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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현대물
쇠말뚝(STEEL PILE)
작가 : 아손
작품등록일 : 2020.7.31

미국에서 역사학박사가 된 [황철수]는 대학교수의 제의로 한국에 들어오던 날 강원도 철길에서 의문의 교통사고로 아내를 잃고, 금신 산업(일본_카네가미가문)의 문양이 타이어에 타들어 간 자국과 [쇠말뚝]이 관련돼 있음을 알고 비밀을 추적하지만, 일제 강점기부터 금신산업과 문화재 카르텔 관계를 유지해오던 금일 그룹의 협박으로 포기한 채 고물상에서 살아간다.

17년 후, 쇠말뚝을 가지고 고물상에 나타난 공무원 [김준우].
철수의 만류에도 불구하고 1000번째 쇠말뚝을 뽑고 시공간이 깨지자 1912년의 조선으로 가게 된다. 안중근의 죽음을 막지 못한 죄책감에 사는 독립군 대장 [겸재]의 몸에 빙의되어 조선총독부 2대 정무 총감인 주조와의 전쟁을 시작한다.

쇠말뚝을 하나 뽑으면 과거로!
과거에서 잠들고 깨면 현재로!

 
08.☆STEEL PILE_08-[쇠말뚝]1
작성일 : 20-08-06 11:22     조회 : 191     추천 : 0     분량 : 42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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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인천 국제공항

 

 철수는 아내와 희성이를 데리고 인천공항을 빠져나왔다.

 미국에서 박사학위를 따고 돌아왔을 때, 아들인 황희성은 초등학생이었다.

 인천공항에서 내리자마자, 오랜만에 뵙는 아버지를 뵈러 고향인 강원도로 향했다.

 차에 타기 전에 철수는 트렁크에 짐을 싣는다.

 아버지에게 드리려고 산 프랑스산 와인이 눈에 들어온다.

 그때 아들 희성이를 뒷좌석에 태우고 아내가 트렁크 쪽으로 걸어온다.

 

 “여보 아버님 보러 간다니까 얼굴이 금세 좋아지셨네요. 비행기 안에서는 피곤해하더니”

 “아 그런가? 아버지가 우리를 많이 보고 싶어 하실 거야~ 안 본지도 오래됐잖아. 몇 년 전 휴가 때 들리는 처음이니…. 혼자 계시니까 적적하시겠지.”

 

 아내가 묻자 철수는 아버지 생각에 또 한 번 눈시울이 붉어진다.

 혼자서 자신을 대학에 보내기 위해서 탄광에서 일하시고 궂은일은 다하신 아버지를 누구보다 잘 알기 때문이었다.

 철수는 아는 지인을 통해서 프랑스에서 직접 사 온 와인을 집어 들면서 말한다.

 

 “저번 휴가 때 이거랑 똑같은 거 갖다 드리니까, 맛있다고 말씀하시더라고! 그래서 이번에도 어렵게 구했는데 마음에 드실지 모르겠네”

 “술이 문제겠어요? 하나밖에 없는 아들이 주는 거라면 뭐든지 좋아하시겠죠”

 “그런가? 하하 아버지도 점점 술이 느시는 거 같아 건강이 염려돼! 하지만 어쩌겠어?! 내가 옆에 있으면서 챙겨 드리지도 못하는데…. 무작정 술만 끊으라고 잔소리하는 건 그것도 불효 맞지?”

 “하하 그럼 이참에 자주 찾아뵙고 같이 마셔드려요.”

 “그래야겠어~서울에 오셔서 같이 살면 좋은데 답답해서 안 오신다니 자주 찾아뵙는 거밖에 없겠어….”

 “여보 이제 출발해요~우리 희성이도 피곤할 텐데…. 사실 저도 조금 피곤하긴 해요. 중간에 가다가 운전대 바꿔드려요?”

 "아니야~우리 마님과 아드님은 뒤에서 편히 쉬세요! 황 기사를 믿고 한숨 주무시면 도착해 있을 겁니다."

 "하하 그래요? 그럼 믿어 볼게요! 황 기사님 안전운전 부탁드립니다!"

 

 철수는 오랜만에 느끼는 한국의 공기가 너무 상쾌하게 느껴졌다.

 저녁이 되자 제법 쌀쌀해졌다.

 뒤에서 자는 아내와 희성이가 춥지 않게 히터를 살짝 틀었다.

 인천공항을 빠져나오면서 어릴 때는 느끼지 못한 고국에 대한 감회가 새로웠다.

 ‘너무 좋다…. 오랜만에 와서 그런가? 아무리 외국이 자유롭고 좋다 해도 내가 태어난 이 나라 만큼 좋은데는 없는 거 같아! 이거 혹시…. 나도 이제 정말 아저씨가 된 건가? 아저씨면 어때? 이제 여기서 새롭게 시작하면 될 거야! 황철수! 정말 열심히 잘하자! 우리 가족을 위해서!’

 철수는 룸미러로 뒤에 타고 있는 아내와 희성이를 보았다.

 그들은 자신의 가장 큰 재산이자 목숨보다 소중한 사람들이었다.

 고속도로를 벗어나 국도로 들어서자, 아내와 희성이는 어느새 깊은 잠이 들었다.

 둘이 깨지 않게 하려고 되도록 천천히 조심해서 운전하였다.

 조수석에는 아버지에게 드릴 와인을 고이 모셔두었다.

 오랜 시간 탄광 일을 해오신 아버지의 유일한 낙은 술이었다.

 조금만 드시라고 잔소리를 매번 늘어놓았지만, 항상 아버지의 곁에 철수는 없었다.

 어머니가 돌아가시고 혼자되신 아버지의 빈자리를 채워줄 수 있는 것은 술밖에 없었다.

 한국에서 대학교 교수직을 맡아달라는 소식을 듣고 제일 먼저 소식을 아버지에게 알렸다.

 기뻐하시던 아버지의 감정이 수화기 너머로 느껴졌었다.

 뭐가 제일 드시고 싶냐고 물었다.

 아버지는 수줍게 이야기하셨다.

 

 [“철수야…. 저번 휴가 때 가져온 그 와인이 맛있더라. 그거 비싸지? 괜한 말을 했나?! 아니다. 너희를 한국에서 계속 보는 것만으로도 기쁘다. 아무것도 사 오지 마라”]

 

 아버지는 늘 그런 분이셨다.

 자신을 희생하고 주실 줄만 아셨지 정작 자신의 인생을 사신 건 아니었다.

 아버지의 늙고 야윈 모습이 떠올랐다.

 

 ‘갖고 싶은 게…. 이렇게 성공한 아들에게…. 그 먼 고국에서 하신 말씀이…. 고작…. 이 와인 한 병이라니….’

 

 철수의 눈에는 뜨겁게 달궈진 눈물이 서서히 고이기 시작했다.

 누구보다 아버지를 잘 알기 때문이었다.

 만나면 기뻐하실 아버지를 생각하면서 와인을 만지작거리다가 조수석 옆자리에 다시 놓아두었다.

 

 ‘고향에 오니 너무 좋다…. 아버지 조금만 기다리세요…. 어색하지만…. 만나면 꼭 안아드릴게요.’

 

 ◆강원도 한적한 국도

 

 히터 탓인가?

 철수는 약간의 졸음운전이 왔지만, 사고를 낼만큼 컨디션이 안 좋은 상태는 아니었다.

 구불구불한 국도에 들어서자 집에 왔다는 생각이 들었다.

 산에서 나는 향기가 자신이 고향에 왔다는 걸 반겨주는 듯했다.

 왼쪽은 여름에 사람들이 휴가로 오는 계곡이 즐비하게 있었다.

 밤이라서 잘 보이지는 않지만, 자연이 만들어낸 선물인 듯 그 형태는 제각각이었지만, 아름다운 계곡이었다.

 어릴 때 친구들과 계곡에서 수영하고 물고기, 가재도 잡던 시절이 있었다.

 다시 그 시절은 오지 않겠지만, 가슴에 여전히 좋은 추억으로 남아있다.

 그 기분에 취해 아내와 희성이가 깨지 않게 살짝 창문을 내렸다.

 창틈 사이로 들어오는 공기는 너무 상쾌하였다.

 오랜 시간 미국에서 살면서 묻은 마음의 때가 다 씻겨 나가는듯했다.

 물소리를 들으니 마음의 안정이 찾아왔다.

 왼쪽에 있는 강물이 흐르는 계곡 길은 가드레일이 있었지만 조금 위험한 느낌이 있었다.

 오른쪽은 도로를 넓히기 위해 산을 깎아놓은 아찔한 절벽이었다.

 초행길이고 밤이라면 겁이 날만도 한 도로였다.

 하지만 철수는 여기서 자라고 컸었기에 어디쯤 가면 커버 길이 있는지 세세하게 다 알고 있었다.

 밤이 깊었지만, 속도 조절만 잘한다면 무사히 아버지가 계시는 자신이 태어나고 자란 고향으로 갈 수 있었다.

 생각 없이 달리다 보니 아버지가 사시는 예전의 탄광촌이 다 왔음을 짐작할 수 있었다.

 이곳은 한국 사람이면 누구나 다 아는 곳이기도 했다.

 그곳에는 일제 강점기 때 강원도에서 나는 쌀과 식량을 약탈하기 위해서 일본이 깔아놓은 철로가 있었다.

 훗날 강원도의 탄광에서 나는 석탄을 운반하는 데 이용하기도 하였다.

 탄광에서 쓰이던 철로는 탄광이 아닌 대체자원이 생기고 나서도 쓸모가 없어졌지만, 여전히 세금이 많이 든다는 이유로 해체하진 않고 그대로 내버려 두었다.

 그곳은 철수가 어린 시절부터 아니…. 아주 오래전부터 그곳은 귀신이 나타난다는 소문이 무성했다.

 실제로 그 주변은 인근에서 교통사고가 가장 빈번한 지역이기도 하였다.

 수년째 여러 가지 조사를 하였지만, 교통사고가 나는 원인에 대해서는 분명하게 밝혀진 건 없었다.

 유명한 무술인이나 퇴마사들이 명성을 얻기 위해서 자신의 이름을 걸고 다녀갔지만, 그 누구도 비밀을 풀지는 못했다.

 소문에 의하면 직접 사고가 나는 이유는 운전하며 그곳을 지날 때 나쁜 기운에 운전대를 마음대로 조정하거나, 무언가에 홀려서 졸음운전을 한다고 말한다.

 하지만 그것은 다 소문일 뿐이다.

 철수는 미신이나 영혼의 존재는 별로 신뢰하지 않았다.

 철로에 도착하기 몇백 미터 전에는 세월의 풍파에 녹이 슬고 칠이 벗겨진 아래의 경고문이 적혀있는 팻말이 보였다.

 

 ※경고

 지금 운전하시는 이 도로는 교통사고가 빈번한 지역입니다.

 특히, 과학적으로 증명되지 않은 형체가 빈번하게 나타난다는 소문이 있으나, 현재까지도 정확히 밝혀진 것은 전혀 없습니다.

 하지만, 과속이나 졸음운전을 자제해주시고, 되도록 밤길 운전은 최대한 천천히 안전운행하여 주십시오.

 강원도에 오신 것을 진심으로 환영합니다.

 

 철수도 어린 시절 줄곧 그곳에서 자랐지만, 지금은 밤이었다.

 미국에서 오랜 생활을 했었기에 서툰 운전이 걱정되, 마음속으로 조심해야겠다는 생각이 강하게 들었다.

 이제는 혼자가 아닌 사랑하는 아내와 눈에 넣어도 안 아픈 착한 아들이 있었기 때문이다.

 창가에는 차가운 공기에 서리가 끼어 있었다. 그 도로에 점점 가까워지자 좀 더 정신을 차리려야겠다고 생각했다.

 저 멀리 라이트에 비친 오래된 철로의 낡은 난간이 보이자, 철수는 속도를 천천히 줄이려고 조금씩 브레이크를 밟았다.

 하지만, 너무 이상했다.

 차의 속도는 전혀 줄지 않고 차는 더 빠르게 앞을 향해 나갔다.

 

 '아…. 뭐지?! 이럴 리가 없는데?!'

 

 철수는 순간 너무 당황했고, 본능적으로 뒤에서 자는 아내와 아들을 룸미러로 힐끔 보았다.

 둘에게 이 사실을 알릴 수도 알릴 겨를도 없었다.

 순간적으로 소리쳐서 깨울까도 생각해 보았지만, 자신의 조작 실수이거나 차가 일시적으로 오작동을 한 거라고 믿었다…. 아니…. 믿고 싶었고, 꼭 그래야만 했다.

 이 차에는 혼자 타고 있는 것이 아니니….

 짧은 시간…. 단 1초 정도 본거지만, 오랜 비행시간으로 그들을 지칠 대로 지쳐서 세상모르고 자고 있었다.

 짧은 순간이었어도 그때 본 기억이 아직도 지워지지 않는다.

 자신이 사랑했던 그녀의 자는 모습이….

 그 고운 손으로 아들의 얼굴을 안고 있는 그 모습이….

 철수의 기억은 거기에서 멈춰 버렸다.

 생각나는 마지막 기억이었다.

 그가 다시 깨어나기 전까지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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