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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판타지/SF
지오르고스의 일기
작가 : 현서랑
작품등록일 : 2020.7.31

J. 그녀는 그것을 지오르고스의 일기라 적었지. 모르탈 아이움, 그 옛 시대에 지오르고스가 일궈내어 셀 수 없는 시간을 지나온 그 신비의 역사를. 이젠 J라는 그 작은 여자아이의 이름이 우리들의 진실 위에 허구성과 함께 덮여질 테지. 인간들은 우리들의 존재를 믿으려하지 않아. 앞선 존재들. J는 우리를 그렇게 부르더군. 인퀴스토 디토스란 신들과 엄연히 구분되어야 함에도 말이야.

 
엘레노어 VIII, J 4
작성일 : 20-08-08 18:31     조회 : 260     추천 : 0     분량 : 489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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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엘레노어 24_

 아침에 우린 폴로니아의 남쪽 해안가를 향해 궁을 나섰다. 우리가 성문을 나설 때였다. 로워드는 단신으로 나와서 우리를 배웅했다.

 

 - 저흰 조만간 다시 만날 일이 있을 겁니다.

 

 로워드는 떠나는 우리에게 그 말을 남겼다. 그리고 난 어제 저녁에 있었던 로워드와의 만남을 뤼귀에게 전했다.

 

 - 그를 너무 믿지 말게.

 

 내 얘길 모두 들은 뤼귀가 말하자 이니스는 이유를 물었다.

 

 - 어르신께선 로워드라 하는 저분에 대해 잘 알고 계신가요?

 

 - 그가 카르고 출신이라는 건 알고 있지. 어린 나이에 이 나라의 군사 자리를 꿰찬 것도.

 

 - 그의 출신과 나이가 그렇게 문제가 되나요?

 

 - 이니. 내 생각이 타당치 못하다는 건 나도 안다. 하지만 그에게선 카르고의 호전성이 느껴지더구나. 전쟁터에서 참모의 꿈을 키운 사내는 평화에 안주하지 못하지…….

 

 이후 우린 속력을 냈다. 폴로니아 해안으로 이어지는 길엔 테스미르미드의 병사들이 남하하는 모습이 자주 포착됐다. 우리는 이른 시간에 해안에 도착했다. 이미 그곳엔 일찍이 파견된 테스미르미드 병사들의 주둔지가 표시되어 있었다.

 뤼귀는 조사에 착수할 지점을 찾으며 해안가를 따라 동쪽으로 이동했다. 그리고 해가 채 저물기 전, 티니아 강 하류 부근에서 우린 레흐 왕의 파견단장을 만났다. 파견단장은 우릴 자신의 막사로 초대했다. 그의 이름은 코프 드류였으며, 테스미르미드의 수군 사령이었다. 그는 우리의 방문을 미리 알고 있었다.

 

 - 전 로워드 군사께서 특사님과 함께 오실 것으로 알고 있었습니다. 군사께서는 어디에 계시는 지요?

 

 - 그분과 저흰 폴로니아 궁에서부터 헤어졌습니다.

 

 - 그렇습니까. 보고가 잘못되었나봅니다.

 

 드류는 옆에 있던 부관에게 귓속말로 무언가 지시를 내렸고 부관은 즉시 막사를 나갔다. 뤼귀는 대화를 이어갔다.

 

 - 서쪽 해안가에서부터 이어진 주둔지를 봤습니다. 저희 루완의 권고가 있긴 했습니다만…… 레흐 왕께서 이렇게나 즉각적으로 움직여주실 줄은 몰랐습니다.

 

 - 아닙니다. 전 바로 어제 이곳에 왔지만 저희 군은 루완의 권고가 있기 이전부터 이곳에 주둔지를 세웠습니다. 로워드 군사께서는 지난달부터 이미 이곳 폴로니아 해안의 경비를 강화하셨습니다.

 

 뤼귀는 놀랐다.

 

 - 그렇습니까? 군사께서 이곳의 경비를 강화하신 이유가 무엇인지요?

 

 - 특사께서는 루크룸의 괴물들이 언더옥포드를 노리고 있다는 것을 알고 계십니까? 로워드 군사께서는 일찍이 첩자들을 기용해 그 사실을 알아차리셨습니다. 저흰 아르도르에 그 위험을 경고했으나 펄먼 대왕께선 저희의 권고를 묵과하시어 군사께서는 그때부터 이 해안의 경비를 강화하신 것입니다.

 

 - 그래서, 언더옥포드가 정말로 루크룸의 공격을 받았습니까?

 

 - 언더옥포드에 나가있던 저희 정보원들의 소식이 얼마 전 모두 끊어졌습니다. 거기다 페르미나 동부에선 음침한 산맥에서의 괴물 목격담이 퍼지고 있습니다. 이곳에서도 아르도르의 배를 탄 괴물들을 봤다는 주장이 뱃사람들 사이에서 퍼지고 있고요.

 

 그때 누군가 급히 막사로 들어왔는데, 그는 뮈헨 로워드였다. 그는 막사에 들어오자마자 자신을 뒤따르던 호위병들을 내보냈다.

 

 - 며칠 전 펄먼 대왕이 시해되었습니다. 현재 아르도르는 이 일을 루완에서 숨어 지내던 셰펄드라는 이름을 가진 야경의 소행으로 보고 있습니다. 특사께선 이를 알고 계셨습니까?

 

 드류는 크게 놀랐으나 일찍부터 그 일을 예상했었던 뤼귀는 덤덤했다.

 

 - 예상은 했습니다. 아르도르는 루완에서 일으킨 모반의 대가를 치른 것입니다.

 

 뤼귀가 말을 들은 로워드는 입을 다문 채 표정을 일그러뜨렸고, 다음 말은 드류가 이었다.

 

 - 루완에서 일어난 반역은 아르도르의 군사사절단이 독자적으로 일으킨 일이지 않습니까? 펄먼 대왕께선 그 일을 유감스럽게 여겨 루완에게 어떠한 보상이라도 치를 것이라 하시지 않았습니까.

 

 난 그때 루완에서 일어난 모반에 대한 아르도르의 공식 입장을 처음 들은 것이었는데, 테스미르미드의 수군 사령관이나 되는 인물이 그 터무니없는 주장을 믿고 있다는 것에 대해 실망했다. 아니나 다를까 뤼귀 역시 그를 나무랐다.

 

 - 장군. 그 말을 믿는 모두가 강자의 편을 들었을 뿐, 이번 일로 아르도르의 야욕은 린그노르 전역에 증명된 것이나 마찬가지입니다. 정녕 그것을 모르십니까?

 

 드류는 고개를 숙였고 로워드가 끼어들었다.

 

 - 사령관께선 평화를 위해 강단을 내려놓으신 것입니다. 다른 국가들 역시 마찬가지입니다. 우리들에겐 아르도르의 동쪽 방어선이 필요합니다. 만약 어느 한 국가라도 루완의 편을 들었다면 그것은 린그노르의 분열을 가져왔을 것입니다. 지금 시기의 분열은 인류의 멸망이나 다름이 없습니다.

 

 - 저 또한 그 점을 알고 있기에 다른 왕들을 탓하지 않았습니다. 하지만 이렇게 평화국가의 일원들만이 모인 자리에서도 아르도르의 불의를 눈감을 필요는 없지 않습니까.

 

 뤼귀의 말에선 그가 느끼는 안타까움이 전해졌다. 무거운 분위기 속에서 날은 어두워졌고 나와 이니스는 로워드가 마련해준 막사에 머물렀다. 밤이 되자 뤼귀는 어둠을 기다렸다는 듯이 홀로 나룻배 한 척을 몰고 바다로 나섰다. 그는 어둠을 틈타 언더옥포드의 앞바다까지 다녀올 작정이었고, 그 위험한 뱃길에 나와 이니스의 동행은 거절당했다. 막사에 남게 된 나와 이니스에겐 딱히 할 일이 없었는데, 로워드가 우리를 찾아왔다. 그는 우리와 간단한 인사를 나눈 뒤 곧바로 자신의 목적을 꺼냈다.

 

 - 두 분께선 이번 시해의 범인으로 지목된 셰펄드라는 야경에 대해서 혹시 알고 계십니까? 전 그 야경이 두 분의 고향인 도어테일즈에서 코옵스꾼으로 지냈다는 것을 알고 있습니다.

 

 나와 이니스는 서로 눈을 맞췄고, 로워드는 우리의 시선에서 오고간 비밀을 알고자했다.

 

 - 전 그 야경이 가진 정의를 높게 보고 있는 사람입니다. 두 분께 그에 대해 물은 것은 순전히 제 호기심 때문이니 다른 걱정은 안하셔도 됩니다.

 

 난 로워드를 믿지 말라던 뤼귀의 말을 떠올려 입을 다물었으나 이니스는 몇 마디를 했다.

 

 - 그분께선 제 아버지를 도와 저희 여관을 지켜주셨습니다.

 

 - 어떻게 말입니까?

 

 이니스는 날 봤다. 그녀는 사실을 말하고 싶은 눈치였다. 나도 그녀의 발언을 굳이 말리고 싶진 않았다. 하지만 내 마음이 잘 전달되지를 못했던 것인지, 그녀는 긴말을 아꼈다.

 

 - 저희 여관을 찾아왔던 불량배들을 쫓아내주셨습니다.

 

 - 그것은 야경이 아니어도 할 수 있는 일 아닙니까? 숙녀께선 그가 야경이라는 걸 어떻게 알게 된 것인지요?

 

 - 마을 사람들이 얘기하는 것을 들었을 뿐입니다.

 

 로워드는 이니스가 단지 둘러댔을 뿐이란 걸 알았을 텐데도 더 이상 질문을 하지 않았다. 그는 이내 우리네 막사에서 나갔고, 그가 나가자 이니스는 긴장을 내려놨다.

 조금 전까지도 이니스는 군인들이 즐비한 폴로니아 해변에 대해 자신이 느낀 것들을 쉼 없이 얘기했다. 그렇게 일방적으로 회고를 쏟아내던 그녀는 조금 전 잠에 들었다. 나도 자야한다. 바다에 나간 뤼귀는 아마 내일 아침까지는 돌아오지 않을 것이다.

 

 

 -

 

 

 J_

 셰펄드의 행적을 쫓아 브리테니엄을 떠났던 뤼귀는 다음날 아침에 브리테니엄으로 돌아온다. 떠났던 뤼귀는 포페타 성으로 향했었고, 그곳에서 로메로 오비디우스 영주를 만났다. 셰펄드의 친구인 오비디우스는 뤼귀에 대해 이미 잘 알고 있었기에, 뤼귀를 도왔다. 뤼기는 오비디우스가 준 정보들을 기초하여 시해에 대한 셰펄드의 목적을 추론해냈는데, 그곳에 생포되어 있던 아르도르 사절단의 일원을 심문함으로써 또 한 가지 사실을 알아낸다. 그것은 루크룸의 인퀴스토 디토스들이 아르도르 사절단의 모반을 돕기로 되어있었다는 것이었다. 그러나 셰펄드는 뤼귀의 추적을 예상해 자신의 흔적을 지웠고, 뤼귀는 추적을 포기해야했다.

 모르탈 아이움 239년 엘레노어 19일. 뤼귀는 루완의 여왕을 만나 셰펄드가 아르도르의 왕을 시해할 것이라고 경고한다. 또한 그는 그 자리에서 아르도르와 루크룸이 동맹 관계를 맺었다고 주장한다. 뤼귀의 선견에 대한 신뢰가 누구보다 두터웠던 여왕은 그 즉시 뤼귀의 권고에 따라 서방국가들과의 관계를 다지기 시작하며, 루완은 훗날 일어나게 될지 모르는 동족상잔에 대해서 이른 대비를 시작했다.

 

 이후 셋은 테스미르미드의 수도 폴로니아로 향했다. 테스미르미드는 린그노르 남부에 위치한 농경국가로써 아르도르의 군사사절단이 루완으로 향할 때 그 육로를 내어줬던 국가다. 테스미르미드의 스테판 레흐 왕은 젊은 나이에 왕위를 물려받은 현군이었다. 그는 보수적이고 외교에 능하지 못했던 이전의 왕들을 못 마땅히 여겨, 내정과 주변국들과의 관계 개선에 국력을 다하고 있던 차였다. 반면 그때 기용된 군사는 카르고 출신의 뮈헨 로워드라는 패기 넘치는 청년이었다. 그는 남방의 국방력을 강화하는 일에 몰두하고 있던 중 왕의 특명을 받아 뤼귀를 감시하게 된다. 레흐 왕이 뤼귀에 대한 감시를 로워드에게 맡긴 일에 대해선 테스미르미드의 어떤 기록에서도 찾을 수가 없는데, 두뇌가 비상했던 레흐 왕의 특성상 그는 루완의 특사로서 방문한 뤼귀의 정체를 수상히 여겼던 것으로 보인다.

 폴로니아 남부해안으로 향한 지오르고스 일행은 테스미르미드의 수군 사령관인 코프 드류와 만나게 된다. 당시 테스미르미드의 국가병력은 총 7천 내외로 추정되는데, 레흐 왕을 대신하여 총수에 올라있던 로워드는 전군의 약 3분의 1에 달하는 병력을 폴로니아 남부해안에 주둔시켜 드류에게 지휘와 훈련을 맡겨둔 상태였다. 이는 분명한 해전 준비태세로 볼 수가 있으며, 로워드의 선견은 머지않아 그 값어치를 발한다.

 

 뤼귀와 코프 드류의 대화에서 등장한 음침한 산맥은 던게르 숲이라는 본 지명을 갖고 있었다. 언더옥포드는 북서향이 모두 산맥으로 둘러싸인 아르도르의 해양 요충지였는데, 언더옥포드를 둘러싼 그 산맥은 나무들이 듬성함에도 해가 잘 들지 않아 땅이 차고 어두웠다. 당시의 인간들은 그런 던게르 숲을 불길한 숲으로 여겨 음침한 산맥이라 부르며 산행을 피했다. 반면 그러한 숲의 환경은 린그노르 땅에 머무르는 인퀴스토 디토스들에겐 좋은 은둔지를 제공해주었다.

 이후 로워드는 무리에 합류하여 펄먼 아델리오 왕의 시해 소식을 전한다. 그간 약간의 골칫거리 정도로 각국에 이름이 나있던 셰펄드는 그때부터 대왕 시해범으로 지목되어 도주생활을 이어가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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