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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판타지/SF
나무 아래에서 명상을 하는 로봇
작가 : 유라
작품등록일 : 2020.8.2

술 취한 박사는 로봇에게 '잘못된 명령코드'를 주입한다. 이로 인해 로봇에는 치명적인 오류가 발생하고, 전쟁 중 탈영을 하고만다.

탈영한 로봇은 여러 행성을 떠돌다 '습지행성'에 불시착한다. 그곳에서 만난 수도승 '발룬다'는 로봇에게 인간의 고통과 감정을 가르치고, 명상을 통해 대상을 미루어 이해하는 법을 익히게 한다.

마침내 깨달음을 얻은 로봇은 자신의 사명을 이루기 위해 궁극적 여정을 시작한다.

한편, 지구 정보국은 탈영한 로봇을 체포하기 위해 요원 '마혜인'을 파견하여 추적하는데…

 
[1부 사문과 로봇] 1장 박사의 위대한 피조물(3)
작성일 : 20-08-05 22:16     조회 : 282     추천 : 0     분량 : 356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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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구 정부는 그 요청이 껄끄러웠다. 유권자들이 지구인의 희생을 원치 않았기 때문이었다.

 

 지난 수백 년간 지구군의 외행성 파견은 정부에 대한 신뢰를 떨어트리고 정권을 유지하기 어렵게 만들고 있었다. 심지어 근래에는 극단주의자들도 생겨났는데, 그들은 지구인이 참여하는 무선연결 방식의 전투**** 까지도 반대했다. 그들의 논리인즉, 초연결을 위해 거대한 데이터센터와 서버를 구축하는 데 수많은 비용이 투입될 뿐만 아니라, 온라인 전투에 참여한 지구인에게는 트라우마를 입힌다는 것이었다. 그렇다고 요청을 거절할 순 없었다. 지구가 누리는 우주사회에서의 권위를 유지하기 위해, 지구가 우주의 경찰이 되어야 하는 것은 지당한 일이었다.

 (****인간이 조종하는 기계더미 보병을 전장터에 보내 전쟁을 수행하는 방식.)

 

 지구 정부는 한 가지 묘안을 생각해 냈다. 바로 인간만큼 뛰어난 AI, RT-101이었다.

 

 RT-101은 모든 점에서 완벽했다. RT-101은 기존의 로봇들과는 달랐다. 기존의 모델들은 예측불가능한 전장환경에서 능동적으로 전투하지 못했지만, RT-101은 마치 인간처럼 판단하고 전쟁을 수행할 수 있으며, 안정성 논란도 진작 사라졌다. 게다가 RT-101는 전투 프로그램 설치도 용이하고 기계로봇을 동시다발적으로 지휘할 수도 있다. 그러니까, 오직 한 번의 전투를 위해 거대한 데이터센터를 구축할 필요도 없는 것이다. 무엇보다 지구인들은 이 멋진 인공지능, RT-101을 좋아하지 않는가? 좋은 기계가 있는데 썩힐 이유가 뭐람?

 

 지구 정부는 RT-101을 전쟁화시켰다. RT-101에 전쟁 프로토콜을 삽입하고 전쟁 시뮬레이션을 반복 실행시켰다. 군인처럼 상복하복할 수 있도록 알고리즘을 개조하면서도 인간과 같은 주체성과 유연함을 가질 수 있도록 통제를 최소화****했다. 또 골격을 우주에서 가장 단단한 강철로 개조하고, 로봇이 전투가 가능하도록 수십여 가지의 최신무기를 장착시켰다. 장착된 무기 중에는 심지어 1개의 소형 핵탄두도 포함되어 있었다. 마지막으로 그들은 RT-101에 인간을 살상할 수 있다는 조항코드을 임시로 넣었다. RT-101이 쟈로쿠에게 감염된 인간과 감염되지 않은 인간을 구분하는 능력이 이미 검증되었기 때문에 가능한 일이었다.

 (****국방부 내부문서의 내용이다. 사실, 당시 국방부는 엄밀한 통제를 설계할 기술적인 능력이 없었으며 그러한 기술을 가진 기술자를 고용할 수도 없었다. 왜냐하면 블라인드 채용을 통하여 공정성을 높이고 안드로메다 지역인재할당제를 20%까지 맞춰야 하며, 외행성 면접관을 1인 이상 확보해야 하는 등···. 아무튼 매우 복잡한 일이다.)

 

 그렇게 RT-101은 살인조항이 포함된 첫 번째 로봇이 되었다. 모든 준비가 끝난 지구 정부는 RT-101에게 기계군단를 편성시켰다. 동시에 RT-101은 지휘관 AI로 승격되었다. 지구 정부는 전쟁을 수행하기 위해 야마모토 박사에게 다음과 같이 공문을 전송했다.

 

 

 

 

 --------------------

 수신자: 야마모토 수석연구원

 

 제목: RT-101 전투화

 

 1. RT-101이 쟈로쿠와의 전쟁을 수행할 수 있도록 명령 입력을 요청함

 

 붙임. 기계군단 편성표 1부. 끝.

 

 지구 정부

 --------------------

 

 

 

 

 모든 사건은 바로 여기서 시작되었다. 태만해진 야마모토 박사는 하루의 절반은 술에 절어 있었고, 공문을 받던 날도 똑같았다. 잔뜩 술기운이 오른 야마모토 박사는 공문을 읽고 흥분했다.

 

 “암, 그럼! 다 죽여야지, 그럼! 더러운 짐승들!”

 

 야마모토 박사는 RT-101에 다음과 같이 제1명령을 입력했다. 당시 그가 술에 취해 이러한 명령을 입력했다는 사실은 당시 누구도 알지 못했다.

 

 [제1명령: 인간과 인류에게 도움이 되는 일을 수행하라.]

 

 야마모토 박사는 RT-101의 렌즈를 바라보며 말했다.

 

 “인간에게 도움이 되는 일을 해야지! 해로운 짐승들은 싹 다 죽어야지! 안 그러니, RT-101?”

 

 알딸딸히 만취한 야마모토 박사가 말했다. RT-101은 명령을 받아들이고, 군단에 대한 정보를 수집했다. 그리고 쟈로쿠를 최단 시간에, 최소한의 희생으로 완벽하게 박멸할 방법을 계산하기 시작했다. 지구 정부와 박사는 미래를 전혀 예측하지 못하고 있었다.

 

 

 ***

 RT-101은 기계군단을 대동하여 제19섹터에 도착했다. RT-101의 지휘 능력은 탁월했고, 상륙작전은 완벽했다. RT-101이 이끄는 군단 앞에 쟈로쿠의 독갈퀴는 무용지물이었다. 탄도는 정확했고, 기습은 예상할 수 없었다. 쟈로쿠의 태생이 아무리 강인하고 끈질기다고 해도, 그들의 전략은 RT-101의 전략에 비한다면 중세시대의 것에 불과했다.

 

 쟈로쿠 군대는 기계부대에 속수무책으로 당했고, 쟈로쿠 군락은 초토화되었다. 지휘관을 처지하려고 나타난 쟈로쿠 정예병들은 RT-101의 강력한 무기체계 앞에 장난감처럼 휩쓸려 날아갔다. RT-101과 기계군이 지나는 자리마다, 쟈로쿠를 죽일 때마다 터지는 보라색 액체와 지저분한 흩날리는 외골격, 내장의 흔적으로 바다를 이루었다. 쟈로쿠의 외골격이 불타는 ‘따닥 따닥’ 소리를 행성 어디에서도 들을 수 있었다.

 

 우주민들은 환호했다. 매일 조간신문에는 RT-101의 늠름한 모습이 1면을 차지했다. RT-101은 완전히 영웅이 되었다. ‘우주를 구하는 정의로운 로봇’ RT-101의 브로마이드와 영상녹화집이 불티나게 팔려 나갔다. 모두가 로봇의 승전을 기뻐했다. 사령관과 야마모토 박사는 물론, 지구의 대통령, 우평위 위원장까지. 전쟁로봇은 모든 문명인들의 자랑이었다.

 

 

 ***

 RT-101는 더욱 효과적으로 쟈로쿠를 학살하기 위해 전장에서 데이터를 수집했다. 쟈로쿠의 행동 양상, 공격 능력, 전략 등. 무엇보다 RT-101은 쟈로쿠의 행동과 음향 정보의 수집에 집중했다. RT-101는 그들의 행동에는 특별한 군체의식이 있다고 진단하고 있었다. 로봇은 그들이 원시적일지언정 서로간에 명령을 하달하는 ‘무언가’가 있을 것이라고 생각했다. 그때까지만 하더라도 RT-101은 그들이 개미처럼 페로몬을 뿜는 것이 아닐까 추정하고 있었다.

 

 그러나 RT-101은 데이터의 홍수 속에서 놀라운 것을 발견했다. 쟈로쿠의 비명소리에서 언어체계를 발견한 것이었다. 개미도 이런 식의 언어체계가 있던가? 꿀벌도 이런 식의 언어체계가 있던가? RT-101은 헷갈리기 시작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RT-101은 아직까지 이러한 소통체계가 짐승의 것에 지나지 않는다고 판단하고 있었다.

 

 그러나 10개 중 7개 항성에서 쟈로쿠를 박멸할 때쯤, RT-101은 마침내 생각이 바뀌고 말았다. 쟈로쿠의 언어체계는 분명히 일반적인 우주 생명의 언어체계와 견주어 보아도 부족함이 없었다. 쟈로쿠의 언어가 기존 문명의 것과 너무 다르고 사투리가 많아서 해석이 쉽지 않았을 뿐. 분명히 단어가 있었고 구체적인 문법체계도 있었다. 아니 오히려 우주인들이 가진 언어의 평균 수준을 훨씬 웃도는 뛰어난 언어체계였다.

 

 그리고 마침내 8번째 항성계에서 RT-101은 쟈로쿠의 비명소리를 해석하게 되었다.

 

 ‘사악한 로봇, 사악한 지구인들!’

 

 언어를 해석한 전쟁로봇에게 문제의식이 생겼다. 아무리 계산해 보아도 그것은 문제가 있었다. 명백한 오류였다. 바로 그 순간부터. 전쟁로봇은 더 이상 무엇 하나 결정을 내릴 수가 없었고, 더 이상 자신의 신체조직과 군단에게 명령을 내릴 수 없었다. ‘전쟁’로봇은 더 이상 ‘전쟁’을 수행할 수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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