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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아이돌스토리
파랑새 길들이기
작가 : 너굴토끼
작품등록일 : 2020.7.2

아이돌 전성시대.
소위 그렇게 불리는 시대가 시작되었다.
세계적으로 한국에 대한 관심 특히, K-pop에 대한 세계인들의 관심이 높아지면서
각 연예기획사들은 남, 여 그룹 가리지 않고 많은 아이돌들을 만들어냈고, 사라졌다.

이런 아이돌 전성시대에 단 한 번의 프로듀싱만으로
최정상 인기를 만들어내는 HAWK(매)라는 별명을 가진 프로듀서가 있었다.
그런 그녀가 오래 전부터 극비로 준비해오던 4명의 남자 연습생을 드디어 데뷔시키려 했건만,
그 시작부터 일이 꼬이기 시작한다?!

‘개인폰 금지령’를 핑계로, 자신들에게 자유를 주지 않으면
데뷔 프로듀싱을 받지 않겠다는 건방진 연습생들을 보며,
가연은 한 가지 묘책을 떠올리고 그들에게 자유와 데뷔를 건 내기를 제안하게 되는데…….


클래식만을 최고로 여기는 신인 프로듀서 유민재와 신인 남자 아이돌 [Blue Birds]의 연예계 생존기.

 
03
작성일 : 20-08-07 21:41     조회 : 211     추천 : 1     분량 : 43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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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평화의 전당.

  무대 위에서 악기를 조율하는 오케스트라 단원들의 뒤로, 한 여자가 멍하니 앉아 있었다.

  조율을 마친 현악기의 선율들이 무대 위를 흘렀지만, 여자는 도통 움직이지 않고 멍하니 생각에 잠겨 있었다.

 

 * * * *

 

 “확정이라 하셨잖아요, 교수님!”

 “…….”

 “교수님!”

 

  악보, 클래식에 관련된 서적이 한쪽 벽면을 가득 채우고 있는 교수의 방에서 언성을 높이던 여자의 이름은 유민재.

  그녀는 현 대한민국 클래식계의 샛별이자, 루키라고 불리는 사람이었다.

  민재는 전공 서적과 악보에 파묻혀 보이지 않는 얼굴을 들지도 않는 교수를 매섭게 노려보았다.

  분명 자신의 직속 교수임에도 불구하고, 사실 민재가 매서운 눈동자로 교수를 그렇게 볼 수밖에 없는 이유가 있었다.

  그것은 민재의 꿈이자 목표이며, 이미 확정되어 있었던 쾰른 대학의 일 때문이었다.

  민재는 애꿎은 악보만 바라보는 교수에게 덜덜 떨리는 목소리로 물었다.

 

 “뭐가 문제입니까.”

 “…….”

 “저의 뭐가 문제여서 확정되어 있던 쾰른 대학의 교환 학생 프로그램에서 떨어진 겁니까?”

 

  교수는 민재의 말에 잠시 입을 다물었다.

  교수는 이미 클래식계의 샛별로 이름이 알려진 민재가 과연 그런 걸 문제라고 인정할까 생각했다.

  교수 자신조차도 억지라고 생각되는데 말이었다.

  그러나 교수가 민재에게 할 수 있는 말은 이미 정해져있었다.

  쾰른 대학에서 돌아온 답.

  그것만이 그녀에게 들려줄 수 있는 답이었으니 말이었다.

 

 “경력.”

 “…….”

 “경력이 문제다. 쾰른대에서 민재, 자네 경력이 모자란다고 답변을 해왔어.”

 

  교수의 어처구니없는 대답에 민재는 기가 찬 듯 허! 하고 숨을 내뱉었다.

  쾰른 대학에서 원하는 경력이 부족하단다.

  민재는 교수의 대답이 도저히 이해되지 않아 더더욱 언성을 높이며 입을 열었다.

 

 “지금, 경력이라 하셨습니까? 교수님께서 지금 제게 경력이라고 하신 거 맞습니까? 하! 지금까지 인정받은 경력만 해도 수십 개입니다. 국내 수상은 물론, 국제 수상 경력도 있습니다. 제가 남들보다 열심히 하고 남들보다 훨씬 더 쌓았으면 쌓았지! 경력이 결코 부족하지 않다는 거, 누구보다도 교수님께서 잘 아시지 않습니까……!”

 

  말도 안 되는 억지에 결국 울먹이는 목소리가 교수의 귓가를 때렸다.

  아랫입술을 꾹 깨물며 눈물을 참으려 했지만, 속에서 들끓기 시작한 울음을 그저 삼킬 수만은 없던 모양이었다.

  고개를 푹 숙인 채, 민재는 그저 교수가 다른 핑계라도 대주길 빌었다.

  그러나 교수는 더 이상 할 말도, 할 핑계도 없는 듯 입을 꾹 다물고 애꿎은 책상 위를 정리하기 시작했다.

 

  꿀꺽.

 

  민재는 억지로 울음을 삼킨 후에 물었다.

 

 “이번 교환 학생, 누구로 결정된 겁니까?”

 

  그 질문에 그제야 교수가 그녀를 똑바로 바라보았다.

  민재는 다시 한 번 울음을 삼키며 말했다.

 

 “이번, 교환 학생. 누가 가게 된 겁니까?”

 “……인수. 박인수 학생이 가기로 결정되었다.”

 

  교수는 나지막한 목소리로 작게 한숨을 쉬며 대답했다.

 

 “박…인수 말입니까.”

 “그래, 쾰른에서 인수를 교환 학생으로 지목했어. 네 후배, 박인수로.”

 

  박인수, 그가 누구던가.

  물론 민재보다는 덜 알려졌지만 인수 역시 클래식계의 샛별이자, 루키라 불리는 남자였다.

  때문에 민재는 그동안 설마 아닐 거라고 생각했던 이유가 이제 와서야 자신의 발목을 붙잡은 게 아닌지 의심되기 시작했다.

  그러나 교수는 더 이상 민재에게 답을 주지 않고 짐을 챙기기 시작했다.

 

 “강의, 들어가야 한다.”

 “…….”

 “……일이 이렇게 되어서 미안하다, 민재야.”

 

  민재는 교수의 마지막 말에 큰 소리로 외쳤다.

  뒤도 돌아보지 못하고, 악에 받친 목소리가 날카롭게 교수에게 되물었다.

 

 “제가!!! 혹시 제가, 여자이기 때문입니까……?”

 

  교수는 방을 나서다 멈추고 말았다.

 

 “인수보다 경력이 많았으면 많았습니다. 실력도, 능력도! 절대로 뒤처지지 않는다는 거 누구보다 교수님께서 잘 알고 계시지 않습니까?”

 “……그래. 잘 알고 있다.”

 

  덤덤한 교수의 목소리는 결국, 민재에게 쾰른대의 답에 대한 확신을 주고 말았다.

  설마 클래식으로 권위 있는 대학에서 고작 성별이 자신의 발목을 붙잡을 것이라곤 상상도 못했기 때문이었다.

  민재는 떨리는 목소리로 교수의 뒷모습을 보며 물었다.

 

 “쾰른에서 인수를 선택한 이유가……. 혹시 제가 여자여서입니까?”

 

  교수는 실망이 가득한 민재의 얼굴을 바라보다 괴로운 목소리로 대답했다.

 

 “……그래. 네가 지휘자를 목표로 하고 있는 이상 여자였기 때문에 인수에 비해 쾰른에서 인정받을 수 있던 ‘경력’이 모자랐던 걸 거다.”

 

 * * * *

 

 “……후우.”

 

  지난날, 교수와의 대화를 떠올리던 민재는 이윽고 고개를 가로저으며 오케스트라를 바라보았다.

  마침 악기 조율을 끝낸 단원들이 리허설 시작을 기다리고 있었다.

  그제야 민재는 자리에서 일어나 지휘자석으로 향했다.

 

 “그럼, 리허설 시작하도록 하겠습니다.”

 

  호흡을 한 번 가다듬은 민재가 지휘봉을 들었다.

  그리고 그녀의 시그널에 맞춰 리허설이 시작되었다.

  섬세하게 움직이는 활, 선율을 따라 빠르게 움직이는 손가락들이 진지하게 악보와 민재를 번갈아가며 바라보았다.

  그 사이에 민재는 콘서트마스터(수석연주자)에게 시그널을 보내며, 오케스트라의 전반적인 음과 연주를 조율했다.

 

 “활 많이 쓰세요. 박자 좀 빠릅니다. 조금 천천히!”

 

  민재의 조율에 맞춰 조금은 각양각색이던 악기들이 점점 하나의 소리로 합해지기 시작했다.

  그리고 이내 악기들은 하모니를 이뤄, 굉장히 좋은 연주가 되어갔다.

  덕분에 민재는 고민들이 전부 사라진 것처럼 만족스러운 얼굴로 즐겁고 열정적으로 리허설을 이어나갔다.

 

 * * * *

 

  한편, 가연과 성재는 많은 팬들로 인산인해를 이루고 있던 평화의 전당에 어느새 도착해 있었다.

  능숙한 솜씨로 멋지게 주차를 마친 가연은 차에서 내리며 한껏 짜증이 오른 목소리로 중얼거렸다.

 

 “하여간 여긴 올라오는 길이 가장 험난하다니까. 아니, 도대체 왜 이런 산중턱에다가 건물을 세워놓은 건지 모르겠네. 이런 꼬부랑 고갯길 넘어오다가 진짜 허리 휘어지는 줄 알았다니까.”

 “그 신나라한 말솜씨 하고는…. 우리 애들이 토크쇼에서 발휘하는 말솜씨랑 예능감은 전부 다 너한테서 배운 것 같단 말이지.”

 “그럴지도 모르니까 그건 그렇다 치고.”

 

  주차장을 빠져나와 평화의 전당 건물 안으로 들어온 가연은 핸드폰을 한 번 쳐다본 후 건물 밖에서 얌전히 무리지어 앉아있는 사람들을 바라 봤다.

 

 “애들, 아직 도착 안 했나보네.”

 “…뭐야. 애들 도착도 안 했는데 서두른 거야?”

 “뭐, 아까 영진이가 애들 7시쯤 일어나서 씻고 샵에서 메이크업 받고 있다고 말했으니까 이제 출발 했겠나?”

 

  그 말인 즉, 아직 애들이 도착하려면 한참 남았다는 뜻이었다.

  성재는 인상을 찌푸리며 투덜거렸다.

 

 “너무 일찍 왔잖아. 이제 샵에서 출발했으면 길 막히는 거 감안해서라도 1시간쯤이나 남았는데. 왜 이렇게 서두른 거야?”

 “아, 뭐. 오랜만에 내가 직접 편곡한 곡이니까 세이지도 EX.B 애들에게 대략 이야기는 들었을 거야. 아마 전당 도착하자마자 리허설 할 게 안 봐도 뻔해. 내가 기껏 편곡해준 곡에, 리허설까지 점검해주러 온 건데 하나라도 놓치면 안 되잖아?”

 

  가연은 짓궂게 미소를 지으며 공연장 안으로 들어갔다.

  성재는 드물게 신나 보이는 가연의 뒷모습을 보며 질린 표정을 짓다 이내 그녀의 뒤를 따라갔다.

  오늘 세이지의 안위를 걱정해야하나 고민하며 말이었다.

 

 * * * *

 

  마지막 연주가 끝나니 때마침 대부분의 리허설이 종료 되었다.

  카메라 등을 조작하던 스텝들 역시 리허설 종료와 함께 서둘러 수정해야 할 부분을 위해 분주하게 움직였다.

  민재 또한 힘차게 휘두르던 지휘봉을 내려놓으며 리허설 종료를 알렸다.

 

 “리허설은 여기까지입니다.”

 “수고하셨습니다.”

 

  민재의 시그널에 오케스트라 단원들 역시 악기를 하나 둘 내려놓고 악보 등을 점검하며 스트레칭을 했다.

  뻐근했던 고개와 어깨를 길게 늘어뜨리는 단원들을 뒤로 한 채 먼저 대기실로 발을 옮기려던 민재에게 누군가 다가왔다.

 

 “수고하셨습니다. 리허설하면서 불편한 점은 없었습니까?”

 

  이번 열린 음악회의 조연출을 맡은 스텝이었다.

  민재는 스텝을 향해 가볍게 목례한 후, 그의 질문을 잠시 생각했다.

 

 “바이올린 측 스피커에서 ‘하울링’이 좀 났습니다.”

 “아, 그래요? 음향팀에 한 번 확인해보고 조치하겠습니다.”

 “아마 실제 바이올린 소리와 스피커에서 나는 바이올린 소리가 부딪쳐서 생기는 소음일 거예요. 바이올린 쪽에 설치된 마이크만 미세조정 해주시면 해결 될 겁니다. 그 이외에는 딱히 불편한 부분은 없던 것 같네요.”

 

  스텝은 민재의 말을 메모지에 적은 후 무전기를 꺼내들었다.

 

 “음향팀, 왼쪽 스피커에서 하울링이 일어난답니다. 바이올린 쪽 마이크 미세조정이 필요할 것 같으니 확인해주세요.”

 

  잠시 후, 스텝의 무전기에서 ‘확인’ 하고 응답이 들려왔다.

  그제야 환히 미소를 짓은 스텝은 고개를 꾸벅 숙이며 말했다.

 

 “음향팀에 전달했으니 곧 해결될 겁니다.”

 “네, 그럼 수고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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