 아인치히를 태운 수송트럭은 출발하였다.

 물자를 실은 수송트럭의 호위 라고해도, 여기서부터 목표인 쉘터단지까지 가는 길은 단순히 길만 멀뿐인, 방사능과 GS물질에 변이된 식물과 동물이 우글거리는 정글도 없고, 통제를 잃은 무인 병기들이 돌아다니는 곳도 아니고, 사고에 휘말렸던 불쌍한 피해자들이 죽은 채로 돌아다니는 곳도 아닌지라. 말 그대로 지루한 길.

 

 사실 호위도 딱히 필요 없을 정도의 길이기에 아인에게 맡겨졌다고 할 만한 일, 당연히 페리도트는 차기 후계자인 아인치히 에게 쓸데없이 위험한일을 시킬 생각이 아닌 거겠지만. 슬슬 아인도 이 2년간 동안 이런 일에 질리기 시작했다.

 

 “쿨....” 아인은 아예 트럭의 짐칸 한구석에 누워서 담요를 덮은 채 잠들었다.

 

 지루 하다고 느낌에 불구하고, 아인은 자신의 나태함 때문에, 이 2년간 꾸준히 이런 일만 정기적으로 받아 움직이기만 하고, 자고 노는 데에 만족했다.

 

 말 그대로 잠자는 용.

 그녀를 깨우기 위해선 무언가가 계기가 필요 했을 것이다.

 

 하지만 시간은 그것을 해결해주지 못하였고.

 주변인들도 딱히 그녀가 잠자는 것을 방해하진 않았다.

 

 무언가 사건이 터진다고 해도, 그녀는 잠잘 뿐이지 무뎌진 것은 아니라. 웬만한 일이면 간단히 해결해 버리고 다시 잠들면 될 뿐.

 

 이런 일을 진짜로 해결해주는 것은 인간이나 컨슈머나 다르지 않았다.

 우연하지만 새로운 누군가의 만남.

 무언가 다시 한 번 마음속이 끓을 수 있는 인연과 자신의 입장을 완전히 바꿔줄 무언가 거대한 일.

 그것이 아인에게는 필요했다.

 

 그것이 없는 이상 아인은 잠든 용일뿐이었고.

 아직까지는 일어 날 기미를 보여주지 않았다.

 

 아직까지는.

 

 

 
작가의 말
 

 이번은 건강상의 이유로 늦은데다 조금 짧습니다, 죄송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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