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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아이돌스토리
천신애기씨의 아이돌 퇴마기
작가 : 하우힐
작품등록일 : 2020.7.31

귀신보다 사람이 무서운 무당 서은화와 귀신을 사랑한 민시우의 우당탕탕 아이돌 퇴마기

 
7화: 귀신의 힘
작성일 : 20-08-08 22:52     조회 : 306     추천 : 0     분량 : 54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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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보통의 사람들은 귀신을 아주 무서워한다. 왜냐하면 귀신에 대해 모르기 때문이다. 귀신의 왜 존재하는지, 어디에서 왔는지, 얼마나 강한지, 자기를 해칠 수 있는지. 사람들은 귀신에 대해 아무것도 모르기 때문에 귀신에 대해 상상하게 된다. 인간의 상상력은 끝이 없어서 상상하면 할수록 귀신이 더 무서워진다. 미지의 존재에 대한 두려움. 사실 사람은 귀신뿐만 아니라 알지 못하는 모든 것에 대해 두려워한다.

 

 나는 귀신보다 사람이 더 무섭다.

 

 ***

 

 과자 맛있다. 휴게소에서 조금 산 뻥튀기와 강정을 먹었다. 민시우에게도 권했는데 질색을 했다. 연예인이라 관리가 아주 철저한가 보다. 살짝 딱딱한 강정을 오도독 오도독 씹어 먹고 입이 좀 달아지면, 고소하고 밍밍한 뻥튀기를 먹는다. 그러면 또 금방 달달한 강정이 땡기고, 강정을 먹으면 또 뻥튀기가 땡기고… 이 미친 조합. 이 두 개를 고른 건 너무 탁월한 선택이었던 것 같다. 밥 좀 많이 먹었다고 과자를 너무 조금 산 것 같긴 하지만. 금방 다 먹겠다… 아쉬워라.

 

 민시우는 아까까지만 해도 내가 먹는 모습만 보면 질색을 하더니, 귀신을 퇴마하러 가자고 말한 이후로 입을 다물고 창밖만 바라봤다. 밥 먹기 전에는 먼저 잘만 떠들더니 조용하네. 에어컨 돌아가는 소리만 들리는 차안의 적막이 점점 불편해져서 괜히 민시우에게 말을 걸었다.

 

 “근데 너는 귀신같은 거 안 무서워해?”

 

 “... 귀신 안 무서워하는 사람이 어디 있냐. 처음엔 나도 무서웠어.”

 

 “......”

 

 끝이야? 뭔가 더 얘기를 할 줄 알고 기다렸는데 민시우는 더 이상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얘기하기 싫을 수 있지. 이제 조용히 가야겠다, 라고 생각한 순간 민시우가 입을 열었다.

 

 “너무 무섭고… 나도 무당 찾아가 봐야겠다는 생각도 했어. 근데 나 연예인이잖아. 이상한 소문나면 어떡해. 그래서 그냥 참고 있었는데… 점점 걔가 하는 말이 맞는 거 같고, 날 이해해주는 것 같았어. 이 세상에 나 좋아하는 사람 하나도 없는데 걔는 진짜 날 좋아하는 것 같았어. 난 항상 혼자였는데 처음으로 누군가랑 함께 있는 기분이 들었어.”

 

 “...그게 무슨 개소리야?”

 

 귀신 씻나락 까먹는 소리보다 더 말도 안 되는 소리에 참지 못하고 말했다.

 

 “개소리 아니야. 이 세상에 나 혼자인 것 같은 기분을 네가 알아? 외로움에 숨이 막혀 죽을 것 같아. 근데 민하가 날 숨 쉬게 해줬어.”

 

 “말 같지도 않은 소리를 하네. 네가 왜 혼자야. 네가 아직 귀신에 씐 상태라 그래. 착각하는 거야.”

 

 민시우는 내가 계속해서 부정하자 화가 난 듯 큰 소리로 말했다.

 

 “네가 나에 대해 뭘 알아? 부모님도 돌아가신 후로 난 계속 혼자였어.”

 

 부모님이 돌아가신 줄은 몰랐다. 그래도 여전히 말도 안 되는 소리라고 생각한다.

 

 “네 친구들은? 아니면 웨이브엑스 멤버들은. 네 그 수많은 팬들 다 어디다 갖다 팔아버리고 너 혼자래.”

 

 “... 나 친구 없어. 그리고 멤버들은 그냥 동료야. 너는 회사 사람들하고 다 친구 먹냐?”

 

 “그럼 네 팬들은.”

 

 민시우는 눈을 내리 깔며 말했다.

 

 “팬들은 웨이브엑스 시우를 좋아하는 거야. 내가 아니라.”

 

 역시 아직 귀신에 홀려 정상적인 사고를 하지 못하고 있는 것 같다. 헛소리를 하는 걸 보니. 더 이상 말이 안 통할 것 같아서 그냥 ‘아 그래’하고 말았다. 과자나 먹자.

 

 “... 왜 대화를 하다 말아? 너도 내가 짜증 나냐?”

 

 “네가 왜 짜증나. 아 짜증나긴 하지 너 때문에 남해까지 운전기사 해야 되는 이 상황이. 올 때는 네가 운전해라. 나 운전하는 거 싫어해.”

 

 “그 말이 아니잖아.”

 

 힐끗 보니 민시우는 화가 단단히 난 것 같아 보였다.

 

 “네 말대로 나 너 잘 몰라. 하지만 너 팬 많은 건 알지. 그 몇 만 명이 넘는 사람들이 다 너 좋다고 하는데 이 세상에 너 혼자라느니, 널 좋아하는 게 그 귀신뿐이라느니, 하는 말이 다 말도 안 되는 소리인 것도 알고.”

 

 “팬들은…”

 

 “팬들은 연예인 민시우를 좋아하는 거라고. 들었어. 근데 연예인 민시우는 너 아니야? 무대 올라가거나 인터뷰할 때 너 닮은 대타 쓰니?”

 

 민시우는 아무 말이 없었다.

 

 “연예인 민시우도 너야. 너 스케줄 펑크 낸 적 한 번도 없다며? 무대에서도 열심히 하고, 라이브 방송도 자주하고, 팬들이 그런 네 모습을 좋아하는 거면 그게 너 좋아하는 거지. 그리고 멤버들은 너 친구로 생각하는 거 같던데? 가끔 술 먹고, 밥 먹고, 같이 회사 욕도 하고 그럼 친구지. 친구 별거 아니야.”

 

 “... 그거 다 연기야. 힘든데도 안 힘든 척, 우울해도 밝은 척. 그래야 인기 얻을 수 있으니까, 사람들한테 욕먹지 않으니까.”

 

 나는 민시우가 말을 할수록 답답해져서 주먹으로 가슴을 치며 말했다.

 

 “아이고 답답해. 그럼 사회생활하면서 연기를 어떻게 하나도 안하냐. 아픈 날도 괜찮은 척하고 일 하는 거고, 밖에서 우울한 일 있어도 집에 와서는 밝은 척 하는 거지. 다 그러고 살아. 너만 그런 거 아냐. 괜찮아.”

 

 민시우는 잠자코 듣고 있었다.

 

 “네가 연기하는 모습도 민시우 너 맞아. 사람들이 바보도 아니고 가식이랑 진심은 구별할 줄 알아. 그렇게 많은 사람이 너 좋아할 때는 다 이유가 있겠지. 설사 네 성격이 아니라 얼굴만 좋아하는 거라고 해도 잘생긴 얼굴도 네 얼굴인데 왜 아무도 너 안 좋아한다고 해. 너 좋아하는 사람 진짜 많고, 팬들이랑 멤버들이 있는데 너 절대 혼자 아니야.”

 

 “...정말 그렇게 생각해?”

 

 “그럼 내가 너한테 거짓말해서 뭐 하냐. 돈이라도 줄 거냐. 사람들이 너 좋다고 하면 그냥 나 좋아하는구나 해. 그 사람이 너를 진짜 좋아하는지 아닌지 의심하지 마. 아무리 의심해도 어차피 사람 속을 알 수 있는 방법은 없어.”

 

 민시우는 생각에 빠진 얼굴로 창밖을 바라봤다.

 

 “나도 처음엔 의심 안했어. 너무 기뻤어. 팬들이 생긴 게, 나를 좋아하는 사람이 있다는 게. 근데 사생이 많아지고, 어딜 가도 나도 모르게 사진이 찍히고… 누군가 다가오면 의심부터 하게 돼. 진짜 팬 일수도 있는 건데. 그래서 항상 괜찮은 척 ‘아이돌인 나’를 연기 하게 됐어. 모든 팬들을 사생취급 할 수는 없잖아, 아이돌이…”

 

 민시우는 씁쓸한 목소리로 말했다.

 

 “점점 연기를 하면 할수록 아이돌 민시우는 내가 아닌 거 같아. 사람들이 좋아하고, 사랑해주는 건 내가 아니라 팬들을 사랑하고, 팬들의 관심에 행복하고, 감사하는 내가 연기하는 가상의 인물인 것 같아.”

 

 “... 내가 널 오랫동안 봤던 것도 아니고, 내 말 못 믿을 수도 있는 데. 내가 볼 때 너는 팬들 충분히 좋아하는 거 같은데? 팬들에 대해 별로 신경도 안 쓰면 애초에 그런 연기를 하지도 않았겠지. 아 물론 돈 때문에 했을 수도 있긴 한데, 그럼 죄책감도 없어야지. 너는 지금 팬들을 진심으로 대하지 못하는 것 같아서 미안해 하는 거 아냐.”

 

 “...맞아.”

 

 “괜찮아. 원래 좋아하는 사람 앞에서는 내숭도 떨고 그러는 거야. 다들 그래. 나도 좋아하는 오빠 앞에서 되게 가녀린 척, 밥 조금 먹는 척 했어.”

 

 민시우가 내 말에 이제야 조금씩 공감하는 듯이 보였다. 나는 가라앉은 분위기가 싫어져서 괜히 큰 소리로 말했다.

 

 “이 모든게 다 사생 때문이네!”

 

 “뭐?”

 

 “이 모든 게 그 사생들 때문이라고. 사생 때문에 네가 괜히 팬들 의심하게 된 거고, 그래서 미안해가지고 마음이 약해져서 귀신에 씐 거고, 귀신에 씌어서 네가 이 세상에 혼자라는 말도 안 되는 생각을 하게 된 거야.”

 

 민시우는 얼떨떨한 표정으로 나를 쳐다봤다.

 

 “모든 게 다 사생 잘못이야. 네 잘못은 없어. 오늘 귀신 퇴마하고 나면 다 좋아질 거야.”

 

 “... 진짜?”

 

 “그래. 그리고 네가 부탁하면 특별가격으로 그 사생들 저주하는 부적이라도 써줄게. 똥 싸느라 쫓아다니지도 못하게.”

 

 "......"

 

 뭐야 왜 대답을 안 해? 내가 할인을 절대 안 해주는 사람인데 특별히 부적 깎아 주겠다고 했구먼. 고맙습니다. 이 한 마디가 어려워?

 

 살짝 인상을 쓰며 민시우를 쳐다보는데…

 

 “풉… 푸하하 똥...”

 

 민시우가 입을 막고 끅끅대며 웃고 있었다. 티비에서 미소 짓는 모습 말고 실제로 소리 내서 웃는 건 처음 본다.

 

 웃으니까 얼굴에서 빛이 나네. 나도 모르게 입 꼬리가 올라갔다.

 

 "이제 걱정 마. 우리 신엄마 만신이야. 만신. 실력 진짜 엄청나니까 금방 그 귀신 뗄 수 있어. 그러고 나면 몸 아픈 것도 다 낫고, 우울한 생각도 다 사라지고, 행복해질 수 있어."

 

 “... 별로 안 믿어지는데.”

 

 “아! 믿으라니까! 다 헛수고면 내가 지금 뭐 하러 너 데리고 신엄마를 찾아가겠냐. 신엄마 신당 남해야, 남해. 엄청 멀어서 지금 한 3년간 한 번도 안 갔구만.”

 

 “진짜?”

 

 .... 때려치워, 때려치워. 믿지도 못하는 사람 데리고 지금 무슨 생고생이냐.

 

 나는 검은자보다 흰자가 더 많이 보이게 눈동자만 돌려 민시우를 째려봤다.

 

 "하하하. 알겠어. 믿을게."

 

 민시우가 은은한 미소를 띠고 말했다. 진작 그럴 것이지. 괜히 나도 마주보고 한 번 웃어주려는 데…

 

 '아가, 조심해라!'

 

 민시우의 표정이 가면을 쓴 것처럼 싸늘해지더니, 팔을 뻗어 순식간에 자동차 핸들을 꺾어버렸다.

 

 '콰과과광'

 

 자동차는 가드레일을 넘어 언덕 아래로 추락했다.

 

 너무 아프다. 옛날에 신병으로 몸이 아팠을 때보다도 더. 의식이 수명이 다한 조명처럼 깜빡깜빡한다. 의식을 잃어가는 게 느껴졌다. 완전히 기절하기 전의 마지막 순간 이런 생각이 들었다.

 

 아 천신님…말 할거면 빨리 좀 말해주시지...

 

 ***

 

 눈을 뜨니 새하얀 천장이 보였다. 익숙한 약품냄새. 병원이다. 먼저 나는 팔 다리를 움직여 봤다.

 

 "아!"

 

 다행히 다리는 멀쩡했는데 오른쪽 팔을 다쳤는지 깁스가 차있었다.

 

 "이 미친 귀신이… 감히 누구를 죽이려고…"

 

 눈을 뜨자마자 분노에 차서 중얼거렸다. 신엄마한테 말해서 너 천도하지 말고 소멸시키라고 할 거야. 씩씩대며 주변을 둘러보는 데 민시우가 없다. 걔는 남자 병실에 있나?

 

 민시우의 행방을 궁금해 하는 와중에 마침 간호사가 들어왔다.

 

 "어! 환자분 정신이 드셨어요? 괜찮으세요? 사고가 엄청 크게 났었어요. 차가 완전히 뒤집혔었어요. 그래도 팔이 부러진 것 말고는 딱히 크게 다치신데 없으세요. 정말 다행이에요. 보호자 분께 연락드렸으니 곧 오실 거예요."

 

 "보호자요? 저 보호자 없는데…"

 

 "최신 통화 목록에서 제일 최근에 통화하신 분에게 연락 드렸어요. 바로 오시겠다고 하셨는데…"

 

 신엄마에게 연락이 갔나 보다. 그러게 수행을 열심히 받았으면, 어쩌고저쩌고. 또 잔소리 엄청 듣겠네…

 

 "아… 네. 감사합니다. 근데 저랑 같이 온 환자는 어디 있나요? 다른 병실에 있나요?"

 

 "네? 환자분 혼자 오신 걸로 아는데… 구조대원이 그랬거든요. 여자 환자 한 명이라고."

 

 나는 잠시 동안 아무 말도 하지 못하고 눈만 크게 뜨고 깜빡거렸다.

 

 "그럴 리가… 다시 한 번 알아봐 주시면 안돼요? 옆 자리에 민...아니 어떤 남자가 타고 있었거든요."

 

 "네. 제가 구조대원한테 연락해볼게요. 많이 놀라셨을 것 같은데 쉬고 계세요."

 

 "네. 감사합니다…"

 

 간호사는 잠시 후 들어와서 분명히 구조될 때는 나 혼자라고 했다. 창문이 깨지거나 차 문이 열리면서 사람이 튕겨나가는 경우도 있지만 주변을 살펴봐도 아무도 없었다고.

 

 도대체 어떻게 된 거지…

 

 민시우가 사라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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