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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판타지/SF
인류멸망회의
작가 : 김광수
작품등록일 : 2020.8.4

인류가 멸명한 미래, 인공 지구에서의 신인류들의 이야기

 
인류멸망회의(11)
작성일 : 20-08-04 16:34     조회 : 228     추천 : 0     분량 : 82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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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0)

  일렉이 사용하는 창고에서 지지직거리는 기계음이 나왔다. 마그가 집에 아무도 없어서 조용히 누워 있다가 그 이상한 소리를 듣고 주변을 돌아다니다가 창고에서 나는 소리인 걸 알아채고 그곳에 들어가서 일렉과 포트를 발견했다. 매캐하고 기름진 냄새가 창고 안을 가득 메웠다. 마그는 손으로 코를 가렸다.

  “너희 둘 이런 곳에서 뭐 하는 거야?”

  일렉은 손바닥만한 동그란 기계를 조작하고 있는 중이라 마그가 온 것도 몰랐다. 옆에 서 있던 포트가 마스크를 살짝 내리며 말했다.

  “일렉이 EMP 기계 만드는 걸 도와달라고 해서 도와주고 있어. 너도 알고 있지?”

  “영화에서 본 적은 있지. 과거 인류들이 그 EMP를 사용하니까 주변 전자기기들이 망가지던데. 근데 그거 영화에서만 나오는 게 아니라 실제로도 만들 수 있는 거였어?”

  “정확히 말하자면 EMP는 아니야. EMP는 설계도가 없어서 과거 인류들이 만든 위력은 못 내고 원리도 좀 달라. 전류증폭기를 약간 조정해서 EMP처럼 만든 거야.”

  일렉의 이마의 땀이 턱 밑까지 흐를 정도로 정신을 집중해서 기계를 다루고 있었다. 그러다가 마스크를 벗고는 만족스러운 듯한 표정을 짓고 손등으로 이마의 땀을 닦았다. 그제야 마그가 있다는 걸 보고 알아챘다.

  현재 구체를 탈출하고 싶어 하는 인구가 백 명이 넘었다. 한 번 퍼지기 시작한 분위기는 삽시간에 많은 사람들을 동조시켰다. 물론 탈출에 반대하는 사람들도 상당수였다. 중간적인 입장을 취하고 있는 사람들을 뺀다면 현재 의견이 반반 갈렸다. 그들은 서로 빈번히 충돌이 일어났다. 자기주장이 강한 사람들은 반대 의견이면 같이 이야기조차 하지 않으려고 했다. 이쯤 되면 에덴에서 중재할 만도 한데 아직까지 아무런 입장도 조율도 하지 않았다.

  그러는 와중에 도시에서 크게 떨어지지 않은 초원에 집 크기 정도 되는 드릴이 세워지고 있었다. 하프가 말한 구체를 뚫기 위한 드릴이었다. 일주일도 안 되는 사이에 벌써 이 정도 까지 했다는 실행력에 감탄스러울 정도였다. 그 드릴은 가까이서 보면 더욱 위압감이 느껴졌다. 이정도 자원을 소모하려면 상당한 돈이 필요할 텐데 혼자서 계획했다면 꽤 오래전부터 준비했어야 할 정도였다.

  일렉이 늦었다면서 마그와 포트를 끌고 그 거대한 드릴 근처로 다가갔다. 그 기계는 당장이라도 땅을 뚫을 기세였다. 그 기계의 목적이 무엇인지 뒤늦게 알아챈 탈출 반대파 무리가 그들과 대치 중이었다. 양측의 언성은 점점 높아졌다. 탈출 반대파의 어떤 사람은 그 기계에 다가가서 전선을 끊으려고 했었다. 하지만 탈출파에서 전기충격기를 쏴서 그를 잠시 마비 시켰다. 그 모습에 자극을 받은 탈출 반대파 무리들이 무력을 행사하며 기계를 멈추려고 했고 그걸 막으려는 사람들과의 함성소리가 온 사방을 가득 메웠다.

  일렉이 근처 나무에서 몸을 숨긴 채로 가방에서 EMP 장치를 꺼냈다.

  “예정된 시위 시간보다 우리가 조금 늦긴 했는데 지금이라도 성공하면 싸움을 멈추게 할 수 있어. 일단 시간만 끌면 내가 다시 설득할 수 있어. 우리에겐 시간이 필요해.”

  일렉이 그 말을 하고 EMP를 바닥에 설치하고 안테나의 방향을 거대 드릴 쪽으로 돌렸다, 그리고 그의 말에 따라 마그와 포트가 몸을 멀리 피했다. 일렉은 제발이라는 소리를 반복적으로 외치면서 주먹을 꽉 쥐고 있었다. 몇 초가 지나자 EMP에서는 자동차가 충돌하는 듯한 크기의 소리가 나왔다. 소리가 난 위치는 거대 드릴 근처와 꽤 가깝긴 했지만 그곳은 이미 아수라장이라서 그런 소리 정도로는 사람들의 이목을 집중시킬 수 없었다. 그건 차라리 다행일 수도 있었다.

  일렉은 숨어서 그들의 동향을 지켜보았다. 탈출파에서 기계가 고장 난 걸 알아채고는 우왕좌왕했고 기계 관리자로 보이는 누군가가 하프의 귀에다 어떠한 말을 하니까 하프는 표정이 안 좋아졌다. 그리고 탈출파 사람들을 모았다. 탈출 반대파도 뭔가 이상함을 느꼈는지 소리를 낮추었다.

  일렉은 언젠가 또 사용할지 모르는 EMP의 비밀을 숨기기 위해 아무 일도 없는 듯한 표정을 짓고 현장으로 다가갔다. 하프라는 사람이 확성기를 켜고 말을 했다.

  “여러분 진정하십시오. 대화로 해결합시다. 여기 있는 우리는 모두는 다 인류를 위한다는 생각을 가지고 있습니다. 다만 그 방법이 서로 다를 뿐입니다. 저는 폭력을 원하지 않습니다.”

  일렉은 사태가 잠시 진정된 것 같아서 안심이 들었다. 사람들도 조용히 그의 말을 들었다. 그의 말은 틀린 것이 없었다. 누가 피를 흘리고 싶겠는가? 많은 사람들이 가능하면 대화로 해결하길 원했다. 그들은 흥분된 감정들을 조금씩 식혔다.

  “지금 우리는 잠시 이성을 잃은 것일 수도 있습니다. 저기 보십시오. 서로 간의 몸싸움에 피를 흘리고 있는 우리 친구들도 있습니다. 따라서 우리는...”

  그 순간 푸슉하는 소리가 어디선가 조그맣게 들렸다. 갑자기 하프의 몸은 통나무처럼 뻗뻗하게 굳어서 쓰려졌다. 모든 사람들이 상황파악이 하느라 표정과 몸이 일순간에 굳었다. 상황파악은 순식간에 이루어졌다. 분노한 탈출파의 사람들이 탈출 반대파에 달려가서 범인을 찾으려고 했다. 탈출 반대파도 무섭게 달려오는 그들에 맞서 싸웠다. 이젠 그것이 더 이상 몸싸움이라고 말할 수 없었다. 이제 이 싸움은 전쟁이라고 부르는 게 더 적합할 듯 했다. 방금 전에 사람들을 향해 외치던 하프의 모든 설득은 헛수고로 돌아갔다. 하프는 몸이 굳은 채로 온 힘을 눈꺼풀에 집중시켜서 힘없이 전쟁을 바라보았다.

  사람들은 건설 장비를 뺏어서 이용하여 서로를 공격했다. 이유는 몰랐지만 전자식 건설 장비는 전부 작동이 되지 않아서 그 도구들로 상대방을 직접 타격했다. 전자식 장비가 사용되지 않는 건 그나마 다행이었다. 점점 격해지는 싸움에 바닥에는 피를 흘리며 쓰러지는 사람이 하나 둘씩 늘어났다. 일렉은 싸움을 진정시키기 위해 달려가서 사람들을 뒤에서 말리며 진정시켰고 마그는 쓰러진 사람들을 응급조치하고 있었다. 포트는 어떻게 해야 할지 몰라서 사람들을 말리려고 갔다가 그들의 팔꿈치에 치여 튕겨져 나와서 바닥에 털썩 쓰러진 후에 눈물을 글썽이고 있었다. 일렉도 자신의 힘으로는 도저히 말릴 수 없는지 반 포기 상태였다. 일렉은 이런 걸 원한 게 아니었다. 사람들이 과거의 인류에 대한 질문에 답을 찾을 수 있는 것 그것이 유일한 바람이었다.

  어떤 사람이 건설장비 중 날카로운 봉을 들고 위협을 주며 사람들이 다가오지 못하게 막고 있었는데 그가 상대방이 강제로 돌진하려는 걸 막으려다가 힘을 너무 콱 주어서 상대방 복부를 관통시켰다. 그는 피를 사방에 흘리며 쓰러졌다. 봉을 찌른 사람도 예상치 못한 상황에 너무 놀라서 뒤로 나자빠졌다. 그것을 본 양 진영의 사람이 광기에 가득차서 동시에 주변에 있던 봉을 들고 달려가 서로를 찌르려고 했다. 그 순간 누군가가 달려와서 둘 사이에 서서 봉을 잡고 멈추었다. 그러고는 봉을 잡고 던진 후에 그들 둘을 강철 끈으로 속박시켰다.

  “이제 더 이상 지켜만 볼 수 없을 것 같습니다.”

  하늘에 떠 있는 헬기에서 지상을 향해 소음차단기를 발생시켰다. 그러자 거대 드릴 주변 사람들의 모든 소리가 나지 않게 되었고 그들은 무슨 일인가 싶어서 주변을 어리벙벙하게 돌아보았다. 그러고는 몸에 강철봉이 통과된 사람을 본 후에 자신들의 손과 옷에 묻은 피들을 보며 집단적으로 잠시 이성이 돌아왔다가 집단적으로 패닉상태가 되었다. 보안관 열 댓 명이 아직 흥분에 찬 사람들을 속박시켰다. 잠시 후 소음차단기는 꺼지고 누군가의 목소리가 크게 들려왔다.

  “여러분, 모두 행동을 멈춰주십시오.”

  그는 바로 보안관 대장이었다. 일렉은 싸움을 막다 지쳐서 무릎을 꿇은 상태로 그 모습을 지켜보았다. 그가 느끼기에 마치 보안관 대장은 신과 같은 느낌이었다. 자신이 그렇게 노력해도 성공하지 못한 것을 순식간에 해내었다. 그의 등 뒤엔 맨눈으로 바라볼 수 없을 정도의 환한 빛이 비치는 것 같았다. 순식간에 모든 사람들을 진정시킨 후에 보안관 대장은 목소리를 가다듬고 말을 했다.

  “지금 여러분의 모습은 저 뒤에 있는 거대드릴에 붙은 CCTV를 통해 수많은 사람들이 보고 있었습니다. 에덴에서는 자신들의 행동을 최소화하려고 했지만 더 이상 여러분의 행동을 바라만 볼 수 없습니다. 사람들이 에덴에서 지금 여러분을 강제로 속박한 것에 대해 비난을 한다면 받아드리겠습니다.”

  하지만 당연하게도 그 자리에서 그것을 비난할 수 있는 사람은 없었다. 뒤이어 온 다른 헬기에서는 에덴의 의료진들이 나와서 다친 사람들 치료하기 시작했다. 사람들의 거친 숨소리는 잠잠해졌다. 그리고 이곳에서 일어난 참극을 바라보고는 뒤늦게 우는 사람들도 있었다. 사망자 1명 중상 5명 경상은 없는 사람이 없을 정도였다. 중상자는 긴급히 병원으로 후송되었지만 봉이 관통한 그 한명은 살릴 수가 없었다. 급소에 맞아서 봉을 빼도 생명을 유지할 수 없었기 때문이었다.

  그 작은 전쟁에 참여한 모든 사람들은 보안관의 호송아래 도시로 향했다. 도시에선 모든 사람들이 광장에 모여 있었다. 왜냐하면 도시에 있던 사람들은 전쟁이 발발했다는 소식을 듣고는 놀라 밖으로 나온 후 광장에 모여서 광장 가운데의 있는 전광판을 통해 이번 전쟁의 상황을 보고 있었기 때문이었다.

  보안관들은 전쟁의 참여한 사람들을 이끌고 목적지를 향해 광장을 끼고 걸어가고 있었다. 광장에 있던 사람들이 보안관들의 모습이 보이자 그들을 향해 다 같이 박수를 쳤다. 그들의 모습이 광장을 벗어나 사라질 때까지 그 박수는 멈추지 않았다. 전쟁에 참여한 사람들은 부끄러워서 고개를 들지 못했다.

  에덴에서는 폭음과 관련해 구체 곳곳에 에너지 감지 탑을 짓기로 계획했다고 말했다. 그 에너지 감지 탑은 주변의 열에너지나 소리에너지 진동에너지 등 여러 가지를 동시에 감지해서 이상이 있을 경우 알려주고 자신들이 신속하게 조치를 취하도록 만들 수 있다고 했다. 만약 한 번만 더 폭발이 일어나거나 또는 불안정한 상황이 나온다면 구체를 탈출하는 것에 적극적으로 도와주겠다고 했다. 양측의 의견을 적당히 타협한 의견이었다.

  이번 전쟁을 통해서 구체 내에서 통제가 없을 경우 어떠한 상황이 벌어지는지 금세 깨달았다. 에덴에서는 그저 관망만 했을 뿐인데 사람들은 삽시간에 무질서에 빠져서 피를 보게 되었다. 반 에덴 조직은 사람들에게 무수한 비난을 받고 그들은 더 이상 모습을 보이지 않았다. 게다가 더 이상 사람들은 에덴 소속과 비소속을 구분하지 않았다. 대부분의 사람들이 에덴과 같이 일을 하며 법을 만들고 재판을 하며 개개인의 생각을 같이 나누기 때문이었다. 또한 에덴은 더 이상 에덴이라고 부르는 일도 줄어들었다. 사람들은 ‘에덴’이라는 단어 대신

  ‘우리’라는 말을 썼기 때문이었다. 구체는 인공지능이 사라진 이후 다시 하나로 통합이 되었고 영원할 것 같은 평화가 찾아왔다.

 

  11)

  두 번째 인류멸망회의 당일이었다. 일렉의 책상위에는 [빙하기의 주기와 지구의 온도의 상관관계], [태양의 활동과 지구 온난화에 대한 물리학적 분석] 등등 그가 준비한 자료들이 전자 종이책에 있었다. 전자 종이책은 종이와 질감이 비슷한 전자기기인데 종이를 반으로 접은 모양이며 책처럼 넘기면 내부의 페이지가 바뀐다. 요약하면 책의 느낌은 살리되 두 장으로 압축한 셈이었다.

  일렉과 마그와 포트가 집에서 나서서 회의장으로 가려는데 포트가 일렉의 손에 아무것도 없는 것을 발견하고 말을 걸었다.

  “너 전자책 두고 온 것 같은데?”

  일렉은 살짝 웃으며 말했다.

  “이제 그런 건 필요 없어.”

  “그럼 그 데이터를 스마트폰에 전부 넣은 거야? 그래도 전자책이 회의에서 쓰기는 더 편하던데.”

  스마트폰도 화면을 공중으로 띄울 수 있지만 그래도 회의할 때는 전자책이 더 편했다.

  “아니 스마트폰에도 안 넣어놨어.”

  옆에서 가만히 듣고 있던 마그가 일렉이 건방진 행동을 할 때 나타나는 표정을 지었다. 그러고는 일렉의 흉내를 내며 말했다.

  “나는 회의에서 할 내용을 전부 내 뇌 속에 집어넣었는데. 그런 건 마그같은 애들이나 들고 다니는 거 아냐? 뭐 이런 식으로 말하겠지.”

  일렉이 조금 화났는지 한 쪽 눈썹을 들썩이며 말했다.

  “그런 거 아니야. 멍청아. 내가 연구한 게 쓸모없어서 그래.”

  마그가 일렉의 흉내를 똑같이 따라한 것을 보며 웃고 있던 포트가 웃음을 참으려고 손으로 막고는 말했다.

  “기온 때문에 인류가 멸망했을 가능성이 있다면서 계속 그런 자료를 찾고 있지 않았어?”

  “그렇긴 하지만 생각이 바뀌었어. 회의 때 보면 알거야.”

  그들이 학교에서 가장 큰 회의실에 도착했고 회의는 시작되었다. 종합회의인 만큼 대부분의 사람이 모였다. 회의는 작년과 같은 순서로 진행되었고 한 번 해봐서 진행이 좀 더 깔끔해졌다. 작년과 다르게 그동안 있었던 평가들도 있었다. 사회, 경제, 정치, 법 등 많은 부분에서 회의를 했고 이제 인류에 대한 회의를 할 차례였다. 인류멸망회의 특성상 자주 열리는 회의가 아니기 때문에 관심 있는 사람들은 이번 기회를 놓치지 말아야 한다. 많은 사람들이 각자 자신의 분야에 관한 관점으로 과거 지구에 무슨 일이 일어났는지 분석했다. 작년과 마찬가지로 운석 충돌의 가능성을 높이 두었다. 다만 이번에는 인류가 멸망할 정도의 운석 크기와 충돌 후 인간이 다시 지구위에서 살 수 있는 시간을 계산하였다. 자신들도 이곳에서 탈출할 가능성을 알아봐야 했기 때문이었다.

  일렉은 사람들이 이야기 하는 걸 조용히 듣고 있었다. 작년 같았으면 한마디라도 거들었을 텐데 이상하리만큼 조용했다. 사람들의 대화가 끝나갈 무렵 일렉이 조용히 손을 들고 발언기회를 얻었다. 그의 자리에는 준비한 것이 아무것도 없었다.

  “안녕하십니까. 물리학을 전공으로 하는 일렉이라고 합니다. 참고로 숫자 이름은 1입니다. 저는 작년 회의에 막연하게 전쟁이 인류의 멸망의 원인이 될 수 있다고 생각 했습니다. 여기서 제가 한 말을 기억하시는 분들도 있을 테죠. 하지만 인류가 멸망할 정도의 전쟁에 관한 기록은 찾아볼 수 없었습니다. 그런 전쟁을 하지 않았을 가능성도 있고 혹은 인공지능의 의도가 있어서 일부러 기록을 지운 것일 수도 있습니다. 그래서 아무런 정보가 없는 전쟁보다 기후변화에 관한 정보를 얻어서 인류 멸망의 가능성을 찾는 것이 좀 더 유익하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래서 상당히 많은 데이터들을 얻고 분석했습니다. 물론 그 자료들이 멸망에 관한 직접적인 증거가 될 수는 없었지만 가능성을 보고 있었습니다. 원하시면 자료는 인터넷에 올려두겠습니다. 하지만 그 자료들을 가져오지 않았습니다. 왜냐하면 그 자료들은 무의미하고 생각했기 때문입니다. 얼마 전에 일어난 전쟁에서 저는 그 자리에 있었고 그들의 모습을 지켜보았기 때문입니다. 다들 보셨겠죠? 그 참혹한 현장을요. 그 착했던 사람들이 이성을 잃으면 그런 모습이 될 수도 있습니다. 그러므로 저는 다시 전쟁으로 인한 인류의 멸망설을 다시 한 번 주장해봅니다. 자료는 아마 찾을 수 없을지도 모르죠. 게다가 무기류에 관한 정보들도 우리가 그것들을 못 만들게 하려는지 자료가 없어서 무슨 무기가 인류에 치명적이었는지도 알 수 없습니다. 하지만 얼마 전 전쟁에서 얻은 사람들의 행동을 분석했습니다. 또 무기들은 기본적으로 그 시대 기술을 이용한다는 점을 이용하여 그 당시 사용하던 기술을 면밀히 수집해보았습니다.”

  무기가 그 시대의 기술을 따라간다는 것은 일렉 자신이 전류증폭기를 개조해서 EMP를 만든 것을 보고 느낀 것이었다.

  “과거에 전쟁이 일어났을 시 대략적인 가정을 두고 컴퓨터를 이용하여 전쟁을 일으키는 시뮬레이션을 돌렸습니다. 여러 가지 변수를 주고 인류가 멸망할 가능성이 있는지 결과를 확인해보았는데 인류가 남김없이 절멸할 가능성이 상당히 높았습니다. 물론 정보가 없어서 좀 더 조사가 필요하고 시뮬레이션 프로그램도 개선이 필요하지만 전쟁설은 가능성이 없는 이야기는 아닙니다. 앞으로 계속 정보를 모을 생각입니다.”

  일렉의 합리적인 가능성을 제시한 발표에 사람들은 많은 동의를 하듯 고개를 끄덕였다. 포트가 엄지손가락을 올리고는 목소리를 내지 않고 칭찬을 표현했다. 거의 막바지 순서인 인류멸망회의가 끝나자 곧 종합회의도 끝나고 사람들이 하나 둘 자리를 떠났다. 그들도 자리를 뜨기 위해 일어났다. 마그가 일렉을 보며 말했다.

  “너, 저저번주에 기운이 없어서 소파에 쓰러 져서 늦잠까지 자더니 언제 그런 건 준비했대?”

  “전쟁 때 많은 걸 느끼고 밤새도록 준비했지.”

  “그동안 다른 거 연구하지 않았어? 그 자료들은 아깝게 안 쓰는 거야?”

  “네가 그 자료들에 대해 관심이 있을 줄 몰랐네.”

  마그가 헛웃음을 지으며 말했다.

  “네가 밥 처먹을 때마다 연구 하던 거를 주저리주저리 말하는데 관심을 안 가질 수가 있냐?.”

  두 사람이 억양이 높아지자 포트가 두 사람을 어깨동무 하고 끌고 갔다.

  “오늘 회의도 끝났고 앞으로도 평화로울 것 같은데 오늘 간만에 식당에 가서 식사 하자. 내가 돈 낼게.”

  식사 이야기에 화제는 어느 식당에 갈지 무슨 음식을 먹을 지로 바뀌어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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