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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현대물
마이마미
작가 : Drama
작품등록일 : 2020.7.2

동시다발적 지진과 화산폭발, 거기에 사라진 정치에 무너진 치안까지..
사실상 멸망을 맞이한 대한민국, 그 중 서울 강남 대형 난민촌.
난민촌이라 쓰고 수용소라 읽는 강남 마계촌에 호기심으로 출입한 두 남자가
가장 씩씩하고, 가장 따뜻하면서도, 가장 미스터리한 난민의 엄마를 만나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로,
재난의 폐해와 상류층 관리인들의 갑질, 그리고 난민촌 갑질 서민들의 폭발적 봉기를 그린 판타지 재난극.

 
마이마미_#INTRO_Main PLACE/Main Character
작성일 : 20-08-05 10:11     조회 : 305     추천 : 0     분량 : 50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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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분홍색 단발머리, 딱 봐도 눈에 탁 띄는, 골격이 보이시한 여자가 걸어온다.

  또각또각.

  또각또ㄱ..,

  뚝.

  여자의 하이힐이 부러진다.

  “에이 씨..”

  하필 아스팔트를 적신 축축한 빗방울..이 아니라, 수산시장의 물고기 비린 물이 복사뼈를 적신다.

  보이스가 여자치곤 굉장히 괄괄하면서도 독특하다.

 

  ‘여자치곤...’은 훼이크다. 사실 그는, 어딜 봐도 남자다.

  강남 난민촌이라 쓰고 강남 난민수용소라 읽는 이곳에서 4년째 거주하는 39살의 남자, ‘마미’다.

  사람들은 전후사 예측 잘하는 그를 예수 비슷한 ‘신’으로 여긴다.

  그의 집엔 그를 포함, 총 8명의 사람이 살고 있다.

 

  김종익. 마흔셋의 남자다. 질서정연한 관악 난민촌에 살던 사람이다. 동갑의 단짝친구 양준석과 함께 퇴폐적인 이곳을 호기심에 찾아왔다가 갇혀버린 케이스다.

 

  살해 위험에 처한 두 사람을, 마미가 구해줬다.

  살 찐 쥐와 바퀴벌레를 줘도 맛있게 식사할 것 같은 김종익과, 적응력이 매우 뛰어나 임신한 두 룸메이트에 통기타 태교까지 해주는 양준석은, 물과 기름이자 톰과 제리다. 투닥이면서 서로를 챙긴다.

 

  31년 인생을 사랑스럽게 살아온 여자 표소정.

  그리고 33년 인생을 항상 조심스럽게 살아온 여자 이지영.

  두 여자, 임산부다.

  마미가 무조건적으로 엄마 역할을 해야 하는, 보호선상 안의 여자다.

 

  소정은 누구나 그렇듯 숙식과 침실을 제공한다는 촌장의 그 뻔한 거짓말에 속아 들어왔으나 마미만큼 씩씩하다. 그래서 불리는 별명이 마미는 난민의 엄마, 소정은 난민의 아빠다. 성별이 바뀌어서 불리다니..

 

  지영은 마미가 무슨 말을 해도 믿는 여자로, 뼛속부터 순수하고, 순박하고, 촌스럽다. 특히 그녀는 이곳을 탈출하려다 1세 연상의 순애보 남자친구 강유철과 4살 된 딸 지안이와 생이별을 한 아픔이 있다.

 

  소정은 임신 5개월, 지영은 6개월이다.

 

  30년 인생을 연기에 쏟은 그녀, 김세슬. 이 친구는, 분명히 이곳 난민촌에서 웃음을 잃었다. 연극 덕후여서 항상 놀러가 먹을 것도 챙겨줬던 마미를, 기억도 못한다. 난민촌에 갇힌 후 영혼 없이 숨만 쉰다.

  대학로에서의 환한 웃음과 온기를 잃은 그녀는, 사람의 품을 유달리 거부한다.

 

  여기까지가, 투닥이고 미워하고 싸워대도 소중한 마미의 식구들이다.

  다음 소개할 사람들은 마미 죽이기 위해 혈안이 된 미친 사람들.

 

  강남·서초·송파·강동·성남 전체를 봉쇄해 난민촌을 세운 마흔둘의 남자 정낙준.

  이곳의 촌장이다.

  입꼬리를 씩 올리고 하얀 건치를 보이며 웃는 모습이 누가 봐도 무서운 사람이다. 마미를 죽이기 위해 촌 곳곳을 쑤시고 다닌다.

 

  아관파천도 아니고.. 땅으로 꺼졌나 하늘로 솟았나..

  무려 대통령이 행방불명 된 대한민국에서 촌장도 만족을 못해 국가원수 역할까지 하겠다고 지랄 염병이다. 여긴 분명 포로수용소도, 북한도 아니다. 그러나 여기서 탈출하면 무조건, 무슨 일이 있어도 사형이다.

 

  그에게는 30세의 아내 이자림이 있다. 큰 해일이 몰아친 부산에서 올라와 이곳에 사지를 둔 여자. 어떻게든 살아남기 위해 촌장과 결혼 후 악녀가 됐다.

  시원시원한 말투가 사람을 언뜻 사로잡을 것만 같다.

  말발과 성격이.. Ugh.. 매우 세다.

 

  그리고 이 두 사람은 강남 난민촌에 사는 사람들의 노동을 착취, 세금을 걷는다.

 

  성남 수정구 모란 쪽에 위치한 ‘옥길이’는 36세 또라이 남자.. 아니, 옥수 원장과 30세 또라이 여자.. 아니, 길동 쌤이 운영하는 미용실이다.

  둘은 마미의 정체를 유일하게 알고 있고, 그와는 어릴 적 소꿉친구들보다도 더 절친한 사람들이다.

 

  미용실 ‘옥길이’ 옆 분식집에서 근무하는 마흔셋 여.., 아니 여장부님이라 하겠다.

  암튼 (여장부) 강수미 씨도 마미와 참 친한데, 그녀는 신기하게도 나중에 알고 보니 김종익과 이혼한 전 부인이라 한다.

 

  강남 난민촌에서 소매치기 할매로 유명한 칠순의 오영숙 여사는 양준석의 ‘백화점 붕괴사고 때 돌아가신 줄로만 알았던’ 친어머니라고 한다.

 

  난민촌의 공용 화장실을 보수하는 30세 백범은 세슬의 전 남친이라고 한다.

 

  독재에 살기 힘들지만 신기한 인연이 많은 이곳은, 강남4구 성남 난민촌이다.

  마미와 8명의 식구들은 이제, 탈출을 시도하기 위해 이곳 난민촌을 샅샅이 뒤져, 광진 난민촌으로 이동.., 아. 아니. 이동이고 뭐고, 아예 반란을 일으켜버릴 것이다.

 

 *

 

  이게 한반도의 멸망이 아님 뭐란 말인가?

  2018년 살인 폭염을 넘어서, 2019년.. 2020년 코로나19.. 마침내 우리 (북한을 포함한) KOREA는 무너지고 말았다. 또 살인 폭염..?! 아니다. 전염병..?! 아니다.

 

  말도 안 되는 서울 8.0 대지진으로 어마 무시한 역대급 피해를 입고, 전국 곳곳 산불, 지진, 폭우, 산사태 등이 발생해 이재민 속출하더니.. 결국 터지지 말아야 할 게 터져버린다.

  이름하야 백두산. 화산이 터졌다.

 

  긴급한 서울 지진피해 현장을 돕기 위해 투입된 각국 의료진과 자원봉사자들.

  그들 발목이 잡혀버리고 만다.

 

  서울은 계속해서 크고 작은 여진이 발생하고, 백두산의 폭발로 인해 공기는 최악, 물가는 폭등하고, 비행기는 ‘당연히’ 날지 않는다. 버스도 지하철도 뭣도 없다.

 

  하나 더, 문제가 발생했다.

  청와대까지 무너진 와중에 대통령 및 많은 정치인들, 검경.. 모두 사라졌다. 국가 비상사태에 도망치듯, 것도 모두가 사라져버리다니. 미스터리한 일이 아닐 수 없다.

 

 *

 

  가까운 미래, 2025년. 서울특별시 강남, 서초, 송파, 강동구와 성남 전체를 합친 난민촌.., 아니, 난민수용소가 생긴 지 벌써 4년이 됐다.

 

  정 총장(사실, 독재자) 통치 아래 이곳에 발목 잡힌 수많은 각국 난민들이 생활을 하는 곳이다. 강남4구에 인구 100만의 성남까지 합치니, 인구 수는 어마어마한데 보금자린 서로의 땀 냄새가 박히고 물 쩐내가 가득한..,

  마치 옛날 홍콩의 구룡성채를 떠올리는 공간에서 부대끼며 살고 있다.

 

  3평 남짓한 공간에, 철장 붙은 2층 침대는 옵션이다. 난민촌의 모든 집은 3평이 기본이다. 이건 지진으로 무너진 집들을 대신해 대충 지은 결과물이다.

 

  수산시장 쪽은 다양한 생선과 활어회 때문에 비린내가 난다.

  양배추 등 많은 야채들이 이상기후에 썩어간다.

  이렇기에 파리들이 시장에 잔치 벌리는 건 부지기수. 바퀴도 들끓고, 상인들의 식사도 부실하기 그지 없다.

 

  아이들은 지진의 생활화로 인해 허름해진 다세대 주택 옥상을 놀이터로 생각하고 논다. 딱히 놀 곳이 없기 때문이다.

  다 시장이고, 다 식당이고, 다 마트라..

 

  그러다 보면 많이 다치기도 하는데, 아이를 믿고 맡길 병원이 없다.

  그저 생활비에 비싼 세금 벌겠다고 닥치는 대로들 뭐라도 하다 보니 ‘무면허’ 야매 의원까지 등장한 것이다.

 

  누구도 치우지 않아 더미가 된 쓰레기 위에서 노상방뇨 하는 아저씨도 보이고, 그 더러운 더미 위에서 총총 거리며 트램펄린 놀이 하는 아이들도 보인다.

  돈 들어간다고 집마다 화장실 설치도 하지 않았다. 구석진 골목의 공용 화장실에선 은밀하고 더러운 매음 행위까지 이루어진다.

 

  햇빛조차 들지 않는, 괴이하고, 공포스럽고 기분 더러운 이곳의 슬럼가를, 말도 안 되는 일이지만 이젠 모두가 적응해버렸다.

 

  일종의 출장소, 크게는 시청이나 구청 역할을 하는 강남 난민촌만의 행정처리 사무소에는 주거 문제에 대한 더 이상의 민원이 들어오지 않는 상태다.

  모두들 그 얼마나 지쳤다는 건가. 난민들의 말을 얼마나 씹어댔으면 이리 타당한 민원들이 끊긴 것인가.

 

  싱크대에서 손빨래를 한다. 그 빨래를 녹슨 발코니에 설치된 빨래 봉에 넌다.

  왜..? 왜 굳이 녹슨 발코니와 빨래봉인 것일까? 빨래 건조대도 사용을 안 하나? NO. 사용하지 않는 게 아니라, 건조대가 있어도 그것을 펼칠 자리가 무슨 짓을 해도 없는 것이다.

  방이 약 3평 정도니, 침대니 뭐니 살림살이들 넣다 보면 빨래 건조대라는 아이는 감히 꿈도 못 꿀 친구다.

 

  음침하고 기분 나쁜 퇴폐 이발소도 있다.

  창녀촌도 부활해서, 밤만 되면 새빨간 정육점 조명이 특정 골목들을 불 밝힌다.

 

  마치 2025년이 아닌 1925년에 온 것 같은 촌스럽고 삭막한 분위기, 그게 아니면 심하겐 북한까지도 떠오를 정도의 이곳.

 

  매주 일요일 아침이면 이곳의 모든 사람들은 가까운 예배당으로 향한다.

  왜? 숭배(=저주)하러. 누구를? 정낙준을.

  그는 누구인가. 이곳의 촌장이자.. 대한민국의 대통령 같은 존재이며, 종교에선 마치 하느님 같은 존재와 같다.

 

  “예수께서는 하느님의 나라에 구원을 주기 직전.. (..중략) 전쟁과 기근과 지진이 세상을 휩쓸 것이라고 예언하셨습니다. 이처럼 저를 믿고 따라오십시오. 힘드시죠? 저만 믿고 버텨보세요. 평화 찾아옵니다. 절 믿어야만 살 수 있습니다.”

 

  정낙준이 마태복음 24장 일부를 직접 해석하고 설득한다.

 

  슬프지만, 사람들은 잇따른 지진에 익숙해져 있다. 먹을 것도 없어서 그나마 감자나 옥수수로 때우는 사람이 다반사다. 전쟁은, 삶이 전쟁이랄까..?

  성경 발췌까지 하며 자신의 난민촌 통치가 하느님 뜻과 같으니 자신을 숭배하라 주입하는 미친 촌장 정낙준이 사망하지 않는 이상, 이들의 삶은 늘 전쟁일 것이다.

 

  사이코다. 독재도 이런 독재가 없다.

 

  모든 이의 종교를 기독.., 아니 ‘낙준교’로 억지 입교 시키더니 하다하다 헌금을 필수라고 외쳐댄다. 열심히 땀 흘려 일한 자, 바쳐야 한다. 헌금 체크는 한 달에 한 번이다. 20만 원. 더도 말고 덜도 말고 딱 20만 원이다.

  헌금 미납이 있는 경우 연체료가 붙어 7일에 10%가 증액된다. 이 말도 안 되는 무식한 시스템을, 정낙준과 그의 아내 이자림이 행하고 있다.

 

  난민촌 설립 후 한 번도 헌금을 하지 않았으며, 수차례 정낙준 퇴진 시위를 계획했던 그 놈의 ‘마미’란 사람은, 두 부부의 걸림돌이자 제거 대상이다.

 

  찾으려 해도, 이 넓은 곳에서 마미를 찾기란 쉽지 않다. 모두가 마미를 아는데.. 정작 정낙준과 이자림은 마미의 얼굴도, 주소도 모른다. 주소를 알아 찾아가도 다 엄한 인물들만 있을 뿐, 마미는 첨예하게 두 사람과 관계자들을 피해 움직여댔다.

 

  두 사람에게 잡히면 마미는 죽은 목숨이라는 걸 사람들도 잘 안다. 그래서 다들.. 마미가 어디 있는지 아느냔 물음에는 ‘결단코’ 정확한 답을 주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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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마이마미_#INTRO_Main PLACE/Main Character 2020 / 8 / 5 306 0 50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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