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oading...
1일간 안보이기 닫기
모바일페이지 바로가기 > 로그인  |  ID / PW찾기  |  회원가입  |  소셜로그인 
스토리야 로고
작품명 작가명
이미지로보기 한줄로보기
 1  2  3  4  5  6  >>
 1  2  3  4  5  6  >>
 
자유연재 > 판타지/SF
인류멸망회의
작가 : 김광수
작품등록일 : 2020.8.4

인류가 멸명한 미래, 인공 지구에서의 신인류들의 이야기

 
인류멸망회의(14)
작성일 : 20-08-04 16:36     조회 : 231     추천 : 0     분량 : 9254
뷰어설정 열기
뷰어 기본값으로 현재 설정 저장 (로그인시에만 가능)
글자체
글자크기
배경색
글자색
맑은고딕 나눔고딕 돋움 굴림 궁서 바탕
13 15 17 19 21

 16)

  마그는 경찰본부에서 멍하니 서 있었다. 동료 경찰관들이 그에게 저번 사건 기록을 좀 찾아달라고 했다. 마그는 아무런 대답도 없었다.

  “몇 주째 이러는 거야. 그들은 죄를 지었으니 감옥에 간 거야. 너는 할 일을 해야 하잖아. 경찰대장님도 네 사정을 이해해서 아직까진 별말 하지 않는데 자꾸 이런 식이면 너도 해고될 수도 있어. 네가 열심히 하면 출소일도 당겨준 댔잖아.”

  마그는 그 말을 듣고 정신을 차려서 업무를 이어서 했다. 제대로 일을 한 건지도 모른 채로 그는 퇴근시간에 맞춰서 집으로 돌아갔다. 집의 문을 열고 들어갔다. 음침한 방에 아무런 인기척도 나지 않았다. 일렉의 방에 들어갔지만 헝클어진 침대는 그대로 있었다. 집 근처에 있는 일렉의 창고에도 가 보았지만 온갖 잡동사니들만 있을 뿐이었다. 마그는 추억이 담긴 잡동사니들을 하나하나 만졌다. 배에서 꼬르륵 소리가 나자 그는 거실로 돌아가서 냉장고에서 레토르트 음식을 꺼내 버튼을 눌러서 데운 다음에 음식을 천천히 먹었다. 금방이라도 일렉과 포트가 문을 열고 “치사하게 너 혼자 먹냐? 같이 먹자.”고 할 것 같았지만 문은 미동도 하지 않았다.

  마그가 먹다 만 음식을 쓰레기통에 던져놓고 도심가로 향했다. 해가 질 무렵인데도 그곳은 여전히 대낮처럼 반짝반짝 거렸다. 그는 예전의 길을 더듬어 그 건물을 향해 찾아 들어갔지만 거기서 도저히 길을 찾을 수가 없었다. 워낙 내부가 밋밋하기도 했고 미로처럼 얽혀 있었기 때문이었다.

  우왕좌왕하고 있는 마그에게 누군가가 뒤에서 다가와서 마그는 놀라서 쓰러질 뻔 했다.

  “이곳은 주기적으로 건물 내부의 형태를 바꾸기 때문에 길을 찾기는 쉽지 않을 거야.”

  그 칼칼한 목소리를 듣자하니 예전의 카지노에서 돈을 잃고 들었던 목소리와 일치했다. 그가 자기를 따라오라는 듯 손짓을 했다. 마그는 묵묵히 그를 따라갔다. 예전처럼 다시 어둠으로 가득찬 방에 도착했다. 어둠 속에서 누군가가 말을 걸었다.

  “이제야 우리와 합류할 생각이 들었나? 모든 것을 잃고 나서야 진실을 깨닫게 되다니. 안타깝군,”

  “난 그저 내 친구들과 함께 살고 싶을 뿐이야. 그러기 위해 잠시 너희들과 협력하는 것뿐이야.”

  “목적이 어떻게 되든 상관없어. 우리와 뜻이 같다면 말이지.”

  “그전에 난 너희들이 누군지 알고 싶어. 그래야 신용을 할 수 있으니까.”

  “나도 너를 신용할 수 없기 때문에 우리들의 정보를 알려줄 수 없다고 하고 싶지만 그동안 우리에 대한 사실을 아무에게도 발설하지 않을 것으로 보아 어느 정도는 알려줘도 되겠지.”

  마그는 침을 꼴깍 삼키며 그들이 하는 말을 들었다.

  “나는 글라도스라고 한다. 너도 경찰이니까 잘 알겠지. 예전에 해킹실력을 자랑하다가 위즐리에게 걸린 후 감옥에 가게 되었지. 그 후 감옥에서 해킹에 대해 새로운 것을 습득하고 감옥을 정전시켜서 탈옥했지.”

  마그는 위즐리라는 이름을 들어본 적이 있었다.

  “위즐리라면 정부에서 일하는 사람인가?”

  “정부에서 일하면서 아무것도 모르다니. 하긴 뭐 보통 사람들이 대체로 그렇지. 에덴이라는 조직은 인공지능이 사라지기 전부터 있었어. 딕타와 스레드라는 사람을 중심으로 리브라, 애덤, 위즐리 그리고 네 상관인 지금의 경찰대장까지. 인공지능이 사라지기 전 까지는 그저 그런 모임에 불과했지만 인공지능이 사라진 이후 급속도로 세력을 확장해서 이 구체 내를 장악하고 있지.”

  “그래서 그 사람들이 구체를 자기 마음대로 조종한다는 건가?”

  “리브라는 법을, 애덤은 경제를, 위즐리는 정보를, 경찰대장은 통제를 담당하고 있지. 민주적으로 한다고 하지만 실상은 사람들에게 놀이감을 던져줘서 사회, 정치에 대해 관심에서 멀어지게 한 이후 자기들 입맛대로 방향을 틀고 있지. 매일 불꽃놀이를 하고 유흥시설이 많은 걸 보면 눈치 챌 법도 한데 사람들은 그저 눈앞에 즐거움만 쫒고 있지. 한심한 것들.”

  마그는 그의 말을 하나라도 놓치지 않으려고 집중해서 들었다.

  “또 그들이 영악한 건 돈을 버는 사람들을 따로 두었지. 부자들에게 티가 나지 않게 조금씩 혜택을 주면서 아무런 돈을 받지 않았어. 돈이 없어도 그들의 모든 것을 부자들처럼 이용할 수 있는데 굳이 돈이 있을 필요가 있겠는가? 해변가에 보이는 콘도들의 법적 주인은 현재 일반인이지만 에덴 간부들이 마음대로 사용하고 있어.”

  “그래서 이제 어떻게 할 셈이지?”

  “그들의 실체를 대중에게 공개할 생각인데 그러기 위해선 네 도움이 필요해. 우리는 아직 규모가 작은데다가 음지에 있어서 말이지.”

  “너희들의 목적이나 앞으로 할 계획에 대해 구체적으로 설명해줘.”

  마그는 그 좁고 어두운 방에서 한참이나 있으면서 그들에 대한 것과 구체내의 많은 비밀들에 대해 알게 되었다. 그리고는 어두운 표정을 짓고는 말없이 그곳에서 빠져나갔다.

 

  17)

  며칠 뒤 마그는 평소처럼 순찰을 돌고 있었다. 그리고 예정된 시간보다 조금 이른 시간에 경찰 본부로 복귀했다. 그는 초조한 마음으로 주변을 두리번거리며 이리저리 무언가를 찾고 있었다. 그러다가 감시방에 경찰대장만 의자에 앉아 있는 것을 보았다. 경찰대장이 그를 발견하고는 불렀다.

  “아직 복귀할 시간이 아닌 것 같은데 벌써 돌아온 건가? 최근에 상태가 좋아진 것 같더만 착각이었군.”

  마그는 몸이 굳은 채로 말했다.

  “그게 아닙니다. 중요한 할 말이 있습니다.”

  경찰대장은 자세를 돌려 앉으며 말했다.

  “그래, 뭐지?”

  “그전에 경찰을 위해 제가 헌신하면 일렉과 포트의 출소일로 당겨준다고 한 말 지키셔야 합니다.”

  “그런 말을 하는 걸 보니 뭔가 알아낸 모양인데? 뭐지 빨리 말해보도록.”

  “여기서는 좀 그렇고 차단실로 가서 이야기 하면 좋을 것 같습니다.”

  마그의 진지한 표정에 경찰대장은 순순히 따라갔다. 차단실이라고 하는 것은 방에 감시카메라가 없는 두꺼운 벽이 있는 방이며 벽은 특수물질로 덮여있어 외부에서의 소리나 전파 신호를 차단할 수 있다. 그곳에 들어간 후 문을 닫고 마그는 조용히 입을 떼며 말했다.

  “글라도스의 위치를 발견했습니다.”

  그 말을 듣고 경찰대장은 벌떡 일어났다.

  “뭐야 그게 사실이야? 어디에 숨어 있던 거야?”

  “카지노 근처에 있는 건물에 있습니다.”

  “그것이 확실한가?”

  “네 확실합니다. 여기에 그들이 하는 말을 녹음해놨습니다.”

  그는 엄치 손톱만한 큐브를 꺼내서 보여주었다.

  “도대체 어떻게 알아낸 건가?”

  “그들이 저한테 먼저 접근했는데 제가 이렇게 배신할 줄은 몰랐겠죠. 게다가 그들은 근거 없는 낭설까지 퍼트리면서 사람들을 선동하려고 하고 있습니다.”

  마그는 녹음한 것을 경찰대장에게 들려주었다. 경찰대장은 글라도스가 에덴의 창설 이전 정보까지 알고 있는 것을 듣고는 놀랐고, 정부 조직 구조까지 설명하는 것을 보고는 눈동자가 초조하게 흔들렸다.

  “이런 거짓말을 퍼트리다니... 과거 전쟁을 다시 재현시킬 셈인가?”

  녹음기에서는 수많은 정보들이 흘러나왔다. 경찰대장은 타블렛 PC를 꺼내서 거기 있는 전자펜으로 마그의 말과 녹음기에서 나오는 내용을 요약해서 적기 시작했다. 녹음된 내용이 거의 끝나갔다. 마그는 떨리는 손으로 자리에서 일어나 경찰대장의 세게 손을 잡고는 말했다.

  “이 정도까지 정보를 알려주는데 출소일 당겨줄 수 있죠?”

  마그가 워낙 세게 그의 손을 잡는 바람에 전자펜이 떨어져서 의자 밑으로 들어갔다. 마그가 놀라서 주워 드리겠다고 말을 하며 의자 아래로 기어 들어가서 그것을 주워서 돌려줬다. 다행히 그의 심기는 건드리지 않은 것 같았다.

  “그들을 모두 체포하고 마무리까지 잘 한다면 두 사람 모두 5년 내에 출소할 수 있도록 도와주도록 하지.”

  “감사합니다. 혹시 형량을 더 줄여줄 수 없나요?”

  “차단실에서 이야기 한다는 건 너가 또 잠입할 생각이라는 거 아니었나? 만약 네가 글라도스에게 다시 접근해서 지속적으로 정보를 준다면 더 고려해보도록 하지.”

  마그는 무표정으로 차단실을 빠져나왔다. 그리고 차단실을 나오자마자 숨을 크게 내뱉으며 한숨을 돌렸다.

 

  마그를 만난 이후 경찰대장이 누군가에게 연락을 하고 약속을 잡았다. 그날 밤 경찰대장은 약속장소로 향했다. 그 장소는 정부 건물 최상층에 온갖 아름다운 장식물로 꾸며져 있는 방이었다. 그 장소도 차단실처럼 벽에 차단물질이 덮여있어서 외부에서 정보를 얻을 수가 없다. 가운데엔 구체에서 가장 뛰어난 요리사가 만든 음식들이 화려한 장식이 있는 식탁위에 가득 차 있었다. 그 안에는 딕타, 스레드, 리브라, 위즐리, 애덤이 있었다. 그들은 서로 끊임없이 이야기를 했다. 경찰대장이 문을 열고 들어오자 딕타가 그에게 먼저 말을 했다.

  “잭, 네가 불러놓고 가장 늦게 오면 어떻게 해?”

  경찰대장은 실실 웃으면서 말했다.

  “바쁘니까 이해 좀 해. 내가 여기 중에서 가장 바쁘게 움직이잖아.”

  “그래, 오늘은 정기모임 날짜도 아닌데 왜 모이지고 한 거야? 일단 자리에 앉아서 이야기 좀 하자.”

  경찰대장은 윗옷을 벗어서 근처 옷걸이에 걸어두었다. 스레드가 기계 같이 일정하고 차분한 목소리 톤을 유지하면서 아까부터 하던 이야기를 계속 했다.

  “주기적으로 축제를 더 열어서 사람들의 현실에 만족하도록 만드는 거야. 술을 대량으로 생산해서 사람들에게 공급하고 축제 때는 무료로 주는 거지. 그리고 그 축제 다음날을 중요 법안을 제출하는 날로 잡는 거야.”

  리브라가 박수를 치며 말했다.

  “이야 그거 좋은 생각인데? 이번에 통과시킬 법안들은 보는 눈들이 많아지면 의심할 수도 있거든. 영토가격을 올려서 일반 사람들이 사지 못하게 하는 거지.” 애덤이 그 말에 손에 들고 있던 포크를 흔들며 말했다.

  “그거 내가 예전에 말한 거잖아? 아직 통과 안 시켰어? 그 법안은 말이지 세금이라는 명목으로 땅값을 올리는 거지. 세금으로 축제 비용에 충당하고. 사람들이 다시 돈을 소비하게 만들지. 결국 사람들의 돈은 그대로인데 구체내의 영토만 우리들이 확장 하는 거지. 구체내의 모든 땅을 우리가 가지는 것도 이제 시간문제야.”

  그세 자리에 앉은 경찰대장이 말을 했다.

  “잠시만 지금 이야기 중인 건 아는데 내 이야기 좀 들어봐.”

  그의 중저음의 목소리가 모두를 집중하게 만들었다.

  “글라도스의 위치가 파악되었어.”

  위즐리가 자신이 사용하던 수저를 내려놓고 이마의 주름이 보이도록 인상을 쓰며 말했다.

  “그 자식 어디 있는 거야? 감히 내 감시망을 피해서 도망가? 그리고 에너지 감시탑을 이용했는데도 왜 대체 안 잡히는 거야? 산에 있는 거야? 아니면 밀림에?”

  경찰대장이 실실 웃으면서 말했다.

  “아니 그는 바로 우리 근처 도심지역에 있어. 카지노 근처 말이야.”

  “도시에 있었는데 네가 아직 못 잡았다는 거야?”

  “네가 만든 CCTV가 모두 해킹당하니까 못 잡고 있잖아.”

  “누구는 가만히 있는 줄 알아? 계속해서 보안장치를 바꾸고 있는데 그 자식 어디서 해킹기술을 배운 건지 순식간에 뚫고 있어.”

  분위기가 험악해지자 딕타가 사람들을 조용히 시켰다.

  “워워, 진정들 좀 하고 말해. 음식 맛이 떨어지잖아. 우리는 일반인들과 다르게 교양 있게 하란 말이야. 적어도 식사중일 때는 말이지.”

  그 말에 위즐리는 내려놨던 수저를 다시 집으며 조용히 식사를 했다. 경찰대장은 목소리를 한 톤 낮추며 다시 말을 했다.

  “그런데 중요한건 글라도스가 반란을 준비하고 있는 것 같아. 아직까지 그 규모는 모르겠는데 지금 다른 사람에게 시켜서 정보를 수집하고 있는 중이야.”

  그 말에 스레드를 제외한 다른 사람들이 일제히 웃었다. 스레드는 무표정으로 말했다.

  “예전에 반란을 하려고 했다가 어떤 일이 일어났는지 기억을 못하나 보군.”

  딕타가 웃다가 찔끔 나온 눈물을 손으로 닦고는 말했다.

  “그 때 하프 그 녀석 생각만 하면 웃음이 저절로 나오네. 그 때 근본도 없는 반 에덴 연합 조직이 생겼었잖아. 그래서 우리가 아무것도 안 하는 척 연기하면서 스레드가 만든 폭탄으로 겁 한 번 주니까 사람들이 놀라가지고는 우리가 심어놓은 하프의 말에 다들 선동당해서 서로 전쟁을 일으켰잖아.”

  딕타가 또 웃음이 나오는 것을 참고 다시 말했다.

  “진짜 웃겼던 건 우리가 그 사건을 잘 끝내도록 하프에게 적당히 연기만 하면 좋은 직위를 준다고 했었는데 속는 것도 모르고 정말 열심히 하더라고. 그런데 우리가 준 가짜 거대 드릴이 고장이 났는지 그들이 이성을 차리더라고. 하프도 상황이 커지자 서로 화해하자고 쓸데없는 말을 했지. 근데 우리가 그의 옷에 기절장치를 넣길 잘했어. 그걸 작동하는 순간 누군가에게 맞은 듯한 소리와 함께 기절해버렸지. 결국 그게 도화선이 되었고 전쟁이 났고 우리가 영웅이 되는 순간이었지. 너희들이 그 전기충격에 덜덜 떨고 있는 하프의 모습을 봤어야 했는데.”

  딕타는 하프의 모습을 흉내 냈다. 그 모습에 스레드를 제외하고는 모두 웃음을 크게 지었다. 위즐리가 웃다가 참으며 말했다.

  “그 핑계로 폭발을 미리 감지하겠다고 하며 사람들을 감시하는 에너지 감시탑도 지었지. 이런 걸 계획한 스레드도 참 머리가 좋아.”

  칭찬을 하는데도 스레드는 무표정으로 일관하면서 말을 했다.

  “그 당시 폭발할 때 1000번이 외부에서 폭발한 것이라고 눈치 채서 위험했는데 앞으로 조심해야겠어. 그리고 옛날이야기는 그만하고 글라도스는 어떻게 처리할지 생각해야 할 것 같아.”

  딕타는 스테이크를 썰며 말했다.

  “다음 모임까지 계획을 세우도록 하자. 저번에 했던 방법을 또 써도 될 것 같고 말이야. 이번에 감히 우리 정보를 해킹하다가 감옥에 간 두 사람 있잖아. 그 둘의 친구를 살살 꼬드기면 될 것 같은데 말이지.”

  경찰대장은 말했다.

  “마그라는 사람 말이지? 안 그래도 친구 형량으로 협박하면서 꼬드기고 있는 중이야. 조금만 더 하면 내가 그를 인형처럼 조종할 수 있을 것 같던데?”

  그들은 식사를 마치고 각자 헤어졌다. 경찰대장은 본부에 돌아와 CCTV를 잠시 감시하고 집으로 가려고 했다. 본부안의 대기실로 향했다. 당연히 아무도 없는지 불이 꺼져 있었다. 그래서 그가 불을 켰다. 근데 그곳에는 마그가 앉아 있었다. 경찰대장이 깜짝 놀라서 말했다.

  “친구의 형량을 줄이고 싶은 간절한 마음은 알겠는데 이렇게 열심히 하지 않아도 돼. 전에 내가 말한 그거나 잘 해결하라고.”

  경찰대장이 그의 얼굴을 바라보니 온통 붉어져있었다. 눈썹을 있는 힘껏 들어 올렸는지 이마에는 주름이 가득했다.

  “야, 내가 하는 말 안 들려? 당직이 아니면 그냥 집으로 가!”

  마그가 대답도 없이 자리에서 일어났다. 그러다가 갑자기 경찰대장 쪽으로 달려가 그의 멱살을 잡았다. 마그가 분노에 가득한 울상을 지으며 말했다.

  “너 같은 새끼 절대로 용서 못해. 널 처음 볼 때부터 마음에 들지 않았어.”

  “미친놈이 갑자기 왜 이러는 거야? 형량 줄이는 건 이제 포기 했어? 그렇게 협박한다고 출소일이 앞당겨 질 거 같아?”

  경찰대장이 그의 손을 뿌리치려고 했지만 그의 손에 힘이 가득 들어가서 도저히 움직여지지 않았다. 경찰대장은 점점 숨을 헐떡였다.

  “지금 상황파악이 안 되나 본데. 네 타블렛 PC 들고 있지 않아?”

  그의 안주머니에 손바닥만 한 타블렛 PC가 있었다. 뭔가 이상한 낌새를 느낀 경찰대장이 마그가 손의 힘을 조금 푼 틈을 타 그의 멱살을 잡던 손을 치우고 타블렛 PC를 꺼냈다.

  “이게 뭐 어쨌다고.”

  “거기에 붙어 있는 전자펜 네 거 맞아?”

  그 말을 듣고 경찰대장이 전자펜을 둘러보다가 조금 틈이 있어서 그 틈을 양쪽으로 벌렸더니 녹음기와 안테나가 나왔다. 경찰대장은 놀라서 눈이 크게 떠져서 눈에 흰자가 가득해졌다.

  “설마 이거 그거 아니지?”

  “맞아 네가 생각하는 그거”

  상황파악이 된 경찰대장이 마그를 향해 달려가서 멱살을 잡으려고 시도했지만 마그가 피하면서 그의 명치를 세게 때렸다. 경찰대장은 배를 부여잡은 채로 쓰러졌다.

  “외골격 같은 거에 의지하니까 힘이 약해지는 거야. 한 때 너 같은 놈을 두려워 한 내 자신이 부끄럽다.”

  경찰대장은 숨을 헐떡이고 침을 흘리며 힘겹게 말했다.

  “거기는 외부와 차폐되어 있을 텐데 어떻게 알고 있는 거지?”

  “간단한 거 아니야? 그 장치는 녹음을 항상 하고 있는데 네가 거기서 나오는 순간 나에게 녹음정보가 전송되는 거지.”

  “너 이 자식. 그럼 글라도스에 관한 건 날 속인 거냐?”

  “내가 말해준 정보들은 사실이야. 언제 또 거짓말 탐지기를 사용할지 모르니까.”

  경찰대장은 이제 숨이 쉬어지는지 한쪽 무릎만 꿇고 반쯤 일어났다.

  “그 대화내용을 녹음한 것을 누가 알고 있지?”

  “지금은 나밖에 몰라.”

  “그럼 잘 됐군. 만약 그 녹음기와 녹음파일을 지금 당장 지운다면 너의 친구들을 내일 당장 감옥에서 풀어주도록 하지. 네가 머리가 좋다면 이제 뭘 어떻게 해야 하는지 알겠지?”

  그 순간 스피커에서 지지직거리는 소리가 나더니 경찰대장과 딕타와의 대화내용이 나오기 시작했다.

  ‘마그라는 사람 말이지? 안 그래도 친구 형량으로 협박하면서 꼬드기고 있는 중이야. 조금만 더 하면 내가 그를 인형처럼 조종할 수 있을 것 같던데?’

  마그는 비웃음을 지으며 말했다.

  “안타깝지만 이제는 모르는 사람이 없을 것 같은데?”

  그가 모임에서 했던 말들이 구체 전체의 스피커에서 흘러나왔다. 경찰대장은 스피커에서 나오는 자신의 목소리를 들으며 괴로워했다.

  “너 이 자식 죽여 버릴 거야.”

  마그는 경찰대장에게 다가가 그의 얼굴을 발로 차고는 그의 머리카락을 들고는 그의 귀를 할퀴는 듯한 목소리로 말했다.

  “지금 정말 분노에 차 있는 사람이 누구일 것 같아서 그러는 거야? 네 놈들이 감히 우리 모두를 지배하려고 해? 그리고 내 친구를 협박의 도구로 삼는 건 절대 용서 못해!”

  경찰대장이 고통스러워하며 기어서 그곳에서 도망가려고 하자 마그가 그를 따라가서 발로 차서 기절시켰다. 마음 같아서는 죽기 직전까지 패고 싶었지만 강철 끈으로 그를 속박만 시키고 감옥으로 가기 위해 밖으로 나왔다. 거기엔 구체 내의 모든 사람들이 분노한 듯이 정부 건물 쪽으로 향하고 있었고 그들과 관계된 건물들은 사람들이 부수고 있었고 몇몇 건물은 불에 타고 있었다. 사람들은 정부 건물과 바로 옆에 있는 녹음에 나온 사람들의 집을 둘러쌓았다.

  마그는 교도소에 간 다음 감금 장치를 설정하는 컴퓨터를 다 부순 후 일렉과 포트를 향해 다가갔다. 그들도 스피커에서 그 녹음 소리를 들었는지 혼란해하고 있는 상태였었다. 마그는 그들을 발견하고 다가가서 포옹을 했다.

  “이제 다 해결했어. 감옥에서 나와서 같이 살자. 지금 정부는 없어질 거야.”

  포트는 놀라서 말을 했다.

  “이거 전부 네가 한 것들이야?”

  “글라도스의 도움을 좀 받긴 했는데 내가 좀 많이 했지.”

  그들은 서로 못했던 담소를 나누었다.

  한편 딕타와 그의 무리는 각자 집에서 정부 건물까지 향하는 지하 통로를 통해 숨어 들어가서 정부 건물 옥상으로 향하는 비밀 엘리베이터를 향해서 올라갔다. 그러고는 그곳에서 바깥 상황을 보고 있었다. 그곳은 아비규환 그 자체였다. 저녁인데도 그들의 횃불 때문에 지상의 빛을 환하게 밝혔다. 딕타는 무릎을 꿇은 채 땅에 손을 집고는 괴로워했다.

  “거의 다 왔는데. 우리가 이곳을 지배할 수 있었는데! 우리가 지금까지 얼마나 힘들게 쌓아올린 건데!”

  주변에 있던 무리들은 아무 말도 하지 않고 그저 바라만 보았다.

 

 
 

NO 제목 날짜 조회 추천 글자
17 인류멸망회의(17) 2020 / 8 / 4 242 0 9439   
16 인류멸망회의(16) 2020 / 8 / 4 229 0 6371   
15 인류멸망회의(15) 2020 / 8 / 4 231 0 8620   
14 인류멸망회의(14) 2020 / 8 / 4 232 0 9254   
13 인류멸망회의(13) 2020 / 8 / 4 226 0 10703   
12 인류멸망회의(12) 2020 / 8 / 4 221 0 10806   
11 인류멸망회의(11) 2020 / 8 / 4 229 0 8201   
10 인류멸망회의(10) 2020 / 8 / 4 230 0 15249   
9 인류멸망회의(9) 2020 / 8 / 4 213 0 7587   
8 인류멸망회의(8) 2020 / 8 / 4 219 0 9834   
7 인류멸망회의(7) 2020 / 8 / 4 209 0 12325   
6 인류멸망회의(6) 2020 / 8 / 4 239 0 6966   
5 인류멸망회의(5) 2020 / 8 / 4 232 0 7477   
4 인류멸망회의(4) 2020 / 8 / 4 214 0 7693   
3 인류멸망회의(3) 2020 / 8 / 4 231 0 8171   
2 인류멸망회의(2) 2020 / 8 / 4 234 0 6046   
1 인류멸망회의(1) 2020 / 8 / 4 372 0 8200   
이 작가의 다른 연재 작품
기억사형
김광수
       

    이용약관   |   개인정보취급방침   |   이메일주소 무단수집거부   |   신고/의견    
※ 스토리야에 등록된 모든 작품은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습니다.
※ 본사이트는 구글 크롬 / 익스플로러 10이상에 최적화 되어 있습니다.
(주)스토리야 | 대표이사: 성인규 | 사업자번호: 304-87-00261 | 대표전화 : 02-2615-0406 | FAX : 02-2615-0066
주소 : 서울 구로구 부일로 1길 26-13 (온수동) 2F
Copyright 2016. (사)한국창작스토리작가협회 All Right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